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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단상] 오세훈의 가짜 르네상스

“세난 장사 말랬다”는 속담이 있다. 한창 잘 나가는 장사를 보고 ‘나도 한번 해보겠다’ 식으로 뒤늦게 뛰어들면 남는 것은 빚과 헛수고뿐이라는 뜻이다. 오세훈 시장이 밀어 붙이는 ‘한강 르네상스’가 꼭 그런 모습이다. 과거 MB식 대형 개발사업과 해외 도시의 강변 관광상품이 나름의 성과를 거둔 것을 보고, “서울도 따라하겠다”는 욕심에서 출발한 사업이다. 실제로 한강버스는 런던 템즈강의 리버버스를 본 오 시장이 그 자리에서 한강 적용을 검토하겠다고 언급한 것이 출발점이다. 문제는 르네상스라는 좋은 말로 포장만 했을 뿐, 시민 안전과 시 재정을 볼모로 사실상 실험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오 시장은 당초 한강버스를 수상대중교통이라고 우겼다. 버스·지하철과 같은 환승 할인, 적자 발생 시 시 재정 보전 등을 위해 대중교통 체계 안에 편입시켰다. 리스크는 시민이 지고 이익은 민간이 나눠갖는 기이한 구조다. 논란이 커지자 설명은 수시로 바뀌었다. “수상 대중교통”을 내세우다 어느 순간 “관광 상품”, “한강의 힐링 명소”로 말을 바꿨다. 안전 문제는 훨씬 더 심각하다. 한강버스는 운항 개시 후 6개월간 수십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11월 잠실 인근에서 승객 82명을 태운 선박이 좌초된 사고는 안전관리 체계가 근본적으로 엉망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이러한 위험은 이미 예견됐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필자는 한강버스가 낮은 수심으로 인해 안전사고가 우려된다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있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럼에도 당시 서울시는 선박의 흘수를 1.3미터 수준으로 축소 발표하며 “문제없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실제 시험성적서에는 최대 1.7미터로 기록돼 있었다. 저수심 구간이 많은 한강에서 이 수치는 치명적인 차이다. 실제 한강 주요 구간의 수심은 평균 2m 안팎에 불과하다. 선박과 바닥 사이에 여유가 거의 없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서울시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항로와 수심 데이터 인프라를 구축하지 않은 채 운항을 서둘렀다. 준비되지 않은 행정이 결국 반복된 사고로 이어졌고, 운항은 전면 중단됐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막지 못한 전형적인 행정 실패다. 이 밖에도 시범운항 민관합동 TF는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 위험, 준설의 필요성, 항로·수심 데이터의 부재를 수차례 경고했지만, 서울시는 이를 개선하지 못한 채 운항을 강행했다. 무턱대고 해외사례를 가져온 것도 가볍다. 템즈강 리버버스는 20여 년에 걸쳐 엄격한 안전 규제와 정기검사, 승무원 교육, 환승체계를 함께 정비해 왔다. 서울시는 이러한 준비 과정과 제도적 기반은 건너뛴 채, 배와 야경, 홍보 영상만 따라 했다. 르네상스라는 말은 원래 인간과 공동체를 중심에 두고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가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나 오세훈식 ‘한강 르네상스’에는 정작 시민이 보이지 않는다. 사진이 잘 나오는 장면, 홍보에 쓰기 좋은 구호는 넘치지만, 시민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인지, 시 재정에 과도한 부담을 주지 않는 구조인지에 대한 설명은 찾아보기 어렵다. “서울의 브랜드를 높이겠다”는 구호는 반복되지만, 시민의 삶의 질과 편의성을 높이지 않는다. 여당의 한강버스 비판을 두고 오세훈 시장은 정쟁이라 치부한다. 그러나 정작 본인이 내년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치적을 위해 무리하게 추진한 사업이 아니었는지 돌아봐야 한다. 시민의 안전보다 정치적 성과를 우선시한 결정이야말로, 오히려 더 정치적인 행위가 아닌가. 실험을 멈추고 시민의 안전과 삶을 중심에 두고 사업을 재고하는 것이 진정한 ‘르네상스’의 출발점일 것이다. 신영대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군산김제부안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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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2.03 18:42

[타향에서] 거주지 국외 이전과 조세 전략

대재산가 등 거주자의 해외 이민 또는 해외법인 설립 사례가 늘고 있다. 삶의 질, 자산관리 또는 글로벌 비즈니스 확대를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조세부담을 줄이기 위한 전략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싱가포르·말레이지아 등 상속세가 없는 국가로 이민을 떠나고, 홍콩·BVI 등 저세율 국가에 법인을 설립해 사업 거점을 해외에 둔 것처럼 꾸미거나 명의신탁을 활용하는 사례도 있다. 문제는 이들의 사업 의사결정이나 생활 중심지가 실질적으로 한국이라면 무거운 세금과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사모펀드 A사는 홍콩에 지주회사를 두고 국내 주식에 투자하여 큰 차익을 거두었지만, 국세청은 투자 의사결정 및 자산관리 활동이 실제 한국에 거주하는 경영진에 의해 수행되었다는 이유로 실질적 관리장소를 국내로 판단해 법인세를 추징했다. 또한, 대재산가 B씨는 싱가포르로 이민을 갔지만, 실제 B씨와 가족들은 연중 상당한 기간을 한국에 머물며 사업체의 주요 의사결정을 직접 챙기고 있다. 이 경우 향후 한국 거주자로 판정되어 무거운 세부담을 지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법률상 국적이나 주소 이전만으로 거주지 변경이 인정되는 시대는 지났다. 세법은 “형식이 아니라 실질”을 본다. 외국에 등록된 법인이라도 실질적 관리장소가 한국에 있으면 내국법인으로 간주되고, 이민을 갔더라도 생활근거, 가족, 자산, 사업 의사결정이 국내에 존속한다면 한국 거주자로 보게 된다. 거주지 국외 이전을 통한 절세전략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첫째, 형식적 해외 이주는 당장은 세부담이 가볍지만, 추후 세무조사에서 소득세·법인세·상속세가 한꺼번에 부과될 위험이 크다. 이제는 조세회피처 국가에 설립된 법인, 신탁 및 금융계좌 정보까지도 과세당국 간 정보교환의 대상이 된다. 둘째, 법인과 개인 모두 국제조세 기준이 강화되었다. 우리나라 등 대다수 국가는 실질 기준에 따라 과세권을 배분하는 OECD 권고안을 이미 국내법에 반영했다. 단순히 해외에 주소를 두거나 페이퍼컴퍼니를 세우는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한 절세수단이 아니다. 셋째, 형식적 해외 이전은 내부 지배구조나 자금흐름의 투명성을 떨어뜨려 회사 가치에도 부정적이다. 해외법인이 국내에서 사실상 운영되는 구조는 회계투명성, 이전가격 리스크 등 여러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준비하고 대응해야 할까? 첫째, 해외 이주나 해외법인 설립이 필요하다면, 생활·경영의 중심을 해외로 실질적으로 이전해야 한다. 체류기간, 가족거주, 사업 의사결정구조의 재편이 모두 함께 움직여야 한다. 둘째, 기업의 경우 해외법인에 독립적 의사결정구조, 직원과 사무실, 회의·계약체결 등 실질 활동이 존재해야 내국법인 간주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셋째, 개인·기업 모두 국제조세, 상속세, 이전가격 규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사전 세무진단 서비스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민, 지배구조 변경, 해외 자산이전은 전체 구조 속에서 설계되어야 한다. 거주지의 국외 이전은 선택이다. 그러나 세법은 그 선택의 실질을 평가한다. 형식만 해외로 옯겨 놓는 조세회피 시도는 결국 더 큰 세금과 위험으로 돌아온다. 해외 이전이 필요하다면, 그만큼 정직하고 투명한 구조 설계가 필요하다. 법과 현실 모두에서 정당한 글로벌 세무전략을 세워야 할 때다. 김명준(법무법인 태평양 고문, 前 서울지방국세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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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2.03 18:42

[기고] 위대한 도시로 가기 위한 선택

“3, 2, 1, 발사!” 누리호가 우주로 떠났다. 1차 발사 때는 위성 덮개 한쪽이 열리지 않아 목표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2차 발사 때는 이륙 후 2분 만에 기체가 폭발했다. 뼈아픈 실패였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자국 영토에서 위성을 쏘아 궤도에 올린 세계 11번째 나라가 됐다. 역사는 언제나 실패 위에 쌓인다. 그리고 불가능에 대한 도전이 역사를 끌어간다. 그런데, 여건이 안 된다는 이유로 도전을 미루는 경우를 종종 본다. “이건 이래서 안 되고, 저건 저래서 안 된다”고 딴지를 거는 경우도 많다. 대표적인 사례가 “숙소도 부족한데 무슨 올림픽 유치냐?”는 얘기다. 당연히 현재 상태로는 숙소가 부족하다. 숙소가 없으니 올림픽 유치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유치를 계기로 숙소 인프라를 확충하는 것이 정답이다. 다시 경주로 가보자. 경주는 대표적인 관광도시지만 APEC 인력 수용에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아이디어를 낸 것이 크루즈선이다. 영일만항에 크루즈 2척을 정박시켜 약 1,100명의 기업인 숙박시설로 사용했다. 파리올림픽 서핑 경기는 파리에서 약 1만 5000㎞ 떨어진 타히티에서 열렸다. 선수 숙소는 ‘아라누이 5호’라는 크루즈였다. 100개가 넘는 객실에 약 230명을 수용했다. 2016 리우 올림픽 때도 크루즈를 활용했고 카타르 월드컵 때는 3척의 크루즈로 1만실을 확보했다. 우리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약점을 강점으로 삼고, 맨바닥에서도 대안을 찾는 열정이 있어야 한다. 과거 전북은 곧잘 그런 일을 해냈다. 전북 최초로 전국체전이 열렸던 1963년으로 돌아가 보자. 당시에는 체전을 치를 만한 운동장이 없었다. 흙먼지 날리는 기린공설운동장이 전부였다. 체전위원회는 새 종합운동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그러자 도민들이 나섰다. 인분 푸는 사람부터 구두닦이까지 성금을 냈고 도민들은 환갑 잔치를 포기하고 성금에 보탰다. 그렇게 3천만 원이라는 거금을 모아 종합경기장을 지었다. 숙소도 문제였다. 호텔은커녕 변변한 여관 하나 없던 시절이었다. 또 도민들이 나섰다. 가정집 민박을 추진한 것이다. 덕분에 ‘인정체전’,‘민박체전’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가정집마다 차려낸 전주식 백반에 모두가 감동했음은 물론이다. 이 대회로 전북 최초 4차선 대로(지금의 팔달로)가 뚫렸고 도민들 마음에는 “할 수 있다!”는 자부심이 자리 잡았다. 1963년 전국체전 자리에 2036년 올림픽을 대입시켜 본다. 60년이 지난 지금, 기술의 발전은 얼마나 눈부신가. 인간의 힘으로 해내지 못할 것이 없고, 인간의 마음보다 위대한 것은 없다. “갑오개혁 이후 전북이 서울을 이긴 유일한 사례”로 일컬어지는 하계올림픽 신청도시 유치! 이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49대 11이라는 압도적 차이를 확인하기 전까진 누구도 전북의 승리를 예상치 못했다. 그런데도 우리는 교훈을 얻지 못한 것 같다. 경기장이 없다고, 숙소가 부족하다고, 카타르보다 돈이 없다고, 인도보다 신청서 제출이 늦다고, 모든 것이 안 된다는 말만 하고 있다. 언제까지 안되는 쪽만 붙잡고 있을 것인가. 올림픽 경쟁은 대한민국이 세계와 하는 것이지, 전주와 서울이 하는 것이 아니다. 이 경쟁을 외면하면 우리는 미래로 가지 못한다. 줄어드는 인구와 취약한 인프라에 허덕이는 변방의 도시로 남을 것인가, 올림픽을 치러낸 위대한 도시로 역사에 기록될 것인가. 그것은 지금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김연근 전북특별자치도 감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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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2.03 18:41

국립군산대, 제10대 총장임용후보자 김강주 교수 선출

국립군산대학교 차기 총장 1순위 임용후보자로 김강주(60·환경공학과) 교수가 선출됐다. 국립군산대는 3일 온라인 투표 방식으로 제10대 신임 총장 선거를 진행했다. 이날 총 5명의 후보자가 출마한 가운데 김강주 교수가 결선투표 끝에 선출됐다. 1차 투표는 선거인수 6657명(교원 341명‧직원 200명‧조교 75명‧학생 6031명) 중 1957명이 투표했다. 기권자는 4690명이다. 1차 투표에선 김강주 교수와 나인호 교수가 각각 환산득표수 26.88%(24.07표)와 23.54%(21.08표)로 1위와 2위를 차지해 결선투표에 나섰다. 2차 결선투표에서는 김강주 교수가 유효투표수 92.39표 중 56.21표(60.84%)를 얻어 36.18표(39.16%)에 그친 나인호 교수를 제치고 최종 임용 후보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에 따라 국립 군산대는 대학연구윤리 검증을 거쳐 교육부에 김강주 교수를 1순위, 나인호 교수를 2순위 후보자로 추천할 예정이다. 이후 교육부는 추천된 후보자에 대해 교육공무원 인사위원회 심의를 통해 제청하게 되고, 이를 토대로 대통령이 총장을 최종 임명하게 된다. 국립군산대 제10대 총장 임기는 오는 2026년 3월 18일부터 4년간이다. 한편 김강주 교수는 임실 출신으로 전주 신흥고와 서울대 지질과를 졸업했으며 기획부처장, 공학교육혁신센터장을 지냈다. 대외활동으로 환경부 중앙환경정책위원회 위원, (사)한국지하수토양환경학회 부회장 등을 역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산=이환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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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2.03 18:13

바닥 신호등 고장 ‘급증’⋯보증 기간 만료에 보수 부담 커

최근 바닥 신호등 고장이 급증하면서 관리·점검 체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일 오전 전주시 덕진구의 한 횡단보도 인근 보행로에는 바닥 신호등이 설치되어 있었다. 그러나 해당 바닥 신호등의 일부 조명은 아예 꺼져있는 상태로 방치된 상태였다. 해당 보행로를 자주 이용한다는 김모(20대) 씨는 “신호가 잘못 나오거나 아예 꺼져있는 상태의 바닥 신호등이 자주 보인다”며 “이 바닥 신호등의 경우 신호는 구분할 수는 있는 상태지만, 아예 실제 신호등 신호와 정반대의 색이 나오는 경우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바닥 신호등은 스마트폰 등으로 인해 시선이 아래로 쏠린 보행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바닥에 설치된 신호등이다. 지난 2019년 경찰청이 표준지침을 확정하며 정식 교통안전 시설물로 지정됐다. 그러나 바닥에 설치되는 신호등의 특성상 압력과 습도로 인한 고장이 잦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주시에 따르면 지난 2022년 2건, 2023년 5건이었던 바닥 신호등 고장 건수는 지난해 52건으로 급증했고, 올해는 11월까지 53건의 고장이 발생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듯 고장 사례가 잇따르자 바닥 신호등 표준 규격을 정하고 있는 경찰청은 대책 마련에 나섰다. 경찰청은 바닥 신호등 고장을 줄이기 위한 기능적 보완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러한 작업의 일환으로 지난 8월 22일 바닥 신호등 표준 규격을 개정해 배포하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신호가 잘못 나오는 경우 등 대표적인 고장 사례를 방지하기 위한 개선 사항을 이번 표준 규격에 반영했다”며 “습기와 빗물에 취약한 바닥 신호등의 특성을 고려해 부분 방수 등 개선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표준 규격 개정 이전에 설치됐던 바닥 신호등은 여전히 고장에 취약한 상황이었다. 심지어 설치 후 업체 수리 보증 기간인 3년이 지나면서 지자체가 직접 예산을 투입해 정비해야 하는 바닥 신호등도 늘어나고 있었다. 전주 지역에 설치된 바닥 신호등 88개소 중 20개소의 보증 기간이 연말 만료되며, 내년에는 38개소의 보증 기간이 종료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아직 보증 기간이 만료된 바닥 신호등의 개수가 비교적 적어 단가 계약을 통해 정비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보증이 종료된 신호등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관련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전주시는 보증 기간 전 최대한 바닥 신호등 수리를 완료하고 차후 정식 예산 편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전주시 관계자는 “분기별로 바닥 신호등 전체 점검을 통해 꾸준히 유지 보수를 진행하고 있고, 고장이 발생한 바닥 신호등은 바로 조치하고 있다”며 “보증 기간이 만료되기 전 최대한 수리를 요청하고 있으며 향후 보증 기간이 만료된 바닥 신호등이 더욱 많아진다면 정식으로 정비 관련 예산 신청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문경 기자

  • 사회일반
  • 김문경
  • 2025.12.03 17:45

완주군의회 “국가인권위원회 전북인권사무소 설치해야”

완주군의회는 3일 열린 제297회 제2차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이주갑 의원이 대표발의한 ‘국가인권위원회 전북인권사무소 설치 촉구 건의안’을 채택했다. 이주갑 의원은 제안설명에서 “전북은 최근 5년간 연평균 143건의 인권상담이 접수될 정도로 높은 인권민원 수요를 보이고 있음에도, 인권사무소가 부재해 제때 상담과 권리구제를 받기 어려운 역차별 상황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또 현재 전북을 관할하는 광주인권사무소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상담을 처리하고 있어 업무 과부하가 심각하며, 이는 전북도민의 권리구제 지연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이 의원은 특히 장애인, 아동·청소년, 이주여성, 외국인 노동자 등 이동이 쉽지 않은 사회적 약자의 경우 인권침해를 당해도 광주까지 이동하기 어려워 상담조차 받기 힘든 현실을 강조했다. 또 영남권에는 부산·대구 두 곳의 인권사무소가 운영되고 있는 반면, 호남권은 광주 한 곳뿐인 상황에서 전북 인권사무소 설치는 지역을 넘어 국가 차원의 인권 불균형 해소라는 시대적 과제로 규정했다. 건의안에는 △전북인권사무소 설치의 조속한 추진 △지역 간 인권격차 해소를 위한 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 △사회적 약자를 포함한 도민의 상담 접근성 보장을 위한 체계 마련 등을 담았다. 완주군의회는 이번 건의안을 대통령, 국회의장, 국무총리, 국회운영위원회, 행정안전부, 기획재정부, 전북특별자치도 및 전북도의회 등 관계기관에 송부할 예정이다. 완주=김원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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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원용
  • 2025.12.03 17:42

[전북체육 종목단체 탐방] (16) 전북자치도승마협회

인류가 말을 길들이며 시작된 승마의 역사는 곧 문명의 확장과 교류의 역사였다. 말은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농경과 사냥의 동반자였으며, 사회적 지위와 문화적 상징의 핵심 요소였다. 승마는 이러한 변천 속에서 단순한 생활 기술을 넘어 스포츠, 예술, 산업으로 발전하며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약 5000 년 전 카자흐스탄과 몽골 일대를 중심으로 한 유라시아 초원에서 말이 최초로 길들여지기 시작했다. 집단 이동과 가축 방목을 중심으로 살아가던 유목민들은 말을 통해 이동 능력을 극적으로 확장했고, 이는 생존 방식의 혁신을 가져왔다. 유목 사회에서 승마는 단지 기술이 아닌 문화 그 자체였다. 승마의 발전은 곧 국가의 확장이기도 했다. 기원전 2000년대 이후 말과 전차는 고대 중동과 이집트에서 전쟁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이후 이시리아와 페르시아 제국은 기병 부대를 전략적으로 운용해 군사력을 극대화했다. 특히 승마는 유라시아 전역의 역사적 혁명에 큰 영향을 미쳤다. 스키타이 기마민족은 말 위에서 자유롭게 활을 쏘는 전술을 발전시켜 전 세계 문명에 충격을 줬고, 이후 흉노, 돌궐, 몽골 제국 등의 기마민족은 광대한 영토를 단시간에 장악할 수 있었다. 칭기스칸의 몽골군은 고도로 훈련된 말과 기마술을 기반으로 ‘세계 최강의 기병’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승마가 스포츠로 공식적인 모습을 갖추기 시작한 문명은 고대 그리스다. 기원전 680년 올림피아 제전에서 전차 경기와 경마가 정식 경기로 채택되었고, 이는 승마가 경쟁 스포츠로 발전하는 출발점이 되었다. 승마 경기의 속도, 기술, 관중 문화는 이후 로마 제국에 계승되며 더욱 대중화되었다. 로마의 원형 경기장에서 벌어진 전차 경주는 당시 가장 인기 있는 오락이었고, 유명한 마부는 현대 스포츠 스타 못지않은 명성을 얻었다. 중세 승마는 ‘기사도 문화’의 중심에 있었다. 기사는 말 훈련을 통해 무예뿐 아니라 신분적 위계를 형성했으며, 마상창시와 같은 경기 문화는 전투 기술을 예술적 퍼포먼스로 승화시켜 현대의 ‘마장마술’의 원형이 됐다. 18~19세기 승마는 스포츠로 본격 전환되는 시기였다. 영국은 승마 규정을 체계화하고 경마와 기승술을 표준화해 현대 승마 스포츠의 기반을 마련했다. 1760년부터 영국 경마 규칙이 통일되었고, 이는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었다. 근대 승마의 발전에는 군대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유럽 각국의 기병학교는 마장마술, 장애물, 종합마술의 기술을 학문화하고 훈련 체계를 정립했다. 승마는 1900년 제2회 파리올림픽에서 처음 등장했고, 1912년 제5회 스톡홀름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당시에는 군인만 출전이 가능했지만, 1952년 제15회 헬싱키올림픽부터 민간인도 참여할 수 있게 되면서 본격적인 국제 스포츠로 확장됐다. 대한민국 승마의 역사 또한 세계 승마의 역사와 맥을 같이 하고 있다. 한국 승마의 원형은 기원전 삼한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유물, 벽화, 무던 마구류 발굴 등 고고학 자료는 한반도에서 이미 기원전부터 말 사용이 확산됐음을 증명하고 있다. 조선시대에는 전국에 100여 개의 목장을 운영하며 국가 군사 전략과 조련기술, 기마술 등 군사 훈련의 필수 항목이었다. 개항 이후 서구식 경마와 승마 기술이 한국에 들어오면서 본격적인 변화가 시작되었다. 1898년 한성 경마구락부가 설립되며 근대적 경마가 시작됐고, 일제강점기에는 조선마사회가 조직되어 마주와 기수 제도 등 서구식 제도가 도입됐다. 한국 승마가 본격적 시스템을 갖춘 시기는 1970년대였다. 대한승마협회가 국제승마연맹(FEI) 가입을 추진하며 국제 규정이 도입되었고, 전국승마대회와 학생승마대회가 정례화되며 선수층이 확대되기 시작했다. 1980년대 들어 승마장은 서울과 대전, 부산, 전북, 경북 등 전국 곳곳으로 확산 되었으며, 대학 승마 인구와 실업팀 선수도 크게 증가했다. 1986년 제10회 서울 아시안게임과 1988년 제24회 서울 올림픽은 한국 승마가 국제 기준을 학습하고 대규모 경기장을 구축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이 시기 한국 승마의 1세대 간판 스타인 서정균이 있었다. 서정균은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부터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까지 4차례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금메달만 6개를 안겼다.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는 마장마술 개인전에서 10위에 오르며 우리나라 승마 개인전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이후 한국 승마는 아시아 경기대회에서 꾸준히 강세를 보여왔다. 특히 마장마술 부문에서 한국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김균섭이 마장마술 팀 금메달을 획득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송상욱이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우승하며 2관왕에 올랐다. 황영식도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마장마술 개인전 금메달을 획득했다. 전북자치도승마협회는 2016년 통합 출범했다. 2022년부터 회장을 맡고 있는 박영재 회장과 부회장, 이사 등 25명의 임원이 전북자치도 승마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박영재 회장은 승마 발전은 물론 전북체육 발전에도 앞장서며 2036 하계 올림픽 유치를 위해 몽골 등 해외 체육회 관계자들과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육성 팀으로는 한국마사고등학교 등 2팀 30명의 선수와 전주기전대학 등 2팀 50명의 선수가 활동하고 있다. 동호회 클럽도 호남승마클럽 등 34개 클럽이 왕성히 활동하고 있다. 전북자치도승마협회는 대회 개최 및 유치도 활발히 하고 있다. 2022년부터 새만금 전국지구력승마대회, 전북자치도지사배 전국승마대회, 장수 사과랑 한우랑 전국지구력승마대회를 개최하고 있고, 2023년부터는 완주군수배 승마대회를 신설했다. 2024년에는 국제대회로 제1회 한일국제교류전 승마대회를 개최하며 전북 승마의 위상을 되살리고 있다. 전북자치도승마협회 박영재 회장은 “전북 승마는 대한민국 승마의 주축으로 다수의 국가대표 선수들을 배출하며 승마계의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며 “우수 선수 영입 등으로 전북 승마가 새롭게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며 2036 하계 올림픽이 전북에서 꼭 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북 승마는 지금 새로운 변곡점에 서 있다. 경기력 향상뿐 아니라 말산업, 관광, 재활, 교육을 결합한 종합 승마 산업의 중심지로 거듭날 가능성이 크다. 스마트 마필 관리 기술, 재활 승마 전문센터, 국제대회 유치 등 미래 성장 동력이 명확하다. 전북 승마의 역사는 단순히 말과 함께한 지역의 기록이 아니다. 전북이 가진 지리적, 문화적 자산 위에 구축된 산업과 스포츠, 그리고 미래를 향한 비전이 응집된 길이다. 말과 사람, 지역이 함께 만들어온 전북 승마의 역사는 앞으로도 한국 말산업의 핵심축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오세림 기자

  • 스포츠일반
  • 오세림
  • 2025.12.03 17:40

행촌수필문학상 시상식·제46호 출판기념회 성황

행촌수필문학회가 주최한 ‘제18회 행촌수필문학상 시상식 및 행촌수필 제46호 출판기념회’가 3일 성황리에 개최됐다. 행사에는 행촌문학회 회원 50여 명과 내빈이 참석해 문학회의 한 해 성과를 함께했다. 행촌수필문학회는 전북 수필 문학의 산실로 자리매김해온 단체로, 이번 행사는 회원들의 창작 성과를 확인하고 창작 의욕을 북돋기 위해 마련됐다. 올해 제18회 행촌수필문학상은 고재흠·이형숙 수필가에게 돌아갔다. 김영 심사위원장은 고재흠 수필가의 ‘가을이 나를 부른다’에 대해 “가을의 정취를 통해 삶의 깊이를 성찰하며, 단풍처럼 아름다운 생의 태도를 다짐하는 내면적 고백이 돋보인다”고 평했다. 이어 이형숙 수필가의 ‘노을의 언어’에 대해서는 “‘세방낙조’를 소재로 삶과 세계가 조응하는 방식을 절제된 문장으로 풀어내며 문학이 지향해야 할 가치에 답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두 수상자는 “역사와 전통이 깊은 행촌수필문학상을 받게 되어 영광”이라며 “앞으로도 독자에게 울림을 주는 진정성 있는 글을 쓰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행촌수필문학회는 고 김학 교수의 지도를 받은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반을 중심으로 창립된 단체로, 2002년 8월 창간호 발행 이후 22년간 꾸준히 활동하며 이번에 제46호 동인지를 펴냈다. 특히 올해 문학회는 더욱 두드러진 성과를 냈다. 소속 회원 중 최화경 수필가가 전북문학상을 수상한 데 이어, 8명의 회원이 외부의 권위 있는 문학상을 연이어 받아 창작 역량을 입증했다. 이는 회원들의 끊임없는 정진과 문학회 공동체의 힘이 만들어낸 성과로 평가된다. 박일천 회장은 “제46호 발간과 행촌수필문학상 시상을 계기로, 문학의 도반으로 서로를 격려하며 ‘행촌’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황금빛 길을 함께 걸어가자”고 말했다. 전현아 기자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5.12.03 17:34

방서현 장편소설 ‘내가 버린 도시, 서울’

첫 장편소설 <좀비시대>를 통해 동시대의 윤리와 사회문제를 치열하게 담아내 문단의 주목을 받은 방서현 작가가 두 번째 장편소설 <내가 버린 도시, 서울>(문이당)을 출간했다. 자본주의 중심에 있는 서울을 배경으로 하는 이번 소설은 초등학생인 ‘나’를 통해 자본에 찌든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서울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골목에 있는 다가구주택에 살았던 작가의 경험이 녹아 있다. 책상 하나를 놓고 겨우 한 사람 누울 수 있는 두 평 남짓한 공간에서의 기억이 소설의 단초가 됐다. 사는 곳에 따라 ‘똥수저-흙수저-은수저-금수저’로 나뉘는 학교 아이들을 중심으로 뻗어가는 이야기 구조다. 초등학교는 서로 다른 아이들이 함께 살아가는 법 대신, ‘수저’를 기준으로 서열을 세우는 공간이 돼버렸다. 아이들은 서로 사는 동네를 바탕으로 계급을 나누고 그 속에서도 힘과 외모, 부모의 능력을 기준으로 세세하게 서열을 짓는다. 학교에서 도덕성과 인성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서열과 계급을 통한 줄세우기를 습득하게 되는 것이다. 소설은 암담한 상황에 대한 돌파구를 마련하지 않는다. 자연스레 수저계급론을 내면화하고, 불평등에 대한 문제의식을 체념과 안주로 갈음하도록 몰아가는 도시의 부당함을 무력하게 응시할 뿐이다. 균열을 목도하고도 ‘나만 아니면 된다’는 식으로 회피하게끔 하는 자본 논리와 디스토피아적 현실을 보여주는 소설은 우리는 무엇을 지키고 포기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질문한다. 방서현 소설가는 “오래 전 서울에서의 삶을 생각해 본다. 서울에 살며 난 한때 도시의 삶을 당연하게 여기고 눈뜬 봉사가 되어버렸다”며 “자본주의 세계에 살면서 나도 점점 이상해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을 때 난 다른 세상을, 또 다른 세계를 홀로 꿈꾸기 시작했다”라고 작가의 말에서 밝혔다. 논산에서 터를 잡고 살고 있는 작가는 2022년 첫 장편소설 <좀비시대>를 출간하며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첫 장편소설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문학나눔도서에 선정됐다. 박은 기자

  • 문학·출판
  • 박은
  • 2025.12.03 17:34

왜 성수동은 사랑받는가⋯정원오의 답,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 등극

대한민국에서 가장 역동적인 도시 변화를 보여주는 지역으로 꼽히는 성수동의 성장 과정을 행정가의 시선에서 풀어낸 책 <성수동>(메디치미디어)이 출간 직후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집필한 이 책은 창의적 생산도시로 자리매김한 성수동의 정책적 기반과 행정 실험을 기록한 것으로, 출간되자마자 교보문고 정치‧사회 분야 베스트셀러 2위에 올랐다. 정원오 구청장은 최근 다수의 유튜브 채널이 ‘가장 만나고 싶은 정치인’으로 꼽을 만큼 대중적 화제성을 얻고 있다. 2014년 민선 6기를 시작으로 7·8대까지 3연임하며 성동구의 도시 경쟁력을 끌어올렸고, 활발한 SNS 소통으로 ‘성동구 아이돌’이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친근한 행정 이미지를 구축해왔다. 특히 “다른 구에서도 정원오 구청장을 돌려쓰자”는 시민 캠페인이 등장했을 정도로 높은 호응을 받았다. <성수동>은 이러한 관심의 배경이 된 정 구청장의 행정 철학을 압축해 보여주는 책이다. 경청과 조율, 원칙 있는 추진력 등 그의 도시 운영 방식이 성수동의 변화 과정과 함께 담겨 있어, 도시 행정의 현장을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기록으로 평가받는다. 전현아 기자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5.12.03 17:33

삶의 세목을 두루 담다, 김회권 시집 ‘사람의 풍경'

김회권 신간 <사람의 풍경>(문학의전당)은 삶의 세목을 두루 담고 있는 시집이다. 세상사 고달픔 속에서도 시인은 성실하고 섬세한 태도로 삶의 순간을 기록한다. 올해로 시력 23년에 이르는 김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삶에 대한 내면의 태도를 시적으로 형상화했다. “사람의 얼굴에도 풍경이 있다/ 창밖의 들녘 같고,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 오늘도 사내는 거리 한구석에 앉아/ 지나가다 들르는 사람들에게/ 사람의 풍경을 그려준다// 햇살처럼 반짝였던 지난 아름다운 세월이며/ 꿈처럼 흘러가버린 옛이야기/ 그 안에 숲속의 작은 새처럼 숨겨진/ 잔주름이며 옅은 웃음기/ 아무에게도 말 못할 삶의 내력까지//(…중략…)// 수없이 연필 선이 오르내려 담아낸/ 한 폭의 풍경,/ 사람 냄새가 물씬 풍겨온다”(‘사람의 풍경’ 부분) 세심한 감수성을 동원해 오래 간직하고 싶은 이의 모습을 살피는 시인의 눈길은 넓고 깊다. 특히 존재의 다양한 내적 원리와 풍경들의 가치를 환기하며 서정의 아름다움을 풍성하게 채워 나간다. 이 덕분에 인간의 가장 보편 정서인 서정의 미덕이 담긴 55편의 시를 볼 수 있다. 이번 시집에서 두드러지는 특징은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리듬 현상이다. 명징하고 절제된 언어에 실린 간명한 묘사와 선명한 이미지가 어우러진 시편들은 운율의 역동성을 극대화한다. 시인은 소리의 반복, 동일한 형태소, 이미지와 어절, 시행 구성의 시각적 효과까지 다양한 어학적 구성요소를 시 곳곳에 배치했다. 운문과 산문의 이분법적 경계를 무너뜨려 시의 정체성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오늘날, 시인은 심장박동 같은 리듬의 형식을 차용해 시를 한층 시답게 하는 데 집중했다. 유인실 문학평론가는 해설을 통해 “김회권 시인은 자신의 생과 이 세계 전부를 언어 구조물로 담아내려 한다”며 “그의 시는 서정적 주체들이 부조리한 현실적 상황에 좌절하지 않고 오히려 자기 인식을 통해 개인적 차원을 뛰어넘고자 한다”라고 분석했다. 전주에서 태어난 시인은 2002년 <문학춘추>로 등단했다. 시집 <숲길을 걷는 자는 알지> <동곡파출소> <우아한 도둑> <뜨거운 건 왜 눈물이 날까> 등을 출간했다. 오산신인문학상, 광명신인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시작’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박은 기자

  • 문학·출판
  • 박은
  • 2025.12.03 17:32

김윤덕·정동영, 양 장관 관련 예산 확보 성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더불어민주당 전주갑 국회의원)과 정동영 통일부 장관(민주당 전주병 국회의원)과 관련한 내년도 국가예산이 상당부분 반영됐다. 3일 국회와 전북특별자치도, 전북정치권이 제시한 예산 시트를 분석하면 김 장관이 개입된 국가 예산 사업은 그가 상임위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문화·체육·관광 분야와 국토부가 담당하는 시설·교통 예산 등이 주를 이뤘다. 또 자신의 지역구인 전주지역 예산도 다수 포함시키면서 김 장관과 연관된 예산은 총 30여 건으로 파악됐다. 정 장관의 경우 AI 등 과학기술 관련 사업과 전주역사 개선 등 과거부터 집중해왔던 사업들의 증액에 주력했다. 이날 김 의원실에 따르면 김 장관은 전주독립영화의 집 완공에 필요한 막판 최대 예산 132억원과 ‘국립모두예술콤플렉스’ 기본계획 구상 및 타당성조사 용역비 2억 5000만 원을 정부안에 집어넣었다. 국립후백제역사문화센터의 경우 기재부의 반대에 부딪혀 한차례 난항을 겪었으나 김 장관이 끈질긴 설득으로 기본설계비 5억 원을 마련했다. 또 △어린이무형유산전당 건립(21억 원) △호남권 전주스포츠가치센터(2억 원), △AI 기반 VFX 후반 제작시설 구축(10억 원) 등 22개 사업에서 총 643여 억 원의 전북 예산을 확보했다. 국토부 장관으로서 예산 배정에 기여한 사업으로는 △새만금 지역 간 연결도로 건설(1630억 원) △새만금항 인입철도 건설 사업(150억 원) △새만금국제공항건설(1200억 원)△전주 기린대로 BRT구축사업(72억 8000만 원) △전주부성 복원 정비사업 실시설계비(3억 원)등이 포함됐다. 이밖에 기재부와 보건복지부가 반대하던 전북권역 재활병원 건립 공사비 98억 원 확보에도 김 장관의 역할이 있었다. 정동영 의원실은 △피지컬AI 기반 연구개발 생태계 조성 2년차 사업 766억원 증액 (5년 총 1조원) △AI 신뢰성검증 허브센터 구축 10억원 (5년 총 480억원) △전주역 시설개선 사업 80억원 증액 (총 900억원) △국립 전주전문과학관 신설을 위한 타당성용역 5억원 증액 △전주 솔로몬 로파크 신축 2억6000 만 원 증액 등을 주요 성과로 꼽았다. 정 장관이 확보하거나 구축한 예산은 AI등 국가전략산업과 자신의 지역구인 전주를 연계해 경제 도약의 기반을 만드는 데 중점을 뒀다. 이들은 장관직을 수행하면서도 전북 국회의원으로서 본연의 역할과 임무를 소홀히 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김 장관은 “전북 국회의원으로서 지역에서 꼭 챙겨야 하는 예산은 챙기려 노력했다”며 “시작조차 할 수 없었던 사업들의 물꼬를 트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전주병 국회의원 정동영으로서도 최선을 다했다”며“올해 확보된 피지컬 AI를 포함한 예산은 전주가 국가적 기술혁신의 거점으로 도약하는 출발점, AI시대의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김윤정 기자

  • 정치일반
  • 김윤정
  • 2025.12.03 17:31

“지역 내 소외당하는 취약계층 생기지 않길”

전북일보사와 ㈔따뜻한 한반도 사랑의 연탄 나눔 운동 전주지부(이사장 최인규, 전북노동복지센터 이사장)가 공동 주최하는 ‘사랑의 연탄 나누기 운동’이 시작됐다. 올해로 18년째를 맞은 ‘사랑의 연탄 나누기 운동’에 지역 내에서 온정의 손길이 전해지고 있다. 현대모비스 전북대리점 협의회(회장 정원식)는 4일 3일 사랑의 연탄 나누기 운동에 연탄 3600장(300만 원 상당)을 전달했다. 이날 전북일보 회장실에서 열린 전달식에는 전북일보 윤석정 사장‧백성일 부사장과 한반도 사랑의 연탄 나눔 운동 전주지부 최인규 이사장, 현대모비스 대리점 협의회 정원식 회장과 채수영 전북사업소장, 안익섭 운영팀장, 박현군‧강승부 전임 회장 등이 참석했다. 정원식 회장은 “해마다 따뜻한 나눔을 실천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면서 “지역 내에서 소외당하는 취약계층이 생기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석정 사장도 “따뜻한 마음을 상징하는 연탄을 취약계층 이웃과 나눌 수 있게 매년 뜻을 모아주시는 현대모비스 전북대리점 협의회에 감사드린다”며 “전달된 연탄을 잘 전달해 어려운 이웃들이 따뜻하게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전북일보사와 ㈔따뜻한 한반도 사랑의 연탄 나눔 운동 전주지부는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한 연탄 나눔 캠페인을 매년 펼치고 있으며, 연탄배달 봉사는 내년 3월까지 계속된다. 강정원 기자

  • 사람들
  • 강정원
  • 2025.12.03 17:16

전주시민들 “이마트 에코시티점 정상화 나서라”

최근 건물주의 전기요금 체납 등으로 영업이 중단된 전주 이마트 에코시티점의 정상화를 촉구하는 지역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박혜숙 전주시의원과 전주 에코시티 아파트 입주자대표연합회 등 주민 30여 명은 3일 서울 세종로 이마트 본점에서 이마트 에코시티점 정상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박 의원과 주민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주 이마트 에코시티점은 북부권 핵심 기반시설”이라며 “이번 휴업으로 주민들은 일상생활에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전주 이마트 에코시티점 정상화 방안으로 이마트의 ‘DK몰 인수’를 거론했다. 이와 관련 박 의원과 주민들은 “우리는 이마트가 DK몰을 인수하면 에코시티점의 운영 안정, 상권 회복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마트의 적극적인 사업 정상화 노력을 요구했다. 이어 “우리는 일상을 함께 해온 생활 동반자로서 이마트가 지역과 함께 위기를 넘겨주길 바란다”며 “이마트 측의 결단으로 에코시티 상권 회복을 이끌고, 수많은 가정의 평범한 일상이 다시 제자리에 돌아오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한편 한전 전북본부는 이마트 에코시티점 등이 입점한 DK몰의 전기요금 체납(3개월 2억 3000만 원)에 따라 지난 10월 21일부터 단전 조치를 내렸다. 이에 따라 이마트 에코시티점을 비롯한 입점 상가 20여 곳은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 전주
  • 문민주
  • 2025.12.03 16:46

단백질 고함량 ‘홍잠(弘蠶)’, 체중 감소에 효과

농촌진흥청(청장 이승돈)은 3일 홍잠의 체중 감소 효과를 밝히고 작용기전, 활성물질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를 바탕으로 ‘홍잠’기능성 식품 소재화와 산업화 기반을 확립할 계획이다. ‘홍잠’은 단백질 함량이 가능 높은 시기의 누에(익은누에, 숙잠)를 찌고 동결 건조해 만든 것이다. 누에고치를 짓기 위한 실크 단백질이 찬 익은누에로 만들어 영양성분의 70% 이상이 단백질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특히 간 보호 효과가 있는 글리신(10.4%)을 비롯해 실크 단백질의 주요 기능을 나타내는 세린(6.3%), 알라닌(8.4%) 등 아미노산이 풍부하다. 15% 내외인 지방은 주로 리놀렌산, 올레산 등 불포화지방산으로 구성돼 있다. 농촌진흥청은 홍잠의 효과를 밝히고자 차의과학대학교(김은희 교수 연구팀)와 함께 동물실험을 했다. 고지방 사료를 먹여 비만을 유도한 쥐에게 홍잠(0.01~0.1g/체중 kg당)을 12주간 먹이고 체중 변화를 측정했다. 그 결과, 비만 쥐의 평균 체중 증가량은 30.37g였으나 홍잠을 먹인 비만 쥐의 평균 체중 증가량은 25.25g에 그쳐 체중 증가량이 약 17% 감소했다. 또한, 홍잠(0.1g/체중 kg당)을 섭취한 비만 쥐의 간 중성지질은 56.1%, 간 콜레스테롤은 41.8% 감소했다. 연구진은 홍잠을 섭취한 쥐의 간 축적 지방량이 감소한 것을 볼 때 체중 감소의 원인이 간 지질대사에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리고 홍잠이 간세포 세포막에 존재하는 대사조절 수용체 지피알35(GPR35)에 작용해 지방 합성 억제, 지방 소비 촉진 등을 유도함으로써 축적되는 지방량을 줄여 나타나는 현상임을 밝혔다. 연구진은 또 간 지질대사에 영향을 미치는 홍잠의 활성물질이 홍잠 단백질을 구성하는 글리신, 세린, 알라닌 아미노산 반복 형태의 펩타이드인 것도 밝혔다. 펩타이드를 세포에 처리(100μg/mL)하자 지방축적 세포의 지방 함량이 34.9%까지 감소했다. 이 펩타이드가 지피알35의 하위 신호전달 유전자(AMPK) 활성을 높여 지질대사 개선, 지방간 억제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연구진은 전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산업체와 함께 인체적용시험을 했다. 전북대병원, 원광대학교 전주한방병원이 모집한 성인 72명을 대상으로 12주간 하루 1.2g씩 홍잠 분말을 섭취하게 한 후 건강 개선 여부, 안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그 결과, 홍잠 분말을 섭취한 군에서 체중과 체질량지수가 각 0.9kg (-1.1%), 0.3kg/m2(-1.1%) 감소했다. 특히 비만형 지방간 군에서 더 효과가 있었다. 복용 기간에 따라 효과가 증대됐는데, 홍잠을 섭취한 뒤 간 기능 관련 이상 반응도 관찰되지 않아 홍잠이 안전한 소재임도 확인했다. 농촌진흥청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산업체와 함께 기준 규격, 안전성 평가, 기능성 평가 자료를 정리한 후 홍잠이 국내외 기능성 원료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건강기능식품 신청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이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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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2.03 16:46

김현선 디자인연구소 대표 “철학이 망치로 세상 깬다면, 디자인은 ‘질문’으로 세상 연다”

“철학이 망치로 세상을 깬다면, 디자인은 ‘질문’으로 세상을 엽니다” 전북일보 리더스아카데미 12기 2학기 열 번째 강의가 지난 2일 전북일보 본사 2층 화하관에서 열렸다. 이날 강연자로 나선 김현선 디자인연구소 대표는 ‘변화의 시대를 마주하는 디자인’이라는 주제로 현대사회의 디자인의 중요성과 디자인이 가지고 있는 철학에 대해 공유했다. 김현선 대표는 공공디자인 색채 전문가이다. 장소에 관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전문으로 제품 브랜딩과 공감 브랜딩의 국내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김 대표는 먼저 세종대왕이 만든 해시계 앙부일구를 예를 들며 “조형적인 아름다움이 대중들에게 큰 혜택을 줄 수 있다”며 “디자인이 주는 의미에 대해 깊은 생각이 필요하다”고 운을 띄웠다. 그러면서 “디자인은 항상 왜를 던지며 출발하고 우리 사회를 바라봐야 한다”며 “디자인은 더 이상 산업이나 문화의 하위 개념이 아닌 복지, 도시, 기술, 외교, 환경을 관통하는 국가의 전략언어이자 실행방법이다”고 제시했다. 특히 김 대표는 지방시대가 직면한 문제에서도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우리는 어떻게 함께 살아갈 것인가가 지방시대가 직면한 가장 근본적인 화두”이라면서 “이제 지역은 수혜의 대상이 아니라 변화와 창조의 주체가 되어야 성공을 할 수 있다. 문화의 힘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은 돈이 된다는 것이며 그것은 기업의 이윤에 들어가는 것이고 문화로 인해 지역을 살릴 수 있다”고 평했다. 김 대표는 문화를 통한 성공사례와 실패사례에 대한 설명도 이어갔다. 김 대표는 “역사, 사람, 공간 사이의 맥락을 연결하는 것이 디자인”이라면서 “지역 커뮤니티의 서사와 일상을 초기 디자인에 반영해 복원을 한 경우는 큰 호응을 얻었지만, 단순한 물리적 복원만 진행해 주변의 숙박업소들을 없애지 않았던 복원은 지역사회와의 관계성 회복에 실패했다. 디자인으로 문화를 만들 때는 이러한 것들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김 대표는 “디자인이 생명을 지키지 못한다면 그것은 장식에 불과하다”며 “디자인은 두 개의 심장으로 하나는 인간의 내면을 향해 감성을 어루만지고 다른 하나는 시대의 변화를 위한 혁신을 뜻한다. 디자인은 감성적 언어이자 사회적 변화에 따른 정치적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말하며 강의를 마무리했다.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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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경수
  • 2025.12.03 16:45

집값은 오르는데···늪에 빠진 지방 공인중개사들

전북지역 주택가격이 연일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오히려 거래량은 줄어들며 도내 공인중개사 업계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3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전북지부에 따르면 현재 도내에 영업 중인 공인중개사 수는 3080곳으로 지난 2022년 3270곳에서 190곳 가량이 문을 닫았다. 전국적으로도 10만9979명으로 2020년 8월 이후 5년여 만에 10만 명대로 줄어들었다. 2024년 기준 국개 공인중개사 자격증 보유자는 55만1879명 가운데 약 80%의 공인중개사가 영업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이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상승한 부동산 가격을 내리기 위해 각종 규제가 진행되면서 거래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또 최근 유행하는 개인 간 직거래와 신축 분양 위주의 거래 방식 등도 꼽히고 있다. 실제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정보 행정구역별 아파트 거래현황을 살펴보면 지난 2018년 4만9076건이었던 도내 아파트 거래량수는 지난해 3만1460건으로 1만7616건(35.9%) 감소했다. 주택거래 또한 2020년 6만439건이었던 거래량수가 2024년 3만8763건으로 2만1676건(35.9%) 줄어들었다. 건축물 거래는 2018년 6만7340건으로 최고치를 보였다가, 지난해 4만3919건으로 2만3421건(34.8%) 줄어들었다. 특히 올해 부동산 규제가 이어지면서 실제 거래량은 이보다 더욱 감소했다는 것이 공인중개사들의 설명이다. 전주시에서 공인중개사를 운영하고 있는 김모(60대·여)씨는 “부동산 공급자체가 늦어지면서 개인 간 거래가 줄어들었고, 각종 세금 및 규제가 이어지면서 부동산에 대한 관심도 떨어졌다”며 “자격증만 따자마자 부동산을 차렸던 사람들이 실제 영업방법이나 노하우 등이 부족하자 거래가 줄어들었고, 경기악화가 이어지면서 폐업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정진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전북특별자치도회장은 “지방의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해 각종 규제 폐지가 필요하다”며 “취득세 중과, 다주택자 양도세 등 수도권의 집값을 내리기 위한 규제가 오히려 지방의 부동산 시장을 망가뜨리고 가격 상승의 결과만 불러일으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방에 특성에 맞는 농지거래법 개정 등 지방 별도의 특별법을 만들어 귀농·귀촌을 활성화하는 등 진입장벽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수 기자

  • 건설·부동산
  • 김경수
  • 2025.12.03 16: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