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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끼리끼리 해먹어?

 



지난 90년대 중반 우리나라에서 5년 반을 살았던 일본 사회학자 고하리스스무씨(38·시즈오카 현립대 조교수)가 본국으로 돌아가 한국 체류기간 동안의 체험과 관찰을 바탕으로‘한국 한국인’이라는 책을 냈다.

 

그는 한국인의 특질을 묘사하는 대목에서“한국인은 때로 친절하고 정이 깊고 개방적으로 느껴지다가도 어떤 경우에는 거칠고 독선적이고 폐쇄적인 모습을 보여 그 상반된 태도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것인가 고민했다”고 토로하고 “그러나 나중에 이같은 양면적 태도의 저변에는 한국사회의 독특한 특징인‘끼리끼리 문화’가 저변에 깔려 있음을 알게 됐다”고 적고 있다.

 

그는 또 한국의 끼리끼리 문화에 대해“한국인의 사회구조에는 자신을 중심으로 가족, 혈족, 친족, 지연, 학연으로 얽힌 사람에서부터 일상생활에서 알고 지내는 사람 순으로 넓어지는 동심원(同心圓)상의‘우리’가 있는데‘우리’라는 울타리 안에서는 긍정적 사고(思考)가, 울타리 밖의‘남’에 대해서는 배타적 사고가 작용하는 특징이 있다”고 부연설명을 덧붙였다.

 

사실 고하리 스스무교수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우리 사회에 끼리끼리 문화가 뿌리깊은 악습으로 남아있다는 점을 부인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생면부지의 사람이라도 종친, 향우, 동문이라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이 우리 한국사회다.

 

그들은‘우리’라는 이름으로 문제가 있어도 서로 눈감아주고 덮어주면서 수많은 부정을 저질러 왔다. 이때문에 국가적으로 계량하기 힘든 폐단이 생겨 아직도 우리사회가 공정성과 객관성이 보장되는‘열린 사회’로 가는 길을 봉쇄당하고 있지 않은가.

 

근래 야당과 일부 언론이 이른바 이용호(李蓉湖)게이트를 놓고 호남사람들낄 다 해먹었다고 맹비난을 퍼붓고 있다. 일면 수긍이 가는 대목이 없지는 않다. 그러나 그들이 누구인가. 30년이 넘는 세월을‘우리가 남인가’를 외치며 독식했던 세력이 과연 누구였단 말인가.

 

5년이라는 짧은 기간도 꼴못보는 그들이 무슨 할말이 그렇게도 많은지 모르겠다. 여기서 한가지 분명히 해둘 사항은 인구가 많은 그들이 진심으로 반성하지 않는 한 우리민족은 한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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