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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 쿠폰 지급에 전통시장 활기⋯효과 톡톡

“소비쿠폰을 쓰려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22일 낮 12시께 전주시 덕진구 모래내시장. 양손에 장바구니를 든 도민들은 가게들을 둘러보며 장보기에 여념이 없었다. 무더운 날씨에도 상인들은 준비된 물건들을 팔기 위해 “돼지고기가 오늘 저렴해요”하는 등 호객행위에 열중하고 있었다. 마트에서 일을 하고 있던 박기순(59·여) 씨는 “어제 하루에만 매출이 2배 가량 올랐다”며 “그동안 사놓지 못했던 소금이나 설탕, 화장지 등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돈이 생기자 소비심리가 조금 풀린 것 같다. 그동안 장사가 조금 힘들었는데, 이런 정책이 생겨서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웃음지었다. 앞서 오전 11시께 찾아간 전주중앙시장은 더욱 활기를 띄고 있었다. 반찬가게마다 물건을 사기 위한 도민들이 줄을 섰다. 상인들도 덩달아 신이 난 모습이었다. 생선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오길영(56·여) 씨는 “어제 선불카드를 지급받자마다 자 생선을 사러 오신 분들이 여러 명 있었다”며 “이번 소비 쿠폰으로 가게 운영에 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찬가게에서 일을 하고 있던 서동애(52·여) 씨는 “어제부터 조금 손님이 늘어난 느낌을 받고 있다”며 “소비쿠폰을 가지고 김치류 등 반찬을 사가는 사람들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중앙시장 안에서 마트를 운영하고 있는 유모(51) 씨는 “어제 하루에만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가게를 찾아와 소비쿠폰을 사용한 것 같다”며 “대부분 평소에 소비를 잘 못하던 빈곤층 분들이 많았던 것 같다. 대부분 엄청 소비를 크게 한다기보단 평소에 사지 못했던 물건 1~2개를 더 사가는 모양새였다”고 했다. 장을 보고 있던 김영욱(40대) 씨는 “어제 아내가 소비쿠폰을 받아왔다고 해서 같이 장을 보러 나왔다”며 “엄청 큰 돈은 아니지만 이번 달 생활비에는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저녁에 부모님과 식사를 하기로 했는데 요리 재료 등을 사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시장 안에서 만난 장기순(70대·여) 씨는 “요즘 물가가 오르면서 장을 볼 때마다 고민이 많았다”며 “소비쿠폰을 받은 김에 옷과 고기를 좀 살 생각이다”고 했다. 음식점들도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중앙시장 인근 한 중국 요리점에서 한 손님은 일행들에게 “내가 소비쿠폰을 먼저 받았으니 오늘은 내가 산다”며 일행들에게 선심을 썼다. 일행들도 “나도 소비쿠폰을 받으면 다음에 내가 살게”라고 말했다. 한편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21일 민생회복 소비쿠폰 신청 첫날 697만 5642명이 신청을 완료했다. 총 지급액은 1조 2722억 원 규모다. 전북에서는 총 대상자 171만 7000명 중 23만 1930명이 신청했다.

  • 사회일반
  • 김경수
  • 2025.07.22 17:54

[현장 속으로] 여름철 수난사고 예방…119소방안전캠프 가보니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다가오면서 수난사고 발생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도내에서 발생했던 수난사고는 총 1118건으로, 이 중 489건(43.7%)이 휴가철인 7월과 8월에 집중됐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듯 휴가철에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수난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전북소방본부는 지난 21일부터 오는 28일까지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소방안전캠프를 개최했다. 임실 119안전체험관에서 진행된 이번 소방안전캠프에서는 물놀이 중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비한 여러 실습 프로그램이 운영됐다. 계곡 등에서 갑자기 깊어지는 수심에 대비할 수 있도록 만든 익수사고 체험 구역도 그중 하나였다. 체험에 앞서 소방대원들은 “겉으로 보기에는 깊지 않지만 실제로 들어가면 쑥 빠진다”며 “날씨가 화창하고 물이 맑은 경우 자기 착시 현상이 일어나 제대로 수심을 파악하기 어려우니 반드시 구명조끼를 입거나 탈출 방법을 숙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무더운 날씨였지만 아이들은 소방대원이 하는 말을 한마디도 놓치지 않기 위해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궁금한 점이 생기면 바로 손을 들고 질문했다. 설명 이후에는 소방대원의 입회 아래 직접 2.2m 수심에 들어가는 체험이 진행됐다. 아이들은 보기보다 훨씬 깊은 수심에 당황했지만 이내 배웠던 대로 침착하게 물에서 빠져나왔다. 또한 급류 체험 공간에서는 갑자기 강해진 물살을 경험할 수 있었다. 철봉에 매달린 채 약한 물살 위에 있던 아이들 앞으로 큰 양동이 두 개 분량의 물이 쏟아졌다. 잠시나마 강한 물살을 겪어본 아이들은 “비가 올 때는 절대 계곡에 가지 않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해당 체험 코너 이외에도 이날 구명 뗏목 사용법, 생존 수영, 선박 탈출법 등 바다와 계곡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여러 사고에 대한 대처 교육이 이뤄졌다. 캠프에 참여한 어린이들은 다양한 안전 체험과 교육을 통해 위기 상황이 와도 잘 대처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오주연(13) 양은 “다양한 체험이 있었지만, 강한 물살을 체험해 볼 수 있었던 급류 체험 코스가 가장 인상 깊었다”며 “이번 경험을 통해 앞으로 물놀이 중 문제가 생겨도 잘 대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태웅(13) 군도 “물놀이 중 여러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오늘 교육받은 것을 기억하고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다른 친구들에게도 추천해 줄 만하다고 생각한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오숙 전북소방본부장은 “무더운 여름일수록 작은 방심이 큰 사고로 이어지는 만큼, 체험을 통해 위기 상황에 미리 대비하는 게 중요하다”며 “폭염과 물놀이 사고로부터 모두가 안심할 수 있는 여름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소방안전캠프에서 진행됐던 프로그램은 전북119안전체험관에서 체험할 수 있다. 체험은 6월부터 9월까지 하루 3회 운영될 예정이며, 만 6세 이상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고 회당 최대 150명까지 참여가 가능하다.

  • 사회일반
  • 김문경
  • 2025.07.22 17:08

[현장 속으로] 저장강박증 쓰레기집 구조 현장 동행해보니

“이제 저장강박증은 거주자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이웃까지 위협하는 사회적 문제입니다.” 꼭 필요하지 않은 물건이라도 수집한 뒤 버리지 못하는 '저장강박 증상'으로 인해 쓰레기를 집안에 쌓아두며 생활하는 사람들이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쓰레기집은 거주자의 위생, 건강뿐만 아니라 이웃 주민들에게도 큰 피해를 주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1일 남원시의 한 아파트. 승강기에서 내리자마자 코를 찌르는 악취로 인해 숨이 막혔다. 악취가 시작된 세대의 현관문 사이로는 엄청난 양의 쓰레기가 보였다. 세대 내부로 들어가자 더욱 심각한 상황을 확인할 수 있었다. 화장실, 거실, 안방 모두 쓰레기와 옷가지로 가득 차 있었으며, 쓰레기 더미에서 풍기는 악취, 기어다니는 벌레들은 오랜 기간 방치된 그간의 상황을 보여주고 있었다. 모두 저장강박 증상이 있는 거주자 A씨가 지속적으로 모아온 쓰레기들이었다. 청소 현장 인근을 지나던 주민들은 악취와 벌레들로 인해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심지어 주민들에 따르면 해당 세대는 이미 과거에 2~3차례 청소가 진행되기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주민 B씨는 “냄새와 벌레도 문제지만, 저렇게 쌓아두다 사용하던 콘센트나 화기에서 화재라도 나면 큰 피해가 발생할 텐데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전북광역자활센터의 주거환경 토탈케어 서비스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쓰레기로 가득 찬 집을 청소하던 이창승(63) 한국자활기업협회 전북지부장은 이러한 저장강박증상 환자들이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다고 한숨지었다. 그는 “올해만 저장강박 증상으로 인한 쓰레기집 청소를 벌써 10건 이상 진행했다”며 “사회에 소외되신 분들이 많아지면서 저장강박 증상 사례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지부장과 직원들은 무더위 속에서도 마대와 봉투에 계속해서 쓰레기를 담아 날랐지만 그 과정 역시 순탄하지는 않았다. A씨가 “모두 입을만한 옷이다”며 담았던 옷가지들을 계속 꺼냈기 때문이다. 청소를 하던 직원이 “좋은 옷들로만 골라서 드리겠다”고 A씨를 설득했지만 소용없었다. A씨가 꺼내 모은 옷들은 이내 벽 쪽에 다시 쌓이기 시작했다. 이를 본 이 지부장은 “쓰레기처럼 보이더라도 소유권이 있는 물건이기 때문에 거주자가 저렇게 필요한 물건이라고 하시면 드려야 한다”며 “잘못 처리했다가는 민원이 들어올 때도 많아서 명확한 기준이나 규정이 있으면 좋겠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내내 쓰레기 청소가 진행된 결과, 해당 세대에서는 대형 마대 10개 이상 분량의 쓰레기가 나왔다. 쓰레기 청소 이후에는 집 내부 수리 등 거주자가 깨끗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작업이 이뤄졌다. 이 지부장은 이러한 쓰레기집 청소 작업이 의미를 가지려면 반드시 저장강박 증상 거주자에 대한 사후 조치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곳도 이미 3차례 청소를 했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쓰레기를 치워도 저장강박 증상이 있는 거주자는 다시 쓰레기를 가져와 모을 수밖에 없다”며 “청소 이후 꾸준히 거주자의 저장강박 증상을 치료하고 현장 확인을 하는 등의 사후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한숨지었다.

  • 사회일반
  • 김문경
  • 2025.07.21 18:33

[현장] "이렇게 많이 올 줄은"…소비쿠폰 신청 첫날 주민센터마다 '북적'

“어려운 시기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왔습니다.” 21일 오전 8시 50분께 전주시 완산구 삼천3동 주민센터. 주민센터 안은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신청하려는 주민들로 이미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주민센터가 준비한 ‘선불카드 번호표’의 숫자는 41. 새로 번호표를 뽑던 한 주민은 “벌써 이렇게 사람이 많이 올 줄 몰랐다”고 말하며 빈자리를 찾아갔다. 순서를 기다리고 있던 강석기(79) 씨는 “온 국민이 이렇게 배분을 받는 것은 나는 잘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어려운 시기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주민센터를 찾았다. 소비쿠폰 뿐만 아니라 앞으로 이런 지원책들이 확대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전 9시가 되자 사람들은 더욱 많아졌다. 번호표의 숫자는 60번대까지 늘어났다. 주민센터 관계자는 “오늘 사람들이 몰릴 것을 예상해 주말에 직원들이 출근해 안내방법이나 2층에 티비를 설치하는 등 휴게시설들을 준비해놨다”고 설명했다. 이날 업무 처리에는 한 명당 약 7~8분이 소요됐다. 신청 날짜를 착각하는 경우도 많았다. 출입구에 서 있던 주민센터 관계자는 “오늘은 출생년도 끝자리 1하고 6만 신청하는 날이에요”를 외치며 찾아오는 주민들에게 확인작업을 거쳤다. 한 주민은 “나는 4인데 오늘은 안돼?”라고 물었다. 주민센터 관계자는 “아버님은 목요일날 오셔야 돼요”라고 말하며 되돌려 보냈다. 소비쿠폰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은 대부분 긍정적인 모습이었다. 다만 국가 재정 등을 걱정하는 모습도 종종 보였다. 주민센터에서 만난 김민(35·여) 씨는 “소비쿠폰을 받아서 생활비로 쓰려고 한다”면서도 “지금은 좋을 수 있지만 나중에는 다 저희 세대가 갚아야 한다는 사실이 있어서 좋은 건지 아닌지 혼동되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기초생활수급자 맹금성(64) 씨는 “소비쿠폰을 받으면 슈퍼에서 장을 보거나 약국에서 가약품 등을 구매할 예정이다”며 “신용불량자이기 때문에 은행에서는 발급을 받을 수 없어 동사무소를 찾았다. 이런 정책이 많았으면 좋긴 하지만, 최근에 청년세대들이 국민연금도 이제 받지 못한다는 소리도 있고 힘들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앞으로 고생해야 하는 세대가 있기 때문에 마음이 편치는 않다”고 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까지 전국에서 총 415만 4836명이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신청했다. 지급액은 7545억 원이다. 이중 카드사 홈페이지와 앱 등 온라인 신청자가 379만 7877명, 주민센터 등 오프라인 신청자가 33만 4654명으로 나타났다. 전북에서는 13만 9636명이 총 294억 원을 지급받았다. 전북에서는 총 171만 7000명이 지급 대상이다. 이번 주까지는 주민등록번호 두 번째 자리가 월(1, 6), 화(2, 7), 수(3, 8), 목(4, 9), 금(5, 0)인 도민들만 접수가 가능하다.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소득에 따라 1인당 15만~55만 원까지 지급받을 수 있으며, 11월 30일까지 지역구 내 사용처에서 모두 소비해야 한다.

  • 사회일반
  • 김경수
  • 2025.07.21 17:22

부안서 공공 노인일자리 참여자 숨져…유가족·지자체 '산재 인정' 두고 논란

부안에서 공원 정화 작업을 하다 쓰러져 숨진 공공 노인일자리 참여자의 근로자 및 산재 인정 여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유가족 측은 숨진 A씨(70대)의 근로자 지위와 산재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부안군이 공공 노인일자리 근로자에 대한 산재 인정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유가족에 따르면 A씨는 지난 9일 오전 6시께 부안군 진서면의 한 공원에서 쓰레기 줍기 작업을 하던 중 가슴이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A씨는 평소 별다른 지병이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동료들의 신고를 받은 소방당국이 출동했지만 A씨가 괜찮다고 말하자 곧 현장을 떠났다. 이후 10분이 지나 다시 쓰러진 A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유가족 윤모(40대) 씨는 “고인이 괜찮다고 말했다는 이유만으로 별다른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고, 가족들에게 연락도 없었다”며 “고인이 고령자였고 당시 기온이 높았다는 것을 고려하면 매우 부적절한 판단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엄청난 보상금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며 “고인이 오랜 기간 성실하게 공공 근로에 참여하셨던 만큼, 산재를 당했다는 것을 인정받고 향후 비슷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나섰다”고 강조했다. 부안군은 현재 규정상 산재 적용이 힘들다는 입장이다. 부안군 관계자는 “현재 모든 지역이 공공 노인일자리 참여자들은 상해보험만 가입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산재를 적용하기에는 어렵다”면서 “유가족을 대상으로 상해보험 신청 적극 지원 및 위로금 지급 등을 광범위하게 검토 중이며, 안전 수칙과 비상 연락망을 다시 검토해 구축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보건복지부는 사고 시 최대한 상해보험을 인정받을 수 있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공공 노인일자리 참여자의 근로자성 여부에 대해서는 내부에서 꾸준히 논의하고 있는 부분이다”며 “그러나 현재 결론이 나지 않는 부분이 있어 우선 상해보험의 틀 안에서 최대한 보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장 안전 전담 인력 확대 규정도 마련해 뒀으며, 이에 따라 순차적으로 안전 인력 확대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 사회일반
  • 김문경
  • 2025.07.20 16:39

[현장 속으로] 순창 진안 임실 수해 피해지역 가보니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합니다." 나흘간 전북 지역에 쏟아진 비가 그치면서 수해피해 지역마다 복구 작업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20일 진안군 성수면 가수마을에서는 수십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복구 작업에 한창이었다. 자원봉사자들은 바가지와 삽 등을 들고 집에 가득 찬 물을 퍼내고 있었다. 집안 벽지는 물과 진흙으로 인해 제 색깔을 잃은 상태였다. 한쪽에서는 물에 젖은 집기들을 선별하고 있었다. 집주인 김상환(83) 씨는 "다 버려야 돼 못 써⋯못 써"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김 씨는 "물이 성인 남자의 허리 높이까지 갑자기 차올랐다"며 "집 안까지 물이 들어와 간신히 대피했다"고 토로했다. 인근 주민 김현모(56)씨도 "콘크리트로 최근에 다시 지은 집들은 그래도 집 안 피해는 없지만 우리 집은 안쪽까지 물이 들이닥쳐 피해가 크다"며 "앞으로 이 집에서 살 수 있을지 걱정이다. 건축사 지인에게 물어보니 건물이 붕괴할 수 있어 가까이 가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고 허탈해했다. 이번 수해로 가수마을에서는 10개의 주택이 침수되는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봉사활동을 하던 백운농협 관계자는 "수해 피해가 발생했다는 말을 듣고 전 직원이 나와서 봉사를 하고 있다"며 "빨리 복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같은 날 순창군 신남리의 양계장은 더욱 처참했다. 양계장 안은 병아리들의 사체로 가득했다. 양계장 주인 권성탁(57) 씨는 "살아남은 병아리들도 이미 몸의 색깔이 변해 곧 죽을 예정이다"고 말하며 양계장 안을 씁쓸히 바라봤다. 이번 폭우 당시 해당 양계장에는 3만 8000마리의 병아리들이 있었다. 그러나 폭우가 내리면서 인근 논밭과 함께 양계장에 물이 차올랐고, 권 씨는 허벅지까지 물이 차오르자 눈물을 머금고 병아리들을 놓은 채 대피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양계장 주변 논이 비만 오면 물이 가득찬다"며 "배수로가 내리는 강수량을 감당하지 못해 물이 가득차는 것이다. 배수로 등을 정비하지 않으면 다시 사고가 반복될 것이다"고 꼬집었다. 권 씨는 이번 수해피해로 약 5000만 원의 복구비용을 예상하고 있다. 권 씨는 "보험금을 받으면 국가의 보상을 받지 못한다는 말을 들었는데, 보상 체계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며 "이상기후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어떻게 양계장을 운영하라는 것인지 모르겠다. 병아리 등의 비용은 다행히 보험을 들어놔서 처리가 되겠지만, 죽은 사체 처리 비용이나 분뇨 처리를 어떻게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구조된 수해민들은 불안을 호소했다. 지난 19일 임실읍 상동노인정 앞에서는 하수구가 역류하면서 고립자들이 발생했다. 이날 상동 노인정에서 만난 오순원(70대·여) 씨는 "물이 차오르자 소방관들이 업어서 구조를 해줬다"며 "마을회관은 물론 인근 주택까지 물이 순식간에 차올랐다. 천둥이 치고 물이 차오르니 너무 무서웠다. 구조가 되서 너무 다행이다"고 했다. 인근 주택에 거주하는 손남덕(83) 씨는 "다행히 마당까지만 물이 올라오고 집안까지는 물이 차오르지는 않았다"며 "구조를 해준 소방대원들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아직 여름이 끝나지 않았는데, 또 많은 비가 오면 어떡할지 고민이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도내에 내린 주요 지점 강수량은 △순창 456.9㎜ △남원 332.5㎜ △임실 298.5㎜ △고창군 241㎜ △진안 242㎜ △장수 217㎜ △정읍 208.7㎜ △전주시 173.8㎜ △완주군 160㎜ △부안군 152.2㎜ △무주군 151㎜ △군산시 141.1㎜ △김제시 121.5㎜ △익산시 105㎜ 등이다. 전북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이번 호우로 농작물 63.7㏊가 침수됐으며, 축사 7농가에서 6만 2000수의 가축이 폐사했다. 또 익산 부송동, 고창 고수면 등이 낙뢰 등으로 인해 정전이 발생했다.

  • 사회일반
  • 김경수
  • 2025.07.20 16:35

나흘간 남원 뱀사골 465㎜ 넘는 비, 전북지역 폭우 피해 속출

지난주 나흘 간(16일~19일) 남원 뱀사골이 465.5㎜의 누적 강수량을 기록하는 등 전북지역에 평균 214㎜가 넘는 극한 호우가 내리면서 피해가 속출했다.(관련기사 5면) 20일 전북특별자치도 도민안전실(재연재난과)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기준 전북지역에 내려졌던 호우와 산사태, 홍수, 강풍, 풍랑 특보는 모두 해제 됐다. 지난 16일부터 19일 24시까지 도내에 내린 비의 양은 평균 214.4㎜로, 지자체별로는 순창 456.9㎜, 남원 332.5㎜, 임실 298.5㎜, 진안 242.5㎜, 고창 241㎜ 등의 순이었다. 이 기간 동안 특정지역별로는 남원 뱀사골이 465.5㎜였고, 순창 풍산 443㎜, 임실 강진 296.5㎜, 군산 말도 252㎜ 등의 순으로 많은 비가 쏟아졌다. 이번 비로 전국에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전북지역에서도 피해가 잇따랐다. 많은 비가 내리면서 8개 시군 126세대 199명이 대피했다가 귀가했으며, 현재까지 3개 시군 9세대 13명이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주택 피해로는 고창에서 주택 한채가 반파됐고 순창 2곳과 고창 1곳의 주택은 침수됐다. 또 남원과 고창 등 5개 시군에서 63.7ha의 농경지가 물에 잠겼고 남원과 순창의 닭 축사와 오리 축사에서 각 6만1500마리, 5000마리의 가축이 폐사했다. 아울러 16일부터 19일까지 익산 1곳과 고창 3곳, 남원, 정읍, 순창각 1곳 김제 2곳 등에서 일시 정전이 되면서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한때 도로 3곳과 14개 시군 43개 구간의 하천 산책로가 통제됐다가 해제되고 있으며, 도내 국립과 도립, 군립 공원 10곳의 탐방로는 진입이 금지됐다. 한때 비상 대응 2단계까지 대처한 도는 행정부지사 등 공무원과 소방, 경찰, 군인 등 6980명이 비상근무를 실시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도 관계자는 "비상 연락체계를 가동하고 모니터링및 재해 취약지역 예찰을 강화할 예정"이라며 "피해 발생 여부 예찰및 점검을 하고 피해시 응급복구해 2차 피해 예방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사회일반
  • 백세종
  • 2025.07.20 15:57

전북지역 ‘물 폭탄’···18일 오전까지 시간 당 30~50㎜ 폭우 예상

전북 지역에 물 폭탄이 떨어졌다. 17일 전북특별자치도와 전주기상지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도내 주요 지점 누적 강수량은 △순창 234㎜ △군산 어청도 179㎜ △남원 168㎜ △고창 98.4㎜ △임실 87.6㎜ △전주 85㎜ △완주 85㎜ △진안 77.5㎜ △무주 56.5㎜ △김제 46.5㎜ △부안 41.3㎜ △장수 40.6㎜ 등이다. 많은 비가 내리면서 각종 피해도 잇따랐다. 이날 오후 4시 25분께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 삼천천에서 “천변에 빠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당시 2명의 아동이 물에 빠졌으나 자력으로 탈출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오후 2시 40분께 순창군 동계면 장군목길에서 토사가 무너져 내리면서 오후 4시까지 도로가 통제됐다. 앞서 오후 1시 5분께에는 남원시 광치동에서는 도로가 침수돼 배수관 퇴적물 제거 및 현장 안전조치가 진행됐으며, 오전 11시께 완주군 고산면 소향리에서 나무가 부러져 도로를 막았다. 또한 오전 10시 30분께에는 익산시 부송동의 한 전신주에 낙뢰가 떨어져 인근에 위치한 익산과학교육원, 원광중·고등학교, 이리 석암초, 인근 상가 등에 정전되는 등 도내 8개 학교에 크고 작은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전북소방본부에는 총 34건의 크고 작은 신고가 접수됐으며, 전북경찰청에도 38건의 신고가 접수돼 모두 현장 조치했다. 이번 집중호우로 고창의 하상도로 3곳과 8개 시·군의 하천변 산책로 14개 구간을 통제했다. 군산~개야 등 5개 항로의 여객선도 통제됐으며, 어선 3041척이 피항했다. 또한 도내 국·도·군립공원 10곳의 140개 탐방로 출입도 제한됐다. 전주기상지청은 이번 호우가 오는 19일까지 강약을 반복하면서 지역에 따라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18일 오전까지 시간당 30~50㎜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됐다. 전주기상지청 관계자는 “많은 곳은 300㎜ 이상의 강하고 많은 강수가 내릴 것으로 예상돼 각별히 유의해 달라”며 “앞으로 발표되는 최신 기상정보를 확인하고, 기상청에서 발송한 긴급재난문자를 받으면 신속히 주변 상황을 파악해 자신과 가족, 이웃의 안전을 살펴봐 달라”고 당부했다.

  • 사회일반
  • 김경수
  • 2025.07.17 18:28

'오늘도 목숨 걸고 걸어요'…보행로·차로 구분 없는 도로 '아찔'

“차도 많이 지나다니는데 주차된 차량까지 피해서 걸으려니 힘드네요.” 보행로가 없는 도로로 인해 시민들이 통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7일 전주시 완산구의 한 도로. 출근을 위해 빠르게 달리는 차량 옆으로 보행자가 지나가고 있었다. 갓길을 걷던 보행자가 주차된 차를 피해 황색 점선 안쪽으로 들어가자 곧바로 보행자의 왼편으로 차량이 근접해 지나가면서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다. 이렇듯 차량과 보행자 사이의 거리가 매우 가까웠음에도 해당 도로에서 보행로는 찾아볼 수 없었다. 보차로 구분이 없는 도로에서 차량과 함께 걷는 보행자들의 모습은 꽤 위태로워 보였다. 같은 날 덕진구의 한 도로 역시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도로 위에서 마주 오는 차량을 본 보행자들은 주차된 차들 사이로 들어가 잠시 몸을 피하기도 했다. 보차로 구분이 되어 있지 않은 도로를 걷던 정모(60대·여) 씨는 “주차된 차량도 피해야 하고, 달리는 차량도 피해야 하니 걷기가 쉽지 않다”며 “좁은 골목길은 어쩔 수 없지만 어느정도 공간 확보가 가능한 도로들은 최대한 보행로를 설치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현재 도로의 구조·시설 기준에 관한 규칙은 보행로 설치 폭을 2m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기존 도로 개설 시 불가피한 경우 1.5m 이상으로 설치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전주시에 따르면 이러한 기준을 만족하는 도로 중 아직까지 보행로 설치가 이뤄지지 않은 도로는 30㎞(10%) 정도인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는 보행로 설치를 최대한 확대하는 동시에, 이것이 어려운 도로에는 차량 진입 억제용 말뚝 설치 등을 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심재익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선 보행로 공간 확보가 가능한 상태의 도로는 최대한 보행로를 설치해야 한다”며 “도로 폭 등 문제로 인해 보행로 확보가 불가능한 도로는 노면을 다른 색으로 칠하고 차량 진입 억제용 말뚝 등을 설치하면 불법주차도 방지하고 보행자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보행 공간을 확보해도 차량이 과속하게 되면 보행자의 안전에 위협이 된다”며 “도로 상태와 보행량 등을 고려해 과속 방지턱이나 단속 카메라를 설치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전주시는 현재 장기적인 계획을 통해 꾸준히 보행로를 확보 중이라고 밝혔다. 전주시 관계자는 “5년마다 도로 사고 건수와 보행량 등을 파악해 보행 편의 증진 기본 계획을 수립하고 있고, 우선순위에 따라 보행로를 확대하고 있다”며 “그러나 보행로 건설 예산이 토지 매입 등 보상 예산과 같이 묶여 있어 진행이 더딘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최대한 보행로를 확보하려고 추진하고 있으며, 도로 여건상 보행로 설치가 불가능한 곳에는 차량 진입 억제용 말뚝 설치 등을 통해 보행 공간을 확보하겠다”고 덧붙였다.

  • 사회일반
  • 김문경
  • 2025.07.17 16:46

[현장 속으로] 기울어진 전봇대 현장 가보니

기울어진 상태의 전봇대가 다수 목격되면서 시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이에 전문가는 변화하는 기후에 맞춰 시설 규정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6일 전주시 덕진구의 한 골목. 한 시민이 걸음을 멈추고 인도 위에 설치되어 있던 전봇대를 유심히 살피고 있었다. 그는 무언가 신경 쓰이는 것이 있는지 전봇대를 지나친 이후에도 계속해서 뒤를 돌아봤다. 해당 시민이 확인하던 전봇대는 크게 기울어져 바로 옆 전봇대에 기대어 있었다. 확인 결과 이 전봇대는 15도에서 20도 정도 기울어져 있었으며, 바로 길 건너 도로에도 이처럼 기울어진 전봇대가 설치된 상태였다. 이날 전주시 완산구의 한 도로에서도 비슷한 전봇대를 찾아볼 수 있었다. 해당 전봇대는 길 건너편의 다른 전봇대와 선으로 연결된 채 크게 기울어진 상황이었다. 이렇게 기울어진 전봇대를 본 시민들은 당혹감과 우려를 나타냈다. 김모(20대·호성동) 씨는 “근처에 볼 일이 있어 들렀었는데 기울어진 전봇대를 보고 깜짝 놀랐다”며 “그냥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기울어져 있는데 안전문제는 없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의문을 표했다. 정모(30대·송천동) 씨도 “최근 전북 지역에도 갑작스러운 폭우나 지진 등이 발생한 적이 있지 않느냐”며 “지금은 괜찮더라도 자연재난 발생시 문제가 발생할까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기울어진 전봇대들은 바로 옆에서 전력을 공급하고 있는 전봇대의 하중 분산 목적 등으로 설치된 것으로 파악됐다. 한전 관계자는 “해당 시설은 전주(전봇대)가 받는 힘이 한쪽으로 쏠리거나 전선이 수평을 유지하기 어려울 때 전주가 쓰러지지 않도록 방지하기 위해 설치하는 지지주다”며 “지지주는 전주의 하중을 버틸 수 있도록 전주 바로 아래나 반대편에 설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지주는 설계 단계에서부터 각도와 하중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한 뒤 설치하고 있어 기울어져 있다고 하더라도 안전문제는 없는 상태다”며 “항상 현장을 돌면서 이상이 있는 부분을 확인해 조치 중이니 전력시설 관련 특이사항을 목격한다면 적극적으로 제보해 달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는 현재 지지주 등 시설 설치 기준이 향후 기후 변화로 인한 변수를 고려하지 않고 있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찬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안전공학과 명예교수는 “현재 적용되고 있는 전기시설 관련 안전 기준과 규정들은 모두 과거에 제정돼 기후변화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최근 기후 변화로 인한 극한 기후와 집중 호우 등으로 대지 기반이 약해지고 있고, 이에 따라 현재 규정에 맞춰 설치한 기울어진 지지주들이 안전하다고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과거보다 2배 이상의 강도로 집중 호우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현재 기후 기준에 맞춰 지지주 등 시설 설치 기준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며 “아울러 새로 마련된 기준에 따라 기존 시설들을 다시 점검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했다.

  • 사회일반
  • 김문경
  • 2025.07.16 19:17

전북 시민단체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제도 개선하라"

전북 시민단체들이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제도 개선 및 소원주간보호센터 직장 내 괴롭힘 인정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전주시 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와 전북특별자치도노동조합은 16일 오전 고용노동부 전주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9년 7월 16일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되고 6년이 지났다”며 “그러나 여전히 19%의 노동자는 보복이 두려워 진정을 하지 못한다고 응답하고 있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단체들은 “2020년 직장 내 괴롭힘 진정 건수는 5823건이고 조치 건수는 964건으로 인정률이 약 17%였으나, 2024년은 진정 건수 1만 2253건 중 조치 건수가 1021건으로 인정률이 12% 수준에 불과했다”며 “갈수록 직장 내 괴롭힘 진정 건수는 느는데 인정률은 줄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하더라도 자체 조사로 돌려보내지고, 자체 조사는 조사 과정 중 진정인 측 참여가 보장되지 않아 객관성 확보가 어렵다”며 “고용노동부의 전문위원회는 1년 동안 1~2건의 건수만 다루고 있어 운영이 형식적이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소원주간보호센터 노동자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고용노동부 전주지청에 진정했지만 센터장으로부터 매우 불쾌한 협박성 공문을 받아야 했다”며 “소원주간보호센터의 직장 내 괴롭힘을 철저히 조사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하라”고 주장했다.

  • 사회일반
  • 김문경
  • 2025.07.16 19:17

“전담변호사 못 구해요”···자문변호사로 눈길 돌리는 공공기관

전북 지역 공공기관(지자체, 공기업, 준정부기관 등)마다 전담변호사를 채용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전담변호사를 채용해도 짧은 기간만 근무한 뒤 경력을 쌓고 퇴사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공공기관들은 자문변호사 제도를 이용하는 등 차선책을 강구하고 있다. 16일 전북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도내 공공기관에서 전담변호사가 짧은 기간 근무한 뒤 퇴사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소방본부의 경우 지난 2023년 1월 입사했던 A변호사가 6개월 가량 근무하고 퇴사했다. 이후 전북소방본부는 변호사 채용 공고를 계속 냈으나 채용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 소방 관계자의 설명이다. A변호사 채용 이전 전북소방본부에 채용됐던 전담변호사가 가장 오래 근무한 기간은 1년10개월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주시도 지난 2024년 7월 이후 변호사 채용을 중단했다. 기존에 근무하던 변호사가 5급 과장직을 맡아 2년 가량만 근무한 뒤 퇴사했고, 이후 변호사 채용을 중단하고 고문변호사를 위촉해 법적 자문을 받고 있다. 공공기관 전담변호사는 공공기관에 채용돼 계약서, 규정, 행정처분 등 각종 법률 자문과 소송대응, 감사·감찰 등을 담당하는 변호사를 뜻한다. 기관별로 5~7급 상당 공무원으로 채용된다. 전북소방본부 관계자는 “전담 변호사가 있으면 법적인 자문을 요청할 때 상당한 도움이 되지만 급여, 공간 등의 문제로 떠나는 경우가 있었다”며 “변호사 분들이 독립된 공간에 상당한 매력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청사 구조상 여건이 되지 않는다. 현재는 자문변호사를 확대 위촉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주시 관계자는 “과거 변호사를 채용해 법적인 업무를 맡겼지만 지금은 해당 과장 자리를 일반직으로 변경했다”고 했다. 공공기관 전담변호사는 공무원 임금체계에 따라 일반적으로 5000만~7000만 원 상당의 연봉을 받는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업무량 대비 낮은 임금 등을 이유로 지원을 꺼리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1억 2500만 원 상당의 연봉을 책정한 전북교육청의 경우 전담변호사 인력을 모두 채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도내 한 공공기관 전담변호사 B씨는 “공공기관 변호사는 단순히 법률 문서를 작성하고, 소송에 대응하는 법률가가 아닌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면서도 "자본주의 사회이기 때문에 급여 부분을 무시할 수는 없다. 전담 변호사를 채용하면 해당 기관에 대한 전문성이 올라가 업무를 처리하는데 더욱 수월해지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관련 제도 개선 등이 필요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 사회일반
  • 김경수
  • 2025.07.16 19:16

[현장] 쓰레기 수거작업 환경관리원 동행해 보니

“사실 이 정도면 분리수거의 의미는 사라지고 수거 문제만 발생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분리수거 없이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쓰레기들로 인해 환경관리원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이렇게 버려진 대부분의 쓰레기가 재활용 불가인 것으로도 확인돼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오전 전주시 덕진구의 한 공원 광장. 밤새 배출된 종량제 쓰레기봉투와 재활용품 봉투들이 광장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이날 내린 비로 인해 봉투들은 잔뜩 습기를 머금고 있었고, 음식물이 섞여 있는지 종량제 쓰레기봉투 더미에서 악취까지 진동했다. 근처에 다가가니 모기와 파리 등 벌레들까지 몰려들어 오래 머물기가 힘든 상황이었다. 해당 장소는 이전부터 쓰레기 투기 문제가 자주 발생해 CCTV, 분리수거함 설치 등이 이뤄졌으나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광장에 쌓여있던 쓰레기를 수거해 차에 싣던 환경관리원 이모(30대) 씨는 “이렇게 많은 봉투 중에서 실제 재활용이 가능한 것은 얼마 없다”며 “또 종량제봉투에 재활용품을 같이 버리는 것은 기본이고, 심지어 음식물 등을 넣는 경우도 많다”고 한숨지었다. 실린 쓰레기봉투를 압축하던 수거 차에서는 음식물로 인해 봉투에 고여 있던 물이 계속 밖으로 터져 나왔다. 심지어 종량제 봉투 내부에 있던 유리병이 깨지면서 파편이 작업자 방향으로 튀기도 했다. 이를 본 이 씨는 “제대로 분리수거를 하지 않아 발생하는 일인데 쓰레기 수거작업을 하다 보면 익숙하다”며 “음식물을 종량제봉투에 같이 넣어서 버리니 안에 물이 고여 무거워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칼이나 유리 파편이 들어있는 불투명한 봉투를 옮기다 다치는 환경관리원도 많다”며 “종량제봉투 안의 음식물에서 흘러나온 끈적한 물을 밟고 넘어져 다치는 사례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이렇게 쓰레기를 가져가도 소각장에서 제대로 분류되지 않았다고 반려되는 경우도 있다"며 "분리수거만 잘 지켜져도 수거작업이 훨씬 수월해질 텐데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분리수거 문제는 전주시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원룸 등 거주지가 몰려있는 곳의 경우 환경관리원들이 분리수거 되지 않은 쓰레기들을 일일이 손으로 분류하고 있기도 했다. 고온다습한 날씨까지 더해지며 환경관리원들은 작업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현장에서는 청소권역화 시행 이후 쓰레기 배출시간과 재활용품 배출일자가 정해졌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호영 전국연합 노동조합 연맹 전주시청 노조위원장은 “현재 버려진 쓰레기는 아침 6시 이후 일괄 수거하고 있는데, 수거 시간 이후에 뒤늦게 쓰레기를 버리시고 민원을 넣으시는 분들이 종종 있다”며 “재활용품도 종류별로 배출일자가 정해져 있는데 잘 지켜지지 않는 상황이다”고 꼬집었다.

  • 사회일반
  • 김문경
  • 2025.07.15 17:55

연이은 물놀이 사고⋯“물놀이 구명조끼 필수”

도내에서 물놀이로 인한 사망사고가 연이어 발생해 도민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발생한 사고 모두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돼 안전장비 착용 등 사고 예방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실제 지난 13일 오후 5시 20분께 완주군 동상면 신월리의 한 가든 옆 계곡에서 가족과 물놀이를 하던 A군(8)이 물에 빠졌다. 출동한 119구급대는 심정지 상태의 A군을 응급조치 등과 함께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결국 숨졌다. A군이 사고를 당한 계곡은 수심 약 80㎝로 비교적 얕은 곳으로 파악됐다. 당시 A군은 구명조끼 등은 착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지난달 27일 오후 7시30분께 장수군 천천면의 하천에서도 대학생 B씨(19)가 물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B씨의 친구들은 “물놀이를 하고 있었는데, 친구가 보이지 않는다”고 119에 신고했고, 출동한 소방대원들은 수중수색을 실시해 심정지 상태인 B씨를 발견했다. B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숨졌다. 사고 당시 B씨도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14일 전북특별자치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2~2024년) 도내에서 발생한 수난사고 출동건수는 총 1118건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름철인 7~8월에 전체의 43.7%인 489건이 발생했다. 사고 발생 장소 또한 바다와 하천이 444건으로 전체의 약 40%가 피서지로 꼽히는 바다와 하천(계곡)에서 발생했다. 계곡 등에서 사고가 잦은 이유로는 먼저 ‘돌발홍수’ 현상이 꼽힌다. 돌발홍수는 집중호우 또는 상류 지역의 폭우 등으로 인해 계곡이나 하천에서 급격히 수위가 상승하고, 평소 물이 없던 곳이 갑자기 범람하거나 급류가 발생하는 현상이다. 사고가 잇따르자 전북자치도소방본부는 물놀이 안전사고 예방 안전수칙을 발표했다. 먼저 물놀이 전 반드시 구명조끼를 착용해야 한다. 또 물놀이 금지구역이나 위험지역에는 절대로 들어가지 않아야 하고, 어린이나 노약자는 보호자와 동행해 안전사고에 대비해야 한다. 아울러 실내 물놀이장에서도 안전요원의 지시에 따라 행동하고, 시설 이용 규칙을 준수해야 한다. 이와 함께 여름철에는 갑작스러운 집중호우나 기상특보로 인해 계곡과 하천의 수위가 급격히 상승할 수 있어 특보 발효 시에는 즉시 물놀이를 중단하고 안전한 장소로 대피해야 한다는 것이 소방의 설명이다. 우석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공하성 교수는 “제일 중요한 것이 구명조끼의 착용”이라면서 “튜브는 자칫 몸에서 떠나는 경우가 있어 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에 물놀이를 할 때는 반드시 구명조끼를 착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물에 들어갈 때 체조를 하고 들어가는 것도 중요하다”며 “손·발을 먼저 물에 담그고 다리, 얼굴, 가슴 순으로 물에 들어가야 심장마비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사회일반
  • 김경수
  • 2025.07.14 17:42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학생 안전"VS"사생활 침해"…학교 CCTV 설치 확대 찬반 논란

최근 학교 내 강력 사건이 잇따르면서 대두된 교내 CCTV 설치 확대 논란이 전북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월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김하늘 양 피살 사건 이후 교내 강력 사건에 대응하기 위해 학교 내외부 CCTV 설치를 확대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일부 국회의원은 학교에 CCTV를 추가 설치할 것을 요구했으며, 교육부에서도 학교 CCTV 설치 확대를 검토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은 추가 설치를 희망하는 80여 개 학교에 300여 개의 CCTV 설치 예산을 지원했다. 예산을 지원받은 학교들은 복도와 강당 등 사각지대에 CCTV를 추가 설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학부모 최모(30대) 씨는 “최근 학교 강력 사건 뉴스가 많이 보도되고 있는 만큼 안전이 우려스러운 것은 사실이다”며 “학교에 CCTV가 있다면 아이들이 좀 더 안전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학부모 김모(40대) 씨는 “강력 범죄도 우려스럽지만, 최근 심각한 학교 폭력 사례도 보도돼 걱정된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학교 CCTV 확대 설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러한 학교 내 CCTV 확대가 학생 사생활 침해 가능성 등 문제가 있을뿐더러 교직원과 충분한 협의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북지부 최수경 정책실장은 “최근 교직원들과의 충분한 협의 없이 CCTV 설치를 확대하려고 한다는 제보가 오고 있다”며 “교내 CCTV 설치 확대는 아이들의 초상권에도 문제가 될 수 있으며, 과도한 CCTV 열람 요청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CCTV 설치 확대가 근본적인 안전 문제 해결책인지도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다”며 “CCTV 설치 확대는 학부모 분들의 요구가 있다고 하더라도 교직원들의 의사를 충분히 반영해 진행해야 한다”고 전했다. 관련 논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학교는 CCTV 설치 결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도 확인됐다. 도내 교육계 관계자는 “각자의 입장이 많이 달라 종종 CCTV 확대 설치 합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교가 있다”며 “심지어 학생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경우가 많은데, 현재 교육 당국이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주지 않아 학교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CCTV 설치 관련 문의가 들어오면 다양한 의견들이 있으니 최대한 수렴해 결정해 달라고 안내 중”이라며 “교육부에서 관련 지침을 내려주긴 했으나 각계의 의견 수렴을 권장하는 정도에 그칠 뿐 명확한 규정이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는 관련 갈등이 심하게 이어질 경우 전문가와 협의를 통해 결정하는 것도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박남기 광주교육대학교 교수는 “CCTV 설치와 관련해 원만하게 해결이 되면 상관이 없지만, 각자의 입장이 많이 갈리는 사안인 만큼 심한 갈등이 발생하는 학교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관련 갈등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다양한 외부 전문가와 학생의 의견까지 종합적으로 논의해 결정하게 해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 사회일반
  • 김문경
  • 2025.07.14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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