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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호 정읍시립국악단 단장의 전통문화바라보기] 천혜天惠의 화순적벽

전라남도 화순에 위치한 화순적벽은 국가지정 문화재 명승지 제112호로 지정된 호남의 명소이다. 화순적벽의 모습은 화순 북동쪽으로 있는 옹성산의 절벽에 동복호가 감싸고 돌면서 만들어진 정경인데 수백 미터를 깎아 세운듯한 그 모습이 이루 형용할 수 없는 천혜의 절경으로 펼쳐져 있다. 마치 이곳은 극락의 어느 곳인가 하는 착각까지 있을 정도이니 그 아름다움은 가히 짐작할 만하다. 동복천 상류인 창랑천滄浪川 유역과 무등산에서 발원한 영신천靈神川이 합류되어 크고 작은 수려한 절벽이 약 7km에 걸쳐 장관을 이루고 있다. 그러한 장관 속에는 장항<노루목>적벽, 창랑리에 있는 창랑적벽, 물염정이 있는 물염적벽 등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는데 이 모든 적벽은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선경으로 빼어난 경관과 웅장함 그리고 풍류 공간의 명승지로 익히 세간에 널리 알려져 있다. 과거 500여 년 전인 1519년, 기묘사화 후 동복에 유배 중이던 신재 최산두는 이곳의 절경을 보고 소동파가 읊었던 중국의 적벽에 버금간다고 하여 적벽이라 이름 지었다고 전한다. 석천 임억령, 하서 김인후, 제봉 고경명, 학봉 김성일, 농암 김창협, 다산 정약용, 방랑시인 김삿갓 등 덕망 있는 학자, 의인, 시인 묵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이유가 바로 천하제일 절경이라 칭하며 풍류와 시화 속 노닐던 무릉도원이었기 때문 아닐까? 문득 화순적벽을 보며 중국 장예모 감독의 <실경산수극>이 생각이 났다. 장예모 감독은 우리에게 붉은 수수밭, 인생 등으로 잘 알려진 중국 5대 감독 중 한 사람으로 중국 천혜 명소에서 아름다운 자연 산수 그대로 실경實景 무대를 만든 파격적인 발상의 장본인이다. 그는 고전적인 이야기와 전설을 현대적 감각에 맞게 구성하여 독특한 제작기법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그가 제작한 실경산수극인 인상여강印象麗江-옥룡설산의 만년설을 배경으로 하고 소수민족의 역사와 삶을 표현한 작품, 인상서호印象西湖-항주의 서호를 배경으로 하는 다양한 전설과 고사를 바탕으로 현대적 감각으로 제작한 종합 뮤지컬 등은 모두 주목을 받았는데 이러한 성공에 힘입어 중국의 다양한 명승 유적지는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더욱 높아졌으며 그로 인한 경제적인 효과 또한 더욱 창출되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중국에서는 이러한 유사한 형태의 시리즈가 명승지를 배경으로 계속 제작되고 있다. 바라건대 우리 선조의 풍류와 시화가 있던 곳에 우리 민족의 영혼이 담긴 전통예술이 함께 모아져 대한민국 천혜 자원을 배경으로 그려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전통예술가로서의 작은 기대감을 비추며 그러한 천혜 자원에 주어진 환경적 제약制約(문화재 보호, 상수원 보호, 환경 보호 등)을 극복하고 효율적인 제작기법을 모색하여 찬란한 우리 전통문화의 우수성과 희소성을 세계에 알렸으면 하는 희망도 간구懇求하여 본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1.12.09 17:45

전주문화재단, 팔복다복 음악회 10일 개최

전주문화재단(대표이사 백옥선)이 오는 10일 팔복예술공장서 팔복동 공단근로자와 전주시민을 위해 위로와 힐링이 있는 팔복다복(八福多福) 음악회를 연다. 올해 코로나19로 지친 마음을 달래고 내년에 더 큰 복을 받자는 의미로 여는 팔복다복 음악회는 팝페라 그룹 Le Stelle(레 스텔레)와 모던국악프로젝트 차오름이 깊어가는 겨울밤의 감성을 선사한다. 이날 음악회의 첫 순서로 별들이란 뜻을 가진 혼성 4인조의 팝페라 그룹 Le Stelle(레 스텔레)가 무대에 선다. 연말을 맞이하는 축배의 노래를 시작으로, 새야 새야 파랑새야, 뮤지컬 지킬앤하이드의 지금 이 순간 등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레퍼토리를 선사한다. 현재 전북이 주목하고 있는 모던국악프로젝트 차오름이 공연의 막을 내린다. 차오름의 앨범 수록곡 몽금척요, 심청 아라리로 시작해 갈까부다, 진짜 같은 가짜세상 등 국악의 차세대 장르를 누구보다 먼저 접할 기회를 선물한다. 백옥선 대표이사는 긴 어려움의 시간을 견디고 일상으로의 복귀를 기원하는 시민과 근로자를 위해 따듯한 연말 공연을 준비했다. 관객분들과 마주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더욱 뜻깊은 의미가 있다며 이번 공연이 2021년을 마무리하는 좋은 선물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현우 인턴기자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21.12.09 17:37

2024년 완공 목표, 세계서예비엔날레관 건립 ‘잰걸음’

서예 문화의 진흥 거점 공간으로 거듭날 세계서예비엔날레관 건립사업의 첫 발이 내디뎠다. 전북도는 8일 전북도청 중회의실에서 송하진 전북도지사와 건립 자문위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세계서예비엔날레관(이하 비엔날레관) 건립 용역자문위원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서예 관련 학과 교수와 도의원, 서예인 등 15명으로 구성된 비엔날레관 건립 자문위원회는 기본계획부터 건축, 향후 운영계획 등 비엔날레관 건립에 대한 전반적인 자문역할을 하고 있다. 이날 진행된 첫 회의에서는 용역 책임을 담당하고 있는 장세길 연구원(전북연구원 연구위원)이 비엔날레관 건립에 관한 사업추진 방향과 건축 및 운영계획 등 주요 내용을 보고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비엔날레관 건립을 차질 없이 추진해 한국서예의 아름다움과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고, 서예인과 도민이 함께하는 예술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19년 서예진흥법이 통과되면서 본격적으로 서예 문화를 진흥발전시키기 위한 거점 공간이 조성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세계서예비엔날레관 건립이 주목을 받아 왔다. 이에 도는 내년에 비엔날레관 설계 공모와 기본실시설계 용역을 진행해 2023년부터 착공이 진행되어 2024년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 문화일반
  • 엄승현
  • 2021.12.08 17:15

안미정 개인전 ‘고도를 기다리며’

안미정 작가가 오는 12일까지 교동미술관 본관 2전시실에서 고도를 기다리며(waiting for altitude)를 주제로 개인전을 연다. 안 작가가 생각하는 가정은 점이 모여 하나의 선이 되고, 여러 개의 선이 모여 면이 되는 것처럼 가정은 개인이자 곧 사회고 세계다. 인류의 시작은 가정에서 비롯됐기에 집이라는 핵심 주제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현대사회의 차갑고 각박한 개인화 경향을 표현하기 위해 정사각형 형태의 큐브에 작은 구멍을 뚫었다. 중간중간의 쐐기는 삶에서 예고없이 찾아오는 불행이다. 예로는 이혼, 실직, 질병, 죽음, 테러, 자연재해 등이다. 안 작가는 작품을 통해 우리 사회의 불평등과 이웃 간의 갈등을 극대화해 보는 이들이 긴장감과 위태로움을 느끼도록 만들었다. 이 밖에도 작품에 사다리나 계단을 배치해 작고 좁지만 어딘가에 출구가 있을 것이라는 믿음과 꿈은 이루어진다는 희망을 표현했다. 빈 의자도 희망의 표현이다. 또 그의 작품 중 외롭게 놓인 작은 의자는 막연한 기다림이고, 사유의 공간이다. 안미정 작가는 원광대 미술대학 응용미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미술학과에 다니고 있다. 그는 지난 2016년 전북공예품대전에 입선하고 해마다 전불공예품대전에서 장려상을 받고 특선, 입선 등을 했다. 올해 자계 중국 청, 상림배 국제 청자예술비엔날레에서 동상을 받았다. 개인전과 그룹전에 다수 참여했으며, 현재 달바우 도예를 운영하고 있다. /박현우 인턴기자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21.12.07 18:03

국립무형유산원 ‘영원한 판, 소리로 잇다’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원장 이종희)이 8일부터 내년 2월 27일까지 원내 누리마루 2층 기획전시실에서 영원한 판, 소리로 잇다 특별전을 개최한다. 이번 특별전은 국가무형문화재 가운데 전통공연예술인 판소리를 종합적으로 살피고, 판소리의 변천 모습과 무형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조명하기 위한 전시다. 전시는 △1부 함께해 온 판소리 △2부 열두 바탕에서 다섯 바탕으로 △3부 예술을 넘어 대중문화로 구성했다. 1부에서는 17세기 판소리를 명창(名唱)과 고수(鼓手), 향유층을 중심으로 살핀다. 2부에서는 판소리가 열두 바탕에서 다섯 바탕으로 변화되는 과정, 판소리가 선사하는 정서, 판소리 문학에 대한 내용을 전시했다. 3부는 판소리가 20세기 극장과 음반문화와 함께 대중화되는 다양한 양상, 국가무형문화재이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서의 판소리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이와 함께 19세기 ~ 20세기 명창, 명창이 되기까지, 판소리의 오늘과 내일 등을 영상으로 제작해, 볼거리를 제공한다. 전시실 전실에는 체험공간을 마련했다. 이 곳에서는 판소리를 들어볼 수 있는 음악감상실, 어린이 관람객이 판소리 동화책을 볼 수 있는 판소리 동화방이 있다. 전시 관람은 무료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다만 직접 전시실을 방문하지 않더라도 온라인 전시관에서 같은 전시를 즐길 수 다. 온라인 국립무형유산원 누리집(www.nihc.go.kr)에 접속하면 해설 영상과 VR 영상으로 감상할 수 있다.

  • 문화일반
  • 김세희
  • 2021.12.07 17:56

‘국악 인생 50년’ 조경곤 씨, 17일 인천서 제자 발표회

조경곤 씨 전북 김제 출신 조경곤 씨가 지난 2013년에 북 문화재, 2019년에 장구 문화재로 선정되며 인천광역시 무형문화재 23호 고법(북, 장구) 예능보유자로 인정됐다. 조경곤 씨가 오는 17일 인천시 무형문화재 전수교육관 풍류관에서 조경곤 제자 발표회를 연다. 조 씨에 따르면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운동을 좋아해서 몸쓰는 운동을 하다 눈에 부상을 입었다. 녹내장 후유증을 앓고 이후 망막 박리가 되어 30대 초반부터 빛을 잃어 실명에 이르렀다. 현재 그는 빛도 보이지 않는 상태다. 그는 시각장애를 딛고 판소리와 민요를 부르는 소리꾼의 소리에 맞춰 북과 장구로 반주를 하는 고수로 활동하고 있다. 고수는 소리꾼의 입모양부터 호흡까지도 감지해야 하기 때문에 그는 피나는 노력을 했다. 머리카락 반이 빠지고, 무릎과 가슴에 멍이 들고, 손바닥에 피가 나고, 까지는 고통도 감수하며 목표와 꿈을 향해 달렸다. 단돈 만오천 원 들고 서울로 올라와서 시작했다. 열악한 상황이었지만, 조 씨의 꿈은 끝없이 커졌다. 지금의 조경곤 씨는 국악인의 꿈을 이루고 제자 양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번 제자 발표회에 나서는 제자들이 피나는 노력의 결과물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의 제자 14명이 무대에 설 예정이다. 이날은 조경곤 씨의 50년 국악 인생이 빛나는 날이다. 그는 시각장애인으로 인생이 바뀌었다. 이후 시각장애인 무형문화재가 되어 매우 의미있는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이 되었다. 요즘 같은 힘든 시기에 희망과 꿈을 잃지 말고, 다소 고통 속에 있더라도 열심히 노력하면서 살자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북 김제 출신인 조경곤 씨는 1967년생으로, 인천광역시 무형문화재 23호 고법(북, 장구) 예능보유자다. 현재 인천광역시 무형문화재 전수교육관에서 우리 음악을 보존, 전승하고 제자를 양성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박현우 인턴기자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21.12.07 17:56

[최완규 교수의 '마한이야기'] 마한사회를 담은 분구묘

고대국가 권력의 형성과 관련하여 고고학적인 지표로는 성곽의 출현과 거대한 고분의 축조를 통해 설명하곤 한다. 그것은 성곽이나 거대 고분을 축조하기 위해서는 많은 인력의 동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국가권력을 전제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삼국시대의 예에서 보면 고구려와 백제는 거대 규모의 적석총 축조를, 신라는 적석목곽분의 출현을 국가권력 형성시기로 이해하고 있다. 고구려, 백제, 신라와 달리 고대국가 체제로 발전하지 못했던 마한사회에 있어서도 삼국시대 고분에 못지않은 거대 고분이 축조되었는데, 바로 대형 분구묘가 그것이다. 마한의 이른 단계의 분구묘를 보면 주매장부로서 성인용의 토광을 설치하며, 그 언저리나 주구에 소아용의 옹관이 안치되고 있는데, 이를 통해 보면 혈연관계에서 비롯된 가족묘로 판단된다. 다음 단계에는 주매장부의 토광과 비슷한 규모의 매장부가 평면적으로 추가되며 주위에는 주구를 돌려 영역을 표시한다. 이와 같이 평면적으로 확장이 이루어지는 형태에 따라 분구의 외형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분구의 형태가 정형화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마한 분구묘의 마지막 단계에 들어서면 주매장부의 시설이 토광에서 대형 옹관이나 석실로 변화가 이루어지며, 분구의 외형도 방형, 원형, 방대형 등으로 정형화가 이루어진다. 나주 복암리 3호분의 분구 내에는 토광과 옹관, 그리고 석실 등의 매장부 시설이 안치되는데, 특히 석실의 경우에는 영산강식과 백제 말기의 석실분이 보인다. 이와 같이 복암리 3호분은 다양한 형태의 매장부가 오랜 기간동안 수평이나 수직으로 확장됨에 따라 분구의 형태가 방대형에 가깝게 재정비되는 과정을 거친 것으로 보인다. 이와는 달리 신촌리 9호분과 같이 일정한 묘역의 정형화된 분구를 조성한 후 그 내부에 대형 옹관을 상하 중첩하는 경우도 있다. 한편 고창 봉덕리 분구묘는 영산강유역의 분구묘 축조수법과 차이가 있는데, 능선의 끝자락 부분에 자리잡고 있는 지형을 이용해서 먼저 동서 52m, 남북 27m 정도로 깍아서 기저부를 조성한 후, 그 위에 다시 성토한 점이 특징적이다. 이러한 분구묘 축조 방법은 매장부를 안치하기 이전에 이미 철저한 기획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임을 알 수 있다. 이곳에서는 분구 내에 5기의 석실이 안치되어 있는데, 그 중에는 영산강식 석실 뿐 아니라 백제식 석실이 있는 것으로 보아 백제 중앙과의 관련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삼국시대의 왕릉과 비교해도 그 규모에서 전혀 뒤지지 않는 마한 분구묘의 축조에서 보면 마한세력도 고대국가로 발전해 갔었을 것인데, 그렇지 못하고 왜 백제에 복속되었을까? 그 해답은 마한 분구묘와 삼국시대의 거대 고분의 속성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마한 분구묘는 혈연을 기반으로 다장이 이루어지면서 대형화가 이루어지지만, 삼국시대의 최고 지배계층의 고분은 1인을 위한 거대 고분이 축조된다는 점이다. 결국 삼국시대의 거대 고분은 권력 집중을 기반으로 축조가 이루어졌지만, 분구묘에서 보이는 마한의 혈연중심 사회구조적인 특징은 마한 정치체가 고대국가로 발전해 나가는데 있어서 한계점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최완규(전북문화재연구원 이사장)

  • 문화일반
  • 기고
  • 2021.12.07 17:56

[이승우 화백의 미술이야기] 이건 영어로 그린 게 아니구만 2

그저 그런 적당한 교활함과 나태 또는 무능을 업보처럼 이어받은 이발사에게서 태어난 이 사내는 어렸을 때부터 모든 것이 다른 아이보다 뒤쳐졌으나 그림은 곧잘 그렸고 13살 밖에 안 된 소년이 자기 아버지의 가계에 거친 솜씨의 스케치화를 전시하기도 했었다. 모든 것이 모자란 만큼 그림에는 필사적으로 매달려서 왕립 아카데미에 목탄화 두 장을 제출하고 입학을 허가 받았다. 그러나 그는 어디에서든 별로 배운 것이 없이 다른 사람들을 기피하고 혼자서만 꼼지락 거렸다. 그가 이성에 대한 사랑을 느낄 나이에는 친구의 누이동생과 약혼까지 하였으나 이내 일자리를 찾아 떠나게 되고, 약혼자에게 보내는 편지의 대부분은 그를 탐탁지 않게 여기는 약혼자 어머니의 손에서 증발되어 그녀는 그의 소식을 몰라 하다가 시나브로 사랑이 식어 나이 많은 남자와 다시 약혼을 했다. 결혼식 전날 밤, 말이나 글로는 전혀 자신의 입장을 나타내 보이지 못하는 그는 황급하게 돌아와 다시 사랑을 맹세했으나, 또 다시 명예를 훼손시킬 수 없는 처녀는 약간 아쉽지만 어쩌면 더 잘 된 일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결혼을 강행한다. 그 처녀의 결혼으로 상심하여 집에 돌아 온 그는 평생 혼자 살아야 했다. 그러나 그림은 급속도로 발전하여 26살에 이미 아카데미에서 전시를 가졌는데, 그 반응은 자신조차 어리둥절할 만큼 대단한 것이었다. 당시의 비평을 보면 터너라는 이름의 새로운 화가가 나타났다. 전에도 시원찮은 소묘를 전시한 적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유화, 풍경화를 내놓았다. 이 청년은 화가들을 무색하게 만든다. 내 친구 중에 보는 눈이 정확한 화가가 있는데 터너의 그림을 마술과 같다고 평했다. 모름지기 모든 화가들이 한 번쯤 가보고 연구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적혀있다. 그 후 1년도 안되어 그는 아카데미 정회원으로 선출되었다. 이제부터는 거의 그의 독무대가 된 것이다. 폭풍 치는 바다를 보기 위해서 실제로 그런 위험한 상황에 배를 띄우고 선창에 자기를 묶게 하여 그 엄청난 위력을 체감하고 천둥 번개 치는 하늘을 넋을 놓고 바라보는가 하면 그가 끝까지 사랑한 시골 길을 걸으며 그 자연의 온갖 형태와 색, 갖가지 분위기를 꼼꼼하게 노트에 적었다가 집에 와서 그림으로 번역했다.

  • 문화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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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2.06 17:43

‘한국 민주주의 운동 상징’ 김근태 도서관 개관

한국 민주화운동의 상징인 고(故)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을 기리는 김근태기념도서관이 지난 4일 서울 도봉구에서 개관했다. 김근태기념도서관은 민주주의인권 특성화 도서관으로, 민주화 관련 기록물을 전시하는 공간이다. 이날 있던 개관식에는 김 의장 생전 고인에게 영향을 받았던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모여 우리 모두 김근태가 되자고 다짐했다. 김 전 의장은 군부독재 당시 민주화운동의 거두로서 민청련, 전민련 등 운동권 결성을 주도했다. 586이 주축인 현 정치권 내에서 그의 영향을 받지 않은 사람은 여야를 통틀어 드물다. 그는 서울대 제적, 강제 입대는 물론 두 차례의 투옥과 고문 등 모진 시련을 감내했다. 민주화운동의 공로로 1987년 로버트 케네디 인권상을 받았고, 1988년 독일 함부르크 재단으로부터 세계의 양심수로 선정됐다. 서울 도봉구를 시작으로 국회의원 3선, 노무현 정부 시절 보건복지부 장관 등을 지냈고, 이후 고문 후유증으로 인한 지병으로 지난 2011년 서거했다. 개관식이 있던 올해는 공교롭게도 김근태 10주기였다. 개관식 참석자들은 특히 마치 김근태가 다시 부활한 것 같다면서평생을 평화에 인권에 헌신한 그가 하늘에서 바라봐주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도봉산 입구 자락(도봉구 도봉산길 14)에 위치한 김근태 도서관은 따뜻한 공동체 문화를 실현하는 민주주의인권 특화 도서관이라는 비전 아래 운영된다. 운영은 김근태 재단에 위탁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도서관은 대지면적 1361㎡, 연면적 1662㎡(502평) 넓이의 지하 1, 지상 3층 규모로 많은 사람과 소통하고자 했던 김근태 정신을 담아 어느 방향에서든 접근 가능한 열린 공간으로 건립됐다. 세부공간은 기획전시 및 자료 열람실, 다목적강당, 수장고 등으로 이뤄진 본관과 상설 전시가 이뤄지는 전시실로 조성됐다. 본관은 민주주의인권 특화도서관에 걸맞게 사회과학 장서에 비중을 두었으며, 대화할 수 있는 용기(총류), 민주주의 꿈(사회과학), 평화가 밥이다(언어), 희망은 힘이 세다(문학) 등 故김근태 선생의 민주적 가치를 담은 각 어록들을 도서분류명으로 활용, 모든 도서 색인에 띠 라벨로 부착, 도서관의 정체성을 구현하고자 했다. 도서관 곳곳에는 김 전 의장과 삶과 관련된 조형물이 배치돼 있다. 그가 앉았던 의자의 나무를 재활용해 만든 민주주의를 밝히는 성냥, 국가 권력으로부터 고문을 당했던 남영동의 받침을 떼서 만든 ㅁㅇㅇ이라는 네온사인 등이 열람실 구석구석을 채우고 있다. 전시는 기획과 상설로 구분해 운영할 계획이다. 첫 기획전시로는 가야 할 미래, 김근태 추모전(展)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미술가들은 김 전 의장의 삶과 정신을 다각도로 조명하고, 영상, 설치, 조각, 회화 등 각자의 시각언어로 재현했다. 도서관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 주말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하며 매주 월요일 및 법정 공휴일은 휴관이다. 개관식에 참석한 정부 관계자들과 국회의원들은 고인을 추억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하지만 추모보다는 김근태 전 의장이 다시 돌아왔다는 마음으로 기쁨을 표현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축사에서 김 전 의장님은 민주화 운동의 대부, 영원한 민주주의자, 여의도의 햄릿 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저는 여기에 따뜻한 이라는 수식어를 덧붙이고 싶다면서제게 의장님은 따뜻한 사람, 따뜻한 민주주의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정직과 진실에 이르는 길을 국민과 함께 가고 싶다. 정직하고 성실한 99%의 사람들이 무시당하지 않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내가 가야할 길이라고 믿는다는 김 전 의장의 발언을 인용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도서관 입구에서 김 의장님이 팔벌리고 환영하시는 것 같았다면서이 공간을 보면서 당신이 구현하고 싶었던 게 무엇일까를 생각했다. 그것은 인간 존엄의 가치가 실현되는 신김근태주의가 아닐까라고 강조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김근태하면 민주화만 생각하지만 그는 평화통일에 굳은 신념을 가진 평화주의자이기도 했다면서항상 제게 평화만이 살 길이라고 가르쳐 주셨다고 회상했다. 장영달 김근태 재단 이사장은 모진 수모를 겪었던 그가 다시 우리에게 온 것 같다고 했다. 도서관 건립을 추진했던 이동진 서울 도봉구청장은 김 전 의장의 생전 모습을 추억하다 환영사 도중 목이 메였다. 서창훈 김근태 재단 부이사장(전북일보 회장우석대 이사장)은 그를 휴머니스트로 기억했다. 서 부이사장은 김근태 전 의장을 대표하는 단어는 민주주의인권평화 세 가지다. 이들 가치는 우리 시대를 관통하는 키워드이기도 하다면서이러한 김근태주의 중심엔 인간에 대한 존중과 사랑 그리고 휴머니즘이 자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행사에는 정부 측 인사로 김부겸 국무총리,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참석했으며, 정계에선 김 전 의장의 배우자인 인재근 국회의원을 비롯 우상호소병훈홍익표양향자 의원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도서관 건립에 결정적인 역할을 맡은 김근태 재단에서는 장영달 이사장과 서창훈 부이사장이 전북지역 인사로는 조지훈 전 전북경진원장 등이 개관식을 찾았다.

  • 문화일반
  • 김윤정
  • 2021.12.05 17:57

[2021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폐막] 자연섭리 중시하는 서예정신 순수성 지키다

자연을 품다(回歸自然)를 주제로 한 달간 전북을 묵향으로 물들인 2021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이하 서예비엔날레)가 내년을 기약하며 막을 내렸다. (사)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조직위원회는 개막일인 지난달 6일부터 폐막하는 이달 5일까지 전북예술회관, 서울한국미술관 등 31곳 전시장에서 모두 4만6977명이 관람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여파에도 선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비엔날레는 모두 20개국에서 3016명이 참여했다. 34개 행사로 구성됐으며, 서예에 담긴 자연의 심오한 원리와 서예정신의 순수성을 탐구하는 데 중점을 뒀다. 특히 메인전시인 서예 역사를 말하다는 고대, 근대, 현대의 서체별 변화와 서계의 흐름을 탐색했다. 대작을 선보이는 천인천각(千人千刻)전도 눈길을 끌었다. 한국과 중국에서 활동하는 서예작가 1000명이 한 글자씩 돌에 파낸 천자문을 모아 만든 병풍인 천인천각은 서예 사상 초유의 의미 있는 작품으로 꼽혔다. 윤점용 집행위원장은 지금까지 어느 단체, 어느 행사, 어느 나라에서도 시도하지 않은 전시라며 서예비엔날레의 가장 큰 성과라고 말했다. 한국과 중국 2개국 작가 35명이 참여하는 융합서예전에서 선보인 실험적인 작품도 흥미로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전시에서는 서예와 도자, 조각 등 다른 장르와 융합된 서예가 생동감 있는 예술성을 창조했다. 명사 서예전은 대중의 서예에 대한 관심을 이끌었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 서예가 강암 송성용 선생의 아들 송하진 전북도지사, 나경원 전 국회의원 등은 자신이 생각해왔던 바를 서예 작품에 담았다. 시대의 흐름에 적극 대응하고 반응했다는 평도 나왔다. 코로나 19라 상황에서 개막식을 비대면으로 개최하고, 유튜브 라이브 방송으로 송출한 점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VR온라인 전시관을 개관해 전시관을 찾이 않아도 안방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제작해 많은 호응을 얻었다. 이선홍 조직위원장은 코로나19로 현장을 찾는 관람객이 줄어든게 아쉽긴 하지만 호평해줘서 위안이 된다며 2023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도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노력하고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세희
  • 2021.12.05 16:58

[서유진 기자의 예술 관람기] 이건희컬렉션

‘세기의 기증.’ 수준급이면서 다양한 예술품의 대량 기증은 유례가 없었다. 삼성 이건희 회장의 유족은 국립중앙박물관에 2만1,693점과 국립현대미술관에 1488점을 아무런 조건 없는 기증을 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근대기에 활동한 대표작가 34명의 50여 점을 선정,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명작’을 전시하고 있다. 전시는 크게 세 주제로 분류된다. 처음은 ‘수용과 변화’로 일제강점기의 조선은 새로운 문물을 수용하면서 미술계도 변화하며 유화가 등장한다. 최초로 서양화를 전공한 전설적 여성화가 나혜석의 ‘화령전작약’은 빨강과 초록색의 대비와 속도감 있는 필치가 인상적이다. 젊고 아름다운 여성을 우아하게 그린 김은호의 ‘간성(看星)’도 눈에 띈다. 근대미술의 대표적 여성화가 박래현의 ‘여인’ 또한 놓칠 수 없는 명작이다. 두 번째 주제는 ‘개성의 발현’으로, 해방을 맞은 대한민국은 곧바로 전쟁을 겪으며 혼란스러운 시대지만 작가들은 개성이 뚜렷한 작품을 내놓는다. 근현대 동양화의 대표적 작가 운보 김기창의 ‘군마도(群馬圖)’는 역동감이 압도적이다. 한국추상화의 선구자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는 파스텔톤 배경으로 백자항아리, 항아리를 이거나 안은 반라의 여인들을 장식미가 뛰어나게 그린 명작 중 명작으로 전시장 한 면을 빛내고 있다. 이중섭의 ‘황소’와 ‘흰 소’가 나란히 걸려있다. 이중섭에게 소는 한국의 상징으로, ‘황소’는 머리를 부각했고 ‘흰 소’는 자신을 표현한 듯 지친 전신을 그렸다. 박수근의 ‘절구질하는 여인’은 소박한 정취가 남다르다. 산을 모티브로 한 유영국의 ‘작품(1972년)’은 그가 주로 그렸던 다른 산처럼 여전히 모던하다. 모던한 작품으로는 장욱진을 빼놓을 수 없다. 장욱진의 ‘새와 아이’는 아이가 새 등에 올라탄 상상 속의 그림으로 동그란 머리, 네모난 몸과 다리는 선으로만 추상화한 걸작이다. 세 번째 주제는 ‘정착과 모색’으로 작가들이 해외 유학을 가거나 꾸준히 새로운 모색을 하면서 정착을 하게 된다. 이성자, 이응노, 남관, 권옥연 등은 국내외에서 자신만의 조형 세계를 구현한다. 천경자의 ‘노오란 산책길’은 노랑과 초록, 보라를 배색한 서정성이 돋보이는 매혹적인 여인상이다. 그의 작품세계는 ‘화려한 슬픔’, ‘비타협적인 고고함’으로 표현된다. 한 공간에서 근현대 한국미술을 볼 기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중에서도 나혜석의 작품, 김기창의 ‘군마도’,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 장욱진의 해학과 풍류가 넘치는 작품들, 천경자의 신비로운 작품 등은 뇌리에서 영영 떠나지 않을 듯하다. 이건희 회장의 작품수집 원칙은 ‘작가의 대표작은 가격을 따지지 않고 산다’로, ‘세기의 기증’은 유족들이 한국을 문화강국으로 키우고자 한 고인의 의지를 이어간 ‘예술적 국격’을 드높이는 역사이다. 감격스럽다.

  • 문화일반
  • 서유진
  • 2021.12.05 16:40

전주문화재단 ‘2021 이팝프렌즈 예술상’첫 수상자 선정

(재)전주문화재단(대표이사 백옥선)이 주최하고 이팝프렌즈 후원회(회장 나춘균)가 주관하는 2021 이팝프렌즈 예술상수상자가 확정됐다. 이 상은 올 5월 전주문화재단 후원회로 발족한 이팝프렌즈가 어려운 환경에서 창작활동을 이어나가는 예술인들을 격려하기 위해 제정된 상이다. 지난 24일까지 전주시민과 예술단체로부터 수상자를 추천 받았다. 총 26명을 추천 받았고, 후원운영위원회가 구성한 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예술인상 3명, 기획자상 1명을 최종 선정했다. 예술인상에는 윤철규(중진-시각), 김재원(중진-공연), 윤미류(유망-시각)씨가 선정됐다. 기획자상에는 박근영(뮤지컬수컴퍼니)씨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들에게는 상금 각 300만원이 수여된다. 이팝프렌즈 나춘균 회장은 이번 2021 이팝프렌즈 예술상의 첫 수상자가 결정돼 감회가 크다며 후원을 해주신 향토기업인과 시민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첫 수상자는 어려운 환경에서 묵묵히 창작활동을 해온 작가를 우선 선정, 상 제정의 취지를 살리려 했다며 본 사업을 통해 후원문화가 더욱 더 활성화 되길 소망한다고 부연했다. 시상식은 오는 10일 오후 6시 30분 팔복예술공장 카페써니에서 팔복다복음악회와 함께 개최될 예정이다.

  • 문화일반
  • 김세희
  • 2021.12.02 17:55

[김용호 정읍시립국악단 단장의 전통문화바라보기] 운명이란

작은 마을에 스님 한 분이 살고 있었다. 들리는 바로는 아직 한 명도 그의 말문을 막히게 한 사람이 없는 소문난 스님이었다. 어느 날 똑똑한 소년이 손에 작은 새 한 마리를 쥐고 스님에게 가서 물었다. 스님. 이 새가 죽은 건가요? 아니면 살아 있는 건가요? 그리고 생각했다. 이 스님이 살았다고 하면 죽이고, 죽었다고 하면 날려 보내야지. 내가 드디어 이 스님을 이기는 거야. 스님이 웃으면서 말했다. 얘야, 그 새의 생사는 네 손에 달렸지, 내 입에 달린 것이 아니란다. 그러자 소년은 깜짝 놀라며 새를 날려 보내며 말했다. 스님은 어떻게 이토록 지혜로우신가요? 그러자 스님이 대답했다. 예전에 나는 정말 멍청한 아이였단다. 그러나 매일 열심히 공부하고 생각하다 보니 지혜가 생기기 시작하더구나. 너는 나보다 더 지혜로운 사람이 될 수 있을 거야. 그러나 소년은 슬픈 기색을 보이며 말했다. 어제, 어머니께서 점을 보셨는데 제 운명은 엉망이라고 했다는군요. 스님은 잠시 침묵하더니 소년의 손을 당겨 잡았다. 얘야, 네 손금을 좀 보여주렴. 이것은 감정선, 이것은 사업선, 이것은 생명선. 자, 이제 주먹을 꼭 쥐어보렴. 소년은 주먹을 꼭 쥐고 스님을 바라보았다. 얘야, 네 감정선, 사업선, 생명선이 어디 있지? 소년은 자신의 손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대답했다. 바로 제 손안에 있지요. 그러자 스님은 그렇지, 바로 네 운명은 네 손안에 있는 것이지 다른 사람의 입에 달린 것이 아니란다. 그러니 다른 사람으로 인해 네 운명을 포기하지 말거라. 스님은 너무나 명쾌했다. 스님의 답변은 그저 소년의 손을 쥐어보라는, 모든 것은 너의 손안에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의지를 만들어 포기하지 말라는 간단하고 현명한 답이었다. 옛 선조들도 막연한 허세, 포기와 관망은 없었다. 조상의 공덕을 위해 치성하던 제례도, 자연을 향한 바램의 제사였던 기우제도 항상 준비하는 정성과 존경 그리고 실천이 모든 과정과 함께 존재했었다. 제례를 위해 특별한 음식을 만들고 예와 법도를 흠모하며 더불어 그에 따른 음악도 만들었다. 그리고 공경과 덕망을 높여 후대에 전승하게 하였다. 자연에 대한 기우제도 뜻을 모으기 위해 마을의 단합, 공양 음식을 위한 조달, 농경지의 물고 파기, 트기 등 다양한 방법을 배우고 마련했으며 더불어 제를 올려 간절하게 염원했다. 즉, 손안의 운명선만을 믿고 그저 지켜보지만은 않았던 것이다. 꿈을 꾸며 노력하고 그 일을 사랑한다면 운명은 바뀌지 않을까? 오늘, 우리의 손을 꼭 쥐어보자. 그리고 다시금 최선을 다해 한 번 더 시도해 보자.

  • 문화일반
  • 기고
  • 2021.12.02 17:55

제22회 익산한국공예대전 대상 여은희 씨, “사실적 표현보다 추상적으로 표현한 작품”

여은희 작가 제22회 익산한국공예대전에서 여은희 씨의 젖은 날개를 말리는 시간이 대상을 받았다. 섬유공예 부문 우수작으로, 매년 다양한 기법과 재료를 활용한 실험적인 작품이 다수 출품되는 부문에서 최고의 작품으로 꼽혔다. 물질만능주의로 인한 사회 문제 등을 보며 자연스럽게 자연, 환경, 생명의 순환 등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사실적 표현보다는 기운, 공기의 이미지, 태양의 에너지 등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둥근 작품이 나왔고, 추상적으로 표현한 작품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올해 릴레이 전시회를 진행했기 때문에 출품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그는 전시회를 찾은 관객들의 출품 권유에 익산한국공예대전에 출품하게 됐다고 전했다. 여은희 씨는 어차피 냈으니까 큰 상은 아니지만, 우리 작업실로만 안 돌아오고 소장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랬는데 이렇게 대상을 주셨다.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이가 있어서 공모전은 몇 년 전부터 이미 끝났다고 생각했다며 꾸준히 개인전을 하다 보니까 작품을 많이 만들었다. 주위에 내보라고 해서 냈는데 우연처럼 행운처럼 대상을 받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여은희 씨는 전주대 산업미술과를 졸업했다. 이후 원광대 섬유미술 전공하고 전남대 대학원 미술이론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박현우 인턴기자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21.11.30 18:16

[최완규 교수의 ‘마한이야기’] 최고의 철기제작 집단 ‘완주 상운리 사람들’

고고학 자료란 당시의 사람들이 남겨놓은 직접적인 자료라는 점에서 문헌자료에 비해 높은 사료적인 가치를 부여할 수 있다. 문헌자료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한국 고대사회를 연구하는데 있어서 고고학 자료는 거의 유일하게 연구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 중에서도 분묘는 구조나 부장된 유물에서 축조 집단의 사상적 측면이나 생활상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고고학 자료로 취급된다. 완주 상운리 유적은 익산-장수간 고속도로의 나들목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확인된 유적으로, 2003년부터 4년에 걸쳐 조사가 이루어졌다. 유적의 입지환경은 전라북도의 동부산간지대와 서부평야의 접경지대에 해당하며, 만경강의 상류인 고산천과 소양천이 인접해 있어 방어와 교통이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조사결과, 해발 35?40m 정도의 낮은 구릉에 많은 수의 마한 분구묘를 비롯하여 청동기시대 지석묘와 고려조선시대의 토광묘가 확인되었다. 이 유적에서 특히 주목되는 것은 조사된 마한 분구묘의 구조나 출토유물을 통하여 마한 사회의 변천과정이나 성격 등 한 단면을 살필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마한 분구묘는 4개 지점에서 30여기가 조사되었는데, 대부분 피장자 1인을 위한 분묘가 아니라 주구를 갖춘 중심 매장부 주위에 또 다시 매장부와 주구가 추가되는 다장(多葬) 형태의 분구묘로 확인되었다. 분구 내에서 확인된 매장부 유형은 점토곽(粘土槨)과 목관 116기, 옹관 38기, 석곽 9기로 구분된다. 그 가운데 흙덩이를 이용하여 매장부를 축조하는 점토곽 방식의 채용 사례는 상운리 분구묘에서 처음 확인되었는데, 이러한 방식은 익산 황등제나 김제 벽골제의 제방이나 영산강 유역의 분구묘의 분구 축조기술에서 확인된 바 있다. 이러한 분묘의 축조 방식은 혈연을 기반으로 조성된 마한 분구묘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으며, 매장부 구조나 규모의 차이는 계층성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출토 유물은 토기류 321점, 철기류 500여점, 옥류 6,000여점으로 방대한 양의 부장유물이 쏟아져 나왔는데, 이 가운데 주목되는 유물은 단연 철기 유물이다. 일반적으로 마한 분묘에서는 철기가 수십여 점 정도 출토되는 것에 비해 이 유적에서는 압도적으로 많은 양이 출토되었다. 철기는 주로 분구 내의 점토곽과 목관에서 출토되었는데, 그 종류 및 비율을 보면 무기류 25%, 농공구류 40.8%로서 무기류와 농공구류가 대부분이며, 그 이외에도 마구류와 기타 철기류가 있다. 이들 철기 가운데 망치와 집게, 그리고 줄, 철착, 쐐기, 모루 등으로 구성된 20 세트의 단야구는 한반도에서 가장 많은 수가 출토되었다. 이를 통해 상운리 분구묘의 조영집단은 철기를 생산하는 최고의 하이테크 기술을 소유하고 있었던 집단으로서 마한 사회의 성장과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들은 왜 사용 가능한 단야구와 같은 생산도구를 무덤에 부장했을까? 어쩌면 그들은 철기 제작 기술을 매우 신성하게 여겼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사용하는 것을 금기했던 것은 아닐까. 또한 혈연을 기초로 축조되는 분묘의 양상과 부장유물에서 볼 때, 철기의 생산 기술은 대대로 상속되어 백제 영역화 이후 5세기 후반까지 주요한 철기 생산 집단으로 존속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최완규 전북문화재연구원 이사장

  • 문화일반
  • 기고
  • 2021.11.30 17:22

제22회 익산한국공예대전 대상에 여은희 씨 ‘젖은 날개를 말리는 시간’

한국공예문화협회가 주최하고 한국공예대전 운영위원회가 주관한 제22회 익산한국공예대전에서 섬유공예 부문 여은희 씨의 작품 젖은 날개를 말리는 시간이 대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이번 한국공예대전은 금속, 도자, 목칠/가구, 섬유공예 등 4개 부문에 총 317점이 출품됐다. 지난 11월 20일에 진행한 1차 심사를 통해 82점이 2차 심사에 올랐다. 이중 각 부문 특별상 5점을 선정하고, 출품작을 종합해 대상 1점, 최우수상 1점, 우수상 2점을 선정했다. 대상은 섬유공예 부문 여은희 씨의 작품 젖은 날개를 말리는 시간이 차지했다. 최우수상은 목칠/가구 부문 노현대 씨의 방주, 우수상에는 금속 부문 임문걸 씨의 리트리버, 도자 부문 이기연 씨의 공허함의 안식처가 선정됐다. 대상을 받은 여은희 씨의 젖은 날개를 말리는 시간은 해마다 다양한 기법과 재료를 적용한 실험적인 작품이 출품되는 섬유 부문 우수작이다. 생명의 순환이라는 주제를 미묘한 색감으로 이미지화해 훌륭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장영란 심사위원장은 섬유 부문에 예전보다 섬유소재의 다양한 재료를 시도해 보는 작품들이 다수 출품되어 현대섬유 공예의 새로운 가능성을 볼 수 있었다. 새로운 시도는 좋았으나, 익산한국공예대전의 전통성과 섬유, 타 소재의 비율이 적절히 배분되어야 한다는 주관적인 판단으로 심사에 임했다고 전했다. 최우수상 노현대 씨의 방주는 장인정신이 돋보이는 벤치 작품이다. 제일 많은 작품이 출품된 목칠/가구 부문 출품작 중 하나다. 전통적인 가구와 디자인을 강조한 현대적인 현대가구가 공존하는 작품이 다수 출품됐다. 최첨단 3D 프린터 기술을 이용한 오브제 형태의 작품이 출품되어 눈길을 끌었다. 우수상 리트리버는 적동판을 사용하여 동물 형상의 이미지를 입체적인 오브제로 재현한 작품이다. 금속 부문은 동과 은을 재료로 한 단조 기법의 조형 작품이 주를 이루었다. 박형철 심사위원장은 금속 부문에 대체로 우수한 기술이 반영된 작품이 많이 출품되긴 하였으나 재료와 적용기법의 다양성은 부족했고, 장신구 작품이 거의 없어 아쉬웠다고 평했다. 이어 도자 부문 공허함의 안식처는 기능과 함께 내면의 표현이 훌륭하다는 평을 받았다. 재료의 다양성이 돋보이는 성형기법, 소성 방법의 출품작이 두드러졌다. 특히 도자 부문은 전체적으로 다양한 표면장식과 색감 표현이 돋보였으며, 출품자들의 창의력과 실험정신이 잘 표현됐다. 심사위원들은 예년보다 작품 수가 적고, 전통적인 물레 성형 작품이 많지 않아 아쉬워했다. 장윤우 대회장은 다양한 재료 및 기법을 적용한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작품들이 많이 출품되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우열을 가리기 힘든 작품 속에서 대상의 영예를 안은 여은희 작가와 모든 입상 작가들에게 축하한다는 말 전한다. 아쉽게 입상하지 못한 작가들에게도 아낌없는 격려와 성원의 박수 보낸다고 전했다. /박현우 인턴기자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21.11.30 16:58

전북도 레드콘 음악창작소 뮤지션 7팀…라디오 특집 방송 출연

전북도 레드콘 음악창작소는 5기 창작자 지원사업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뮤지션 7팀이 지역 라디오 특집 방송에 출연, 최근 발매된 자작곡을 선보였다고 29일 밝혔다. 뮤지션들은 지난 10일부터 25일까지 각 한 팀씩 JTV 안준성의 행복발전소에 출연해 직접 만든 곡 이 담긴 앨범을 소개했다. 특히 뮤지션들은 곡 작업 과정, 팀 결성 이야기, 향후 활동계획, 지원 사업 관련 소회 등 음악 활동과 관련한 다양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이들의 추후 활동 계획은 전라북도 레드콘 음악창작소 공식 홈페이지, 페이스북, 유튜브 페이지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앞서 레드콘 음악창작소는 오디션을 통해 지역 내 신인 7팀을 발굴했다. 선정된 뮤지션은 김관우, 행로난, 임효섭, 임형삼, OPIUS, 토리밴드, 슬로우진이다. 레드콘은 이들을 대상으로 팀별 창작곡의 녹음믹싱마스터링뿐만 아니라 전문 엔지니어 기술, 저작권 가입등록, 온라인 대형 음원 플랫폼 유통 등 앨범 발매에 필요한 전 과정을 지원했다. 이들이 낸 성과물인 앨범은 이달 초 각종 온라인 음원 유통 사이트를 통해 공개됐다 한편 레드콘 음악창작소 지원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한국콘텐츠진흥원전북도가 주최하며, (재)전라북도 콘텐츠융합진흥원이 주관한다.

  • 문화일반
  • 김세희
  • 2021.11.29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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