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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대병원장 임용에 쏠린 눈

요즘 전북대 안팎에선 종종 “누가 신임 전북대학교병원장으로 임명되느냐”는 말이 회자된다. 전북대병원장 임기가 끝난지 두달이 지났으나 아직 후임자가 결정되지 않은 때문이다. 결론은 대학의 자율성 확보라는 측면에서 대학병원 이사회의 뜻이 강하게 실린 후보를 임명하면 되는 것인데 핵심은 머뭇거리지 말고 조속히 결론을 내라는 것이다. 대학이나 병원의 의중과 달리 외부의 보이지 않는 힘을 빌어서 병원장이 될 경우, 대학병원 운영과정에서 총장과의 불협화음은 불문가지다. 중요한 것은 교육부나 대통령실에서 빨리 결정하라는 것이다. 장고끝에 악수둔다는 말처럼 시간을 끌어봐야 잡음만 날뿐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정치권이나 관가 안팎에서 로비설과 잡음이 난무할 수밖에 없다. 전북대병원은 지난 7월 17일 제22대 전북대학교병원장 임용 후보자로 양종철(55)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정영범(54) 비뇨의학과 교수를 최종 선정했다.교육부 심사와 대통령실의 인사검증 등을 거쳐 교육부 장관이 임명하면 새 병원장은 향후 3년간 재직하게 된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차기 병원장 후보를 추천한지 두 달이 넘도록 감감무소식이다. 유희철 병원장은 지난 7월 29일 임기가 종료됐으나 앞으로 언제까지 업무대리를 맡을지 알 수 없다. 문제는 임명이 계속 늦춰지면서 대학이나 병원 안팎에서 각종 잡음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유력한 중앙 정관계 인사의 힘을 등에 업고 전북대병원장을 하려는 사람이 있다는 말도 들리고, 각종 지연, 학연을 동원한 로비설도 확산하는 분위기다. 심지어 대학병원이나 총동창회 안팎에서도 갈등과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이사회에서는 특정 후보에게 압도적으로 힘을 실어주면서 1위로 추천했다고 한다. 검증 과정에서 그 후보가 결정적인 자격미달 사유가 있다면 2순위를 임명하면 되고, 만일 그게 아니라면 1위를 조속히 임명하면 된다. 전북대병원 이사회는 이사장인 전북대학교 총장을 비롯해 당연직인 교육부와 보건복지부, 기획재정부 소속 공무원 등을 포함한 11명의 이사로 구성돼 있다. 이들의 뜻을 존중하면 되는 것이지 이사회의 결정을 무시하고 제3의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병원장이 임명된다면 향후 전북대병원이 어떻게 될 것인지는 불문가지다. 교육부는 올초 전국의 10개 국립대병원, 4개 치과병원 등 19개 기관을 대상으로 한 서면 평가·현장실사를 거쳐 결과를 발표했는데 전북대병원은 강원대병원, 부산대병원, 제주대병원, 충북대병원과 함께 B 등급에 머물렀고, 나머지 5개 국립대병원은 A 등급을 받았다. 교육부는 개별 병원의 세부 점수를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전북대병원은 B 등급의 병원 중에서도 가장 낮은 점수를 얻었다고 한다. 전국 평가 대상 국립대병원 중 최하위권인 전북대병원은 과연 탈꼴찌가 가능할까. 누가 새 조타수가 되는가에 따라 명운이 엇갈릴 수밖에 없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 오피니언
  • 위병기
  • 2024.09.18 11:32

설렘 가득한 한가위

엄마가 급하게 흔들어 대자 잠이 덜 깬 상태에서 어스름 새벽에 신작로 건너편 방앗간으로 쏜살같이 달려갔다. 길게 늘어선 줄에 서 있던 누님하고 바통터치한 뒤 김이 모락모락한 뿌연 공간에서 순서를 기다렸다. 그러다가 운 좋게 갓 만들어 낸 떡을 나눠 먹기라도 하면 마치 큰 선물을 받은 양 즐거워 했다. 왁자지껄한 그 분위기에서 함께 한 동네 사람들의 정겨운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그 시절은 으레 그랬던 것처럼 떡 하나를 만들어도 온갖 불편을 감내하며 가족의 정성이 배어 있었다. 1970년 무렵 필자가 겪었던 분주한 한가위 풍경이다. 오늘따라 유독 그 때의 훈훈함이 아련하고 애틋하게 다가오는 건 도대체 무엇 때문일까. 추석 연휴를 앞두고 '가을 폭염' 이 맹위를 떨치면서 사람들을 지치고 힘들게 한다. 역대급 무더위 기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사과, 포도 등이 제 색깔을 못내고 당도 마저 떨어져 최대 성수기인 한가위 출하 시기를 놓쳐 농가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그런데다 경기 침체까지 장기간 이어지면서 '명절 대목' 이란 말이 무색할 만큼 전통 시장과 골목 상권의 발길이 뜸한 편이다. 심지어는 백화점, 대형마트도 온라인 쇼핑의 폭발적 증가세에 밀려 고전하는 양상이다. 설상가상으로 경제 지표마저 미래 전망을 어둡게 내다보며 서민 가계를 옥죄고 있다. 문제는 이런 추세가 일시적인 게 아니라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명절 풍속도 또한 각박한 세태를 반영해 과거와 180도 달라지고 있다. 제삿상 영정 사진으로 조상을 추모하던 때와 달리 생전 모습 그대로 AI 영상을 통해 생생하게 소통하는 시대가 됐다. 전통적 명절 증후군 요인으로 꼽혔던 음식 등 제사 준비도 집에서 굳이 만들기 보다는 주문하면 척척 배달이 된다. 벌초도 마찬가지로 대행 서비스가 크게 성업 중이다. 뿐만 아니라 대가족 중심의 가부장 문화가 핵 가족 추세로 급속히 바뀌면서 친인척끼리 모여 시끌벅적했던 명절은 옛말이 되고 있다. 가족 단위 해외 여행객이 명절 연휴 부쩍 늘어난 것도 이런 기류와 무관치 않다. 갈수록 편리함만 추구하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자손으로서 도리가 소홀한 것은 아닌지 숙연해질 때가 있다. 부모 떠나 타향살이에 지친 심신을 위로해준 것도 어쩌면 명절에 모인 가족의 힘이었다. 오순도순 정을 나누며 서로간의 끈끈한 사랑을 확인하던 그런 분위기가 그리워진다. 이와 함께 명절이 다가오면 더욱 절실한 문제 중 하나가 초고령화 사회 늘어나는 노인 빈곤층과 함께 사회 안전망 역할이다. 늘 부족하고 궁핍했던 시절 형제가 많아 툭하면 티격태격하던 그 때 그 시절의 빛바랜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른 건 가족 때문일까. 이젠 풍족한 세상이 됐지만 역설적으로 가족 사랑 만큼은 더욱 상대적 빈곤감을 느끼고 있다.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았으면… 김영곤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4.09.12 16:12

이성윤의 수도이전, 헌재이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 10일 김복형 헌법재판관 후보 인사 청문회를 열었는데 이성윤 의원(전주완산을 민주당)은 매우 휘발성 강한 화두 하나를 던졌다. 오늘날 국토균형발전이 무너지고 지방소멸이 심화하는 원인 중 하나가 바로 헌재의 불합리한 관습헌법 논란이라는 거다. 2004년 10월 21일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대다수 국민들이 상상도 하지 못했던 매우 놀라운 판결을 했다. “∼서울이 수도라는 점은 우리의 제정헌법이 있기 전부터 전통적으로 존재하여온 헌법적 관습이며 우리 헌법조항에서 명문으로 밝힌 것은 아니지만 자명하고 헌법에 전제된 규범으로서, 관습헌법으로 성립된 불문헌법에 해당한다” 서울고검장까지 지냈던 이 의원은 “관습헌법의 논리대로라면 천년동안이나 신라의 수도였던 경주는 왜 수도가 아닌지 의문”이라면서 결국 국토균형발전이 명시된 우리 헌법을 수호해야 할 헌재가 서울 기득권층의 강한 반발에 편승해 수도권 집중 개발의 폐해를 부추긴 것에 불과하다고 일갈했다. 이 의원은 질의에 앞서 2004년 노무현 대통령의 ‘행정수도이전 특별법’을 상기시키면서, 헌재는 헌법 조문에도 없는 ‘관습헌법’이라는 해괴한 논리를 들이대며 수도 이전을 막고 결과적으로 국토균형발전을 좌초시켰다고 지적했다. 헌법재판관을 상대로 한 인사청문회에서 모처럼 시의적절한 지적이 터져나온 셈이다. 대한민국의 헌법은 모든 국민이 평등하게 대우받아야 하며, 국가는 지역간의 균형있는 발전을 위해 지역경제를 육성할 의무를 진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수도권에 살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차별받는게 엄연한 현실이다. 전국 226개 지방자치단체 중 전북 고창(607㎢)은 서울(605㎢)과 가장 유사한 면적을 가진 곳이다. 그런데 인구수는 약 187배 차이(서울 938만 명, 고창 5만 명)가 난다. 의료를 예로들면, 90분 이내 종합병원에 접근불가능한 인구의 비율은 서울은 0%인 반면, 전북은 9.6%나 된다. 서울시 예산은 약 45조 7,405억원으로 정부 예산(656.6조)의 약 7%에 이르는 반면, 전북 예산은 약 9조 163억 원으로 겨우 1%에 불과하다. 같은 대한민국 국민이지만 서울시민과 고창군민은 주거하는 곳의 차이로 인해 삶의 질은 천양지차다. 총선 과정에서 이성윤 의원은 헌재의 전주 이전을 통해 지역균형발전을 이루겠다고 약속했다. “헌법재판소도 지역소멸이라는 중차대한 위기를 외면하지 말고 지역균형발전의 헌법 정신을 엄중하게 여겨서 헌재 스스로 지역으로 이전하라”는 이 의원의 주장은 기득권을 가진 일부 수도권 엘리트 말고는 대다수 국민이 동의하는 의제다. 행정수도 이전으로 모든게 끝난것 같아도 대한민국이 명실공히 전세계 일류국가로 우뚝 서려면 노무현 전 대통령이 화두를 던졌던 수도이전은 여전히 미완의 과제다. 헌재의 지역이전 또한 지역발전 의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시금석이 될 수밖에 없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 오피니언
  • 위병기
  • 2024.09.11 14:03

사라지는 나라, 투발라의 분투

2021년 11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화제가 됐던 영상이 있다. 투발루의 사이먼 코페 외교부 장관의 수중연설 영상이다. 코페 장관은 이 연설을 위해 허벅지까지 물이 닿는 바다로 들어가 연단을 세워놓고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가라앉고 있는 투발루의 절박한 상황을 알리는 성명을 발표했다. 기후위기 대응에 대한 간절한 호소였다. 투발루는 남태평양에 있는 작은 섬나라다. 1568년 처음 발견된 이후 1877년 영국인이 이주하면서 영국의 보호령을 받는 식민지가 되었다. 영국연방의 일원으로 독립한 것은 1978년 10월, 1981년 독립 후 첫 총선거를 실시했다. 인구는 2023년 기준 11,396명이고 아홉 개 섬으로 이뤄진 엘리스 제도가 영토다. 그런데 이 섬은 지금 가라앉고 있다. 투발루의 평균 육지 고도는 고작 6피트 6인치. 설상가상 해마다 해수면이 0.2인치씩 상승하고 있어 육지가 물에 잠기고 있다. 이미 30년 안에 투발루가 지도에서 사라질 수 있다는 과학자들의 경고가 있고 보면 머지않아 지구상에서 사라질 위기에 놓인 투발루의 현실은 가혹하다. 작은 섬나라 투발루의 분투는 계속되고 있다. 투발루 정부는 섬은 사라지지만 투발루라는 나라가 있었다는 사실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답을 찾아 나섰다. 메타버스를 활용한 가상국가 건립(?)이 투발루가 찾은 대안이다. 투발루는 20022년 말 디지털 국가 건립을 선언했다. 전 국토를 디지털로 복원하고 그 안에 문화와 역사, 국민의 삶을 기록으로 담아 국가의 존재, 정신과 가치를 지키겠다는 것이다. 투발루 말고도 해수면 상승으로 기후변화의 직접적인 위기에 처한 저지대 섬나라는 적지 않다. 지난 2009년 10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제15차 유엔(UN)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인 COP15에서는 기후변화의 위기에 처한 몰디브의 대통령과 11명 장관이 스쿠버 장비를 착용하고 수중 4m에서 국무회의를 열기도 했다.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몰디브가 사람이 살 수 없는 땅이 될 수 있다는 절박한 현실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사모아나 피지 등 세계적인 휴양지로 꼽히는 섬나라들 역시 해수면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사실 가속화되고 있는 기후변화의 위기로부터 자유로운 나라는 없다. 해마다 기록을 경신하는 폭염과 폭설, 계절의 경계까지도 없앤 기후재난은 이제 일상이 되었다. 올여름도 예외 없이 견디기 힘든 더운 날의 연속이었다. 처서가 지난 지 10여 일이 지났지만,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열대야는 9월이 지나고도 지속되고 있다. 기후위기로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사라지게 된 투발루가 우리에게 주는 경고가 더 무거워진다. /김은정 선임기자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4.09.10 16:30

교육현장 불신의 벽

‘신뢰는 거울의 유리와 같다.’ 19세기 스위스 철학자 앙리 프레데릭 아미엘이 남긴 말이다. 사람 사이의 믿음은 유리처럼 한번 금이 가면 원래대로 하나가 될 수 없고, 깨진 신뢰는 유리 파편처럼 상대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의미다. 한번 무너진 믿음을 회복하는 일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서로 노력하더라도 시간이 꽤 걸릴 수밖에 없다. 그런 노력도 없이 서로가 자신의 입장만 내세운다면 불신의 벽은 더 단단해질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 교육현장이 그렇다. 무엇보다 교사와 학부모간 불신·갈등의 골이 깊다. 급기야 소송전으로까지 번졌다. 전북교원단체총연합회는 지난 5일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와 악성 민원 제기로 교육활동을 침해한 학부모들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 2건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학교 교육력을 훼손하는 일부 학부모들에게 경종을 울리기 위한 조처”라고 했다. 전북교사노조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북지부도 전북교총의 대응에 뜻을 함께 했다. 전북지역 교원단체들이 하나로 뭉쳐 학부모들의 교권침해 행위에 대해 엄정 대처하겠다는 일종의 경고를 한 셈이다. 학부모는 교사·학생과 함께 ‘교육의 3주체’로 꼽힌다. 현행 ‘교육기본법’에서도 학부모를 보호자라 칭하며 학습자, 교원, 교원단체, 학교 설립자·경영자,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교육 당사자’로 규정해 놓았다. 또 정부가 추진하는 교육정책도 ‘교사와 학부모의 수평적 협력관계’를 지향하고 있다. 양측의 신뢰관계가 굳건하지 않다면 수평적 협력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 교육의 3주체인 교사와 학생·학부모가 서로 상대의 권리를 침해하는 ‘잠재적 가해자’로 인식되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우선 갈수록 멀어지는 교사와 학부모 간의 신뢰관계를 회복하는 일이 급하다. 그런데 그 길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교권침해가 사회문제로 크게 부각되면서 교사와 학부모는 긴장과 대립의 관계로 인식되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은 지난해 ‘학부모 상담예약제’를 도입하고, 학교 전화기에 녹음장치를 설치했다. 물론 교권보호 대책의 일환이지만 학부모와 교사의 거리는 더 멀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바람직한 교육현장은 학생인권과 교권이 함께 존중받으며 조화를 이루는 학교다. 교사와 학부모간 대립·갈등의 관계가 고착되어서는 안 된다. 당장 시급한 교권회복을 위해 교육당국과 교원단체의 강력한 대응책이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학부모와 교사, 학교의 신뢰 회복 방안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학부모는 학교와 긴밀하게 소통·협력하면서 교육활동에 적극 참여해야 하는 교육의 한 주체다.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에서도 학부모의 교육활동 참여를 권장하고 있다.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서 소중한 꿈을 키우며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먼저 교육현장에 단단하게 쌓인 불신의 벽부터 허물어내야 하지 않겠는가. / 김종표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종표
  • 2024.09.09 17:52

보수정권에서 가망 없는 전북

지금도 중앙정부가 전북을 바라다보는 시각이 곱지 않다. 특히 보수 쪽 지지자들의 시각이 전혀 바꿔지지 않고 부정적인 생각으로 점철돼 있다. 선거 때마다 민주당만 줄기차게 지지한다는 이유에서다. 그쪽 지지자들은 전북의 정서를 이해할려고 들지도 않고 무조건 싫다는 생각이다. 보수 심장부인 서울 강남 3구에서는 전북 하면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면서 아예 정치 얘기를 꺼내지도 않는다. 왜 전북이 사면초가가 되어 고립무원 상태로 빠져들었는가. 산업화 과정 때 농업의 틀을 벗지 못한 탓이 크다. 생명산업에 종사한다는 자존심보다는 농업의 경제성 저하로 낙후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전북은 산업화가 미진해 기업들과의 이해관계가 타 지역에 비해 낮다. 1991년에 착공한 새만금개발 사업이 지지부진한 것도 전북 이미지를 부정적으로 몰고갔다. 타 지역인들은 전북에 새만금 사업 이외에는 다른 개발 사업이 없느냐 면서 오히려 사업 다각화를 일러준다. 해마다 정기국회가 열리면 전북도는 국가예산 확보로 걱정이 태산 같다. 문재인 전 정권때는 새만금 SOC 확충을 위해 1조 이상씩 투입되었지만 윤석열 정권 들어서 사상 유래가 없는 국가예산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왜 그랬을까. 지난해 새만금잼버리 실패에 따른 책임을 전북도에다가 똘똘 몰아씌운 후 새만금 예산을 칼질했기 때문이다. 무려 당초 예산의 78%를 삭감 도민들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쳐 나중에 부분적으로 살려주었다. 특히 타당성 조사를 통해 흠잡을 때가 없는 새만금사업을 무려 8개월이나 중단시켜 도민들에게 좌절감을 안겨주었다. 하지만 힘 없는 약자의 설움을 되뇌인채 칼자루 잡은 쪽의 눈치를 지금도 살핀다. 왜 그런 일이 벌어졌을까. 감사원이 새만금잼버리 대회 전반을 감사했기 때문에 잘잘못이 있으면 그 실상을 밝혀 그 책임을 물으면 되는 것이다. 대회가 끝난 지 1년이 지난 지금까지 감사원에서 가타부타 감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아 의혹만 증폭시켰다. 집행위원장을 맡은 김관영 지사도 기자회견을 통해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짓겠다고 천명했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조직위 여가부 전북도 부안군 잼버리 측의 잘잘못을 가려내야 한다. 지금도 잼버리 파행에 따른 암운이 전북도에 짙게 드리워져 전북도가 국가예산 확보 활동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있다. 단적인 예로 박상우 국토부장관이 대광법을 개정해서 전북도한테 도움주고 싶어도 키를 쥔 기재부에서 미동도 안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북이 중앙정부로부터 예산상 불이익을 받는 이유는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때 14.4%밖에 얻지 못했고 지난해 전주을 재보궐선거 때 국힘 후보가 6명의 후보 중 8%로 5등한게 문제로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과거 유흥주점에서 일했다는 이른바 줄리 의혹을 안해욱 후보가 재보궐선거 때 집중적으로 제기한 게 악영향을 끼쳤다는 말도 나온다. 아무튼 지난 총선 때 3선에 도전했던 국힘 정운천 후보가 20.63%로 낙선하면서 국힘 지도부가 완전히 등돌렸다는 후문이다. 전북은 보수정권에서 영 가망이 없단 말인가. 백성일 주필 부사장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4.09.08 18:18

'호남 동행' 에 감춰진 진실

호남이 아니라 전북이 만만하게 보이는 모양이다. 아쉬울 땐 적극적인 구애를 펼치다가 돌연 언제 그랬느냐 식으로 180도 안면몰수 했다가 다시 러브콜을 보내는 경우다. 국민의힘 호남 동행 의원제가 그것이다. 지난 21대 국회 때 이른바 서진 정책의 일환으로 호남 민심을 얻기 위한 이벤트성 정치 실험이었다. 당시만 해도 민주당 일색인 호남에서 국민의힘과의 소통 창구가 아쉬운 상황에서 나름 설득력을 가졌다. 집권 여당으로 변신한 지금의 위상에 비춰 보면 더더욱 절실한 입장이다. 하지만 지난해 잼버리 파행과 전북특별자치도 추진 과정에서 드러난 동행 의원들의 이중적 태도에 심한 배신감을 느낀 건 사실이다. 그런데 국민의힘이 최근 재추진 의사를 보이자 진정성 여부가 최대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020년 정운천 의원 제안으로 추진했던 동행 의원제 취지는 호남과의 신뢰를 쌓는 것이다. 민주당 쏠림이 심했던 이 지역 주민과 소통하고 현안 해결에도 앞장서는 노력을 통해 지지를 얻고자 한 것이다. 이런 배경 속에 영남과 충청 출신 의원 48명이 호남 지역 자치단체와 자매결언을 맺고 '제2의 지역구' 활동을 시작한 셈이다. 실제 도내 14개 시군도 동행 의원과 소통하며 법안 처리와 예산 확보에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여기에다 국민의힘 비례대표 당선권의 25%를 호남 몫으로 정하는 등 공을 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호남 지지 기반이 없으면 대선 승리가 어렵다는 판단에 의해서다. 고령의 김종인 위원장도 5.18 묘지 앞에 무릎을 꿇으며 진정성을 보였지만 결국 실패로 끝났다. 전북과의 동행을 자처한 그들 의원들이 그동안 애써 보여줬던 동반자 노력이 한낱 허구였음을 드러낸 것이 바로 잼버리다. 송언석 의원 등이 극단적 언사를 서슴지 않으며 저격수 역할을 통해 파행 책임을 전북에 떠넘기는데 앞장섰다. 한술 더 떠 새만금 SOC 예산을 무려 78%나 칼질했던 추경호 기재부장관도 마찬가지다. 서병수, 김병욱 의원은 전북특별자치도법에 반대했다. 호남 민심을 얻기 위한 동행 의원들이 되레 전북을 헐뜯고 지역 발전을 가로막으며 제도 취지를 무색케 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지난주 호남동행 특별위원장에 조배숙 의원을 임명했다. 그동안 가교 역할을 해왔던 정운천 의원이 총선에서 낙마, 사실상 핫 라인이 끊기자 교두보 확보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국민의힘 여론이 바닥인 데다 동행 의원제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획기적 민심 수습 카드가 전제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분위기다. 잼버리 파행과 특별자치도 추진을 통해 이 제도의 순수성이 의심받는 상황에서 무턱대고 추진한다고 해서 등 돌린 도민 마음을 얻기란 쉽지 않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단순히 호남 표심만 자극하지 말고 민심을 얻기 위한 진정한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김영곤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4.09.05 17:26

충암사단과 전북의 특정사단

국내 프로기사의 수준은 가히 세계 최고다. 현대바둑을 도입한지 얼마되지 않는 대한민국은 부안 출신인 조남철 초대 국수이래 소위 조-서시대(조훈현 서봉수)를 거치면서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긴 했으나 오랫동안 중국, 일본에 밀렸다. 하지만 전주 출신 이창호가 혜성처럼 등장하면서 한국은 중국, 일본을 제압하면서 뚜렷하게 세계 최강자로 등극한다. 이처럼 한국바둑의 중흥을 이끌었던 구심체는 바로 ‘충암사단’이다. 충암사단은 충암학원(초·중·고) 출신 프로기사 그룹을 지칭하는 바둑계 통용어인데 이들의 누적 단위(段位) 합계는 무려 1000단이 넘는다. 한국기원 집계에 따르면 22년 8월 22일 현재, 충암사단 출신 프로는 157명, 단위 합계는 1018단에 이른다. 은퇴·작고 기사를 제외한 현역 프로 숫자만 그렇다는 거다. 국내 전체(408명·2146단) 대비 38.5%, 47.4%에 달한다. 어느 분야가 됐든 특정 집단이 전체 구성원의 40% 안팎을 점유한 경우가 있었던가. 일본 바둑계의 경우 기타니 미노루(木谷実) 도장이 20세기 후반 각국 영재들을 프로로 육성하는 신화를 남겼으나 배출된 기사 및 단위 합계는 53명, 384단에 불과한 것만 봐도 대한민국 프로 바둑계에서 충암사단의 영향력을 짐작할 수 있다. 충암사단은 총 122회에 걸쳐 열린 세계 메이저 대회에서 이창호(17회), 유창혁(6회), 박정환(5회), 신진서(3회) 등 10명이 무려 38회나 우승했다. 충암사단의 기원은 개교 2년 만인 1971년 국내 최초로 바둑부를 창설한 것이 계기가 됐다. 그런데 최근 정치권 안팎에서 부쩍 충암사단 얘기가 나도는 웃픈 일이 있다. 얼핏 들으면 충암 출신이 다시 바둑계를 평정했나 싶은데 실은 그게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신임 국방부 장관으로 김용현 대통령실 경호처장을 지명한 것이 결정적 도화선이 됐다. 김 후보자는 윤석열 대통령의 충암고 1년 선배로 학도호국단장이었다고 한다. 김 후보자가 '제2의 하나회'처럼 충암파 계보를 만들어 군 세력을 장악했고 계엄에도 대비하고 있다는게 야당의 공세 요지다. 때마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계엄령 준비설'을 흘리면서 시끌벅적하다. 이에대해 정부여당은 "선동·괴담정치를 중단하라"며 역공에 나섰다. 김 후보자는 400명 가까운 군 장성 가운데 충암고 출신 4명을 두고 '충암파' 운운하는 것 자체가 군의 분열을 조장하는 거라고 반박했다. 양의 동서와 시대의 고금을 막론하고 특정 지역, 특정 학교, 특정 단체 출신들이 요직을 꿰차는 현상은 낯선 일이 아니다. 다만 능력과 노력은 도외시한채 특정 그룹이 독식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면 그 조직의 미래는 어두울 뿐이다. 누가 한국 프로바둑 활성화에 커다란 기여를 했던 충암사단에게 돌을 던지겠는가. 이와달리 하나회처럼 특정그룹이 과실을 독식하는 구조는 혁파해야 한다. 지역 정치권이나 교육계, 문화예술계도 마찬가지다. 특정사단 얘기가 나돌면 안된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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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병기
  • 2024.09.04 14:46

이 작은 도시의 인구지키기

음악의 수도 오스트리아 빈에서 남쪽으로 25km 떨어진 곳에 바덴바이빈이라는 작은 도시가 있다. 도시의 이름은 직관적(?)이다. 독일어 바이 빈(bei Wien)이 ‘빈 근처’라는 의미이니 바덴 바이 빈(Baden bei Wien)은 빈 근처에 있는 바덴이라는 뜻이다. 바덴(Baden)은 목욕이라는 뜻을 가진 바드(Bad)에서 유래되었다. 그래서인지 독일어권에는 같은 이름을 가진 도시가 여럿 있다. 바덴바이빈은 로마 시대부터 유황온천이 있는 휴양지로 이름을 알렸다. 19세기 초에는 합스부르크 왕가가 여름 휴양지로 활용했는데, 당시 바덴을 찾은 왕족들은 자연스럽게 예술가들과 교류하며 그들의 후원자가 되었다. 이 작은 도시에서 해마다 바로크 극장 축제나 베토벤 페스티벌, 도서전시회, 재즈페스티벌 등 다양한 축제가 열리게 된 배경이다. 바덴바이빈을 찾는 예술가 중에는 베토벤도 있었다. 베토벤은 특별히 바덴을 좋아해 자주 찾아 오랫동안 머물렀다. 구시가지 초입, 라트하우스가세 10번지에 있는 작은 집이 그가 머물렀던 곳이다. 베토벤은 이곳에서 아홉 번째 교향곡 대부분을 썼다. 지금은 <베토벤하우스>란 작은 박물관이 되어 관광객을 맞고 있다. 사실 유럽의 오래된 도시들 역시 인구 소멸 위기에 놓여 있다. 산업혁명 이후 인구가 도시로 몰리면서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이어진 탓이다. 대부분 도시가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나섰지만, 여건은 달라지지 않았다. 유럽연합(EU)이 추진하고 있는 '유럽 지방 도시 재생 계획(ERP)'도 도시의 경제 사회 환경 문제를 해결하고,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목표지만 인구 소멸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바덴바이빈도 인구 소멸 위기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1970년대 이 도시의 인구는 3만 명. 그러나 다른 도시들이 그렇듯이 1980년대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하기 시작했다. 1990년대 2만 7천 명, 2000년대 2만 6천 명, 2010년대 이후에는 2만 5천 명으로 줄었다. 주목할만한 결과가 있다. 바덴바이빈 시청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인구는 30,514명이다. 2010년대 이후 오히려 인구가 더 늘어났다는 이야기다. 들여다보니 바덴바이빈 시는 자연환경과 예술적 토양 등 전통적인 문화자산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휴양도시로서의 정체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정책으로 인구를 유입하고 관광객을 늘려왔다. 도시의 자산을 특화한 정책의 결실인 셈이다. 바덴바이빈 구도심은 활기가 있다. 사계절, 평일에도 작고 예쁜 카페에서 브런치를 즐기는 관광객들이 차고 넘친다. 지역 자산을 지키고 활용하는 이 도시의 일관된 정책이 가져온 결실이 부럽다. / 김은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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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은정
  • 2024.09.03 15:50

다시 찾아온 ‘국회의 계절’

무더위가 한풀 꺾였다. 계절의 변화가 피부에 와 닿는다. 바야흐로 ‘결실의 계절’이다. 정치권은 다시 ‘국회의 시간’이다. 2일 개회식과 함께 제22대 첫 정기국회 일정이 시작됐다. 10월 7일부터 25일까지는 국정감사가 진행된다. 연말까지 국민의 관심이 온전히 국회에 쏠릴 것이다. 100일간의 정기국회 대장정을 지켜보는 전국 각 지자체의 최대 관심사는 역시 ‘국가예산’이다. 미래 지역발전을 이끌 주요 현안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최우선 과제이자 첫걸음이 예산확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전북특별자치도의 관심은 어느 때보다 뜨겁다. 지난해 새만금잼버리 파행 이후 예산삭감과 정치권의 막말로 도민 전체가 말 못할 굴욕감을 느꼈던 만큼 떨어진 자존감과 명예를 이번에 반드시 회복해야 한다. ‘전북 홀대’의 원인을 지역의 정치력 부재로 연결하면서 지난 4월 대거 국회에 복귀한 중진의원들의 정치력이 첫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우선 국회 심의단계에서 내년 전북 국가예산을 늘리는 게 과제다. 해마다 국회에서의 치열한 예산전쟁이 마무리되면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단체장과 함께 일제히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예산 성과를 자랑했다. 연말연시 바쁜 일정에도 도지사와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어김없이 한자리에 모여 언론 브리핑을 열고 애써 의미를 부여했다. ‘역대 최대’, ‘사상 최초’, ‘국가예산 ○○원 시대’ 등 온갖 수식어를 동원해 도민들 앞에서 스스로 연말 성과금을 나눴다. 물론 그들이 매년 예산철이면 국가예산 확보를 위해 동분서주해 온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내세울 일이 아니라 당연한 일이다. 다른 지역 의원과 단체장들도 마찬가지인 만큼, 발품의 성과는 장담할 수 없다. 그런데도 노력과 성과를 내세우고, 일부는 부풀려 스스로 치적을 홍보하는 일에 더 열정을 쏟아왔다. 물론 올해도 그럴 게 뻔하다. 사실 국가예산은 전년에 비해 감소하는 일이 없다. 한푼이라도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러니 ‘역대 최대’라는 표현은 의미가 없다. 그런데도 마치 현 국회의원과 단체장의 능력이 탁월해서 전대미문의 대단한 기록을 세웠다는 뉘앙스를 풍기며 해마다 그 성과를 홍보해댔다. 그런데 지난해 이변이 일어났다. 새만금잼버리 파행의 여파로 정부가 2024년 전북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 국회 심의단계에서 일부 증액이 있었지만 최종 확정액은 전년(2023년)보다 줄었다. 정말 ‘사상 최초’라는 용어가 꼭 맞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정치권은 공치사 일색이었다. ‘사상 첫 감소’라는 사실적 표현 대신 ‘2년 연속 9조원 대 확보’라고 그럴싸하게 포장했다. 올해는 제발 실속도 없이 포장만 화려한 정치인들의 낯부끄러운 연례행사가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란다. 다시 국회의 계절이다. 이 계절이 지나면 국회의원과 단체장들은 새해 국가예산 확보 상황을 지역주민들에게 가감 없이 알려야 한다. 꼭 필요했지만 예산확보에 실패한 사업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 김종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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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표
  • 2024.09.02 18:17

여야가 공존하는 전북정치

기업과 자원이 빈약한 전북은 중앙정부에 재정을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다. 자체 수입이 거의 없어 대다수 시·군이 공무원 월급 주기도 벅차다. 이런 상황에서 공무원들은 월급이 꼬박꼬박 나오니까 요즘 경제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잘 모르는 것 같다. 지금 자영업자들은 코로나 때보다 더 힘들다고 한다. 그때는 지원금이 있어 그런대로 버틸 수가 있었지만 지금은 원금 상환기일이 도래돼 이자 넣기도 어렵다고 볼멘소리를 한다. 전북은 정치적 선택을 잘못해 구조적으로 가난의 굴레를 벗기가 어렵게 됐다. 그간 정부 정책이 균형발전을 도모한다고 했지만 수도권 일극체제만 더 강화시키는 꼴이 되다 보니까 전북이 더 힘들어졌다. 전북은 보수세력이 정권을 잡았을 때나 진보가 집권했을 때나 모두 '찬밥 신세'였다. '오십보백보' 내지는 '도긴개긴'이었다. 다른 지역은 경쟁적으로 정치를 하다 보니까 서로가 국가예산을 더 확보할려고 치열하게 노력해 자기 몫 이상을 챙겨갔다. 하지만 전북은 '우물 안 개구리' 신세를 면치 못한 가운데 세상의 변화에 둔감했다. 바깥세상이 얼마나 빠르게 변해 가느지도 모르면서 독야청청했다. 한마디로 낙후 전북이 만들어진 것은 전적으로 정치권 책임이 제일 크다. 중앙정치를 담당하는 국회의원들이 너무 무능한 탓으로 자기 밥도 못 찾아먹었다. 새만금 하나에 매달려 옴싹달싹 못한 것도 지역낙후를 가져온 원인 중 하나다. 다음으로 선출직 공무원들을 잘못 뽑은 탓도 컸다. 지역정서가 민주당 판이라 그 가운데서 뽑다보니까 유능하고 혁신적인 인물을 뽑지 못했다. 시장·군수나 지방의원들은 열정적이며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이 있어야 한다. 항상 우일신(又日新)하는 혁신가라야 한다. 변화를 두렵게 생각치 않고 도전할 줄 알아야 한다. 지금 선출직 덕목은 전문성이 필요하다. 운동권이나 공직생활 좀 했다고 경영마인드가 마냥 길러지는 게 아니다. '절차탁마 (切磋琢磨)'란 말처럼 보석으로 만들 줄 아는 노하우가 있어야 한다. 무작정 표만 얻기 위해 굴신거리는 사람은 단체장 자격이 없다. 그런데도 도민들이 선거 때마다 너무 옥석 구분을 안 해 이 지경까지 이르렀다. 국가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총성 없는 전쟁이 또 시작됐다. 지난 총선 때 국가예산 확보에 자신감을 내비쳤던 10명의 도내 국회의원들이 의정활동을 잘하면 전북 몫 확보가 그렇게 어려운 것만은 아니다. 전북도가 내년 정부 예산안에 9조를 반영시켜 사상 최대라고 들먹이면서 자화자찬했지만 그건 숫자놀음에 지나지 않는다. 정부가 3.2% 늘어난 677조로 편성했기 때문에 사상 최대 규모인 것이다. 다른 지역은 국회의원과 도지사·시장이 원팀으로 합심협력해 소리소문 없이 국가예산을 확보한다. 전북 정치권은 예산 삭감했던 윤석열 정부를 마냥 밉게 보고 반대만 할 게 아니라 잘 설득해서 전북 몫을 챙겨와야 한다. 칼자루 잡은 쪽이 그쪽이라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더 근본적인 것은 장차 도민들이 무작정 민주당 일변도로 갈 게 아니라 강원·충청·경남처럼 여야가 공존하는 정치체제를 만들어야 한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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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성일
  • 2024.09.01 18:42

올림픽과 페어플레이 정치

얼마 전 끝난 파리올림픽에서 우리 선수단의 눈부신 활약 못지않게 감동적인 장면이 많았다. 그중에서 펜싱 금메달 2관왕 오상욱 선수가 보여준 페어플레이 정신과 글로벌 매너가 눈에 띈다. 그는 결승에서 한 점만 더 내면 금메달을 확정지을 수 있는 순간, 심판이 공격 시작을 외치자 잽싸게 상대 선수에 다가갔다. 그런데 그 선수는 가만히 서 있었다. 사실상 무방비 상태여서 곧바로 공격했다면 득점으로 인정되는 상황이었지만 그는 멈춰 섰다. 상대가 공격 시그널을 듣지 못했다며 머쓱한 미소를 지었기 때문이다. 그러자 이번엔 오상욱의 공격을 파하려다 상대 선수가 넘어졌다. 이번에도 그는 다가가 손을 내밀어 상대를 일으켜 세웠다. 치열한 승부 세계에서 극히 보기드문 광경이다. 이처럼 스포츠는 금메달 보다 값진 뭉클함을 선사할 때가 있다. 구슬땀으로 얼룩진 훈련장 바닥을 닦으며 금메달을 꿈꾸지만, 그래도 경기 과정이 공정하지 못하면 금메달도 부끄럽게 여기는 정신 때문이다. 그렇다면 갈등과 대립으로 점철된 우리 정치권에도 이런 페이플레이 정신이 가능할까. 일단 뿌리깊은 적대감과 진영 논리로 쉽지 않을 거란 관측이 우세하다. 상대를 무조건 깎아내리고, 대화와 소통은커녕 삿대질하고 윽박지르기 일쑤다. 그런 살벌한 정치 풍토가 선의 경쟁 보다는 상대를 악마화해서 반사이익을 노리는 악순환을 부채질한다. 최근 의료 대란이 최악으로 치닫자 악화된 민심을 달래기 위해 여야가 민생에 앞장선 것과는 대조적이다. 22대 국회가 출범한 뒤 여야는 오로지 정쟁에만 몰두할 뿐 민생은 뒷전이었다. 법안 강행 처리와 대통령 거부권 행사의 도돌이표 정치가 게속됐다. 먹고 사는 문제를 최고 가치로 내세운 이재명 대표의 이른바 '먹사니즘' 도 말뿐이다. 16개 중 8개 민생 관련 상임위가 두 달간 단 1건의 법안 심사도 하지 않았다. 배려와 타협보다는 상대를 굴복시키려다 보니 이런 결과를 낳았다. 이 같은 모습은 지방의회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해준다. 지난 도의회 후반기 원구성 때 국힘 이수진 의원은 "소수당에 대한 횡포" 라며 상임위 배정과 관련해 불만을 터뜨렸다. 40석 중 37석을 독차지한 민주당의 일방통행식 의정 활동을 겨냥한 것이다. 민주당의 일당 독주 체제가 견고한 상황에서 소수당과 무소속 의원에 대한 홀대와 설움은 극에 달했다. 당 소속을 떠나 동료 의원으로 최소한의 배려조차 없는 분위기에서 대승적 정치는 실종된 지 오래다. 하물며 같은 당 끼리도 서로 궁합이 안 맞아 논란을 불러일으킨 도의회 원구성과 진안군 의장 선거가 대표적이다. 사실상 결정권을 가진 민주당의 후보 조율 실패가 결국 윗선 개입 논란으로 번지기까지 했다. 이렇듯 중앙이나 지방 정치권의 여야 뺄셈 정치를 보면 한 여름 무더위 보다 더 짜증난다는 지적이다. 김영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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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곤
  • 2024.08.29 18:23

고시엔대회와 전북체육의 지향점

1970년대와 80년대 고교 야구의 열기는 가히 상상을 초월했다. 향토애와 동문의식으로 똘똘뭉친 광팬들로 인해 ‘성동원두(城東原頭=성 동쪽 들판이라는 뜻)는 항상 만원이었다. 오늘날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가 있는 곳이 바로 서울운동장 야구장, 소위 성동원두 아니던가. 이름있는 상업계 고교는 물론, 내로라하는 인문계 명문고들은 고교 야구팀을 운영하며 성가를 톡톡히 누렸다. 고교야구 톱스타들은 대부분 투수와 4번타자를 겸한 대형 스타였고 요즘으로 치면 프로축구, 프로야구, 프로농구 스타를 합친것 만큼이나 엄청난 인기를 구가했다. 고교야구 전성시대 초대 한화그룹 회장이자 천안북일고 설립자인 김종희 이사장은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경향 각지의 선수들을 영입, 창단 3년만인 1980년 이상군 투수를 내세우며 첫 전국대회(봉황대기) 우승을 만들어낸다. 고교 야구는 대부분 지역 예선을 거치게 되나 봉황대기의 경우 전국 모든 팀이 본선에 참가하기에 가장 권위있는 대회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과거 봉황대기 참가팀은 전국적으로 50개 안팎이었으나 이달말 폐막하는 이번 제52회 봉황대기 고교야구대회에는 스포츠클럽 25개팀을 포함해 역대 최다인 전국 103개 고교팀이 출사표를 던졌다. 때마침 봉황대기에 참가한 전주고가 선전하고 있어 최종 결과가 주목된다. 봉황대기 야구를 지켜보면서 최근 일본 고시엔대회가 떠오른다. 1915년에 시작돼 올해로 106회를 맞은 고시엔대회는 일본의 가장 대표적인 고교야구대회인데 올해엔 일본 전역에서 무려 3957개 학교가 출전했다. 마침내 우승컵을 거머쥔 교토국제고의 교가를 부르는 모습이 전국에 생중계됐다.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야마토)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 아침 저녁 몸과 덕 닦는 우리의 정다운 보금자리, 한국의 학원’ 재일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의 교가 일부다. 외국계 학교의 우승은 처음이라고 하니 참으로 감개무량하다. 한국계 민족학교의 고시엔 본선 진출은 교토국제고가 처음이나 멀리 일제강점기때로 거슬러 올라가면 스무 번에 걸쳐 조선 대표가 고시엔 본선에 출전했다고 한다. 최고 성적은 휘문고보(현 휘문고)가 1923년 기록한 8강인데 당시 휘문고보는 선수 전원이 조선인이었다. 며칠전 파리월드컵에서 선전한 전북 선수들의 환영식이 열렸다. 이번 파리올림픽에 전북자치도를 대표해 출전한 선수단은 선수 9명, 임원 6명 15명인데 특히 임실군청 소속 김예지 선수는 10m 공기권총 종목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면서 국제적인 관심을 끌기도 했다. 문제는 대회가 열릴때만 반짝해서는 미래가 없다는 거다. 이미 쇠락할대로 쇠락한 전북을 살리려면 초대형 국제대회라도 유치해야 할 모양이다. 지난해 새만금잼버리의 여진이 아직 남아 있기에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미래 먹거리는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복합리조트와 초대형 국제체육행사가 그 해법이 될 수 있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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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병기
  • 2024.08.28 15:01

과거를 기억하려는 이유

1933년 5월 10일, 독일 베를린의 베벨 광장에 수많은 책이 쌓였다. 토마스 만, 베르톨트 브레히트, 슈테판 츠바이크, 하인리히 하이네, 카를 마르크스, 마르틴 루터, 에밀 졸라, 프란츠 카프카. 나치 정권에 따르지 않는 사회주의 지식인과 종교개혁가, 유대계 작가들의 책들이었다. 산더미 같이 쌓인 책들은 이내 불태워졌다. 나치 정권이 ‘비독일적 정신’을 정화한다며 자행한 분서사건이었다. 책이 불태워졌던 바로 그 자리에 특별한 공간이 만들어졌다. <나치 분서 메모리얼>이다. 광장 중앙바닥에 설치된 사방 1미터의 사각형 공간. 투명한 판으로 덮여 안을 환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이 공간에는 비어있는 하얀 책장들만 놓여 있다. 유대인 작가 미차 울만이 나치의 분서 사건을 기억하자는 간절한 소망을 담아 제작한 것이다. 독일 통일의 상징인 베를린의 브란덴부르크 문에서 포츠담 광장 쪽으로 가다 만나게 되는 또 하나의 공간. 회색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수많은 직육면체 조형물이 놓인 광장이 있다. 가로 세로로 이어지는 조형물은 자그마치 2,711개. 미국 건축가 피터 아이젠만이 설계한 이 공간은 나치에 희생된 유대인들을 기리기 위해 조성한 <홀로코스트 기념비>다. 독일 하르부르크에도 특별한 기념비가 있다. 땅 위로 솟아있는 기념비가 아니라 땅속으로 파묻혀 흔적만 남아 있는 <반파시즘 기념비>다. 기념비는 해마다 2미터씩 땅속으로 가라앉아 결국은 사라지도록 설계됐다. 흔적만 남은 이 기념비 옆에 안내판이 있다. ‘어느 날 이 탑은 완전히 사라져버릴 것이며 파시즘에 저항하는 이 하르부르크 기념탑의 땅은 비워지게 될 것입니다. 불의에 대항하여 일어서야 하는 것은 결국 우리 자신뿐이라는 뜻입니다.’ 베를린 거리 이곳저곳에서 만나게 되는 작은 동판들. 돌바닥 사이에 끼어 있는 이 사방형 동판들도 추모 기념물(?)이다. ‘슈톨퍼슈타인(Stolperstein, 걸려서 넘어지게 하는 돌)'이라 이름 붙인 이 동판은 1992년 독일 예술가 군터 뎀니히가 기획해 시작했다. 나치에 희생된 사람들의 이름과 태어난 해, 추방된 해나 사망 장소 등을 새겨 희생자가 살던 집 앞 보도블록에 설치한다. 나치가 저지른 만행을 기억하고 희생자를 추모하자는 소망을 담은 ‘슈톨퍼슈타인’은 이후 유럽의 여러 도시로 확산되어 지금은 베를린에만 5,000여 개, 유럽 전역에 4만 8천 여개가 놓여있다. 독일이 역사를 기억하는 방법은 이렇게 치열하다. 일상에서도 과거를 기억하고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슈톨퍼슈타인은 그 절정이다. 우리가 처한 현실을 보니 걷다가 걸려 넘어지는 불편을 감수하면서도 역사를 기억하겠다는 그들의 의지가 더 또렷해진다./김은정 선임기자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4.08.27 15:07

‘농업·농촌 대전환’과 스마트팜

이대로는 안 된다. 기존 생산·유통 체계의 대전환, 혁신이 필요하다. 우리 농업·농촌 얘기다. 수확기를 앞두고 가슴 부풀어 있어야 할 농민들이 논을 갈아엎었다. 끝 모르게 추락하는 쌀값에 농심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 그렇다고 뾰족한 대책도 없다. 이대로라면 인구절벽 시대, 지방소멸의 비극은 조만간 농촌에서 시작될 게 분명하다. 활로는 없을까? 미래 농업의 대안으로 제시된 게 ‘스마트팜’과 ‘식물공장’이다. ICT 융합기술을 접목해 온도와 습도·일조량·인공조명 등 농작물 재배환경을 제어하는 시스템으로 계절에 상관없이 작물을 생산할 수 있다. 전북에서 첨단 미래농업이 관심을 끈 것은 지난 2013년 전북대 익산캠퍼스에 국내 최대 규모의 ‘LED 식물공장’이 건립되면서부터다. 그리고 몇 년 후 국내 모 기업이 새만금에 대규모 스마트팜 단지를 건설하겠다고 밝혀 다시 눈길을 모았다. 지난 2021년 전북대를 시작으로 국내 대학에서도 스마트팜학과를 속속 신설해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정부와 각 지자체에서도 농업의 미래, 청년농업인 육성이라는 청사진을 내세워 식물공장, 스마트팜에 지원을 몰아주고 있다. 또 ‘스마트농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도 제정돼 올 7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반도 농경문화의 중심지인 김제에서 지난 2021년 11월 전국 최초로 문을 연 ‘스마트팜 혁신밸리’가 주목을 받았다. 2018년 농림축산식품부 공모에 선정돼 국비와 지방비 등 1000억 여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그런데 이 스마트팜이 최근 논란의 대상이 됐다. 지난 장마 때 유리온실에 심각한 누수와 침수 현상이 발생하면서 애지중지 키운 작물이 다 죽는 바람에 이곳 임대형 스마트팜에 입주한 청년농업인들이 빚더미를 떠안게 된 것이다. ‘우리 농업의 갈길’이라며 첨단 농업시설 홍보에 열을 올렸지만 정작 농업인들의 목소리는 흘려버린 것 같아 안타깝다. 식물공장과 스마트팜은 어느 순간 우리 농업정책의 중심에 자리잡았다. 하지만 막대한 초기 시설 투자비로 인해 청년 농업인과 소농업인들의 진입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래서 주로 기업이 운영하고, 일반 농민은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으로 조성된 시설에서 그나마 임대 형식으로 간신히 발을 들여놓는 구조다. 식물공장에서 일하는 사람을 농민이라 부를 수는 있겠지만, 이곳에는 농업에서 빠질 수 없는 농지와 자연, 그리고 농촌, 농경문화가 없다. 땅이 아니라 컨테이너나 유리온실 등 시설 안에서 빛·온도·습도 등의 환경을 인위적으로 조성해서 식물을 생산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논란이 많다. 그렇다해도 대전환의 시대, 식물공장·스마트팜이 미래 농업의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라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미래 첨단농업’이라는 그럴싸한 포장에 치중하기보다는 지금 실의에 빠져있는 농민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기 위해 이 새로운 농업체계를 현장에 어떻게 접목시킬지 다각도로 모색해야 한다. / 김종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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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표
  • 2024.08.26 18:45

민주당이 미우면 조국혁신당으로

차기 지방선거에 출마할 후보들 윤곽이 속속 드러난다. 정헌율 익산시장과 심민 임실군수가 3번 연임한 관계로 출마를 못하자 그 지역서 벌써부터 입지자들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지난 총선 때 도내서는 10석 전석을 민주당이 싹쓸이해 다음 차기 지선도 민주당 후보가 일단은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난 총선 때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후보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 후보) 현상이 뚜렷, 민주당이 지역구는 싹쓸이했지만 비례대표 선거에서 조국혁신당이 45.53%로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37.63%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조국혁신당은 비례대표에서 12석을 차지해 돌풍을 일으킴에 따라 그 여세를 몰아 다음 지방선거 때 전 지역구에 후보를 내기로 했다. 이에 따라 벌써부터 조국혁신당을 노크하는 입지자들이 있어 당은 보다 유능한 인재를 영입하려고 알게 모르게 최선을 다하고 있다. 특히 오는 10월에 전남 곡성과 영광에서 치러질 군수 재선거 승리를 위해 조국 대표 등 국회의원 12명이 워크숍을 29∼30일 영광에서 개최키로 하는 등 사전 준비에 철저를 기하고 있다. 민주당은 전당대회가 끝난 후 이재명 대표 체제가 더 굳건해졌지만 10월 재보선 결과에 따라 차기 지방선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간 도내서는 각종 선거 때마다 경쟁체제가 형성되지 않아 민주당 무풍지대를 이뤄왔다. 민주당 공천만 받으면 당선이 기정사실화되었기 때문에 입지자들마다 공천 경쟁에 목맸다. 하지만 예전에는 미워도 다시 한번 민주당이었지만 이제는 미우면 다른 당을 선택하는 경향이 생겨났다는 것. 사실 민주당은 권리당원 경선을 통해 후보를 결정하므로 사전에 기득권 세력이 쳐놓은 높은 진입장벽 때문에 유능한 인물들이 진입을 못해왔다. 그러나 조국혁신당이 지난 총선 때 돌풍을 일으킴에 따라 조국혁신당으로 출마하는 것이 경쟁력이 있을 수 있다고 판단, 입지자들이 대시하고 있다. 특히 지역 유권자들은 민주당이 매너리즘에 빠져 민생 돌보는 것을 너무 소홀히 한 것에 실망, 지난 순회경선 때도 20%대의 저조한 투표율을 보였다. 지금까지 여야 공존의 정치 대신 민주당 일당 독식구조가 만들어졌지만 지역이 나아지기는커녕 정치적으로 변방으로 내몰리고 있다면서 15만 당원이 밀어준 결과에 실망하는 모습이다. 특히 최고위원 5명도 수도권 지역구에서 모두 차지해 버려 갈수록 민주당에 대한 열정이 식어간다. 특히 22대 개원 때부터 민생 문제는 뒷전인 채로 특검 정국으로 몰아간 것에 실망이 크다. 이 때문에 당 지지율도 정체 상태에 빠졌다. 이재명 사법리스크 때문에 중도 외연 확장이 안 되고 있기 때문에 차라리 그럴 바에는 조국혁신당쪽으로 지지노선을 바꿀려는 유권자들도 많다. 윤석열정권 실정과 상대인 국힘 잘못으로 지지율 올리려는 것은 민주당 패착이다. 스스로가 노력해서 지지율을 끌어올리지 않는 한 이재명 대권 행보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도내 유권자들도 지난 총선을 치르면서 생각이 많이 달라져 전북 발전을 가져온다면 조국혁신당 지지도 마다하지 않을 태세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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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성일
  • 2024.08.25 16:00

어쩌다 '한 가족 두 지붕' 신세

지방 의회가 대의 기관인 점을 감안하면 다른 조직과 달리 여론 향배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주민 선택에 의해 정치적 운명이 좌우되는 의원들이 일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런 부담감을 안고 의정 활동을 해도 가끔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켜 구설에 오른 경우가 적지 않다. 아무리 당위성을 강조한다 해도 본래 취지와 다르게 의회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일이 발생한다. 최근 물의를 일으킨 전주시의회 갑질 형태의 빗나간 이기주의가 대표적이다. 시의원 전용 헬스장 바닥 보수와 함께 홍보 촬영 스튜디오를 새로 만든다는 구실로 사무실 공간이 부족해지자 의회 사무국이 청사 밖으로 쫓겨나 '한 가족 두 지붕' 신세가 된 것이다. 본연의 의정 내실화 보다는 의원들 편의에 급급하다 보니 정작 자신들과 손발을 맞춰 온 사무국 직원들을 홀대한 셈이다. 의원 편의 시설은 가뜩이나 청사가 비좁은 상황에서 추진돼 논란 소지가 다분했다고 한다. 실제 개인 사무실 마련에 이어 이 같은 전용시설이 청사 규모에 비해 과도하게 들어섬으로써 결국 사무국이 유탄을 맞은 것이다. 사무국도 사실상 의정 활동의 한 축을 담당하는 부서이기에 시의회 건물에서 걸어 5분 거리에 있다는 것 자체가 업무 효율성은 물론 의정 활동 소통에도 악영향이 우려된다. 후반기 의회 집행부가 출범한 지 두 달 가까이 된다. 아무래도 전반기 의정 활동 보다는 기대감이 큰 것도 사실이다. 여기에 완주 전주 통합의 중대 분수령이 되는 주민 투표 절차가 진행되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중차대한 시기에 우범기 시장도 전임 시장 때부터 풀지 못한 난제로 인해 골든 타임 놓친 걸 만회하기 위해 강한 드라이브를 건 상태다. 종합경기장과 대한방직 터 개발의 가시적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미래 관광 프로젝트도 역동적으로 추진되는 상황이다. 이런 흐름에 시의회도 지역 발전의 쌍두마차로서 집행부와의 상호 보완적 균형추 역할을 통해 ' 미친 존재감' 을 보여줄 때라고 생각한다. 그도 그럴 것이 전반기 의정 활동을 되돌아 보면 이런 시민들 기대와는 거리가 멀다. 개인 일탈과 부도덕한 스캔들이 끊임없이 언론에 회자되면서 의회 권위가 추락한 형국이다. 처음엔 초선 당선자가 역대 최다인 17명이나 의회에 입성한다는 소식에 신선한 바람을 기대했으나 역부족이다. 오히려 군기 잡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며 툭하면 집행부와 대립각을 세워 갑질 의혹까지 번지기도 했다. 이뿐 아니라 가족업체 이해충돌 논란과 해외 연수 적정성 시비, 인사청문회 자질 문제 등이 연달아 터져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저간의 사정이 이럴진대, 사무국 공간이 마땅치 않은 가운데서도 의원 편의 시설은 그토록 절실했는지 묻고 싶다. 여론 악화가 불보듯 뻔한 상황에서도 밀어붙인 걸 보면 새삼 제왕적 의회 권력과 오버랩 되면서 씁쓸하다. 김영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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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곤
  • 2024.08.22 17:50

정치인의 입, 체육인의 입

요즘 정치권의 화두는 김문수 고용노동부장관 후보자의 청문회다. 국회 환경노동위(위원장 안호영)는 오는 26일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하는데 일개 장관후보 한명의 청문회는 큰 관심사가 아니나 김 후보의 경우 지명도가 높은데다 상징성이 크기에 채택 여부가 주목된다. 물론, 장관후보자는 채택 여부에 관계없이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수 있으나 모처럼 여야가 정치복원을 시도하는 국면에서 그의 청문회는 하나의 시금석이 될 것이란 시각도 있다. 김문수 후보는 과거 이력과 휘발성 강한 발언이 쟁점인데 전북과 관련된 것도 있다. 김 후보는 지난해 9월 21일 대구 중구 행복기숙사에서 열린 청년 ‘경청’ 콘서트에서 “청춘남녀 개만 사랑하고 결혼도 안 하고 애를 안 낳는다”고 한 발언이 뒤늦게 논란이 되고있다. 이건 아무것도 아니다. 2011년 6월 22일 그는 역사에 남을 어록(?)을 남겼다. 경기지사 시절 그는 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한국표준협회 초청 최고경영자조찬회에서 "춘향전이 뭡니까? 변 사또가 춘향이 따 먹으려고 하는 거 아닙니까"라고 말했다. 우리 역사에 나타난 관리들의 부정부패에 대한 사례로 든 것인데 당시 지역사회에서 큰 논란이 일었다. 소설 속 '춘향의 고향'인 전북 남원의 시의회가 공식적으로 사죄를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당시 남원시의회는 "김 지사의 발언은 전북도와 남원시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고 지역 간 갈등을 부추기고 국민화합을 저해하는 막말"이라고 비판했다. 오죽하면 그 당시 네티즌이 뽑은 정치인 망언 2위에 김문수가 올랐겠는가. 포털사이트 '야후코리아'는 2011년 6월 24일 역대 정치인 최고의 망언을 뽑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1만3300여명이 참가한 그 조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외국 마사지걸, 얼굴 별로인 여자 골라라" 발언이 38.5%(5119명)의 득표율로 1위에 올랐다.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물의를 빚은 "변사또가 춘향이 따먹는 것" 발언은 2724표를 얻어 2위, 한나라당 강용석 전 의원이 대학생들과의 대화에서 한 "아나운서, 다 줘야" 발언은 2263표를 얻어 3위를 차지했다. 정치인 뿐 아니라 체육계에서도 문뜩 내뱉은 말 한마디가 커다란 파장을 불러일으키는 경우가 왕왕있다. 올 여름 축구로 유럽과 남미 정상에 올랐던 스페인과 아르헨티나가 선수들의 ‘설화’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게 대표적 사례다. 얼마전 배드민턴 국가대표 안세영의 기자회견 발언은 벌집을 쑤신듯 체육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파리 올림픽 금메달로 온 국민의 눈과 귀가 안세영에게 주목되는 순간, 그는 스포츠계의 변화를 촉구하는 발언을 기자회견과 SNS를 통해 쏟아냈다. 한편에선 시스템 개선을 바라는 MZ세대의 용기있는 발언이라는 반응이 있는가 하면, 다른 쪽에선 시기와 방법의 적절성 문제 등을 들며 “안타깝다”고 한숨을 짓고있다. 김문수, 안세영 발언의 파장이 어떻게 결론날지 주목되는 가운데 지역 정치인들과 지역 체육계 인사들도 설화의 중심에 서지 않기를 기대한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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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병기
  • 2024.08.21 16:50

도시를 살리는 골목

일본 세토내해에 있는 나오시마는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예술의 섬이다. 세토내해의 대부분 섬과 함께 산업폐기물과 오염으로 오랫동안 방치돼 있었던 나오시마의 변신은 놀랍다. 둘레 16km, 3,000여 명이 사는 이 섬을 세계적인 '핫플레이스' 예술의 섬으로 바꾼 주체는 일본의 도서출판그룹 베네세홀딩스다. 베네세는 1980년대 중반, 산업폐기물로 덮여 있던 섬을 사들여 예술을 입혔다. 이 실험적인 도전을 위해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와 국내외 작가들을 불렀다. 1990년대 중반 시작된 <나오시마 아트 프로젝트>다. 안도가 설계한 예술적인 미술관과 건축물이 들어서고 세계적 현대미술가들의 작품이 설치되면서 나오시마는 새로운 생명을 얻었다. 세계 곳곳에서 이 섬을 보기 위해 관광객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그 후 30여 년이 지났지만 놀랍게도 나오시마는 여전히 관광의 섬이다. 재생 모범사례가 되어 세계 도시들의 벤치마킹도 이어지고 있다. 나오시마에는 안도의 건축물과 현대미술작가들의 설치작품 외에 명소가 또 있다. 행정구역상 ‘혼무라’로 구분되는 지역에 밀집된 ‘집프로젝트’의 현장이다. 마을 사람들이 섬을 떠나면서 늘어난 빈집에서 예술가들이 거주하면서 작품을 설치하는 작업이다. 시작은 빈집 6개였다. 안도 다다오와 제임스 터렐이 완성한 <미나이 데라>를 비롯해 일본의 대표적인 현대미술작가들이 참여한 이 프로젝트로 혼무라 지역의 골목은 관광객들을 끌어들이는 관광 자원이 되었다. 갤러리로 변신한 아트하우스는 지역 주민들이 관리를 맡았다. 덕분에 죽어가던 골목은 다시 활기를 찾았다. 나오시마의 힘이 ‘멈추지 않고 지속해서 변화하는’데 있다면 그 힘을 만드는 것은 주민들의 삶이 숨 쉬는 바로 이 골목이다. 오래된 도시들이 ‘골목’을 주목하고 있다. 골목이 가진 역사 문화적 가치를 관광의 중요한 자원으로 삼은 사업들도 이어진다. 대구의 ‘근대골목’도 그 하나다. 근대골목의 중심공간은 중구다. 이곳은 역사적 전통과 근대문화유산이 많이 남아 있었지만 다른 도시의 구도심이 그렇듯 근대자산은 방치되고 거리는 공동화로 활기를 잃었다. 대구시는 2000년대 중반, ‘일상장소 문화공간화사업’과 ‘근대문화공간디자인개선사업’에 선정되면서 재생사업을 시작했다. 그 결실이 관광상품으로 이름을 얻은 ‘대구 근대골목투어’다. 대구 근대골목투어가 시작되었던 2008년 이후 대구시는 ‘김광석의 길’을 비롯해 그 일대에 문화적 공간을 더하면서 골목을 대구의 대표 명소로 만들었다. 들여다보니 근대골목투어는 지금도 순항 중이다.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힘이 됐을 터. 오래된 도시의 많은 골목이 되살아나길 기대한다. /김은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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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은정
  • 2024.08.20 17:29

부지깽이 일손

‘부지깽이도 일손을 거든다’는 농번기다. 바쁜 영농철에는 아궁이 옆 부지깽이도 일을 도와야 할 만큼 농가에 일손이 많이 필요했다는 것을 과장해서 표현한 우리 속담이다. 산업화 이전, 농업이 주업이던 그 시절에도 파종기와 수확철에는 일손이 정말 많이 부족했던 까닭에 이런 속담이 생겼을 것이다. 그러니 탈농촌 시대를 거쳐 인구절벽 시대 지방소멸 위기를 맞은 지금,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우리 농촌의 인력난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그동안 농업 기계화와 각계각층에서 나선 농촌 일손돕기활동 덕분에 부족한 일손을 근근이 메울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예견된 한계가 왔다. 농촌의 인구감소·고령화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농촌 일손돕기 캠페인도 시들해졌다. 여름방학 봉사활동을 계획한 대학생들이 농촌이 아닌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가운데 익산시가 지난 6일 대학생 1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농활은 핑계고’ 발대식을 열어 눈길을 끌었다. 봉사활동에 관광을 접목한 농촌 특화 관광프로그램으로, 관계인구 창출을 통해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하자는 취지다. 농촌 일손돕기가 주 목적이 아니다. 이맘때면 각 기관·단체에서 앞다퉈 나섰던 농촌 일손돕기 봉사활동 소식도 요즘은 좀처럼 들을 수 없다. 그나마 잡을 수 있는 지푸라기가 ‘외국인 계절근로자’다. 우리 논밭에서 외국인 근로자를 찾아보는 일은 어렵지 않다. 아니, 이제 이들이 없으면 농사를 지을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전북특별자치도에서는 인구문제의 해법을 외국인에서 찾고 있다. 민선 8기 출범과 함께 인구대책의 무게중심이 이민정책으로 급격하게 기울었다. 지난달 조직개편에서는 외국인 지원 및 이민정책 전담부서인 외국인국제정책과를 신설했다. 농촌 인력난 해소 대책도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그렇다고 외국인 일손을 부지깽이처럼 마냥 쉽게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해마다 외국인 계절근로자가 크게 늘고는 있지만, 지역별로 배정된 인원 범위에서 경쟁을 벌여야 한다. 또 어렵게 구한 근로자들이 무단 이탈해 수확 시기를 놓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게다가 이들의 인건비와 숙식비 등 고용비용이 가파르게 상승해 농가의 부담이 만만치 않다. 시대 변화에 따른 불가피한 농촌문제로 치부하고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다. 농촌의 위기는 농촌에서 끝나는 게 아니다. ‘농촌 없는 도시, 농업 없는 국가’는 어느 곳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는 여전히 위기의식이 부족하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과 함께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그 ‘어디서나’에 농촌이 예외일 수는 없다. 농업·농촌의 위기가 임계점에 달했다. 우선 정부가 심각한 국가적 위기로 인식하고 특단의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를 농촌 현실에 맞게 재정비하는 동시에 국가 차원의 농촌 인건비 지원 방안도 적극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 / 김종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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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표
  • 2024.08.19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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