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2-30 23:29 (Tue)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오목대
일반기사

[오목대] 신용카드 유감




 

‘산업사회를 지배하던 지폐의 위력을 공장굴뚝과 함께 사라졌다. 지식정보화 시대에는 지폐대신 플라스틱 머니가 시장을 좌우한다’-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갈파한 말이다. 그가 말한 ‘플라스틱 머니’란 두 말할 것도 없이 신용카드를 가리킨다.

 

확실히 지금은 신용카드의 시대이다. 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치고 신용카드 한 개 안 가진 사람이 없다. 두세개씩 가지고 ‘웃돌 빼서 아랫돌 막는’ 임기응변식 카드 사용자도 많다. 자영업자·주부·농민은 물론 심지어 초등학생까지 장난감 사는데 카드를 내미는 세상이다.


 

지난해 9월말 현재 국내에서 발급된 신용카드 수가 5천2백56만개나 된다고 한다. 국민 1인당 1개꼴이다. 99년말에 비해 개수로는 35%, 사용액은 무려 63%나 늘었다니 우리도 이미 신용경제 사회로 진입한 셈이다.


 

문제는 신용카드의 폭발적 증가세에 맞춰 우리사회의 신용도도 그만큼 확립됐느냐이다. 신용이 담보되지 않는 카드사용은 경제를 교란하는 요인이 될 수 밖에 없다. 쓸때는 신나게 써 놓고도 갚을때는 나 몰라라 한다면 뒷감당을 어떻게 할 것인가.

 

실제로 2000년말 현재 금융당국이 밝힌 개인 신용불량자는 모두 2백47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성인 10명당 1명이 신용불량자 딱지를 달고 있는 셈이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IMF이후 높은 실업률, 소득감소, 물가상승 등에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갚을 능력없이 카드를 긁어대는 소비자, 신용평가 없이 마구잡이로 발급해주는 회사, 탈세를 위해 매출전표를 속이는 가맹점 등에 모두 책임이 있다.


 

또 있다. 현금 서비스의 경우 은행금리 3배의 수수료를 받는 신용카드 회사의 고리(高利)횡포다. 정부의 사용장려책에 힘입어 매출·이익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데도 고객보호는 외면하는 카드회사의 배짱영업은 하루빨리 시정돼야 한다.


 

‘외상이면 소도 잡아 먹는다’는 우리 속담이 있다. 신용카드가 꼭 그 짝이다. 편리한 점이 많은 것이 신용카드지만 그만큼 신용불량자도 양산하는 아이러니 극복이 과제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북일보 desk@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