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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조직폭력 소탕

 



TV드라마 ‘모래시계’가 공전의 히트를 친 직후였다. 어느 사회단체가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희망직업을 물은 결과 1순위가 ‘조직폭력배’였다 한다. 광주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한 이 드라마에서 탈랜트 최민수가 보여준 인상적인 연기는 분별력없는 어린이들에게 영웅심리를 심어 주기에 충분했다.

 

TV에 비친 그의 모습은 실상 너무나 인간적이고 순정을 간직한 의리의 사나이로 묘사됐다. 주인공은 정치권력의 희생양일뿐 결코 악인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는 주먹을 쓰되 선(善)과 악(惡)을 가리고 부하를 거느리되 의리와 위엄을 갖췄다.

 

기업과 정치권의 검은 커낵션을 파헤치다가 결국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장렬히(?) 목숨을 바치는 드라마 줄거리는 굳이 어린이들이 아니더라도 젊은이들에게 미국영화 ‘대부(代父)’이상의 진한 감동을 안겨주고도 남았다.

 

지금 한창 ‘폭력신드롬’을 전국에 뿌리며 흥행에 성공을 거두고 있는 아류(亞流) 폭력영화들도 다 그런 향수를 불러들이기 때문이에 관객의 시선을 끄는것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현실의 조직폭력은 어떤가. 패거리를 지어 폭력을 행사하거나 탈법을 일삼으며 서민을 괴롭히는 사전적 의미의 행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자유당시절이나 70년대까지만 해도 ‘맨몸의 주먹’이 대결을 벌이는 낭만이 있었지만 지금은 걸핏하면 몽둥이요, 생선회 칼이 난무하는게 폭력세계다.

 

지난 90년 ‘범죄와의 전쟁’이후 한 때 잠잠한 듯 했던 조직폭력이 최근들어 다시 준동하고 있다. 활동도 지능화 다양화 해서 건설·사채업이나 카지노 진출, 벤처업계 장악등 마피아나 야쿠자 못지않은 기업형 조폭들로 변신하고 있다. 당연히 서민들의 피해가 늘어나고 ‘조폭 세상’을 두려워하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마침내 검찰이 2차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이들에 대한 대대적인 소탕작전에 나서기로 했다한다. 검찰은 내년도 선거와 월드컵대회를 앞두고 조폭들의 횡포가 되살아날 것으로 보고 1차 소탕작전때 와해된 조직의 재건, 신흥폭력조직등을 발본색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폭력이 전혀 없는 세상은 없다. 그런 사회를 만든다는 것도 이상에 그칠 뿐이다.

 

중요한 것은 폭력이 도를 넘어 조직화하고 그 피해가 사회전체를 어둡게 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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