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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葬墓문화의 개선

 

 

 

 

해마다 설이나 추석같은 명절이면 어김없이 되풀이 되는 현상이 귀성전쟁이다. 고속도로나 국도는 말할것도 없고 심지어 도시주변의 지방도까지 전국 각지의 도로가 이 때쯤이면 넘쳐나는 차량들로 뒤범벅이 된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교통체증으로 귀성객들이 차속에서 고통을 감수하는 것도 연례행사다. 오죽하면 ‘귀성길이 지옥길’이라는 자조섞인 푸념들이 쏟아 질까마는 이게 다 유난하다싶은 우리 민족의 조상숭배 풍습때문이니 따로 불평만 할 일도 아니다.

 

양지바른 명당을 골라 조상의 묘를 잘 써야 발복(發福)한다는게 우리 전래의 장묘 풍습이다. 분묘가 크고 잘 가꿔져야 후손들의 체면이 선다는것도 통념이다. 그러다 보니 주자가례(朱子家禮)에 따라 시신을 염한 후 관에 넣어 땅에 묻는 매장방식이 여전히 성행한다. 그 묘지를 찾아 제사를 지내는 오랜 우리 풍습때문에 해마다 명절이면 마치 ‘먹이 사냥에 나선 굶주린 개미군단의 행렬’처럼 고달프기만 한 귀성전쟁이 되풀이 되는 것이다.

 

이런 장묘문화의 개선은 우리 사회에 오래 된 화두다. 매장 풍습때문에 해마다 여의도 1.6배 크기의 국토가 죽은 자의 몫으로 잠식 당하고 있고 그것도 모자라 이제는 전국의 지자체들이 묘지난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것이 현실이다. 죽은 사람이 산 사람보다 더 넓은 땅을 차지하는 이런 비효율을 그대로 방치했다간 국토가 절단날수 밖에 없다. 대안은 두말할것도 없이 화장(火葬)이다. 시신을 화장하여 뿌리거나 납골당에 안치하는 화장은 일본이 거의 1백%, 불교문화권의 태국이 90%, 미국이나 유럽같은 선진국들도 80%이상 선호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화장 비율은 아직도 30%선에 미치지 못할 정도로 국민의식에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

 

몇년전부터 사회저명인사나 종교계를 중심으로 ‘사후 장기기증과 화장참여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SK그룹 고 최종현회장의 화장유언과 그 실행이 사회에 신선한 충격을 준 일도 생생하다. 어제 본보 기획보도(19면)는 장묘문화 개선에 대한 도민의 관심을 일깨우기에 충분하다. 화장과 납골당 문화만 정착돼도 해마다 연례행사처럼 치르는 귀성전쟁의 고생은 크게 줄어들수 있을 것이다. 내일 모레가 또 추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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