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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善隣 못되는 日本



 

선린(善隣)은 가까이 살면서 사이좋은 이웃을 말한다. 그래서 우리 속담에도‘이웃사촌’이란 말이 있다. 멀리 떨어져 사는 사촌보다 가까이 사는 이웃이 더 낫다는 뜻이다. 그러나 나라와 나라 사이의 선린이란 말처럼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다.

 

국가이념과 정체가 다르고 문화와 전통도 제각각인 이웃나라끼리 선린관계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고 오히려 국경을 접하며 문화교류가 빈번한 민족일수록 서로 상대방을 폄훼하고 시기하는 일이 더 많다.

 

가령 유럽의 여러 나라들은 한 뿌리의 역사와 문화를 공유하고 있다. 그러나 영국은 대륙과 떨어진 섬나라로 독특한 문화적 주체성을 고집한다. 이런 영국인을 두고 프랑스 사람들이 특히 ‘섬나라 근성’이라하여 미워한다고 한다. 아직도 독선이 지나친 민족이라는 것이다. 그냥 지나칠리 만무하다. 경박한 프랑스인, 미련한 독일인 사기성 강한 이탈리아인이라고 비아냥대는것이 영국인들이다.

 

이처럼 오랜 세월동안 가까이 접해온 이웃 민족사이에 선린의 정보다 경멸감이나 혐오감을 더 깊이 느끼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아마다 너보다는 내가 낫다는 인간 본연의 우월성과 정체성을 앞세우기 위한 수단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관계가 바로 그런 경우다.

 

일본에 대한 우리 국민의 부정적 정서는 거의 절대적이다. 삼국시대 백제문화를 섬나라 일본에 전수해준게 우리 민족이고 일본의 개화기에 큰 도움을 준 ‘통신사절단’을 파견했다는 우월의식을 우리는 갖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일제의 침략을 받았고 압제와 수탈의 비극적 식민통치의 아픈 과거사를 간직하고 있다.

 

고이즈미 일본총리의 야스무리신사 참배로 국민감정이 격앙된 가운데 오늘 우리는 또 한 차례의 광복절을 맞았다. 지난번 역사교과서 왜곡파동이 내연되고 있는 가운데 아직 한·일간에는 종군위안부 문제, 독도 영유권 분쟁같은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두 나라의 불편한 관계를 청산하지 않고는 선린우호란 한낱 외교적 수사에 그칠 뿐이다. 아직도 ‘섬나라 근성’을 못버리는 일본은 진정 우리의 이웃사촌인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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