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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재명 정부 새만금 시대, 전북대학교는 무엇을 할 것인가

새만금 개발 사업은 전북의 미래 100년을 좌우할 국가 산업 프로젝트다. 지난 35년 동안 기대와 좌절을 반복하며 ‘희망고문’이라는 말까지 낳았던 새만금이, 이재명 정부 들어 다시 ‘미래 희망’의 출발점에 서게 되었다. 이제 질문은 하나다. 이 거대한 변화 속에서 지역거점 국립대학인 전북대학교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새만금 사업은 군산·김제·부안 일원의 만경강과 동진강 하구를 막아 조성한 대규모 간척 국책사업이다. 1987년 노태우 후보의 ‘식량 생산기지’ 공약에서 시작해 ‘대중국 교두보’와 ‘환황해 경제권 전진기지’라는 전략적 목표로 확대되었지만, 환경과 수질문제, 경제성 논란, 지역 갈등 등으로 오랜 기간 속도를 내지 못했다. 최근 새만금과 전북에 긴 가뭄속의 단비 같은 희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2월 27일 군산 새만금 컨벤션센터에서 이재명 정부와 현대차그룹 그리고 전북특자도가 투자협약을 체결하고 2026년부터 2029년까지 약 9조원 규모의 투자를 발표했다. AI 데이터센터, 로봇제조·부품클러스터, 수전해 기반 에너지 플랜트, 태양광 산업이 핵심이다. 이는 새만금을 단순한 산업단지가 아니라 AI·수소·로봇·에너지가 결합된 미래 산업 거점으로 가는 신호탄이라 할 수 있다. 동시에 전북의 산업 구조를 바꾸고 청년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전북대학교에도 분명한 도전 과제를 던지고 있다. 새만금 산업을 뒷받침할 인재를 어떻게 키우고 대학 교육을 지역 산업과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이제는 기존의 교육의 틀을 넘어서는 대학 교육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전북대학교는 그동안 새만금 개발과 연계한 여러 노력을 이어왔다. 2023년 ‘새만금 거점대학-산업도시 구축’ 사업을 통해 이차전지 특화단지, 반도체·방위산업 클러스터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추진했고, 글로컬30 사업에서도 대학-산업-도시 상생(JUIC Triangle) 모델을 구축하며 산학협력 기반을 마련해 왔다. 하지만 이제는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성균관대, 한양대, 카이스트 등이 산학협력으로 삼성과 맺고 있는 계약학과 도입이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전북대학교가 현대차그룹과 협력해 기존 학과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가운데 AI·로봇·수소 분야 ‘채용조건형 계약학과’를 신설하고 공동 커리큘럼과 졸업생 채용 연계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대학과 산업을 연결하는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다. 산자부에 따르면, 2030년 로봇과 AI 인재 수요가 약 10만 명에 이른다. 이 모델은 전북대 글로컬30 사업과 연계할 경우 2027년부터 운영이 가능하다. 아울러 학부에는 로봇-AI와 AI 데이터센터·클라우드 융합 전공, 수소·에너지 융합학 시스템 트랙을 신설하고, 대학원에는 AI·수소·로봇 융합대학원 과정을 만들어 대학과 기업이 공동 연구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체계도 필요하다. 물론 지역거점 국립대학의 역할이 신산업 인력 공급에 쏠려서도 안 된다. 기초 학문과 인문사회학 부흥, 농생명 분야를 발전시키며 지역과 국가의 미래를 준비하는 공적 책무를 다해야 한다. 새롭게 열리는 새만금 시대의 성공은 지역의 우수한 인재 양성에 달려 있다. 이제 전북대학교가 먼저 움직여야 한다. 그것이 전북의 미래를 바꾸는 출발점이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6.03.17 19:45

[사설] 새 주인 맞는 군산조선소, 신조선박 보고 싶다

반쪽 가동으로 도민들의 애를 태우던 군산조선소가 새 주인을 맞았다.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은 13일 HD현대중공업과 군산조선소 자산 양수도(양수 양도)를 위한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최종 계약은 실사 과정을 거쳐 확정될 예정이지만 군산조선소는 새 주인을 맞으면서 그동안의 단순 부품 제작 공장을 벗어나 신조(선박 건조) 기능이 회복될 수 있게 됐다. 이번 매각을 계기로 군산조선소가 다시 활기를 찾고 전북, 나아가 서해안지역 K-스마트 조선의 전초기지로 발전했으면 한다. 2010년 1조2000억원을 들여 군산 제2국가산단에 들어선 HD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는 초창기 연간 1조원 안팎의 매출을 올리는 등 전북 경제의 희망이었다. 그러다 세계적인 조선업 불황이 닥치면서 2017년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5000여명이 일자리를 잃었고 협력업체 74곳이 문을 닫았다. 그러다 지역의 재가동 요구가 거세지면서 2022년 선박 블록 생산 공장으로 부분 재가동에 들어갔다. 현재는 연간 약 10만t 규모의 선박 블록을 제작해 울산조선소로 보낸다. 하지만 군산조선소는 180만㎡ 규모의 부지에 700m급 도크와 1650t급 골리앗 크레인을 갖춘 국내 최대 수준의 생산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연간 25만t 규모의 조립 능력을 갖고 18만t급 벌크선을 기준으로 연간 12척가량을 건조할 수 있다. 이번 매각 성사는 조선업 업황 회복과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조선업 재건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와 관련해 활용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더욱이 에코프라임의 자회사인 HJ중공업은 특수선과 방산 분야에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자칫 장밋빛 전망은 성급할 수 있다. 군산조선소는 오랫동안 공백이 큰 만큼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무엇보다 신조 전환을 위해 대대적인 설비 투자를 적기에 하는 게 중요하다. 또 기존 HD현대중공업의 기술 의존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할 것이다. 3년 동안 블록 물량을 밀어주고 각종 지원을 해 주기로 했으나 시간은 금방 지나간다. 인력 수급도 문제다. 그동안 흩어졌던 필수 전문인력과 협력업체를 모으려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에코프라임은 물론 전북자치도와 정부 차원의 지원 역시 필수적이다. 빠른 시일내 군산에서 신조로 생산된 선박을 보고 싶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6.03.16 18:24

[사설] 새만금 수목원 공사 지역업체 배제해선 안돼

국립새만금수목원은 총사업비 2115억 원을 들여 2027년 준공 예정이다. 국내 최초의 해안형 수목원인 새만금수목원은 간척지 151㏊ 부지에 조성된다. 올해에는 하수처리시설 설치 등 토목공사는 물론, 전시원 식재 등 조경공사, 온실 건축공사를 하게 된다. 무려 1조7000억 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와 1만6000명의 고용 창출도 예상된다는 거다. 단순히 지역경제를 살려내는 역할에 그치는 게 아니라 기후위기 시대를 맞아 탄소중립 실현에도 한몫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런데 우려했던 일이 발생했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새만금수목원’ 공사의 자재 납품 과정에서 지역업체가 배제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산림청이 발주한 사업이기는 하지만, 시공사인 DL이앤씨가 자체 기준을 적용해 지역업체 참여를 제한했다는 거다. 만일 사실이라면 지역 상생을 목표로 한다는 당초 사업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게 된다. 집성목 납품업체 선정과정 중 지역업체는 당초 현장에 설치된 시공사 지역사무소를 통해 납품참여 의사를 전달했으며, 진행 과정에서는 참여업체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안내받았다고 한다. 그런데 추후 시공사(=DL이앤씨) 측이 자체 기준 미달 등을 이유로 입찰 참여가 어려워졌다고 한다. 영세한 지역업체 입장에서는 최소한 입찰에 참여는 할 수 있어야 하지만 대기업이 엄격한 자체 기준을 정해 현실적으로 납품사업 참여를 봉쇄하고 있다는 점이다. 본보가 누차 지적했듯이 지역에서 추진되는 사업은 일정 부분 지역 업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게 마땅하다. 지역업체에 가점을 부여하는 것도 이를 원활하게 하기 위한 보완장치다. 그런데 산림청 발주 사업에서 지역업체 배제라는 일이 발생한 것은 매우 우려스럽고 유감스런 일이다. 지역업체 납품 논란은 DL이앤씨가 운영하고 있는 협력업체 기준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DL이앤씨는 외주, 자재, 용역, 물품 등 분야에서 신용평가등급 B+~B- 이상의 등급을 받은 업체만 협력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준을 운영, 자칫 지역업체의 참여 기회가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실적인 한계가 있겠으나 하도급에서도 지역업체들이 일정 부분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그게 바로 상생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6.03.16 18:23

[오목대] ‘기호지세(騎虎之勢)’ 새만금

떨어지면 끝장이다. 절호의 기회를 잡아 동력을 얻었다. 하지만 어긋나면 파국이다. ‘기호지세(騎虎之勢)’의 형국이다. 길을 헤매다 호랑이 등에 올라탔다. 판세는 단번에 뒤집혔다. 그렇다고 마냥 기세등등할 일은 아니다. 제대로 대비하지 못하거나 긴장의 끈이 풀어져 등에서 떨어진다면 다시는 돌아올 수 없다. 스스로 내려와도 마찬가지다. 정해놓은 궤도를 벗어나서는 안 되는 길이다. 지금 새만금이 그렇다. 30년 넘게 전북도민에게 희망고문으로 남아있던 새만금이 올봄 대전환의 기로에 섰다. 지난달 말 현대자동차그룹의 9조원 투자 발표로, 새만금이 미래 첨단산업의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이를 계기로 중앙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지원을 위해 구성된 범정부협의체 ‘새만금·전북 대혁신 TF’도 출범했다. 그야말로 호랑이 등에 올라탄 형국이다. 이제는 멈출 수도, 물러설 수도 없다. 거침없는 질주의 시간이다. 어렵게 잡은 기회를 성과로 만들어내야 한다. ‘2026년, 전북의 봄’이 새롭다. 새만금 잼버리 파행 이후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을 거듭 읊조려야 했던 지년 몇 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넘어야 할 산이 만만치 않지만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 도전으로 또 다른 희망도 키우고 있다. 상처입었던 지역의 자존심도 회복되는 모습이다. 그토록 매달려왔던 대규모 투자유치 과제를 풀어냈다. 30년 넘게 이어져온 ‘희망고문’을 끝낼 기회를 맞았다. 새만금의 시간이 다시 시작됐다. 이전과는 다르다. 시곗바늘을 잠시 세워놓거나 뒤로 돌릴 수 없다. 이번에는 정말 기회를 현실로 바꿀 수 있을지, 전북의 역량이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이제 관건은 구호나 선언이 아니다. 과감한 실행이다. 대규모 투자 선언이 실제 산업 생태계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치밀하게 준비하고 실행해야 한다. 이미 호랑이 등에 올라탔다. 재차 길을 묻거나 머뭇거릴 여유는 없다. 흔들림 없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제는 성과로 답해야 할 시간이다. 이 희망의 봄을 결실의 계절로 이어가야 한다. 그런데 이 중차대한 시점에서 지역 정치권의 행보가 실망스럽다. 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지사 후보 경선 과정에서는 지역의 미래 비전이나 정책 경쟁 대신 네거티브 공방이 난무하고 있다. 또 최일선에서 새만금 개발사업을 지원해야 할 정부기관의 수장은 개인의 정치적 행보를 위해 직을 내던졌다. 지금 전북에 필요한 것은 경쟁이 아니라 협력이다. 내부 갈등과 분열은 공멸의 길이다. 뜨겁게 달아오른 6·3지방선거 국면에서 전북의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 ‘지역의 미래를 이끌 적임자’를 자처했다면 갈등과 분열이 아닌 해법을 보여줘야 한다. 모처럼 ‘희망의 봄’이다. 천신만고 끝에 틔운 꽃망울을 활짝 피워내 열매를 맺게 하는 일은 결국 전북의 몫이다. 지금부터 다시 시작이다. / 김종표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종표
  • 2026.03.16 18:23

[문화마주보기] 초상화, 시간을 넘어선 공감의 순간

1713년, 조선 19대 임금 숙종은 자신의 초상화를 그렸다. 임진왜란 이후, 살아 있는 왕의 얼굴을 직접 보고 초상화를 그리는 일은 처음이었기에 그 진행 과정이 녹록하지는 않았겠지만 비교적 매끄럽게 이루어졌다. 25년 전인 1688년에 경기전의 태조어진을 모사하는 사업을 했었는데, 그 과정이 <태조어진모사도감의궤>(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에 상세히 기록된 덕분에 참고가 되었기 때문이다. 1688년 경기전의 태조어진은 1410년에 그려진 것이었다. 경기전에서 한양으로 이안(移安)하여 모사한 뒤 완성본을 영희전에 모셨다. 세월이 흘러 영희전 어진이 퇴색하자 1872년에 다시 모사 사업을 벌였는데, 예전에 원본이 되었던 경기전의 어진 또한 오래되어 낡았으므로 한 본을 더 모사하여 경기전에 봉안하고 구 어진은 세초(洗草)하여 묻었다. 이 때 새로 봉안된 초상화가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는 〈태조어진〉(어진박물관)이다. 전신상으로 온전하게 남아 있는 유일한 왕의 초상화, 건국 초기에 제작되어 두 번의 모사를 통해 전승된 역사의 산물이며 귀중한 문화유산이다. 이 초상화 덕분에 무려 600여 년 전의 인물인 태조의 실제 모습을 지금 우리가 마주한다. 〈태조어진〉의 이성계는 조선의 창업군주로서 화려하고 위엄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당당하게 정면을 직시하는 모습은 한 치의 고민도, 흔들림도 없는 군왕의 카리스마를 내보이며, 그의 왕조가 영원토록 굳건할 것임을 웅변한다. 소매가 좁은 청색 포(袍)에 금실로 직조한 용보(龍補)는 고려의 영향이 남아 있는 복제(服制)이다. 반복적인 무늬와 색채가 돋보이는 채전(彩氈), 금빛 용을 그려 넣은 어탑(御榻) 등은 정치하고 세련된 화가의 솜씨다. 원본을 거의 그대로 옮겨 그리는 초상화 모사의 전통을 생각해 볼 때 1688년, 숙종 시기 어진의 품격 또한 유추할 수 있다. 어진 제작은 지금의 사업추진단이나 집행위원회 격인 한시적 조직 ‘도감(都監)’을 설치하여 진행한 큰 사업이었다. 그런 만큼 사업을 벌인 연유가 단지 ‘초상화가 낡아서’만은 아니었을 터다. 어진을 모사하기 위해 원본을 한양으로, 완성본을 다시 봉안처로 이안하는 행렬은 예를 갖춘 위엄 있고 웅장한 광경이었을 것이다. 그림 그리는 일을 넘어서는 정치적 기획이었고, 행렬을 직접 보는 신하와 백성들의 반응을 의식했을 거라는 이야기다. 창업군주의 위엄을 빌어 자신의 권위를 강화하려는 후대 왕들의 기대를 짐작할 수 있다. 태조의 어진은 숙종과 고종이 기대했을 완벽한 왕의 초상화로 완성되어야만 했다. 하지만 우리는 고뇌를 가진 한 사람으로서 이성계(1335~1408)의 삶 또한 알고 있다. 그는 73년의 생애 중 왕으로 7년, 형제들의 골육상잔을 겪은 뒤 상왕과 태상왕으로 10년을 보내고 세상을 떠났다. 조선시대의 뛰어난 초상화는 사람의 외모뿐만 아니라 내면까지도 표출할 것을 요구받았다. 초상화를 통해 자신의 진실된 모습을 마주하고 성찰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인간적 아픔이 다 감추인 채 흠결 없는 군주의 모습으로 정좌한 〈태조어진〉은 어찌 보면 자신의 일부를 잃어버린 슬픈 초상화가 아닐까. 그 순간 정면을 직시하는 시선이 따뜻해 보인다. 눈이 마주친 듯, 과거의 유산이 말을 걸어오는 놀라운 순간이다. 세상이 기대하는 모습으로 열일 중인 왕의 초상화 앞에서 왜인지 모를 뜻밖의 위로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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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3.16 18:23

[경제칼럼] 전북, 대한민국 균형성장의 새로운 중심축

저성장의 장기화와 저출산·고령화, 수도권 집중에 따른 지역 소멸의 위기 가운데 국가 균형발전의 실험 무대이자 핵심 거점으로 전북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제 더 이상 변방이 아니라 국가 균형발전의 실질적 성과를 가늠할 전략적 공간이라는 시각이다. 즉 전북에 필요한 것은 단기 처방이 아니라 산업·인구·에너지 체계를 아우르는 전환 전략이다. 위기를 기회로 바꿀 과감한 선택과 책임 있는 리더십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그 출발점은 산업혁신이다. 농업 중심지라는 기존 이미지는 한편으로 한계처럼 보일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전북의 가장 확실한 자산이다. 농생명 자원과 식품 산업 기반에 데이터, 인공지능, 자동화 기술을 결합한다면 농생명 바이오경제의 선도지역으로 도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천연물·미생물 기반 소재 개발, 스마트팜 고도화, 산업용 헴프와 푸드테크 산업의 육성은 1차 산업을 연구·가공·유통이 결합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확장하는 전략이다. 이는 전통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미래 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경쟁력을 만드는 과정이다. 최근 이슈가 된 현대자동차그룹의 전북 투자 계획이 현실화 될 경우 폭발적인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인공지능 데이터 인프라 구축과 로봇 제조, 수소 활용 산업 구상은 전북 산업 생태계 고도화의 또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핵심은 단순한 기업 유치가 아니라 지역 기업과 인재가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있다. 대기업 투자와 중소·중견기업의 역량 강화, 지역 인재 채용이 연결될 때 산업 체질은 근본적으로 개선된다. 에너지 전환 또한 전북이 주도할 수 있는 분야다. 재생에너지 잠재력을 바탕으로 수소 생산·저장·활용 체계를 구축한다면 전북은 친환경 에너지 산업의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에너지는 단순한 발전 설비의 문제가 아니라 모빌리티와 제조업, 도시 시스템과 연결되는 플랫폼 산업이다. 에너지와 디지털 기술이 결합된 실증 모델을 축적해 나간다면 전북은 탄소중립 시대 국가 전략을 선도하는 지역으로 성장할 수 있다.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지역 내 성과 축적과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 연구개발부터 사업화, 인력양성까지 전 과정을 지역 내에서 연결하는 산업 가치사슬을 구축해야 한다. 기업과 대학, 지방정부의 협력을 통해 지역 대학을 혁신 거점으로 육성하고 청년이 배우고 취업하며 창업까지 이어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인재가 머무는 지역만이 장기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인구 정책 또한 삶의 질 중심으로 새롭게 설계되어야 한다. 안정적인 일자리와 주거, 문화 인프라 확충과 함께 유·청소년부터 중장년, 시니어 세대까지 사회 참여 기회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다양한 형태의 정주와 교류를 허용하는 개방적 지역 모델 역시 전북 활력을 높이는 기반이 될 것이다. 결국 전북의 도전은 생존을 넘어 선도로 나아가는 과정이다. 산업혁신과 에너지 전환, 사람 중심 전략이 함께 작동할 때 전북은 대한민국 균형성장의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비전은 이미 제시되어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계획을 현실로 만드는 실행력과 흔들림 없는 추진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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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3.16 18:22

[기고] 전북의 생존, 강력한 ‘광역 사업집행권’ 확보에 달렸다

조선시대 전라도 전체를 관할하던 수부(首府) 전주가 위치했던 전북의 위상은 이제 과거의 영광이 되었다. 오늘날 전북이 마주한 현실은 지역 낙후를 넘어 ‘지역 생존’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반면에 이웃한 전남과 광주가 생존을 위해 시·도 통합이라는 승부수를 던져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설치 특별법’을 통과시켜 중앙정부의 재정지원과 함께 이 법으로 정하는 범위에서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지위를 가지게 되었다. 다가오는 전북도지사와 전북도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필자는 걱정스럽다. 타 광역지자체와의 치열한 경쟁에서 전북이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에 대한 처절한 현실 고민과 정책 비전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가 전북이 생존할 수 있고, 다시 전북을 위대하게 만들 수 있는 정책 경연의 장이 되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전북이 타 광역지자체와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는 행정 시스템의 근본적인 개편이다. 현재 전북 내 14개 시·군은 각자의 이해관계와 지방자치권 약화 우려로 인해 행정구역 통합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인가. 필자는 전북특별자치도법 개정을 통해, 현재 14개 시·군에 집중되어 있는 사업집행권에 대하여 광역 단위의 사업 내지 대규모 사업에 대해서는 전북도가 중앙부처를 상대로 직접적으로 사업을 신청하고 집행할 수 있는 ‘광역 사업집행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서울특별시가 버스공영제나 청계천 사업과 같은 광역 단위의 사업 내지 대규모 사업를 직접 수행하며 서울특별시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였듯이, 전북특자도 역시 광역 단위의 사업이나 대규모 사업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사업수행자가 되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현행법상 광역도 형태인 전북특자도는 사업집행권 행사에 한계가 있지만, ‘특별자치도’라는 지위를 적극 활용해 전북특자도법 개정을 통해 법적 근거를 마련한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닐 것이다. 전북특자도가 이러한 직접적인 사업집행권을 갖게 된다면 그 첫 번째 사업 대상은 전북의 젖줄인 ‘만경강 개발’이 되었으면 한다. 전주, 완주, 익산, 김제, 군산을 관통하는 만경강은 지역의 핵심 자산임에도 불구하고, 지자체 간의 경계에 위치해 있다는 이유로 행정의 사각지대에 방치되어 있다. 반면에 대전의 갑천 주변이 광역 행정의 주도하에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또한, 최근 통과된 ‘전남광주통합 특별법’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해당 법안에는 공공의료재단 설립, 응급의료 취약지 지원, 지방공기업의 지역 인재 고용 촉진 등 지역 소멸 대응을 위한 수많은 특례 조항이 담겨 있다. 우리 전북특별자치도법에도 여러 특례가 존재하지만, 지역 산업 발전과 지역 소멸 대응을 위해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확보한 수준의 핵심 특례들을 전북특자도법에도 시급히 반영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교육 행정 역시 대수술이 필요하다. 현재 전북은 14개 시·군마다 지역 교육지원청을 두고 있으나, 인구 3만 미만의 지역에서는 학생 수가 더 급감하여 해당 지역 교육지원청의 운영의 효율성이 크게 떨어진다. 서울 송파구와 강동구의 경우 각 지자체의 인구수를 합하면 100만명 이상이 넘지만 하나의 강동송파교육지원청으로 운영되는 사례를 참고하여, 우리도 지역 교육지원청의 통폐합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학생들의 교육질 향상을 위해 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지원에 예산 투입이 시급하다. 다시 말하지만 전북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타 광역시·도와 경쟁하여 승리할 수 있는 효율적인 행정 시스템 구축이 절실하다. 특별자치도라는 이름에 걸맞은 직접적인 광역 사업집행권을 확보하고, 행정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만이 전북이 생존할 수 있고, 다시 전북을 위대하게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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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 2026.03.16 18:22

[박 벼농사의 듣다보면 솔깃한 법률이야기]받는 순간 범죄, 먹는 순간 과태료! 깨끗한 선거는 나부터

내담자는 고민 가득한 얼굴로 “옆동네 사람이 좋은 행사가 있는데 밥도 준다며 함께 가자고 했다. 거리가 멀어 안 간다고 했더니, 차로 태워준다고 해서 혹시 약장수가 왔나하고 갔더니 출마예정자의 출판기념회였다. 분위기에 휩쓸려 구경하고 밥도 먹고 왔는데, 얼마 후 그 사람이 밥도 얻어먹었으니 선거 때 그 후보를 찍어달라고 했다. 나는 다른 사람을 지지한다고 했더니, 공짜 밥 먹고 어떻게 그럴 수 있냐, 선거법 위반으로 신고하겠다며 화를 내고 갔다. 신고 당하면 어떻게 되냐?”며 걱정하고 있었다. 내담자처럼 선거 관련해 무상으로 제공받는 것은 주의가 필요하다. 제공가액이 100만 원 이하면 통상 과태료 부과로 처리하지만, 제공받은 가액의 10배 이상 50배 이하에 상당하는 금액(주례의 경우에는 200만원)을 과태료로 부과하고, 그 상한도 3천만 원이나 되기 때문이다. 다만, ​선거관리위원회에 반환하고 자수​하면 과태료가 ​감경 또는 면제​될 수 있다(공직선거법 제261조 제9항). 반대로 제공가액이 ​100만 원을 초과​하면 과태료 적용에서 제외되어, 사안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 벌금으로 형사처벌​ 될 여지가 커진다(공직선거법 제257조). 한편, 옆 동네 사람도 직접 사람들을 모으고 차를 동원해 식사 자리까지 안내했다면, 그 자체로 출마예정자를 위한 제3자의 기부행위로 평가돼 형사처벌 받을 가능성이 높고, “공짜 밥 먹었으니 우리 후보 찍어달라”는 식의 요구는 상황에 따라 ​매수 및 이해유도(투표 유도 목적의 이익 제공)​로도 문제될 수 있다. 단순 밥 한 끼라‘별일 아니겠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공직선거법은 받는 사람에게도 엄격하다. 그러니 먹은 음식값의 대략적인 금액과 초대받게 된 과정을 메모해 두고, 불안하다면 선거관리위원회(☎ 1390)에 익명으로 상황을 설명하고 자수 시 감면 혜택 등을 상담받아 보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2026년 6월 3일 제10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무심코 제공받은 식사 한 끼가 큰 법적 책임으로 돌아올 수 있는 만큼, 건전한 선거 문화와 본인의 안전을 위해 공직선거법 준수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한다. /박형윤 변호사

  • 오피니언
  • 기고
  • 2026.03.16 18:22

[사설] 새만금개발청장직이 ‘정치인 경유지’인가

김의겸 새만금개발청장이 사직했다. 지난해 7월 21일 취임했으니 8개월 만이다. 김 전 청장이 오는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군산·김제·부안갑 국회의원 재선거의 유력 후보로 꼽혀왔던 만큼 충분히 예상된 일이다. 하지만 국책사업을 책임지는 자리의 무게를 생각하면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새만금 개발은 수십 년을 이어온 국가 프로젝트이자 지역의 미래가 걸린 과제로, 전북도민의 오랜 숙원사업이다. 게다가 새만금은 지금 대전환의 기로에 서 있다. 지난달 말 현대자동차그룹의 새만금 9조원 투자 발표로, 전북도민에게 희망고문으로 남아있던 새만금이 미래 첨단산업의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이를 계기로 중앙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지원을 위해 구성된 범정부협의체 ‘새만금·전북 대혁신 TF’도 출범했다. 그런데 이 중차대한 시점에서 새만금사업의 최일선에 있는 정부 기관의 수장이 직을 내던졌다. 개인의 정치적 행보와 직결된다. 지역사회 여론이 좋을 리 없다. 거센 비난의 목소리를 선거국면에서의 정치적 행위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문제는 이번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김의겸 전 청장 직전, 윤석열 정권에서 임용됐던 김경안 전 청장도 당시 국민의힘 익산갑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던 정치인 출신으로, 전문성을 놓고 논란이 일었다. 그런데 정권이 바뀌고도 정치적 배려·보은 인사가 되풀이됐다. 특정 인물만의 문제가 아니다. 새만금개발청장 인사구조 자체가 잘못됐다. 새만금개발청장직은 결코 가벼운 자리가 아니다. 그런데 국책사업을 책임지는 이 자리가 중앙정부에 의해 정치적 배려·보은 인사나 경력관리의 자리로 소비되고 있다. 정부가 이런 식의 인사를 계속한다면 새만금개발청은 공직의 책임성이 약해지고 조직의 사기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새만금개발청장직은 잠시 들렀다 가는 자리가 결코 아니다. 새만금의 미래를 끝까지 이끌겠다는 책임감과 리더십이 요구되는 자리다. 새만금은 특정 지역만의 사업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거점으로 만들겠다는 게 국가의 약속이다. 그런 만큼 수장 인선도 그에 걸맞은 기준과 철학이 필요하다. 국책사업의 무게에 걸맞은 전문성과 책임성을 갖춘 인물을 임명해 장기적 비전을 갖고 사업을 이끌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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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6.03.15 18:31

[사설] 도지사 선거, 정책경쟁으로 유권자 선택 받길

6.3지방선거는 전북으로선 여느 때와는 다른 의미를 갖는다. ‘3중 소외’ 에다 ‘5극3특’의 수혜도 없다. 완주전주 통합이나 새만금특별자치단체 구성도 무위다. 이런 마당에 광주전남 통합특별시 출범은 전북에겐 위협적이다. 특별회계 설치와 공공기관 이전 우선 배려 등 수많은 특례 장치가 행정통합 특별법에 적시돼 있다. 인접한 전북은 곁불이나 쬘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위기에 처한 전북의 돌파구를 모색하고 해법을 찾아야 하는 선거가 6.3지방선거다. 그런데 최근 김관영 – 이원택의 ‘내란 끝장 토론’ ‘정치생명 걸고’ 따위의 정치공방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정작 중요한 현안은 도외시한 채 네거티브 선거로 치달았다.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가 지적한 것처럼 선거를 앞두고 ‘확인과 검증의 영역에 있어야 할 사안을 내란 프레임으로 단정해서 몰아가는 행태’나 ‘정치생명을 걸어야 한다’는 등의 정치 공세는 뜨악할 뿐이다. 선거공학적 정치공방은 지방선거의 본질이 아니거니와 유권자들의 관심도 끌지 못한다. ‘내란 동조 의혹’ 의 끝장을 보고 싶다면 서로 손가락질만 해댈 게 아니라 수사기관에 공식적으로 의뢰하는 게 낫다. 그리고 결과에 따른 책임을 지면 될 일이다. 지금 전북은 유권자들의 말초신경을 건드리며 시선 모으기에 골몰할 정도로 한가하지 않다. 청년·여성·일자리 정책은 물론이고 35년째 희망고문 당하고 있는 새만금 개발을 어떻게 할 것인지, 현대차그룹의 새만금 9조원 투자에 따른 지원과 협력방안은 제대로 설계돼 있는지, RE100 산단은 전남에 뺐기지 않고 새만금지역에 유치할 수 있는지, 하반기 공공기관 이전 계획은 어떻게 세워져 있는지 등 중요한 의제들이 많다. 눈을 부릅뜨고 챙겨야 할 현안들이다. 김관영-안호영-이원택 도지사 후보는 이런 현안과 미래 비전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해야 한다. 정책역량과 실행방법은 유권자 선택의 중요한 포인트다. 지금부터라도 정책경쟁을 통한 효율적, 차별적 해법을 제시해 선택 받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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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6.03.15 18:31

[오목대] 지금 전북은 몇시인가

이번에도 큰 이변이 없는 한 6.3 지선 때 민주당 싹쓸이가 예상된다. 왜 그럴까. 민주당과 경쟁할 대안세력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국혁신당이 어떤 스탠스를 취하고 나오느냐가 변수가 될 수 있다. 우선 민주당 신영대 의원의 당선무효로 재선거가 치러지는 군산 김제 부안 지역에 조국 대표의 출마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현재 조 대표의 출마가 정해진 것은 없지만 군산 시민들이 이번주 국회에 가서 조 대표한테 출마를 적극 권유하는 기자회견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이게 현실화되어 조 대표가 군산에서 출마하면 기존 지선 구도가 크게 출렁일 가능성이 크다. 조국당 강세가 점쳐지는 정읍시장은 물론이거니와 고창군수 선거전에서 민주당 후보와의 접전이 예상된다. 여기에 전주시장 민주당 경선을 앞두고 우범기 시장과 조지훈 국주영은 후보가 대립각을 세우면서 신경전을 펴는 사이에 본인의 의지와는 크게 상관없이 임정엽 전 완주군수가 조국당으로 출마하리라고 점쳐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조국 대표가 재선거에 출마하면 태풍의 눈으로 작용, 임 전 군수도 전주시장 선거에 나설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최근 전주 완주 통합이 물건너갔다고 여기는 전주시민들 가운데는 지난달 전주 타운홀 미팅 때 참석자들이 핵심질문을 빠뜨렸다고 못내 아쉬워했다. 청와대가 주도한 행사였지만 전국민들이 생방송으로 직접 시청했기 때문에 최소 전북의 현안 3개를 누군가는 질의했어야 했다는 것. 첫번째로 완주군의회가 출구전략으로 삼도록 완주 전주 통합시 정부의 지원책이 무엇이냐고 물었어야 했다는 것. 다음으로 부산에서 반대하는 전주 제3금융중심지 지정 문제도 함께 질의했어야 했다는 것. 시간관계상 다 물어볼 수 없어도 전주가 2036년 하계올림픽 국내후보지로 지정되었기 때문에 정부가 범정부적으로 지원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것을 직접 이재명 대통령한테 질의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이재명 정부가 국민주권정부이고 전북에서 82.65%의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줬기 때문에 이 세가지 질문이 꼭 나왔어야 했다는 것. 여기서 확인된 점은 전북인의 성징이 너무 유순하고 도전적이질 못했다는 것이다. 그날 오전 새만금에서 현대차가 9조를 투자키로 MOU를 체결한 것으로 만족한 게 패착이었다. 학수고대했던 타운홀 미팅이 성사되었기에 그 정도의 질문은 얼마든지 하고 넘어갔어야 옳았다는 것. 추첨으로 뽑힌 대표들이 참석한 것으로 만족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순발력 있게 대응하지 못한 것을 아쉽게 여겼다. 특히 진행에 너무 순응한 탓으로 전북발전을 위해 모처럼만에 주어졌던 별의 순간을 놓쳐버렸다. 최근 현대차가 새만금에 9조를 투자키로 하면서 전북이 활기를 띠었지만 광주 전남도민들이 통합작업을 하는 것을 보면 새 발의 피나 다름 없다. 모쪼록 내란의 밤 운운하며 진흙탕 경선판으로 몰아가는 운동권 세력에 도민들이 휘둘리지 말고 누가 더 지역발전에 적합한 인물인가를 잘 살폈으면 좋겠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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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성일
  • 2026.03.15 18:30

[전북칼럼]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와 골목경제

1970년대 초반 ‘월남에서 돌아온 새까만 김상사’들의 손에는 트랜지스터 라디오와 녹음기와 브라더미싱이 들려 있었다. 이 중에 미싱은 당시 최고의 선물이었다. 월남 참전용사의 아내들 중 상당수가 남편이 월남에서 목숨 걸고 벌어서 보내준 돈들로 서울의 노라노 양장학원에서 기술을 배우고, 미싱을 사서 동네에 양장점을 열었다. 1970년대 동네 양장점들의 성장 공식은 ‘월남전 파병수당-아내들의 서울 양장유학-제일모직의 원단’이었고, 이는 근대화의 상징이자 여성들의 사회진출을 가능하게 한 힘이었다. 70-80년대 양장점의 부흥기는 동네 골목상권의 전성시대였다. 양장점과 양복점, 양화점, 쌀집, 동네서점 등은 동네 유지였고 그 아래 두부집, 콩나물, 빵집, 기름집과 방앗간, 담배가게와 대포집 등등이 동네경제의 빛나는 구성원들이었다. 이 시대의 아들과 딸들은 부모들이 이 점방들에서 벌어들인 돈으로 대학을 다녔고 취직을 했고 부모들의 도움을 받아 서울에 집들을 샀다. 지금은 불가능한 일들이 왜 그 때는 가능했을까. 핵심은 1970년대 중반 박정희 정부 시절 기획된 ‘중소기업 고유업종 지정’ 정책이었다. 1970년대 중공업 분야에서 돈을 벌어들인 대기업들은 점점 서민들의 소규모 업종을 탐내기 시작했다. 양장점과 양복점은 물론이고 두부와 콩나물 시장까지 대기업이 넘보기 시작했다. 정부는 칼을 빼들었다. 대기업의 문어발식 확장을 제어하고 건강한 경제 생태계를 지키며 골목상권을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중소기업 사업조정법을 만들었다. 대기업은 첨단 중화학공업에 매진하며 중소기업의 업종과 골목상권에 끼어들지 말라는 것이었다. 최고급 원단을 자랑했던 제일모직은 부가가치가 큰 기성복 시장에 들어가기 위해 안달을 했지만 정부는 이를 강력하게 규제했다. 삼성, 현대, 대우 등 대기업들은 체통을 지키라는 무언의 사회적 압력을 받았고 이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법제정의 바탕이 되었다. 그로부터 약 20여년이 지나 1990년대 세계화와 개방의 시대가 오자 이 법은 자유경쟁을 저해한다는 비판을 받았고, 1994년부터 점점 고유업종이 해제되기 시작했다. 신사복 브랜드 ‘갤럭시’를 1983년에 출시하고도 눈치만 보던 삼성 제일모직은 이제 전투적으로 동네 신사복 시장을 점령하기 시작했다. ‘사람 몸이 다 다른데 어떻게 기성복이 가능하냐’며 자신만만했던 동네의 양복점과 양장점들은 순식간에 망해가기 시작했다. 이렇게 시작된 골목경제의 위기는 도시마다 슈퍼마켓의 시대가 열리면서 완전히 무너져버렸다. 콩나물 키워서 아들 대학 가르쳤다는 눈물의 스토리는 전설의 고향이 되었다. 지금 골목경제에서 그나마 가능한 업종은 대기업이 도저히 할 수 없는 미용실과 동네 식당 등 몇 개 뿐이다. 우리의 아버지들이 받은 월급 중 몇 만원이 양복점으로 시작해서 그 돈이 쌀집으로 기름집으로 책방으로 야채 점방으로 돌고 돌면서 지역경제를 살렸던 순환경제의 시대는 꿈같은 이야기가 되었다. 지금 그 당시와 같은 골목경제를 꿈꾸는 것은 지나친 낭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골목경제를 지탱했던 중소기업 고유업종 제한이 지금의 이 시대에 맞게 새로 리모델링되는 방법은 없을까. 어렵고 힘들겠지만 지금의 잔인한 시장경제에서 절묘한 틈새를 찾아내는 것이 정치의 본령 중 하나가 아닐까. 여당이든 야당이든 그 절묘한 방법을 찾아서 정책으로 만들어낸다면 나는 기꺼이 그를 지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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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3.15 18:30

[열린광장] “산으로 막혔다고? 우린 산에서 우주로 간다”

적막한 산골 마을 무주에 형형색색 현수막이 거리 곳곳에서 나부낀다. 지난 3월 3일 진행된 무주군과 현대로템(주), 전북특별자치도의 투자협약을 반기는 주민들의 메시지다. 무주군 역사 이래 최대 규모의 민간기업 투자라고 하니 지역 전체가 들썩일 만하다. 지방의 작은 군 단위 지역이 대기업 투자를 유치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산업기반이 취약한 소규모 지방자치단체들이 기업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런 가운데 무주군이 항공우주 분야 앵커기업인 현대로템(주)과 대규모 투자협약을 체결하며 역사적 전환점을 만든 것이다. 이번 투자는 총 3천억 원 규모로 항공우주 분야 첨단 R&D 연구소와 생산시설을 포함하는 산업단지가 조성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직접적인 고용 창출은 물론 연관 기업 유입과 지역경제 활성화가 기대되고 있다. 특히 미래 산업 분야의 핵심 기업이 지역에 자리 잡는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더욱 크다. 최근 정부 차원에서 세계 4대 방산 강국 진입을 내세운 상황에 국내 굴지의 대기업 현대로템(주)의 사업 확장은 급물살을 탈것이 확실시된다. 무주에서 생산될 것으로 알려진 제품은 우주발사체의 핵심부품(엔진)이며, 전 세계적 방산 수요의 증가로 인해 전량 수출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체의 매출 규모에 따라 무주군 지방세입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무주군과 전북특별자치도는 지역이 첨단 방산과 항공우주 산업의 중심 기지로 비상할 수 있도록 모든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다. 무주군은 현대로템(주)의 사업 예정지 주변 정주 여건 및 기반 시설 조성을 위해 국토부 지역개발사업 공모를 일찍부터 준비해 왔다. 전북특별자치도는 방위사업청과 지자체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혁신 사업인 방산 혁신클러스터 공모 신청을 앞두고 있으며, 현대로템(주) 유치를 계기로 전북특별자치도의 방산 특화사업을 더 구체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지방소멸이라는 말이 익숙해진 시대다. 하지만 지역이 스스로 변화를 만들고 새로운 산업을 유치한다면 지방에도 충분한 가능성과 희망이 있다는 것을 이번 사례가 보여주고 있다. 무주군의 투자유치는 비단 무주의 활력에만 그치진 않을 것이다. 전북 내에서도 서남권에 비해 낙후되어 있던 전북 동부권 지역의 전체적인 발전을 이끄는 도화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유치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성과가 아니다. 그동안 기업 유치를 위해 노력해 온 공직자들의 헌신과 지역 주민들의 관심과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제 중요한 것은 협약 이후의 실천이다. 행정은 기업이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행정지원과 기반 시설 조성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이번 투자를 계기로 관련 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전체 면적 중 산림 82%, 개발 제한 규제 지역 78%인 척박한 산골 무주에 삶의 터전을 이루고 묵묵히 허리띠를 졸라매 온 주민들에겐 올봄이 유난히 따뜻하게 느껴질 것 같다. 이번 투자가 지역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되어 청년들이 돌아오고 지역경제가 활력을 되찾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앞으로도 무주군이 미래 항공우주산업의 중심 기지로 도약할 수 있도록 온 군민이 힘을 모아가야 할 것이다. “우주에서 무주로 온 반딧불이”“무주에서 우주로 나아가는 현대로템(주)”을 무주군민 모두 한마음으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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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3.15 18:29

[기고] 태권도 남북 공동 유네스코 등재를 기대한다

지난 6년 동안 필자는 ‘태권도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남북 공동 등재’를 위해 다방면으로 뛰어왔다. 시작부터 쉽지 않았다. 인류 무형문화유산으로서의 태권도의 가치와 정체성을 각계에 이해시키는 일부터, 북한과 함께 공동 등재라는 정치적인 문제까지 겹쳐 그야말로 가시밭길이었다. 태권도 관련 기관단체를 비롯해서 일부 보수적인 태권도인들에게 이해를 구하는 일도 만만치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까지 온 것은 국내는 물론 전 세계 태권도인들의 적극적인 호응과 응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북측을 대표하는 ITF(국제태권도연맹) 회원국의 태권도인들도 응원 챌린지를 통해 힘을 보태주었다. 태권도 유네스코 등재 활동의 초창기를 돌아보면 곳곳에 난관이 산재해 있었고 어떤 곳에서는 교묘한 방법으로 반대를 위한 반대도 만만치 않게 작용해 정부를 흔들기도 했다. 그러나 전 세계 태권도인들의 열망과 국내 태권도 가족들의 전폭적인 응원, 그리고 지난해 전북을 비롯한 태권도 기관의 협조로 이번 달 유네스코 본부 측에 등재안이 신청되는 과업을 이뤘다. 다행을 떠나서 필자로선 가장 큰 산을 넘은 느낌이다.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태권도가 인류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마지막 성의가 절실하다. 지난 2018년 11월 6일, 씨름이 극적으로(누군가는 행운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남북 공동으로 유네스코에 등재된 이면에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물론 평화를 기조로 하는 유네스코 본부 측에서는 지구상 유일의 분단국가인 남북이 화합하고 평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남북 공동의 문화를 유네스코에 등재하는 것에 적극적인 중재안과 권장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8년 전 남북의 상황과 지금의 정세는 판이하게 흘러가고 있다.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론을 내세우면서 남북한 관계가 경색국면에 놓여있는 시점에서 정부는 보다 더 적극적인 자세로 유네스코 측에 대응해야 할 것이다. 2018년 문재인 전 대통령이 당시 유네스코 사무총장과의 회담에서 남북 씨름 공동 등재에 대해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하고 유네스코 측에서도 남북의 화합과 평화를 위해 전례에 없는 방법으로 씨름을 남북 공동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했다. 그때의 남북한 상황과 지금은 크게 다르지만 정부는 오는 7월 부산에서 열리는 ‘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에서 적극 대응해야 한다. 2018년 문재인 대통령이 요청했듯이 이번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앞장서 유네스코 신임 총장에게 직접 협조를 구해야 할 것이다. K-컬처(Culture)의 근간이 된 태권도는 1960년대부터 전 세계에 우리 고유의 예절을 전파하며 독보적인 교육 체계를 구축해 왔다. 이는 태권도 정신만이 창출할 수 있는 고유한 문화적 가치이다. 지난 70여년 축적된 태권도의 저력은 이제 스포츠와 무도의 힘으로 남북을 잇고, 세계 평화를 선도하는 핵심 가치라고 생각한다 최근 북한이 내세운 ‘적대적 두 국가론’의 ‘적대적‘이라는 수식어를 지울 수 있고 평화의 기조를 복원할 중심축으로 태권도가 큰 역할을 할 것이다. 태권도가 남북 공동으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어 그 위상을 전 세계에 떨치고, 남북한이 공유하는 민족 문화의 공동 가치로 화합의 새 시대를 열어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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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3.15 18:29

[사설] 현대차 새만금 9조 투자 기대 크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최근 발표한 새만금 9조 원대 투자는 전북지역은 물론, 대한민국 미래 산업지형을 바꿀 중대한 전환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이 야심찬 계획이 성공하려면 선결과제가 있다. 물론 이재명 대통령이 화끈한 지원을 약속했고, 김관영 전북지사도 지역차원에서 전폭적인 협조를 누누히 강조했기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나,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첩첩산중이다. 우선 ‘국민성장펀드’ 등 정책자금 유입 여부가 사업속도를 결정짓는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며, 인프라 확충은 핵심 중의 핵심이다. 5만 장의 GPU가 가동될 AI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는데 안정적인 전력망(ESS 포함) 구축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수전해 플랜트(수소 생산) 및 공장 가동에 필요한 대규모 용수 공급망도 차질이 없어야 함은 물론이다. 법적, 제도적 규제 혁파 또한 필수적이다. 로봇, AI, 수소 생태계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모델이기 때문에 규제 샌드박스 확대를 통해 일거에 걸림돌을 제거해야 한다. 중앙정부와 전북도가 ‘새만금 대혁신 TF’ 등을 통해 인허가 절차를 속도감있게 처리한다고 원칙을 확인한 것은 그런점에서 퍽 다행이다. 수천, 수만개의 전문 일자리 창출을 앞두고 있는만큼 전문 엔지니어 및 데이터 분석 인력을 지역 내에서 육성하거나 유입시킬 수 있는 정주 여건 마련도 결코 작은 문제가 아니다. 주거, 교통, 교육, 병원, 문화 환경 등은 사람이 오느냐 마느냐의 중차대한 문제다. 정부의 ‘과감한 지원’ 약속이 실제 인프라 구축과 규제 혁파로 이어지는지가 투자의 성패를 가를 것이다. 지난 11일 김민석 국무총리는 ‘새만금·전북 대혁신 태스크포스(TF)’ 첫 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교육과 교통, 인력 양성, 정주 여건 등 여러 분야에서 혁신적인 개선과 보완이 필요하다”며 “총리실이 책임감을 갖고 적극적이고 전면적인 지원을 통해 성과를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퍽 다행스런 일이다. 정부는 TF 논의를 통해 현대차 투자 지원 방안과 새만금 산업 전략을 종합적으로 정리할 방침인데 총리가 “5월까지 종합 지원 계획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지시한 만큼 보다 전북도민들은 구체적인 로드맵이 조속히 나오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6.03.12 19:53

[사설] 민주당 경선 본격화, 정책으로 승부하라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지사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일정이 확정됐다. 김관영 현 지사와 안호영·이원택 의원 등 3인 경선으로 확정된 민주당 전북도지사 본경선은 다음달 8일부터 10일까지 사흘 동안 진행된다. 본경선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에는 1·2위 후보를 대상으로 16일에서 18일까지 결선투표가 실시된다. 이어 전주시장 등 기초단체장 경선 일정도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경선 방식은 권리당원 투표 50%와 일반 주민을 대상으로 한 ARS 여론조사 50%를 합산하는 국민참여경선이다. 후보 입장에서는 당내 조직력과 일반 여론 확장력을 동시에 확보해야 하는 구조다. 이제 선거는 단체장 후보 경선 국면으로 전환됐고,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전북의 정치지형에서 선거전은 사실상 민주당 경선에서 판가름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당내 후보들에게는 경선이 사활을 걸어야 하는 사실상의 본선이다. 또 유권자들에게는 지역의 미래를 선택하는 중요한 기회이기도 하다. 민주당 경선이 후보 개인의 정치적 이해관계를 넘어 지역 발전을 이끌 비전과 정책을 검증하는 과정이 돼야 하는 이유다. 그런데 지역사회에서는 아직도 지역 발전을 위한 정책 경쟁보다 상대 후보 흠집내기식 네거티브 공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런 방식은 후보 개인은 물론 정당의 신뢰도까지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당내 경선은 상대를 공격하는 자리가 아니라 지역의 미래를 놓고 경쟁하는 자리다. 지역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 인구 감소 대응, 청년과 농촌 문제 등 전북이 안고 있는 현안은 결코 가볍지 않다. 현대자동차 새만금 투자 이행과 공공기관 2차 이전 등 시급한 현안도 적지 않다. 후보들은 이런 과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구체적인 정책과 비전으로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유권자들도 누가 더 나은 정책과 능력을 갖추고 있는가를 판단 기준으로 삼고 꼼꼼히 들여다봐야 할 것이다. 민주당 경선은 단순한 당내 선거가 아니다. 전북의 미래를 좌우할 지도자를 가려내는 중요한 과정이다. 경선 후보들은 지역발전 정책으로 당당히 경쟁해야 한다. 더 이상의 네거티브 전략은 지역과 당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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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6.03.12 19:53

[오목대] ‘후보 검증’과 ‘당원 주권’

더불어민주당의 당 운영이 대의원 중심에서 당원 중심으로 바뀌기 시작한 것은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를 맡았던 지난 2023년 12월이었다. 대의원의 1표가 당원 60표의 가치를 가졌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대의원 표 가중치를 권리당원의 20배 이내로 제한하는 당헌 개정을 단행했다. 당사자인 대의원들과 지역위원장(국회의원)들의 반발이 있었지만 정면돌파로 ‘대의원 1표 대 권리당원 20표’를 관철시켰다. 이재명 대표의 뒤를 이은 정청래 대표는 ‘완전한 표의 등가성’을 주창하고 나섰고, 지난 2월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가치를 1대 1로 맞추는 당헌 개정안이 통과됐다.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회 의원 등 당연직 대의원과 지역위원장 추천으로 선출된 대의원들 모두 일반 권리당원들과 똑같이 ‘1표를 가진 대의원’이 됐다. 모든 당원이 동등한 투표권을 행사하는 ‘당원 주권’이 실현된 셈이다. ‘1인 1표제’ 도입이후 처음 치러지는 6.3 지방선거는 당원 주권 실현이 대한민국 정치 발전에 어떻게 작용할 것인지 평가받는 첫 시험대다. 1인 1표제 도입이 정당 민주주의를 강화시켜 더 좋은 일꾼을 뽑는 계기가 될 것인지, 과거처럼 지역위원장의 하향식 정치와 조직력에 의해 선거 결과가 좌우되는 하나나마한 당원 주권이 될 것인지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터져나오고 있는 여러 논란이 ‘당원 주권’을 위협하고 있다. 후보 검증 결과에 대한 불만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고, 표를 가진 당원들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경쟁 후보 흠집내기 등 네거티브 선거전이 활개치고 있다. 경쟁 상대가 ‘정밀심사 대상’이나 ‘하위 20%’에 포함된 부적격 후보라는 등의 네거티브가 설치고, 소문에 휩싸인 당사자들이 SNS를 통해 해명에 나서는 촌극까지 벌어지고 있다. 부적격 통보를 받은 후보는 서로 다른 기준 적용을 주장하며 반발하고, 경쟁 후보의 적격 통과를 문제 삼으며 컷오프를 요구하는 항의도 나온다. 전북도당 공관위의 검증 결과를 중앙당이 뒤집어 검증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민주당 ‘당원 주권’의 성패는 ‘후보 검증’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원들의 바른 선택을 돕는 기준이 될 수도, 혼란을 주는 요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공천 심사 결과의 외부 유출을 통한 ‘여론 재판’과 경쟁 후보 솎아내기 등의 주장이 경선이 시작되기도 전에 터져나오는 것은 문제다. 중앙 및 지역정치의 힘에 의해 후보 검증이 영향받는 것도 우려스런 대목이다. ‘후보 검증’과 ‘당원 주권’은 서로 정확하게 맞물려 돌아가야 하는 톱니바퀴다. 문턱은 높이되, 경쟁의 공정성도 보장돼야 한다. 공관위를 향한 외부의 지시나 압력, 기득권과 특혜 요구 등의 차단은 당원 주권 확립의 선행조건이다. 지방선거 공천이 지역위원장의 권력 강화는 물론 차기 당 대표 선거와 맞물려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불식되지 않으면 정당 민주주의도, 당원 주권도 바로 설 수 없다. 강인석 디지털미디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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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인석
  • 2026.03.12 19:53

[청춘예찬] 예방은 왜 늘 나중이 되는가

우리 사회는 여전히 대형 사건이 터진 뒤에야 “미리 막을 수는 없었을까”라는 허망한 질문을 던지곤 한다. 그 말 속에는 아쉬움과 분노, 그리고 어딘가 모를 체념이 섞여 있다. 마치 예방은 원래 어려운 일이고, 사고는 어쩔 수 없이 벌어지는 것이라는 전제가 있는 듯하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 전북 지역은 더 이상 마약 청정 지역이 아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하수처리장 실태 분석 결과, 전북의 암페타민과 코카인 검출 농도는 전국 상위권을 기록했다. 위험은 이미 우리 일상 깊숙이 침투해 있다. 필자가 처음 마약 수사관이 되었을 때, 전주지방검찰청에는 마약수사과조차 없어 타 지역으로 발령을 받아야 했다. 그 사이 전북 마약 사범 검거 수는 2021년 144명에서 해마다 늘어 250명에 육박했으나, 일선 경찰서에는 전담반이 한 곳도 없었다. 신호는 계속해서 쌓이고 있었지만, 그 신호를 받아낼 체계는 존재하지 않았다. 가장 우려스러운 대목은 청년 세대의 위기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마약 중독 진료 환자는 2020년 557명에서 2024년 828명으로 49%가 늘었으며, 그중 20대는 같은 기간 139.1% 폭증했다. 특히 첫 마약류 사용 계기의 75.9%가 ‘주변인의 권유’이며, 사용자의 75%가 10~20대에 집중되어 있다. 이는 마약이 특정 계층의 일탈이 아니라, 일상적인 관계망을 타고 번지는 사회적 전염의 단계에 진입했음을 의마한다. “아직 젊으니까”, “시간이 해결해 줄 거야”라는 식의 안일한 대응은 신호를 무시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시스템 부재의 대가는 혹독하다. 개입이 늦어질수록 사후 비용은 커지고 선택지는 줄어든다. 과거 버닝썬 사태나 N번방 사건 역시 사전에 수많은 신호가 있었으나, 이를 무시한 결과 수천억 원의 형사사법 비용을 쏟아붓고도 재범을 막지 못하는 악순환을 초래했다. 그럼에도 예방은 늘 후순위로 밀린다. 전북의 마약 중독 재활 전문인력은 단 6명, 치료 보호 기관은 3곳에 불과하다. 연간 수천억 원에 달하는 마약 관련 형사사법 비용에 비해 예방과 재활 예산은 극히 미미하다. 사고가 터진 뒤 투입되는 수사비와 재판비, 교정 시설 운영비 등은 즉각 숫자로 남지만, 예방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기에 그 가치를 증명하기 어렵다. 그러나 예방이야말로 가장 영리한 경제적 투자다. 질문을 바꿔야 한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가’가 아니라 ‘우리는 언제 알아차릴 수 있었는가’로 말이다. 약학에서 복약지도가 부작용이 생기기 전 신호를 포착하는 예방의 언어인 것처럼, 마약 대응 역시 예방적 상담 체계를 최우선으로 갖추어야 한다. 중독자를 범죄자로 낙인찍어 감옥으로 보내는 방식은 오히려 교도소 내 마약 커뮤니티 형성을 돕는 부작용을 낳는다. 전북과 같은 지역 공동체일수록 신호는 더 빨리 포착될 수 있지만 동시에 ‘아직 문제가 아니다’라며 외면하기도 쉽다. 지역 중심의 전문 치료 및 재활 인프라를 확충하고, 시·군 단위 경찰서의 마약 전담 인력을 현실화하는 구조적 결단이 시급하다. 예방은 보이지 않는 성과를 만들지만, 그 보이지 않음이야말로 공동체가 거둘 수 있는 가장 값진 결실이다. 보이지 않는 가치에 투자하지 않는 사회에 안전한 내일은 없다. 사고는 예고 없이 오지 않는다. 다만 우리가 그 예고를 지나쳐 왔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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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3.12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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