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과 서양은 서로 지구의 반대편에 떨어져 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사람과 자연을 보는 시각에 큰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서양 사람들은 인간의 본성은 선과 악이 뒤섞여 있는 것으로 생각하였다. 따라서 인간의 내면에 존재하는 선과 악은 교육과 훈련을 통해 어느 한쪽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고 보았다. 그래서 서구인들은 사람들 스스로의 능력을 개발하고 맡은 바 소임을 완수할 수 있도록 교육과 훈련을 매우 중요시 여겨 왔다.
그러나 이네 반하여 동양에서는 인간의 본성은 선과 악의 양극단에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절대로 변화하지 않는 것이라고 믿어왔다. 이러한 확신이 존재하는 한 교육훈련을 통해서 인간성을 개조하기보다는 처음부터 선한 사람을 선택하는 것이 상책이라고 생각했다. 따라서 모든 일에는 반드시 그 일에 적합한 사람이 있으며, 바로 이 적합한 사람을 선발하는 것이 인재등용이었다.
또한 서양인들은 인간은 자연을 지배할 수 있는 존재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인간과 자연을 대립적 관계로 보아 인간이 자연을 극복하지 않으면 인간의 생활이 개선될 수 없다는 사고체계를 형성하게 되었다. 그래서 운하나 도로를 만들어 생활을 편리하게 하거나 댐이나 방파제, 항만을 축조함으로써 자연재해를 예방하려는 노력과 같이 인간이 자연을 변화시키는 여러 가지의 행위에 적극적인 편이다.
그러나 동양적 사고방식은 이와는 다르다. 인간과 자연은 조화를 이루는 존재로서 양자의 조화로운 결합만이 큰 하나를 형성하는 것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즉 인간과 자연은 대립의 관계가 아니고 조화로운 관계라는 것이다.
최근 남해안에서 시작된 적조(赤潮)현상이 동해안으로 북상하면서 적조피해로 인한 어민들의 주름살은 더욱 깊어지고 한숨소리는 커가고 있다. 이번 일을 지켜보면서 인간과 자연은 서로 서양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극복의 대상도 아니지만 동양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조화로운 관계도 아니고 어쩌면 인간과 자연은 하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앞선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