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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도립국악원의 운명



 

예향 혹은 국악의 고장으로서 이 지역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켜주고 있는 도립국악원의 운명이 말 그대로 풍전등화의 처지에 내몰리고 있다. 많은 명창과 국악의 재원들을 서울을 비롯한 타 지역에 빼앗기고 찬란한 전통의 대사슴대회마저 근근히 명맥만을 유지해가고 있는 상황이기기에 이러한 국악원의 운명이 더욱 안타깝게 다가온다.

 

위기의 핵심은 교육부문과 예술단의 경우, 그간 열악한 재정지원에도 불구하고 다른 지역 어느 단체에 못지 않게 활발한 활동을 해온 것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 부분이 심각한 운영부담이 예상되는 소리문화전당 위탁기관에 넘어가게 되어 있다. 지역 문화에 관심을 가질 여유도 없을 이 단체가 많은 예산을 투자해야 하는 예술단을 어떻게 취급할 것인가는 쉽게 예측할 수 있는 일이다.

 

교육부문을 민간에 위탁하겠다는 것도 못지 않게 심각한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사설학원처럼 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다른 지역에서 가장 부러워했던 점이 사실은 바로 이교육 부분이다. 훌륭한 교수진으로부터 저렴한 수강료로 우리 전통음악을 수련 받을 수 있는 것은 이 지역이니까 가능한 일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특히 일반 학교에서 우리음악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 졸속 결정에 분노마저 느끼게 되는 것이다.

 

제대로 된 예술단을 존속시키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예산투자가 필수적이다. 경영논리를 섣부르게 도입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으며 세계 어디에도 그러한 예는 없다. 민간위탁 방안 자체를 문제삼고 싶지만 그것이‘철지난 투정’이라면 위탁의 조건을 엄격하게 해야 한다는 주문만은 꼭 하고 싶다. 예술단을 위한 일정한 예산투자를 보장받는 것이 그 하나요, 국악원을 사설학원화 하지 않겠다는 다짐이 그 둘이다. 이 지역 마지막 자존심이 경제논리에 의해 만신창이가 되는 일만은 어떤 일이 있어도 피했으면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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