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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전주박물관회(이사장 최무연)와 사단법인 호남문화콘텐츠연구원이 주최‧주관하는 제1회 코리아 인디아 포럼이 오는 30일 전주박물관 세미나실에서 열린다. 이번 코리아 인디아 포럼은 국립전주박물관회에서 동북인도 마니푸르대학교 한국방문단(단장 짠드바부 씽 행정처장)을 한국-인도 수교 51주년 기념으로 초청하면서 이뤄지게 됐다. 한국과 인도는 불교문화로 매우 친연성을 갖고 있는 나라이지만, 실질적인 문물교류와 상호 민간교류는 별로 진척이 없는 상황이었다. 이번 마니푸르대학교 한국 방문단은 지난 2022년 최무연 이사장이 마니푸르대학교 초청을 받은 답방 형식으로 이뤄졌다. 최 이사장은 2022년 동북인도 마니푸르주를 방문한 결과 마니푸르주와 한국이 문화적으로 많이 닮은 친연성을 발견하고 학술적으로 진단하고 검증하는 기회를 만들게 된 것이다. 코리아 인디아 포럼에서는 동북 인도 마니푸르주와 한국의 문화적 친연성을 파악하는 7개 주제 전문 학자들의 학술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또한 마니푸르대학교 한국방문단과 진지한 논의를 거쳐 마니푸르대학교에 한민족문화원형연구원을 설립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한국과 동북 인도의 문화적 동질성을 탐구하고 양국 간에 문물교류사를 연구하는 분위기 조성에 앞장설 계획이다.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비상임 단원에 대한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비상임 단원들은 상임 단원들과 근로 시간은 같지만, 임금 수준은 다른 지역과 비교해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비상임 단원 고용이 만연한 현 시스템에서, 저임금 구조가 계속되고 근로 환경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공공에서 운영하는 예술단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전북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도립국악원에서 활동하는 예술단원은 146명이다. 상임 단원 140명에 비상임 단원 6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정원은 140명이지만 출산‧육아휴직 등에 따른 대체인력 확보와 20대 청년 예술인에게 양질의 일자리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지난해 3월부터 비상임 단원 6명을 채용해 운용하고 있다. 도립국악원 상임 단원은 통상 주 5일 출근과 최소 15시간 이상 근무로 비상임 단원과 비교하면 높은 급여와 퇴직금 등이 보장된다. 반면 비상임 단원은 근로계약서상 하루 4.5시간의 노동시간만 인정받아 월 보수가 150만 원에 불과하고, 공연 수당 이외에는 복리후생 혜택에서도 배제되어 있다. 특히 기간제법이 적용되지 않도록 1년 미만을 계약해 퇴직금도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전국에서 보더라도 도립국악원 비상임 단원 임금은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전국 국악단체 비상임 단원 인건비 현황에 따르면 △국립극장 220만 원 △전남도립국악단 259만 원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 206만 원 △대구시립국악단 206만 원 △광주시립예술단 160만 원 △대전시립연정국악원 200만 원 등으로 파악된다. 문제는 상임 단원과 비상임 단원이 실제 같은 근무를 하는 ‘동일한’ 예술노동 종사자임에도 불구하고 임금과 복지에서 차별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정규직 상임 단원들이 퇴근하는 오후 3시까지만 근로계약이 체결돼 있다. 반면, 상임 단원들은 일반 사무직 또는 생산직 노동자와 달리 예술 노동의 특수성을 고려해 사실상 조기 퇴근 혜택을 보장받고 있다. 오후 3시 이후부터는 국악원을 이탈해 개인 연습과 교육에 시간을 할애할 수 있는 자율성을 부여하고, 이를 모두 노동시간으로 인정해주고 있다. 도내 문화정책 전문가는 “도립국악원 비상임 단원 6명 모두 20대 청년 예술인”이라며 “비상임 단원과 상임 단원 모두 같은 시간에 출근해 똑같이 근무를 하지만, 예술 노동의 특수성이 적용되는 쪽은 상임 단원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상임 단원들의 정년 보장, 퇴직금 지급 등의 기계적 형평성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근로계약 기간만이라도 ‘동일 노동, 동일 임금’이 적용돼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전북도의회 장연국 의원은 도립국악원 비상임 단원에 대한 처우 개선을 목적으로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운영 조례 전부개정조례안'을 발의, 자치법규 입법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근본적으로 상임 단원 전환 기회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강종화 전북대 한국음악학과 교수는 “지자체 예산이 충분치 못하다보니 비상임 단원에 대한 처우가 다를 수밖에 없다”며 “불합리한 지점이 있지만, 예술노동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할 때 비상임 단원으로 활동할 수 있어 다행인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비상임 단원이 상임 단원으로 전환될 기회를 확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본보는 비상임 단원 처우 개선과 관련해 도립국악원의 입장을 듣고자 수차례 연락했지만 끝내 연락이 닿지 않았다.
전주 극단 '빈칸'이 정기 공연 연극 '사랑이, 다'로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지역민을 마주한다. 공연 시간은 평일 오후 7시 30분, 주말 토요일 오후 3시와 7시, 일요일 오후 3시다. 전주 아하아트홀 소극장에서 총 5회에 걸쳐 펼쳐질 연극 '사랑이, 다'는 삶과 죽음의 사이에서 절망이 아닌 희망의 빛이 되는 청춘들의 핫한 사랑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어쿠스틱 밴드의 라이브 연주를 바탕으로 아날로그적 감성을 한껏 이끌어낸다. 여기에 웹툰을 보는 것 같은 재미까지 더한 작품이다. 이야기 속 주인공 ‘두목’이 이제 막 만화가로서 자리를 잡고 이름을 알리려던 때 갑작스레 다가온 '죽음'의 소식을 전해듣게 되며 시작된다. 차분히 삶을 정리하기는커녕 마감을 압박하는 회사와 엄마의 재혼 소식 등 당장 해결해야 할 골칫덩이를 안게된 그의 앞에 웬 ‘도라에몽 같은 여자’가 나타나 그의 마음에 요술을 부리며 전개된다. 박찬 연출은 “우리 모두는 어떤 형태로든 사랑을 한다. 모든 모양의 사랑을 담아낼 수는 없지만 가장 가깝고 흔한 사랑을 뼈저리게 담아내려 한다"며 "이 연극은 특별하지 않은 사람들의 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사랑이야기이다. 어쿠스틱밴드의 라이브연주와 함께 오래된 카세트 테이프를 듣는 기분으로 봄날에 공원 한 켠에서 스케치하듯 관객과 함께 그 사랑을 그려갈 것이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익산석제품전시홍보관(익산시 황등면 석재단지길 10)에서 ‘돌이 부르는 물꽃’ 전시회가 열린다. 익산석 활용 체험형 미디어아트 전시회로 다음달 3일까지 진행된다. 체험형 미디어아트 전시는 연석산 우송미술관 관장인 문리 작가와 협업해 선보인다. 수묵의 획을 탐구해온 문리 작가는 ‘물꽃’을 주제로 오랜 시간 물의 속성을 연구하고 해석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물꽃과 익산석이 어우러진 작품을 미디어아트를 통해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또한 풍선으로 가득 채워진 공간에서 익산석을 주제로 한 애니메이션과 그래피티 벽화에 매핑한 미디어작품도 상영된다. ‘스톤프렌즈 우리는 언제나 강인한 스톤’ 애니메이션은 익산석을 모티브로 한 화강암 캐릭터 백톤이를 중심으로 (돌)멩희, 고동석(고인돌 캐릭터), 헤베베, 루베베, 땅개로 구성된 애니메이션 스톤프렌즈의 첫 번째 여정을 그린다. 이번 미디어아트 전시회는 전북특별자치도 콘텐츠융합진흥원이 공모한 ‘2024 전북 지역특화콘텐츠개발지원사업’의 선정과제이다. 기업 퍼스널 아크가 주관하고, 익산 석재를 활용한 인터랙티브 미디어아트 제작 및 석재 특화 IP의 우수한 콘텐츠 개발을 목표로 한다.
전북대학교 출판문화원이 지난 25일 전북대 사범대학 본관 2층 회의실에서 ‘<가람 이병기 전집> 발간 기념 학술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 세미나는 한국 국문학의 선구자이자 우리 지역이 배출한 자랑스러운 국문학자, 가람 이병기 선생의 전집 발간과 그 의의를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세미나는 지난 2014년부터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는 <가람 이병기 전집> 사업에 대한 이경애 전북대 국문과 박사의 발간 경위 보고로 시작됐다. 이 박사는 “이번 간행 사업은 가람 선생이 남긴 엄청난 자료에 대해 오류를 바로잡고 정본을 확정해, 가람학의 1차 토대를 정립하기 위해 시작된 것”이라며 “문화유산의 보존과 정리는 전통의 창조적 계승을 위해 꼭 필요한 것으로 이번 사업이 한국학의 재정립과 발전 가능성을 한층 고양할 수 있는 활동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이민희 강원대 교수가 올라 ‘교육자로서 가람 이병기에 대한 종합적 고찰’을 주제로 발표하며, 대증교육자와 공교육자로서의 가람 선생에 대해 탐구하며 교육자로서의 가람 선생의 업적을 조명했다. 이 교수는 “가람은 반평생을 교육과 고전연구 그리고 풍류와 예술을 추구하며 지냈다”며 “날 것 투성이인 고전작품을 쉽게 풀어 쓰고, 주해, 번역하고 연구하는 등 어려운 고전 작품을 해석하고 시조를 짓거나 시가 직접 연구함으로써, 대중에게 우리 문화의 장처를 깨닫고 민족의식을 갖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수는 “이처럼 누구나 배워야 한다는 자강의 교육관, 남녀 또는 아이 구분 없이 힘써 공부해 민족의식을 키우고 나라의 힘을 길러야 한다는 자강의 교육을 내세웠던 가람 선생은 초창기 국어교육의 선구자로 높게 평가돼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발표자인 이경애 박사는 ‘가람 선생을 기리는 사람들’을 주제로 그에 대한 추모의 정을 어떻게 기리는가를 추적하는 등 가람 이병기 선생의 문학 세계를 회고했다.
지난해 개최 시기에 이어 올해 축제 장소까지 통합하며 야심차게 출발한 전주페스타가 축제의 정체성을 살리지 못한 채 백화점식 축제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비빔밥 축제와 국제 한지 산업 대전, 독서 대전 등과 조선팝 페스티벌, 막걸리 축제까지 성격이 완전히 다른 행사를 하나로 묶다 보니 축제의 의미와 방향성이 모호해졌는 지적이다. 27일 전주시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26일까지 한 달간 전주종합경기장에서 전주페스타 2024가 열렸다. ‘전주하면 떠오르는 대표축제’ 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로 지난해 첫 선을 보인 전주페스타는 독서 대전, 비빔밥 축제 등 굵직한 행사를 포함해 한지와 술, 조선팝 등 성격이 다른 여러 행사를 하나로 묶어 ‘전주형 통합축제’로 열고 있다. 올해 전주페스타 5개 축제 관람객은 약 30만 명으로 개별 축제로 치러졌던 지난해 65만 명보다는 53%가량 줄었다. 다만 전주시는 지난해 축제 개수(14개)와 올해 축제 개수(5개)의 큰 차이가 있어 단순 비교하기 어렵기 때문에 축제 성과가 나쁘지 않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전주페스타가 통합축제라는 취지와 부합하지 않고, 지역 관광산업과의 연계성도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주차별로 다른 주제와 성격의 축제가 열렸지만, 관련 없는 부스들이 많고 체험행사도 차별성이 없어 축제의 정체성을 잃어버렸다는 것. 특히 축제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 장소를 종합경기장으로 한정했다고 하지만, 장소를 한정한 데 대한 부작용이 적지 않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독립적인 축제로서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참신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장소를 물색하던 예전과 달리 장소를 한정 짓다 보니 백화점식 축제가 돼버렸다는 것이다. 지역에서 문화 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는 한 예술인은 “축제를 일 치르듯이 치러버리니까 기존에 갖고 있던 축제의 장점들이 묻히는 느낌이 들었다”며 “특히 장소를 전주종합경기장으로 한정 지어버려서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들도 종합경기장에서 열리는 축제보다는 축제 성격에 맞는 장소에서 열리는 축제를 선호하지 않을까 싶다”며 “독서대전의 경우 축제 성격상 고즈넉한 장소에서 열리면 더욱 큰 호응을 얻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전주시 내부에서도 통합 축제에 대한 불평이 나오고 있다. 축제 통합으로 내부적 갈등 요인이 늘면서 조직 안에서도 불만이 토로되고 있는 것이다. 전주시청 한 공무원은 “성격이 다른 축제를 하나로 뭉치려다 보니 부서 간 의견 충돌도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며 “축제라는 게 가변성도 많고 고려할 사안도 많은데, 고민하지 않고 덩치 큰 축제로만 키우려다보니 이런 일이 나타나게 된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축제가 통합된 정체성을 찾지 못하고, 덩치만 키워서 운영되다보면 계속해서 조직 내외부에서 문제가 나타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주시는 구체적인 국내외 관광객 통계와 축제 만족도 조사 등에 대한 정량적 분석을 거쳐 보완책을 마련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옛날은 얼마나 낡았을까요? 어느 해 가을 어스름 녘, 뒷집 영임이 누님이 담 너머 넘보고 있었습니다. 타작하며 시금자가 튀었겠지요. 내 앞에서만 그랬을까요? 언제나 주근깨 박힌 얼굴을 수그렸습니다. 마당귀에 걸린 양은솥에 불을 넣었지요. 바싹 말려 탈탈 털어낸 깻대는 불땀이 좋았지요. 뿌글뿌글 호박죽이 끓었던가요? 어머니는 도둑, 아니 요술쟁이였습니다. “노각이나 두엇 찾아봐라”, 밭두렁 샅샅이 뒤져도 우리 넝쿨엔 분명 아무것도 없었는데, 동글 납작 늙은 호박은 툇마루에 앉혔다가 굴풋한 한겨울에나 죽 쑤었는데. 아버지와 할머니는 안방에서 겸상하셨지요. 마루에 노란 쟁반상 받친 양푼 속 깨소금 내는 퍼내도 퍼내도 굻지 않았고요. 누렁이도 제 밥사발 오래 핥았고요. 배불러 잠 못 들었지요. 식식 배는 안 꺼지고, 휘영청 달빛 아래 보니 큼큼 냄새를 맡던 영임이 누님은 담벼락에 기댄 해바라기였지요. 촘촘한 주근깨 이듬해 다시 꽃피었지요. 옛날은 가고 없습니다. 그날 어머니가 서둘러 지웠던 호박 달만 낡지도 않아, 오늘 밤 다시 또 둥실 떠올랐습니다.
CBS가 올해 창사 70주년을 기념해 국내 최초로 진행하는 ‘국제 성경 필사본 전시회’가 11월 1일부터 30일까지 한 달간 전북CBS 1층 전시실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120여 명이 필사한 총 150여 점의 성경 필사본 작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전시 작품 중에는 논산 강경 채산교회 황선춘 장로가 18년에 걸쳐 붓글씨로 작성한 국내 최대 크기의 성경 필사본을 비롯한 다양한 형태의 필사본이 전시된다. 전시회 관계자는 "두루마리와 병풍 필사본, 나무판에 적은 필사본, 화선지에 붓글씨로 쓴 것 등 다채로운 작품들이 전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국제'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캄보디아, 일본, 중국, 북한, 불가리아, 인도네시아, 태국, 네팔 등 세계 각국의 언어로 필사된 성경들이 관람객들을 맞이할 예정이다. 2012년 전북CBS가 창립 51주년을 기념해 첫 전시회를 연 뒤 올해로 네 번째이자 국제 규모로는 국내 최초로 진행되는 전시회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한국교회총연합회, 대한성서공회가 후원하면서 전시회의 규모와 중요성을 더하고 있다. 한편 이 기간 동안 전북CBS 2층 공간에서는 ‘한글성경 고서(古書) 전시회’도 열린다. 제2 랍비성경, 에드윈 팔머 성경, 예수셩교젼셔, 1911년 셩경젼셔 등 유물로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은 희귀한 성경들을 선보인다. 이에 이번 전시회가 기독교적 의미를 넘어 문화적, 예술적 가치를 지닌 행사로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시회 관련 문의는 전북CBS(063-256-1001~3)으로 하면 된다.
국내 최장수 방송 드라마 '전원일기'에 일용 엄니 역으로 출연해 이름을 알린 군산 출신 배우 김수미 씨가 별세했다. 향년 75세. 김 씨는 25일 자택에서 심정지가 발생해 서울성모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 판정을 받았다. 이날 김 씨는 자신의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에서 의식이 없는 상태로 아들에 의해 발견됐다. 119 구급대가 출동해 서울성모병원 응급실로 이송했지만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 유족 측에 따르면 사인은 고혈당 쇼크로 전해졌다. 고인은 1949년 군산시 신흥동 말랭이마을에서 지게꾼 아버지와 가정주부 어머니의 딸로 태어났다. 5남매 중 막내인 그는 군산초교를 졸업하고 중학교 재학시절 서울로 상경했다. 김 씨는 고향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군산시는 말랭이마을에 '김수미 길'을 조성했다. 그의 생가에는 방문객들이 전성기 시절의 김 씨를 볼 수 있도록 벽화와 사진 등을 설치해 뒀다. 김 씨의 별세 소식에 그의 고향인 전북에서도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군산출신인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는 25일 SNS에 '고 김수미 배우님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김 지사는 "국민 배우, 일용 엄니, 김수미 님의 갑작스런 작고 소식에 마음이 철렁 내려 앉는다. 슬프고 안타까운 마음이다"고 전했다. 그는 "김수미 님은 우리 전북의 자랑이셨다.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전북특별자치도 명예 홍보대사도 흔쾌히 수락해 주신 배우님께 그저 고맙고 또 고마운 마음뿐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국민을 웃고 울게 만들었던 김수미 배우님. 거침없이 당당하면서도 한없이 따뜻하고 너그러웠던 김수미 배우님을 오래 기억하겠다. 아름다운 곳에서 평안하시길 간절히 기도한다"며 명복을 빌었다. 고인은 1971년 MBC 공채 3기 탤런트로 데뷔한 뒤 1980년부터 방영된 MBC 농촌 드라마 '전원일기'에서 일용 엄니 역할로 연기력을 인정받아 1986년 MBC 연기대상을 받았다. 최근까지도 활동을 이어갔지만 올해 5월 피로 누적으로 성동구 한양대병원에 입원해 활동을 잠정 중단했다. 당시 공연과 방송 활동 등으로 피로가 누적돼 당분간 휴식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은 바 있다. 빈소는 한양대병원에 마련했다. 발인은 오는 27일 오전 11시며 장지는 서울추모공원이다. 디지털뉴스부=박현우 기자
선미촌 일대 재개발 추진 움직임이 감지되면서 예술촌이 철거와 보존의 갈림길에 섰다. 예술촌을 지탱해 온 주민과 청년 예술인, 여성인권단체, 도시계획 전문가는 이번 재개발 논의를 계기로 예술촌이 성장할 수 있는 새로운 전환점을 찾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애초 좋은 취지로 조성된 공간이지만, 현재 주민은 주민대로 청년 예술가는 예술가대로 피해를 입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한쪽만이 희생하고 피해입는 구조에서 벗어나 이상적인 방향이 모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선미촌 일대 주민들은 지난 6년여 간 추진됐던 예술촌 사업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크다. 전주시가 시비를 투입해 부지를 매입할 당시만 하더라도 선미촌 일대에 예술촌이 상당히 크게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사실상 제대로 조성하지도 못하고 쑥대밭으로 만들어놨다는 지적이다. 서노송동에서 40년 넘게 거주하고 있는 한 주민은 “지금은 예술촌 일대가 모두 빈집으로 변해버렸다”며 “저녁이면 도둑들이 빈집에 들어가서 물건을 훔치고, 고양이랑 개가 들어차서 사람이 살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고 분노했다. 이 주민은 “예술촌을 조성하겠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애꿎은 주민들만 피해를 입었다. 지금 이 일대에 딱 4가구만 남아있다”며 “4~5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90세대 이상이 생활했던 공간이었는데, 행정에서 예술촌 만들겠다고 들쑤셔놓고 손을 놓아버린 상태”라고 하소연 했다. 그러면서 재개발이 빨리 이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성매매 집결지를 없앤 자리에 예술촌이라는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 동네 이미지 개선에 노력해 온 청년 예술인과 여성인권단체들은 지금과 같은 상황에 무력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여성인권단체 관계자는 “성매매집결지를 없애기 위한 노력들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착잡하다”며 “성매매 집결지를 없앤 후에도 선미촌이 좋은 공간으로 재도약할 수 있도록 몇 년 동안 공을 들여왔는데, 결과적으로 개발자들을 위해 집결지를 없애준 꼴”이라고 했다. 만약 성매매업소들이 그대로 남아있었다면, 아파트 건축은 엄두도 내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다. 예술촌이 갖는 장소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서노송예술촌을 단순히 자산의 가치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도시를 변화시킨 노력과 이야기가 담긴 공간이라는 것이다. 도시계획 전문가는 예술촌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거점시설은 존치시켜야 한다고 주장 했다. 현재 전주시는 거점시설 이주를 위한 대체 부지를 알아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원 도시공학박사(전북대 겸임교수)는 “재개발을 하더라도 어디까지 개발하고 보존할 것인지에 대해 행정이 예술촌 주체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며 “시에서는 예술촌 재개발 쪽으로 방향을 전환한 느낌이 강하다. 이곳은 다양한 주체들이 함께 일궈낸 공간이기에 획일적인 개발만이 아닌 다각도의 방안을 논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행정의 전환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때”라며 “예술촌 조성을 위해 함께 땀 흘렸던 전주시에서 철거와 보존이라는 문제를 공식적인 논의 테이블에 올렸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끝>
“아침 뉴스에서/ 동물원 우리에 갇힌 늙은 사자를 보았어요/ 푸석푸석한 갈기를 털며/ 반짝, 눈동자에 힘을 주었어요/ 헤어진 가족들이 텔레비전 보고/ 반가워 손을 흔들지도 모르잖아요/ 오늘은 사자한테 갈래요/ 양탄자 타고 갈래요/ 열려라 참깨, 주문을 외치면/ 스르륵, 사자 우리 열리고/ 예쁜 나비와 초롱초롱 아기별 따라/ 멀고 먼 길을 떠나요/ 어릴 적 고향으로”(동시 ‘동물원에 간 마법사’ 전문) 최성자 동시 작가가 동시집 <동물원에 간 마법사>(청개구리)를 펴냈다. 동시집은 ‘1부 수리수리 치치치’, ‘2부 바람인형처럼’, ‘3부 아기 두꺼비 이사 가라고’, ‘4부 내 사과를 받아 줘’ 등 총 4부로 구성돼, 60여 편의 동시를 수록하고 있다. 책 속에서 할아버지는 까치밥으로 감나무에 홍시를 넉넉하게 켜 놓고, 하굣길에는 수리수리 치치칙 주문을 외우는 야채 튀김이 친구들을 홀랑홀랑 다 꾀어내고, 바람 부는 날은 선생님 파마머리가 솜사탕처럼 부풀고, 개구쟁이 풍선들이 까불까불 신나게 날아다닌다. 이처럼 최 시인의 동시에는 우리가 일상에서 만나는 사물과 자연, 사람 등이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주위의 흔한 이야기들이 멋진 시의 옷을 입고 새로운 동시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이준관 시인은 이번 시집을 “힘과 용기와 위로를 주는 따뜻하고 정감 있는 일상의 동시”라고 평했다. 그는 해설을 통해 “최성자 시인은 이해심과 배려심 많은 가족의 이야기를 동시로 썼다”며 “가족들이 서로 화목하고 배려하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따스하고 훈훈하게 동시로 표현했다. 그리고 자연과 사물에 사람과 같은 생명을 불어넣어 정감 있게 동시로 썼다”고 말했다. 완주 출신인 최 시인은 대학과 대학원에서 국어교육을 전공했고 동시, 동화, 그림책으로 수업 현장에서 학생들과 어린이들을 만나고 있다. 2023년 <한국서정문학> 동시 부문 신인문학상을 수상했고, 저서로는 동시집 <참 달콤한 고 녀석>(공저), 그림책 <방울방울 사랑이>가 있다.
멋과 흥의 고장이라 불리기도 하는 전북특별자치도는 그 이름에 걸맞게 보유하고 있는 무형유산 역시 넘쳐난다. 전통 공연·예술·음악, 전통기술, 공예, 의례·의식, 민간신앙의례 등 그 종류도 다채롭다. 그중 전북자치도 서해안에 위치한 어느 한 마을의 풍어제를 주제로 한 공연이 열렸다.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이하 도립국악원) 무용단은 지난 23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고섬섬-띠뱃놀이, 소망과 바람을 보듬다’를 공연했다. 지난 22일부터 전북대학교에서 사흘간 열리는 한인비즈니스대회의 성공개최를 기원하며, 전북자치도만의 특별한 문화예술을 알리기 위해 추진된 공연이다. 지난해 도립국악원 무용단 정기공연으로 무대에 오르기도 한 이번 작품은 일곱 개의 섬이 떠 있는 칠산바다, 유네스코에 등재된 대월습곡 등 훌륭한 절경으로 유명한 부안군 위도면을 소재로 제작된 것이다. 특히 작품은 지난해 보훈무용협회 올해의 작품상으로 선정되기도 해, 이번 재공연 소식에 많은 이의 관심이 모이기도 했다. 1장 ‘시(視)_바다를 그리다’로 칠산바다와 고슴도치를 닮은 고섬섬, 대월습곡을 표현하며 웅장하게 시작된 공연은 총 6개의 장면으로 구성돼, 서해안 부안 위도의 경관과 역사, 문화예술과 더불어 아름다운 절경 속 치열하게 삶을 이어가는 어부들의 삶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그리며 전개됐다. 이날 공연은 도립국악원 3단(무용단·창극단·관현악단)이 만들어낸 조화로운 합과 더불어 위도가 품고 있는 바다 이야기를 상기시키기 위한 무대 디자인도 눈길을 끌었다. 실제 공연에는 작품의 시작이자 끝인 ‘부안 위도군’을 표현하기 위해 섬을 형상화한 또 다른 무대를 세워 섬과 바다의 경계를 나눴으며. 영상 이미지를 활용해 바다와 하늘 등을 표현했다. 이처럼 지역의 스토리로 만들어진 작품으로 세계인에게 우리 고장의 멋과 흥을 선보였다는 호평도 있었지만, 단원들의 의상과 관련한 역사적 고증이 아쉽다는 질타도 뒤따랐다. 또 위도 띠뱃놀이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 이를 처음 접하는 관객의 이해가 어려워 보였다는 평도 들어볼 수 있었다. 하지만 예술단의 기록을 이어 지난해 공연된 작품을 재공연하며, 도립국악원 무용단 레파토리 확립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평소 도립국악원은 새로운 창작공연을 선보이기에 급급해 우수작으로 인정받은 공연 역시 정기공연 시점을 놓치면 다시금 만나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날 공연을 계기로 더욱 다양한 관람객의 평가를 반영한 수정·보완을 통해 도립국악원 무용단의 대표작으로도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이혜경 전북도립국악원 무용단 예술감독은 “지난해 정기 공연 때보다 연습량이 적어 공연 시작 직전까지 걱정을 많이 했었다”며 “문화예술은 공연은 기호에 따라 그 만족도도 달라진다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 공연에 대한 호평과 혹평을 가리지 않고 수용해 더욱 좋은 무대를 만들기 위한 자양분으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프랑스 사회학자 르페르는 “인간이 만드는 모든 것은 정치적이고 이데올로기를 반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공간이야말로 정치, 이데올로기와 동떨어진 사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모든 공간은 시대의 미학적 특징과 이데올로기를 반영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서학동사진미술관(전주 서학로 16-17)에서 열리는 김주희 사진전 ‘기도의 땅’은 공간과 사물에 대한 기록이며 동시에 신심(信心)에 관한 이미지다. 10년 남짓한 작가의 사진 여정에는 티끌처럼 사소한 것들이 하나씩 모여 548일 뒤 하나의 성전(聖殿)이 되어가는 ‘권상영 성당’ 탄생의 시간들이 쌓여있다. 전시 소재로 ‘공소(公所)’를 택한 작가는 허물어져 가는 공간의 변화와 성당으로서의 탄생 과정을 기록하기로 다짐한다. 공소는 성당보다 작은 교회의 단위로서 신부가 상주하지 않는 장소를 일컫는다. 그가 공소를 기록하게 된 계기는 한국 가톨릭 순교자들의 유해를 모셨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는 판단에서다. 수많은 각목과 벽돌, 쇠파이프와 인부들의 모습을 흑백으로 처리해 빛과 그림자의 대비를 극명하게 드러낸다. 특히 시각적 자극을 청각적 상상력으로 전환하고 공감각적 경험을 제공해 확대된 미적 세계를 선보인다. 김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땅으로부터 시작이며 548일 기록을 담고 있다”며 “빈 땅의 잡초처럼 불안과 의심으로 누군가 나의 빈 땅을 채워주길 기도하며 카메라로 기록했다”고 밝혔다. 김주희 사진전 ‘기도의 땅’은 10월 29일부터 11월 10일까지 서학동사진미술관에서 열린다. 월요일 휴관.
뜻한 대로 되는 일은 드물고, 일을 그르치는 때는 숱하다. 그러나 실패는 얼룩진 삶의 실제 무늬를 발견하는 과정이다. 오늘의 명백한 실패와 좌절이 새로운 시도와 내일의 성공에 결정적인 공헌을 할 수도 있다. 전주 출신 소설가 이정환(1930∼1984)의 삶과 문학이 그렇다. 1976년 단편집 『까치방』으로 작가의 입지를 굳히고, 1978년 『창작과 비평』에 장편소설 「샛강」을 연재하며 인기 작가가 된 이정환은 이문구(1941∼2003)에 의해 실명(實名) 소설이 쓰일 정도로 문단 안팎의 큰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당뇨로 인한 실명과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고 독자들에게 잊혔다. 그러나 작가정신이 무엇인가를 묻는 말에 그의 굴곡진 삶과 문학은 통째로 답을 들려준다. 이정환은 평생 책더미에서 살며 책 읽기와 소설 습작에 몰두했다. 부친이 전주에서 서점을 했고, 자신도 1959년 전주남부시장에 <덕원서점>을 열어 9년 동안 운영하다 전동으로 옮겨 1년 동안 <르네상스서점>을 했다. 1970년 서울로 옮긴 그는 『신동아』 논픽션 공모 당선 상금으로 가판서점을 냈고, 4년 뒤 <대영서점>을 열었다. 워낙 책 읽기를 좋아해 군대에서도 호주머니 빽빽하게 책을 넣고 다녔는데, 한국전쟁 당시 어느 전투에서 따발총 총알이 책이 든 호주머니를 맞혀 목숨을 구한 일이 있기도 했다. 그러나 사실 그의 삶은 순탄치 못했다. 그의 20대는 1년의 군 생활과 7년의 수감생활로 가탈이 많았다. 전주농업학교 재학 중에 터진 한국전쟁은 그의 삶을 송두리째 앗아갔다. 학도병으로 참가해 포로가 되었으나 탈출했고, 육군에 입대했다가 휴가 중 모친의 숙환으로 귀대날짜를 넘겨 탈영병이 되었다. 사형을 선고받았지만, 몇 차례 감형으로 7년 만에 석방됐다. 이정환은 1970년 『월간문학』에 단편소설 「안인진 탈출」이 당선돼 문단에 나온 뒤 도시 빈민과 수감자들의 삶을 사회 구조적 시각으로 고발하는 7편의 장편과 67편의 단편을 쓰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친다. 그러나 10년 넘게 고생하던 병마는 1980년 그의 눈을 뺏고 만다. 그래도 창작 열정은 여전해 자를 대고 써내는 원고를 아내가 해독했고, 손가락이 부어 볼펜을 제대로 쥘 수 없을 때는 아내와 딸이 그의 구술을 받아 적었다. 가난도, 병마도 막을 수 없는 글쓰기. 소설은 곧 그의 인생이기 때문이다. 이정환은 수인 생활과 빈곤으로 굴곡 많은 삶을 살았지만, 이때의 삶이 훗날 소설가로 성공할 수 있었던 직접적인 바탕이 되었다. 자신이 겪은 사형수와 무기수라는 극한의 상황과 자신에게 가해진 폭력과 상처를 소설로 치유한 것이다. 오랫동안 잊혔던 그의 작품도 여러 사람의 힘으로 세상에 다시 나왔다. 열권으로 묶인 『이정환 문학전집』(국학자료원·2020)이다. 전집에는 전북일보에 연재한 「부부」를 비롯한 소설들과 미발표 유작들, 전집 준비 과정에서 발견된 유고 시(詩), 육필 원고 등 그의 모든 자료를 담았다. 책을 펼치면 곡절을 알고, 책을 덮으면 곡절이 풀린다. 최기우 극작가는 2000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소설)로 등단했다. 희곡집 <상봉>, <춘향꽃이 피었습니다>, <은행나무꽃>, <달릉개>, <이름을 부르는 시간>, 어린이희곡 <뽕뽕뽕 방귀쟁이 뽕 함마니>, <노잣돈 갚기 프로젝트>, <쿵푸 아니고 똥푸> 등을 냈다.
한국 서정시의 맥을 이어온 송하선 시인이 <여든 무렵의 고독>(푸른사상)을 출간했다. 이번 시집은 송 시인이 그동안 써온 700여 편의 작품 중, 인간의 심연에 가로 놓인 고독을 노래한 61편의 시가 실렸다. 때문에 시집에서는 ‘평소 따뜻하고 긍정적인 시선으로 사물을 이해하고 노래한다’라는 평가받던 시인을 만나보기 어렵다. 대신 서늘한 가을 날씨 같은 공허하고 쓸쓸한 시어를 사용한 작품을 통해 노년의 절망과 퇴락에서 오는 ‘고독’을 가득히 담아냈다. “저승 같은 검은 구름이/ 황홀한 고독을 말해주네요./ 여든 무렵의 고개를 넘으니/ 친구들도 그 구름 속으로 많이들 갔고,/ 친척들도 그 구름 속 마을로/ 멀리멀리 떠나갔지만,/ 구만리 머나먼 그곳을/ 혼자서 저벅저벅/ 어이 갈지 두렵고 두렵네요./ 그 마을은/ 아내와도 함께 가지 못하는 마을,/ 어떻게 이별해야 할지도/ 두렵고도 두려운,/ 여든 무렵의 고독,”(시 ‘여든 무렵의 고독’ 전문) “바람 부는 언덕에/ 나무들이 한 천 년 기다리며 사는 듯한/ 몸짓을 하고 있는 것은/ 이ᄄᆞ금 한 번씩/ 예쁜 새 떼들이 날아와 조잘대기 때문이다./ 바람 부는 마을에/ 노인들이 한 백 년 기다리며 사는 듯한/ 표정을 하고 있는 것도/ 이따금 한 번씩/ 옛날의 소녀들 날아와 조잘대기 때문이다.”(시 ‘노인과 나무’ 전문’) 이처럼 한 작품 한 작품 시인이 직접 선정해 엮어낸 시집 속에는 지나버린 생을 돌아보고 깊고 그윽한 명상과 관조에서 나오는 애수가 느껴진다. 진정구 전북대 명예교수는 해설을 통해 “죽음과 대면이 ‘나이와 직접 관계’돼 있는 것은 아니지만, 생의 종점을 서성거리는 여든 무렵이 되면 그것은 일상사에 자주 숙고의 대상이 된다”며 “석양에 지는 해를 보며 젊음의 뒤안길을 반추할 때마다 지상과의 아쉬운 작별을 고해야 하는 마지막 시간을 생각하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모든 노년 세대에게 부여된 과제인 ‘죽음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시인의 시집 속에서 찾아낸다”고 덧붙였다. 1938년 김제에서 태어난 전북대 및 고려대 교육 대학원 등을 졸업한 송 시인은 중국문화대학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그는 1971년 <현대문학>에 작품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1980년에는 우석대 교수로 부임해 도서관장, 인문사회대학장 등을 역임했고, 현재 우석대 명예교수다. 그의 저서로는 시집 <자신 長江처럼>, <겨울풀>, <몽유록>, <유리벽> 등이 있으며, 전북문학상, 전북 대상, 풍남문학상 등을 받았다.
전주 서노송동 선미촌 재생사업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수십억 원의 혈세를 투입해 문화‧예술‧인권의 공간으로 변화했지만, 운영의 안정성과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새로운 시도는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전주시는 지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선미촌에 서노송예술촌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국비와 시비 약 83억 원을 투입해 성매매 업소로 이용하던 건물과 빈 건물 6채를 사들였다. 매입한 건물은 △새활용센터 △예술책방 △미술관 등 거점시설들로 바뀌었다. 선미촌의 이 같은 변화는 전국적으로 주목받았다. 민관 파트너십과 성매매 집결지의 점진적 변화는 도시재생 우수사례로 꼽히며 전국적인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그러나 도시재생 사업이 안고 있는 태생적‧구조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면서 균열이 생겨났다. 성공적인 도시재생 사업지라는 평가 뒤에는 기획부동산의 잠식과 젠트리피케이션(임대료 상승으로 임차인이 내몰리는 현상)이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전주시는 당시 폐업한 업소 5곳을 평당 500~600만 원을 주고 매입했었다. 그러나 이후 부동산 가격은 평당 2~3배 이상 오른 것으로 추정된다. 성매매 집결지였던 땅이 순식간에 로또가 된 셈이다. 시청 건너편에 자리한 선미촌은 전주 구도심 노른자 땅으로 입소문 나면서 재개발 대상지로 떠올랐고 선미촌 내 빈 점포는 외지인들에게 빠르게 팔려나갔다. 문제는 전주시가 시비를 들여 매입한 부지가 몇 군데 없다 보니 예술촌으로의 변화가 쉽사리 이뤄지지 못했다. 시에서는 당초 계획보다 용지 매입이 많이 이뤄졌다는 입장이지만, 실제 거점시설이 조성된 곳은 5~6곳이 전부다. 이후 민간에 예술촌 활성화를 맡겨버리면서 예술촌의 기능이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예술촌 활성화는 더디게 흘러갔고 인구 유입 및 도시 활력을 기대했던 원주민들은 이도 저도 아닌 예술촌 사업에 지쳐갔다. 선미촌 일대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시에서 예술촌을 만든다고 했을 때, 청년들이 많이 유입되면서 동네에도 큰 변화가 생길 줄 알았다. 하지만 예상보다 사업이 더디게 진행됐고, 현재는 예술촌에 지원되는 예산이 없다 보니 청년들도 모두 떠났다”며 “빈집이나 빈 건물이 방치되다 보니 저녁에 동네를 돌아다니는 게 무섭다. 재개발하는 게 낫다”고 토로했다. 현재 예술촌의 평균 임대료는 월 80~120만 원 수준을 웃도는 것으로 파악된다. 선미촌에서 주판알을 튕기는 건물‧토지주가 늘어나면서 예술촌의 청년‧예술인들은 높아진 월세의 늪에 허덕였고, 예술촌을 떠나는 이들이 늘어갔다. 더욱이 단체장이 교체된 2022년부터 예술촌에서 추진한 사업이 축소되고, 예산도 끊기면서 예술촌의 효능감도 완전히 사라진 상태다. 예술촌에서 활동 중인 한 청년은 “도시재생 사업이 탄력을 받으면서 한때 예술촌에서 창업을 시도하려는 청년들이 많았었다. 하지만 예술촌 땅값이 상승하면서 몇 년 새 리빙랩 사업과 같은 유인책이 없으면 들어올 수조차 없는 구조가 돼버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도시 재생 정책에 대한 검토와 성찰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한다. 도시재생 정책이 기존에 보존 위주에서 벗어나 필요에 따라 정비하고 개발하는 기조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재정비와 재개발이라는 시대적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정인아 건축공간연구소 부연구위원은 “현재 예술촌에서 일어나는 문제는 비단 전주시만의 문제는 아니다”라면서 “민간에서 투자하고 개발하지 않는 이상 상업적‧문화적 기능을 확산시키는 과정은 더딜 수밖에 없고 행정에서는 개발을 통한 가시적 변화가 더 낫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개발하더라도 본래 예술촌이 조성된 취지가 퇴색되지 않도록 적절한 제한 등은 필요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실제로 전주시는 예술촌으로 기능전환이 이뤄졌던 2021년 일반상업지역인 선미촌 일대에 유흥주점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용도 제한 등의 내용이 담긴 지구단위계획을 준비했지만 끝내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예술촌을 지켜온 원주민과 여성인권 단체, 청년, 예술인 등 여러 주체와의 의견수렴 과정이 절실한 이유다. 정 위원은 “예술촌을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을 고려할 때 재개발이나 재정비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그동안 공간을 지켜온 주체들이 혼란스럽지 않도록 행정에서 논의 테이블을 마련했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재숙 아동문학가는 자신의 첫 번째 동시집 <마시멜로 맛집>(청개구리)을 통해 아이들에게 사계절 자연의 아름다움을 말해주고 싶었다. 도시에서 태어나고 자란 아이들이 경험해보지 못했을 자연의 자유로움과 안정감을 전달하고 싶다는 마음에서였다. 동시집에는 봄에서부터 여름과 가을을 거쳐 겨울에 이르는 사계절 자연의 아름다움을 수채화처럼 그려낸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사계절의 시작을 알리는 ‘봄이 왔다고’‘봄맞이’에서는 봄의 정령이 기지개를 켜는 순간을 보여준다. 여름날이 담긴 ‘매미네 노래방’과 ‘학교운동장’에서는 뜨거운 활기를 표현했다. 이외에도 동심의 눈으로 바라본 가을‧겨울의 풍경을 소박하고 정감 있게 그려냈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함께 동시집에는 가족 간의 사랑도 녹여냈다. 가족 구성원 간의 갈등과 사랑, 반려견에 대한 일화 등도 읽을 수 있다. 이준관 아동문학가는 추천평을 통해 “사계절 자연의 아름다움이 수채화처럼 그려져 있다”고 밝혔으며 박예분 아동문학가는 “다정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눈을 반짝이게 만든다”고 추천했다. 저자는 동화구연가와 책놀이 강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그동안 <똥방귀도 좋대>(공저), <반달, 디카동시에 물들다>(공저)등을 냈다. 현재 전북동시문학회 회원이다.
다섯 편의 가사문학(歌辭文學)을 엮은 양정숙 가사 동화집 <인사 잘하면>(단비어린이)에는 리듬감 넘치는 운율과 정겨운 우리말이 담겨있다. 작가는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민족문학으로 사랑 받은 가사문학 특유의 ‘4음보 연속체’ 형식을 동화로 녹여냈다. “인사 받는 할머니 활짝 웃는 얼굴로/어떡하냐 어떡해/미안해서 어떡해/공손히 인사하는/손자 같은 아이 보며/미안해하네…(중략)…/어른에게 인사 잘하면/자다가도 떡이 나오는 거야…(중략)…/할머니, 할머니/소리쳐 불러 세워 놓고서/인사 꾸벅 하고는/쑥스러운 듯/환하게/웃는 얼굴로/되돌아간단 말이요”(‘인사 잘하면’ 중에서) 동화 '인사 잘하면'은 가사문학의 전형성이 잘 나타나있다. 4음보 단위의 말이 연속적으로 이어지면서 시가(詩歌)의 분위기를 풍긴다. 운율이 담겨있지만, 아이와 할머니의 관계성과 서사상도 드러나 산문(散文)적 정서도 읽을 수 있다. 작가는 '인사 잘하면' '모이 값' '할아버지와 라떼' '가사 문학 유적지' '회화나무 작은숲공원' 등 책에 실린 다섯 편의 가사동화를 통해 고전 문학의 매력과 가치를 전파한다. 최한선 한국가사문학학술진흥회장은 “고유의 운문체를 생생히 살려 쓴 운문 동화 '인사 잘하면'을 통해 어린이들이 가사 문학을 쉽고 재미있게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며 "선조들의 삶을 오롯이 담아 온 가사문학이 현대적 동화로 재탄생 돼 어린이들의 정서와 감성을 풍부하게 북돋아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순창에서 태어나 부안에서 자란 양정숙 작가는 조선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광주교육대학원에서 아동문학교육을 전공한 뒤 무등일보 신춘문예에 동화가 당선되면서 창작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저서로는 동화집 <구리구리 똥개구리> <감나무 뒤 꿀단지> <알롱이> <까망이> 그림책 <섬진강 두꺼비 다리> <새롬 음악회> <전쟁과 소년> <달빛다리> 등이 있다.
소설가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에 온 나라가 축하와 감격의 일주일을 보냈다. 세계적으로 한국 문화의 위상이 높아진 요즘이지만 세계 최고 권위의 노벨 문학상 수상의 의미는 남다르다. 한국인으로 최초라는 자랑스러움과 함께 여성으로서, 아시아의 여성으로서 최초인 것도 그간의 노벨 문학상의 수상 행보를 본다면 큰 의미가 있는 일이다. 문학계 최고 권위인 노벨 문학상은 1901년 수상자를 선정한 이래 현재까지 역대 수상자 119명 대부분이 북미나 유럽이 남성이었고 여성의 수상은 17명뿐이었다. 최초 선정 당시 여성들의 권리나 사회 참여가 당연한 것이 아니었던 시대적 배경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해도, 120여 년이 지나는 과정에서도 여성 수상자가 17명뿐이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이는 선정과정에서부터 남성 중심으로 구성되어 온 선정위원회의 운영과 무엇보다 여성 작가 작품의 문학적 가치를 인정하지 않았던 편향된 사회적 인식의 결과이며 지속적으로 논란이 돼 왔다. 여성으로써 18번째 주인공이 된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은 여성의 문학작품에 대한 저평가와 수상자가 일부 국가에 국한되었던 지역적 차별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의 결과이기에 더욱 의미 있고 기쁜 일이다. 또 다른 의미 한가지는 한강 작가는 작품을 통해 인간이 저지르고 경험하는 폭력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것이다. 1980년 5월, 부조리한 국가 권력이 휘두르는 잔인한 폭력과 살인에 온몸을 내던지는 중학생 동호와 시민들의 이야기<소년이 온다>와 제주 4.3 사건 속 인선과 인선의 가족 이야기인 <작별하지 않는다>를 통해 힘을 가진 자의 폭력과 그 시간을 지나온 인간의 이야기를 섬세하고 서정적이지만 힘 있는 문장으로 표현해왔다. 특히 <채식주의자>는 한국 사회에 공기처럼 녹아있는 가부장제 속 여성에 대한 폭력의 이야기를 다루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채식주의자>는 잔인한 폭력의 잔상에 괴로워하다 채식을 선택하는 주인공 영혜와 평범하기 그지없던 아내이자 딸의 변화에 각자의 방식으로 영혜를 ‘정상’으로 돌려놓으려 하며 시작되는 가정 내 폭력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올바르지 않은 길’을 가려는 딸을 무자비한 폭력으로 통제하려는 아버지, 그런 아버지의 눈치를 보며 강압적인 태도로 영혜를 단속하는 엄마의 모습은 여전히 존재하는 가족 안의 권력관계와 힘을 가진 가장의 폭력에 대해 이야기한다. 큰 딸이자 언니인 인혜는 텅빈 눈으로 말라가는 동생을 보며 묵묵히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진실의 무게를 견디며 모두를 돌보려 한다. 가족 모두는 자신도 모르게 내면화시킨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며 누가 봐도 아무렇지 않은 가족의 모습이 되기 위해 잔혹한 폭력을 휘두른다. 인간은 무엇을 저지르고 있는가 인간은 무엇이기를 바라나 한강 작가는 관계와 폭력, 그 앞에 서 있는 다양한 인간의 모습을 약자와 소수자의 시선에서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모두가 알지 못하고 눈치채지 못하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음을 알리며 우리 모두를 깨우고 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차별과 혐오, 편견과 폭력이 멈추기를, 그 터널을 온 몸으로 견디고 기억하기를 이야기한다. <끝>
전북을 대표하는 국립박물관인 국립전주박물관의 소장품 보존 시스템이 지진피해에 취약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진피해로부터 국보와 보물 등 수많은 문화유산을 보호하기 위한 면진시스템 기능이 탑재된 진열장이 단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추후 발생할 지진피해로부터 문화유산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 마련과 관련해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관심이 요구된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대구 북구을)은 지난 18일 국립중앙박물관 등 21개 기관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국립중앙박물관과 13개 소속 박물관 면진시스템 진열장 구축률이 평균 29%에 그친다”며 안전시스템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면진시스템 진열장’이란 면진시스템 지반과 구조물을 분리함으로써 건물이 흔들리면 물건에 가해지는 충격을 최소화해 지진 위험으로부터 전시품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현재 전국의 국립박물관 면진시스템 구축률 평균이 30% 밑도는 등 낮은 수치를 기록하며, 그중 국립전주박물관이 위치한 전주와 더불어 부여와 제주 지역의 국립박물관에는 면진시스템이 구축된 진열장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최근 5년간 규모 2.0 이상 국내 지진 발생 현황을 살펴보면, 2020년 68회, 2021년 70회, 2022년 77회, 2023년 106회로 매년 증가하는 수치를 보였다. 이처럼 한반도가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 현재 국립전주박물관은 ‘백자청화초화문편병’을 비롯해 9만 6500여 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어, 지진피해에 대한 사전 대비가 시급해 보인다. 국립전주박물관은 “면진시스템 진열장 도입 등 전시환경개선에 대한 계획은 있지만, 부족한 예산으로 면진시스템 진열장 도입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입장이다. 앞서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 2017년 11월 경북 포항시에서 규모 5.4의 지진으로 1명의 사망자와 117명의 부상자, 846억 원의 재산 피해를 준 ‘포항지진’을 계기로, 지난해부터 ‘13개 지방박물관 전시환경개선 사업’을 진행했다. 사업 내용은 1년 동안 총 78억의 사업비를 활용해 2개의 국립박물관 환경을 순차적으로 개선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올해 초 문화체육관광부 예산이 삭감되며, 해당 사업의 사업비도 영향을 받아 1년에 2곳의 국립박물관을 대상으로 진행한 환경개선 사업이 국립박물관 1곳으로 대상을 축소했기 때문이다. 국립전주박물관 관계자는 “올해 초 사업이 지체될 것이라는 통보를 받고 국립중앙박물관과 많은 의논을 했지만, 축소된 예산으로 사업 지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사업 진행 속도는 늦어졌지만, 빨라도 2028년과 2029년 사이에는 전시환경개선이 완료해, 소장품들을 안전하게 보존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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