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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최고 독서토론왕 뽑는다…전주MBC '독서토론한마당 북적북적2' 방영

전북 최고 초중고 독서토론팀을 뽑는 무대가 전주MBC '독서토론한마당 북적북적2' 프로그램을 통해 방영된다. 프로그램은 오는 27일 오전 8시 35분 초등부‧중등부 준결승전을 시작으로 매주 일요일 동시간대 6차례 방송된다. 전주MBC와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이 함께 하는 이 프로그램은 독서를 통해 학생들의 사고의 폭을 넓히고 건전한 토론문화를 만들기 위해 마련됐다. 전북자치도 초‧중‧고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대회는 지난 6월부터 3개월간 열띤 경쟁이 펼쳐졌고, 지난 12일 전주MBC 공개홀 특설무대에서 초중고 결승전이 열렸다. 초등부 결승은 '초등생의 스마트폰 사용을 규제하는 법규는 필요하다'는 논제를 놓고 전주교대부설초 '토드'와 전주화정초 '시크릿샘물'이 맞붙었다. 중등부는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다’는 논제로 익산 이리북중 ‘파이리’와 전주 화정중 ‘예의를아는사랑둥이들’이 격돌했다. 고등부에선 ‘중개 플랫폼 노동자들을 개인 사업자로 봐야 한다’는 논제를 두고 전주성심여고 ‘책가온’과 전주고 ‘논고’가 열띤 토론을 벌였다. 준결승과 결승 무대는 박혜진 전 MBC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결승전 심사위원으로는 신종호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와 신지영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송승훈 의정부광동고 교사, 강용철 서울 경희여중 교사, 김새섬 독서모임플랫폼 그믐 대표가 참여했다.

  • 방송·연예
  • 박은
  • 2024.10.22 16:46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 특별기고⑥] 한강의 붓 세계를 품에 안다

현실감각이 없다. 믿기지 않는 걸. 정말 우리 한강 맞는거야. 가짜 뉴스겠지. 이는 세계 노벨문학상이 발표되는 날 대한민국의 반응이다. 시간이 가면서 사실로 다가왔을 때 우리는 ‘이렇게 꿈이 이루어지는구나’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로 기쁘기만하다. 어떻게 축하를 드려야 할까? 시인이자 소설가인 한강은 세계를 품에 안은 붓으로 대한민국 국위를 선양한 애국자가 확실하니 축하 인사를 정중하게 드리고 싶다. 한강 소설가님!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노벨문학상 수상을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이 기쁜 소식을 정작 당사자도 믿기 어려워 가짜 뉴스로 오인하였다는 것 자체가 본 상이 세계 최고의 상임을 느끼게 한다. 시인이자 소설가인 한강처럼 모든 대한민국 국민들 역시 정말일까? 하는 조바심을 한 순간 느꼈으리라 믿는다. 그 이유는 그간 수 년 동안 학수고대했던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모 시인이 거명되었던 기억이 남아 있으니까 그렇다. 예견이나 예상마저도 없었던 사막에 천둥이 치고 목마른 갈증을 풀어주는 단비처럼 시인이자 소설가인 한강은 그간의 노벨 문학상과 다르게 세계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문단에 은하수 같은 거대한 문맥을 펼쳐줬다. 사실 우리 전북에서는 노벨 문학상에 대하여 그렇게 생소하지가 않다. 언론에서도 피력했지만 장장 7년 동안 이맘때면 노벨 문학상을 수상할 것이라며 방송국 중계차량까지 그 분의 집 근처에서 진을 치고 있었던 것을 기억한다. 그러나 끝내 수상소식은 듣지 못했고 당시에도 혹자는 문학적 가치는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 그 작품의 가치가 전달돼야 한다고 말하곤 했다. 그 가교역할은 다름아닌 국제적 수상이 있어야 하고 더욱이 작품이 다국적으로 번역돼 국제적으로 평가가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분의 수상후보로서의 경력에 국제적인 부분이 있었는가. 아니면 다국적 언어로 번역돼 국제적 평가를 받았는가를 말할 때 이 부분이 많이 아쉽다고 한 것은 설득력이 있어 보였다. 결국 국제적으로 작품성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국내가 아닌 외국에서 읽혀져야 한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그 나라의 언어로 번역이 되어 책방에서 독자를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한강을 살펴보면 그는 국내에서의 활동의 폭보다는 국제적 활동의 폭이 훨씬 두드러진 것 같다.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고 하니 난데없이 국내의 어줍잖은 푼수들이 그의 수상에 대해 왈가왈부하며 작품성에 썩은 잣대를 드리우며 글줄을 올리는 것을 보면 표현에 자유가 있다고 하지만 분수를 알았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앞선다. 더욱이 아직도 광주 5.18에 대해 옳고 그름과 무엇이 정의인지를 판단하지 못하고 한강의 광주 5·18 투영에 대해 몰상식하게 빗대어 힐난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어 가슴 아프고 우울하게 했다. 이제는 저 넓은 광야로 뛰쳐 나가야 한다. 그 발판을 한강이 놓아 준 것이고 그의 글줄에서 우리의 모습들이 더 폭넓게 세계인들에게 각인이 될 것으로 보이며 우리의 글에 대한 관심이, 아니 그 이해도가 더 가까워질 것으로 확신하기에 이 기회를 단목에 그치지 않고 장목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문학적 역량 발휘에 많은 문우들이 산고를 치르고 있겠지만 우리 전북 역시 한국문단에서 걸죽한 인물들이 맥을 이어왔음을 부인할 수가 없다. 이제는 문단의 활동계획이나 컨퍼런스 등도 우물안보다는 적어도 주변의 외국과도 더 많은 교류를 확대하고 역량을 강화할 필요성이 절실하다고 보여진다. 그리하여 문단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게 하고 문학인들이 일취월장해 ‘제2의 노벨 문학상’이 이곳 전북에서 반듯이 배출되기를 기대해 본다. / 이형구 시인

  • 문학·출판
  • 기고
  • 2024.10.22 15:17

[흔들리는 서노송예술촌] ①서노송예술촌 왜 흔들리나?

한때 전북 최대 성매매 집결지였던 ‘선미촌’은 문화와 예술이 흐르는 서노송예술촌으로 탈바꿈했다. 전주시는 도심속 어두운 공간으로 남아있던 선미촌을 바꿔보겠다며 2017년부터 83억 원을 들여 문화재생사업을 추진했다. 공권력이나 물리력을 동원하지 않고 오로지 주민들과 함께 문화와 예술의 힘으로 성매매 업소 종사자들을 이주시켰고, 그동안 성매매에 사용되던 건물들은 전주시에서 매입해 문화·예술 시설로 바뀌었다. 수십 년 동안 붙여졌던 ‘성매매의 온상’이라는 꼬리표는 2022년 끊어냈지만, 최근 서노송예술촌을 둘러싼 어두운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 <편집자 주> 전주 서노송예술촌이 흔들리고 있다. 60년간 전북 최대 성매매 집결지였던 선미촌 성매매 업소를 사들여 폐쇄하고, 공간을 임대해 문화재생사업을 추진해 온 전주시가 손을 떼겠다고 선언하면서다. 겉으로는 선미촌에 성매매 업소들이 모두 사라지며 사업이 완료됐다는 입장이지만, 2022년 단체장이 교체되면서 정책 방향이 달라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에는 서노송예술촌 일대에 아파트 개발 움직임까지 보이면서 사실상 재개발을 추진, '예술촌' 지우기에 나선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22일 전북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선미촌 일대에 1만㎡ 규모의 2개 단지 600세대의 아파트를 건립하겠다는 계획이 추진중이다. 일부 건물주와 토지주, 주민들은 재개발을 통한 아파트 건설을 위해 조합 설립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문 닫은 성매매 건물들이 수년째 방치됐고, 기존에 전주시가 기대했던 문화·예술 공간으로서의 기능도 효과가 크지 않아 자연스럽게 아파트 개발론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전주시는 “현재로서는 ‘아파트 개발을 해볼까?’ 정도의 움직임에 불과하다”며 관련 내용에 대해 선을 그었다. 다만, 일부 토지주와 건물주, 주민들을 필두로 가로주택 정비사업(재개발) 추진위원회가 구성됐고, 조합설립 동의를 위한 검인 신청이 진행중이다. 이 일대 주민 80% 이상이 아파트 개발에 동의를 하면 조합 설립 인가를 받게 된다. 통상적으로 재개발 사업이 정상 추진된다고 해도 오랜 기간이 소요되지만, 그 과정에서 그간 추진해왔던 예술촌의 기능이 소멸되지는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서노송예술촌의 이 같은 변화는 전주시의 정책 방향이 달라진 탓이 크다는 분석이다.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선미촌이라는 공간에 공원과 문화시설이 유입됐고, 2021년을 끝으로 60년 넘게 이어져왔던 성매매 업소도 완전히 퇴출됐다. 그러나 사업이 완료된 2022년 공교롭게 전주시장이 교체됐고, 이후 전주시는 성매매 업소의 완전한 퇴출이 이뤄진 만큼 더이상의 사업 추진이나 예산지원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슬럼화된 도시의 가시적인 변화들이 자본의 가치로 치환되면서 기존에 견지해온 보존과 재생이라는 논리에 미묘한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전주시는 그동안 행정에서 예술촌의 변화를 주도했다면, 이제는 민간이 주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전주시의 입장에 대해 예술촌에서 활동해 온 예술인과 청년들은 "안일하다"고 지적한다. 도시재생사업으로 공간의 성격이 변화했고, 바뀐 공간이 자리를 잡기까지 시행착오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주시가 변화를 위한 의지가 있다면, 성매매 업소 퇴출이라는 1차원적인 목표가 아니라 진정한 의미의 도시재생사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서노송예술촌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한 예술인은 "공간을 지켜온 주민과 공간을 변화시킨 예술가, 청년들의 다양한 시간의 층위가 담긴 곳이 선미촌”이라며 “공간의 성격이 변하면서 선미촌이 과도기에 놓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선미촌은 전주라는 도시가 가진 정체성을 보여주는 곳인 만큼 함부로 무너뜨리면 안된다"고 부연했다. 지난 2018년부터 서노송예술촌에서 거점공간을 운영중인 한 작가도 현 상황에 대해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선미촌에 자리잡은 문화공간은 예술가들만의 것이 아닌 시민들과 약속해 이어온 것들인데 무형의 가치가 외면받는 것 같다고 했다. 이 작가는 "자본의 논리로만 돌아가는 게 능사는 아니다”며 “서노송예술촌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변화해 나가야 하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아파트 개발 사업이 추진된다면 여성단체, 전문가, 주민, 청년, 예술가 등 다양한 주체들이 모여 현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4.10.22 15:17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 특별기고⑤]고통받은 몸의 상처가 써 내려간 글

지난 10일 저녁 8시(한국 시각) 노벨문학상을 주관하는 스웨덴 한림원은 한강 작가를 수상자로 발표했다. 한국문학의 위대한 승리다! 한국인으로서도 처음이지만 아시아 여성으로서도 처음인 한국문학의 대단한 쾌거다. “한강은 모든 작품에서 역사적 트라우마와 보이지 않는 규범들을 정면으로 마주하며 각각의 작품에서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다. 육체와 영혼, 산 자와 죽은 자의 연결에 대한 독특한 인식을 지니고 있으며 시적이고 실험적인 문체로 현대 산문의 혁신가로 자리매김했다.”라는 선정 이유이다. 2016년 5월 ‘채식주의자’(2007)로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을 했을 때 책을 탐독했었다. 미국 월간잡지인 오프라 메거진에서는 “충격 때문에 손으로 입을 막고 읽어야 하는 책”이라고 놀라운 평을 하기도 했다. 제주 4⸱3을 소재로 한 ‘작별하지 않는다’는 제주도가 바다와 한라산보다는 팽나무와 핏물이 붉게 묻어나올 것 같은 돌담이 걸어온다. 무섭다.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는 1980년 5월 18일부터 열흘간 있었던 광주시민과 전라남도민이 중심이 되어 조속한 민주 정부 수립과 전두환 보안사령관을 비롯한 신군부 세력의 퇴진 및 계엄령 철폐 등을 요구하며 전개한 민주화운동 시 유혈진압을 전개한 소설이다. “죽지마, 죽지마라 제발” 소설 뒤표지를 덮을 때까지 생각을 흔드는 소리였다. 눈을 뗄 수 없는 보편적인 깊은 울림을 준다. 광주 5⸱18 민주화 운동은 2011년 5월 민주화운동 관련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정식 등재되었다. 이때 충장로에 사는 절친한 친구 때문에 전화 개통이 시작되고 두절 된 교통이 트이고 해서 달려갔다. 친구 집에서 놀라운 장면을 목격했다. 친구 아들이 발바닥에 사인펜으로 이름을 쓰고 있었다. 청년들을 무조건 잡아가면 시체도 찾지 못한다는 소문이 떠돌아서 몰래 쓰고 있다고 공포가 묻어나는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태극기에 덮인 주검을 보고 돌아온 나는 며칠 잠을 설친 기억이 떠올랐다. 손가락 사이에 볼펜으로 주리를 튼다는 상처를 위로라도 해야겠다는 심정으로 볼펜을 한데 모아 깊숙이 서랍에 감췄다. 한강의 소설은 고통받은 신체의 리듬이 묻어난다. 고통받은 몸의 상처가 써 내려간 글이었다. 삶의 비극성에 대한 상처를 응시하는 탄탄한 서사적 냄새가 글 속에 숨어있다. ‘당신이 죽은 뒤 장례식을 치르지 못해, 내 삶이 장례식이 되었습니다.’는 뼈에 사무치도록 새겼다. 2016년에 출간된 독특한 형식의 산문 소설 ‘흰’은 마치 스페인의 건축가 가우디의 조개 모자이크 기법을 활용한 것처럼 시적인 단어들을 조합하여 구성된 시적인 글이었다. ‘소년이 온다‘와 ’작별하지 않는다’는 국가 권력에 의해 자행된 폭력과 그로 인해 희생된 사람들의 이야기다.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잔혹성과 폭력성을 묘사한 소설에서 시적 묘사를 느낀다. 폭력과 억압이 남긴 상처가 시간이 흘러도 쉽게 치유되지 않음이 책에서 보인다. 그래서 작가는 진실을 외면하고 침묵하는 사회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살아남은 자들이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그들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하여 연대해야 한다고 강하게 말한다. 그렇다. / 이소애 시인, 문학비평가

  • 문학·출판
  • 기고
  • 2024.10.21 16:02

재즈피아니스트 강재훈 트리오, 전북 관객 만난다

재즈피아니스트 강재훈 트리오가 오는 25일 오후 7시 30분 더바인홀에서 ‘듀크 엘링턴’의 음악을 통해 전북 관객을 만난다. 듀크 엘링턴은 인종차별이 심했던 미국의 20세기 초반에도 그의 천재적인 음악성만으로도 인종과 상관없이 모두의 인정을 받았던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로 알려진다. 이번 공연은 듀크 엘링턴 탄생 12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기획됐으며, 이날 무대에 오를 재즈피아니스트 강재훈 트리오는 '재즈는 어렵다'는 대중들의 편견을 깰 프로그램으로 관객을 마주할 계획이다. 실제 이들은 'Ellington Songbook(엘링턴 송북)' 이라는 이름으로 제작된 여러 재즈 명반 중에서도 전설적인 비루투오소 재즈 피아니스트 오스카 피터슨이 남긴 1959년 동명의 작품을 모티브로 해 재즈 피아노 트리오의 깔끔하고 세련된 사운드, 기분 좋은 스윙감이 스며든 담백한 즉흥 연주, 그리고 보다 섬세하고 균형감 있는 피아노·베이스·드럼의 인터플레이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엘링턴 송북 프로젝트를 연주하는 피아니스트 강재훈은 한국인 최초로 줄리아드 음악대학의 재즈과에 합격 및 졸업한 재즈 피아니스트로, 현재 자신의 리더 활동을 비롯해 웅산 밴드, 김주환 밴드, 서수진 컬러리스 트리오 등 다수의 그룹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영국의 EFG Festival을 비롯해, 국내의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서울재즈페스티벌 등에서 초청 연주를 진행했다. 강재훈 트리오는 ‘한국의 론 카터’로 평가받는 베이시스트 박진교와 재즈씬에서 최근 주목받기 시작한 젊은 드러머 김상수가 함께하며 철저하게 스윙 기반의 전통적인 재즈, 흔히 스트레이트 어헤드(straight ahead) 라고 구분되는 미국 정통 재즈의 스타일과 형식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4.10.21 15:11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 마음⋯최지영 기획전 '그리운, 그대'

‘보고 싶어 애타는 마음.’ 국어사전 속 ‘그리움’이라는 단어에 부여된 정의다. 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그리움을 설명하는 아홉 글자 속에는 단어가 내포한 의미를 모두 담아내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이렇듯 말로 다 설명하기 어려운 ‘그리움’이란 단어에 집중한 전시가 지역에서 열린다. 자전거 탄 갤러리는 15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최지영 작가 기획전 ‘그리운, 그대’를 개최한다. 최 작가는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은 ‘마음을 더욱 견고하게 하며, 풍요롭게 만들어준다고 여긴다. 그에겐 아픔도, 그리움도 원망도 모두 하나의 조각이다. 작가는 한지에 아크릴과 오일파스텔을 사용해 완성한 총 22점의 작품에 본인의 삶과 예술에 대한 사유의 능력을 확장해 담아냈다. 실제 전시장 속 그의 작품에서는 삶과 인간, 세상에 대한 관계를 묘사하는 니체 미학의 핵심 개념인 ’아폴로 성‘과 ’디오니소스 성‘에 관해 탐구하고, 예술의 가치와 본질에 접근하기 위해 사람들의 삶과 사고를 그림 속 꽃으로 의인화하고 있다. 최 작가는 원광대학교 미술대학에서 한국화를 전공하고 예원예술대학교 대학원에서 한지에 대해 심도 있게 공부했다. 개인전 15회와 단체전 200회 이상 참여했다. 현재는 전북대학교 대학원 박사과정으로 한국화에 관해 연구하고 있으며, 기관에서 미술인문학을 강의하고 있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4.10.21 14:02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 특별기고③] 가을이 가기 전에 ’한강‘을 읽자 한국문학 노벨상을 품다

그것은 소름이었다. 대한민국 작가가 최초로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듣는 순간, 기대고 있던 몸을 일으켜 두 주먹을 쥐고서 방안을 서성거렸다. 나도 모르게, 1901년 제1회 노벨문학상을 프랑스 시인이 받은 이후 몇 년이 흘렀는지를 계산하고 있었다. 지면과 영상으로 보았던 그녀의 모습이 필름처럼 스쳐 지나고 나직한 목소리에 담긴 무거웠던 느낌들이 되살아났다. 대한민국 소설가의 노벨문학상 소식이 발표된 이후 우리는 꿈같은 순간들을 맞고 있다. 다음 날 아침 중앙지의 1면은 온통 한국문학 노벨상 수상 소식으로 가득했다. 길게 줄을 선 사람들이 한 권씩 들고 서점을 나가는 작가의 소설이 클로즈업되고 이내 품절을 알리는 게시대가 올라왔다. 부지런히 돌아가는 파주출판단지 인쇄 업체의 기계 소리와 제본되어 쌓이는 소설책의 모습은 마치 딴 세상을 만난 듯하다. 어제와 오늘이 이렇게 달라졌다. 책 읽는 유튜버들도 연일 작가의 소설을 읽고 있다. 라디오와 TV에서는 신속하게, 구성한 자료와 소식 등을 모아 대담을 기획하고 예전 영상 등을 모아 특집을 구성하였다. 새롭고 놀라운 뉴스가 쏟아지는 가운데 ‘한국문학’이라는 세 글자가 특별하게 눈에 띈다. 신문을 읽는 것이, 뉴스를 보는 날들이 요즘처럼 즐거운 적이 있었던가 싶다. 한국문학이 노벨상을 품은 올해 가을은 따가운 햇볕마저 고맙다. 그런데 오히려 한강 작가는 “나는 평화롭고 조용하게 사는 것을 좋아한다. 글쓰기에 집중하고 싶다.… 나는 조용히 있고 싶다. 세계에 많은 고통이 있고, 우리는 좀 더 조용히 있어야 한다.”라고 말한다. 시를 닮은 소설, 한강의 소설은 시를 읽고 있다는 착각을 하도록 한다. 그의 시작은 시였다. 대학 시절 그의 시에는 ‘신들린 느낌’이 있었다고 들었다. 1993년 시인으로 등단한 한강은, 등단 20년 만인 2013년에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를 출간했다. 노벨상 수상자 한강에 대하여 아버지 한승원 소설가는 “시적인 감수성을 가진 좋은 젊은 소설가”라고 한다. 이 가을이 다 가기 전에 ‘한강’을 읽자. 지금이 한강의 글을 다시 읽을 시간이다. 기억을 기억으로 마감하지 않고 문학 작품에 담아 세상에 펼쳐 내는 일이 바로 문인의 사명이다. 스웨덴 한림원은 ‘역사적 상처에 직면하고 인간 삶의 취약성을 노출하는 한강의 시적 산문’을 이유로 그에게 노벨문학상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폭력이 인간을 지배함으로 인해 황폐해진 현실에서 역사의 피해자를 대신해 목소리를 낸 소설로, 대한민국에 노벨문학상을 선물한 그녀의 고통에 우리는 한없이 기쁘고 즐겁다. ‘그의 문장은 악몽마저도 서정적인 꿈처럼 느끼게 만든다.’고 한다. 시대와 상황을 넘어 인간의 보편성을 지향하고, 진실을 향해 걸어가는, 한강의 문학에 담긴 소중한 인간의 가치를 깊이 생각해야 한다. 구도자의 시선으로 상처 입은 영혼을 문장에 담아 저 밝은 빛을 향해 길을 열어 주는 것은 작가의 중요한 사명이다. /조미애 표현문학회 회장

  • 문학·출판
  • 기고
  • 2024.10.21 10:07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 특별기고④] 다시 쓰는 '한강의 기적'

노벨 문학상 수상의 열기가 좀처럼 식을 줄 모르고 한반도를 달구고 있다. 가히 신드롬급이다. 그럴 만도 하다. 우리가 그동안 얼마나 고대하던 상이었나. 이웃 나라 일본에서 한 번씩 수상자가 나올 때마다 부러움의 눈초리로 바라만 봐야 했다. 김대중 대통령의 평화상 수상이 있었지만 매번 기대와 실망을 반복했던 문학상에 대한 미련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한강의 기적” 식민지 시대의 단절과 6.25 전쟁의 참상을 극복하고 산업화와 경제성장을 이루었을 때 세계는 대한민국을 그렇게 불렀다. 그런데 노벨상 수상 이후 요즘 그 “한강의 기적”이라는 단어가 다른 의미에서 다시 소환되고 있다. 미국과 일본, 프랑스를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책이 없어서 못파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고 하니, 이제 그동안 세계를 휩쓸어 오던 K-컬쳐의 반열에 문학이라는 장르를 하나 더 얹게 되었다. 무엇보다 감동적인 것은 노벨 문학상 작품을 번역본이 아닌 원문으로 읽을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때로는 수상작을 읽으면서도 원문과 번역본이 갖는 괴리감 때문에 그 깊이를 온전히 느낄 수 없었던 아쉬움을 이번에는 말끔히 털어버릴 수 있게 되었다. 더구나 여성이다. 아시아 여성 최초다. 그동안 고은, 황석영 같은 남성 작가들에 가려 후보로 언급조차 되지 않았기에 이번 수상이 더욱 놀랍고 반갑다. 요즘처럼 ‘백래시(backlash)’를 비롯하여 여성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는 분위기 속에서 한강 작가의 작품들은 잊지 말아야 할 가치들을 담고 있다. 스웨덴 한림원은 수상 발표에서, 그녀의 작품이 “폭력, 슬픔, 가부장제 등 다양한 장르를 탐구하며 경계를 넘나든다”고 했다. 또한 아사히 신문은 “전쟁과 분단, 인간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보편성을 지닐 것”이라고 평했다. 문학계에서는 한국 문단에서 비주류에 머물러 있던 여성 작가들의 작품에 대한 성차별적 해석의 패러다임을 바꿔놨다고 보고 있다. <아무도 작별하지 않는다>는 제주 4.3과 그 역사적 상흔을 세 여성의 시각으로 그려낸 것이다. <채식주의자>는 ‘고기를 어떻게든 먹이겠다는 아버지’를 통해서 한국의 폭력적인 가부장적 세계를 투영했다. 또한 작가는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폭력과 악, 그것을 처절하게 거부하는 연약한 인간의 모습을 그려내면서 약자들의 상처와 비극을 직시하고 있다. 그러나 5.18과 제주 4.3을 모티브로 쓴 <소년이 온다>와 <작별하지 않는다>를 두고는 이념의 공격까지 난무하고 있다. 게다가 경기도에서는 유해 도서로 분류해 폐기한 곳도 있었다. 그렇다고 해도 이러한 비판들이 노벨상의 권위를 뛰어넘을 수는 없다. 최근 들어 여성 작가들의 해외에서의 활약이 눈부시다. 2016년 <채식주의자>로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하면서 일반 국민들에게 ‘한강’이라는 이름이 알려진 이후, 여성 작가들이 세계 유수의 국제문학상에 대거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이들이 국내에서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되는 간극에 대해서도 대답이 필요할 것 같다. 한강은 전체 노벨 문학상 수상자 120명 가운데 아시아 최초의 여성 작가다. 그녀의 수상을 계기로 아직 빛을 발하지 못한 많은 여성 작가들이 우리 문학계에서 중심에 우뚝 서게 되기를 기대한다./전정희 전북여성가족재단 원장

  • 문학·출판
  • 기고
  • 2024.10.20 17:53

베르디 최고의 작품으로 평가받는 오페라, ‘오텔로’ 지역 무대에 오른다

베르디의 오페라 중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 작품 ‘오텔로’ 무대가 지역민을 마주한다. ㈔호남오페라단이 다음 달 1일과 2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오페라 ‘오텔로’를 공연하는 것. 오페라 ‘오텔로’는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비극 <오셀로>를 바탕으로 이탈리아 작곡가 주세페 베르디가 작곡한 오페라로, 1887년에 초연돼 현재까지 많은 이의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호남오페라단의 제53회 정기공연이기도 한 이번 공연은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을 축하하고, 전주 시민의 고급문화 향유를 위해 마련됐다. 특히 이번 정기공연의 지휘자로는 이탈리아 전문 오페라 지위자 클라우디오 마리아 미켈리를 초청해 더욱 눈길을 끈다. 총 4막으로 구성된 공연은 베네치아의 무어인 장군 오텔로와 그의 아내 데스데모나, 그리고 오텔로의 부하인 이아고 간의 복잡한 관계를 다룬다. 이아고는 오텔로에 대한 질투와 증오로 인해 음모를 꾸미고, 오텔로는 이아고의 거짓말에 속아 아내를 의심해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는 약 2시간 20분의 공연에서 호남오페라단은 ‘오텔로’만이 지닌 독창적인 음악을 통해 사랑, 질투, 배신, 그리고 인간의 비극적인 운명을 탐구할 예정이다. 이번 공연의 감독 및 예술 총감독은 조장남 단장이 맡았다. 지휘에는 클라우디오 마리아 미켈리, 연출은 홍민정, 합창지휘는 김철, 음악감독은 강경신이 이름을 올렸다. 이 밖의 주요 출연진으로는 테너 윤병길과 박진철이 오텔로 역을, 바리톤 한명원과 조지훈이 이아고 역을, 소프라노 김은희와 김은경이 데스데모나 역을 맡아 열연한다. 협연으로는 뉴 서울 오케스트라와 전주시립합창단과 전주시립극단이 함께한다. 공연 첫날인 1일은 오텔로 역에 윤병길, 이아고 역에 한명원, 데스데모나 역에 김은희 등 외부 초청 출연진들이 출연하며, 둘째 날인 2일에는 오텔로 역에 박진철, 이아고 역에 조지훈, 데스데모나 역에 김은경 등 호남오페란단원들이 출연한다. 카시오 역에는 김재민, 로도비코 역에는 김대엽과 이대혁, 에밀리아 역에는 최승현과 이하나, 몬타노 역에는 김지섭, 로데리고 역에는 양요한이 나온다. 공연티켓은 인터파크를 통해 예매할 수 있으며, 공연문의는 전화(063-288-6807) 또는 문자(010-2108-6807), 카카오톡 채널 '호남오페라단'으로 할 수 있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4.10.20 15:21

증산 강일순 탄생지, '전북 종교문화유산' 1호 선정

정읍시 덕천면 신월리 신송마을에 위치한 증산(甑山) 강일순(姜一淳)의 탄생지가 전북 종교문화유산 1호로 선정됐다. 지난달 30일 전북도청에서 열린 종교문화유산 심의위원회에서 근대 한국 민족 종교의 비조(鼻祖)로 불리는 강일순(강증산) 성사의 역사와 문화적 영향을 높게 평가하며 가치 있는 종교문화유산으로 공인했다. 강증산은 30세가 될 때까지 조선 팔도를 돌아다니며 수행하고, 1901년 7월 모악산(母岳山) 대원사에서 도를 이루었다고 한다. 증산의 종교사상은 최수운의 동학사상과 함께 우리나라 근세사상의 쌍벽을 이룬다. 인존과 평화를 주창해 온 강증상은 39세로 세상을 떠났으나 사후에 그의 가르침을 따르는 이들이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증산교, 보천교 등 수많은 교단이 창시되었다. 2021년 정읍시 향토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증산 강일순 탄생지’는 현재 관리동과 주차장이 완비된 상태다. 앞으로 대순진리회는 탄생지와 인근 성적지 관련 역사‧문화콘텐츠를 개발하고 전북도, 정읍시 등과 협의해 생가 복원, 기념관, 휴게 쉼터 등을 조성할 예정이다. 한편, 전북자치도는 가치 있는 종교문화유산을 발굴해 지속 가능한 보존·활용 방안을 마련하고자 2023년 '전라북도 종교문화유산의 보전 및 활용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 종교
  • 박은
  • 2024.10.20 09:59

[안성덕 시인의 '풍경']이정표

빠르지도 멀지도 않은 길은 놓칠 염려 없었습니다. 어쩌다 좀 멀리 나갔을 땐 누군가에게 길을 물었지요. 갈수록 길은 빠르고 멀어집니다. 세상에는 사람이 넘치고요. 그러나 앞뒤로 빵 빵 자동차뿐, 길엔 사람이 없습니다. 누구 하나 붙들고 길을 물을 수 없습니다. “이 길을 곧장 가다 느티나무를 만나거든 오른편으로 꺾고, 담배 한 대 참…”, 제 길처럼 일러주던 이들 길 따라 세월 따라 흔적도 없습니다. 안경을 쓰고도 자주 길을 놓칩니다. 발에 꼭 맞는 신발을 신고도 자주 길을 헤맵니다. 바로 가면 강진 지나 임실 지나 진안 장수 대구로 이어지는 30번 국도랍니다. 오른쪽으로 빠지면 지금 활활 불이 붙었을 내장산이고요. 반대쪽은 산외를 지나, 전주로 가는 27번 국도와 만나는 49번 지방도랍니다. 행여 해찰하다가 길도 세월도 사람도 놓친 이들은 빙글 로터리 돌아 처음으로 다시 가면 될 것입니다. 누구는 저 길을 따라 도시로 나갔겠지요. 넓고 빠르고 먼 길만 쫓다 지쳐 이정표를 보았겠지요. 또 누구는 저 길을 따라 돌아와 가쁜 숨을 고르겠지요. “길을 잃고 나서야 비로소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고 H. D. 소로우가 말했지만 아마도 길을 잃고 싶은 사람은 세상에 없을 겁니다. 놓치고 잘 못 든 길은 이정표로 찾아가겠지만, 되돌리고 싶은 인생길은 어떻게 찾아가야 할까요? 길이 있기에 인간은 방황할 수밖에 없다면, 인생의 이정표는 책이요, 학교요, 어른이겠습니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4.10.19 08:00

가을날 전시 관람 어때?…특별한 감각을 느껴볼 수 있는 전북 전시

인상주의 화가 카미유 피사로는 “매년 가을이 되면 모든 감각이 되살아난다”고 했다. 변화와 수확의 계절, 가을날 특별한 감각으로 채워진 전북 지역 전시회를 소개한다. △이남 배옥영 초대전 <먹 그리고...> 먹은 단순히 시각적 성질에만 머물지 않는다. 먹은 다층적이고, 유동적인 의미를 지닌다. 검은빛이 품은 동양적 철학을 문인화가 배옥영은 먹의 번짐과 물올림 등의 기법으로 시각화해 선보인다. 아남 배옥영 초대전 <먹 그리고...>가 22일부터 28일까지 청목미술관에서 열린다. 화가는 먹과 물, 붓의 터치로 동양적 색채와 사유를 한지에 새겼다. 전시에서는 문인화가 지닌 강하고 단순한 처리 방식과 동양화의 사유방식이 결합된 작업물 30점을 관람할 수 있다. △전북자치도 한국예술문화명인전 <2024 명인 동락(同樂) 함께 즐거움> 예향 전북의 토대를 만든 예술문화명인들의 작품이 18일부터 24일까지 전북예술회관 기스락 2실에서 전시된다. ‘2024 명인 동락(同樂) 함께 즐거움’을 주제로 열리는 전시는 김성수, 권애란, 이완재, 최용곤 등 18명의 예술문화명인이 참여한다. △안준희 초대전 <필무(筆舞)> 수묵 전통의 뿌리를 이어가고 있는 화가 안준희 초대전 ‘필무’가 12월 1일까지 산속등대미술관에서 열린다. 작가는 현실 너머의 세상을 선(線)과 선(禪)이란 화두로 표현해낸다. 덧칠하지 않은 자유분방한 필선은 산뜻하고 간결해 수묵의 매력을 극대화한다. 빠른 필치로 한 호흡에 그려져 거칠다는 인상을 자아내지만, 그의 숙련된 필력은 보는 이들을 압도한다. △박동삼 개인전 <사물의 기억> 사물의 실루엣을 지속적으로 탐구해 온 박동삼 작가가 개인전 ‘사물의 기억’ 을 통해 인간과 사물에 대한 가치에 대해 이야기한다. 전북도립미술관 서울분관에서 27일까지 열리는 ‘사물의 기억’에는 작가가 그동안 한지 문화를 확장하고자 시도했던 노력들이 담겨있다. 작가는 한지에 투명테이프와 라이트박스 등을 이용해 사물의 실루엣을 함축적이고 상징적 이미지로 전복시켜갔다. 이번 전시에서도 실루엣을 매개로 물질화된 기호성을 해체해 조형언어로 발전시킨 작품들을 선보인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4.10.17 18:09

인간의 끝없는 탐욕을 들여다보다…아트컴퍼니 두루 '런어비스' 선보인다

아트컴퍼니 두루는 2022년부터 공감이라는 주제로 인간과 환경의 소재를 다룬 4편의 작품을 무대에 올렸다. 올해는 ‘물질과 탐욕’이라는 소재를 뮤지컬 ‘런어비스(연출 송광일‧예술감독 김소라)’로 선보인다. 뮤지컬 런어비스는 지난해 쇼케이스 공연으로 관객들에게 선보였던 작품 '러스트'의 확장판이다. 작품은 '물질이 가장 우선시되고 있는 사회에서 우리는 어떤 이야기를 꺼내야 하는가?'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돈만 쫓고 편리함만 취하며 혼란스럽게 변한 현 세태를 풍자하고,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힘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김소라 예술감독은 “우리가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답이 어디에 있는지를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며 “이 작품이 작은 울림을 주고 마음속에 하나의 여운으로 남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공연은 11월 21일(오후 7시30분), 22일(오전 11시, 오후 7시30분), 23일(오후 2시, 5시)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펼쳐진다. 뮤지컬 티켓은 인터파크에서 예매 가능하며 공연문의는 아트컴퍼니 두루(duru-1004@naver.com)로 하면 된다. 한편, 본 공연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 창작주체사업의 지원 및 후원을 받아 진행한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4.10.17 15:39

쓰레기 만들지 않는 비건 장터, ‘불모지장’의 아홉 번째 이야기

불편한 모험을 통해 지속 가능한 지구를 만드는 장(場), 불모지장이 가을 장터로 오는 19일 ‘문화공간 명천재’에서 열린다. 이번 장터 역시 음식, 소품, 디저트, 농산물, 체험 등 33여 팀과 공연, 워크숍 등 풍성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으며, 누구나 쉽게 일회용품과 쓰레기를 만들지 않고 장을 보고, 비건 문화를 체험해 볼 수 있는 시간으로 채워질 예정이다. 특히 이번 아홉 번째 장터는 전국 수선의 날(10월 19일)에 열리는 만큼, 지속 가능한 의생활 문화 구축을 위해 2022년 설립된 비영리 스타트업, (사)다시입다연구소와 협력해 진행된다. 때문에 이번 불모지장에서는 △옷 교환 파티 △<수선의 미학> 저자와의 북토크 △수선 워크숍, 깁;다 △오손도손 수선 체험 등 수선에 관련한 다양한 프로그램과 체험 활동, 커뮤니티가 계획됐다. 이날 예정된 프로그램은 사전 접수와 당일 현장 접수를 통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일회용품 없이 장터를 즐길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고 있는 불모지장에서는 개인 수저를 비롯한 다회용기와 장바구니는 필수품이다. 실제 이날 불모지장에서 제공하는 모든 음식과 음료는 일회용품 없이 다회용기로만 제공될 예정이며, 판매하는 농산물과 소품 역시 비닐봉지 대신 장바구니나 다회용기에 담아갈 수 있도록 준비된다. 불모지장 관계자는 “장을 찾은 많은 사람이 손수 준비한 용기와 텀블러로 식사를 하고, 양파망이나 장바구니로 농산물을 담아가는 모습이 이제 불모지장의 상징이 됐다”며 “선선한 날씨 속 펼쳐질 불모지장을 통해 많은 분이 비건문화를 체험해 보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4.10.17 15:06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 특별기고②] 문학적 토양과 예술적 확장성, 그리고 우리

1. 문학적 토양 한승원 선생님의 토굴에 간 적이 있었다. 마침 방문객이 없어서 방 한가운데 찻상을 펴 놓고 제법 오래 말씀을 들었다. 물론 소설 쓰는 따님 이야기도 하셨다. ‘아버지 한승원’을 뵈러 간 자리라 ‘따님 한강’ 이야기는 곁들이 정도로 들어 넘겼었다. 내가 ‘한강’의 작품을 처음 읽은 것은 「몽고반점」이다. 단행본이 아닌 철 지난 문학잡지에서 읽은 기억이 있다. 그때 나는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처절하고 슬프고 안타깝고 아픈 이야기를 이렇게 감정을 달래면서 써 내려갈 수 있구나. 읽는 내내 오히려 독자인 내가 감정을 다스리기가 힘들었다. 나중에야 이 작품이 『채식주의자』 속에 있는 작품인 줄 알았다. 그리고는 ‘한강’의 다른 작품을 찾아 읽었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과 함께 소설가 아버지 한승원과 소설가 오빠와 동생, 그리고 국문과에 다니는 아들, 소설가가 직접 운영한다는 작은 책방까지 모두 떠올랐다. 한강 소설가의 삶은 문학을 떠나서는 존재할 수 없을 만큼 문학적 토양이 정말이지 비옥하고 찬란하기도 했다. 이 토양이 한강 소설가를 성장시킨 것이다. 2. 예술적 확장성 한강 소설가의 「소년이 온다」라는 작품은 ‘5.18 광주 민주화 운동’ 사진을 본 것이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한강 소설가가 직접 부른 노래도 다시 떠오르고, 그가 거론한 악동뮤지션의 노래도 다시 떠오른다. 소설가의 작품을 연극으로 옮긴 ‘휴먼 푸가’도 찾아보고 굴렌 굴드도 다시 찾아본다. 때를 만난 듯, 모두 손잡고 떠오르고 있다. ‘한강’의 작품은 수상 이후에 더 많은 연극과 영화로 제작될 것이다. 사진 한 점에서 촉발된 예술적 영감은 소설로, 음악으로, 연극으로, 영화로, 다양한 예술 장르로 변주될 것이다. 사람들은 한강 소설가의 작품을 다시 읽을 것이다. 벌써 출판계와 서점가가 흥성이지 않은가? 나도 오래된 책더미를 몇 번이나 뒤적거렸다. 이젠 우리가 받았던 위로와 감동을 전 세계 사람들도 받게 된다. 한강 소설가가 우리에게 던졌던 삶의 본질에 관한 질문은 세계인들에게 같은 질문으로 던져져 그 파문이 널리 번질 것이다. 이것이 한강 소설가와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증명된 예술의 힘이요 확장성이다. 3. 그리고 우리 노벨상 수상 소식을 듣는 그 시각에 나는 컴퓨터 앞에서 보조금 정산과 씨름하고 있었다. 갑자기 이런 문단 행정 따위는 집어던지고 마을의 작은 모퉁이를 돌아가서 혼자서 노을을 바라보고 싶어졌다. 거기서 바람이 버드나무의 머리카락을 쌀쌀 씻어주는 소리에 가만가만 귀를 열고 싶었다. 그러나 이런 일도 더 좋은 작품을 창작하고 싶어 하거나 그럴 가능성이 얼마든지 열려있는 예술인들에게 봉사하는 일이라며 애써 나를 달랬다. ‘한강’의 작품은 우리 문학을 끌고 가는 손잡이고 기둥이 될 것이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소설가는 물론이고 대한민국의 문학도 드디어 부력을 얻을 것이다. 번역의 문제나 지원의 문제, 심지어 이데올로기의 문제 등으로 터덕거리던 한국문학이 스스로 해법을 터득하고 세계의 하늘 높이 떠오를 것이다. 몇 번을 축하해도, 몇 날을 기뻐해도 오히려 모자란 날들이다. 축하드린다. /김영 석정문학회 회장

  • 문학·출판
  • 기고
  • 2024.10.16 18:18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정숙인 작가-전희식,김정임 '똥꽃'

인류는 이런저런 이유로, 지구 곳곳에서 다른 목소리와 생태로 살며 갈등과 경쟁을 하면서도 서로를 그리워하고, 의지하고, 돌본다. 혼자이든 둘이든 여럿이든, 사회 공동체라는 스펙트럼에 고였다 사라진다. 『똥꽃』은 원시적인 모자간의 이야기이고 둘의 이야기이다. 그 모자(母子)의 일상을 따스한 시선으로 쫓을 때 독자는 그들의 삶이 아닌 내 삶의 사다리를 조금은 더 수월하게 오를 수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똥꽃』 의 저자 전희식은 ‘가족을 돌보고, 요양원을 지키고, 누군가를 챙기느라 수고하는 분들께 위안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15년의 시간차를 두고 개정판’을 냈다 한다. 초판에서 개정판으로 재구성되기까지의 십몇 년의 시간 사이에는 전희식, 김정임 두 저자의 생(生)과 사(死)가 있다. 멀찌감치 파도가 밀려간 해변을 걷다, 이미 사라진 물결의 각인을 발견했을 때의 가슴 아린 그리움처럼 어머니와 아들의 시간이 부려놓는 삶의 깊이에 저절로 숙연해지고 만다. 어머니와 2년 가까운 날의 일상을 초판으로 읽었던 독자라면 어머니와 함께한 6년여의 세월 이후 추모의 시간까지, 숨은 그림처럼 덧붙여진 이야기를 찾는 재미도 있다. 어머니를 돌보던 아들의 깨달음은 수없이 많은 아포리즘으로 완성되어 마치 소설 같기도 한, 두 저자의 이야기는 독자의 가슴에 생생하게 부딪혀온다. 전 권에 흐르는 모자의 에피소드는 큰형님 집에 사시는 어머니를 찾아뵌 어느 날로부터 시작된다. 어머니의 환각 증상을 접했을 때의 충격은 아들의 말을 거둘 만큼 컸다. 당신 삶의 여정을 기억하지 못하거나 무시당한다고 느꼈을 어머니의 좌절감을 생각해 본다. 치매란 가족 모두에게 있어 당황스럽고 난처한 일임은 분명하다. 어머니가 그린 똥꽃을 생각하면 그렇다. 그렇다고 해서, 그것을 고통이나 아픈 감정으로 바로 연결 지어 돌봄이 힘들다는 것으로 귀결시키는 것은 신중해야 할 일이다. 아들은 어머니의 치매를 ‘포기한 삶의 틈새로 끼어든 이물질들’이라고 결론 냄으로써 진정, 어머니의 망각을 ‘잠재된 고의’였다고 이해한다. 필자는 이런 생각이 든다. 노쇠한 몸을 더 이상 통제하지 못하기에 느끼는 참담함에 이어 자신을 수용하는 대신 자신의 기억을 거세시킴으로써 일탈에 성공하는 것이 치매가 아닌가 하고. 사회적 존재로서 살아온 당신의 존엄을 침해당하지 않기 위한 거스를 수 없는 손실, 꼬리 밟힌 도마뱀이 몸의 일부분을 포기하듯 무의식적 자아가 자신의 기억을 내치는 건 아닐까 하고. 우리가 즐겨하는 ‘알아서’의 코드를 작동시켜, 통제되지 않고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세포들이라서 그랬을 거라고. 인간의 육체에 담긴 가늠할 수 없는 수의 우주의 작업 방식이라고. 모자의 관계는 선택할 수 없는 일이라 해도 무엇보다 자신의 존엄을 위해서 식물적 삶을 산다고. 두 저자인, 어머니와 아들의 일상을 보면 현재를 재조합하는 설계자가 되는 어머니와 그 세계의 파동으로 같이 순항해 가는 아들의 극적인 돌봄의 경지에서 독자도 덩달아 환희를 경험하게 된다. 치매를 겪는 어머니의 세계를 아들이 사는 평행 세계 어디쯤이라고 상상한다면 놀랍게도, 분명 우리가 유레카라고 할 수 있는 존엄의 키워드를 찾아낼 수 있다. 독자는 어머니 자신과 어머니가 아닌 그 누구의 세계로 각기 존재한다고 믿고 싶어진다. 정숙인 작가는 2017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 '백팩'으로 등단했다. 작품으로는 몇 편의 단편소설과 채록집 <아무도 오지 않을 곳이라는, 개복동에서>(2017)가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4.10.16 18:17

박상재 동화집 '하지 아저씨와 삽살개'…특유의 따뜻하고 서정적인 정서 녹여내

세상에는 무수한 말이 있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 갚는다’는 속담처럼 다정한 말, 힘이 되는 말, 내일도 또 듣고 싶은 말이 많아지면 세상도 살 만해지는 건 당연지사다. 한국 아동문학계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박상재 작가는 동화집 <하지 아저씨와 삽살개>(단비어린이)를 통해 말의 의미와 힘을 살핀다. 열 편의 동화에는 하나같이 완벽하지 않고, 결핍과 아픔을 지닌 인물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자신이 가진 결핍으로 인해 좌절하고 속앓이를 한다. 그러나 결국 인물들은 누군가와 마음을 나누며 조금씩 아픔을 딛고 또 다른 세상을 향해 일어선다. 작가는 세상살이의 어려움을 현실적으로 보여주되, 특유의 따뜻하고 서정적인 정서를 이야기에 녹여낸다. 그래서 인물들의 가슴 시린 사연조차도 포근하게 감싸낸다. 술술 읽히는 간결하고 쉬운 문장에 서정적인 문체와 유려한 우리말이 어우러져 긴 여운을 주는 것도 이 책의 매력이다. 1956년 장수에서 태어난 박상재 작가는 단국대 대학원 국문학과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1년 <아동문예> 신인상에 동화 ‘하늘로 가는 꽃마차’가 당선된 후, 1983년 새벗문학상에 장편동화가 1984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동화가 당선됐다. 한국아동문학상, 방정환문학상, 한정동아동문학상, 이재철아동문학평론상, PEN문학상 등을 받았으며 <원숭이 마카카> <개미가 된 아이> <달려라, 아침해!> 등 다수의 동화책과 <한국 동화문학의 어제와 오늘> 등의 연구서를 펴냈다. 현재 한국아동문학인협회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4.10.16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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