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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숙 작가의 작품집마다 제목은 늘 감탄스럽게 한다. 이번에는 ‘히든’이라는 말이 끌렸다. 작가의 말대로 저마다 히든스토리는 있다. 책의 주인공의 히든스토리는 아니더라도 부모님이 들려주는 자신이 몰랐던 이야기들이 누구나 있을 테다. 세 주인공의 이야기가 힘든 자기를 이겨낼 수 있게 만드는 히든스토리가 밝혀지는 이야기라 안나, 한별, 요셉은 한 뼘은 컸을 성장스토리다. 안나는 항변한다. ‘왜 다들 나를 다문화라고 하는 거야? 날 반쪽짜리 한국인 취급하지 마. 난 하프(half)가 아니라 보스(both)라고! 게다가 난 우크라이나 왕족의 혈통인데 왜 몰라주는 거지?’ 똑 부러지는 안나는 ‘한국인이면 한국이지 다문화 한국인이라 하면 마치 다른 무리로 분리’하는 기분이 든다고 반 아이들 앞에서 당당히 말한다. 이 부분을 읽는 순간 떠오르는 기억 하나가 있다. 한 학교에 동시수업을 할 때였는데, 내게 보여준 동시에 이렇게 쓰여 있었다. ‘3학년 때 담임 선생님이 다문화 아이들을 안 좋아해서 엄마가 창피했다. 엄마는 하얼빈에서 왔다. 한국말을 잘하는 엄마가 지금은 자랑스럽다.’ 나는 이 아이를 칭찬해주었다. 그 후, 마치 Coming Out 하듯 여기저기서 엄마 얘기를 소재로 써왔다. 일일이 잘 썼다 말해준 적이 있다. 가히 안나의 마음을 가늠 할 수 있겠다. 수업을 들어가기 전에 반드시 알아보는 게 있다. 다문화, 한부모 세대, 조부모 가정, 한글을 쓰지 못하는 아이 등등 수업 중에 참고할 사항들이다. 하지만 요즘은 그 사항에 해당되지 않은 아이를 찾기가 더 쉽다. 수가 훨씬 늘어난 탓이다. 한별은 답답하다. 긴 상자를 산타가 놓고 갔다느니, 펠리컨이 아기 보따리를 열린 창문으로 내밀었다느니, 엄마는 한별을 헷갈리게 만든다. 자신의 출생에 대한 궁금증이 더해 가는 한별은 두려움까지 느낀다. 예전에 ‘다리 밑에서 데려왔다. 자꾸 울면 다시 다리 밑에 두고 올 거다.’ 협박했었다. 한별의 궁금증과 두려움이 느껴진다. 요셉은 독특한 취미와 다른 엄마들에 비해 나이가 많고, 요셉의 일이라면 발 벗고 나서는 엄마가 그리 반갑지 않다. 나도 아이를 늦게 낳아 요셉의 엄마의 행동이 이해가 완전 공감된다. 세 아이의 저마다 궁금한 출생의 비밀, 세 엄마는 저마다 아이들의 성장하는 이야기를 나누고, 고달픔도 함께 나눈다, 맥주와 함께. 처음 책표지를 마주하고 무슨 아이들이 맥주 캔을 들고 행복한 세 사람이 보인다. 책을 읽으면서 의문이 풀렸다. 같이 고민하고, 엄마로서 함께 고민하는 세 엄마들의 유쾌한 포즈였다. 눈을 위로 돌리면 궁금증과 불만을 가득 담은 안나, 한별, 요셉이 내려다보고 있다. 제목이 히든스토리인 만큼 Spoiler는 그만 마치겠다. 이 세 명의 히든스토리가 향한 방향과 바탕은 ‘사랑’임을 알려준다. 축복 받고 태어나지 않은 사람에 없다 알려주는 동화. 흥미롭고, 따뜻한 이야기다. 김영주 작가는 018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수필부문 당선. 2018년 동양일보 동화부문 신인문학상 수상. 2020년 장편동화 『레오와 레오 신부』 출간. 2021년 청소년 소설 『가족이 되다』출간. 2023년 수필 오디오북 『구멍 난 영주 씨의 알바 보고서』 출간. 2023년『너의 여름이 되어줄게』5人앤솔러지 2023년 『쉬, 비밀이야』앤솔로지동시집. 2024년『크리스마스에 온 선물』 출간.
전북특별자치도립미술관이 2025년 동시대 시각예술에서 비주류로 여겨지는 존재를 조명하는 국제 전시를 선보인다. 박민평과 허산옥의 미술세계를 들여다보는 전북미술사 연구 시리즈와 미술 현장과 시대정신을 다룬 전북청년 전시도 내놓는다. 21일 전북도립미술관은 올해 미술관 방향성을 △국제성과 지역성을 연결하는 문화허브 △연구와 교류의 플랫폼을 구축 등으로 잡고 나아갈 예정이다. 도립미술관이 20년 동안 수집한 소장품을 재조명하는 시간을 갖는다. 본관 1∼5 전시실에서 'JMA 신소장품'전이 오는 2월 21일 개막할 예정이다. 2018년부터 2024년까지 미술관이 수집한 신소장품 450점 가운데 시기별, 테마별 작품 100점을 선별해 소개한다. 이애선 관장이 직접 기획한 전시로 미술관의 수집 성과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아이스크림과 똥이라는 상반된 요소를 놀이와 예술로 재구성한 체험형 전시 '아이스크림, 똥'도 4월 관람객들을 맞는다. 미술관은 어린이와 관람객이 금기된 행동에서 해방감을 느끼고, 색다른 경험을 만끽할 수 있도록 오감을 활용한 전시를 선보인다. 세계 유명 작가를 초청해 국제전도 진행한다. 동시대 시각예술에서 비주류로 여겨지는 존재를 다룬 특별전 ‘진격의 B급들’은 국내외 작가와 작품을 조명해 지속가능한 지역공동체 담론의 장을 형성하고자 기획됐다. 회화, 조각, 뉴미디어 등 다양한 매체를 아우르며 상류층의 전유물로 소비되는 예술문화에서 벗어나 대중문화로 확장된 세계를 제시한다. 전시는 8월 1일 개막한다. 전시 공백기를 없애기 위해 준비한 상설전시도 계속된다.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기증소장품 상설전 ‘고귀하고 고귀한’은 1980~1990년대 주요 기증 작품을 통해 새롭고 풍부한 전시콘텐츠를 제공한다. 전북 미술의 역사성을 정립하기 위한 전시도 만나볼 수 있다. 전북 근현대미술을 연구하는 전시 '전북미술사’ 시리즈가 두 차례 이어질 예정이다. 올해는 70년대 물꼬회 창립회원으로 전북 현대미술의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 박민평(1940~2019) 전을 4월부터 7월까지 열린다. 남원 권번에서 소리와 서예, 사군자를 익힌 뒤 예인으로 활동했던 여성 예술가 남전(藍田) 허산옥(1924~1993) 전도 11월부터 내년 2월까지 선보인다. 주목해볼 만한 전시로는 기후위기를 주제로 한 예술정원 프로젝트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야외정원과 1층 로비에서 열리고 있는 ‘능동의 풍경’은 기후 위기에서 인류가 나아갈 방향을 조명한다. 오는 4월 두 번째 프로젝트 '산책하는 집'도 개막 예정. 기후 위기에 대한 심각성과 위기 극복을 위한 삶의 대안이 무엇인지 성찰해본다. 특히 인공과 자연 공존에 대한 사유의 시간을 제공한다. 이애선 관장은 “올 한 해는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도록 다양한 예술을 조명 할 것"이라며 "미술관이 문화적 허브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전시기획은 물론 지역 미술에 대한 연구와 아카이브 구축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사유의 넓이와 감각의 깊이에서 길어 올린 작품으로 꾸준히 자기만의 문학세계를 다듬어 온 박예분 시인이 청소년 디카시집 <너의 무늬>(책고래)를 펴냈다. 시인의 따스한 시선이 담긴 디카 시집은 입시와 학업에 얽매여 바쁘고 건조한 일상을 살아가는 청소년들이 잠시나마 숨 고르기를 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디카시’는 한 컷의 사진과 짧은 글이 결합한 현대 시의 새로운 형태이다. 디지털 시대에 주목받고 있는 예술 장르로 꼽힌다. 시인은 동네 골목길을 거닐거나 버스를 기다리는 순간을 핸드폰 카메라를 통해 포착하며 그 안에 숨겨진 이야기를 상상하고 새롭게 의미를 부여했다. 속도와 경쟁 속에서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소중한 것들을 지나쳐 버리지 않도록 기록해 일상의 발견과 기쁨을 선물한다. “산골집 앞마당에/과꽃이 사랑스럽게 웃고/봉숭아 맨드라미 피고 질 때/자식들 기다리는/당신의 마음도 피고 집니다”(‘마음도 피고 지고’) “걱정하지 마/무턱대고/함부로 찌르지 않을 거야/내 몸에 박힌/최선의 방어일 뿐”(‘가시언어’) 시인이 5년 넘게 쓴 청소년 디카시 100여 편이 수록된 디카시집은 청소년기의 희망과 용기, 우애와 사랑, 가족과 이웃, 지구 환경의 소중함 등 우리가 잃어서는 안 되는 소중한 가치들을 보여준다. 복효근 시인은 서평을 통해 “시를 쓰는 일과 시를 읽는 일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청소년에게 디카시는 이해하기가 쉽고 청소년 스스로가 창작하기에도 매우 접근성이 좋다”며 “일상의 하나하나가 소중하고 그 안에 시가 감추어져 있음을 알게 한다”고 밝혔다. 전북대에서 아동학을, 우석대 대학원에서 문예 창작을 전공한 박 시인은 2004년 동아일보 신춘 문예에 동시 ‘솟대’가 당선되어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역사 장편 동화 <두루미를 품은 청자> <삼족오를 타고 고구려로>를 출간했고, 동화 <줄탁이> <부엉이 방귀를 찾아라> <이야기 할머니> 등을 펴냈다. 현재 스토리창작지원센터를 운영하며 ‘전북동시문학회’회장을 맡고 있다.
국립전주박물관(관장 박경도)은 올해 지역문화 전시를 확대하고, 서예문화 브랜드 강화에 집중한다. 한반도 남부 최초의 철기 문화가 꽃핀 전북지역의 '만경강' 부터 안중근 의사의 생애와 글씨까지 다양한 주제를 아우르는 전시를 선보일 예정이다. 전주박물관은 2025년도 주요 전시 계획을 20일 발표했다. 박물관은 새해 첫 특별전으로 ‘나고 드는 땅, 만경과 동진'을 선보인다. 오는 6월 5일부터 9월 30일까지 진행되는 전시는 기술적 선진지이자 교통로였던 만경강·동진강 유역의 역사와 문화를 집중 조명한다. 만경강 유역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청동 잔무늬거울이 출토되고, 최초의 청동기 거푸집과 송풍관이 발굴조사를 통해 확인된 곳이다. 동시에 한반도 남부 최초의 철기가 유입된 지역이기도 하다. 오랜 시간 전북 내륙 교통의 중심지였던 만경강의 생명력은 삼국시대에도 이어졌다. 백제와 마한, 가야 등 다양한 문화가 유입되고 확산하는 문화적 교차점으로 자리잡았다. 이번 전시는 문물 교류를 중심으로 전북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깊게 들여다본다. 박물관은 서예문화 브랜드를 널리 알리고 지역 주민들의 문화 향유권 증진을 위해 안중근의사숭모회·안중근의사기념관·대한민국역사박물관과 함께 하반기 순회전 ‘대한국인 안중근 쓰다(가제)'를 마련한다. 11월 중순부터 2026년 3월 초까지 열릴 전시에서는 안중근 의사의 생애와 활동, 사상을 되돌아보고 전주와 전북의 천주교 역사를 소개한다. 4월에는 우리나라의 다양한 전통 서예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상설전시 ‘서예문화실’을 개편해 선보인다. 한국 전통 서예의 깊이와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도록 역사·문화적 맥락과 미적 가치를 함께 전달하는데 힘을 기울였다. 서예문화실 재개관과 함께 박물관 특성화 사업의 결과를 지역 주민께 알리는 브랜드 선포식도 함께 개최할 예정이다.
전화벨이 울리자마자 통화버튼을 눌렀다. 신춘문예 작품을 보내고 몇 날 며칠 동안 전화기를 붙들고 지냈다. 올해는 나에게도 기회가 올까. 12월 중순이 지났는데도 연락이 오지 않자 낙담했다. 신문사라는 첫 마디에 가슴이 뛰었다. 2025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당선한 이주경(49·시)‧장용돈(55·단편소설)‧김수현(30·수필)‧김정숙(63·동화) 씨는 당선 소식을 접한 순간을 이렇게 전했다. 독자들을 향한 첫걸음을 내디딘 이들은 앞으로 각자의 작품으로 한국문학을 이끌어가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17일 네 명의 당선자를 서면으로 인터뷰했다. △이주경 “시 쓰기는 또 다른 나와 세계를 발견하는 일…힘들지만 절대 놓지 않을 것” 이주경 시인에게 시 쓰기는 매 순간 치열하고 새로워야 한다는 깨달음을 알려준 존재다. 시를 쓰는 일은 또 다른 나와 세계를 발견하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씨는 “시를 쓸 때 설레고 행복하기도 하지만, 어려움에 길을 잃기도 한다”고 전했다. 당선작 ‘카카리키 앵무’는 좌절과 낙담의 순간 포기하지 않고 완성한 작품이다. 그의 시는 심사평에서“기성의 미적 감각과 안목을 돌파해 주는 신선함 속에서 시적 설득력을 발휘하는 새 힘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적 대상에서 새로움을 발견하고, 사유의 인식과 이미지 비유, 묘사까지 시적 본질을 깨우치기 위해 다년간 노력해 온 그가 일궈낸 성과다. 그에게 시는 삶의 갈증과 물음에 맞서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용기이기도 하다. 인생의 방향성이 흔들릴 때마다 이 씨는 문학을 더욱 가까이에 두었다. 삶을 가장 풍요롭게 확장시킬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시와 문학뿐 이었기에. 그는 “문학을 통해 또 다른 나와 세계를 계속해서 발견해 낼 수 있었다. 힘든 순간에도 결코 포기하지 않다 보니 지금의 나를 만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는 더욱 치열하게 꿈꾸는 시인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힘들더라도 시 쓰기를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장용돈 “누군가에게 위로 주고, 작은 느낌표를 던지는 소설가 되겠다” 단편소설 당선자 장용돈 씨는 문학과 무관한 생업에 종사하면서 수십 년간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 응모했다. ‘이 길이 아닌가’ 싶을 때도 있었지만, 매년 날씨가 쌀쌀해지는 10월경이 되면 ‘해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는 2024 전북일보 신춘문예 소설부문 최종심에 올랐지만, 한차례 고배를 마셨다. 절치부심의 1년을 보낸 뒤 소설 ‘넋두리’로 당선됐다. 장 씨는 “20대 문청 시절부터 거의 30년이 걸려 듣게 된 당선 소식”이라며 “수십 년째 가슴에 박혀있던 뜨거운 응어리가 겨우 걷힌 느낌”이라고 했다. 그는 동아대학교 재학시절 동아문학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일찌감치 문학에 두각을 나타냈다. 2005년 전태일 문학상까지 받았지만 신춘문예와는 좀처럼 인연이 닿지 않았다. 당선작 ‘넋두리’는 농촌을 배경으로 소를 키우고, 소를 잃은 농부의 이야기다. 작품 속 화자는 지역어를 사용해 농촌사회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공동체 안의 사람들과 교류하며 내면에 작은 파동을 일으킨다. “소설이 가져야 할 여러 미덕을 갖추고 있고, 지역어의 복원을 통한 유려한 문장은 이 시대의 소설이 필요로 하는 좋은 예”라는 심사평처럼 시대적 반영이 응집된 작품이다. 소설가로서 첫 발을 내디딘 장 씨는 “소설 쓰기는 어쩌면 지금부터가 진짜 시작”이라며 “부당한 권력에 맞서고 소외된 이웃을 돌아보며 누군가에게는 위로를 주고, 누군가에게는 느낌표를 던져줄 수 있는 소설을 쓰겠다"고 말했다. △김수현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억지로 쓰지 않을 것…꿈꾸는 세상 글로 표현하겠다” 수필 당선자 김수현 씨는 작년 초 주변 사람들에게 글쓰기 중단을 선언했었다. 그는 글에 대한 미련을 버리기 위해서 새벽까지 학교의 빈 강의실에서 공부했다. 그래도 마음이 허전한 날에는 책을 읽었다. 종이에 속마음을 적었다가 태우기도 했다. 지난 1년간 글을 써야겠다고 마음먹은 적 없었지만, 어느새 하고 싶은 말들을 꾹꾹 눌러 담아 한편의 글로 완성했다. 본보 신춘문예 수필부문 당선작 ‘겨울에도 꽃은 핀다’는 그렇게 완성됐다. 김 씨는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계속해서 무언가를 쓰고 있었던 것 같다”며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억지로 쓰지 않겠다”고 전했다. 이어 “제가 꿈꾸는 세상을 글 속에서 만들고, 노래하고 그러면서 현실의 외로움과 쓸쓸함을 외면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김정숙 “휴대전화에 빠진 어린이들이 동화책 가까이 할 수 있도록 재밌는 동화 쓸 것” 손녀를 돌보며 지내고 있는 김정숙 씨는 글쓰기와 멀어져가는 현실이 슬펐다. 신춘문예에 수없이 도전했지만, 계속되는 탈락에 10여 년 전부터는 도전을 멈췄다. 매년 겨울이면 신춘문예 생각이 났지만 ‘너무 나이가 많은 게 아닐까’ 싶어 주저하다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응모했고, 덜컥 당선의 영광을 안게 됐다. 김 씨는 “초등학생 때부터 동화 작가를 꿈꿔왔다”며 “신춘문예에 수없이 도전해 탈락한 경험과 당선까지 이 모든 과정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며 얼떨떨해했다. 동화 ‘재주 내기 한 판 할래’로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품었던 동화 작가의 꿈을 50년 만에 이뤄낸 그는 휴대전화를 이기는 작가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 씨는 “휴대전화에 빠진 어린이들이 동화책을 가까이할 수 있도록 재밌고 신나는 동화를 쓰고 싶다”며 “묵혀 두었던 동화를 퇴고해 책으로 출간하겠다”고 했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올해 새롭게 선정한 ‘2025~2026 한국관광 100선’에 전북특별자치도 내 관광 명소 8곳이 이름을 올렸다. 선정된 관광지는 전주 한옥마을, 마이산도립공원, 내장산국립공원, 부안변산반도, 강천산 군립공원, 남원관광단지, 오성한옥마을, 반디랜드&태권도원이다. ‘한국관광 100선’은 2012년부터 국민과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꼭 가봐야 할 국내 대표 관광지를 2년에 한 번씩 선정해 홍보하는 사업이다. 올해로 7회째를 맞이한 ‘한국관광 100선’은 누리소통망(SNS) 검색량 등 빅데이터 분석과 3차에 걸친 관광 분야 전문가 서면·현장 평가를 거쳐 선정했다. 전주한옥마을은 대표 관광지로 인정받아 지난 사업이 시작된 2012년부터 7회 연속 재선정되는 기록을 세웠다. 반면 강천산 군립공원과 남원관광단지, 오성한옥마을 등 3곳은 이번에 신규 지정됐다. 이에 문체부와 한국관광공사(이하 관광공사)는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늘어난 설 연휴 기간 국내관광 내수를 촉진하기 위해 ‘2025~2026 한국관광 100선’ 대국민 방문 인증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새롭게 선정된 ‘한국관광 100선’ 행사 참여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과 더불어 설 연휴 여행 가기 좋은 가족 여행지 등 국내여행 종합 정보는 관광공사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을사년 새해를 맞아 우진청년작가회(회장 홍경준)가 신년기획전 ‘푸른 꿈’ 을 다음달 12일까지 우진문화공간 갤러리에서 선보인다. 월요일은 휴관. 푸른 뱀은 새로움과 희망을 상징하며 뱀이 가지고 있는 지혜와 변화의 의미를 담고 있다. 우진청년작가회 회원들은 지혜를 활용해 성장과 변화를 만들어가는 해가 되길 바라며 관련 작품들을 전시한다. 띠와 관련되지 않아도 푸른 뱀을 상징하는 해로써 푸른 계열의 색상이 가미된 작품들로 전시를 구성했다. 참여 작가는 강현덕, 김성민, 김수진, 김용수, 박지은, 박천복, 배병희, 이은경, 이일순, 이철규, 임택준, 장영애, 장우석, 조현동, 한정무, 홍경준, 홍경태, 황나영 등 18명이다. 이들은 서양화, 한국화, 조소 등 40여 점의 작품을 전시해 관객들의 감각을 자극한다. 우진청년작가회는 우진문화재단에서 매년 전북지역 순수미술 분야에서 왕성한 활동과 수준 높은 작품을 선보인 작가를 심사하여 시상하는 우진청년작가상 수상작가 모임이다.
청목미술관 레지던시 작가들의 작업 결과물을 살펴보는 ‘청목아티스트 레지던시 결과 보고전시’가 21일부터 다음 달 16일까지 미술관 전시실에서 열린다. ‘사유의 시간들’을 주제로 지난 한 해 동안 프로그램을 함께 한 김스미, 이재승, 이철규, 장석원, 정유리, 지나손 등 작가 6명의 창작물을 조명한다. 김스미 작가는 조형적 균형과 현대적 평면구성이 담긴 달항아리 작품을 선보인다. 달항아리 그림이 주는 에너지와 파장을 예술로 승화시켜 위로와 치유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한국화가 이재승은 끊임없이 사유하며 표현한 ‘심상-명상’ 연작을 통해 인간과 자연을 하나로 보는 일원의 세계관을 보여준다. 정형화된 이미지를 제거하고 오로지 수묵에 의한 기운과 조형만으로 여백의 아름다움을 나타낸다. 물질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을 한 화면에 배치한 이철규 화가는 이질적이고 조화로운 아이러니를 표현해 ‘조화’를 말하고자 한다. 황금만능주의의 대표적 상징인 금과 정신적인 것의 기초가 되는 자연을 조합해 인간의 음과 양, 구상과 추상 등 공존과 상생의 의미를 묻는다. 장석원 작가는 희로애락이 담긴 얼굴을 그린다. 선과 악, 긍정과 부정이 묻어있는 얼굴을 통해 인간의 다양한 면모와 삶의 복잡성을 입체적으로 그려냈다. 정유리 작가는 소통 키워드를 통해 희망적 메시지를 전하고, 지나손 작가는 물이 이루어 놓은 제3의 드로잉을 관찰하는 영상물을 통해 예술의 본질과 사물의 실존에 대한 미학적 경험을 제공한다. 청목미술관 관계자는 “한 해의 창작활동을 소개하는 전시에서 레지던시 작가들은 각자의 사유와 고민을 시각적 언어로 풀어낸 작품을 선보인다”며 “‘사유의 시간들’이라는 전시 주제처럼 이번 전시가 관객들에게 사유의 시간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든 건 1980년대 서울의 아스팔트 도로에서 시작됐는지 모른다. 독재 권력을 향한 외침이 붓이었고 집회 현장이 작업실이었던 변혁의 80년대, 사람들은 행동했다. 그 시기 김준권 화백(69‧한국목판문화연구소장)은 민중미술에 투신해 전단지 작업에 참여했고, 판화에 관심을 갖게 됐다. 김 화백은 민중미술을 시작으로 90년대 국토와 사람들의 삶이 담긴 리얼리즘적 풍경을 켜켜이 형상화하기 시작했다.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눈과 발로 사생한 작업을 해나갔다. 이후 한‧중‧일 전통 목판화를 연구하고 자신만의 방식을 입혀 선보인 수묵‧채묵 목판화를 창안해내기도 했다. 한국 목판화 거장 김준권 화백이 전주를 찾았다. 전북특별자치도 출범 1주년을 기념해 한국소리문화의전당(대표 서현석)에서 준비한 신년기획 초대전 ‘김준권의 국토-판각장정’이 3월 30일까지 전당 전시장 전관에서 열린다. 1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 화백은 “목판화 작업 과정은 길고 까다롭다”고 설명했다. 기본적으로 판화 한 장을 찍기 위해서는 최소 10번 이상 찍고 마르길 기다려야 한다. 판마다 먹의 농담도 달라 작품 하나를 완성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판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찍는 방법. 판과 종이가 물에 젖은 정도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져 손끝의 섬세한 감각이 필요하다. 이번 전시에서는 인고의 시간을 거쳐 탄생한 화백의 작품 250여 점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전시는 1980년대 초창기 작품 '나는 밥이다'부터 대표작 '이산 저산', '산운(山韻)’ 까지 그의 예술적 여정을 차근차근 짚어본다. 그가 제작한 목판화에는 대한민국 남단에 위치한 가파도부터 휴전선, 북한 땅을 건너뛰어 요동에서 본 북녘까지 사실적으로 재현된다. 색채가 있는 채묵(동양화 인료)과 무채색의 수묵(먹) 판화, 강렬한 색채로 시각적 힘이 큰 유성 목판화 등 다양한 재료와 기법을 활용해 생생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서현석 대표는 “전북특별자치도 출범 1주년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2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첫 시작을 김준권 화백의 전시로 하게 됐다”며 “김 화백의 40년 미술세계를 조명하고, 판화가 지난 예술적 가치와 의미를 되새겨봤으면 한다”고 밝혔다. 홍익대 미대를 졸업한 화백은 국내 수묵 판화 개척자로 평가받으며 1993년부터 진천군 백곡면 작업실에서 '한국목판화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2018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남북 정상회담 당시 그의 판화작품 '산운(山韻)'이 판문점 평화의집 내 배경 그림으로 내걸려 큰 주목을 받았다. 이번 전시는 무료 관람이며 매주 월요일과 설날 연휴는 휴관한다. 전시 기간 판화 찍기 체험이 운영되고 2월 중에 ‘작가와의 대화’가 마련된다.
개미누에 뽕잎 갉는 소리였습니다. 꿈길을 지우며 소복하게 눈이 쌓였습니다. 지금은 먼 유년의 겨울에도 푹푹 눈이 내렸지요. 앞집 지붕을 덮고, 우리 집 울타리를 지우고, 장독대에 몇 그릇 고봉밥을 담아 놓곤 했지요. 함부로 벗어던진 토방의 내 검정 고무신에도 눈발은 들어앉았고요. 색맹이라는 말도 있고, 없는 양말에 발이 시려 그런다는 얘기도 있던 복실이가 폴짝폴짝 뛰던 기억은 분명한 걸까요? 올겨울 눈이 잦습니다. 어느 시인의 시구대로 어지러운 세상 죄지은 발자국을 자꾸자꾸 지워주시고 싶은 하느님의 사랑인지도 모릅니다. “어디에서나 눈이 오면 사람은 해방이 됩니다. 그러나 오렌지 꽃피는 곳에서는 사람이 사람의 적이 됩니다.” R. W. 에머슨의 말이 새삼스럽지 않은 아침입니다. 설풍년지조(雪豊年之兆), 눈은 풍년의 징조라지요. 아무리 쌀값 헐하대도 곡간마다 그득그득했으면 좋겠습니다. 좁고 넓고 질고 고슬한 길을 지운 눈이, 길 놓친 자전거 위에도 수북하네요. “쪼르르 다녀간 쥐 발자국/발목도 빠지지 않고/복실이가 남겨놓은 밥풀때기 떼어먹고 갔다//포릉 포르릉 허공을 딛고 와/시궁쥐가 갉다간 이 빠진 사발을/톡톡 쪼아먹는 참새”, 졸시 ‘폭설’입니다. 그러게요, 먼 산의 고라니는 아침밥이나 먹었을까요?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이 문화예술 육성 지원사업 수혜자 문턱을 높인다. 전북지역 예술인과 예술단체의 창작 역량을 강화하고 예술인의 성장을 목적으로 사업이 추진되는 만큼, 신청 자격을 높여 예술인들의 권익 보호와 전문성 강화에 힘쓰겠다는 방침이다. 전북문화관광재단은 다음 달 7일까지 ‘2025년 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 공모를 진행한다. 16일 재단에 따르면 이번 공모는 △예술창작 지원 △예술 확산 지원 △젊은 예술 지원 등 3개 분야로, 사업비는 지난해와 같은 16억5000만 원이다. 지원 규모는 1개 사업 당 최소 300만 원부터 최대 800만 원이다. 예술창작 분야에서는 개인별로 문학 300만 원, 시각예술 400만 원, 공연‧다원 예술 500만 원씩 지원한다. 예술단체는 분야별(문학 300~500만 원, 시각 400~600만 원, 공연‧다원 500~700만 원)로 차등 배분한다. 예술단체에 지원하는 예술 확산 분야는 전 장르 최소 700만 원에서 800만 원을 지원한다. 40세 이하 예술인을 대상으로 하는 젊은 예술 분야는 전 장르 400만 원을 지원한다. 올해부터는 장애 예술단체 가산점 기준이 높아졌다. 그동안 사업 참여자 가운데 장애 예술인이 1명만 소속돼 있더라도 가산점 5점이 부여돼 예술단체로 선정됐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사업 참여자 중 장애 예술인이 30% 이상 참여해야 가산점 5점이 부여되는 것으로 기준을 바꿨다. 중복 수혜를 줄이고, 공정한 지원금 분배를 위한 조치다. 예술인 권익 증진을 위해 창작활동비 편성 금액도 늘렸다. 올해부터 선정 금액의 20% 가량을 개인 창작활동비로 편성할 수 있다. 이는 지난해보다 5% 늘어난 수치다. 문화예술과 생활 문화예술의 경계를 바로잡기 위해 신청 자격도 손봤다. 지난해에는 신청 자격이 창작활동 경력을 증빙하는 것이었다. 창작활동에 대한 기준이 명확치 않다 보니 실제 전업 예술인들의 선정률이 낮을 수밖에 없었다. 재단은 장르별로 신청 자격을 구체화해 기준을 보완하기로 했다. 문학 장르는 1회 이상 개인 작품집을 출간 경력이 있어야 한다. 시각 장르는 개인전, 공연 장르는 발표회(공연) 경력이 증명돼야 지원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사업의 전문성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재단 관계자는 “올해는 문화예술육성지원이 전문 예술인들을 위한 사업으로 인식될 수 있도록 기준을 강화하고 보완하는 데 초점을 뒀다”며 “당초 역량 있는 예술가를 지원하자는 취지로 시작된 사업인 만큼 신청 자격을 손질해 전문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사업설명회는 오는 22일부터 24일까지 익산, 군산, 전주에서 3차례 진행된다. 신청접수는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국가문화예술지원시스템을 통해 온라인으로 접수해야 한다. 결과는 3월 중에 발표할 예정이다.
전북특별자치도 문화예술인들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는 우진문화재단의 ‘2025 우리소리 우리가락’ 공모에 아트룸을 비롯한 10명(팀)이 선정됐다. 우리소리 우리가락은 국악·양악·무용 등 3개 부문 문화예술인들에게 작품 제작과 발표·홍보 등을 지원한다. 국악 부문은 아트룸(대표 이환주)과 조훈화 양금연주자가 선정됐다. 공연 콘셉트를 하모니로 잡은 아트룸은 대중적인 음계를 국악기에 맞춰 재해석한 콘텐츠 기획을 선보여 대중성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누가 들어도 알만한 노랫말의 내용과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연결해 판소리 사설의 이해를 돕는다. 조훈화는 ‘양금의 시간 여행’콘셉트로 전통과 현대, 동서양을 양금이라는 악기로 연결한다. 양금의 전통적 뿌리에 현대적 감각을 더하고, 미래로 확장되는 음악적 가능성을 관객들에게 제시한다. 양악 부문은 조성현 기타리스트와 앙상블 로코(대표 김하늘)가 뽑혔다. 조성현은 ‘피아졸라와 빌라로보스’를 콘셉 주제로 잡았다. 기타를 위한 악보와 충분한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들을 경외하는 마음으로 연주하고, 올바른 해석과 진지한 연주를 통해 클래식기타의 매력을 극대화한다. 목관 5중주의 다채로운 레파토리를 보유한 앙상블 로코는 Romantic in Europe’콘셉트로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넘나들며 강렬한 인상과 여운을 전한다. 무용 부분은 신인 춤판(30세 이하 안무가)과 젊은 춤판(45세 이하 안무가)으로 나누어 선정됐다. 신인춤판에는 이민근(25) ․ 이서연(23) ․ 정다연(26)씨가 무대에 오른다. 젊은 춤판 선정자는 강영진(28) ․ 장소린(29) ․ 함희원(28)씨다. 올해는 공연예술의 진정성과 대중성, 실험성 등을 고루 갖춘 공연을 선정하고자 장르별로 제한을 두지 않고 예술적 실험을 시도한 작품 위주로 선정했다는 게 심사위원들의 설명이다. 심사는 이왕수 문화예술공작소 기획 감독, 김보라 우진문화재단 이사장, 이나현 전북대 예술대학 무용학과 교수가 맡았다.
전라연합예술단이 지난 8일부터 13일까지 중국 강소서 창저우시(상주시) 봉황곡 대극원에서 한중문화교류공연을 펼쳤다. 이번 한중문화교류공연은 전북특별자치도와 중국 강소성 교류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됐다. 한중문화협회 전북지부(회장 박영진)와 중국 강소성 인민대외우호협회 공동 주최했다. 전라연합예술단은 한중문화협회장 박영진 단장을 비롯해 부단장 박명숙, 총연출 조승철, 예술감독 장인숙, 명창 차복순, 고수 신동선, 명무 김명신 박현희 노태호, 무용수 김연우 서한나 최진영 최윤형 김민주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전북 무형유산 제47호인 호남산조춤과 판소리 '수궁가'를 결합한 공연을 무대에 올렸고 판소리 '흥보가'는 차복순 명창의 풍부하고 격조 높은 너름새와 소리로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전주국제영화제가 2025년에도 국회문화극장 프로그램을 이어간다. 전주국제영화제와 국회사무처는 문화 협력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지난 2023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국회사무처가 주최하는 국회문화극장은 국민 문화 향유권 증진을 위해 매월 셋째 주 목요일마다 영화와 공연 등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무료로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2월 영화 ‘비밀의 언덕’을 시작으로 올해 1월 영화 ‘룸쉐어링’ 상영까지 여섯 번의 상영회가 열렸다. 영화제 관계자는 “상영회마다 영화 상영 전 감독과 배우들이 참여하는 무비토크가 운영됐다”며 “작품 제작 뒷이야기와 영화적 의미에 대해 이야기 나눠 관객들에게 특별한 영화 감상 경험을 제공했다”고 자평했다. 전주국제영화제와 국회사무처는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에 힘입어 1월 ‘룸 쉐어링’ 상영을 시작으로 2회 추가 상영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정숙 수필가의 다섯 번째 수필집 <다시 페달을 밟는다>(출판하우스 짓다)에는 뿌리가 단단한 글들로 가득하다. 작가는 헐거워진 생활을 조이고,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해 글을 완성했다. 결코 만만치 않았던 생의 무게를 견디며 고난과 역경을 서사적으로 풀어낸 글들은 독자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천세진 문화비평가는 책 발문에서 “허공을 딛고 온 언어가 있고, 긴 소금밭과 깊은 수렁을 이겨낸 언어가 있다. 뿌리 없음의 언어와 몸의 거개(擧皆)가 뿌리일 수밖에 없는 언어가 있다”며 “이정숙 작가가 짙게 드리운 그림자에서 흘러나온 언어는 의심 없이 후자들의 것”이라고 밝혔다. “속수무책으로 언덕길에 돌멩이 하나 굴러내린다. 물끄러미 바라본다. 모양새가 울퉁불퉁 거무튀튀하다. 흠집이 나는지도 모르고 시간에 내던져 사는 저 돌멩이. 굴러가는 돌의 도달지점은 어디일까? 종착지가 어딘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 곳을 향하여 무턱대고 내리구른다. 그는 광장이 아닌 골방이 필요했다. 복잡다단함에서 본래면목으로 돌아가 보자는 것이겠다. 침잠의 시간으로 본연을 만난다. 새롭게 시작하고자 하는 의미의 시간이다. 세상의 빛을 보기 전 양수가 깃든 어머니의 자궁이다” (‘나의 퀘렌시아’중에서) 책에 수록된 작품들은 크고 둔중한 징의 소리처럼 묵직하다. 바로 알아챌 수 없을정도의 고요한 언어들로 깊은 깨달음을 던진다. 2001년 수필과 비평으로 등단한 이정숙 작가는 국제PEN한국본부 전북지역위원장, 전북문협수필분과위원장, 온글문학회장,전북수필과비평작가회의 회장을 역임했다. 가톨릭문우회, 문예가족, 한국미래문화연구원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신곡문학상, 전북문학상, 온글문학상, 작촌문학상, 한글사랑유공자 전라북도지사상을 수상했다. 수필집 <지금은 노랑신호등> <내 안의 어처구니> <꽃잎에 데다> <계단에서 만난 시간> 등을 펴냈다.
맹성렬 우석대 교수가 고대 이집트 문명의 신비와 종교적 의미를 탐구한 <고대 이집트 왕권 신화>(투나미스)를 출간했다. 12년간 연구 집필한 저자 맹성렬은 철저한 고증을 통해 오시리스와 호루스 신화, 히에로스 가모스 의식, 왕권 정당화의 본질을 흥미롭게 풀어냈다. 책은 단순히 역사적 사실만을 나열하지 않는다. 고대 이집트 종교의 철학적 깊이와 현대 문명에 미친 영향을 폭넓게 분석한다. “고대 이집트인들의 삶에 있어 그들 신화 속 이야기를 종교의식이나 축제의 형태로 현실세계에 반복적으로 구현하는 것이 중요했다. 그 신화의 핵심은 오시리스와 이시스, 그리고 호루스에 얽힌 주제를 다루는 왕권신화였다. (…중략…) 그들은 달과 태양 주기를 섞어 만든 달력을 만들었다. 오늘날 우리와 마찬가지로 그들은 365일을 1년으로 했으며, 1달은 30일이었다. 따라서, 12달에 5일을 더해 1년이 되었다. (…중략…) 첫 번째 계절인 아켓은 한여름에 시작되는 ‘범람의 계절’로 총 넉 달(120일)로 구성되었다. 나일강 물이 범람해서 땅이 물에 잠겨 있는 기간에 해당했다.”(p.123) 총 5부로 구성된 책은 ‘피라미드 텍스트’와 ‘사자의 서’를 비롯한 고대 문헌과 벽화 분석, 오시리스 신화의 심층적 해석, 그리스와의 문화적 연결성 등을 다룬다. 특히 오시리스와 호루스 신화를 중심으로 파라오의 권력이 신적 정당성을 얻는 과정을 면밀히 살펴 고대왕권의 상징적 재현과 의식의 본질을 생생히 보여준다. 저자는 “이 책은 지금까지 잘못 알려진 고대 이집트 종교에 대한 바른 인식을 심어주려는 목적으로 기획됐다”며 “고대 이집트 문헌 기록 고증을 통해 파헤친 근거와 종교적 인식을 고형화한 작업물”이라고 설명했다. 저자는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신소재공학과 석사 과정을 마쳤다. 이후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전기전자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35년간 냉철한 과학자의 시선으로 인류 문명사에서 해명되지 않은 난제들을 탐구하고 있다. 현재는 우석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아담의 문명을 찾아서> <지적 호기심을 위한 미스터리 컬렉션> <과학은 없다> <UFO(우리가 발견한 것이 아니다. 그들이 찾아오는 것이다)> 등이 있다. 신드롬>
성장하는 인간을 목표로 행동의 중요성을 설득력 있게 설명한 계발서 <미라클 스토리 1‧2>(신아출판사)가 출간됐다. 저자는 20년 간 자기계발 관련 강연자로 활동한 전주교육통합지원센터 허대중 센터장. 개인의 경험을 토대로 막연한 불안에 시달리는 독자들의 마음에 해답을 제시한다. 책은 매일 읽고 사색하며 쓰는 형식을 취한다. 하루하루를 계획하고 뒤돌아보면서 그날의 성장과 행복을 이끌어 준다. 개인의 역사를 정성스럽게 기록함으로써 스스로가 세상에 단 하나뿐인 자신만의 책을 집필하는 뜻깊은 여정이기도 하다. 특히 사고력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논리적 사고력과 창의력이 기초가 되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글을 읽고 쓰는 모든 행위가 결국엔 일상을 편리하게 만들고, 세상을 움직이는 힘이 된다는 것이다. 허대중 센터장은 책 머릿말에서 “미라클 스토리는 꼼꼼하게 기록된 삶의 발자취를 통해 가정에서 학교에서 회사에서 공동체에서 구성원들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담았다”며 “소통과 교제의 도구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2001년부터 2024년까지 11개 대학에 출강하면서 미래 세대 인재 양성에 힘써온 저자는 2010년부터 비영리민간단체 꿈이룸터와 (사)희망청소년복지재단에서 일했다. 집필한 저서로는 <미라클 365> <백한 번의 생각 여행> <꿈의 진로> <훌륭한 리더> <성공하는 직장인> <깨어라 일어나라> 등이 있다.
동심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뭘까? 별, 꽃, 구름, 천진함…. 그런데 이것들은 오래전에 잃어버린 것들이 아닌가? 어렸을 적 ‘잠든 척’하며 들었던 부모님의 대화를 기억한다. 오줌이 마려워도 참았다. 뭔가 어른들 만의 비밀을 알아버린 것 같은 기분이었다. 다음 날부터 ‘알아도 모르는 척’ 해야 했다. 송현섭의 동시집 <착한 마녀의 일기>는 어린이를 순수하고 무구한 존재로만 생각하는 어른들에게 통쾌한 똥침을 놓는다. 송현섭은 “나는 시옷 자의 풀밭에 누워 / 기름처럼 둥둥 뜬 흰 구름을 보며 / 생각하고, 고민하고, 의심하고, 추리했네. // 젠장, 나는 분명 삥 뜯기고 있는 거야.”(「착한 마녀의 일기」)처럼 세상의 변두리에서 들려옴직한 말로 동시를 쓴다. 파격적이고 발칙한 상상력이다. 송현섭 시인은 1990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됐다. 오랜 시간 ‘천사의 시’를 찾았으나. 결국 그가 찾은 건 ‘마녀같은’ 동시다. '착한 마녀'라니, '착한 정치인'이라는 말처럼 아이러니하다. 그는 이 시집으로 <문학동네 동시문학상> 대상을 수상하했다. 동시에 대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찬사가 쏟아졌다. 송시인은 어린이를 미성숙한 존재로 보는 시선에 반대한다. “동심이나 순수함이란 관찰의 대상이 아니에요. 아이들은 너무 바빠서 순수할 겨를도 없어요.” 동심 천사주의와 교훈주의는 만들어진 아동문학의 안과 밖이다. 동심 천사주의는 현실의 피로와 중압감을 아이의 순수성에 기대 치유하고 구원받으려는 어른의 낭만적 충동이다. 그래서 동시에는 달님, 별빛, 이슬, 무지개 등의 상투어가 자주 등장한다. 아름다운 단어나 교훈적인 결론으로 끝나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어린이는 끊임없이 성장하는 존재이며, 구체적인 현실에 발을 딛고 사는 사회적 존재다. 마치 ‘우리 마을에 새로운 괴물이 하나 더 추가된 거지’ 같은 말은 어지러운 시국을 예견하는 것 같다. 감정도 거래되는 요즘 시대에는 송현섭의 동시를 읽어야 한다. 복잡하고 난해하게 사는 현대인에게 시인의 엉뚱한 따뜻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처단’, ‘검열’, ‘통제’처럼 어리석고 무서운 단어들이 거리를 활보한다. 거리의 언어는 타락하고 태극기는 오염되고 있다. 어린이에게 무얼 보고 성장하라는 말인가?. 기존의 동시가 세속적인 세계에서 아이들의 귀를 막는 것이었다면 송현섭의 동시는 뻔뻔하고 추악하게 사는 ‘괴물’ 같은 어른들의 세상에서 부대끼는 ‘작은 인간’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솔직해서 차라리 가슴을 뛰게 하는 아이들의 생각을 읽으며 정작 유치한 것은 어른들임을 생각한다. 새해다. 산에 올라 일출 사진을 공유하고, 한해의 계획을 세우고… 생각해보니 작년에도 그랬잖아! 점집도 바빠지는 시기. 신문은 무속에 빠져 자신과 나라를 위기에 몰아넣은 이들을 비판하는 한편 '오늘의 운세'를 게재한다. 환상을 믿는 것은 어른들이 더 하다. 송현섭의 동시집 <착한 마녀의 일기>를 나라를 혼란에 빠트려 구치소에 수감될 이들에게 읽히고 싶다. 너희들의 못된 심보는 다 들통났으니 순순히 투항하라. 박태건 시인은 1995 전북일보 신춘문예와 시와반시 신인상에 당선됐다. 시집 『이름을 몰랐으면 했다』로 불꽃문학상을 수상했다. 『나바위성당 팔각창문 아래서』 , 『익산문화예술의 정신』 등을 펴냈다.
‘2025 전북일보 신춘문예’의 주인공들과 한국 문단의 새로운 얼굴을 축하하는 중견·원로 문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14일 전북일보 7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5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은 새로운 가족을 맞이하는 자리였다. 이날 시상식에는 지역의 중견·원로 시인들과 당선 작가들의 가족, 전북일보 임원 등이 참석해 앞으로 한국 문단을 빛낼 이주경(시), 김수현(수필), 장용돈(소설), 김정숙(동화) 작가의 출발을 응원했다. 시 부문 당선자 이주경 시인은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사실이 아직도 꿈만 같다. 저에게 당선의 영예를 안겨준 이번 ‘카키리카 앵무’의 속 구절처럼 창살에 갇히지 않고, 치열하게 꿈꾸는 시인이 되겠다. 제 작품을 선택해 주신 김사인 심사위원과 박남준 심사위원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수필 부문 당선자 김수현 작가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지난해 초 지인에게 글을 그만 쓰겠다고 이야기 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이번에도 ‘신춘 병’을 떨치지 못하고 응모를 하게 됐다. 생각지도 못한 순간을 선물해 준 모든 분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며 당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소설 부문 당선자 장용돈 작가는 “이 자리에 오르기까지 30년이 걸렸다. 해마다 열병처럼 신춘 병을 앓으며 꾸준히 신춘문예에 도전해 최종심에 오른 적도 있어, 더 미련을 버리지 못했던 것 같다. 이 순간, 12월 24일까지 당선자를 숨겨놓고 성탄절 선물을 제대로 던져준 전북일보가 고맙기도 하면서 얄밉기도 하다. 오늘을 잊지 않고 앞으로도 약자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소설을 쓰겠다”고 말했다. 마지막 동화 부문 당선자 김정숙 작가는 “고창군 공음면에서 태어나 중학교를 졸업하고, 어린 나이에 떠밀리듯 도시로 나가야 했다. 그런데 이런 영광의 순간으로 다시 고향에 돌아올 수 있게 돼 기쁘다. 앞으로도 고향의 기운을 듬뿍 받아 어린이들을 위한 더 좋은 작품을 쓰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2025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이 14일 오후 3시 전북일보사 7층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올해 전북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문단에 나온 이주경(시‧49‧부산) 김수현(수필‧30‧순천) 장용돈(소설‧55‧부산) 김정숙(동화‧63‧김포) 씨는 “글쓰기에 정진해 감동적인 작품으로 보답하겠다"며 "영광의 순간을 선사해준 전북일보에게 감사하고, 귀한 인연 소중히 간직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문인들이 대거 참석해 한국문단에 첫발을 내디딘 당선자들을 축하했다. 박남준 시인은 “기성의 미적 감각과 안목을 돌파해주는 신선함 속에 설득력을 발휘하는 새로운 목소리를 기다렸다”며 “이번 신춘문예 심사를 통해 발칙 풍부하고 패기 넘치는 상상력과 날카로운 예각의 안테나를 갈고 닦은 작품들을 만나는 순간들을 마주할 수 있었다”고 평했다. 박 시인은 “당선자 모두 축하한다”며 “부디 당선작이 대표작이 되는 작가로 머물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당선자들에 대한 격려도 이어졌다. 전북일보 윤석정 사장은 “문화예술 가운데서도 가장 으뜸인 것은 문학이라고 생각한다. 올해 신춘문예 수상의 영광을 안게 된 수상자 분들에게 진심으로 축하 인사를 전한다”며 “전북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더 큰 문학의 장을 펼쳐달라”고 부탁했다. 소재호 전 전북예총 회장은 “남강에서 시작한 물줄기가 샛강을 이루고 태평양 어디쯤에서 철썩거리고 있다. 오늘 이렇게 훌륭한 문사들이 배출되어서 자랑스럽고 축하한다”며 “신춘문예 당선은 9층 석탑의 기초가 되는 돌탑 하나를 쌓게 된 것이다. 차근차근 돌탑을 쌓아 9층 석탑을 완성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시상식에는 심사를 맡았던 박남준 시인과 이광재 소설가, 전은희 아동문학가를 비롯해 서정환 신아출판사 사장, 소재호 시인, 김용택 시인, 백봉기 전북문인협회장, 이소애 시인, 김영 석정문학회장, 이병초 시인, 이형구 전북시인협회장, 박귀덕 수필가, 양영아 수필가, 전북일보 문우회 장은영‧오은숙‧김서연‧황지호 작가, 신명호 가천길재단 문화사업팀장 등 100여 명이 참석해 당선자들을 응원했다. 2025 전북일보 신춘문예 응모작은 모두 1828편(시 1187편, 단편소설 126편, 동화 106편, 수필 409편)이다. 올해는 10대부터 80대까지 연령별 응모자가 다양했고 부산, 경남, 서울, 경기, 전남 등 지역별 분포도 고른 것이 특징이다. 부문별로는 시와 동화 응모작이 많았고 단편소설과 수필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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