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변하는 세상이 되었지만 공부하는 모습도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개인의 능력보다는 학벌이 중시되는 세태를 반영이라도 하듯이 학벌중심사회가 타파되기보다는 오히려 기승을 부리면서 교육은 점점 그 모습이 변질되어가고 있다.
그래서인지 사교육비 망국론까지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는 불타오르는 향학열만 가지고는 안 되는 세상이 되었다. 배우는 데에도 돈이 필요하게 되었고 차윤(車胤)과 손강(孫康)의 형설지공(螢雪之功)은 이미 진부한 고사성어가 되어버렸다.
요즈음 고려대와 연세대를 비롯한 사립대학에서 기여입학제도가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 그동안 기여입학제도는 사회적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이유로 말문을 막았지만 이제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때이다.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더 높은 곳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다른 어떤 곳보다 교육과 학문에 대한 투자가 새롭게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대학의 현실을 볼 때, 이대로는 더 이상 새 시대에 걸맞는 인재를 양성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교육여건과 환경, 그리고 교육시설이 대폭 확충되고 개선되어야 한다. 특히 사립대학은 설립자가 다르다는 이유하나 만으로 국가의 재정지원이 거의 바닥에 가깝고 그렇다고 재단의 전입금을 크게 기대할 수 없는 것이 우리네 사학이 안고 있는 어려움이며 문제점이라는 것은 교육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제는 기여입학제도의 부정적인 측면보다는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측면을 검토해 볼 단계가 아닌가 생각한다. 물론 부도덕하고 파렴치한 사학재단을 염두에 두는 사람들은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기는 것이 아닌가하여 염려가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철저한 제도적 보완으로 누수현상을 막으면 될 것이다.
이제 국가의 경쟁력을 교육에서 찾고, 교육의 경쟁력은 대학에서 찾아야 할 시점이 되었다. 결국 대학의 질적 경쟁력이 국가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지식기반 시대에 더 이상 대학 발전을 위해 머뭇거릴 아무런 이유가 없다. 기여입학제의 도입에 대해서 그 동안 이루어진 그 숱한 논쟁에 종지부를 찍을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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