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은 바닷물이 드나들며 생기는 ‘모래톱’을 말한다. 조수 간만의 차가 완만한 서·남해안에 주로 형성된다. 썰물때 바닷가에 끝없이 펼쳐지는 모래톱은 한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들리는가/소라·고동의 울음소리…’ 시심(詩心)이 절로 우러나는 낭만의 현장이자 삶의 터전을 이루며 살아가는 갯가 어민들의 애환이 서린곳이 바로 갯벌이다.
사람들이 흔히 ‘갯벌은 살아 있고 말하는 것도 얼핏 보면 죽은듯이 보이지만 갯벌안에 수많은 생명체가 살아 숨쉬기 때문이다. 갯벌을 뒤지면 여기저기서 꿈틀대는 갯지렁이나 소라 따개비 우렁이등을 쉽게 볼 수 있고 때로는 제때 물살을 따라 나가지 못한 새우나 낙지까지도 잡힌다. 무한한 자연의 보고라 할만한 것이 바로 갯벌이다.
더욱이 갯벌은 유기물의 제거능력뿐 아니라 질소나 인같은 영양염류의 제거에도 뛰어난 능력을 갖춰 생태계 보존에 절대적 기여를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지금 환경단체들이 새만금 사업 시행을 완강히 반대하는 이유도 바로 이처럼 유익한 갯벌의 파괴 때문이다. 반대론자들은 갯벌의 경제적 가치가 간척사업으로 조성되는 농지소득보다 월등하다는 연구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외국에서는 생태 환경적인 가치를 고려해 해상공원으로 지정하는 추세라는 설명도 곁들이고 있다.
그러나 간척사업이 갯벌을 완전히 죽이기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재작년인가 새만금사업 현장인 만경강 하구에서 대규모 반지락 서식지가 새로 발견된데 이어 최근에는 이미 축조된 방조제 부근에 새로운 갯벌이 형성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다. 방조제 공사로 사라진 갯벌대신 자연은 새로 그만큼의 갯벌을 우리에게 선사하고 있는 것이다.
갯벌보존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보다 나은 삶을 위한 개발도 절실하다. 자연의 순환법칙이 맞는 것이라면 새만금지구의 갯벌은 머지않아 다시 살아날수도 있을 것이다. 너무 호들갑 떨지말고 자연이 주는 교훈을 차분히 기다려보는 것도 지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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