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11-11 03:00 (Tue)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장석원의 '미술 인문학'] 효봉 여태명의 정년 기념전

2020년 6월 효봉 여태명 교수의 정년 기념전이 전주에서 열렸다. 효봉은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서예가이고, 정치적 사안에 자신의 색깔을 나타내고, 하루에 소주 5병 정도를 매일 마시는 것으로 알려진 애주가이다. 그 전시를 보고 나는 효봉이 술만 먹지 않고 1년여 치열하게 준비해 왔음을 느꼈다. 좌충우돌, 자신이 원하는 시도를 가리지 않고 펼쳐 보이는 작가 정신이 살아있다. 그러나 그는 술을 너무 많이 마신다. 술기가 없는 얼굴을 거의 본 일이 없을 정도이다. 2019년 6월, 전주고 개교 100주년 기념전이 열리고 종로회관에서 뒷 풀이가 있을 때에, 흥이 난 효봉은 허리띠를 풀어 마이크처럼 거머쥐고 뱀 장사 흉내를 내 좌중을 웃겼다. 그는 늘 대중적 소통을 좋아하면서 동시에 실험성을 추구해왔다. 그 실험성 때문에 그의 작품은 2020년 국립현대미술관 최초의 서예 기획전 미술관에 書 : 한국 근현대 서예전에 출품되기도 했으며, 조선시대 민체에 바탕을 둔 그의 한글 서체는 전주 톨게이트 간판에서부터 시내 각종의 간판에 빈번히 사용되고 있다. 그러므로 전통 서단에서 봤을 때에 그의 작품은 천박하고, 비(非)서예적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원하는 것을 천방지축해대기 때문에 마침내 효봉다운 영역을 만들어 내었다. 이번 전시에서도 그는 하드보드지에 칼질을 해서 만든 작품부터 흙을 빚어 상형을 하거나 각자를 해서 구운 작품, 길이 10m 크기에 캔버스에 마음대로 휘젓듯 쓰고 그린 천지인, 누군가의 요청으로 그린 효봉 풍의 사군자까지 다양하다. 술만 마시고 놀기만 하는 줄 알고 만날 때마다 술 좀 끊어라 하고 말해왔다. 술만 마시니 작품다운 것이 안 나온다고 잔소리도 해왔다. 실제 그는 백두산 정상에서 소주병 채 들고 마시는 장면을 페이스 북에 올린 탓에 매년 소주 회사로부터 한 트럭분의 소주를 제공받고 있다. 그러나 그는 정년 기념전에서 자신이 서예가로서 녹록치 않은 존재임을 입증해 보여 주었다. 그가 현대 예술의 흐름을 더 정교하게 이해하고, 전통과 더 긴요하게 결부 지었더라면 그는 지금보다 훨씬 더 큰 존재로 부각되어 존중을 받았을 것이다. 대중적인 것도 좋고, 정치적 식견도 좋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작품으로 무엇을 말하고 가치를 발하느냐 하는 것이다. 효봉 만큼 눈에 띄는 작가도 드물지만, 진정한 예술성은 돌이나 나무에 견고하게 새긴 것에 남기보다는 마음속에 새겨 감동을 주는 것이라는 점을 상기하고 싶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0.07.20 17:10

올해 10회 맞은 혼불문학상, 사상 첫 ‘당선자 없음’ 결론

전주mbc와 ㈔혼불문학이 주최하는 제10회 혼불문학상이 올해 처음으로 수상자를 내지 않기로 결정했다. 올해 혼불문학상에는 251편이 응모했으며 한 달간 두 차례 예심을 통해 5편의 작품이 최종심에 올랐다. 이에 지난 16일 전주문화방송에서 이경자 소설가, 김양호 숭의여대 교수, 장성수 전북대 명예교수, 이병천 소설가, 김선식 다산북스 출판사 대표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가운데 최종심을 진행했다. 심사위원들은 이 자리에서 열띤 토론을 거쳤지만 기존의 작품을 넘어서거나 문단의 새바람을 일으킬만한 작품이 없어 끝내 당선작을 선정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이경자 심사위원장을 비롯한 심사위원들은 이번 혼불문학상에 응모한 수많은 작품에 애정을 가지고 심사에 나섰지만 심사 과정에 희열을 주거나 문단에 반향을 주는 작품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아쉽지만 내년에 더 좋은 작품이 발굴되기를 기대하며 올해는 최종 당선작을 내지 않기로 결정했다. 혼불문학상이 탄생 10주년을 맞아 독자들이 원하는 문학상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주최측인 전주mbc와 전담출판사인 다산북스도 향후 시대변천에 따른 한국 문학의 변화를 되짚어보고 혼불문학상의 위상을 재정립하는 대토론회를 차분히 준비해 혼불문학상의 새로운 10년을 준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혼불문학상은 지난 2011년 소설 혼불의 작가 故 최명희의 문학정신과 시대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제정한 문학상이다. 제1회 수상작 <난설헌>을 시작으로 <프린세스 바리>, <홍도>, <비밀 정원>, <나라 없는 나라>, <고요한 밤의 눈>, <칼과 혀>, <독재자 리아민의 삶>, <최후의 만찬> 등의 문학작품을 발굴해왔다. 하지만 문학상이 10주년을 맞는 의미깊은 해인데, 상 제정 이후 처음으로 당선자를 내지 못함에 따라 수상작을 모아 출간했던 단행본도 올해는 진행할 수 없게 됐다. 지역 문학계 일각에서는 10년의 역사를 쌓아올린 혼불문학상이 10주년이라는 의미에 무게를 두면서 예년보다 심사기준을 다소 엄격하게 정한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때문에 한국문단에 기여하는 문학인을 발굴한다는 상의 취지가 흐려졌다는 지적이다. 도내 문학계 한 인사는 혼불문학상도 그렇지만 주요 문학상들이 당선자를 못내고 있는 것이사실이라면서도 심사를 할때 갈리는 부분이 바로 작가의 문학적 고찰과 문학적으로 완성된 작품인지를 판단하는 것과 주최측의 의도를 따르는 것 두 가지로 나뉘는데, 소설이자 상 제정 취지를 살려 무조건 최명희 작가와 관련된 것보다는 하나의 완성된 문학작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인사는 또한 최근 소설 트렌드는 젊은 작가들의 가벼운 문체, 과거와는 다소 다른 결말 등 예측하기 힘든 부분이 있는데, 그런 젊은 작가들의 트렌드를 읽지 못하고 당선자가 없다고 성급히 판단한 것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20.07.19 16:47

보여주는 전시에서 ‘보고 참여하는’ 전시로

전시장에 설치된 작품을 감상하는 한편, 관객 나름대로 전시된 작품 해석하는 과정에서 비워둔 전시 공간을 채워나간다. 작품전시 기획자관객 모두가 전시의 주체가 된다는 갤러리 0+ 제로 플러스의 메시지다. 전북도립미술관(관장 김은영) 2층 로비 및 1~4전시실에서는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전 갤러리 0 제로가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를 공동 주최한 국립현대미술관은 2020년 지역미술관협력망 사업의 일환으로,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국내외 현대미술 작가 28명의 작품 33점을 전북에 소개했다. 갤러리 0 제로의 영문 제목인 Museum ON Gallery ZERO는 제로 베이스 상태의 전시 공간에서 새로운 미술관을 지향한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미술관의 역할을 점검하는 동시에 향후 펼쳐질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 미래지향적 의도를 담았다. 전시 개막 한 달을 맞은 지난 15일에는 주제와 연계한 아트콘서트를 열고 미술과 음악의 만남을 그렸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지친 심신을 위로하기 위해 마련한 이 자리에는 거리 두기 방침을 준수하기 위해 미술관 측에서 사전에 초청한 전시 관계자 등 소수 정원이 참석했다. 이날 아트콘서트의 진행자로는 갤러리 0 제로전의 외부기획자인 장원 미술비평가가 나서서 전시의 내용을 소개했다. 전시공간은 △조형-공간 △공감각-통섭 △가족-관계 등 크게 세 가지 주제로 나눴다. 미술관의 지난 역사를 돌이켜보며 향후의 역할에 대한 고민과 그 대안의 제시를 모색하기 위한 자리로서 관객의 역할에 힘을 실었다. 이 공간에서 관객은 무엇이든지 촉발할 수 있는 에너지 제로 상태가 된다. 보여주는 전시에서 보고 참여하는 전시로의 전환하면서 미술관의 공익성과 교육성을 확대했다는 설명이다. 1~2전시실은 미술 작품을 이루는 본질적인 구성 요소라고 할 수 있는 조형과 공간을 주제로 장소성을 강조하고 색채가 유발하는 조형과 공간 개념을 지닌 작품으로 채웠다. 3전시실에서는 미술 작품이 반복적인 운율과 리듬감을 만들면서 음악 장르와 통섭한다. 시각을 넘어선 공감각을 발생시키는 현상을 가까이에서 경험할 수 있는 작품으로 구성했다. 가족과 관계를 담은 한 4전시실은 당초 5월 개최를 염두에 두고 가정의 달 특집으로 기획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개최가 연기되면서 갤러리 0 제로와 함께 선보이는 주제다. 현대사회에서 언제나 중요한 화두를 다룬 만큼, 여기에서는 가족에서 확대된 사회적 관계를 돌이켜 볼 수 있는 작품을 선보인다. 특히 작품의 맥락들이 서로 연결될 수 있도록 전시장 내부 바닥이 점증적으로 층을 형성했는데, 이는 관람객의 자연스러운 동선을 유도한다는 점이 큰 특색이다. 정우석 전북도립미술관 학예연구사는 미술관의 공익성과 교육 및 관객 참여 확대를 통해 지역과 사회의 요구에 부응하고자 한다며 이번 전시의 기획의도를 밝혔다. 이 전시는 오는 8월 2일까지 이어진다.

  • 전시·공연
  • 김태경
  • 2020.07.19 16:47

두 달 앞둔 전주세계소리축제, 미디어·온라인 중계 결정

두 달앞으로 다가온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미디어온라인 중계방식을 택했다. 오는 9월 16일 개막공연을 비롯해 20일까지 닷새간 매일 1편의 기획공연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조직위원장 김한, 이하 소리축제)는 16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2020 프로그램발표회를 열고 올해 축제의 방향과 주요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또 이날 발표회에서는 줄타기 시나위, 산조와 바흐 등 축제 주제와 맞닿아 있는 현(鉉)에 초점을 맞춘 쇼케이스가 진행됐다. 올해 축제의 주제는 _잇다(Link)로, 현악기의 특징인 줄과 이음을 통해 연결과 연대의 의미를 강조했다. △안방에서 세계로 미디어온라인 중계 올해 소리축제는 축제가 열리는 닷새간 하루에 한 편씩 총 다섯 편의 공연을 중계하기 위해 지역 지상파 방송사 4곳과 손을 잡았다. KBS, MBC, JTV, CBS를 통해 시청할 수 있으며,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 SNS 채널을 통해서도 모든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개막공연 _잇다는 온라인 월드시나위의 생생한 현장을 전달하기 위해 국내 최초 실시간 온라인 합동공연으로 치른다. 이를 위해 KT와 기술 협력을 추진, 대한민국 IT기술을 통해 지역 예술을 넘어 한국전통예술과 해외 협연을 선보일 계획이다. 한러수교 30주년을 기념하는 러시아연방을 비롯해 14개국의 연주자들이 함께 한다. △매일 1편씩음악 열정과 기술의 만남 미디어온라인 중계 5選은 개막공연을 비롯해 현 위의 노래, KBS 한국인의 노래 앵콜 로드쇼, CBS와 함께하는 별빛콘서트, 전북청년 음악열전으로 구성했다. 올 축제의 의미를 상징적으로 담아낸 개막공연 _잇다에서는 대규모 갈라콘서트 형식으로 개별 프로그램의 특성을 예술적으로 선보인다. 해외 14개국 9개 단체를 실시간으로 연결하고 전북지역의 실력파 연주자들로 구성된 특별 시나위팀과 함께 온라인 합동공연을 펼친다. 17일 선보일 현악기 특집 기획공연 현 위의 노래는 줄에 포커스를 맞춘 참신한 무대로 꾸몄다. 아쟁, 판소리, 줄타기 명인이 만드는 줄타기 시나위, 가야금과 첼로의 만남 산조와 바흐, 더블시나위를 통해 현의 동선으로 한 폭의 그림을 그린다. 18일에는 KBS 한국인의 노래 앵콜 로드쇼, 19일에는 CBS와 함께하는 별빛콘서트가 진행되며, 폐막공연은 20일 전통음악과 락, 재즈, 클래식 등 지역 연주자 80여 명이 한무대에 올라 즉흥 시나위를 펼치는전북청년 음악열전으로 진행된다. △내년 20주년 앞두고 축제 혁신 모색 2021년 축제 20주년을 맞는 소리축제는 내년으로 미뤄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와의 교류사업을 이어간다. 세종문화회관 특별 공연기획 등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행사도 준비중이다. 20주년에 걸맞는 축제의 새 패러다임을 고민하고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혁신 방안을 연구한다는 방침이다. 김회경 소리축제 대외협력부장은 생존이 화두가 된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축제의 가치를 고민하면서 소리축제 구성원들은 공존과 공감을 통한 균형과 화합을 그려내자고 다짐했다면서 접촉을 최소화하고 비대면이 일상이 됐지만 적극성을 가지고 대안을 찾아나간다면 축제의 패러다임도 새롭게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전방역 무게야외 행사 전면 보류 코로나19 등 외부적 요인으로 인한 물리적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도 세웠다. 해마다 축제에서 진행해왔던 실외공연, 부대행사, 푸드 코트 등 야외 프로그램과 행사는 관객 밀집이 예상되는 만큼 안전 관리가 어려워 전면 보류한 것. 어린이 소리축제를 비롯한 미래세대 육성 프로그램도 축소 운영한다. 전북지역 시군의 초등학교를 찾아 진행했던 찾아가는 소리축제는 오는 10월 중 방역 지침을 최우선으로 삼고 문화적접근성이 취약한 도서산간 소규모학교 3~4곳의 일정을 조율해 진행할 예정이다. 박재천 소리축제 집행위원장은 올해 소리축제는 새로운 방식으로 치르는 만큼, 색다른 경험과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는 축제가 될 것이라며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변하지 않는 가치를 굳게 지키며 행복한 축제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주세계소리축제의 세부 공연 정보는 오는 8월 17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문화일반
  • 김태경
  • 2020.07.16 17:53

[백제역사의 숨결을 따라가다] (하) 익산 백제유적이 나아가야할 길

웅장하고 남다른 크기를 자랑하는 익산 백제 유적지. 하지만 그 규모와 명성에 비해 인근 주변 볼거리는 초라하기만 하다. 익산 미륵사지 유적지는 현재 도로 확장공사가 진행 중이다. 미륵사지 유적인근에는 주차장 등 편의시설 등만 들어와 있다. 왕궁리 유적은 일대는 더욱 초라하기 그지없다. 도로 옆 인근에 위치한 유적 인근은 그 어떤 건물도 풍경도 없어 마치 황량하기까지 하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공주 공산성과 부여 관북리 유적 바로 앞에는 맛의 거리 등 테마거리가 조성되어있어 관광객들의 발길을 찾게 만드는 구조로 돼있다. 특히 공주 공산성 맛의 거리는 2009년 공주시가 공산성 인근에 금성동 연문 1길에 4억6000만원을 들여 조성하기 시작했으며 위치가 공산성 건너편에 있고, 백제의 맛과 여러 가지 맛이라는 두 가지 의미를 담기 위해 마련됐다. 일종의 관광객 유치를 위한 사업이었다. 익산의 경우 왕궁리 유적과 미륵사지, 익산쌍릉과, 익산 연동리 석조여래좌상, 미륵산성, 금마 도토성 등이 범위가 10km가 넘는 거리에 산재해있어 중간중간을 매울 수 있는 특화 거리 및 별다른 콘텐츠 조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익산시도 이같은 의견에 전적으로 동감해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배석희 익산시청 역사문화재과장은 익산시 관내 여럿 백제의 상징적인 유적지들은 걸어다니기는 멀고, 차로다니기에는 애매한 거리인 것은 사실이라면서 백제유적지를 연결할 수 있는 또 다른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느끼고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익산시도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단, 왕궁리 유적 옆에 구절초와 국화 등을 심어 색다른 매력의 관광단지를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밖에도 금마지역에 214억(국비,시비 포함)세계유산 탐방거점센터를 세우고 이를 중심으로 삼아 유적지 인근 도시재생을 통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 계획이다. 배 과장은 왕궁리 유적 발굴 당시 복숭화, 국화, 구절초 등 씨앗이 발굴됐다면서 이를 기반으로 왕궁리 유적의 풍경을 확대하고 새로운 사진명소 등을 목표로 관광객 유입을 위한 콘텐츠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익산이 부여공주를 비롯한 익산 인근의 문화자원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최영기 전주대학교 관광학과 교수는 익산의 유적지들이 광범위하게 퍼져있지만 익산역 등을 통해 이동할 수 있는 교통편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익산의 백제유적을 연결할 수 있는 교통편 제공 및 신설이 가장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왕궁리 유적에서 야행이 진행되고 있지만 눈으로 볼 수 있는 상품화 된 콘텐츠 발굴이 시급하다며 공주부여와 함께하는 콘텐츠 개발과 함께 익산 문화재단과 시가 적극적으로 자체적 문화콘텐츠 개발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문화재·학술
  • 최정규
  • 2020.07.16 17:53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 21일부터 극장에서 만나요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의 상영작을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는 장기상영회가 오는 21일 시작된다. 전주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 이준동)는 오는 9월 20일까지 전주와 서울에서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장기 상영회를 순차적으로 개최한다고 밝혔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동참하고자 지난 5월 28일 개막해 심사 상영과 온라인 상영, 장기 상영회로 개최 방식을 전환했다. 전주지역의 장기 상영회는 7월 21일부터 9월 20일까지 전주영화제작소 내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진행된다. 2개월 여정의 첫 순서는 스페셜 포커스 퀘이 형제: 퍼핏 애니메이션의 거장과 특별 전시 퀘이 형제: 도미토리움으로의 초대를 통해 조망한 퀘이 형제가 연다. 악어의 거리와 신작 인형의 숨 등 퀘이 형제의 대표작 25편을 스페셜 포커스를 통해 상영한다. 이후에는 또 다른 스페셜 포커스 KBS 콜렉숀 : 익숙한 미디어의 낯선 도전을 비롯해 국제경쟁 대상 수상작 습한 계절과 한국경쟁 대상 수상작 갈매기, 바람아 안개를 걷어가다오, 한국단편경쟁 대상 수상작 우주의 끝 등 경쟁작도 상영관을 채운다. 더불어 마스터즈, 월드시네마, 코리안시네마, 시네마천국, 불면의 밤, 영화보다 낯선 등 올해 전주국제영화제가 준비한 180편의 전체 섹션 초청작 총 175편을 만나볼 수 있다. 관객과의 대화(GV) 등의 프로그램 이벤트도 진행된다. 8월부터는 전주영화제작소 1층 전시실에서 전주국제영화제의 고유한 전시 프로그램인 100 FILMS 100 POSTERS와 영화보다 낯선+를 선보일 계획이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힘쓰는 의료진과 방역 관계자를 응원하기 위한 #덕분에 챌린지 상영회는 오픈 티켓을 전달하는 것으로 대체할 방침이다. 전주시가 지정한 지역 의료진과 방역 관계자에게 제공되는 티켓을 통해 전주 장기 상영회 기간 무료로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한편, 서울지역의 장기 상영회는 8월 6일부터 3주간 CGV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 CGV압구정 아트하우스관에서 진행한다. 상영작은 한국경쟁, 한국단편경쟁, 코리안시네마, 스페셜 포커스 KBS 콜렉숀 : 익숙한 미디어의 낯선 도전 등 한국 영화를 중심으로 국제경쟁 및 넷팩상 수상작 등 해외 상영작을 포함해 약 40여 편을 선보인다. 또한, 앞서 전주 팔복예술공장에서 진행했던 퀘이 형제: 도미토리움으로의 초대 특별 전시를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7전시실에서 10월 4일까지 다시 볼 수 있다.

  • 영화·연극
  • 김태경
  • 2020.07.16 17:53

“당신은 스스로의 행복을 위해 오늘 무엇을 했나요?”

당신은 스스로의 행복을 위해, 오늘 무엇을 했나요? 꿈과 열정이라는 단어가 당신의 가슴속에 아직 남아 있습니까? 자기고립에 빠진 현대인에게 던질만한 질문이다. 전주한벽문화관(관장 성영근, 이하 문화관) 한벽공연장에서 18일 낮 2시에 선보일 공연, 당신은 바비레따에 살고 있군요(이하 바비레따)는 이러한 질문에 대한 자각을 일으킨다. 이번 공연은 전주문화재단 전주한벽문화관이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이하 한문연)이 주관하는 방방곡곡 문화공감 민간예술단체 우수공연프로그램에 문화관이 선정됐고, 민간예술단체(춤추는여자들)와 매칭돼 마련된 무대이다. 춤추는여자들은 그간 한문연의 방방곡곡 사업을 비롯해 각종 무용제와 페스티벌에 초청되는 등 꾸준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무용을 기반으로 한 단체인만큼, 신체언어를 통해 관객과의 소통을 최우선으로 하는 프로젝트 그룹이다. 바비레따는 2012년 초연되어 객석과 무대의 경계를 없앤 커뮤니티 댄스의 장을 연 작품이다. 바비레따는 러시아에서 여름 끝 무렵에서 초가을로 들어서는 시기에 2주간 정도 있는 아름다운 계절을 일컫는 말이다. 그 짧고도 강렬한 계절을 젊었을 때보다 더 정열적이고 아름다운 중년여성과 같다고 비유하여 당신은 바비레따에 살고 있군요라는 말을 건넨다고 한다. 춤공연 바비레따는 일반적 무용공연은 아니다. 무용수(또는 배우)와 관객 간 잡담이 오가고, 관객과 댄스파티를 열어 고백의 시간을 나누기도 한다. 언뜻 보면, 정해진 형식이 없어 보이기도 하고, 때론 파격적이다. 문화관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장기화 됨에 따라 개개인의 삶이 퍽퍽하고 고된 요즘, 관객 소통형 공연을 통해 잊었던 자신을 찾고 스스로에게 위안이 되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다만, 관객과 접촉을 줄이는 방향으로 공연 콘셉트가 조정된 점은 아쉽다고 전했다.

  • 전시·공연
  • 최정규
  • 2020.07.16 17:40

*“인생은 한번 뿐! 중년 여성들의 발레 도전기”

한국소리문화의전당(대표 서현석)이 예술교육 프로그램 발레로 쓰는 자서전의 아카이브 전시를 오는 18일 오후2시 전시장 3층(갤러리I)에서 연다. 발레로 쓰는 자서전은 중장년층 여성들을 대상으로 발레 활동과 한줄 자서전을 작성해 봄으로써, 현재의 자신을 탐색하고 새로운 삶에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주는 프로그램이다. 이번 아카이브 전시는 지난 6월부터 매주 수요일, 금요일 주2회 연습한 발레 활동과 사진, 한줄 자서전 등 그동안 진행해 온 결과물을 발표한다. 수업에 참여한 65세 최고령 반석란 교육생은 발레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참으로 행운이다. 몸은 잘 따라오지 않지만 여러 사람들과 같이 배우니 즐겁다고 했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은 이처럼 도민들을 위한 다양한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하반기에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간다. 우선 발레로 쓰는 자서전 2기 참여자를 모집한다. 모집기간은 27일까지며, 만50세~64세의 중장년층 20명이 대상이다. 뮤지컬과 연계한 성인들을 위한 예술교육 뮤지컬 갤러리도 진행한다. 뮤지컬 갤러리는 문예회관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뮤지컬 공연을 감상하고 뮤지컬 안무와 넘버를 배워보는 예술감상교육이다. 모집기간은 17일 오후5시까지, 교육은 1기와 2기로 나눠 총 60명을 대상으로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오전에 교육한다. 모든 접수는 소리문화의전당 예술교육 담당(063-270-7841)으로 유선 신청가능하며, 정원 충족 시 모집이 조기 마감될 수 있다. 참가비는 전액 무료다.

  • 전시·공연
  • 최정규
  • 2020.07.16 17:40

코로나19로 지친 심신, 국악 관현악으로 위로한다

코로나19로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하기 위한 국악콘서트 동네방네 우리소리가 김제를 찾는다. 전라북도립국악원(원장 염기남) 관현악단(단장지휘 권성택)은 지역 순회공연 동네방네 우리소리를 17일 오후 7시 30분 김제문화예술회관에서 김제시와 공동주최로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에서는 전라삼현승무 보유자인 문정근 명무를 비롯해 판소리 춘향가 이수자인 조영자 명창, 그리고 국악계 스타 남상일이 함께 한다. 첫 무대는 지난해 전북도립국악원 정기연주회 위촉곡으로 선보였던 관현악 꽃으로 피어나리(작곡 김백찬)로 부제는 새야 새야 주제에 의한 환상곡이다. 파랑새는 일본군을, 녹두꽃은 전봉준을, 청포장수는 백성을 의미하는 노래로 단 3개의 음만을 사용해 만들어진 점이 특징이다. 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장인 조영자 명창은 만정 김소희 선생을 추모하는 의미를 담아 창과 관현악 임따라 갈까부다를 노래한다. 스승에 대한 그리움과 삶에 대한 존경을 담은 곡이다. 단원들의 역량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강태홍 가야금산조 협주곡 파사칼리아와 대금과 아쟁을 위한 협주곡 남도민요연곡 무대도 준비했다. 전라삼현육각 주제에 의한 弄에서는 하나의 농이 짙게 드러나는 전주농삼현의 선율과 국악관현악의 대선율, 관현악이 담당하는 전경중경배경이 더해져 더욱 진한 향기를 전한다. 전라삼현승무 보유자인 문정근 명무가 협연한다. 이어 국악가요 아리랑 연곡, 낭만에 대하여를 들려주고 태평소 협주곡 호적풍류로 공연의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다. 여유있고 흥겨운 굿거리를 시작으로 자진모리, 빠른 굿거리, 당악, 세마치로 이어져 휘모리로 끝을 맺는 구성으로 태평소의 경기시나위 가락을 총망라했다. 이번 공연은 전라북도립국악원 홈페이지(kukakwon.jb.go.kr) 및 유튜브 채널 국악! 똑똑! TV를 통해 생중계하며, 공연장 내에서는 객석 띄어 앉기 수칙과 방역지침을 준수한다. 관련 문의는 063-540-4176.

  • 전시·공연
  • 김태경
  • 2020.07.16 17:40

[전북문학관 지상강좌 - 한국문학의 메카, 전북] (26) 고독한 감꽃 시인, 이철균

이철균 시인. 이철균 시인은 우리 문단에 고독한 감꽃 시인으로 알려져 있다. 시집 한 권 남기지 않고 세상을 버린 시인, 그의 제자 이운룡은 시인의 시를 모아 유고시집 『新卽物詩抄』를 발간하여 그의 문학적 업적을 기렸다. 이 시집명은 생전에 시인이 지어놓은 이름이고, 시와 시론의 원고 배열, 목차, 평설 및 장정까지도 시인이 출판을 위해 준비한 그대로라고 한다. 시인은 1927년 3월 15일, 전주의 물왕몰에서 부채를 만드는 집안의 이형환과 김금주의 차남으로 태어났다. 전주북중학교와 일본 와세다대학을 졸업하였고 625 이전에는 목포의 문태중학교에서 1년 남짓 근무하였으며 전쟁 이후부터 1958년도까지 전주고등학교에서 근무했다. 전주고등학교 재직 중에 『문예』에 시 <염원>(1953.2), <한낮에>(1953.6), <소리>(1954.3)로 서정주의 추천을 받아 등단했다. 그 무렵 시 동안지 <남풍>을 주재하고, 잡지 <인물계>의 편집을 맡기도 했으니 그의 삶은 오로지 시와 함께였다. 해마다 주옥같은 서정시를 발표하여 문단의 주목을 받았지만, 유별나게 독신을 고집하여 홀로 지내다가 1987년 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철균의 시에는 동양 정신의 하나인 무(無)위 사상이 주조를 이룬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초기 작품의 대부분은 동양 정신에 입각한 무위(無爲)가 주조를 이루고 있으며, 1960년 이후부터는 조금씩 현실에 눈을 돌려 <감꽃>, <정거장 부근에서>, <낙엽 풍경> 등을 발표하여 원숙한 시 세계를 표현하였다. 시인은 한평생 시의 길만 오롯하게 걸었다. 시는 곧 그의 생활이면서 분신이라고 해야 맞을 것이다. 그의 삶은 언제나 외롭고 쓸쓸했지만, 결코, 어느 한순간에도 게을리하지 않으면서 시의 길을 고집하였다. 시인의 삶은 항상 낙관적이었으며 자신만만했다. 제자나 지인들의 서술에 의하면 시인은 술자리에서 취기가 돌면 금방 천진난만한 아이처럼 어린이가 되었고, 가난했기에 주변 친구들의 신세를 지면서도 항상 당당했다고 한다. 시인이 시를 쓰는데 남다른 집요함을 보인 것은 아주 오래전부터인 것 같다. 시인이 전남 목포의 문태중학교에 근무할 때의 일이다. 당시 문태중학교 교장인 아버지를 따라 이 학교에서 공부한 강우택 씨는 이철균 시인과 한방에서 지냈던 추억을 이렇게 서술해 놓았다. 이철균 선생은 책상머리에 앉아 원고지에 뭔가를 쓰고 구겨버리고 또 쓰곤 하였다. 아침에 일어나 보면 구겨진 원고지가 한 뭉치씩이나 되었다. 그 무렵 나는 선생의 그런 모습을 보면서 시를 쓴다는 것이 어려운 작업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딴짓은 다 해도 시를 쓰는 일, 문학은 어려운 것이라고 판단, 일정 거리를 두고 살아왔다. 매일 밤 밤새도록 원고지와 씨름한 시인은 6.25 전쟁 때 전주에 있는 부모님이 궁금하다며 돌아간 후 다시는 만날 수가 없었다고 했다. 그 뒤로 소식을 모르다가 우연히 덕진공원에서 시인의 시비를 보고 그를 떠올리며 쓴 수필에 나온 내용이다. 그의 제자 이운룡 시인은 이철균 선생에 대하여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유인 이철균 시인은 진짜 시인이다. 시인으로서 긍지와 자존심을 꺾지 않았음은 물론, 고고한 시 정신을 끝까지 저버리지 않았다. 시와 맞붙어 일생을 두고 1대1로 싸운 선생의 치열한 정신과 의지는 모든 시인의 본보기가 될 것이다. 정말로 처절한 고투였다. 외로움이 시인의 전유물이요 고독한 삶이 시인의 운명이며 인생인 것처럼 피붙이, 살붙이 하나 남김이 없이 그리고 자신의 무덤조차 남기지 않고 재로 뿌려졌지만, 이제 저승의 한 점 바람 앞에 하얀 감꽃 그림자로 서서 이 『新卽物詩抄』를 바라보고 쓸쓸한 미소를 띨 것이다. 항공대학교 윤석달 교수는 이철균 시인을 시대의 아웃사이더, 외로운 단독자였던 시인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렇듯 그의 삶은 고독한 여정이었고, 외로의 연속이었다. 그의 시 <감꽃>은 빼어난 수작이라는 평가다. 그의 초기 시부터 감꽃을 노래했다. 감꽃의 순수한 소박미와 동양적 정서를 잘 그려낸 시인, 감꽃처럼 수줍게 피어나 감꽃처럼 미련 없이 세상을 떠나갔다. 쑤꾸기 소리 따라 감꽃은 하나 둘 피어났는가? 다시는 오지 못할 푸르름 밑에 하마터면 뜨지 못한 나의 눈빛이 진정 새로운 뜻으로만 피어나는가? 의좋은 어느 집 어린 형제와 같이 돌담 위에 서로의 손짓이 보일 듯 어제 밤 너와 나와의 아쉽던 가슴 위엔 저기 저 감꽃이 쑤꾸기 소리 따라 피어났는가? -<감꽃>전문 이 시는 많은 사람으로부터 시인 자신의 간결하고도 근원적인 소망이 눈물로 아롱져 있는 작품이라고 평가되었다. 최종한의 박사학위 논문「존재론적 시 의식 연구」에서 쑤꾸기 소리는 생명을 탄생시키는 근원적 어떤 것이며 부재(不在)다. 그리고 쑤꾸기 소리로 인하여 형상을 갖춘 감꽃은 새로운 생명이며 존재(存在)다. 따라서 여기에는 쑤꾸기 소리가 곧 감꽃이고 감꽃이 곧 쑤꾸기라는 인식이 내재하여 있다. 즉 부재가 존재이고 존재가 부재인 것이다. 시인은 육십 평생 시를 썼지마는 살아생전에 단 한 권의 시집도 낸 바 없다. 그렇다고 국정교과서나 문학 교과서에 실린 적도 없어서 시인이 활동상도 널리 알려지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그와 함께 문학 활동을 했던 많은 제자와 시인들은 그의 삶을 아직도 소중한 추억으로 기억하고 있다. 시인의 고독한 생애와 시집 한 권도 내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하던 중산 이운룡 시인을 비롯한 우리 고장의 문인들이 뜻을 모아 전주 덕진시민공원에 시비를 세우고 4년 간(2002-2005년) 이철규문학상을 주고 시인의 삶을 기렸으니 얼마나 가슴 든든한 일인가. 그 시비에는 그의 시 <한낮에>가 새겨져 있다. 영(嶺)을 넘어 구름이 가고 나비는 빈 마당 한구석 조으는 끝에 울 너머 바다를 흐르는 천봉(千峯)이 환한 그늘 속 한낮이었다. <한낮에> 전문 한 폭의 그림처럼 한가롭고 고요한 시가 속에 그려진 마을의 풍경이 떠오르는 시다. 어떤 요사한 관념이나 현란한 수사도 없이 여름 한낮의 풍경을 담담하게 그려낸 시로, 여기에도 동양적 사고가 유유하게 흐르고 있음을 감지한다. 시인이 시집을 내려고 준비했던 자서에 의하면 나의 시 대부분은 무수한 자살에 직면하면서 그 위기를 새로운 차원으로 극복해 간 나름의 눈물이요, 내 존재의 집들이라고 표현한 것을 보면 많은 시가 그렇기 쉽게 씌여진 시가 아님을 곧 눈치채게 한다. 시인이 직접 이름 지어놓았다는 유고시집 『新卽物詩抄』도 즉(卽)의 철학이라는 실존철학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감꽃의 시인 이철균 시인은 우리 곁은 외롭게 떠났지만, 시인이 남긴 주옥 같은 시편들은 전북 문단의 후배들에게 새 길을 밝혀주는 등불이 될 것이다. /송일섭 전라북도문학관 학예사

  • 문학·출판
  • 기고
  • 2020.07.16 16:45

[신간] 현대인의 마음의 병

군산 출신의 소설가 윤규열 씨가 장편소설 <푸른 멍텅구리배>(개미)를 새로 냈다. 이 책은 정신병적 증상의 하나인 망상과 정신현상을 어떻게 볼 것인지에 대해 깊이 성찰하고 있다. 특히 이곳에서 등장하는 조현병 환자인 동수는 마치 당시의 푸른 거룻배의 승객처럼 사람들과 섞이지 못하고 도시의 주변을 떠돌며 망상을 하고 실재처럼 이해하는데, 정신병환자들이 겪는 아픔에 대해서도 서술했다. 윤규열 작가는 정신병은 단지 소통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며 정신질환으로 진단이 내려졌더라도 소통이 되고 있는 상황은 정신병으로 치부해서는 안된다고 설명했다. 윤 작가는 제3회 허균문학상 수상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천강문학상, 전북해양문학상 등을 수상하였고 장편소설 <철화매화문벽개각>, <내 마음의 강물>, <둥근 울타리>, <주이상스>, <신발>(교보문고 e-book)을 출간했다. 대학교재로 <정신보건론>이 있다. 그의 소설은 기층민들의 삶, 현대사회의 부조리한 현상에서 나타나는 내면적 상처의 문제를 핍지하게 엿볼 수 있다. 특유의 섬세한 감성과 노련한 관찰력, 개성적이고 날렵한 문체로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해온 그의 소설세계를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들을 제공하는 문제작들이 대거 포진되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 문학·출판
  • 최정규
  • 2020.07.15 17:18

[신간] 삶을 일궈준 그 시절 스무 살 청춘의 이야기

이선화 시인이 2011년 이후 약 9년 만에 새 시집 <그곳에 내 스무 살이 살고 있다>(신아출판사)를 내고 청춘의 목소리를 소환했다. 이 시집에는 푸른 풀밭에 떨어지는 햇살의 아름다움과 바람의 상큼한 소리를 놓치지 않으려는 시인의 감정이 녹아있다. 이 시인은 그동안 모아두었던 원고를 들추면서 마음의 주인이 되면 마음의 양식이 쌓인다는 것을 새삼 느껴봤다며 하얗게 내뿜어서 동그랗게 둘둘 감긴 시어들이 환하게 빛을 보기를 소망한다고 새 시집을 낸 소회를 전했다. 시집 곳곳에는 애틋한 가족 사진이 있다. 고향에 계신 어머니와 출가한 8남매가 오순도순 정을 나누는 모습이다. 그 시절 가정형편 때문에 고향을 떠나 객지 생활을 했던 스무 살 청춘의 이야기는 이제 애처로움이 느껴지는 추억으로 남았다. 작품해설을 쓴 안도 문학평론가는 이선화 시인이 발표한 90편의 시 속에는 평소에 간직해온 삶의 순간들이 녹아있다. 그리고 자연과 사물의 속내며 바닥에 숨겨진 비밀을 들추어내는 매력적인 연출과 눈부신 함의를 특징으로 삼는다고 설명했다. 이선화 시인은 2004년 전북여성백일장 운문부 차하상 입상을 시작으로 대둔산 백일장 운문부 가작 입상, 한국 효도회 효행상공로상, 전북예총 하림 공로상을 수상했다. 온글시민대학 문예창작과를 수료했으며 전북대평생교육원에서 문예창작과 아동문학을 공부했다. 현재는 동심문학 총무로 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20.07.15 17:18

우석대 이해우 교수, ‘2020년 우수학술 도서’ 선정

우석대학교 교양대학 이해우 교수가 출간한 저서 <중국 민어 음운과 주변 언어와의 관계>(한국문화사)가 교육부와 대한민국학술원에서 선정하는 2020년 우수학술 도서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출간된 이 책은 중국 방언 가운데 푸젠성을 중심으로 사용되는 민어 음운의 공시적통시적 음운 체계 및 주변 언어와의 관계를 고찰하고 있다. 현재 한국에서 중국 방언에 관한 연구는 아직 걸음마 단계로, 한국어로 서술된 중국 방언학 개론서조차 없는 실정이다. 이 교수의 이번 저서는 한국에서 중국 민어 방언 관련 최초의 역작이며, 세계적으로도 민어 음운과 주변 언어와의 관계 연구에서 가장 방대하고 심층적인 저서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 책은 한국인으로서 관심사가 될 수 있는 중국 민어와 한국 한자음과의 음운 대응 관계를 소개하고 있으며, 일본 한자음의 커다란 두 갈래인 오음(吳音)과 한음(漢音)이 중국 민어와 어떠한 음운 대응 관계를 이루고 있는지를 살피고 있다. 저자는 미국 하와이대 박사 과정 지도교수였던 정량위 교수에게 가르침을 받았으며, 이후 20년 넘게 민어 관련 논문 발표와 저서를 꾸준하게 출간하고 있다. 이 교수는 공자아카데미원장과 신문방송사주간교수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우석대 교양대학장을 맡고 있다. 올해 우수학술 도서 선정지원 사업에는 381개 출판사가 발행한 3284종의 국내 초판 학술 도서가 접수됐으며, 이 가운데 인문학 66종, 사회과학 96종, 한국학 36종, 자연과학 73종 등 총 271종이 2020년 우수학술 도서로 선정됐다.

  • 문학·출판
  • 백세종
  • 2020.07.15 17:18

네 명의 동화작가가 들려주는 ‘동화적 삶의 인문학’

동화를 통해 이해와 소통, 나눔과 배려, 조화와 공존을 배울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소박하고 소중한 삶의 가치가 인문학의 감성을 깨운다. 최명희문학관(관장 최기우)과 전주대학교 인문한국플러스 온다라 지역인문학센터(센터장 백진우)가 오는 21일부터 29일까지 네 차례에 걸쳐 동화적 삶의 인문학을 주제로 한 특강을 연다. 매주 화수요일 오전 10시 최명희문학관 세미나실. 최명희문학관 상주작가인 김도수 동시작가 진행을 맡는다. 특강의 초청작가로는 신작을 통해 자신의 세계를 넓혀가고 있는 김근혜박예분이경옥전은희 작가가 함께 했다. 김근혜이경옥 작가는 각각 2012년과 2018년 전북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했다. 첫 번째 강의는 전은희 작가가 들려주는 평범한 천재와 함께하는 자존감 찾기로 21일 진행된다. 전 작가는 동화 <평범한 천재>(책읽는곰)를 쓴 이유처럼 어느 누가 더 특별하지도 평범하지도 않다. 우리는 모두 지금 모습 그대로 소중한 사람이기에 평범한 천재처럼 더 당당했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22일에는 게임 동화가 가르쳐 준 인문학이라는 주제로 김근혜 작가의 강의를 만날 수 있다. 게임이 아이들의 또래문화에 미치는 영향과 인문학적 감수성 쌓기, 소통의 중요성을 나눌 예정이다. 올해 출간한 장편동화 <제롬랜드의 비밀>(좋은책어린이)이 좋은 길잡이가 돼줄 것이다. 이경옥 작가는 28일 삽살개 아리랑을 주제로 이야기한다. 한민족과 함께 한 삽살개의 수난에 얽힌 이야기로 우리 땅에 있는 모든 것의 소중함을 들려준다. 이 작가는 지난해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우수출판콘텐츠 제작지원사업에 선정, 장편동화 <달려라, 달구>(아이앤북)를 냈다. 29일 열리는 마지막 강의는 전북아동문학회 박예분 회장이 한국전쟁을 겪은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 <우리 형>(책고래)에 담긴 세상살이를 읽어준다. 2003년 아동문예문학상과 200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돼 작품 활동을 시작한 박 작가는 동시집동화집논픽션 등 다양한 장르에서 여러 권의 책을 냈다. 말과 글의 아름다움과 전북 문학의 가치를 느끼고 즐길 수 있는 최명희문학관의 다양한 문학체험프로그램도 이 시간을 함께 한다. 29일 오후 2시에는 정서연강귀녀 공예가와 함께 전주정신 꽃심을 품은 나만의 꽃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다. 모든 강의는 무료로 진행되며, 강의별로 문학과 인문학에 관심 있는 독자 20명을 모집한다. 신청 및 문의 063-284-0570.

  • 문학·출판
  • 김태경
  • 2020.07.15 17:18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