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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안전띠 단속



 

오래전에 방문했던 독일 프랑크프르트 시가지에는 담배꽁초가 유난히 많이 눈에 띠었다. 그 이유에 대한 여행 가이드의 설명이 걸작이었다. 시가지 청소노조원들이 거리가 너무 깨끗하면 자신들의 밥줄이 떨어질까봐 당국에 재떨이 설치를 일정수만큼 제한하도록 요구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뉴욕이나 베를린 로마 파리등 선진국 어느 도시를 가도 거리에서 무단횡단하는 사람들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걷지 마시오’ 신호가 들어와도 지키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붐비는 뉴욕 맨허튼 거리에서 자동차도 지나가지 않는데 네거리에 서 있는 사람은 틀림없이 관광객이거나 시골뜨기일뿐이다. 현지 주민들은 멍청하게(?) 신호를 지키는 일은 드물다고 한다.

 

흔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공중도덕이나 교통질서 의식이 희박하다는 자조(自嘲) 섞인 푸념들을 많이 한다. TV 화면에 비치는 공익광고에서도 외국인의 눈을 빌려 우리의 새치기나 무단횡단, 담배꽁초 버리기등을 나무랜다. ‘외국인들은 잘 지키는데 우리는 왜?’식이다. 그러나 천만의 말씀이다. 앞에서도 예를 들었듯이 선진국이라 해서 모든 시민이 모두 모범적이지는 않다. 그들도 새치기를 하고 쓰레기나 담배꽁초를 함부로 버리며 무단횡단을 일삼기도 한다.

 

물론 민주사회의 기본덕목인 공동체의식에서 우리보다 한 발 앞서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나와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방식에 있어 타협적이고 합리적이며 적어도 내가 편하기 위해 남에게 불편을 떠넘기는 부도덕한 행동은 삼가할 줄 안다. 기초질서를 어지럽히는 그런 행동들도 어디까지나 자신의 책임아래 이루어지기 때문에 공권력의 간섭이나 제동으로 바로 잡혀지지 않고 굳이 그렇게 하려고 공권력이 나서는 일도 흔치 않다.

 

경찰이 한달간의 계도기간을 끝내고 자동차 안전띠 집중단속에 나서자 운전자들이 범칙금 딱지를 떼이지 않으려고 바짝 긴장하고 있다한다. 당분간 ‘너도나도 안전때 착용’은 지켜질 것이다. 그러나 단언컨대 이 역시 ‘반짝 준수’에 그칠 공산이 크다. 질서나 규칙은 확실한 의식의 담보없이는 지켜질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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