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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 70주년의 해, 서로 다른 문화를 인정하고 분쟁 지역에 평화가 오길 기원합니다"

“지루한 교과서가 아닌 특별한 선생님과 함께 다른 나라의 문화와 슬픈 역사 등을 기억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너무 좋았어요.” 지난 17일 전주 근영중학교에서 근영중 1학년 5반 학생 30여 명을 대상으로 한국 전쟁 정전 70주년을 맞이해 기획된 ‘유산, 평화를 품다’ 수업이 열렸다. 이번 수업은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 등 분쟁의 지역에 유산의 정신과 평화가 항구적으로 이뤄지길 기원하는 프로젝트 수업의 일환으로, ‘전쟁, 난민 그리고 지속 가능한 세계’라는 주제로 근영중 조은경 수석교사와 에티오피아 난민 신분인 베레켓 알메마에후 씨가 공동으로 진행했다. 이날 수업은 ‘전쟁은 왜 일어날까’라는 조 교사의 질문으로 시작됐다. 이어 수업에서는 ‘유산의 정신과 가치’, ‘전쟁과 난민에 대한 가치’, ‘세계인과의 연대 그리고 평화로운 세상을 위한 노력’에 대한 고민이 나눠졌다. 특히 베레켓 씨는 에티오피아 내전으로 인한 난민의 경험과 유산의 정신, 가치에 대한 이야기 등으로 평화로운 세상의 소중함에 대해 소개했다. 또 이날 수업에서 베레켓 씨는 에티오피아의 무형유산으로 자리 잡은 ‘커피’에 대한 한국과 에티오피아가 갖는 문화적 차이를 설명하며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태도에 대한생각을 전했다. 베레켓 씨는 “많은 나라가 존재하는 만큼 분쟁도 많이 일어나는 아프리카에 비해 평화와 조화가 삶의 일부인 한국에서의 생활에 감사하며 살아가고 있다”며 “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전쟁을 끝내기 위해서는 세계인과 연대를 통해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업에 참여한 홍승현(14) 군은 “이번 프로젝트 수업을 통해 다른 나라의 몰랐던 문화에 대해 알게 됐고, 그 과정을 통해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태도에 대해 생각해 친구들과 생각해 보는 경험이었다”며 “또 매번 다양한 선생님과 새로운 이야기를 나누고 친구들과 과제물을 제작하며 협동심을 기를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조은경 수석 교사는 “세계 곳곳에서 평화를 목표로 증오의 사슬을 끊기 위한 노력과 전쟁을 멈추기 위한 연대가 다양한 방법으로 계속돼고 있다”며 “정전 70주년을 맞은 올해 우리나라에 가자 지구에 그리고 전쟁의 고통을 받고 있는 모든 지역에서 평화가 오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3.11.19 16:09

정찬우 작가 ‘본색 (本色)’ 특별전, 24일까지 한국전통문화전당

얼굴은 심리 상태를 표정으로 나타내는 통로와도 같다. 그런데 얼굴에 색채를 입히면 어떤 결과물이 나올까. 특별히 추상적인 존재의 얼굴을 다양한 색채로 표현한 초상화 전시가 전주에서 열리고 있다. 정찬우 작가의 특별전 ‘본색(本色)’이 그것이다. 한국전통문화전당(이하 전당)이 전통을 기반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역의 청년·여성·장애인 작가들을 지원하는 예술인지원사업의 여섯 번째 기획 전시로 정 작가의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18일부터 전당 3층 기획전시실에서 진행 중인 이번 전시의 작품들은 작가가 동양 철학 속 개념과 민간 설화와 전설, 토착 신화에 등장했던 초월적인 존재들의 얼굴을 작업 모티브로 설정해 표현한 서양화 21점이다. 24일까지 진행되는 전시를 통해 작가는 작품 속 인물의 얼굴을 흡사 건물의 문처럼 내면으로 통하는 입구라고 생각하면서 나타냈다. 작가는 “정면을 응시하는 인물화의 형식을 빌려 자신의 소망과 마주할 관객들에게 안온한 시간을 제공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도영 전당 원장은 “작가는 얼굴을 통해 과거에서 현재를 돌아보고 또 미래를 내다보는 시간을 만들고 있다”며 “청년 예술가가 다양한 색감을 활용해서 기발한 예술 작품을 보며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 작가는 제43회 국제현대미술대전 서양화부문 입선, 제3회 부산국제미술대전 서양화부문 입선, 제36회 대한민국회화대전 서양화부문 입선 등 다양한 수상 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제2회 명륜길 아트 페스티벌에 참여하며 작품 활동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

  • 전시·공연
  • 김영호
  • 2023.11.19 15:20

전주한벽문화관 ‘전시공간 지원사업’ 최종 2팀 선정

전주문화재단 전주한벽문화관(관장 김철민)은 올해 신규로 ‘전시공간 지원사업’ 공모를 통해 최종 2팀을 선정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에 최종 선정된 2팀은 구경아 작가를 포함한 총 10명의 작가로 구성된 단체전과 조민지 작가의 개인전이다. 전주한벽문화관은 지난해 10월 지역 작가들을 위한 공간인 한벽전시실을 개관했다. 이 곳에서는 공모 선정 2팀의 단체전과 개인전이 차례로 진행된다. 먼저 만나볼 전시는 지난 28일부터 진행 중인 ‘전북의 미술가들’ 전시로 21일까지 이뤄진다. 전국적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전북 작가 10명의 작품 22점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주제는 ‘소수만이 누리는 예술이 아닌 모두를 위한 예술’로 작가 개개인의 다양한 작업방식과 화풍을 선보이고 있다. 이어서 30일부터 12월 16일까지는 조민지 작가의 개인전이 열린다. 이 전시는 ‘표류하는 기억들’이란 주제로 인간의 존재와 시간성이란 키워드를 통해 작가의 서사가 담겼다. 일상의 익숙함 속에서 멀어지기나 자연히 잊힌 것들에 대한 존재를 일깨움으로써 관람객의 시선을 확장하려는 작가의 의도다. 미디어와 설치 작품 등이 어우러져 작가의 주제 의식을 나타낸다. 김철민 관장은 “한벽전시실이 최근 들어 지역 예술가와 단체들의 사용 문의가 늘고 있어 기쁜 마음”이라며 “지역 작가들이 선호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도록 앞으로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김영호
  • 2023.11.19 15:17

[전북의 문학 명소] 2. 남원·순창·완주·임실의 문학세계

남원시·순창군·완주군·임실군 모두 뛰어난 문학 작가와 작품을 냈다. 도시를 상징하는 단어에도 ‘남원 = 춘향’, ‘완주 = 콩쥐팥쥐’, ‘임실 = 김용택’ 등 문학 자원이 높은 자리에 있다. 연관검색어에 문학 자원이 노출되지 않는 순창군도 문학 자원의 양과 질은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 순창은 조선 시대 최초의 금서(禁書)인 소설 「설공찬전」의 배경지이며, 빨치산의 삶을 사실적으로 담은 이태의 소설 「남부군」과 농민 운동사의 소설적 전형을 보여준 윤정모의 소설 「들」도 순창을 바탕으로 했다. 시 창작과 이해에 관한 이론서『시칙』과『산경표』 등 다양한 저서를 편찬한 조선 영·정조 시대의 지리학자·실학자인 여암 신경준(1712~1781)과 ‘이 땅은 나를 술 마시게 한다’라고 말하던 권일송(1933∼1995) 시인도 이곳 출신이다. 특히, 여성의 지위를 인정하며 꽉 막힌 유교 사회의 부조리에 비판의식을 드러낸 「설공찬전」의 존재는 무척 귀하다. 게다가 순창은 이름난 학자와 풍류객의 흔적도 많다. 예술과 풍류는 본래 세상을 비켜 보는 비판과 저항 의식에서 나온다. 이는 중앙권력에서 먼 전라도를 지키며 혹은 벼슬을 마다하고 이 땅을 찾은 강직하고 고결한 이들의 마음과 다르지 않다. 문학은 그런 것이며, 순창의 매운맛도 같은 선에 있다. △문학 명소가 찾아진 곳은 115곳 최명희문학관과 혼불기념사업회, 얘기보따리가 전라북도 14개 시·군에 앞서 남원시·완주군·임실군·순창군의 문학 명소를 찾아 나섰다. 문학 명소는 문학적으로 의미 있는 공간이나 장소를 말한다. 작가의 삶과 문학 작품에서 유의미한 곳으로 널릴 알릴만한 곳을 가리키며 △작가가 태어난 곳 △작가가 거주한 곳 △작가가 작품을 쓴 곳 △작품의 주요 배경지 △작품에서 의미 있게 거론된 공간 △시비·소설비·문학비와 같은 문학적 상징물이 있는 공간 △문학관·기념관과 같이 작가와 작품을 기념한 공간 △문학인이나 문학작품이 떠오르는 공간 등이 해당한다. 4개 시·군에서 115곳의 문학 명소가 추려졌다. 남원시가 36곳으로 가장 많았고, 순창군이 17곳, 완주군이 31곳, 임실군이 31곳이었다. 빗물 고여 팔랑이는 흙바닥 길에 숨통을 터놓고 바퀴자국 훑고 간 자리에 안부를 걸쳐 놓는다 이때 삼례터미널은 빈집 같다 버스들은 벚꽃 잎들을 헤아리며 종점 없는 마을로 떠날 것 같다// 내 안에 새겨진 주름 패인 얼굴을 현상해 놓고 흑백사진 같은 터미널 지나 후정리 길목에서 손 흔들던 그의 모습을 던져주고 간다 ∥김헌수의 시 「삼례터미널」 부분 문학 명소가 모여 있는 곳은 완주군 삼례읍 일대가 9곳으로 가장 많았다. △그림책미술관 △동학농민혁명삼례봉기역사광장 △비비정 △삼례문화예술촌 △삼례시장 △삼례역 △삼례책마을문화센터 △완주향토예술문화회관 △우석대학교 교정 등이다. 일찍이 교통의 요지로, 동학농민혁명의 역사가 살아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곳에 우석대학교 문예창작학과와 국어국문학과가 있었던 것도 큰 이점이다. 삼례의 역사와 문화, 삼례의 공간과 음식 등을 소재로 시를 쓴 시인 중에 우석대학교와 인연이 깊은 이가 많은 것이 이를 말해준다. 김헌수·송하선·안도현·유강희·정양·진창윤 시인 등이다. 실향민의 아픔과 아름다운 옥정호가 공존하는 임실군 운암면은 8곳, ‘김용택시인의작은학교’와 진뫼마을이 있는 임실군 덕치면이 7곳, 순창의 역사·문화 콘텐츠가 모여 있는 순창군 순창읍이 6곳, 소설 「혼불」의 배경지인 남원시 사매면이 5곳, 지리산 일대인 남원시 산내면이 5곳, 다양한 문화시설이 모여 있는 남원시 어현동이 4곳이었다. 남원시 산곡동, 남원시 인월면, 순창군 동계면, 완주군 구이면, 완주군 동상면, 완주군 소양면, 완주군 용진읍, 완주군 운주면, 임실군 강진면 등은 각각 3곳의 문학 명소가 모여 있었다. △문학 명소는 꾸준하게 늘어 그러나 문학 명소로 꼽은 115곳은 각 시·군 문학 명소 찾기의 시작을 의미하는 숫자일 뿐이다. 지역의 곳곳을 소재로 한 문학 작품은 꾸준하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2023년 한국문인협회 남원지부는 가을 시화전 주제로 ‘광한루원’을 제시했다. ‘남원의 문화를 알리고 계승 발전하는 것은 문인들의 몫’이며, ‘다양한 문화 재산을 보존하고 타 지인들에게 알리는 것’이 취지였다. 이에 남원 지역 문학인들이 광한루원을 소재로 한 시를 선보이며 크게 호응했다. 김두성의 「광한루원」, 곽진구의 「광한루 완월정에서」, 권용태의 「몽룡과 교룡」, 소은옥의 「완월정의 월하」, 오점록의 「광한루 뿌리를 찾아서」, 이문숙의 「광한루, 오작교」, 조내화의 「사랑으로」, 조희미의 「광한루원 나래」, 최규현의 「광한루의 겨울」, 최기식의 「광한루 오작교에 비가 내리면」, 최춘이의 「광한루원」, 하재룡의 「광한루 봄」, 하지연의 「광한루 단오」, 황용수의 「광한루원을 거닐어 보자」 등이다. 짧은 시간에 ‘광한루원’을 소재로 한 20여 편의 시가 탄생한 것이다. 순창문인협회, 완주문인협회, 임실문인협회 등 각 지역에 기반을 둔 문학인 단체에서 발간하는 기관지를 살피면 지역 명소를 소재로 한 작품은 별처럼 쏟아진다. 4개 시·군을 배경으로 한 작품은 고전소설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고전소설의 성지’라 불리는 남원을 비롯해 각 지역을 배경으로 한 고전소설과 옛이야기가 많기 때문이다. 남원의 「흥부전」, 「춘향전」, 「변강쇠전」, 「최척전」, 「홍도전」, 「만복사저포기」, 순창의 「설공찬전」, 임실의 「오수의 개」 등이다. 완주군이 배경지로 알려진 「콩쥐팥쥐」와 「선녀와 나무꾼」은 작품 내용 중 완주군을 배경지로 직접 거론한 작품이 많지 않아 아쉽다. 또한, △지리산 바래봉 △강천산 △대둔산 △모악산 △비비정 △위봉폭포 △섬진강 △옥정호 △회문산 등과 같은 자연환경과 △실상사 △송광사 △위봉사 △초남이성지 △임실성당 △화암사 등과 같은 종교시설, △김주열열사 추모공원 △만복사지 △송흥록·박초월 생가 △지리산지구전적기념관 △황산대첩비 △순창남계리석장승 △용진읍 원구억마을 △이치전적지 △정여립공원 등과 같이 옛사람이 남긴 흔적이나 역사적 사건이 일어났던 유적지인 경우 시·소설·수필·희곡·시나리오 등 문학 작품이 되는 경우가 많아 작품의 숫자는 더 많이 늘 것이다. △고향을 소재로 한 시인·작가의 창작품 많아 남원시·순창군·완주군·임실군의 역사와 문화를 소재로 많은 작품을 창작했거나 작품에 여러 배경지를 담은 문학인은 곽진구·김용택·복효근·안도현·장교철·최승범(1931∼2023) 시인과 김도수 수필가, 김양오·유수경 동화작가, 윤영근·이병천·최명희(1947∼1998) 소설가, 노경식·최기우·최정주 극작가, 최동현 판소리연구가 등이다. “신형, 그곳이 고산현의 대둔산이오. 저 장형이 살렸다는 최대웅도 거기에 있을 거외다. 내가 망설인 이유는 신형이 때아닌 고생을 할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었소.” “염려해주시니 고맙습니다만, 신일균은 이미 그를 보냈던 관군에서도 죽었고 내 마음속에서도 죽은 지 오랩니다. 대둔산에 가거든 어디를 찾아야 하오이까?” “안심사에 가면 아마 길이 열릴 것이오.” ∥이병천의 소설『마지막 조선검 은명기3』 ‘섬진강 시인’으로 불리는 김용택 시인은 고향인 임실을 비롯해 강천산·덕치초등학교·진뫼마을·섬진강길 등 순창군과 임실군 여러 곳에 자신의 흔적을 인상 깊이 심어 놓았다. 임실의 섬진강댐 물문화관도 시인의 시 「섬진강」을 시작으로 박경리 소설가의 「토지」와 최명희 소설가의 「혼불」을 소개한다. 이병천 소설가는 고향인 완주군 용진면 시천(詩川)마을을 배경으로 한 장편소설 「저기 저 까마귀떼」를 썼으며, 대둔산에서 끝까지 항전한 동학농민군의 이야기를 다룬 장편소설 「마지막 조선검 은명기」를 발표했다. 또한, 남원·순창 등을 배경으로 여러 편의 단편소설을 썼다. 순창 출신으로 오랜 시간 고향에서 교직 생활을 한 장교철 시인은 지금까지 옥천향토문화사회연구소장으로 활동하면서 순창 지역 역사와 문화를 소재로 한 많은 작품을 남기고 있다. 순창 출신 판소리연구가인 최동현 시인은 『순창의 판소리 명창』에 순창 출신 명창의 삶과 소리 세계를, 『안숙선의 판소리』에 남원 출신 안숙선 명창의 삶과 소리 세계를 담았다. 임실 진뫼마을이 고향인 김도수 수필가는 오랜 시간 타지에서 생활하면서도 늘 고향을 그리워하며 땅과 강, 부모님과 마을 사람들에 얽힌 추억을 수필집 『섬진강 푸른 물에 징검다리』와 『섬진강 진뫼밭에 사랑비』, 시집 『진뫼로 간다』에 새겨 놓았다. 고향은 아니지만, 전북의 역사·문화 콘텐츠를 폭넓게 담고 있는 작가도 많다. 유수경·최기우·최명희가 한 예다. 유수경 작가는 익산이 고향이지만, 완주군의 역사와 문화를 두 편의 동화에 그렸다. 만경강 발원지인 밤샘과 밤티마을을 배경으로 한 판타지 「하늘 아래 첫 동네 밤티」와 1920년대 일제가 수탈을 위해 양곡창고(현재 삼례문화예술촌)를 지으면서 사라진 맹꽁이와 금개구리 이야기를 그린 「한내천에 돌아온 맹꽁이와 금개구리」이다. 극작가 최기우는 남원을 배경으로 창극 「춘향, 네 개의 꿈」, 국악뮤지컬 「시르렁 실겅 당기여라 톱질이야」 등 여러 편을 무대에 올렸으며, 완주군과 전주시의 콘텐츠를 바탕으로 희곡 「달릉개」, 「들꽃상여」, 「은행나무꽃」, 「정으래비」 등을 선보였다. 최명희의 대하소설 「혼불」은 아버지의 고향인 남원 사매면을 주요 배경지로 했다. 작품 속에서 임실의 이웅재고가, 완주 송광사 사천왕 등 전북을 폭넓게 다룬다. 전남의 섬에서 태어났지만, 임실 신전마을을 제2의 고향으로 삼은 장현우 시인은 임실에서 농사를 배우고 이웃과 어울리면서 살아가는 삶과 성찰을 시집 『귀농일기』와 『바다는 소리 죽여 우는 법이 없다』에 고스란히 담았다. 충남 당진 출신으로 남원에 사는 김양오 작가는 도공·춘향사당·몽심재·이화중선 등 남원의 역사·문화 콘텐츠를 매년 동화로 써서 세상에 알리고 있다. 경북 예천 출신으로 대학에 진학하면서부터 40여 년 동안 전북에서 거주한 안도현 시인은 춘향터널·삼례역·화암사 등을 비롯해 전라북도 14개 시·군의 풍경과 감성을 빠짐없이 시에 담으며 전북 문단사에 뚜렷하게 이름을 새겼다. 시인과 작가들이 생생하게 살려낸 문학의 근원들은 시대를 넘어 작가와 작품을 기억하게 한다. 이들이 풀어낸 문학의 향기는 이 땅을 다시 흐드러지게 피어나게 할 찬란한 힘이다. /최기우(극작가)

  • 문학·출판
  • 기고
  • 2023.11.19 10:00

[최명희문학관의 어린이손글씨마당] 80. 사랑하는 태극기

△글제목: 사랑하는 태극기 △글쓴이: 이정주 (전주진북초 5년) 운동장 앞쪽 조회대에게 휘날리는 태극기를 보니 파란 하늘과 제법 잘 어울리게 날리고 있었다. 태극기를 보면 가운데 태극무늬의 빨간색은 해처럼 밝게 빛나는 우리나라를, 파란색은 바다처럼 아름다운 우리나라를 나타내주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하얀 바탕은 맑고 깨끗한 우리나라의 정신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고, 검정 4괘는 우리의 올바른 정신을 보여주듯 또렷하고 반듯하게 보인다. 우리나라의 행사나 외국에서도 우리나라를 나타낼 때 사용되는 태극기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멋지게 휘날리고 있다. 또 올림픽이나 월드컵에서도 우리의 태극기는 자랑스럽게 가장 높은 곳에서 자리를 잡곤 한다. 우리나라 태극기를 보면 나라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고, 역사를 바로 알아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우리의 역사를 알고 우리 조상님들이 어떤 마음으로 태극기를 지켜왔는지 제대로 알며 우리도 태극기와 우리나라를 사랑해야겠다. 2021년 8월 30일 월요일 하늘은 맑고 바람이 살짝 불어요. 이정주 ※ 이 글은 2021년 전북일보사·최명희문학관·혼불기념사업회가 주최·주관한 <제15회 대한민국 초등학생 손글씨 공모전> 수상작품입니다. 이 공모전은 매년 4월 중순부터 9월 중순까지 작품을 모집합니다. 문의: 063-284-0570(최명희문학관)

  • 문화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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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1.18 13:30

[전북의 문학 명소] 1. 문학을 통한 전북의 재발견

문학은 작품으로 만나지만, 작가와 공간으로도 접할 수 있다. 작가의 여운이 여전한 곳과 작품에 담긴 장소는 문학과 독자를 더욱 가깝고 다정하게 만나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전라북도는 예부터 지금까지 다른 시·도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빼어난 문학 작가와 작품을 냈다. 하지만, 문학 명소를 관광 자원화한 곳은 많지 않다. 다른 도시에서 어렵지 않게 추진하는 △시의 거리 △소설의 거리 △문학의 길(문학 벨트) △작가 ○○○의 길 등의 사업도 찾기 힘들다. 최명희문학관과 혼불기념사업회, 얘기보따리가 소설·수필·시·아동문학·평론·희곡에 담긴 전라북도 14개 시·군의 문학 콘텐츠와 문학 명소를 찾아 나섰다. 문학 자원을 전라북도의 자랑으로, 도민의 자부심으로 만들고, 문학과 관광의 연결 고리를 잇기 위해서다. 시작은 남원시·순창군·완주군·임실군. 4개 시·군의 문학 명소를 각 주제로 묶어 매주 2회 소개한다. △지역의 힘을 쌓는 작가들 문학 작품에 담긴 문화유산들은 하나의 매개가 되어 감동을 줬고, 독자들의 발길을 책 밖으로 이끌었다. 장소가 가진 생명력. 김제 귀신사를 배경으로 한 양귀자의 소설 「숨은 꽃」과 완주 화암사를 소재로 한 안도현의 시 「화암사, 내 사랑」이 대표적인 예다. 한적하다 못해 외롭고 적막했던 귀신사와 화암사는 소설과 시에 나오면서 깊은 역사와 천연한 아름다움이 다시 드러났고, 세월에 부대껴 까매진 기둥은 사람들의 손때로 반질반질해졌다. 전라북도는 지극한 애정으로 지역 문화에 윤기를 더하고 있는 문학인이 많다. 곽진구·윤영근(남원), 김영·김유석(김제), 박형진·배귀선·이용범(부안), 장교철(순창), 이병수·이복명·전선자(무주), 조기호(전주), 허호석(진안) 등과 같이 자신의 탯줄이 묻힌 고향의 역사·문화 자원들을 시와 수필과 소설에 맛깔나게 담고 있는 시인과 작가들. 이연희는 산문집 『이연희의 무주기행』(인간과문학사·2021)에 적상산 안국사와 덕유산 무주구천동, 벼룻길과 금강변마실길 등의 역사와 생태, 따뜻한 이야기를 푸른 능선처럼 펼쳐놓았고, 박일만은 시집 『살어리랏다』(달아실·2021)에 장수 육십령 연작시 60여 편을 실었다. 우리가 특별한 눈길을 준 적 없는 곳에서 조용히 살다간 문학인과 그들의 작품을 찾아내 세상에 알리는 일은 그만큼 소중하다. 예향 아닌 곳이, 걸출한 작가 한 명쯤 내놓지 않은 고장이 얼마나 되겠는가마는 작가들이 지역의 자랑으로, 또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마음에 항상 자부심으로 남는 것은 보이지 않는 지역의 힘이다. △전북 곳곳에 흔전만전한 작가들의 흔적 태조어진과 어진화사를 소재로 한 서철원의 장편소설 『왕의 초상』(다산책방·2015), 완판본과 각수를 소재로 한 장은영의 동화 『책 깎는 소년』(파란자전거·2018), 전주한지가 담긴 박월선의 동화 『닥나무 숲의 비밀』(청개구리·2011), 1987년 전주의 민주화운동을 그린 최형의 시집 『다시 푸른 겨울』(시와사회·2000), 정여립을 앞세운 홍석영의 장편소설 『소설 정여립』(범우·2008), 전주비빔밥을 소재로 한 김자연의 『개똥 할멈과 고루고루 밥』(살림어린이·2015)도 전북의 콘텐츠가 생생한 작품이다. 신영복의 수필 『감옥으로부터의 사색』(햇빛출판사·1996)의 모악산과 이병초의 시집 『밤비』(모아드림·2003)의 황방산, 이병천의 소설 『모래내 모래톱』(문학동네·1993)에 담긴 전주 사투리, 진동규의 시집 『아무렇지도 않게 맑은 날』(문학과지성사·1999)에 실린 남고사 종소리, 양귀자의 단편소설 「한계령」에 그려진 옛 전주역(현 전주시청)과 철길, 박성우의 시집 『가뜬한 잠』(창비·2007)의 전주한옥마을 풍경 역시 마찬가지다. 문학은 곧고 넓은 소통의 길이다. 전라북도 곳곳에 자리 잡은 시인과 작가들의 흔적은 그곳을 접한 사람들의 가슴을 채운다. 익산의 미륵사지를 거닐면 정양의 「결코 무너질 수 없는」과 정군수의 「미륵사지에서」를 시작으로 문신·문효치·박미숙·이동희·이승훈·이시연·임미성·채규판 등의 시가 떠오르고, 고창 선운사 일대는 송희의 「삼월 눈꽃」을 비롯해 김정웅·박남준·서영숙·서정춘·손택수·송기숙·유하·유휘상·장석남·정철훈 등의 시가 간질간질하다. 부안 내소사에 서면 김혜선·박형진·복효근·오인덕·우미자·장화자 등이, 진안 마이산에는 강신일·김정배·송희철·이소애·이운룡·오창렬·전병주·허소라 등이, 김제 망해사에는 김정경·박두규·이병욱·조미애 등이 생각난다. 바다로 다가앉고 싶어 하는 낙서전(樂西殿)과/ 절 마당까지 차오르는 파도/ 늙은 벚나무 몇 채가 단단히 동여매고 있다// 새들이 제 깃털 뽑아 둥지를 덥히는 이 저녁/ 동안거에 든 망해사를 흔들어 깨운다/ 그대 뒷모습에도 꽃 피우겠다/ 내 벼랑에도 봄을 머금겠다// 주저앉은 몸이 녹아내리자 나는/ 발자국 지우며 망해사를 빠져나온다 ∥김정경의 「녹으면서 사라지는 – 망해사」 부분 문학 작품 속 공간은 독자에게 더 현실적인 문화적 사유를 경험케 한다. 특히, 작품에 문화재가 담겨 있다면 그 활용과 확산은 더 커진다. 우리의 세시풍속과 관혼상제, 음식, 노래 등 민속학·인류학적 기록들을 철저한 고증을 통해 생생하게 복원한 최명희의 소설 「혼불」이 대표적인 예다. 소설에는 남원시 사매면과 전주시 교동·다가동 일대의 문화자원이 풍성하다. 송기숙의 소설 「녹두장군」과 박태원의 소설 「갑오농민전쟁」에는 고창 선운사의 동불암지 마애여래좌상이 그려있다. 홍석영의 소설 「양곡 소세양의 빛과 사랑」을 펼치면 익산의 소세양신도비가 아련하고, 서권의 소설 「시골무사 이성계」를 읽으면 남원의 황산대첩비지가 자연스레 떠오른다. 김남곤의 시 「안국사에서」와 박두규의 시 「망해사에서」, 정도상의 소설 「실상사」에는 각각 무주 안국사의 극락전과 김제 망해사의 악서전, 남원 실상사의 풍경이 스며있다. 이병천의 소설 「사냥」에는 진안 매사냥이 있고, 윤미숙의 동화 「소리 공책의 비밀」은 임실필봉농악을 소재로 했다. 임영춘의 소설 「갯들」에는 군산·김제·익산의 근대문화유산들이 숱하다. 이런 작품들은 기존 낭송·낭독 프로그램에 문화재를 주제로 설정해 낭송·낭독 축제를 열 수 있고, 문화해설사의 설명 자료에 문학에 담긴 문화재의 모습을 더해 관광객과 함께 읽으며 친밀한 느낌을 나눌 수도 있다. 지자체와 협조를 통해 문화재 현장에 관련 문학 콘텐츠를 배치하거나 별도의 알림판을 설치해 많은 사람과 공유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문학으로 전라북도 재발견하기 스토리텔링이 대세가 된 지 오래다. 유·무형의 문화유산에 얽힌 이야기를 발굴해 관광객에게 전하는 관광자원 스토리텔링 마케팅의 필요성도 갈수록 높아진다. 그러나 꽤 근사한 스토리텔링 글은 이미 가까운 곳에 있다. 전라북도의 수많은 콘텐츠는 시·소설·수필·동시·동화·희곡 등 문학 작품으로 쓰여 있기 때문이다. 문학 작품을 이용한 전라북도 스토리텔링은 글쓰기의 자연스러운 확산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 확산은 지역에 새로운 생명을 얹히는 창조적 생산의 과정이며, 전라북도의 재발견이다. /최기우(극작가) ※이 글은 혼불기념사업회·최명희문학관·얘기보따리의 ‘전라북도 문학 명소를 찾아서Ⅰ: 남원시·완주군·임실군·순창군’ 사업의 일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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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1.18 10:00

[최명희문학관의 어린이손글씨마당] 79. 코로나의 일상

△글제목: 코로나의 일상 △글쓴이: 장하은 (전주서곡초 5년) 벌써 코로나에 시달린 지 1년이 넘었다. 개학해서 매일 학교에 가고 있지만 불안한 마음에 친구들과 얘기도 못 하고 혼자 경직돼 있다. 하지만 친구들이 재잘대며 나의 경직을 깼다. “혼자서 뭐해 하은아?” “만화 그리고 있었어.” “아! 그렇구나.” 하고 친구들은 다시 재잘대며 또 말을 걸어왔다. “방학 때 뭐했어?” “나야 뭐 뒹굴뒹굴했지.” “큭큭” 친구가 말을 걸어 주니 경직이 사르르 녹았다. 덩달아 내 기분도 좋아졌다. 잠시 후.... 띵동댕동! “와~! 투다다다” 친구들은 종소리가 끝나기 무섭게 화장실로 뛰어갔다. 그중에 몇 명은 넘어질 뻔했다. “휴” 나도 손을 씻기 위해 화장실로 향했다. 쏴아~아! 손을 씻고 나오는 길에 친구와 머리가 부딪쳐 머리가 반 토막 날 뻔했지만, 나의 단단한 머리 덕분에 머리가 깨지진 않았다. 친구와 사과를 주고받고 급식실로 향했다. 맛있는 급식을 받고 앉아서 밥을 먹으려는데 친구들이 어디 보자 하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봤다. 나는 민망해서 다른 친구의 얼굴도 뚫어지라 쳐다봤다. 얼굴이 길쭉한 친구도 있었고 얼굴이 납작한 친구도 있었다. 얼굴이 다 달라서 왠지 피식 웃음이 나왔다. 코로나 때문에 그리고 방학 때문에 친구들을 못 봐서 오늘 마음껏 보아서 좋았다. 빨리 코로나가 끝나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 장하은 ※ 이 글은 2021년 전북일보사·최명희문학관·혼불기념사업회가 주최·주관한 <제15회 대한민국 초등학생 손글씨 공모전> 수상작품입니다. 이 공모전은 매년 4월 중순부터 9월 중순까지 작품을 모집합니다. 문의: 063-284-0570(최명희문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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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1.17 13:30

군산 출신 문지수 광주디자인진흥원 과장 “식상한 전시 보다 색다른 시도”

“기존의 식상한 전시보다 색다른 시도를 통해 관람객들이 보고 느끼면서 새로운 감정을 충전할 수 있는 기획을 의도했습니다.” 2023 광주디자인비엔날레(이하 비엔날레)에서 우리나라와 호주, 이탈리아 등 국내·외 3개국 총 12명의 디자이너가 참여한 5관 전시를 총괄 기획한 군산 출신인 문지수(31) 광주디자인진흥원 과장의 소감이다. 문지수 과장은 이번에 전시 기획을 맡은 5관에서 디자인과 문화의 만남을 통한 즐거운 경험을 관람객들에게 선사했다. ‘만남과 놀이’(Meet & Play)란 주제로 광주 북구청과 협업해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기후변화와 도시 재개발에 대한 생동감 있는 전시를 기획한 것이다. 문 과장은 기후변화 이슈를 활용해 어른과 어린이가 ‘비’, ‘구름’, ‘달’, ‘해’ 모양의 스탬프를 찍으면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전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반응을 얻었던 ‘형형색색의 문’은 도시 재개발 예정인 동네에 있는 빈 집에서 손상되고 버려진 대문 5개를 수집하고 형형색색 페인트를 입혔다. “파랑, 노랑, 분홍, 초록, 보라 등 5가지 색상을 문에 입히고 행복, 부자, 젊음, 건강, 명예란 문구를 새겨 넣었어요. 관람객들이 각자 자기가 들어가고 싶은 문에 투표하듯 문 앞에 비치된 투명 아크릴 박스에 탁구공을 넣으면 더 나은 자신, 더 나은 삶,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즐거운 경험을 제공했습니다.” 형형색색의 문들 옆에는 실제 재개발 동네의 풍경을 흑백사진으로 담아 대조적으로 연출했다. 문 과장이 이러한 전시 기획에 착안할 수 있었던 점은 바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고향인 군산에서의 기억 때문이다. “관람객들과 친밀하게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전시 기획을 늘 고민해요. 그래서 요즘 화두인 도시 재개발이란 사회 이슈를 우리 이웃의 일상과 함께 유쾌하게 풀어내고자 했습니다.” 올해 비엔날레는 9월 7일부터 11월 7일까지 두 달간 광주비엔날레전시관에서 50개국 3000여명의 디자이너가 참여했다. 군산에서 학창시절을 보내고 미국 워싱턴주립대에서 심리학과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한 문 과장은 비엔날레에서 유창한 영어 실력을 발휘하며 해외 디자이너뿐 아니라 외국 대사 등 주요 인사를 현장에서 맞이했다. “광주디자인비엔날레를 발판 삼아 앞으로도 대중이 일상에서 문화와 디자인을 쉽게 향유할 수 있는 신선한 전시를 기획하고 싶어요. 그리고 관람객들이 문화예술의 경험을 확장시키는 플랫폼으로 더 발전시키는 게 목표입니다.”

  • 전시·공연
  • 김영호
  • 2023.11.16 18:15

공연예술단체의 축제, ‘2023 전주공연예술페스타’ 열린다

(재)전주문화재단이 17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한벽문화관 한벽공연장서 ‘2023 전주공연예술페스타’를 개최한다. 올해 처음으로 운영되는 이번 행사는 전주 공연예술단체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고 지역 내 필요한 우수 공연 콘텐츠를 발굴하며, 시민들의 공연예술 향유 기회 확산을 위해 기획됐다. 이번 행사에서는 △페탈(PETAL)예술기획 △소리극단 도채비 △고니아 △극단 삼육오 등 음악, 무용, 창작뮤지컬, 연극 등 다양한 작품이 펼쳐질 예정이다. 먼저 17일 오후 7시 30분에 고니아의 ‘장단 위의 선율’이 막을 올린다. 이어 오는 24일 오후 7시 30분 페탈 예술기획이 ‘길로(路) 잇다’를 공연하며 ‘길에서 우리는 누구를 만나고 무엇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또 오는 30일 오후 7시 30분에는 소리 극단 도채비가 ‘삼월·애(愛)’를 선보이며 일제강점기 시대 만세운동이 펼쳐진 전주의 모습을 재현한다. 마지막 무대는 다음 달 2일 오후 3시에 예정돼 있으며, 극단 삼육오가 장애인 형과 비장인 동생의 가슴 찡한 이야기 ‘말하는대로 윤사장’을 공연한다. 각 공연의 자세한 정보 및 예매 방법은 공연 단체 SNS와 (재)전주문화재단, 한벽문화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기타 궁금한 사항은 전주문화재단 문예진흥팀(063-211-9277)으로 문의할 수 있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3.11.16 18:14

전문경영인이 갖춰야 할 덕목은?… 김영석 회고록 ‘경세제민의 길’

한국 현대사와 함께 한 전문경영인의 삶의 회고록. 전문경영인 김영석 씨가 <경세제민의 길>(비앤엠)을 발간했다. 책은 ‘제1부 시골 출신 늦깎이 소년’, ‘제2부 삐루 양조장에 취업한 서울대생 청년’, ‘제3분 경세제민의 질주 중년Ⅰ’, ‘제4부 경세제민의 중년Ⅱ’, ‘제5부 구원투수가 된 장년’, ‘제6부 즐겨 쓴 전문경영인 도구상자’, ‘제7부 노년 그리고 못다 한 가족 이야기’ 등 총 7부로 구성돼 김 씨의 일생을 톺아보고 있다. 김 씨는 “일제가 한창 태평양전쟁을 준비하던 시기에 태어나 초등학생 때 한국전쟁을 겪었다”며 “또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4·19혁명을 경험하고 이듬해에 5·16군사정변이 발생하는 등 나의 젊은 날은 힘들고 고된 나날의 연속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잘살아 보자는 마음으로 지난 세월 정말 숨 가쁘게 살아왔다”며 “개인의 일상, 가족도 뒷전으로 미룬 채 회사 일에 내 모든 것을 바쳐온 우리 세대가 밟아온 한국 현대사의 발자취를 남기기 위해 펜을 들었다”며 집필하게 된 계기에 대해 설명했다. 실제 책에는 대쪽 같은 김 씨 아버지의 이야기와 더불어 그의 아내와 3명의 자녀에 대한 이야기 등 개인적인 이야기부터 ‘경쟁사와 상생하는 번’, ‘전문경영인이 갖춰야 할 덕목’ 등 전문경영인으로 살면서 쌓아온 경험담도 담겨 있다. 김 씨는 “기억에 의존해 쓰다 보니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며 “그래도 최대한 기억을 되살리고, 수집한 자료를 보태 정확성을 기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누군가 이 책을 읽고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우리 산업화 세대의 역할이 결코 적지 않았음을 알아준다면, 그것만으로 큰 기쁨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남성고등학교를 졸업해 서울대 상과대학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성균관대 유학대학원을 졸업해 원광대학교 명예 경영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어 교보생명보험의 대표이사 사장과 부회장을 맡았으며 우석대학교 8·9대 총장을 역임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3.11.15 18:03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이진숙 작가, 조재형'말을 잃고 말을 얻다'

어릴 적 고향 마을에는 점방이 두 개 있었다. 막걸리 한 주전자, 환희 담배 한 갑, 성냥 한 갑 등은 윗뜸에 있는 점방을 이용했고 밀가루나, 갱엿, 사카린 등은 아랫뜸 점방을 이용했다. 그곳엔 어린 우리들이 좋아하는 눈깔사탕, 달콤한 팥 맛이 나는 하드(아이스크림), 쫀드기 등 먹을거리도 풍성했고 풍선이나 뽑기, 고무줄 등 놀잇감도 많아 어린 날의 나에게 점방은 신비스럽고 오묘한 마술가게 같은 곳이었다. 지금도 ‘점방’이란 말은 마냥 설레는 마법의 단어다. 이 단어로 인해 어렵고 복잡한 법의 세계가 친숙하고 친근하게 진열된 수필집을 만났다. 《말을 잃고 말을 얻다》이다. 삼거리에서 점방을 운영하는 어머니한테 가난과 고난의 덕목을 이수한 조재형은 수사관, 법무사, 시인이라는 독특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그의 두 번째 수필집 《말을 잃고 말을 얻다》는 「지나간 오늘」, 「법과 문학 사이에서」, 「그놈의 인권」, 「법무사는 무엇으로 사는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60편의 수필은 ‘삼거리 점방’으로 시작된다. 문학의 원천이었을 고향과 어머니와 형제와 이웃들의 이야기가 애절하게 그려져 있다. 남편을 잃고 홀로 생계를 꾸려가는 어머니의 애환과 억척스러움, 그럼에도 불구하고 길손이나 이웃들에게 잠자리나 먹거리를 넉넉히 제공한 푸근함과 정이 삼거리 점방 가판대에 있다. 읽다 보면 우리를 키워낸 고향과 어머니와 형제들, 이웃들이 아련하게 떠오른다. 무엇보다 멀고 낯설게 여겨지던 법의 세계를 문학으로 버무려 놓아서 문학과 법의 거리감이 해소된다. 작가는 사유를 키우는 힘을 문학에서 찾는다. “악은 악에서 나온다기보다 평범한 사람의 무사유에서 나온다.”는 일침을 가하며 깊이 사유하는 힘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 십수 년을 법전 힘을 빌려 범인을 쫓던 수사관에서, 사전의 힘을 빌려 은유를 좇는 시인으로” 문학의 쓸모를 찾아내 법무사의 터전에 적용한다. 비유가 주는 유익이 법이 집행되는 적재적소에서 빛을 발한다. 작가는 독자들에게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사유하라고 역설한다. “나는 알고 있습니다. 목숨 한 그루 꺾는데 몇 발의 저주가 필요한지. 하지만 나는 모릅니다. 기도를 사다리로 사용하면 신이 낮은 데로 임할 수 있는 줄은. 나는 알고 있습니다. 어떤 말을 비수로 꽂으면 라이벌이 폭삭 무너지는지. 하지만, 나는 모릅니다. 숲 속의 새들은 어디서 울음을 채워 오는지.”〈「신지식인」중에서〉 작가는 수사관과 법무사로서 만났던 여러 유형의 삶들을 시인의 눈으로 읽어준다. 때론 측은한 마음으로, 신의 자비를 의존한 너그러움으로, 그늘에 빛을 모아 보내기도 하고 약자의 약점을 보완하기도 한다. 날카롭고 낯설며 멀고 어려운 법의 세계를 예리하면서도 따스한 시인의 눈으로 재해석하면서 삶의 자세를 점검하게 한다. 약자들의 아픔과 설움을 애틋하게 바라보는 시인에게서 그 옛날 점방에서 피어나던 이야기들의 애환을 비추어 볼 수 있다. 수사관에서 법무사로, 다시 더 낮은 자세로 시인의 마음으로 약자들의 비극을 어루만지는 점방인 셈이다.이 수필을 읽는 독자는 어떤 말을 잃어야 하고 무슨 말을 얻어야 하는지 사유하며 ‘오늘을 사는 어제의 당신’이 될 것이다. 우리의 철학은 안녕한지 멈추어 살펴볼 수 있는 공간, 《말을 잃고 말을 얻다》로 초대한다. 이진숙 수필가는 전직 국어교사로 전북일보 신춘문예 수필 부문으로 등단했다. 최명희문학관에서 '혼불' 완독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3.11.15 18:03

신정일 시인, '아직도를 사랑하는 까닭은' 펴내

“내가 ‘아직도’라는 말을/ 사랑하는 까닭은/ 내 마음속에/ 이해할 수 없는, 설명할 수 없는/ 수많은 그리움이/ 파도처럼 넘실거리기 때문이다./ 내가 ‘아직도’라는 말을/ 사랑하는 까닭은/ 아직도 가야 할 미지의 곳이/ 섬처럼 남아 있다는 것이고,/ 걸어가야 할 길이/ 길길이 펼쳐져 있어서/ 잠시도 멈추지 않고,/ 아직도 가슴이 뛰기 때문이다./ 내가 ‘아직도’라는 말을 사랑하는 까닭은/ 아직도 그 섬이 어딘가에서 푸른빛 단장을 하고/ 내게 들려줄 절절한 이야기를 간직한 채/ 여전히 나를 기다릴 것만 같기 때문이다.” (시 ‘아직도를 사랑하는 까닭은’) 사단법인 ‘우리땅 걷기’ 이사장으로 우리나라에 걷기 열풍을 가져온 도보 답사의 선구자이자 시인인 신정일 씨가 <아직도를 사랑하는 까닭은>(작가)를 펴냈다. 60여 편의 작품이 담긴 이번 시집에는 시인이 걷는 이유에 대한 자기 물음의 답이 시편으로 오롯이 담겨 있다. 신 시인은“나의 생활을 자세히 살펴보면 단순하기 이를데 없다”며 “이번 시집에는 ‘길 위의 사람’의 입장에서 경험한 길에서 길로 이어진 생활, 그 길에서 만나고 헤어지는 몇 사람들과 단조롭기도 하고 경탄을 자아내게 하는 풍경 등을 담았다”고 했다. 박태건 문학박사는 시집의 해설을 통해“신 시인의 이번 시집을 읽으며 그가 ‘아직도’를 견지하는 사랑의 힘으로 역사의 강물이 유장히 바다로 흘러갈 것을 믿는다”고 전했다. 또 손민호 중앙일보 레저팀장은 “시인으로부터 ‘길’과 ‘글’은 모음 하나 차이라는 걸 배웠다”며 “그래도 스승이 있듯이 길에도 어른이 계시다. 내 책장에 또 한 권의 길을 모신다”고 시집을 평했다. 한편 진안 출생인 신 작가는 (사)우리 땅 걷기의 대표로 현재 우리나라에 불고 있는 걷기 열풍을 이끈 선구자다. 그는 40여 년간 우리의 역사와 문화 현장을 가장 많이 걸은 사람으로 알려진다. 또 작가는 문화재청 문화재위원과 산림청 국가 산림문화자산 심의위원을 지내며 지자체 등에서 강연하고 있다. 작가의 저서로는 <신정일의 신 택리지>(전 11권)와 <왕릉 가는 길>, <길을 걷다가 문득 떠오른 것들>, <나는 그곳에 집을 지어 살고 싶다> 1~2권, <지옥에서 보낸 7일>, 시집 <꽃의 자술서>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3.11.15 18:03

부안디카시 연구소, 창간 6호 '풍경이 시(詩)가 되는 부안' 펴내

“잔잔한 파도가 어루만진 갯벌은/ 아픈 자식의 배를 어루만지는 어머니 손길/ 어머니 손처럼 따뜻한 가지들을 만들어내는 물길을 따라/ 큰 바다 나무들을 키우는 곰소만” (제6회 부안디카시 대상 수상작 강수진 시인의 ‘바다 나무’) 부안디카시 연구소가 부안디카시 창간 6호 '풍경이 시(詩)가 되는 부안'을 출간했다. 이번 디카시집에는 초대작 5편과 제6회 부안디카시 수상작 9편, 역대 수상작 등이 실려있다. ‘바다 나무’라는 작품으로 제6회 부안디카시 대상의 영예를 안은 강수진 작가는 이번 부안디카시집을 통해 “이번 수상은 입문자에게 부지런히 쓰고 정진하라는 따뜻한 격려인 동시에 ‘디카시’라는 장르에 더욱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부족한 제게 대상의 영예를 안겨주신 주최자 및 심사위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 인사드립니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라환희 솔바람소리문학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부안디카시 공모전이 어느덧 6회를 맞았다”며 “이번 공모전에는 전국 각지에서 400여 편의 작품이 답지해 부안을 빛나게 했다. 앞으로도 부안디카시가 대한민국 문화 아이콘으로 비상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3.11.15 18:02

이명선 작가, 수필집 '하여튼 100명의 여자 이야기 입니다'

이명선 작가가 수필집 <하여튼 100명의 여자 이야기 입니다>(이지출판)을 발간했다. 작가는 100명의 여인이 아니면 만나볼 수 없었던 독특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그녀들의 이야기를 흥미로운 에세이로 풀어놓았다. 실제 책은 ‘움트다’에 25명, ‘번성하다’에 25명, ‘물들다’에 26명, ‘여물다’에 24명 등 100가지 이야기를 경쾌하게, 진지하게, 거침없이 토해내고 있다. 책에 실린 100명의 여인은 이 작가가 ‘어쩌다 만난 그대’도 ‘하릴없이 등장한 그대’도 아닌 ‘필연적으로 만나야 할 그대들’이었다. 이 작가는 “100명의 여인 중에는 여름날 소나기처럼 짧게, 더러는 팽나무처럼 오래도록 그늘을 만들어 주며 긴 이야기를 들려주는 분도 계셨다”며 “또 모진 겨울 한가운데 찾아든 햇빛 같았던 분도 있었고, 지루한 장마에 널어 논 빨래 같기도 했던, 어두컴컴한 방앗간에서 맡는 고추 냄새 같기도 한, 봄 바람에 날리는 버들잎 같던, 갓 핀 2월 매화 같았던 분 등 다양한 여인들이 독특한 이야기를 내게 들려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 분 한 분이 귀한 손님인 것을 빚쟁이 대하듯 응대한 적도 많았다”며 “도움을 받았으면서도 도움인 줄 몰랐고, 배움을 주었어도 건성 지나쳤다. 그럼에도 그녀들이 들려준 이야기를 책무까지는 아니라 해도 남겨 두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주 출생인 이 작가는 중고등학교 교사 생활 후 1990년 <월간 에세이>로 등단했다. 주로 도서관에 글을 쓰는 그의 저서로는 <북쪽이 아니라 위쪽으로>, <찌질이 아줌마가 보내는 편지>, <토닥토닥 토론해요>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3.11.15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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