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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약인가요?” “아니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약이 어딨어요. 안고 사는 게 약이죠.” 영화 <세월: 라이프 고즈 온> 속 세월호 참사 유가족 ‘예은이 아빠’ 유경근 씨와 고 이한열 열사의 모친 고 배은심 여사의 대화다.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코리안시네마: 세월호 참사 10주기 특별전’ 중 일환으로 <세월: 라이프 고즈 온>이 상영됐다. <세월: 라이프 고즈 온>은 세월호 참사 유가족 유경근 씨와 1999년 씨랜드 참사로 두 딸을 잃은 고석 씨, 대구 지하철 참사로 딸을 잃은 황명애 씨, 고 이한열 열사의 모친 고 배은심 여사가 등장해 저마다의 ‘참사 이후의 삶’을 들려주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영화는 1999년 6월 30일 수요일, 2003년 2월 18일 화요일, 2014년 4월 16일 수요일, 그날 이후 가족을 떠나보낸 사람들 서로가 서로에게 묻고 답하며 ‘너’ 없이 살아가는 법을 배워가는 과정을 그린다.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그들은 남들과 다르지 않게 밥을 먹고, 잠을 자고, 일을 나가며 일상을 살아낸다. 하지만 그들의 눈과 마음엔 무언가 빠져있듯 공허함이 담겨있다. 한순간의 재난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들은 자식을 먼저 보낸 아픔뿐만 아닌, 구조 과정 속 정부의 무능했던 대응과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진상규명 등으로 사고 이후에 입은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 준다. 일어난 시기와 공간, 원인까지도 모두 다른 재난으로 사랑하는 이를 잃은 이들이지만, 영화에 담긴 유가족들의 모습은 비슷했다. 재난 이후 진상규명을 위해 힘써왔던 과정부터 유가족들이 받은 사회적 시선과 혐오의 말들까지 이들의 시간은 소름 끼치게 닮아있다. 유가족들은 안산 화랑유원지에 단원고 학생 추모 공원을 조성하려 하자 ‘세월호 납골당’이라는 혐오를 받았고, 대구 지하철 참사 유가족은 추모 행사 준비 중 ‘장사 안된다’라는 주변 상인들이 쏟아내는 쓴소리를 감내했다. 또 대부분의 사망자가 유치원생이었던 씨랜드 참사의 추모비 설립 역시 주민들의 날카로운 반대의견이 뒤따랐다. 실제 이들에게 모두 ‘잊지 않겠다’라고 말했지만, 길어지는 유가족들의 투쟁에 돌아오는 말은 “보상금 받고 그만 끝내라”, “그런다고 죽은 사람이 살아 돌아오냐?”, “더 많은 보상금을 바라고 이러는 것이냐?” 등 냉정하고 잔인했다. 100여 분가량 상영된 영화는 자극적인 이야기도, 유명한 배우의 출연도 없었다. 하지만 영화가 전개될수록 극장 안은 관객들의 훌쩍임과 눈물로 채워졌다. 우리 모두에게 무뎌지고, 잊혀져 가는 그날들을 담아낸 <세월: 라이프 고즈 온> 속 그들의 연대를 기억하고 싶다.
어떤 제안으로 길이 바뀌었다. 드라마 PD에서 영화 연출자로. 1~2년 전까지 그는 이른바 잘 나가는 드라마 연출자였다.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녹두꽃> <뿌리깊은 나무> 등을 연출하며 TV에도 종종 얼굴을 비췄고, 연극도 연출했다. 그러니 그를 알아보고 찾는 이도 많았을 터다. 2022년 가을 쯤 신경수 감독(47)은 영화사 연분홍치마의 제안을 받게 된다. 세월호 10주기 프로젝트에 합류해달라는 것이었다. 감독은 고민 없이 곧장 “하겠다”고 했다. 정치적 이슈나 진영논리 등 여타의 것들은 중요하지 않았다. 오직 어른으로서 세월호 사건에 대한 책임감만 존재했을 뿐이었다. 그렇게 꼬박 1년. 세월호 10주기 프로젝트에 매달렸던 신경수 감독을 지난 3일 전주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코리안 시네마 <세월호 참사 10주기 특별전>에 그의 영화 <목화솜 피는날>이 초청됐기 때문이다. “2022년 가을에 프로젝트를 기획 받고 2022년 말에 시나리오 초안이 나왔어요. 캐스팅은 작년 봄 쯤에 진행됐죠. 5월 5일 어린이날에 촬영을 시작했고, 약 일주일 정도 진행했어요. 이후 편집과 후반작업을 거쳐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처음으로 관객들과 만나게 됐죠.” 영화 <목화솜 피는날>은 세월호 참사로 딸 경은을 잃고 고통 받는 유가족 병호(박원상)와 그의 아내 수현(우미화)을 뒤쫓는다. 병호와 수현의 기억 속에 묻혀 있는 세월호 공동체 기억을 단원고가 있는 안산과 아이들이 처음 올라온 진도 팽목항, 세월호 선체가 거치되어 있는 목포 신항을 중심으로 펼쳐낸다. 특히 영화는 남겨진 자들의 슬픔과 트라우마, 유족 간의 갈등, 선의를 가지고도 유족에게 상처를 주는 선량한 폭언자까지….세월호 발생 후 10년간 한국사회가 어떻게 변했는지를 여과 없이 드러낸다. 신경수 감독은 “10년이라는 세월을 모두 담아내고 싶었다. 딸을 잃은 후 멈춰버린 병호와 수현의 시간과 실제로 흘러가버린 10년의 시간을 한데 섞어 구성했다”며 “시간이 흐르는 동안 세월호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유족들의 시간은 어떻게 멈췄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와 영화사 연분홍치마가 공동 제작한 영화 <목화솜 피는날>. 감독은 지난 10년간 세월호 안에 마음을 가둬둔 유가족들의 아픔과 무게를 외면하지 않고 고스란히 들여다본다. 실제 4‧16 가족 극단 노란리본 배우들도 영화에 출연해 사회적 참사를 잊지 않고,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그날을 기억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신 감독은 "사람들은 대개 아픈 기억이나 힘든일은 잊고 싶어한다. 하지만 잊고 싶어도 잊을 수 없는 기억도 존재한다"며 "'과연 우리는 세월호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 '과연 제대로 들여다 본 적 있을까' 질문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거리에 촛불을 들고 나간 사람이건, 그 촛불을 바라본 사람이건, 촛불을 반대하는 사람이건 '세월호'에 대해 제대로 아는 사람은 몇 없을 것"이라며 "매체에서 보여주는 배가 뒤집히는 이미지, 삭발하는 모습 등 단편적 모습으로 세월호를 기억하고 있지 않은지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비극적인 사건으로 가족을 잃은 모든 이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감독은 "세월호 참사가 아닐지라도 힘든 사건을 겪은 모든 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전달되었으면 한다"며 "외롭게 남겨진 이들이 영화를 통해 용기를 얻고 희망을 찾았으면 하는 마음이 담겨있다"고 전했다.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기억하기 위해 제작된 영화 <목화솜피는날>은 오는 22일 개봉한다.
국립민속국악원은 8일 오후 7시 30분 광주예술의전당 소극장에서 ‘2024 찾아가는 국악원-광주 공연’을 개최한다. 어버이날을 기념해 마련한 이번 공연은 국악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도록 다채로운 작품으로 구성됐다. 이날 무대에는 국립민속국악원을 대표하는 단막 창극, 민요 연곡, 비나리의 성악 작품과 서울 굿에서 파생한 민속춤 및 기악 산조합주의 총 5작품을 선보인다. 공연의 문을 여는 작품은 관객의 안녕과 평안을 기원하는 ‘비나리’에 ‘설장구 가락’을 더해 박진감 있게 구성했으며, ‘산조합주’와 ‘대신무’ 등으로 국악기의 독특한 음색과 장단의 멋과 국악의 평온함이 객석에 전한다. 이어 민요연곡 ‘사철가·휘여능청·달타령’ 등의 익숙한 선율로 흥겨움을 더한다. 마지막 단막 창극 ‘적벽’은 판소리 적벽가의 진수를 모듬북과 함께 압축해서 보여줄 계획이다. 만 5세 이상 관람가인 이번 공연의 티켓은 광주예술의전당 누리집에서 예약이 가능하다.
호남오페라단이 동학농민혁명 1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창작 오페라 '녹두' 공연을 10일 정읍사 예술회관에서 초연한다. 창작 오페라 '녹두'는 고부성 점령이후 1894년에 있었던 황토현 전투의 승리와 동학농민혁명을 바르게 알리고, 정부가 정한 동학농민혁명기념 제정을 기리기 위해 기획됐다. 여러 장르의 예술 중 오페라로 제작된 공연은 동학농민혁명의 현장감을 살리고, 종합예술의 표현을 다양화하기 위해서다. 이번 작품에서는 특별히 태평소와 피리, 꽹과리 등 국악기를 오케스트라에 접목시켜 음악적 풍성함을 구현해낸다. 또 나주 상여소리, 경풍년(정악) 등 우리나라 전통음악 소재를 활용해 서구 오페라형식에 한국적 정서를 담아낸다. 오페라 '녹두' 예술총감독은 조장남 단장이 맡았고, 이일구 지휘자가 무대에 올라 선율을 조율한다. 전봉준 장군은 바리톤 조지훈이 맡는다. 김개남 장군은 테너 박진철, 이향역에는 소프라노 김은경 등이 무대에 올라 그날의 결기와 함성을 재현해낸다. 이외에도 신정혜 명창과 베이스 김대엽, 이대혁 등 호남오페라단 주역 가수들이 대거 참여한다. 오케스트라는 전북 음악인으로 구성된 NIDO 오케스트라가 맡았고, 합창은 서울에서 전문 오페라 합창단으로 활동하고 있는 위너 오페라 합창단이 협연한다.
국립전주박물관(관장 박경도)이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문화공연을 선보인다. 전주박물관은 오는 18일 오후 3시 박물관 강당에서 '계절에 드리는 배형숙의 舞花(무화)' 공연을 진행한다. 이번 공연은 전북특별자치도 무형문화재 48호 예기무 이수자이며 제24회 국창 권삼득선생을 주제로 전국 국악대전에서 종합 대상(문체부장관상)을 수상한 배형숙 씨가 기획했다. 전통무용과 설장구놀이, 가야금병창, 고창농악 등 전통 공연예술의 대표 장르를 한 무대에서 감상할 수 있다. 전주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공연은 한국전통무용의 다양성과 예술성을 감상할 수 있는 무대"라며 "가정의 달, 가족과 함께 박물관에 오셔서 즐거운 시간 보내길 바란다"고 전했다. ‘계절에 드리는 배형숙의 舞花’는 8일부터 전주박물관 누리집에서 예약을 해야 관람할 수 있다.
"영화 포스터가 단순한 홍보 도구에서 벗어나 예술성을 겸비할 수 있다는 게 놀라워요." 7일 오전 10시께 팔복예술공장 이팝나무홀 전시장. 한참 동안 영화 포스터를 바라보던 이민섭(32) 씨는 일반적인 영화 포스터와 전시된 포스터의 차이점을 두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영화 포스터를 단순히 영화 홍보 도구로만 생각했는데 벽에 걸린 포스터들을 보고 영화 포스터가 하나의 예술 작품이 될 수 있단 걸 알았다"며 "영화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얻어간다"고 덧붙였다.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폐막까지 3일을 남긴 가운데 지난 1일부터 운영된 '제10회 100 필름(Films) 100 포스터(Posters) 전시장에 관람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번 전시회는 지난 2015년부터 시작돼 이번 영화제에서 상영되는 영화 중 선정된 100편에 대해 100명의 그래픽 디자이너들이 각자의 해석을 담은 포스터 100장이 전시됐다. 이날 이팝나무홀 초입에 들어서자 웅장하게 펼쳐진 넓은 공간과 벽에 걸린 100장의 화려한 포스터들이 순식간에 시선을 사로잡았다. 영화의 핵심 요소를 표현한 포스터 앞에서 관람객들은 그 의미를 찾아내기 위해 깊은 사색에 잠긴 모습이었다. 같은 날 영화의거리 인덱스 라운지 전시장 역시 '100 필름(Films) 100 포스터(Posters)' 아카이브 전시회가 한창이었다. 관람객 이형구(24) 씨는 "영화 포스터 하나만 두고도 디자이너와 감독, 관객이 교감할 수 있어 그 의미가 더 깊은 것 같다"며 "앞으로 영화를 볼 때에도 반드시 포스터를 함께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전시회는 이번 영화제가 폐막하는 10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18시 사이에 무료로 출입할 수 있으며 완판본문화관과 인덱스 라운지 등에서 전시회의 10년 간의 기록을 살펴볼 수 있는 아카이브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열흘간의 영화제를 위해 밤낮없이 준비에 몰두하는 이들이 있다. 누구보다도 영화와 관객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를 준비한 홍보미디어 팀의 고재혁 씨(32)도 그 중 한사람이다. 지난 4월 1일 전주국제영화제 홍보미디어 팀에 합류한 고재혁 씨는 국내 언론 홍보를 담당하고 있다. 국내 언론 홍보는 국내 관객과 언론을 대상으로 전주국제영화제를 알리는 일이다. 영화제에서 발송하는 보도 자료를 작성하고, 국내 언론 매체 취재 일정 등을 조율하고 관리한다. 언론과의 소통이 주된 업무이다 보니 고재혁 씨는 하루 수십 통의 전화문의를 처리해야 한다. 매체 간 취재 일정을 조율하고, 게스트 스케줄을 확인하는 등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정신없이 바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기자들과의 통화 말미에 꼭 “수고하셨습니다”라는 인사를 건넨다. 전주국제영화제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은 영화제를 준비한 스태프건, 영화제를 즐기러 온 관객이건, 취재하러 온 취재진이건 모두 똑같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전주국제영화제 스태프로 영화제에 참여한지 한 달. 그는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동료들의 정(情)과 전주라는 도시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전주국제영화제처럼 큰 규모의 사업체에서 일해 본 경력도, 영화제를 즐겨본 경험도 없었기에 전주에 내려오기 전에는 두려움이 컸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홍보미디어팀에서 함께 일한 팀원들의 도움으로 영화제에 빨리 적응할 수 있었고, 힘든 상황에서도 버틸 수 있었다. 고 씨는 "홍보팀장이 부재한 상태에서 영화제가 시작됐고, 저는 다른 팀원보다 늦게 영화제에 합류했다"며 "팀장의 업무를 팀원들이 나눠서 진행해야 하는 등 어려운 환경에서도 서로 의지하며 영화제를 준비하고 진행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홍보팀이 다같이 노력해서 영화제를 준비하고 운영했지만 어쩔 수 없는 누수와 구멍이 있었던 것 같다"며 "최선을 다해서 후회는 없지만 영화제 기간 미처 생각치 못했던 곳에서 발생한 문제들은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덧붙였다. "전주는 반전 매력이 있는 도시"라는 감상을 전한 고재혁 씨는 오랫동안 전주국제영화제와 전주를 잊지 못할 것 같다고 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전주만의 고즈넉함과 생기가 넘치는 도시의 풍경이 영화제 내내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는 "영화제에서 본 영화가 기억나기 보다는, 영화제의 풍경과 분위기가 기억남는 영화제가 좋은 영화제라고 생각한다"며 "25회 전주국제영화제를 찾은 관객들이 훗날 영화제가 참 좋았다고 떠올려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웹툰·웹소설 등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 등록 수수료가 인하된다. 창작자의 비용 부담을 줄이고 창작 의욕을 높이기 위해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개정 '저작권법' 시행규칙이 7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순차적으로 공표해 완성하는 저작물은 최초 저작권 등록 후 두 번째 등록부터는 수수료를 2~3만 원에서 1만 원으로 인하한다. 예를 들어 50회 완결인 웹툰을 온라인으로 매회 등록하는 경우 창작자의 비용 부담은 종전 118만 원에서 69만 원으로 41.5% 줄어들게 된다. 또한 저작권 등록 수수료 면제 대상도 확대된다. 기존에는 '국민기초생활 보장법'에 따른 생계급여 또는 의료급여 수급자에 한해 저작권 등록 수수료를 면제했으나, 장애인·국가유공자 및 5·18민주유공자 등의 저작권 등록 수수료도 면제된다. 다만, 등록 수수료 면제 횟수는 연간 10회까지이다. 문체부 정향미 저작권국장은 "저작권 등록은 저작권 분쟁 발생 시 상대방에 대해 대항력을 갖게 하는 등 거래의 안전을 위한 중요한 장치"라며 "저작권 등록 수수료 인하와 면제 대상 확대 등 이번 제도 개선은 저작권 등록 활성화를 유도해 창작자들의 권익을 강화하고 나아가 웹툰·웹소설 등 새롭게 창작되는 콘텐츠의 저작권 보호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매년 참여하고 있는데 계속 발전하는 게 보여요. 특히 이번 박람회는 작년보다 훨씬 더 좋아진 것 같아요." 지난 4일 오전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4회 전주정원산업박람회' 현장. 매년 가족과 함께 박람회에 참여한다는 홍성진 씨(40)는 올해 박람회가 나아진 점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제 봄을 맞이해서 정원에 심을 나무를 둘러보려고 왔다"며 "생각보다 다양한 나무와 꽃이 전시돼서 구경하는 재미도 있고, 이번 박람회에는 '반려식물 상담소' 등 유익한 프로그램도 많아 좋은 정보를 많이 얻어갈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제4회 전주정원산업박람회' 개최 3일째인 이날 전주월드컵광장 일원은 섭씨 27도 이상의 더운 날씨에도 방문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특히 전주시는 지난 박람회 예상 방문객 수인 15만 명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날 중앙 무대에선 정원문화 프로그램 23개 중 하나인 '정원식물 경매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었다. 경매장은 진행자의 유쾌한 입담과 시민 참여 이벤트가 곁들여져 방문객들은 무대 앞 그늘에 누워 유쾌한 공연을 구경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무대 건너편에는 무더운 날씨 속 분수대 위를 뛰어노는 아이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두 딸과 함께 이곳을 찾은 권소정 씨(38)는 "날도 덥고 햇빛도 강해서 아이들이 힘들고 재미 없어할까 걱정이었다"며 "다행히 넓은 분수대를 직접 들어가 뛰어놀 수도 있고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체험 프로그램도 많아 즐거운 추억이 된 것 같다"고 전했다. 어린 학생들은 '꽃향수 만들기', '화분 만들기' 등 체험 프로그램에 열중이었다. 초등학생 고도윤 군(12)은 "오늘 친구들과 여러 체험도 하고 놀 수 있어서 재밌었다"며 "내년에도 다시 오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박람회에 참여한 식물 소재 70개 업체와 예술·도구 및 장비·재료·기타 소재 등 138개 업체들은 파도처럼 몰려오는 방문객을 상대로 상품 및 업체 홍보에 열중이었다. 업체로 참여한 한승미 씨(63)는 "박람회 참여가 세 번째인데 이번 박람회를 통해 정원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이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며 "작년보다 규모도 커지고 방문객도 훨씬 많아져 벌써 다음 박람회가 기다려지고 있다"고 기대했다. 한편 일부 방문객과 업체 사이에선 행사장 배치가 중구난방이란 아쉬움도 있었다. 한 방문객은 "어디서 뭘 파는지 잘 몰라서 계속 헤맸다"며 "조화나 묘목 등 분야대로 집결시켜서 통일성이 있었으면 헤매는 사람이 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일 개막 전부터 정부의 영화제 예산 삭감 이슈와 직원들의 잇단 퇴사로 인한 조직 내부 분열 논란 등에 휩싸이며 우려가 컸던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가 폐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예년에 비해 행사 규모나 구성에 커다란 변화 없이 평이하게 진행됐지만, 영화제 현장은 예년보다는 훨씬 활기찼다. 다만, 전주국제영화제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지프지기들의 불성실한 태도로 영화제를 찾는 관객들은 불쾌감을 느껴야만 했다. △ 독립‧예술영화의 향연…티켓·기념품 판매율 고무적 올해는 43개국 232편(해외 130편·국내 102편)의 작품으로 영화제가 꾸려졌다.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월드 프리미어만 82편에 달했다. 지난해 42개국 242편보다 작품 편수는 줄었지만, 전주국제영화제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동시대 독립영화 예술의 흐름을 엿볼 수 있는 작품들로 가득 채웠다. 특히 올해 한국단편경쟁(1332편)과 국제경쟁(747편) 부문에서 역대 최다 출품수를 기록하며 코로나19 팬데믹을 극복하려는 영화인들의 움직임이 활발했다. 6일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4일차(5월1일~4일)까지 티켓 판매율은 79.1%를 기록했다. 지난해 열린 24회 전주국제영화제와 비교하면 5.9%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다만 코로나19 발생 직전인 2019년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 때보다 5.1%포인트 상승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고무적인 결과치다. 전주국제영화제 기념품 수입도 지난해보다 20% 정도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전주국제영화제 관계자는 "올해 판매 물품이 작년보다 늘었고, 포스터 판매도 따로 계산되고 있어서 수입이 약 20% 정도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다만 정확한 수치는 영화제가 끝난 후에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행사 전반 우왕좌왕…불친절한 전주국제영화제의 얼굴 ‘지프지기’ #1. 지난 1일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식 레드카펫을 보기 위해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으로 향한 A씨는 지프지기의 응대에 불쾌함을 느껴야만 했다. 행사장 입장을 돕는 지프지기들의 매뉴얼 숙지가 미숙하다 보니, 질문을 해도 돌아오는 대답은 침묵 뿐, 피해는 고스란히 축제를 즐기러 온 관객들의 몫이었다. 시민 A씨는 "인파가 몰린 레드카펫 현장에서 지프지기와 영화제 스태프들이 명확한 기준 없이 게이트 문을 열었다 닫았다 하다 보니,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혼란스러워했다"며 "다음 영화제부터는 조금 더 체계적으로 진행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2. 지난 5일 오후 2시께 전주 오거리 광장. 영화제 기간 차량을 통제한다는 현수막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날 여러 방면에서 광장 쪽으로 진입하는 차량과 그 사이를 아찔하게 걸어가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었다. 반면, 현장 교통상황을 통제하는 지프지기와 안전요원은 찾아볼 수 없었다. 광장을 찾은 시민 B씨는 “비도 와서 시야 확보도 잘 안되고, 길을 지나는 사람들과 상대 차량을 향한 자동차 경적소리에 깜짝깜짝 놀란다”며 “사람과 차량이 뒤엉켜 있는데, 상황을 통제할 인력이 보이지 않는다는 게 말이 안된다"고 토로했다. 전주국제영화제 자원 활동가인 지프지기는 한국영화팀·해외영화팀·홍보미디어팀·전주프로젝트팀·관객서비스팀·디자인팀·마케팅팀·기술팀·씨네투어팀·기획팀·기획운영실 등 12팀 25개 파트로 구성됐다. 지프지기는 1차 서류심사와 2차 면접심사를 거쳐 선발된다. 이후 이들은 업무파악과 관객 응대, 심화교육 등의 교육과 발대식 등을 거쳐 10일간 활동하게 된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지프지기들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현장에 있더라도 지프지기들이 영화제 행사 일정이나 장소 등에 대해 정확히 숙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때문에 관람객들이 지프지기에게 문의를 하더라도 "잘 모르겠다"는 답변만 되풀이해 영화제 방문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에 본보는 전주국제영화제에 입장을 요구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 어느덧, 반환점을 돈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는 10일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폐막식 행사를 끝으로 열흘 간의 축제 여정을 마무리한다.
“세상에 선보인지 15년이 지났지만, 제가 몰랐던 디테일을 발견하면서 재미를 느끼는 등 매번 새로움을 찾는 영화인 것 같아요.”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를 찾은 배우 진구가 관객과의 대화에서 한 말이다. 지난 3일 오전 메가박스 전주객사에서 진행된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전주씨네투어X마중: 마중클래스'에서 배우 진구의 대표작 중 하나인 <마더>가 상영됐다. 이후 진행된 GV(관객과의 대화)에는 배우 진구가 참석했다. <마더>는 살인범으로 몰린 도준(원빈)을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는 엄마(김혜자)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제46회 대종상 영화제-남우조연상과 제30회 청룡영화상-최우수 작품상·남우조연상·조명상, 28회 뮌헨 국제영화제-Arri 상 등을 받았다. 진구는 도준을 구하기 위한 엄마를 도우며, 자신의 이득을 취하는 도준의 친구 진태 역으로 열연했다. 이날 진구는 <마더> 속 ‘진태’를 처음 만나게 된 계기를 시작으로 ‘진태’의 모티브, 촬영장 일화 등을 밝혔다. 진구는 “당시에는 오디션을 굉장히 많이 보러 다니던 상황이었는데, 갑자기 봉준호 감독님께서 쪽대본 같은 파일을 보내주며 잠깐 만나자고 하면서 맥주를 마시러 갔던 기억이 있다”며 “그때는 그 상황 속 모든 것이 오디션인 줄 알고 계속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렇게 봉 감독님과 맥주를 마시 던 중 갑자기 '진태'라는 역할을 2년 전에 제 생각을 하면서 썼던 글이라고 말씀해 주셔서 적지 않은 감동을 받았다"며 "당시에도 믿기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진구는 영화 속 ‘진태’를 ‘나’라고 정의했다. 그는 “'진태' 캐릭터는 데뷔 이후 20여 년 동안 연기자 생활을 하면서 유일하게 처음 대본을 읽자마자 친밀감을 느낀 인물로 그냥 ‘나’라고 여겨졌다”라며 “친한 사람들과 있을 때 나오는 제 화법이 건들건들한 '진태' 캐릭터와 많이 닮았다. 그래서 진태를 연기하는 동안은 늘 재밌게 작업했다”고 기억했다. 이어 “처음 봉 감독님과의 미팅에서 <비열한 거리> 속 진돗개 진구가 아닌, 이번 영화에선 구렁이 같은 흐느적거리는 동물을 연기 해달라고 미션을 주셨던 게 생각이 난다”며 “그 때문인지 실제 진태가 등장하는 장면은 항상 축축했고, 옷 역시 주로 뱀피 같은 느낌이 드는 셔츠를 자주 입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개봉한 지 15년이 지났고, 또 수많은 인터뷰와 예능을 통해 소개된 영화이기도 하다. 날마다 ‘마더’, ‘마더’ 하면서 너무 우려먹는 것 같아 관객들이 몇 분이나 와줄지 솔직히 걱정됐다”며 “그럼에도 영화<마더>에 대한 팬들의 사랑과 뜨거운 관심을 느낄 수 있어 오랜만에 벅찬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가 반환점을 돈 가운데 시상식 일정과 새로운 트로피를 공개했다. 전주국제영화제는 7일 전북대 삼상문화회관에서 △국제경쟁 △한국경쟁 △한국단편경쟁 △특별부문 등 15개 경쟁 부문에 대한 시상식을 진행한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수상자에게 수여되는 트로피는 지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메달 디자이너 이석우의 SWNA가 제작한 작품이다. 트로피는 두 개의 ‘J’로 이루어진 전주국제영화제의 새로운 심볼을 입체적으로 재해석했다. 평면상의 ‘J’가 3차원 공간에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순간을 반복적인 패턴으로 디자인해 영화제의 폭넓은 스펙트럼과 역동성을 표현했다고 영화제 측은 설명했다. 한편,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으로 배우 유지태, 홍지영 영화 감독을 비롯해 배우 김새벽, 브라질 출신 넬레 볼라츠 영화감독, 폐막작 ‘맷과 마라'의 주연 배우 데라 캠벨 등 14명이 참여했다.
한국전통문화전당 야외마당에서 점심 시간대 기분을 전환할 수 있는 신명 나는 풍물놀이 공연이 펼쳐진다. 한국전통문화전당(원장 김도영, 이하 전당)과 합굿마을문화생산자협동조합(대표 김여명, 이하 합굿마을)이 점심시간을 활용한 전통문화 공연 ‘풍물마당놀이 해피’를 전당 야외마당에서 진행한다고 6일 밝혔다. 오는 8일 첫 선을 보이는 이번 공연은 전당 주변 직장인들과 주민들이 점심식사를 마친 후 잠깐의 시간에 전통문화를 함께 즐기며 향유할 수 있도록 기획, 어깨춤이 절로 나는 흥겨운 풍물놀이를 주제로 한다. 공연은 합굿마을 특유의 웃음과 해학을 송아지만큼 커다란 강아지 ‘해피’에 녹여 △사자탈춤 △풍물연회 △기접놀이 등 풍물마당놀이로 구성돼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풍물공연 중 홀연히 사라진 강아지 ‘해피’를 찾는 과정에서 관람객들의 호응과 참여를 유도해 관객과 공연 단원이 하나가 되는 몰입형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김여명 합굿마을문화생산자협동조합 대표는 “합굿마을의 웃음과 해학이 담긴 풍물마당놀이는 남녀노소 연령제한 없이 즐길 수 있다”며 “전당에 맞는 전통적 요소가 가미된 이번 공연에 많은 기대를 부탁한다”며 소감을 전했다.
국립민속국악원은 오는 11일 오후 3시 국립민속국악원 예음헌에서 소리꾼 김명남의 박록주제 흥보가 완창무대를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판소리의 대중화와 계승·보존을 목적으로 하는 국립민속국악원의 ‘소리 판’ 완창무대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박록주제 흥보가는 송만갑·김정문·박송희를 잇는 깊은 전통을 가진 작품으로, 섬세한 사설과 기품 있는 소리가 특징이다. 작품은 조선 후기 서민들의 삶과 애환을 유머와 해학으로 풀어내며, 소리꾼이 판소리의 다양한 요소를 완벽하게 구사해야만 제대로 표현할 수 있다. 이날 무대에 오르는 소리꾼 김명남은 강도근·성창순·박송희를 사사하고, 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 흥보가 이수자다. 또 그는 제18회 임방울국악제에서 판소리 명창부 대상(대통령상)을 수상했으며, (사)한국판소리보존회 성북지부 지부장을 맡고 있다. 소리꾼과 합을 맞출 고수로는 장보영 고수가 무대에 오른다. 그는 제31회 전주 전국고수대회 대명고수부에서 대상(대통령상)을 받았다. 공연 관람 예약은 전화(063-620-2329)와 국립민속국악원 카카오톡 채널, 공식 누리집을 통해 가능하다.
5일 어린이날 전국적으로 흐리고 비가 내린 가운데, 전주 영화의거리 일대는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를 즐기려는 시민으로 북적였다. 이날 오후 3시 영화의거리 일대. 전주를 포함한 대부분 지역에서 내리는 비와 서늘한 날씨에도 방문객들의 발길을 막지는 못했다. 우산과 우비를 갖춘 채 방문한 이들은 주변 오락시설과 다양한 즐길 거리·볼거리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대체휴일인 6일에도 흐린 날씨가 예보됐지만 시민들과 주변 상인들은 개의치 않았다.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 모 씨는 "비가 와서 사람들이 많이 안 올거라고 생각했는데 예상외로 많은 시민들이 영화제를 찾아왔다"며 "비 내리는 날씨도 영화제의 인기와 어린이날은 못 이기는 것 같다"고 전했다. 거리 곳곳 주요 쇼핑센터와 의류점, 영화관 등 실내 시설에는 비를 피해 쇼핑과 문화생활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영화 상영 전 남은 시간 동안 창밖으로 내리는 비와 알록달록 우산으로 가득 찬 거리를 바라보던 시민들은 여유로운 분위기를 즐기고 있었다. 반면 야외 전주라운지와 현장매표소는 비 내리는 궂은 날씨 때문에 평소보다 한산한 모습이었다. 가족들과 영화를 보러 온 이 모 씨(38,남)는 "어제도 영화제를 찾아왔지만 어린이날이기도 해서 아이들을 데리고 다시 찾아왔다"며 "오늘은 비까지 내리는데 사람들이 이상하게 더 많이 찾아온 것 같다"고 말했다. 손자와 함께 나들이를 온 한 모 씨(67)는 "매년 아이들과 함께 영화제를 찾아오고 있다"며 "계속 발전하는 영화제의 모습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다음 축제에도 다시 찾아올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콘텐츠산업이 당면한 문제를 진단하고 최선의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가 주최하는 <전주포럼 2024>가 지난 3일 전주 중부비전센터 비전홀에서 열렸다. 올해 전주 포럼은 ‘생존을 넘어 번영으로’라는 타이틀 아래, 한국 영화‧영상 콘텐츠 산업 전문가들을 초청해 관련 산업에 닥친 위기를 진단하고 해법에 대해 논의했다. 이화정 영화저널리스트의 사회로 진행된 포럼에는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이동하 대표와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배대식 사무총장, CJ CGV 황재현 전략지원 담당, OTT 플랫폼 왓챠 박태훈 대표가 참석했다. 이날 '한국 콘텐츠 위기의 원인과 극복'을 논의하기 위해 모인 이들은 “현재 한국 영화와 드라마 시장이 모두 위기에 내몰렸다”고 진단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극장 운영이 제한됐고, 촬영 중단과 개봉일 연기로 영화산업 전반이 흔들렸다고 했다. 게다가 국내 및 글로벌 OTT시장의 등장으로 지상파 드라마 위축이 가시적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K드라마 시리즈의 성공과 부진이 급작스럽게 이뤄지면서 현재 한국콘텐츠 산업 전반이 침체기에 빠져있다고 분석했다. 박태훈 왓챠 대표는 “현재 한국영화산업의 침체기가 매우 극명하게 나타나는 상황”이라며 “영화를 소비하던 연령층이 이탈했고, 영화 관람이 1티어 여가생활이 아니다. 한국영화는 성수동 팝업스토어와 을지로에 밀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박 대표는 “2019년 영화 기생충이 칸에서 작품상을 수상했을 때 한국 영화의 1.0이 완성되었다고 직감했다. 그렇다면 한국 영화의 2.0은 어떻게 만들 것인지를 생각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황재현 CGV 전략지원담당도 박 대표의 의견에 공감하며 콘텐츠의 진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황재현 전략지원담당은 “영상콘텐츠 산업의 위기는 결국 고객들의 달라진 눈높이와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스마트폰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접할 기회가 늘면서 덩달아 콘텐츠에 대한 기대감과 만족감도 상승하게 된 것”이라고 상황을 짚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한국 콘텐츠의 부진을 타개할 방안은 '양질의 콘텐츠' 구현 뿐이라고 제언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글로벌 OTT의 등장은 한국콘텐츠가 리그(한국영화‧드라마산업)안에서 경쟁하던 때와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여주고 있어서다. 이동하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대표는 “한국영화를 사랑하던 관객들이 왜 다시 극장을 찾지 않는가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제 더 이상 극장에서 영화를 본다는 공식이 성립되지 않는다”며 “양질의 콘텐츠 생산이 필요하고, 콘텐츠 산업의 위기 돌파를 이유를 업계에서 원인 분석 없이 '빨리 빨리' 해결하자는 마인드가 결국 산업 전체를 망가뜨리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어 "전주포럼 2024와 같이 영화, 드라마, 콘텐츠 산업이 함께 이야기 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어야 한다"며 "콘텐츠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당부했다.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전주 포럼 2024는 오는 7일까지 이어진다. 6일에는 ‘영화제가 사라진다면? 기우(杞憂)와 낙관(樂觀)을 오가는 상상적 대화 ’, ‘독립영화의 활로 모색 : 2024 독립영화정책 전환을 제안하다’, ‘지역 영화 정책 백지화 이후 지역의 생태’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다. 마지막 날인 7일에는 ‘선택받아야 연기하는 배우, 그들이 선택하고 싶은 것들’이라는 주제로 이주승 배우와 이미도 배우, 이채영 배우 등이 패널로 참여해 한국 콘텐츠 위기의 시간을 살아내고 있는 배우들의 현재와 미래의 시간에 대해 들어본다.
△글제목: 바다처럼 넓은 마음을 가지신 부모님께 △글쓴이: 박이삭(창원반송초 6년) 부모님 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있어요. 그것은 바로 ‘잔소리’입니다. 그만큼 제가 부모님 말씀을 안 듣고 속상하게 만들었다는 뜻이겠죠? 그래서 제가 이번 어버이날에는 솔직하지 못했던 제 마음을 먼지처럼 탈탈 털어보려고 해요. 제가 외동이라 외로울까 봐 항상 걱정해 주시고 옆에서 챙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는 앵무새(초코, 민트)가 있어서 많이 외롭지 않아요. 부모님은 저한테 ‘어미 새’같은 존재에요. 왜냐하면, 둥지에 있는 새끼들을 위해 먹이를 찾아 새끼들 입에 먹이를 물려주는 것처럼 부모님의 사랑이 느껴지기 때문이에요. 이렇게 고마운 부모님께 저는 항상 무뚝뚝하게 대하고 제 마음을 잘 표현하지 않아서 죄송해요. 저도 제 마음을 표현하고 싶은데 뜻대로 안 돼서 속상한 적도 많아요. 이제는 힘든 일이나 고민이 있을 때마다 제일 먼저 다가가 솔직하게 얘기하도록 할게요. 부모님은 평소 저한테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용기와 희망을 주셨기에 제가 이렇게 자신감 있는 아이로 자란 것 같아요. 그래서 부모님이 저의 엄마, 아빠라서 너무 감사해요. 요즘 힘들어하시는 부모님의 얼굴을 볼 때마다 제 마음이 안 좋았어요. 힘들어하시지만 저를 챙겨주시려는 모습을 보니 제가 부모님을 많이 도와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제가 말대꾸하면서 부모님 마음을 아프게 해서 죄송해요. 말대꾸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지만 저도 모르게 나오는 것 같아요. 앞으로는 말대꾸 대신 사랑한다는 말로 표현할게요. 부모님과 함께하는 세월 동안 여행도 다니고 맛있는 것도 먹고 등산도 다니면서 행복하게 살아요. 항상 건강하시고 오래오래 저랑 행복하게 살아요. 사랑합니다. -부모님의 사랑스러운 아들 이삭올림- ※ 이 글은 2023년 전북일보사·최명희문학관·혼불기념사업회가 주최·주관한 <제17회 대한민국 초등학생 손글씨 공모전> 수상작품입니다.
복사꽃 서둘러 돌아가고 소복소복 수국이 피어납니다. 이팝꽃도 복지개를 못 덮게 수북하고요. 이 꽃 저 꽃 생각할 틈 없이, 변덕스러운 날씨 탓 몇 번에 계절은 또 이름표를 바꿔 달려나 봅니다. 차라리 여름 쪽입니다. 봄은 늘 후회처럼 그림자나 남기고 오는 듯 가버리네요. 어제는 벌써 반소매로 거리가 파릇했습니다. 무작정 나섰습니다. 가는 봄 한나절쯤 붙들고 싶어서지요. 풀밭에 퍼질러 앉고 싶어서였지요. 도심을 벗어나니 아직은 봄 맞네요. 부지런한 농부가 갈아 놓은 텃밭 이랑이 참 가지런합니다. 고추모를 내고, 옥수수를 심고, 고구마 순도 놓겠지요. 뙤약볕 아래 또 겨울을 준비할 테지요. 올해도 말가웃지기가 작기만 할 겁니다. 텃밭 귀에 풋마늘이 알싸합니다. 그래요, 로터리 치며 풋마늘 된장 찍어 두어 사발 막걸리가 입에 달았겠습니다. 봄 꿈인지 옛 생각인지, 바쁠 일 하나 없는 해찰에 등판이 다 노글거리네요. 한나절 봄 끄트머리를 붙들었습니다. 입하(立夏), 금세 떡갈잎 퍼지고 뻐꾹새 자주 울겠지요. 보리 이삭은 패고 꾀꼬리도 소리할 테지요.
“누구 누구의 처, 누구누구의 딸, 후처… 죽어서도 이름을 남기지 못한 여성들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영화에서 보여줘야 하는 시각적 미학과는 동떨어지더라도 이름을 노골적으로 보여주고 싶었어요.”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 <목소리들>을 연출한 지혜원 감독은 지난 2일 진행된 관객과의 대화(GV)에서 이번 영화를 연출하게 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다큐멘터리 영화 <목소리들>은 한국 현대사에서 한국전쟁 다음으로 가장 많은 인명피해가 있었던 제주 4‧3사건을 여성의 시각으로 영상화한 작품이다. 제주4‧3평화재단이 제작을 지원했고,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코리안시네마 부문에 선정돼 월드프리미어로 상영된다. 영화는 제주 4‧3사건의 피해자 구술채록을 20년간 진행해온 연구자 조정희의 뒤를 따른다. 다르지만 같은 서우봉 사건과 토산리 사건을 중심에 두고 왜 젊은 여성이 한날한시에 학살당했는지를 추론해간다. 제주 4‧3사건을 여성의 목소리로 서사화하고, 여성의 기억을 기록화하는 작업을 통해 70여년간 소외되어 온 여성들의 피해와 투쟁이 마침내 드러난다. 이날 지혜원 감독은 영화가 세상에 나오기까지 지난한 여정이었다고 회상했다. 제주 4‧3사건에 대한 역사적 왜곡과 폄훼가 큰 만큼, 사건 당사자와 가족들을 설득하는 작업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 감독은 “섬에 계신 어머님들보다는 육지에서 생활하는 자식들이 어르신들의 증언을 못마땅하게 생각했다"며 "어머님들께 카메라 앞에서 증언해달라고 부탁하면 전화가 뚝 끊기기도 했고, 촬영 약속을 했다가도 돌연 취소되는 경우도 많았다"고 말한다. 이어 그는 "여전히 여성들의 침묵이 타의적·강제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작업 과정에서)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제주 4‧3사건 특별법이 지난 2000년에 제정된 후 학계에서는 진상규명을 위한 연구가 이뤄졌다. 하지만 제주 4‧3사건의 진상규명에는 여성이 존재하지 않는다. 특히 사건 당시 여성에게 벌어진 성폭력과 성고문, 원치 않는 결혼 등 어떠한 것도 '피해'로 간주되지 않고 있다. 감독은 제주 4‧3사건은 지역사가 아닌 우리의 역사라고 강조하며, 이번 다큐가 여성들의 피해를 짚고 넘어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어르신 중에 김용녀 어머님이 ‘판사라도 되어서 이 나라를 바로 세우고 싶다’고 말씀하시는 장면이 영화에 나온다. 그 말 직전에 어머님께서 '우리 제주'라는 말을 했다. 표피적으로 공동체적인 의미이지만 어쩐지 그 말이 참 외롭게 느껴졌다"며 "제주 4·3사건은 현재 진행형이다. 이번 영화를 보신 분들에게 큰 울림이 전해졌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영화는 그 자체로도 굉장한 매력을 갖고 있습니다. 사실 제가 하고 싶었던 건 관객에게 영화관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 알려주는 것입니다. 어떤 장르 안에 갇혀 있다면 새롭게 나아가지 못하게 됩니다." 3일 오후 전주 베스트웨스턴호텔에서 열린 '차이밍량-행자 연작' 기자회견에서 차이밍량 감독은 '영화 장르의 경계가 어디까지인가'란 질문에 대해 이렇게 대답했다. 차이밍량 감독의 '행자 연작'은 중국의 고전 '서유기'에서 영감을 받아 타이베이·홍콩·쿠칭·파리·워싱턴 D.C. 등 세계 여러 도시를 배경으로 한 10개 작품으로 구성됐다. 이 작품은 서사 구조나 특별한 카메라 무빙 없이 롱 테이크로 촬영됐으며 매우 느리게 걷는 움직임이 특징인 '슬로우 시네마'이다 민성욱 집행위원장은 "작년에 이강생 배우가 전주국제영화제에 '부제'란 영화로 참석해 주셨다. 당시 식사 자리가 있었는데 앞으로의 작품 계획을 여쭤봤다. 7월에 워싱턴 D.C.에서 '행자'의 10번째 작품을 찍는다고 했다"며 "그렇다면 10번째 작품과 함께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특별전을 열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잊지 않고 올해 특별전을 할 수 있게 돼 영광이다"고 이번 특별전 개최의 배경을 설명했다. 차이밍량 감독은 "이 영화는 어떤 단어로 규정짓기 어려운 형식이다. 드라마도 아니고 다큐멘터리도 아니다.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지난 10년 동안 만들어 온 하나의 시리즈를 모두 극장에서 상영하는 대범한 선택을 해주셨다. 관객들께서 인내심을 가지고 본다면 굉장히 새로운 느낌을 받을 것이다"고 자신했다. 이어 "그동안 영화를 만들면서 상업적인 제안이 많이 들어왔고, 이 제안들이 나를 구속시켰다"며 "나처럼 자유를 추구하는 성향의 감독으로서는 이게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새로운 방식이 필요하다고 고심하던 중 이강생 배우의 느린 걸음걸이를 보고선 '이걸 찍어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차이밍량 감독은 '행자' 연작의 11번째 작품의 촬영지를 전주로 예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전주에서 11번째 행자 시리즈를 촬영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서 굉장히 신기한 기분이다. 촬영을 앞두고 전주 지역을 둘러볼 것이다"며 "한국은 영화 산업이 전 세계를 앞서가고 있다. 한국분들에게 이 작품을 보여줄 수 있다는 건 굉장히 '럭키'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한편 4일 CGV 전주고사 앞에서 행자처럼 자신만의 속도로 느리게 걷기 콘테스트가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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