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역사는 따지고 보면 질병과의 싸움에서 어떻게 이기느냐의 기록이라고 할수도 있다. 60조개의 정교한 세포로 이루어진 인체는 각종 세균으로부터 끊임없는 공격을 당하며 이를 방어하기 위한 대항능력을 얼마나 유지하느냐에 따라 생명 보존의 기간을 연장받을 수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그래서 질병의 고통없이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기원하지만 그 질병과의 전쟁에서 엄청난 희생을 치른 기록들이 수없이 많다. 1300년대 중세 유럽을 휩쓴 페스트는 대표적이다. 당시 유럽 인구 9천여만명중 3천여만명이 이병으로 희생될 정도였으니 그야말로 공포의 질병이 아닐수 없다.
페스트는 그후 1차대전때도 또 한번 창궐하여 전쟁으로 인한 희생보다 페스트로 인한 병사의 희생이 더 클 정도였다고 기록도 있다.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후 매독균이 유럽으로 건너가 전세계에 전파됐고 19세기 초반부터 20세기 초까지는 콜레라가 만연하여 수많은 목숨을 앗아 가기도 했다.
콜레라는 원래 인도 셀래베스섬의 풍토병이었으나 전세계적으로 그 증상이 비슷한 환자가 자주 발생하고 주기적으로 대유행하면서 국제적인 검역대상이 됐다. 우리나라도 법정전염병으로 규정돼 있다.
수인성 질환인 콜레라는 그러나 의식주의 개선과 생활환경 변화로 이제 후진국형 전염병으로 낙인 찍혀 선진국에서는 거의 찾아 볼수 없는 병이며 우리나라도 적어도 콜레라 부터는 안전국이라는 평가를 받아오고 있다.
때때로 동남아등 후진국을 여행하고 온 관광객들로부터 콜레라균에 전파돼 곤욕을 치른 일이 없진 않지만 그것도 지난 99년이후로는 공식적인 전염 기록이 없었던게 사실이다.
그런데 난데없이 지난달 30일 울산에서 2년만에 콜레라 환자가 발생한데 이어 경북지역에서 또다시 3명의 환자가 발생하여 방역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는 소식이다.
하루 수백명의 손님이 드나드는 한 식당이 발병 진원지라니 환자는 거기서만 그치지 않고 이미 전국적으로 보균자가 확산됐을 우려가 있다는 국립보건원의 발표다. OECD에 가입한 선진국이라고 자처하는 우리나라에서 아직도 이런 후진국형 전염병이 유행한다는 것은 수치다. 미리미리 예방에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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