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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대학가 음주문화

 



해마다 대학 새내기들이 학교생활에서 맨 처음 겪는 일이 잘못된 음주문화이다. 신입생 환영회나 동아리모임, MT등에서 돌리는 ‘폭탄주’나 ‘사발주’등이 그 주범이다. 신고식이라는 이름으로 벌어지는 술자리에서 이런식으로 폭음을 하다보면 사고도 어김없이 일어나게 마련이다.

 

엊그제 충복 보은에서 남자 신입생 한명이 또 희생됐다. 전날 마신 술이 깨기도 전에 구보를 하던 이 학생은 달리다가 쓰러진후 깨어나지 못했다. 청운의 꿈을 안고 시작한 대학생활이 그 꿈의 시작을 장식한 ‘음주 신고식’으로 산산히 부서져 내린 이 비극적 상황을 무슨 말로 표현할수 있을까.

 

대학생들의 음주 행태를 보면 이런 비극은 언제 어디서 또다시 발생하지 않으리란 보장도 없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대학생들의 음주율은 87.3%에 이르고 음주 빈도에서도 1주일에 2∼3회 이상 마시는 율이 32%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평소 음주량도 하루에 7잔 이상을 마시는 학생이 40.9%나 되며 여학생에 비해 남학생이 월등히 많다.

 

물론 여학생이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 남학생에 비해 음주량이나 빈도가 떨어질 뿐 여학생의 19.1%가 1주일에 1회 이상씩 폭음을 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술을 마시고 기억이 끊기는 현상을 경험한 학생도 전체의 46%에 달한다는 통계다. 그저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다.

 

어쩌다가 우리 대학사회의 음주문화가 이 지경에 이르렀는가. 지성의 전당이어야 할 대학에서 인격을 도야하거나 학문탐구에 정진하는 대신 ‘폭탄주’나 ‘사발주’로 정신과 육체가 함께 퇴폐해진다면 우리 사회의 미래는 밝을수 없다.

 

하긴 대학가 주변에 번창하고 있는 유흥·환락의 현장을 보면 대학생들만 나무라기도 민망하긴 하다. 전북대를 비롯한 도내 대부분 대학가의 밤 풍경을 보라. 누가 누구에게 자잘못을 가리겠다고 나설수 있겠는가. 그런 환경을 방치한 대학·사회·가정이 한묶음으로 책임져야 할 자성(自省)의 현장이다.

 

‘술을 마시지 않는 인간에게서 사려분별을 기대하지 말라’고 한 사람은 철학자 키엘케고르이다. 그러나 한창 학업에 정진해야 할 대학생들에겐 ‘아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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