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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內實있는 기념사업



 

기대를 모았던 동학농민혁명기념관 건립사업이 ‘반쪽 사업’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는 보도에 접한 느낌이 묘하게 꼬여있다. 농민혁명에 대한 우리 사회의 평가가 아지곧 이정도밖에 되지 않는가 하는 안타까운 마음과, 기념사업의 취지는 망각한 채 무리하게 대규모 사업을 고집하더니 ‘잘 되었다!’싶은 야유의 마음이 뒤섞여 있는 것이다.

 

애초부터 동학농민혁명 관련단체나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한 곳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붓는 식의 기념사업에 반대해 왔었다. 더구나 해당 지역은 이미 상당한 예산을 들여 조성한 기념공간이 마련되어 있는 곳이다. 삼례나 원평등 그곳에 못지 않게 중요한 역사적 의미를 지니는 곳에 기념표석 하나 변변한 게 없는 것과 비교하면 더 이상의 투자가 필요 없을 정도이다.

 

이제 와 예산타령을 하고 있지만 그간에 확보한 것만 해도 이제까지의 기념사업에 투여된 것에 비하면 엄청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 많은 예산을 가지고 그정도의 일밖에 진척시키지 못했다는 사살이 개탄스러울 뿐이다.

 

실제 전국에 있는 기념사업단체들에서 지난 10년 이상 기념사업을 해오면서 들인 돈이 모두 합해도 현재 도가 확보한 예산 1백40억원의 10분의 1을 넘지 않는다. 현재 진행중인 삼례역사공원 조성사업 총 예산도 10억원이 안된다. 고창의 경우 전봉준장군 생가복원과 무장포고지기념공원조성사업의 예산이 합쳐서 5억원을 넘지 않는다. 더구나 거기에는 도비 지원이 한푼도 포함되어 있지 않다.

 

현재 확보한 예산은 차지하고 내년도 도비로 확보하겠다는 40억원만 가지고도 우리지역 여러 곳에 그럴듯한 역사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 아니, 그 기념관이 계획대로 완공되었을 때, 수십억에 달하게 될 그 운영관리비만 가지고도 한해에 적어도 두 개 이상의 기념공간을 마련해 나갈 수 있다.

 

이제라도 다시 생각할 일이다. 괜히 한 곳에 많은 예산을 쏟아 붓고, 그 운영비 압박에 다른 기념사업 등한시하는 어리석음을 떨쳐 버리자는 것이다. 농민혁명의 대의에 걸맞게 내실 있는 기념사업을 해나가자는 것이다. 누구 낯 세우기 위한 규모만 큰 기념사업일랑 제발 그만두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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