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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밑 빠진 독’ 賞


상(賞)의 사전적 의미는 ‘훌륭한 일이나 잘 한 일을 기리기 위해 주는 표적(表迹)’을 말한다.(동아새국어사전)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노벨상이나 유엔이 주는 인권상, 영화계의 아카데미상, 유네스코상등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상의 대명사라 할 만하다.


 

상을 받는 개인이나 단체의 명예뿐 아니라 국력의 우월을 좌우하는 비중있는 상들이 지구촌의 희비를 가르는 일도 부지기수다. 물론 우리나라라고 예외가 아니다.


 

그러나 상중에는 꼭 명예스러운 것만 있는것도 아니다. 서구사회의 상류층 사교계에서는 ‘옷을 가장 못입는 남여’랄지 ‘매너가 가장 나쁜 정치인’같은 익살이 담긴 불명예(?)스러운 상도 많다. 그만큼 국가 지도자에 대한 농담이나 야유가 애교스럽게 통하기도 한다.

 

가령 섹스 스캔들로 유명한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이나 멍청한 흐루시쵸프 전소련공산당 서기장, 콜 전독일총리등은 호사가들의 입줄에 단골로 오르 내리는 명사들이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결고 명예스럽다고 할수없는 갖가지 ‘기발한 상’들을 수여했다는 가십성 기사들이 저쪽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생활에 활력을 불어넣는 웃음의 미학으로 통한다니 부러울 뿐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기존질서에 반하는 ‘안티’운동이 제법 활발하여 작은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안티 사이버’나 ‘안티 미스코리아’같은 행사들이 그것이다. 그런데 한 시민단체가 매달 시상하는 ‘밑바진 독 상’의 경우는 좀 다르다.

 

상의 제목을 보면 익살스럽지만 그내용을 들여다 보면 무서운 도그머가 숨어 있기때문이다. 7월중 이 상의 대상자로 김제공항 건설을 추진하는 건교부가 선정됐고 그 밑빠진 독을 전북도에 전달하는 퍼포먼스를 연출하려 했다니 우리로서는 당혹스럽지 않을 수 없다.

 

아마도 김제공항의 필요성이 없다는 상징적인 안티운동으로서 이런 상을 준모양인데 천만의 말씀이다.

 

여러 말 할것없이 항공수요는 폭증하는데 전북에만 민간공항이 없어 도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시리다. 이런 마당에 ‘밑 빠진 독’에 물 붓지 말라는 그 시민단체의 충고(?)를 자칫 독각귀(獨脚鬼)들의 잠꼬대 쯤으로 비아냥 댈 도민들이 없지 않을 것이란 생각은 안 해봤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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