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연(燕)나라의 소왕(昭王)이 즉위하여 궤멸상태에 빠진 나라를 다시 건설하려고 곽외(郭 )라는 사람을 찾아가서 그 방법을 물었다. 곽외는 서슴지 않고 이렇게 대답했다. “황제(皇帝)는 자기보다 뛰어난 스승과 함께 있고 왕(王)은 자기와 대등한 벗과 함께 있으며, 패자(覇者)는 자기보다 못한 신하와 함께 있고, 망국의 왕은 자기의 수족과도 같은 노복과 함께 있는 것입니다”
간단한 대답으로 보이지만 참으로 깊은 뜻이 담겨있는 말이다. 우리가 사람을 청하고 등용할때 마치 왕을 섬기듯이 겸손하게 가르침을 얻고자한다면 자기보다 백 배나 훌륭한 사람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손윗사람을 섬기는 것같이 가르침을 구하면 자기보다 열배는 훌륭한 사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상대방을 대등하게 대우하면 자신과 동등한 사람이 오게 될 것이고, 남을 마음대로 부리려 한다면 그에 걸맞는 심부름꾼이 오게 되고, 폭력을 쓰거나 윽박질러서 일을 하려 한다면 그저 노예밖에는 오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인재를 등용하는 법이다. 개인이나 조직을 막론하고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고, 그 사람을 어떻게 쓰느냐 하는 것이 바로 일의 시작이요 끝인 것이다. 적재적소(適材適所), 쓸만한 사람을 잘 골라서 꼭 필요한 곳에 두는 것이 바로 사람을 등용하는 초석인 것이다.
이번 주에 개각이 있었다. 이제 우리나라도 성숙한 사회가 되었다. 더 이상 사람을 잘못 써서 문제가 생기는 그런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될 것이다. 건강보험 재정파탄과 한미(韓美)·한-러 정상회담 비화 공개, 위기의 공교육, 신공항 안전대책, 현대그룹지원문제 등 산적한 국정 현안들이 이번 개각을 계기로 순조롭게 풀려나가기를 바라면서 사람 등용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보아야 할 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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