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으로 대접받는 직업군(群)을 꼽을때 항상 상위 그룹에 랭크되는 직종이 대학교수이다. 시대가 바뀌고 직업에 대한 가치관에 변화 바람이 일어도 대학교수의 학문적 권위와 지성의 깊이에 의문을 제기하는 일은 드물다. 그만큼 대학교수들은 인격적으로나 도덕적으로 사회적 신망과 존경의 표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몇년전 한 현직 대학교수가 출간하여 화제가 됐던 ‘교수들의 행진’이라는 풍자소설을 보면 교수들의 다른 모습이 너무나 민망하다. 그는 이 소설에서 ‘거지와 교수의 다섯가지 공통점’이라는 사례를 들어 교수사회의 위선과 교만을 신랄하게 꼬집고 있다. 그가 예로 든 다섯가지 공통점은 이렇다.
첫째 항상 손에 무엇을 들고 다닌다. 둘째 출·퇴근시간이 일정하지 않다. 셋째 수입도 일정하지 않다. 넷째 얻어 먹기만 하고 대접할줄은 모른다. 다섯째 되기가 어렵지 한번되고 나면 밥은 먹고 산다. 대단히 실례되는 말이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전혀 틀린 말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항상 손에 무엇을 들고 다니는 것’과 ‘되기가 어렵다’는 점은 정곡을 찌른듯 하다.
실제로 대학 사회에서 교수 되기는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힘들다. 학맥(學脈) 인맥(人脈)에다가 상당한 재력이 없으면 명함 내밀기조차 어렵다. 각고의 노력끝에 박사학위를 받고도 시간강사자리 하나 얻지 못해 실업자 신세를 못 면하는 교수 지망생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렇게 어렵게 오른 자리이기에 ‘한 번 교수는 영원한 교수’프리미엄을 얻는가 보지만 학문적 성취도와는 별개다. 새로운 학문과 신지식을 연구하고 전수하는 일이야말로 교수의 본분이다.
엊그제 김대중(金大中)대통령도 지적했듯이 10년∼20년전 만든 낡은 노트 한 권 들고 다니며 ‘지식의 장삿꾼(?)’ 노릇이나 한대서야 누구라서 그런 교수에 대해 존경심이 울어 나겠는가.
실력없는 교수는 대학사회에서 퇴출돼야 한다는 대통령의 지적까지 나오는 마당이다. 그동안 그야말로 우수마발(牛秀馬渤)로 목에 힘이나 줘왔던 교수들은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하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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