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2-30 20:19 (Tue)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오목대
일반기사

[오목대] 벚꽃의 반란

 



봄 기운이 완연해 지면서 산과 들에 꽃의 향연이 한창이다. 산수유 매화에 이어 개나리 진달래꽃이 만발하고 있고 도심 골목길 담장 위로는 목련이 그 단아하면서도 기품있는 자태를 수줍은듯 뽐내고 있다. 봄의 생명력을 망울속에 간직한 벚꽃 또한 터질듯 화려한 만개(滿開)를 목타게 기다리고 있다.

 

벚꽃은 활짝 피는 시기는 짧지만 화사하기 그지없어 봄을 대표하는 꽃으로 꼽힌다. 자연이 주는 선물로 이 보다 더 경이로울수 없을만큼 춘심(春心)을 설레이게 하는게 바로 벚꽃이다.

 

해마다 진해의 군합제를 시작으로 전국각지에서 판을 벌이는 벚꽃축제도‘봄바람에 벚꽃잎 분분히 흩날리는’그 정취를 그냥 지나치지 않고 만끽 하려는 사람들의 욕심을 모은 행사들이다.

 

그런데 올해는 각 지역마다 벚꽃축제에 비상이 걸린 모양이다. 이산고온 현상으로 지역별 만개시기가 앞당겨졌기 때문이다. 제주에서는 내달 5일부터 왕벚꽃축제를 열 계획이었으나 이미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하여 오늘 내일이면 벚꽃이 만개할 전망이라 한다.

 

이러다간‘벚꽃없는 축제’가 될판이라 제주시가 개화(開花)시기를 늦추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벚나무에 얼음찜질을 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렇게라도 해야 축제의 모양을 갖추게 생겼으니 자연의 심술(?)에 인간이 농락당하는 꼴이다.

 

사정은 전주∼군산간 1백리 벚꽃축제등 도내 곳곳에서 열리는 축제 또한 마찬가지다. 해마다 벚꽃만개 시기인 4월 14일 열리는 전주∼군산간 벚꽃 마라톤대회가 올해는 벚꽃없는 레이스가 될 공산이 크다는것이다.

 

기상대 발표로는 전주∼목천교간은 오는 31일, 목천교∼군산구간은 내달 3일부터 꽃망울을 터뜨릴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작년에 비해 9일정도 빠른 데다가 93년이후 개화시기가 가장 앞당겨진다니 우리도 얼음찜질이라도 해서 개화를 늦춰야 하는것 아닌지 모르겠다.

 

올 겨울은 유난히 따뜻했고 가뭄마저 너무 장기화 하여 산천이 바짝 말라들어가고 있다. 지구환경파괴로 인한 기상이변의 재앙이 황사바람에서 보듯이 인간생활 곳곳에 상 기를 내고 있는 것이다. 자연과의 조화가 깨질 때 그 순환법칙마저도 흐트러진다는 교훈을‘일찍 핀 벚꽃’들이 몸으로 경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북일보 desk@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