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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덕 시인의 '풍경']정녕코 가을입니다

먼 것들이 가까워졌습니다. 눈은 또렷하고 귀는 밝아졌습니다. 처서 지나고 백로 지나 엊그제 추분도 지났습니다. 느티나무 아래 모기와 귀뚜리 놈 멱살잡이에 끼어들었던 걸까요? 가을, 지각이라서 더욱 반갑습니다. 무더위와 장마에 갇혀 못 듣던 세상이 들리네요. 못 보던 세상이 보이네요. 툭 툭 앞산에서 몇 톨 알밤 구르는 소리 들리고, 그 알밤 까먹는 다람쥐가 보이네요. 겨를 없었던 사람이 생각나고 까마득히 잊고 있던 일들 또렷해지네요. 한나절 서풍을 따라나섭니다. 포쇄, 장마철 눅눅한 책이며 옷가지를 햇볕에 말리고 바람을 치던 일이었지요. 열두 필 하늘 아래, 한 자락 바람 앞에 젖은 마음과 육신을 내놓습니다. 속이는 것은 어제도 오늘도 삶일 뿐, 계절은 절대로 속이는 법 없지요. 내장산 단풍도 닷새나 늦는답니다. 늦게 오면 늦게 갈 겁니다. 오보에 소리로 오케스트라를 조율하듯, 까치 소리가 세상을 조율합니다. 라-, 뒷산 메아리가 답하네요. 그래요, 이 계절엔 누구든 용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무엇이든 용서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모자를 벗고 신발을 벗고 맨땅을 걸어봅니다. 정녕코 가을입니다. 산과 들, 하늘과 그대가 내게로 옵니다. 여섯 살 손녀의 눈처럼 땅바닥을 가는 개미가 보입니다. 갈꽃 피어나는 소리 들립니다.

  • 문화일반
  • 육경근
  • 2024.09.28 08:08

'전북자치도 글로벌마이스 도시로 성장' 다짐…전북 유니크베뉴 활성화 포럼 개최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대표이사 이경윤)은 유니크베뉴 활성화를 위해 전북 마이스얼라이언스 정례포럼을 27일 왕의지밀에서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포럼은 전북자치도의 마이스산업 활성화를 위한 자리로 재단과 전북 마이스얼라이언스 회원사들이 모여 미래 비전을 논의하고 협력방안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포럼에서는 △전북 유니크베뉴 활성화 방안 특강 △전북 마이스얼라이언스 회원사 네트워킹 △4개 분과위원장 선임 등이 이뤄졌다. 이날 서병로 건국대 교수가 유니크베뉴 활성화 방안 특강 강연자로 나서 성공적인 유니크베뉴 사례를 통해 전북이 가진 잠재력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았다.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또 '얼라이언스 회원사 네트워킹'에서는 기존 61개사 회원사에 추가 선정된 10개 회원사가 참여했다. 이들은 추후 전북자치도 마이스 기반조성과 유치를 위해 공동 마케팅을 추진할 예정이다. 재단 관계자는 "이번 포럼은 전북을 글로벌 마이스 도시로 성장시키기 위해 정책적 방향을 제시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지역의 풍부한 문화관광자원과 마이스산업을 결합해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지속가능한 산업구조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재단의 글로벌마이스육성지원센터는 전북유니크베뉴 활성화 사업으로 한국관광공사에서 진행하는 지역활성화 마이스 사업에 추가 선정돼 하반기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4.09.27 16:37

심화된 예술적 경험 제공…아트갤러리 전주 '에코×아나×정크' 프로젝트 기획전

아트갤러리 전주(관장 박승환)에서 현대예술에 담론을 탐구하고 지평을 확장시키는 프로젝트 전시회가 연다. 전시는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 우수기획전시 지원사업으로 선정된 ‘에코×아나×정크’ 프로젝트 기획전으로 10월 1일부터 11월 3일까지 한달여간 진행된다. 오픈식 10월 5일 오후 5시. 프로젝트는 △기성작가전 △고전 프린트 워크숍 △우수작품 발굴전 등 총 3가지 유형으로 구분해 보다 심화된 예술적 경험을 제공한다. 첫 번째 △기성작가전은 에콜로지(ecology·생태학)를 주제로 ‘아날로그 사진’과 ‘정크아트’ 작품을 선보인다. 아날로그 사진 섹션에는 김혜원, 이재용, 차진현, 폴 가드(Paul Gadd)가 참여한다. 네 명의 작가들은 시간을 분절하고 다중의 이미지를 겹쳐 하나의 이미지로 저장하여 기억 속 모호함과 경계의 변화를 탐구하는 실험성을 보여준다. 특히 친자연적 요소가 어떻게 변질되었는지를 스크래치와 조색 등의 수작업으로 표현한 폴 가드의 작품들은 단 한 점씩만 존재하는 유일한 작품으로 희소성이 높다. 정크아트 섹션에는 김누리, 김성균이 함께한다. 두 명의 작가는 모두 변화하는 생태계와 환경 문제를 주제로 작품화했다. 이들은 바다 속 플라스틱으로 사라져가는 생명체를 조명하고 인간의 이기심이 만들어낸 환경 문제에 대한 성찰적인 태도를 보여준다. 두 번째 △고전 프린트 워크숍과 세 번째 △우수작품 발굴전에는 김정현, 최수정이 참여한다. 김정현과 최수정은 고전 인화기법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여 사진, 회화, 판화의 경계를 허무는 작품들을 구현하는 아티스트들이다. 이들은 19세기 고전 인화기법을 자신만의 예술 도구로 활용하여, 현대예술의 다양성을 제시한다. 워크숍은 10월 5일과 6일 이틀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진행된다. 박승환 관장은 “전시와 워크숍을 통해 생태적 가치와 아날로그 감성을 담은 현대예술의 다양한 면모를 제시하고자 한다”며 “지역 사진 및 지역예술의 창작활동을 활성화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4.09.27 16:36

시인이 된 변호사 서태영이 빚은 정직한 시(詩) 투명하게 빛나다

인생은 대개 최선이 지배한다. 최선이 무엇인지 뚜렷하게 알지 못하면서도 열정을 쏟는다. 한평생 법조인으로 살아온 일흔셋 서태영 변호사도 한 시절 시작(詩作) 활동에 최선을 다했다. 일주일에 한 편씩 정성 들여 시를 창작했고, 시집 읽기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서 변호사는 그때 글의 무게를 느꼈다고 한다. 1974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23년간 법관 생활을 마치고 현재는 변호사로 활동 중인 그는 ‘시인’이라는 호칭이 쑥스럽다고 했다. 시(詩)에 대한 애정이 커 시집을 발간했지만, 시 창작에만 몰두하며 시집을 펴낸 시인들처럼 전문가 경지에 이르지 못했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정작 그가 펴낸 시집 <물고기가 되겠습니다>를 보면 시인이라는 호칭이 어색하지 않았다. 꾸미지 않고 정직하게 표현된 시들은 오히려 독자들에게 진한 여운을 남기기 때문이다. 26일 전북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서 변호사는 “시집 판매를 목적으로 시집을 출간한 것은 아니었다”며 “시를 창작하고 시집을 읽으며 수련의 과정을 겪다 보니 불현듯 시집을 한 편 발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출판 준비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하지만 스무 편 남짓의 시로는 한 권의 시집을 완성할 수 없을 것 같아 출판을 주저하는 마음이 커졌다. 그러다 2년 전 우연히 서정춘 시인의 시집을 발견했다. 등단 28년 만에 낸 서 시인의 시집은 그의 마음을 흔들었다. 자신이 살아낸 몇 줄의 이력이 고유한 시가 되는 시인의 시집이 아름다웠기 때문이었다. 서 변호사는 곧바로 제주 서귀포의 작은 출판사 ‘글상걸상’에 전화해 출판을 문의했다. 고향을 향한 회한과 암울하던 학창 시절, 그리고 오늘의 고달픈 이웃들에 대한 깊은 연민이 담긴 글에 매료된 출판사 대표는 곧바로 시집을 출간하자고 제안했다. 거르고 또 거른 서 변호사의 시(詩)들은 대표의 눈에도 투명하게 빛나고 있었다. 서태영 시인은 “현재는 시 창작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최선을 다해 시를 습작했지만, 어느 순간 시심이 고갈되었음을 느끼고 있다”며 “하지만 이번 시집을 발간하면서 다시금 시작(詩作)에 대한 열정이 되살아났다. 다시 습작을 시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완주에서 태어난 서태영 변호사는 전주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1974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지금까지 현역 법조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4.09.26 17:50

'편견 없는 세상, 함께하는 우리', 제13회 젠더문화축제 열려

“편견 없이 남녀가 함께 잘사는 사회, 함께 행복한 전북특별자치도를 위해 전북여성가족재단이 길잡이가 되겠습니다.” 제13회 젠더문화축제가 26일 전북여성가족재단(이하 재단) 일원에서 개최됐다. ‘편견 없는 세상, 함께하는 우리’라는 주제 아래 이날 오전 10시 재단 야외무대에서 진행된 개막식에는 전정희 전북여성가족재단 원장을 비롯해 임승식 농업복지환경위원회 위원장, 국주영은 의원, 전북특별자치도청 황철호 복지여성보건국장 등 여성 관련 기관・단체장을 비롯해 도민 4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축제에는 도내 여성·가족·대학·기업·종교 관련 35개 기관·단체가 공동으로 참여해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오전 11시 재단 별관 1층에서는 도내 유치원 및 어린이집 원생 100여 명을 대상으로 가족문화 인식 개선 인형극이 진행됐다. 인구보건복지협회전북지회가 주관한 이번 인형극에서는 ‘다양한 가족형태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 형성’을 주제로 현시대를 살아가는 다양한 가족 형태를 인정하고 수용하는 기회를 전했다. ㈔전북특별자치도여성단체협의회는 재단 별관 2층에서 성평등 토크쇼 ‘Talk Talk한 그녀들’을 열고 진정한 성평등에 대한 정의와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토크쇼는 ‘다시 한번 성평등한 사회로 점프!’라는 주제로 진행됐으며, 김희은 전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원장이 강연자로 나섰다. ‘영화상영 및 GV(관객과의 대화)’에서는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배급지원상 수상작인 박정미 감독의 <담요를 입은 사람>이 상영됐으며, 감독과의 대화를 통해 영화의 의미와 시사점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이날 젠더문화축제에서 여성정책연구소와 전북광역새로일하기센터 주관으로 진행된 젠더 포럼도 열려, 일생활 균형 전북을 선도하기 위한 미래 비전과 대응 전략을 제언하는 토론의 장을 펼치기도 했다. ‘더 나은 삶을 위한 일생활균형 만들기-소규모 사업장부터’를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을 주관한 전정희 원장은 “소규모 사업장의 경우, 일생활 균형을 위한 인식과 제도 부분의 변화가 더디게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전북특별자치도의 전략과 역할이 중요해진 시기”라며 “바람직한 정책 방향과 전략을 제시하는 공유의 장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전북특별자치도의 일생활 균형 인식 전환에 기여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 여성·생활
  • 전현아
  • 2024.09.26 17:49

무형유산 도시 전주의 명인들이 지켜온 예술세계를 엿보다

전주를 주 무대로 활동 중인 주요 무형유산 보유자·단체의 진면목을 엿볼 수 있는 전시회가 다음달 15일부터 27일까지 전주 경기전 안 어진박물관 기획전시실에 열린다. 전주시는 무형문화 기능보유자들의 예술세계를 만날 수 있는 기능 분야 장인들에 대한 전시회를 추진한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무형유산의 도시 전주의 명인들이 지켜온 예술세계와 정신을 소개하고 우리 문화의 가치를 알리고자 마련됐다. 전시에 앞서 시는 25∼26일 이틀 간 전주대사습청 특별무대에서 전북자치도 무형유산 예능보유자 및 단체 공개행사 무대를 선보였다. ‘백년일로(百年一路)’를 주제로 한 이번 공연에서는 전주시 22개 무형문화 예능보유자들이 참여해 품격 높은 공연을 펼쳤다. 첫째 날인 25일에는 이길주, 김무철, 모보경, 왕기석, 전주기접놀이보존회, 김소영, 송재영, 영산작법보존회가 무대에 올라 한옥마을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우리 음악과 춤의 진면목을 선사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들이 명인들의 흥과 소리에 동화되며 매 공연이 끝날 때마다 환호를 보내는 광경이 연출됐다. 첫날 공연의 판소리 고수는 조용안 판소리장단 보유자가 맡았다. 둘째 날인 26일에도 대금, 피리, 해금, 장구, 북으로 편성된 ‘전라삼현육각보존회’ 와 이선수, 지성자, 문정근, 김광숙, 박애숙, 성준숙, 김세미, 조소녀 명인 등의 무대가 이어졌다. 이날 마지막 무대에서는 호남살풀이춤 보유자 최선 명인이 올라 전통 춤의 맥을 지켜온 원로의 품격을 보여줬다. 이상호 판소리장단 보유자가 판소리 고수로 함께해 흥겨움을 더했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4.09.26 17:49

지역 청년 예술가 발굴의 무대, ‘블레씽 솔리스트 시리즈’ 개최

지역 청년 예술가들의 역량을 발굴하고, 무대에 오를 기회를 전하는 공연이 9월과 10월, 잇따라 열린다. 블레씽 사회적협동조합은 오는 28일과 다음 달 13일 혁신도시복합문화센터에서 ‘블레씽 솔리스트 시리즈’ 기획 공연을 개최한다. Boost Your Local-지역 청년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이번 공연은 재능 있는 지역 예술가들이 스스로 무대를 기획하고 만들어가는 기회를 통해 예술적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공연 기회를 넘어, 예술가들이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창의적인 환경을 제공한다. 오는 28일 오후 3시에는 ‘바리톤 이대한 독창회’가, 다음 달 13일 오후 3시에는 최은정 피아니스트가 오르는 등 다양한 분야의 젊은 예술가들이 참여해 그들만의 독창적인 무대를 선보이며, 관객들과 소통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김찬미 블레씽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은 “지역의 재능 있는 예술가들이 예술의 주체로서 무대를 직접 만들어가면서 그들의 예술적 가능성을 넓힐 기회가 될 것”이라며“블레씽 솔리스트 프로젝트는 지역 예술계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는 동시에, 청년 예술가들에게 실질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든 연령대의 관객들이 관람할 수 있는 이번 행사는 무료로 진행된다. 이 밖의 추가 정보 및 자세한 내용은 전화(010-2808-3231)로 문의하면 된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4.09.26 17:48

제28회 전북 중·고교생 문예작품 현상공모 장원자 발표

제28회 전북 중·고교생 문예작품 현상공모에서 최예준·장지현 학생이 장원을 차지했다. (재)목정문화재단이 주최하고 전북문인협회가 주관한 ‘제28회 전북 중·고교생 문예작품 현상공모’는 앞서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도내에 소재한 중·고교생을 대상으로 진행해, 총 1300여 편의 작품을 접수 받았다. 이후 지난 11일 운문 10명, 산문 10명의 작가가 참여해 진행된 심사결과, 산문부에는 장지현(완주고 1년), 운문부에는 최예준(장수중 1년) 학생이 장원의 영예를 안았다. 장원자들에게는 목정문화재단 이사장상과 전북특별자치도교육감상 상장과 함께 부상으로 상금 각 100만 원이 지급된다. 최우수상(4명), 우수상(10명), 장려상(30명) 수상자들에게는 총 7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또 이번 백일장 대회에 적극적으로 참가한 학교로 선정된 신일중학교와 전라고등학교에는 (주)미래엔에서 제공한 100만 원 상당의 도서교환권도 수여된다. 심사를 총괄한 윤철 작가는 심사평을 통해 "생각보다 수준 높은 작품들이 많았다"며 "생태 위기나 가족 간의 사랑과 미래에 대한 불안 등 소재도 다양했지만, 꿈꾸는 새싹들과 글로써 소통하는 시간이어서 심사하는 내내 흐뭇했다"고 밝혔다. 한편 전북문인협회는 지난 25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국제회의장 1층 중회의실에서 제10회차 인문학 강좌 ‘문학광장’를 진행했었다. 이날 강좌는 ‘<님의 침묵>과 화엄사상’을 주제로 진행됐으며, 강사로는 김광원 시인이 나섰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4.09.26 17:48

청명한 가을 떠나는 특별한 소리 나들이⋯전주판소리합창단, '특별한, 소릿 광대'

전주판소리합창단이 오는 29일 오후 3시 남원 지리산 소극장에서 '특별한, 소릿 광대‘ 공연을 열고 소리 나들이에 나선다. 여성 소리꾼 8인으로 이뤄진 전주판소리합창단은 소리꾼 한 명이 독창으로 선보이는 판소리를 ’판소리 합창‘이라는 장르로 처음 개척해 어렵고 지루하다는 판소리의 장벽을 허물기 위한 공연을 선보이고 있는 단체다. 전주판소리합창단을 표현하는 ’여인‘과 올해 처음 출범한 ’전북특별자치도‘를 주제로 한 이번 공연에서 우리 고장을 여행하며 느낄 수 있는 계절의 변화를 7명의 여인의 하모니로 전할 예정이다. 실제 이들은 춘향가 중 '방자 분부듣고'와 '사랑가', '아리랑' 등 우리 선조들의 풍류를 느낄 수 있는 전통 음악을 비롯해 '아름다워라', '바람아, 완산 필봉 바람아' 와 같은 전통 판소리를 바탕으로 한 창작 음악 등 다양한 문화 예술 프로그램을 구성해 관객들과 소통할 예정이다. 이효인 전주판소리합창단 대표는 “전주판소리합창단만의 몽환적이고 우수에 젖은 하모니와 흥겨움을 전하며 지친 마음을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가을에 낭만 가득한 음악 여행을 선물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전석 무료 관람으로 진행되는 이번 공연의 티켓 예매는 ’전주판소리합창단‘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4.09.26 17:47

신진예술가가 준비한 선물 같은 시간⋯한소희 클라리넷 독주회-소설가 최아현 작품 발표

전주문화재단이 한 해 동안 지원해 온 신진예술가들의 작품발표회가 이달과 내달 개최돼, 시민들에게 예술로 풍성한 가을을 선물한다. 음악 분야 선정자인 한소희 씨는 가을의 향수를 자극하는 브람스의 음악들로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며, 문학 분야의 최아현 씨는 집들이의 형식을 빌려 미래의 독자들을 자신의 작품 세계로 초대한다. 먼저 ‘한소희 클라리넷 독주회-브람스와 나 My Inspiration’가 27일 오후 7시 30분,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사전 예약제로 열린다. 한소희는 브람스의 삶을 자기 삶의 모습에 투영하여 자신의 예술세계를 표현할 예정이다. 관람료는 전석 2만 원. 클라리넷 연주자 한소희는 독일 만하임 국립음악대학교 마스터 과정을 졸업 후 현재 전북 최초 발달장애 클라리넷앙상블 마술피리의 음악감독과 (사)한국음악협회 전주시지부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이어 다음 달 7일과 21일 오후 7시에는 '책방 토닥토닥', '공간시은'에서 신인 소설가 최아현 씨의 작품 발표회가 열린다. 참여비는 5000원. ‘단편소설집들이-독자가 되어 주세요’는 작가와 작품을 소개하고, 키워드를 중심으로 관객과 대화하는 시간이 될 예정이다. 이 행사 이후에는 미발표작 5편과 발표작 3편을 엮어낸 작품집 출간도 계획하고 있다. 최 작가는 지난 2018년 본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아침대화>로 등단해 여러 편의 단편소설을 발표하며 소설계의 유망주로 주목받고 있다. 작품발표회와 관련한 더욱 자세한 사항은 전주문화재단 누리집을 참고하거나 전주문화재단 문예진흥팀(063-211-9277)로 문의하면 된다. 한편, 전주문화재단은 2014년부터 전도유망한 청년 예술가에게 자유로운 창작 실험과 실연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전문가 컨설팅, 발표 공간 지원, 온오프라인 홍보, 무정산 시상금 지원 등 예술가에게 필요한 지원 체계를 구축하여 전주 신진예술가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4.09.26 17:47

정읍 은선리·도계리 고분군, 삼국시대 고분 4기 확인

정읍시가 실시한 국가지정문화유산인 사적 ‘정읍 은선리와 도계리 고분군’의 정비사업 발굴조사에서 삼국시대 고분 4기와 다량의 금·은·동제 장신구 부장유물이 확인됐다. 은선리와 도계리 고분군은 1973년 故 전영래 선생에 의해 처음으로 보고된 이후, 2018년에 국가지정 사적으로 지정됐다. 시 동학문화재과에 따르면 2022년부터 국고보조사업을 통해 고분군에 대한 종합정비계획을 수립해 발굴조사를 진행해왔다. 전주대학교 박물관(조사단장 박현수)에 의뢰해 지난 8월부터 시작된 이번 발굴조사에서는 삼국시대 고분 4기가 새롭게 확인됐고 고분 내부에서 금제, 은제, 동제 장신구와 함께 토기 등 다수의 유물들이 출토됐다. 특히 이번에 출토된 금제·은제 장신구는 정읍 지역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것으로, 은선리와 도계리 고분군의 초축 시기와 축조세력을 추정할 수 있는 중요한 역사적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고분 4기 중 구조가 명확히 파악된 3기는 모두 횡혈식석실분(굴식돌방무덤) 형태로 확인됐다. 횡혈식석실분은 무덤방 앞쪽에 출입구와 널길을 갖춘 고대의 대표적인 매장 방식 중 하나이다. 2호분에서는 금제 화형 및 심엽형 장신구 13점, 감청색 구슬, 은제 팔찌 1쌍, 은제 뒤꽂이 4점, 금·은제 반지 등 다수의 유물이 출토됐다. 또 목관을 사용해 시신을 매장한 흔적도 확인됐다. 이는 정밀한 고대 장례 문화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단서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1호분에서는 금제 구슬 1쌍, 청동 뒤꽂이, 청동 이식 2점이 출토됐으며, 4호분에서도 청동 팔찌 등 다양한 장신구가 발견됐다. 이러한 유물들은 당시 정읍 지역의 고분 문화를 해석하는 데 있어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이학수 시장은 “은선리와 도계리 고분군은 백제 중방문화권의 중요한 유적으로, 그동안 도굴되지 않은 백제 고분에서 다량의 장신구가 출토돼 주목받고 있다”며 “체계적인 발굴조사와 정비·복원을 통해 정읍의 역사성을 밝히는 데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 문화재·학술
  • 임장훈
  • 2024.09.26 17:27

"한글이 주인이 되는 서예"…송하진 서예초대전 '거침없이 쓴다'

송하진 전 전북도지사(72) 서예 초대전 '거침없이 쓴다' 오픈식이 25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한국미술관에서 열렸다. 이날 전시 오픈식에는 우원식 국회의장,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 김홍국 재경 전북특별자치도민회장, 정동영·한병도·이원택·이정헌·위성락 국회의원, 신경민 정운찬 전 국회의원, 유희태 완주군수, 이시종 전 충북도지사, 김한 전 JB금융지주 회장, 송재호 전 국가균형발전위원장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전시는 행정가이자 정치가였던 송하진이 2022년 정계를 떠난 뒤 2년 만에 서예가로 돌아와 대중들에게 작품을 선보이는 자리다. 그는 유소년기와 청년기에 매일 같이 서예와 한문을 보고 자랐다. 근현대 한국서예를 대표하는 대가 중 한명이었던 부친 강암 송성용 선생의 영향으로 한문과 서예를 자연스럽게 체득했다. 이번 초대전에서는 과거의 법칙이나 형식‧틀에 얽매이지 않고 거침없이 쓴 서예 105점을 보여준다. 한글의 어순에 맞게 왼쪽에서부터 오른쪽으로 쓰는 한문이 아닌 한글이 주인이 되는 서예, 한국적 느낌과 분위기가 우러나오는 한국성을 추구하는 서예를 위해 고민한 흔적들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서예가 추구했던 예쁘고 정돈된 글씨를 뛰어넘어 거칠고 자유분방한 서체를 통해 서예의 미적 개념 확장을 드러냈다. 이를 통해 작가는 한국적인 느낌과 분위기를 추구하면서도 중국‧일본 서예와는 다른 한국적인 서예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와 논쟁의 중요성을 증명해낸다. 서예가이자 평론가인 김병기 교수는 “손으로 글씨를 쓰는 행위 자체가 사라져 가고 있는 현실 앞에서 누구라도 과감히 나서서 거침없이 쓰는 서예의 즐거움을 알려야 서예가 산다는 절박한 생각을 했기에 용기 내어 나온 것”이라며 “이 시대의 젊은이들에게 전통서예를 알리는 효과적인 묘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달 1일까지 서울 인사동 한국미술관에서 ‘거침없이 쓴다, 푸른돌‧취석 송하진 초대전’ 이 열리며 10월 11일부터 11월 10일까지 전주현대미술관에서 전주 전시가 이어진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4.09.25 17:36

진짜 ESG 이야기, 지용승 우석대 교수 'ESG의 시대가 온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기업 활동의 국제적 표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3월부터 유럽연합이 ESG 공시를 법적으로 의무화하며 유럽과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에서 ESG 경영 확산을 위한 제도를 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과거에는 기업들이 당장의 이익과 무관해 보이는 ESG 투자는 수익과 반비례한다는 생각이 팽배했다. ESG 경영 및 활동도 ‘사회 공헌’ 정도로 인식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ESG가 투자 대세로 부상하며 자본시장도 급속히 개편됐다. 우석대학교 지용승 교수는 ESG의 기능과 역할에 주목하며 <ESG의 시대가 온다> (페스트북)를 펴냈다. 책은 21세기 인류를 위협하는 기후위기와 신자유주의 체제의 부작용, 물질만능주의 등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방법과 ESG의 당위성을 제안한다. 사회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조직 경영의 필수 지침을 비롯해 정책적 제언과 성장 전략 등도 소개한다. 특히 지 교수는 2024년은 ESG와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에 있어 중요한 해가 될 것으로 보고 ‘주목해야 할 5가지 트렌드’로 △주요 나라들의 기후공개 원칙은 ESG 보고를 의무화할 가능성이 높아서 보고 및 공시 노력을 강화해야 할 것 △실제로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제품을 생산하면서 친환경 이미지를 내세우는 그린워싱(greenwashing)을 막는 ESG 공시 강화 △기후 관련 재무 공시가 의무화됨에 따라 재무 부문과 지속가능성의 긴밀한 통합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 △소비자들은 제품의 탄소발자국과 수명 주기에 대해 더 나은 투명성을 요구 △2024년 이후 지속가능성 보고는 민간 및 공공의 영역을 넘어 모든 산업에 걸쳐 근본적인 변화의 기초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교수는 “ESG는 민간과 공공조직의 지속가능성, 윤리, 투명성과 같은 비경제적 요소를 고려하는 경영전략”이라며 “전통적인 경제적 성과 외에도 환경보호와 사회적 책임, 윤리적 경영 등의 비재무적인 요소를 강화하는 것과 함께 이해관계자들과 소통을 통해 신뢰를 구축하고, 장기적인 성장과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 ESG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서창훈 전북일보 회장 겸 우석학원 이사장은 지 교수 책에 대해 “인간이 유발한 온실가스 배출이 기후변화를 일으키고 지구온난화로 이어져 인간의 환경을 위협하는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며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지금 바로 ESG 경영을 시작할 때”라고 밝혔다. 미국 버클리대학(UC Berkeley)에서 정치학을, 고려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지 교수는 미국 클리블랜드주립대(CSU) 도시정책대학원에서 지역경제개발(Economic Development)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중앙대에서 행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우석대에서 학부 및 석·박사 과정의 ESG 경영과 사회적경제를 담당하고 있으며, ESG 국가정책연구소 부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4.09.25 17:35

10인 10색 매력…10명의 프로 작가 디카시집 ‘독창’ 출간

“생(生)은 나만의 악보를 연주하는 것/ 합창으로 달려온 시간도/ 저마다의 독창으로 완성하는 것”(디카시 ‘독창’ 전문) 열 명의 프로 작가가 모여 올 가을을 더없이 풍요롭게 수놓을 특별한 디카시선 <독창>(커뮤니케이션볼륨)이 출간됐다. 디카시는 디카(디지털카메라)와 시(詩)의 합성어로, 디지털카메라로 찍고 써서 영문과 문자가 한 덩어리로 된 멀티 언어 예술이다. 표제로 언급된 디카시 ‘독창’ 등 총 70편이 실린 이번 시집은 일상에서 흔하게 만나지만 무심코 지나쳤던 풍경과 사람, 그 속으로 파고들어 가는 과정을 열 가지 색으로 표현한 다채로운 작품으로 채워졌다. 열 명의 프로 작가가 자리한 만큼 시집을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그들이 내놓는 사유의 끝을 따라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실제 몇 줄만의 글만으로는 알 수 없던 것이 사진의 속성과 어우러졌을 때 발산되는 시너지로 이번 디카시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낸다. 오봉옥 시인은 추천사를 통해 “책장을 채운 짧고 군살이 없는 시와 사진의 절묘한 연결에서 나오는 재미가 곁들여지니 흥미가 배가된다”며 “이번 디카시집을 읽으며 먹먹해질 때가 많았다. 촌철살인의 시 정신을 보여주고 있는 몇몇 작품들 앞에 한참을 머물러야만 했다”고 말했다. 참여 작가로는 강미옥·강영식·장옥·김영빈·김휼·신혜진·양해남·정지원·조영래·최형만 등이 이름을 올렸다. 특히 최형만 작가는 2024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부문에 당선됐다. 이번 디카시집 제작에 참여한 열 명의 시인은 ‘시인의 말’을 통해 “같은 날, 같은 길을 걸어도 시적인 형상의 모티브를 발견하는 것은 각각 다르다”며 "철학자 칸트는 쾨니히스베르크를 걸으며 고요하게 철학적 사유를 했겠지만, 시를 쓰는 사람들은 사뭇 다를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어떤 대상과 만남, 느낌의 조우가 필요한 디카시는 책상에만 앉아서 쓸 수는 없다“며 ”물리적으로 흐르는 시간 속에 결정적 순간이 만나 탄생한 이미지들과 문장을 같이 묶어 펼쳐 놓는다“고 덧붙였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4.09.25 17:35

제2회 군산초단편문학상 대상에 '낯선 사건에 바치는 뻔한 제물'

제2회 군산초단편문학상에서 양서토 작가의 <낯선 사건에 바치는 뻔한 제물>(소설)이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군산지역 서점 협의체인 군산책문화발전소가 주최하고 군산초단편문학상 공모전 운영위원회가 주관한 이번 공모전에서 참가 자격과 공모 주제에 제한을 없앴다. 원고지 1~50매 내외의 시, 소설, 수필, 희곡, 시나리오 등 장르 불문 다양한 형식의 작품 등을 접수 받았다.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진행된 올해 공모전에는 총 2123편 (소설 583편, 시 1209편, 수필 181편, 시나리오 95편, 희곡 27편, 기타 28편)의 작품이 접수됐다. 예심 심사위원(김세나 문학평론가, 양재훈 문학평론가, 임주아 시인)과 본심 심사위원(강형철 시인, 류보선 문학평론가, 신유진 작가, 조예은 소설가)의 논의 끝에 대상 1편, 가작 3편, 응모우수상 5편까지 총 9편의 수상작이 선정됐다. 치열한 심사 끝에 소설 부문 양서토 작가의 <낯선 사건에 바치는 뻔한 제물>이 대상을 받았다. 가작에는 김도란 작가의 소설 <일로에 베라>와 김영란 작가의 수필 <옥서면 캘리포니아>, 류지희 작가 시 <돌의 계보>외 2편이 이름을 올렸다. 응모우수상은 김람 작가의 소설 <아버지의 수의>, 김희웅 작가의 시 <방생>외 2편, 서윤 작가의 소설 <코카콜라 맛있다>, 신이령 작가의 수필 <나의 우울은 어디에서 왔을까>, 양휘호 작가의 소설 <실명>이 차지했다. 신유진 심사위원은 “응모작들을 읽으며 초단편의 의미가 무엇인지 우선적으로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며 “단순히 짧은 길이라기보다는 단편을 초월한 단편이라 할 수 있는 특별한 작품을 찾고 싶었다”고 심사 소감을 밝혔다. 한편 제2회 군산초단편문학상 당선작은 오는 12월 중 단행본으로 출간되며, 군산에서 시상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자세한 사항은 군산초단편문학상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4.09.25 17:35

작가의 프리즘 통해 12·12사태가 입체화된다…박이선 장편소설 '그날 밤 합동수사본부'

박이선 소설가의 여섯 번째 소설 <그날 밤 합동수사본부>(신아출판사)가 출간됐다. 이번 소설은 중앙정보부 비서실장 박흥주 대령을 중심으로 10·26 사태를 다룬 전작 <궁정동 사람들>의 후속 이야기이다. 대통령이 시해된 이후부터 12·12 사태가 발생하기까지의 과정과 결말을 담아 현대사를 정통으로 겨냥한다. 주인공을 특정하지 않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건을 더듬어 가는 형식으로 극의 긴장감과 흥미로움을 극대화시킨다. 특히 사실을 바탕으로 작가의 상상력이 덧대지면서 소설 속 인물들의 감정과 상황들이 세밀하고 정교하게 묘사돼 독자들에게 더욱 생동감 넘치는 이야기를 전달한다. 가령 소설 속 인물 정승화가 연행된 후 소도 경비사령부에 모인 육군본부 측과 30경비단에 모인 합동수사본부 측의 첨예한 입장 대립 묘사는 마치 두 대의 폭주 기관차가 마주 보고 달리는 것처럼 극한의 긴장감이 감돈다. 소설 <그날 밤 합동수사본부>의 정밀하게 짜여진 스토리는 작가가 그동안 얼마나 많은 자료를 수집하고 고증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기존에 알고 있던 12·12사태와 자료 수집을 통해 독자들에게 그날의 진실에 한 발짝 다가가게 한다. 박 작가는 “작가는 독자에게 프리즘의 역할을 한다고 한다”며 “보통 백색으로 알고 있는 햇빛이 사실은 백색이 아니라 프리즘을 통해서 무지개 색깔로 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처럼 어떤 사건을 바라보는 데 있어 다양한 시각을 제공함으로써 독자들의 사고와 실체적 진실 발견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남원 출생인 작가는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장편소설 <이네기>로 대한민국 디지털 작가상을 받았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 나눔 도서에 두 차례 선정된 바 있다. 저서로는 장편소설 <춘포>와 <이네기> <여립아 여립아> <궁정동 사람들> <염부>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4.09.25 17:34

김계식 시인, 35번째 시집 '라일락의 향기' 발간

팔십 평생 매일 시를 쓰고 있는 시인이 서른다섯 번째 시집을 펴내 눈길을 끈다. 김계식 시인의 신작 <라일락의 향기>(신아출판사)가 바로 그것이다. 시집은 ‘1. 계절의 풍광’, ‘2. 따뜻한 여운’, ‘3. 세월의 강’, ‘4. 불굴의 기상’, ‘5. 밝음의 뿌리’ 등 총 5부로 구성돼 130여 편의 작품이 담겨있다. 특히 이번 시집에는 ‘시심(詩心)’이라 할 만한 짧은 형태의 시를 앞에 내놓고, 그 아래 해당 시상을 떠올린 시인의 경험과 배경을 엮어내 작품 속 시인이 의도한 바를 명확하게 설명하고 있다. 김 시인은 시인의 말을 통해 “수많은 시를 써오면서 나의 시는 ‘순간에 떠오른 시상이 먼저냐?’ 아니면 ‘어떤 줄거리를 그리다 보니 거기에 시상이 담긴 것이냐?’ 자문하게 됐다”며 “이 세상에 태어나 맨 처음 받았던 수수께끼인지 물음인지 모를 문제인, ‘달걀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라는 미해결의 상황에 이르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시집 속 짧은 시와 함께 시 풀이를 담았지만, 역시 그 순서가 그렇다고 말할 수 없다”며 “늘 그래왔듯이 이번 서른다섯 번째 시집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읍 출생인 김 시인은 2002년 ‘창조문학’으로 등단했다. 한국문인협회, 전북문인협회, 전주문인협회, 전북시인협회, 완주문인협회, 한국미래문화연구회, 전북PEN클럽, 한국창조문학가협회, 두리문학, 표현문학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대한민국 황조근정훈장, 한국예술총연합회장상 등을 받았다. 저서로는 <사랑이 강물되어> 등 일반시집 총 28권과 신앙시선집 <천성을 향해 가는 길>, 단시집 <꿈의 씨눈> 외 2권, 시선집 <자화상> 외 2권, 성경전서 필사본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4.09.25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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