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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생활에 스며드는 전통놀이...19일 전주역사박물관서 '놀이.집' 개최

전통놀이 문화 확산을 위해 전주시 산하기관인 한국전통문화전당과 전주역사박물관이 손을 맞잡았다. 한국전통문화전당(원장 김도영)과 전주역사박물관(관장 강숙희)은 오는 19일 전주역사박물관 야외 하늘마당에서 '똑똑! 전통놀이 배달 왔어요' 행사를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 전주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수집·보존하고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전주역사박물관과 전국 최초의 놀이 전용공간 '우리놀이터 마루달'을 운영하고 있는 한국전통문화전당 우리놀이진흥팀이 '전통놀이'를 소재로 기획 행사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날 두 기관은 초등학생 자녀를 둔 가족 단위 방문객을 대상으로 콩주머니 던지기, 고누놀이, 제기차기, 사방치기 등 총 4종 놀이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프로그램은 오는 19일 오후 1시와 3시 30분, 총 2회에 걸쳐 진행된다. 김은주 우리놀이진흥팀장은 "손쉽게 접할 수 있는 놀이체험을 통해 놀이 문화와 전통이 실생활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하는 것이 놀이문화 확산의 핵심"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놀이문화의 진흥과 확산을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프로그램 참여 접수는 전주역사박물관 누리집에서 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전주역사박물관 누리집 또는 학예연구실 전화(063-228-6485)로 문의하면 된다. 한편 두 기관은 이번 행사를 계기로 앞으로도 협력 사업에 대한 논의를 확대하는 등 전통놀이 문화 확산에 상호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 문화일반
  • 박현우
  • 2022.11.16 17:35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헌수 작가 - 앤 카슨 '녹스'

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떠나보낸 모든 사람에게 바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태원참사로 가족과 친지를 먼저 떠나보낸 이들, 11월에 갑자기 떠난 하나 밖에 없는 제부, 황망한 죽음 앞에 사무침과 애절함, 그리움이 가득하다. 아침에 눈을 뜨면 생각나는 얼굴, 자려고 눈감으면 떠오르는 얼굴, 나타났다 사라지고 다시 시작도 끝도 알 수 없는 조각들의 집합체, 통합할 수 없는 삶의 형체를 본뜨면서 말이다. 물성의 아름다운 비가(悲歌)에 새겨진 전율에 한없이 스며들었다. <녹스>는 시인이자 번역가, 고전학자인 앤 카슨이 22년간 헤어져 있던 오빠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만든 책이다. 형제의 죽음을 애도하는 고대 로마 시인의 비가를 하나씩 해체하여 오빠의 기억들과 나란히 두었다. 이 책은 처음엔 수첩이었다. 앤 카슨은 오빠와 자신의 유년시절 사진, 먼 곳에서 오빠가 어머니에게 보낸 편지, 우표, 앤 카슨의 온갖 제스처와 흔적으로 이루어져 있다. 카툴루스라는 고대 로마시인의 시를 번역하면서 죽음의 상념을 쓰고, 그리고, 인쇄하고, 찢거나 날카롭게 오려내어 풀로 붙이면서 하나의 수첩으로 완성했다. 최초의 수첩이 만들어지는 방식을 재현하며 기계의 영역을 벗어나 사람의 손으로 수작업을 거쳐 만들었다. 눌러 쓴 것이나 붙인 흔적들이 너무 생생했다. 만질 수 없는 감정이 만져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여섯 페이지씩 인쇄된 더미들이 접히고 서른 번 이상의 풀칠을 통해 완성되었다. 192쪽의 종이가 아코디언처럼 하나로 쭉 이어진 책이다. “녹스를 처음 읽을 때 대부분은 오른쪽 페이지만 읽는다. 그러나 왼쪽 페이지를 읽어야 왜 녹스 인지 알 수 있다. 라틴어 사전을 옮긴 것처럼 보이는 왼쪽 페이지에는 앤 카슨이 지은 예문마다 녹스(nox)라는 단어가 들어있다. 이것은 비밀을 적는 방식과 닮았다. 뻔히 드러나 있지만 잘 보이지 않는다.” 라고 녹스를 번역한 윤경희 작가는 말한다. 펼치면 왼쪽 면에는 고대 로마 시인 카툴루스의 시를 번역하는 과정이 들어있다. 오른쪽 면에는 오빠를 먼저 떠나보낸 동생 앤 카슨의 이야기가 있다. 밤의 단어, 밤의 문장, 밤의 구절로 이루어진 카툴루스의 시와 산문은 흩어졌다 모이기를 반복하며 비가로 완성이 된다.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글쓰기를 통해 펼치고 접으며 노래를 지었다. 단조의 옥타브를 드나들며 슬픔을 연주한다. 어두운 것 같으나 결코 어둡지 않은 비가는, 상실의 아픔을 기워내고 존재에 대한 기억을 포기하지 않았다. 오빠를 위한 기억들은 밤의 언어가 되었다. 오빠를 해체하고 재조립하고 기억하고 추측해보고 문학적으로 풀어내었다. “녹스에서 가장 밤 같은 낱말은 어쩌면 “saekken” 일 테다. 덴마크어로 가방, 봉지, 주머니를 뜻하는 이 조그만 어둠 안에 죽은 자에게 주고 싶었으나 미처 주지 못했던 것, 뒤늦게야 준 것, 아직 주지 못한 것을 다 담을 것, 꽃, 책, 술, 손, 현존, 사진, 눈물, 질문들의 소낙비, 구름이야기, 목숨, 웃음, 밤의 상자 속에 이것들이 뒤섞여서 사그라들만 하면 다시 들리는 소리를 낸다고 상상하자. 온몸을 고막으로 하여 밤의 기척에 닿자“라는 문장에 밑줄을 그었다. 읽는 내내 시간을 되돌려주며 가족을 돌아보게 하는 힘이 있었다. 정형화 되어 있지 않은 애도의 문장을 보면서, 이렇게 추모하는 일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헌수 시인은 2018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로 등단했다. 시집 <다른 빛깔로 말하지 않을게> <조금씩 당신을 생각하는 시간> 시화집 <오래 만난 사람처럼> <마음의 서랍>이 있다.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기획하며 즐겁게 작업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2.11.16 17:34

폐골판지로 만든 종이 자판기...폐지 활용 아이디어 '무궁무진'

'금판지'라고 불리던 폐골판지가 경기 침체, 택배수요 감소 등에 따라 골칫덩어리로 전락했다. 폐골판지는 재활용률이 평균 80%에 달하지만 재고량이 2배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넘치는 재고량에 소각을 고민하고 있을 상황에서 폐골판지를 예술로 승화시킨 이들이 있어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 문화통신사협동조합은 제2회 전라북도사회적경제박람회에서 종이 박스로 제작한 기부 자판기 '신묘한 자판기'를 선보여 화제다. 볼품없이 버려진 종이 박스는 지역 시각예술가들의 손길로 새롭게 태어났다. 엉성한 듯하지만 자판기는 '현금 투입구'와 '상품 나오는 곳'을 갖추고 있는 온전한 형태다. 현금 투입구에 현금을 넣으면 상품 나오는 곳으로 자판기 내부에 있는 사람이 직접 과자를 내어 주는 방식이다. 모인 현금은 연말 취약계층 연탄 기부에 활용하고, 참여자에게는 작은 지역 문화예술 상품을 선물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사람들의 반응은 상상 이상으로 뜨거웠다. 김지훈 대표는 "단순히 '놀이', '호기심'으로 참여했던 관람객들이 기부 소식을 듣고 더 많은 돈을 넣기도 하고, 따로 보태고 싶다고 돈을 건네기도 했다. 놀이로 시작한 일이 한 지역사회에 좋은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말했다. 종이 자판기를 통해 기후위기를 극복하고,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하나의 매개체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자판기 내부에서 사람이 직접 커피를 건네며 따듯한 말 한마디를 전하거나 감정 코인을 도입해 자판기에 넣으면 사람이 위로의 말 한마디를 건네는 등 따뜻함을 전하고 싶다"며 폐골판지 활용 아이디어를 나열하기도 했다. 무궁무진한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문화통신사협동조합은 시각예술가 모집, 기후위기 극복이나 지역사회 발전에 조언을 줄 수 있는 ESG 전문가를 초정해 다음 주부터 폐골판지 활용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이들과 만든 종이 자판기는 12월 남노송동 마을 축제, 연말 시내 거리 등에서 선보인다. 김 대표는 "전주에 전주 페이퍼가 있고, 폐골판지 재고량이 많다고 하니 폐골판지 활용도를 높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전주에서 종이 자판기 문화가 형성되고, 지역사회에 좋은 역할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좋은 반응을 보여 주시는 참여자들과 종이 자판기에 뜻을 더해 주시는 예술인 등이 있어 저희도 더 신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 문화일반
  • 박현우
  • 2022.11.15 18:00

"꿈의 조각배, 한글에 띄우다" 세종한글서예연구회 회원전·우수작품전 개최

세종한글서예연구회(회장 정명화)가 오는 25일까지 전북도청 기획전시실에서 2022 정기회원전 '꿈의 조각배, 한글에 띄우다'와 '한글날 기념 제43회 학생붓글씨 대회 우수 작품전'을 연다. 전시에는 전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 35명이 참여했다. 전시는 코로나19 속 하루하루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에게 꿈과 희망적인 따뜻한 글로 위로를 건네고 싶어 마련했다. 전시를 통해 코로나19로 인해 흘린 땀과 눈물을 거두고 일상 회복의 기쁨을 함께 누릴 수 있는 시간을 만들고자 했다. 정명화 회장은 "긴 코로나19 시대를 겪으면서도 한글 사랑의 마음을 듬뿍 담아 소중한 작품을 출품해 주신 회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며 "모두가 한 해 동안 노력하신 모든 일에 하나도 빠짐없이 멋진 마무리와 큰 결실을 거두어 든든하고 여유 있는 미소로 한 해를 마무리할 수 있는 멋진 수확과 결실이 있는 날이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세종한글서예연구회는 한글날을 맞아 한글 서예를 통해 정서를 함양하고 대중화에 기여하기 위해 창립했다. 도내에서 가장 오래된 학생붓글씨쓰기대회를 개최하고 정기회원전 등을 여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펼치고 있다.

  • 전시·공연
  • 박현우
  • 2022.11.15 17:58

연극 통해 보는 부자의 정...연극 '고물은 없다' 2주간 공연

예술집단 얼간이 작년 12월 뜨거운 환호와 함께 막을 내리고 1년 내내 재공연 문의가 빗발친 연극 <고물은 없다>로 다시 한번 소극장을 뜨겁게 만든다. 예술집단 얼간의 연극 <고물은 없다>가 16일부터 2주간 김제 예술공간 짚(16∼25일)과 전주 오거리 소극장(27일)에서 펼쳐진다. 월·화요일, 26일 토요일에는 개최되지 않는다. 연극은 모두가 흔히 말하는 낡고 쓸모없는 물건인 '고물'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관람객들이 기능이 고장 나고 유행 지나면 버리는 고물에서 인간관계를 발견하고,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연극이다. 연극은 경찰 단속에 붙잡힌 약장수를 위해 탄원서를 쓰는 노인들의 이야기에서 출발했다. 고물을 주워다 고치는 오 씨, 어르신을 상대로 고가의 물건을 팔아 돈 버는 약장수, 오 씨의 아들 오 경사의 이야기다. 오 씨는 약장수를 만나 모종의 부탁을 받게 되고, 오 경사는 파출소에 접수된 김 씨 할머니 사건을 맡게 되면서 생기는 일을 그렸다. 김수진 연출가는 "추억과 세월이 녹아 있는 것은 쓸모없는 고물이라 천대할 수 없다"며 "각자에게 주어진 삶을 부단히도 애쓰며 살아낸 흔적의 보물을 볼 수 있는 값진 연극"이라고 말했다. 관람료는 무료다. 예약 문의는 예술집단 얼간 전화(010-8319-3633)로 하면 된다.

  • 영화·연극
  • 박현우
  • 2022.11.15 17:58

전주문화재단 'Fantasie' 시리즈 마지막 공연 개최...19일 한벽문화관

전주문화재단 전주한벽문화관(관장 김철민)이 오는 19일 2022 우수작품 시리즈 'Fantasie'(이하 시리즈)의 마지막 무대를 선보인다. 마지막 무대의 주인공은 세계 무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클래식 색소포니스트 브랜든 최와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 브랜든 최와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는 최근 함께 앨범 작업을 통해 완벽한 호흡을 자랑했다. 환상적인 하모니를 자랑하는 두 연주자가 풍부한 음역이 돋보이는 색소폰, 피아노의 깊은 매력을 발휘할 예정이다. 이들은 구슬픈 색소폰의 선율과 질감이 세세하게 표현되는 글라주노프의 음유시인 노래를 시작으로 글린카의 비올라 소나타, 데메르스망의 환상곡, 라흐마니노프의 첼로 소나타 G단조를 연달아 선보인다. 비올라, 첼로 등을 위한 곡을 색소폰으로 연주한다고 밝혀 브랜든 최가 어떻게 곡을 해석할지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전주문화재단 관계자는 "올 한 해 관객들의 큰 사랑을 받아온 2022 우수작품 시리즈 'Fantasie'가 마지막 무대를 앞두고 있다. 이번 공연 역시 많은 관객들이 즐겁게 관람할 수 있도록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관람료는 전석 2만 원이며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예매가 가능하다. 자세한 공연 정보와 문의는 전주문화재단, 전주한벽문화관 누리집 또는 전화(063-280-7040)로 하면 된다.

  • 전시·공연
  • 박현우
  • 2022.11.15 17:58

영화계에 새로운 물보라를 일으킨 뉴웨이브영화제 19일 개막

두 번째 발걸음을 내디딘 뉴웨이브영화제의 기운이 심상치 않다. 작년의 3배가 넘는 작품이 출품되는 등 도내 청년·신진 영화감독들의 관심이 뜨겁기 때문이다. 많은 관심과 참여 속에서 뉴웨이브영화제가 오는 19일 개막을 알렸다. 뉴웨이브영화제는 오는 19, 20일 양일간 씨네Q 전주영화의거리점에서 열린다. 영화제는 도내 청년·신진 영화감독들의 작품을 소개하고 응원하기 위한 자리다. 이들이 계속해 영화를 사랑하고 제작에 참여하며 지역의 영화 생태계를 다양하고 활기를 불어넣도록 영화제를 이어가고 있다. 좋은 취지를 가진 올해 영화제의 정체성으로는 수많은 종이 존재하지만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종이 수천 가지인 '해파리'로 설정했다. 수많은 영화가 존재하지만 아직도 상영되지 못한 영화가 수천 가지여서다. 이에 맞춰 영화제 포스터도 바닷속을 유영하는 해파리의 이미지를 빌려 곳곳에 흩어져 있는 작품을 묘사하고, 작품을 반짝이는 주체로 표현했다. 영화제 측은 더 다양하고 많은 작품을 상영하기 위해 올해 출품된 350편의 작품 중 전북 섹션 8편, 일반 섹션 8편, 총 16편의 영화를 선정했다. 19일에는 전북 1 섹션에 해당하는 김서윤 감독의 <사랑합니다 고객님>, 김해리 감독의 <벌레>, 오재욱 감독의 <동심다방>, 이관희 감독의 <찬 바람 겨울 아침>을 상영한다. 20일에는 일반 섹션인 이단 감독의 <흙빛>, 박강 감독의 <매몽>, 김민규 감독의 <프랑켄슈타인>, 이윤석 감독의 <우린 동산에서 왔어>와 이도휘 감독의 <혼자서도 잘해요>, 진현태 감독의 <동전 세탁소>, 이형주 감독의 <레디, 액션!>, 선고은 감독의 <크림빵과 사이다>을 상영할 예정이다. 이어 전북 2 섹션에 해당하는 장대호 감독의 <처음>, 서가연 감독의 <SUFFER>, 고은비 감독의 <습지>, 채은유 감독의 <덫>이 영화제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영화제 관계자는 "출품작 리스트를 보며 도내 청년·신진 영화감독들의 지속적인 활동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기획됐던 작년 뉴웨이브영화제에 대한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며 "작품 한 편 한 편에서 영화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느낄 수 있었기에 선정된 작품을 상영한다는 기쁨과 동시에 더 많은 작품을 상영하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고 전했다. 예매는 제2회 뉴웨이브영화제 예매 페이지 또는 현장에서 가능하다.

  • 영화·연극
  • 박현우
  • 2022.11.14 17:28

[이승우 화백의 미술 이야기] 미술과 사회 4

그러니 정치 부재, 혹은 없어서 더욱 좋을지도 모르는 정치적 상황 아래서 자연발생적으로 민중, 민족미술이 출현하여 다급하고도 결연한 목소리로 소위 제도권 미술의 문을 두드리고 윽박질러도 속이 좁은 사람인양 반응을 하지 못했다. 물론 그들의 이론을 전부 수용한다거나 같은 행동을 하자는 것은 분명 아니다. 그러나 그들의 목소리에도 어느 정도는 반응을 했어야 했다. 그들의 출현은 분명 시대의 아픈 상황이었고 그들이 질타할만한 요소들이 제도권 미술에는 너무나 만연했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창조적 상상력을 거세하려는 대학의 미술교육 현장을 질타에도 한 번쯤은 귀를 기울이고 반성을 하는 가운데 모색점을 찾는다거나 공감을 했어야 했고 한국미협의 부조리한 운영에 대한 것들에도 공감을 했어야 했다. 다시 말하자면 민중미술 역시 이 시대가 절실하게 요구한 시대적 상황이다. 그들의 이론에 부분적으로는 절대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고 너무나 비약된 논리나 극단적인 표현으로 갈 때만은 부정을 했어야 했다. 요약하면 긍정할 부분은 긍정하고 부정할 부분은 부정하여 모색할 점이 있으면 같이 모색을 하는 태도를 보였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본인에 대한 반성이다. 과거 민중미술 작가와 필전이 있었을 때의 반성이다. 현대미술을 감상할 때 특히 어려운 부분이 비구상성이나 작가의 논리성이 강할 때이다. 외부 대상이 있어서 비교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막연한 이해의 대상이어서 극히 주관적이기 때문에 우리의 실존 세계와는 거리감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이렇게 생각해 보자. 우리가 손 훈련이 서툴러 손으로 그리지는 못하지만 머릿속으로는 척척 그려지는 대상이 있다. 벌거벗은 여인이라거나 빨간 사과, 초가지붕 위의 박 넝쿨 등은 구체적인 대상을 봤던 기억으로 하여 떠오르는 형체가 있지만 머릿속에서도 떠오르지 않는 꿈, 슬픔, 권태 좌절 등의 내 마음속에서만 가능한 추상명사는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또는 이야기의 전개가 전혀 없는 조형의 기본인 조화, 강조, 율동, 통일, 리듬 만으로만 전개되거나 이도 저도 뭉개버리고 철학적인 사고에 근거한 무조형성의 그림은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

  • 문화일반
  • 기고
  • 2022.11.14 17:26

마음에 깊은 울림 선물하는 예술작품 '가득'

전북예술회관에 깊은 울림을 주는 예술작품이 대거 전시되고 있다. 기스락 1실에서는 이종환·김영숙 작가의 부부전이 열린다. 이종환 사진가의 다큐 사진과 김영숙 작가의 서양화가 전시된다. 이 사진가는 36년간 전주, 서울, 진도, 성주 등 각종 시위와 집회 현장을 다큐 사진으로 담았다. 김 작가는 '빛(색)을 탐하다'를 주제로 서양화를 작업했다. 주제에 맞게 캔버스 위에 얹은 알록달록한 물감이 특징이다. 기스락 2실에서는 김연 화백의 수묵화가 전시되고 있다. 화려한 색채보다는 순박한 붓질로 표현한 작품을 통해 관람객들의 마음에 안정을 선물한다. 그는 캔버스 위를 가득 채워 빈틈없이 그리기보다는 여백의 미를 활용했다. 화려한 색채보다는 순박한 붓질로 작업했다는 의미다. 한 캔버스 위에 고요함과 동적인 느낌을 동시에 담는 등 김 화백만의 예술세계를 펼쳤다. 차오름 2실에서는 이두근 사진가의 사진전 '혼돈 그리고 소망과 안식'이 한창이다. 사람들의 내면 정서를 다룬 감성적 사진 총 20여 점을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전개해 인기다. 총 11개의 내용을 전개해 코로나19와 전쟁, 이태원 핼러윈 참사 등으로 인한 관람객들의 답답하고 우울한 내면을 달래고자 했다. 전시는 오는 17일까지 이어진다.

  • 전시·공연
  • 박현우
  • 2022.11.14 17:25

지워진 이름 정여립...오는 26, 27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서 공연

"지워진 이름 정여립, 역사에 다시 써야 할 그 이름 정여립." 파사무용단(예술감독 황미숙)이 창단 20주년 기념 공연,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기획 공연으로 오는 26, 27일 양일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여립-지워진 이름 정여립' 공연을 선보인다. 동학사상의 근간이 된 대동사상을 통해 한국 민주주의를 정립하려 한 역사적 인물인 정여립의 이야기를 현대무용으로 풀어낸다. 전북을 대표하는 주요 역사 인물로 재평가하고 전북의 역사를 도민들에게 다시금 일깨워 주고자 기획했다. 이에 파사무용단은 정여립이라는 인물이 우리 역사상 가장 위대한 혁명가이자 조선의 진보적인 사상가, 실패한 반란이 아닌 민본주의 개혁의 지식인으로 기억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공연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공연에는 무용수뿐만 아니라 왕기석 명창과 전주대학교 태권도학과 태권도 시범단도 참여한다. 전북의 인물을 도내에서 공연하는 만큼 도내에서 활동하고 있고, 도내 출신인 사람을 무대에 올리고 싶었던 황미숙 예술감독의 결정이다. 공연을 이끌어가는 무용수도 도내 출신이 맡게 됐다. 그는 "전북 출신의 무용수를 원했으나 모집이 쉽지 않아 서울에서 모집하게 됐다. 어떻게 알고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전주 출신 무용수인 최정홍 무용수가 도전장을 내밀어 놀랐다"고 전했다. 파사무용단은 정여립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웅장한 규모의 무대, 화려한 무대의상, 서양 악기와 동양적 선율의 조화, 작화(원화와 동화)로 표현된 영상과 조명 등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볼거리, 들을 거리를 모두 잡겠다는 강한 포부를 밝혔다. 황 예술감독은 "공연은 전북의 인물 발굴과 재조명이라는 문화사업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불평등과 차별의 세상을 바꿔보고자 온몸으로 현실에 부딪혔던 정여립. 자신의 영달을 쫓지 않고 사회의 모순을 고민했던 정여립. 그의 정신이 이 시대에 온전히 복원되길 바라며 이 작품을 무대에 올린다"며 "특정 메시지를 담았다기보다는 정여립이라는 인물을 보여 주고 싶어서 기획했다"고 말했다. 예매는 인터파크 티켓에서 할 수 있다.

  • 전시·공연
  • 박현우
  • 2022.11.13 17:10

2022 목요국악 예술무대 일정 마무리...무용단의 '전라도 춤의 향연'

전라북도립국악원의 대표 상설공연인 목요국악 예술무대 '토닥 토닥' 2022년 일정을 마무리한다. 1년 동안 다양한 작품을 통해 전통과 보존, 실험과 대안이 조화를 이루며 국악의 본향인 전북의 저력을 보여 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마지막을 장식하는 공연은 무용단이 준비했다. 전라북도립국악원(원장 이희성)이 오는 17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전라도 춤, 길을 묻다!-전라도 춤의 향연' 공연을 개최한다. 이날 공연은 한국무용의 다양한 흐름과 깊이를 일반 관객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설이 있는 무대로 기획했다. 해설은 박지승 무용단원이 맡았다. 무대에서는 일곱 빛 춤사위가 펼쳐진다. 한국무용의 품격과 전라도 춤의 정수를 보여 주는 '쌍살풀이춤'(이매방류), '흥푸리'(배정혜류), '진도북춤'(박병천류), '수건춤'(신관철류), '전라삼현승무'(문정근류), '전주 부채춤'(장인숙류), '부포와 소고놀이'가 차례로 무대에 오른다. 섬세한 몸짓과 발디딤, 곡선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전통춤의 멋과 역동적인 가락의 춤사위가 한바탕 펼쳐질 예정이다. 관람료는 무료다. 공연 당일 1시간 전부터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배포되며, 국악원 누리집을 통해서도 사전 예약이 가능하다.

  • 전시·공연
  • 박현우
  • 2022.11.13 17:10

[서유진 기자의 예술 관람기] 프랑코 폰타나: 컬러 인 라이프

“인생도 꿈이기에, 사진을 찍는 것이 이 꿈을 소유하는 방식이다.” 서울시 강남구 마이아트뮤지엄은 컬러 사진의 선구자인 이탈리아 사진작가 프랑코 폰타나의 한국 최초 회고전 <프랑코 폰타나: 컬러 인 라이프>를 지난 9월 30일부터 내년 3월 1일까지 개최한다. 프랑코 폰타나는 사진인지 회화인지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경이로운 추상적 색채풍경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작가다. 1933년 이탈리아 모데나에서 태어난 프랑코 폰타나는 1960년대 초반 흑백 사진에서 벗어난 순수 예술 사진작가가 거의 없었을 때부터 컬러 필름을 수용했고, 사진의 투명도를 과소 노출하여 한 폭의 회화를 연상시키는 작품을 창조했다. 폰타나는 기존 스타일에서 벗어나 전후 이탈리아 사진 역사에 큰 변혁을 일으키게 된다. 이번 전시는 폰타나가 60년대부터 지금까지 고찰하는 예술적 주제이자 그의 인생철학이 담겨 있는 삶의 풍경 122점을 선보인다. 자연, 도심, 인물, 도로를 피사체로 삼아 ‘랜드스케이프,’ ‘어반스케이프’, ‘휴먼스케이프’, ‘아스팔토’로 나뉘어 펼쳐진다. ‘랜드스케이프’는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담은 경이롭고 아름다운 풍경을, 매혹적이며 강렬한 보색 대비와 간결한 구도로 신비로운 작품을 창조한다. ‘어반스케이프’는 도심과 물체를 특별한 시점으로, 평범한 현실의 순간을 황금 비율의 연금술사처럼 공간의 기하학적 구성으로 매혹적인 평면적 세계를 보여준다. ‘휴먼스케이프’는 빛과 그림자, 실루엣을 통해 존재하지 않는 것을 간접적으로 드러나게 하는 표현법을 썼다. ‘아스팔토’는 엄청난 속도로 움직이는 피사체와 아스팔트의 도로기호, 페인트 선과 깨진 틈 등을 찍는 각도와 관점에 따라 절묘한 추상회화로 탄생시킨다. 폰타나에게 풍경은 단순한 자연이 아니라, 우리 삶의 모든 모습이다. 우리가 미처 보지 못했던 것을 포착하고 드러내는 것이 그의 예술이다. 그는 우리의 현실은 색으로 가득하며, 매혹적인 부분과 대비를 발견할 줄 알고, 그것을 색과 구도의 관계로 만든다. 그는 우리가 사는 세상은 미묘하고 흥미로우며,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운 순간에 살고 있음을 새삼 깨닫게 해준다. 그에게 컬러와 사진은 삶을 바라보는 눈이며 표현이자 소유방식이다. 그는 50년 넘게 렌즈라는 매체로 형태와 색채를, 또한 그가 어떻게 인생이라는 풍경을 소유하였는지 알 수 있는 놀라운 전시다. 삶은 얼마나 경이롭고 아름다운가.

  • 전시·공연
  • 서유진
  • 2022.11.13 17:08

[공예품·책 있는 복합문화공간 된 전라감영 가보니] 전라감영에 내려앉은 사계절

'손때'라고 하면 자연스럽게 '더럽다'가 따라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손때'를 타야만 더 아름다워지고 깊어지는 것이 있다. 바로 공예품과 책. 한 땀 한 땀, 한 자 한 자, 손으로 만져 탄생한 공예품과 책은 또 다른 사람의 손을 통해 쓰이고 읽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손때 탄 공예품과 책이 전라감영을 찾았다. 오는 12월 10일까지 전라감영의 내아 공간에서 전라도-제주도 공예 특별기획전 '전라감영, 일 년 읽다'가 열린다. 전시는 공모를 통해 선정된 문화유산 큐레이터 그룹 프롬히어(대표 설지희)가 맡았다. 옛 전라감영의 관할지역이었던 전라도와 제주도의 공예가 9명과 책방 3곳이 전시에 참여해 특별함을 더했다. 전시는 크게 봄·여름·가을·겨울의 '사계절'로 구성돼 있다. 프롬히어는 사계절 중에서도 겨울에 집중했다. 겨울은 한 해의 마지막이자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돌아보게 하는 계절이다. 전시 총괄을 맡은 김지현 큐레이터는 "우리는 지금 '겨울'을 기다리고 있지 않나. 보통 '겨울'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한정적이지만, 겨울을 세분화해 다양한 모습을 보여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겨울을 지나 '온전한, 필사'에서 책방의 컬렉션을 보며 한 해를 정리하고 '눈이 녹아, 봄'을 통해 봄을, '다시 여름, 풍덩'을 통해 여름을, '그때, 그 갈빛'을 통해 가을을 느낄 수 있도록 전시 동선을 짰다. 김 큐레이터는 전라도와 제주도의 공예품과 책방을 큐레이션해 전라감영의 의미와 우리 일상을 돌아볼 수 있도록 기획했다. 단순히 보기만 하는 전시가 아닌 마음을 채우는 전시를 만들고 싶었다는 의미다. 이에 지난 7월부터 10월까지 4개월 동안 전북도, 전남도, 제주도의 공예가를 만나고 책방을 찾았다. 전시에 작품뿐만 아니라 공예가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던 프롬히어와 김 큐레이터의 깊은 마음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김 큐레이터는 "사람들이 이 공간이 안락하다, 편안하다고 느끼길 바랐다. 보다 차분하고 여유를 느끼면서 전시를 즐기기 바라는 마음"이었다며 "계절의 전개에 맞춰 우리의 한 해를 돌이켜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박현우
  • 2022.11.10 17:35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