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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쓰다가 30년이 지났다/ 시를 쓰면 몽당연필처럼 세월이 짧아지고 머리털은 성글어진다/ 잘 나가는 시인은 많아지고/ 그래서 시를 쓸수록 나는 짧아진다 (책상다리를 매우 치다 일부)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그 틈 속에서 문학은, 시는 살아남기 위해 애쓴다. 복효근 시인은 열 번째 시집 <고요한 저녁이 왔다>를 통해 시와 사진의 만남이라는 변화를 모색했다. 변화로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 시집은 시와 사진이라는 별개의 작업으로 이뤄져 있다. 시 따로, 사진 따로 보아도 어색하지 않다. 해설도 덧붙이지 않았다. 시의 행간과 사진의 여백은 다른 듯 같다. 두 장르의 충돌은 때로는 잔잔하게, 때로는 역동적으로 겹쳐진다. 독자들은 시를 읽고 사진을 보면서 정서적인 충만을 마음 깊이 느끼게 된다.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소소한 일상적 체험 속에서 깊은 통찰과 깨달음을 찾아내 형상화한다. 싱크대 수챗구멍에서 싹을 틔운 호박씨 두 알을 통해 생에 대한 의지를, 새들이 남겨놓은 물앵두를 통해 인연을 읽어내는 식이다. 시인은 서문에서 시와 사진의 만남을 이슬 한 방울이 무연하게 꽃봉오리에 떨어진 것에 비유했다. 그러면서 이슬이 앉은 꽃봉오리와 꽃봉오리를 만난 이슬은 그 이전의 이슬과 꽃봉오리가 아니다. 이슬 한 방울로 꽃이 피어나고, 꽃을 만나 이슬은 향기로운 보석이 된다며 시와 사진의 우연한 조합에서 꽃과 이슬의 화학 반응을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시집 속 사진은 유운선 사진가가 촬영했다. 절대 평범하지 않은 사진도 시집을 읽는 또 다른 기쁨을 준다. 사진과 시의 경계에서 일어나는 파장은 묘한 어울림을 자아낸다. 이번 작업을 두고 김석원 사진평론가는 사진과 시는 순간적으로 대상을 파악하는 능력이 있고 이런 작용은 사토리(satori, 홀연히 깨달음)로 연결된다며 현대사회는 고유한 사고가 존재하고, 그 사고에 적합한 매체를 요구한다. 사진과 시는 바다처럼 넓은 지성과 끊임없이 창조적으로 변한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시인은 1991년 <시와 시학>으로 등단해 시집 <마늘촛불>, <따뜻한 외면>, <꽃 아닌 것 없다> 등과 청소년시집 <운동장 편지>, 시선집 <어느 대나무의 고백>을 냈다. 편운문학상, 시와 시학상, 신석정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남원 송동중 국어교사로 있다.
국립전주박물관(관장 천진기)이 오는 11월 3일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겨울감성 리스 만들기 체험행사를 진행한다. 전주박물관 열린 공간 온에서 오후 2시와 4시30분 두 차례. 리스는 집안을 꾸밀 때 사용하는 둥근 화환 장식. 주로 사계절 푸름을 유지하는 상록수로 만들고, 문에 걸어두거나 테이블 장식으로도 사용한다. 최근에는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많이 쓰인다. 전주박물관은 겨울 감성이 묻어나는 리스 만들기 체험을 진행한다며 부르니아목화유칼립투스 등의 꽃과 다양한 식물을 이용해 리스 틀을 꾸미고, 리본이나 와이어를 활용해 볏짚포도 줄기, 상록수 잎, 허브류 등을 감아가면서 자신만의 리스를 만들어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체험 프로그램은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오후 2시와 4시30분 각 20명씩 40명을 선착순으로 모집하며 참가비는 무료다. 31일까지 전주박물관 홈페이지(jeonju.museum.go.kr)에서 신청할 수 있다. 문의는 063-220-1014.
지난 2016년 열린 제1회 세계 한국학전주비엔날레가 한국학 네트워크 형성에 중점을 뒀다면, 이번 비엔날레는 한국학 확산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가장 한국적인 도시 전주를 브랜드화하고, 문화적 위상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축제의 장이 될 것입니다. 전주시와 전북대학교 인문역량강화사업(CORE)추진단(단장 이종민 교수)이 오는 11월 6일부터 10일까지 제2회 세계 한국학전주비엔날레(이하 비엔날레)를 개최한다. 한국학 발전을 도모하고 전주를 글로컬 한국학의 중심 도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기획된 이번 비엔날레는 21세기의 한국학 : 도전과 응전을 주제로 22개국 100여 명의 한국학 전문학자와 신진학자가 모여 연구 동향을 공유하고 미래 비전을 탐색한다. 비엔날레는 11월 6일 리셉션을 시작으로 7~8일 국제학술대회, 9~10일 전주 전통문화체험과 금산사 템플스테이로 구성됐다. 국제학술대회는 안병욱 한국학 중앙연구원장과 박노자 오슬로대학교 한국학과 교수의 기조 발제를 중심으로, 전문학자들이 참여하는 주 학술회의와 신진학자대학원생들을 위한 특별 세션으로 진행된다. 특히 주 학술회의에서는 외국 전문학자 20여 명이 한국어로 주제발표를 할 예정이다. 전통문화체험행사는 풍남문전동성당경기전향교를 비롯한 전주한옥마을 탐방과 국립무형문화유산원, 전주박물관 청자 특별전 관람, 금산사 템플스테이 등으로 운영, 국내외 참석자들이 전주의 멋을 느낄 수 있도록 준비했다. 이종민 전북대 인문역량강화사업추진단장은 영국은 셰익스피어 문학을 중심으로 영국학을 세계에 알리는 데 공을 들였고 미국은 세계 곳곳에 미국학연구소를 설립해 미국학을 전파했다며 한류 세계화에 발맞춰 한국학을 육성하고 확산시키기 위한 노력과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제학술대회 기간 전북대 박물관에서는 조선의 국왕과 왕실 본향 전주 특별전도 진행된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보인소의궤(보물 제1901-2호, 조선의궤) 등 보물 2점을 포함한 총 19점이 전시된다.
(사)한국예총 완주지회(지회장 국중하)가 주최한 제4회 완주예술제가 지난 27일 성황리에 열렸다. 완주군 봉동읍 둔산공원 특설무대에서 열린 이 날 예술제에는 지역 주민과 박성일 완주군수, 최등원 완주군의장, 그리고 송지용두세훈 도의원과 군의원 등 300여 명이 참여했다. 이날 문인협회와 사진협회는 전시회를 통해 완주를 알렸고, 국악협회연예예술인협회음악협회연극협회 등은 각각 갈고닦은 솜씨를 선보였다. 특히 마을에서 사십 년을 넘게 살아온 세 할머니의 이야기를 애틋하게 그려낸 연극협회의 그대는 봄은 많은 주민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또한 연예예술인협회의 빅밴드, 음악협회의 완주소년소녀합창단빛소리합창단, 국악협회의 사물놀이 등도 잔잔한 감동을 전했다. 행사를 준비한 국중하 회장은 추운 날씨에도 응원을 보내준 주민에게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더욱 성숙한 모습으로 찾아뵐 것이라고 밝혔다.
전북광역여성새로일하기센터가 여성 창업 붐을 위한 2018년 창업 페스티벌을 연다. 30일 오후 1시부터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 별관 1층에서 열리는 이 행사는 예비여성 창업자들의 우수 창업 아이템 발굴과 안정적인 창업 분위기 조성 및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창업을 알아가는 창업의 장을 제공하기 위해 열린다. 창업컨설팅관과 창업성공관, 예비사장님관, 창업적성검사관, 창업체험관 등도 운영한다. 창업 컨설팅관은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 전주세무서,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전북지부, 전라북도 사회적기업협동조합 통합지원센터 등의 기관이 참석해 사업계획서 작성법과 아이템 발굴하는 법, 자금 조달 방법, 창업 프로세스 안내 등 예비창업자들을 위한 1대1 멘토링을 진행한다. 창업 성공관에서는 여성 CEO를 통해 창업 경험담과 노하우를 전수하고, 대표 아이템을 홍보전시한다. 이윤애 센터장은 이번 창업페스티벌을 통해 도내 예비여성창업자들이 성공창업자에게는 노하우를 전수받고, 다양한 창업 아이템 공유와 소비자 만족도를 분석해 창업 경쟁력이 향상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센터 별관 2층에서는 오후 2시부터 국제구호전문가 한비야의 당신에게 보태는 1그램의 용기라는 제목으로 여성 취창업 인식전환 명사특강도 진행된다. 2018년 창업 페스티벌과 관련 자세한 내용은 취업지원팀(063-254-3714)으로 문의하면 된다.
허풍선은 본래 숯불을 피우기 위해 풀무질을 하던 손풀무의 일종인데, 아코디언처럼 생긴 풀무의 손잡이를 잡고, 폈다 오므렸다 하여 바람을 내는 기구를 가리키는 말이다. 바람을 일으킬 때마다 옆에 달린 바람 주머니가 크게 부풀어 오르는데, 크게 부풀어 올랐던 바람주머니가 곧 가라앉아 홀쭉해진다. 떠벌이기 좋아하는 사람의 말도 허풍선이라는 풀무처럼 금방 홀쭉해져서 처음의 형태를 알아볼 수 없기 때문에 허풍선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이다. 허풍선이는 허풍선이라는 기존 명사에 사람을 가리키는 접미사 이가 붙어서 과장이 심하고 허풍을 떠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즉 말도 되지 않은 소리로 과장을 하고 모든 일을 부풀려서 이야기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지필 때 바람을 일으켜서 불을 잘 타게 하는 것처럼 바람주머니가 부풀어 올랐다가 바람이 빠지면 형편없이 쪼그라드는데 이같이 허황된 말이나 거짓 정보를 한껏 부풀려서 떠벌리기를 좋아하는 사람의 말을 믿을 수 없다는 데서 허풍쟁이(허풍선이)가 된 것이다. 요즈음은 실속 없이 지키지도 못할 허풍만 떨고 돌아다니는 사람을 얕잡아 이르는 말이다. 흔히 허풍쟁이라고 잘못 쓰는 경우가 많으니 주의해야 한다.
전북민예총의 고유한 정체성은 포기할 수 없지만, 우리의 생각을 발언하는 장소는 시민들 속으로 들어가는 게 맞다고 봅니다. 시대의 쟁점이나 시대가 가야 할 부분에 대해 자극하는 것은 단체의 사명이자 정체성입니다. 일반 시민들에게는 재미가 없고, 대중적이지 않을 수 있지만 알리기 위해 우리가 더 노력해야죠. 전북민족예술인총연합(전북민예총) 소영식 사무처장의 말이다. 그동안 지역 내 위상 약화와 시민 소통 부재라는 지적을 받던 전북 민예총이 시민들 앞에 다가선다. 제15회 전북민족예술제가 27일 오후 2시 충경로 차 없는 사람의 거리에서 열린다. 이번 민족예술제에서는 평화를 주제로 정하영, 진창윤, 한숙, 김보영 작가 등 예술작가 11명이 예술작품을 전시한다. 오후 4시부터는 이애자, 박은선, 최가현, 김정영 등이 민요와 판소리, 대금연주 등으로 무대에 선다. 오후 5시부터는 통기타 가수 홍성욱의 가을맞이 메들리와 고양곤이은아의 판소리 무대, 앙상블팀의 한국적 정서가 담긴 창작곡 메들리 무대도 이어진다. 폐쇄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전북민예총은 올해 민족예술제를 통해 시민들 속으로 들어가겠다고 선언했다. 시대의 쟁점이나 예술 정책 등 민감한 부분에 칼날을 세워왔던 민예총이기 때문에 더 흥미롭게 해석된다. 이러한 변화는 그동안 예술제의 의미 전달과 효과가 미비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일반 관객들이 찾지 않으며 민족예술제가 그들만의 축제에 그쳤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시민들과 소통하겠다는 취지로 거리에 나선 전북민예총이 어떠한 변화를 일으킬지 지켜볼 문제다.
전주문화재단 팔복예술공장 FoCA이 26일부터 27일까지 입주작가의 스튜디오를 시민에게 개방한다. 팔복예술공장은 지난 2017년 제1기 입주작가 공모를 통해 국내외 총 77명의 지원작가 중 13팀을 선발했으며, 이들은 지난 3월 입주해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팔복예술공장 황순우 총감독은 스튜디오는 그간 작가들이 작업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유일하게 방문객에게 닫혀 있는 공간이었다며 이번 행사는 작가의 작업 성과를 시민과 공유하는 조용한 축제의 장이다고 밝혔다. 2627일 각각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방되는 이번 행사에서는 하루에 세 차례 입주작가 코디네이터가 방문객과 함께 작업실을 돌며 설명도 곁들일 예정이다. 또한 작가들이 진행하는 예술과 육아를 테마로 한 강좌, 관객 참여 퍼포먼스, 드로잉 워크숍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프로그램 참여는 사전 접수 및 현장 접수로 신청하면 된다. 자세한 문의는 팔복예술공장 FoCA(063-211-0288).
따뜻한 차 한 잔과 여유로운 대화, 넉넉한 나눔의 시간이 그리워지는 가을, 전주에서 사흘간의 차 나들이 행사가 열린다. 26일부터 28일까지 문화공간기린미술관에서 진행되는 다례학당 설예원(한국전통예절원) 창립 30주년 전라도 정도 천년천 잔의 차 나눔 잔치. 사흘간 문화공간기린미술관 전시실에서는 찻 자리 전시회와 전라도 정도 천년의 의미를 되새기는 차 나눔 잔치가 진행된다. 찻 자리 전시회는 차석(茶席)으로 표현하는 전시로, 탄생돌생일성년혼례 등 생애 주기별 찻 자리, 계절별 찻 자리, 명절세시차례 등의 찻 자리 등 찻 자리가 열리는 의미에 따라 차별화된 찻 자리가 세팅되어 전시될 예정이다. 시낭송과 노래, 차차차 토크쇼, 차와 음식을 즐기는 티파티 등 다채로운 행사도 기대를 모은다. 28일 오후 3시시와 차와 노래와를 주제로 한 박남준 시인의 시낭송과 노래 콘서트가 열리고, 오후 4시에는 차에 관한 궁금함을 풀어주는 차차차 콘서트가 하일남박희준강순형 씨의 토크 쇼로 진행된다. 또한 오후 5시에는 와인티황차녹차말차 등의 차와 간단한 차 음식을 전시하고 맛보는 티파티가 마련된다. 설예원 이림 원장은 성균관대학교 유학대학원 출신으로 다동학교장, 전통생활예절보존회 회장,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전담교수, (사)한국차문화협회 부회장전북지부장 등을 맡고 있다.
중국과 터키, 이란 등 실크로드 음식을 조명하는 국제포럼이 26일 전주 국립무형유산원에서 열린다. 전주시와 우석대 실크로드영상연구원(원장 전홍철)은 실크로드 관련 전문가 등이 대거 참여해 동서 문명의 대통로 실크로드 음식 국제포럼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국제포럼에서는 유네스코 실크로드 음식문화 네트워크의 현황과 전망(터키, 무스타파 베이람 교수), 한국과 이란의 문화예술교류(이란, 나스린 다스탄 교수), 음식 그릇으로 본 실크로드 음식문화의 상호 전파(북경대 푸마 교수), 소그드 석각에 나타난 실크로드 음식문화(중국헝수이대 슈에빈 교수), 전주비빔밥과 실크로드 문명 교류의 관계(우석대 전홍철 교수) 등 다양한 주제의 발표가 진행될 예정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이번 국제포럼을 통해 세계에 한식의 위대함을 알린 전주비빔밥과 한국 전통먹거리가 실크로드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탐색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제34회 창암 전국 서화 백일대상전에서 진산 이응철 씨(어르신부)와 조산 이영균 씨(일반부)가 대상을 수상했다. 창암 이삼만 선생 선양회가 주최하고 전국 서화 백일대상전 운영위원회가 주관한 이번 대회는 지난 20일 전주종합경기장 내 여성일자리센터에서 열렸다. 어르신부(70세 이상), 일반부(70세 이하), 학생부로 구분해 한문한글문인화(사군자 포함) 3개 부문으로 치러졌다. 모두 150여 점이 출품됐다. 대회 결과 어르신부 대상은 진산 이응철, 일반부 대상은 조산 이영균, 어르신부 금상은 청계 문옥주, 일반부 금상은 청담 박대식, 학생부 최우수상은 남원초등학교 전여원이 차지했다.
나래코리아와 전주고가 함께하는 가을 음악회가 26일 오후 7시 전주고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이번 연주회에서는 소프라노 김민지, 바리톤 고한승, 피아니스트 신정혜현지숙, 바이올리니스트 최수미가 출연해 가을과 어울리는 가곡, 샹송, 클래식 등을 들려준다. 특히 천경자 화백을 그리면서 김생기 나래코리아 대표가 시를 쓰고, 정애련 작곡가가 가락을 붙인 가곡 한 여인의 전설을 초연할 예정이다. 미술 애호가이기도 한 정 작곡가는 작곡 방향성과 관련해 천 화백의 그림이 가진 색색의 화려함을 곡에 담으려 노력했다며 화성에는 이국적인 느낌을, 멜로디에는 한국적인 느낌을 가미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미인도 위작 논란으로 상처받은 천 화백의 영혼을 위로하고 싶어 시를 지었다며 그를 추모하는 사람들이 이 땅에 있는 한 저 세상에서는 평안하실 것이라고 밝혔다.
린팡이 기획자작곡가음악평론가 나는 4년 연속 전주세계소리축제를 관람했다. 올해는 태풍으로 인해 일부 프로그램이 취소됐음에도 이 축제는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소리축제는 예술적 품격과 실천력을 갖춘 유기체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개막공연의 경우 해마다 세계 각국의 음악가들이 한 무대에 올라 공연한다. 공연은 매우 떠들썩하고 신명 나지만 음악가나 공연 제작자에게는 매우 도전적인 무대이다. 음악가들은 자신의 최고 기량을 선보이면서 다른 나라 음악가와의 하모니를 이뤄내야 하고, 음악의 기승전결과 공연시간까지를 동시에 고려해야만 한다. 전문 음악가에게 이것은 거의 불가능한 과제지만, 소리축제는 매년 이 어려운 과제를 해냈고 더 나아가 해마다 새로운 경지에 오르고 있다. 다소 아쉬웠던 부분은 판소리 명인들의 공연 무대였다. 올해의 경우 객석은 예전처럼 무대 위에 있었지만, 공연자와 마주 보게 설치돼 마치 액자식 무대의 축소판 같았고 객석으로 둘러싸인 원형 무대가 주는 공간감이 사라져 매우 아쉬웠다. 소리축제에서 가장 극찬할 부분은 예술 교육에 대한 정성이다. 편백숲 무대에서 열리는 공연에 인근 학교의 청소년과 어린이들을 초청한 것이 한 예다. 어린이 예술체험은 더욱 다양했다. 놀이마당에 마련된 단체 그림 그리기에서 전통음악 배우기까지 소리축제 기간 내내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소리축제를 통해 미래의 예술 소비 세대를 양성하는 것은 예술을 통해 예술시장을 조성하는 것으로 정말 좋은 전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4년 동안 전주세계소리축제의 수많은 프로그램을 보면서 음악제가 이렇게 인간적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소리축제는 단순한 축제 이름이 아니라 음악과 전통예술, 홍보 마케팅, 프로그램 제작, 무대 기술 등 다양한 전문분야의 유기적 결합체이다. 이런 유기적 결합체의 움직임을 뒷받침하는 것은 예술에 대한 이해와 고집이다. 그것이 있어야만 대규모 축제와 대중 간의 유대감이 생기고 애정이 싹터 진정한 대중의 축제가 될 수 있다. 같은 업계 종사자로서 이것이 내가 소리축제 현장에서 얻은 소중한 깨달음이다. <끝>
올해 처음 열린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한마당 축제가 막을 내렸다. 무형문화재 공연과 전시를 한 곳에서 즐긴다는 취지는 의미 있었지만, 많은 대중에게 무형문화재 보유자를 알린다는 목표에는 아쉬움을 남겼다. 축제장은 관광객이 많이 찾는 한옥마을과 인접해있음에도 홍보 부족 등으로 관람객의 발길을 모으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도 변수였다. 향후 축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개최 시기 조율과 함께 적극적인 홍보를 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3일간 전주 한벽문화관에서 열린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한마당 축제가 막을 내렸다. 전라도 천년, 여백 바람 일다를 주제로 열린 이번 축제는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예능 보유자 16명과 기능보유자 32명, 단체 5개가 참여해 다채로운 공연과 전시를 펼쳤다. 전북 무형문화재의 보존과 발전의 기틀을 마련한다는 데 의의를 둔 만큼 무형문화재 예능기능보유자들은 출연료 없이 공연과 전시에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 하지만 관광객이 많이 찾는 한옥마을이라는 접근성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한옥마을 내부에서 축제 장소인 한벽문화관까지 가는 길목에 출장 부스를 설치해 안내를 도왔지만, 안내를 해주는 사람마저 위치 설명에 어려움을 겪는 등 부족한 점이 눈에 띄었다. 부실한 안내로 축제가 열린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는 관광객들도 많았다. 지난 19일 6살 딸과 함께 한옥마을을 찾았다가 공연을 관람한 김서영 씨는 한옥마을 안에 행사 현수막도 없어 한벽문화관에서 공연이 열린다는 사실 자체를 몰랐다면서 공연은 참 좋은데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갑작스럽게 쌀쌀해진 날씨도 축제를 돕지 않았다. 전시가 이뤄진 한벽문화관 공연장 건물과 경업당 등 실내는 문제가 없었지만, 한벽문화관 야외무대와 혼례마당 등 야외에서 이뤄지는 공연의 경우 시작 시각도 오후 6시 이후부터 구성돼 있어 관람객들이 오랜 시간 자리를 지키기 어려웠다. 행사를 치른 전북무형문화재연합회에서도 대형 난방기를 가동하고, 따듯한 차, 담요 등을 관람객에 제공했지만, 가족 단위로 모인 관람객들은 재빨리 자리를 옮기기 일쑤였다. 이 때문에 추후 개최 시기와 장소를 조절해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저변 확대를 위해서는 관광객을 끌어모을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화통신사협동조합 김지훈 대표는 전시와 공연을 한 공간에서 하려다 보니 시간과 장소에 제약이 많았고, 갑자기 추워진 날씨마저 돕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첫발을 뗐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역에 꼭 필요한 축제인 만큼 문제점을 잘 보완해서 계속해서 준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제 출신 소리꾼 임진택과 함께하는 인문예술콘서트 오늘이 25일 오후 7시 30분 전주 한벽문화관에서 열린다. 인문예술콘서트 오늘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운영하는 온라인서비스 인문 360의 기획 프로그램이다. 2015년부터 주제별 연사를 초청해 강연, 대담, 예술 공연 등이 한데 어우러진 토크콘서트를 개최해왔다. 이번 인문예술콘서트 오늘의 주인공은 김제 출신 소리꾼 임진택. 광대는 오늘을 노래한다라는 주제로 자신이 광대로 성장하게 된 계기, 역사 속 인물들의 시선으로 오늘날을 바라보고자 하는 도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임 씨는 새로운 창작 판소리 열두 바탕 작창을 필생의 목표로 삼고 있는 소리꾼으로 스스로를 광대라고 표현하는 인물이다.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재학 시절 명동의 한 카페에서 정권진 명창의 수궁가를 듣고 판소리에 빠진 뒤 민중문화운동에 투신, 똥바다와 오적 등 유신독재 정권을 풍자하는 판소리를 발표하며 주목받았다. 과천세계마당극큰잔치, 전주세계소리축제 등에서 축제 기획자로도 활동했다. 이날 사회는 소리꾼이자 진행자로 맹활약 중인 방수미 씨가 합을 맞춘다. 방 씨는 국립민속국악원 창극단 상임단원으로 전주 국악방송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을 맡고 있다.
바늘방석은 말 그대로 바늘이 자리 잡고 앉는 방석을 말한다. 그런데 오늘날에 와서는 본래의 뜻은 없어지고 바늘의 뾰족한 부분이 위로 꽂혀 있는 무시무시한 방석을 의미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어떤 자리에 있기가 몹시 거북하고 불안할 때를 가리켜 바늘방석에 앉아 있는 것 같다는 표현을 쓰는데 바로 여기에서 나온 것이다. 요즘은 흔히 바늘꽃이라고도 하는데 원래 명칭은 바늘방석이다. 바늘방석은 바늘을 꽂아두는 물건으로써 속에 솜이나 머리카락을 넣어 만든다. 바늘이란 물건은 워낙 조그맣고 가늘어서 자칫 간수를 잘못하다간 잃어버리기 십상이었다. 그래서 분실을 방지하느라 바늘을 따로 꽂아 두는 작은 물건을 만들었다. 즉 부녀자들이 바늘을 꽂아 둘 목적으로 헝겊 속에 솜이나 머리카락을 넣어 만든 수 공예품을 말한다. 비슷한 말로 가시방석이라는 말이 있는데 가시가 찌르는 방석이라는 뜻으로 이 말의 뜻도 앉아있기 거북하거나 괴로운 자리를 비겨 이르는 말이다. 정리하면 바늘방석은 바늘을 녹슬지 않게 보관하기 위해서 꽂아둘 수 있게 만든 것이라는 뜻과 앉아 있기에 아주 불안스러운 자리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하지메 오이시 아시아 음악문화전문 저널리스트 전주세계소리축제는 국제적으로 잘 알려진 축제로, 도쿄에 사는 음악 저널리스트인 내 귀에도 그 소문은 들려왔다. 그중에서도 특히 주목을 모은 것이 EBS 스페이스 공감 in 전주세계소리축제 : 타이완 포커스, 트리오 라이제거-프란예-실라. 1부는 타이완 포커스의 무대. 왕잉치에의 얼후를 중심으로 한 앙상블인데, 약 40분에 걸친 공연은 마치 조곡(組曲)처럼 드라마틱했다. 그중에서도 얼후와 린코웨이의 피아노가 동시에 울릴 때의 아름다움은 특별했다. 이 부분에서 범아시아적(Pan-Asianism)이라고도 할 수 있는 서정성이 부각된다. 또 타악기와 드럼이 만들어내는 리듬을 통해 현대적인 재즈 표현의 영향도 느낄 수 있었다. 여기에 우즈 아제르의 시타(인도의 전통현악기)의 울림이 겹쳐지는 것도 매우 특이하다. 2부는 트리오 라이제거-프란예-실라의 차례. 피아노, 첼로, 타악기의 삼중주 편성인데, 몰라 실라의 다양한 타악기에 특히 인상적인 구음이 더해진다. 그런 의미에서는 표준적 편성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공연이 시작된 순간부터 재즈와 아프리카 음악의 기분 좋은 그루브가 넘치기 시작한다. 그들은 아프리카와 유럽이라는 서로 다른 민족적, 문화적 배경을 갖고 있지만, 서로에게 살며시 다가가 노래와 음악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해나간다. 월드뮤직이라는 말은 80년대 중반 유럽에서 생겨났다. 당시 LP나 카세트테이프를 판매하기 위한 장르명으로 고안된 것으로, 이른바 음악 시장의 필요성에서 생겨난 단어이기도 했다. 80년대 후반~90년대에 걸쳐 월드뮤직이 큰 붐을 일으키자 유럽과 미국의 프로듀서들은 모두 아프리카와 중동으로 발길을 옮겨 현지 뮤지션들과 작품을 제작했다. 그중에는 명작으로 평가받는 작품도 많지만, 식민주의적이라는 비판을 받는 작품도 있다. 현재 월드뮤직의 본고장인 유럽에서는 민족차별이나 이민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어, 바람직한 다양성에 관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우리들은 어떻게 이 지구상에서 공존할 수 있을까? 서로 부딪치는 것이 아니라, 대화하고 다가서는 것, 이번 공연에 그 힌트가 숨겨져 있는지도 모른다.
전북문화관광재단과 금호고속㈜전주터미널, 전북공예협동조합이 공동으로 개최하는 2018 아름다운 예술시장이 21일 열린다. 아름다운 예술시장은 전주고속버스터미널을 이용하는 주민과 관광객을 위한 교통거점 문화예술 프로그램으로 지난 2월부터 격월로 운영되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의류종이자수매듭, 가죽 공예품, 도자기류 등 다양한 공예품과 예술작품을 만날 수 있다. 또한 전북을 대표하는 관광기념품을 볼 수 있는 전북관광기념품 100선 전시 부스도 운영한다.
찰리 크루이즈만스 네델란드 월드뮤직 전문기자 나는 판소리 명창 김경호의 탁성에 매료된 나머지, 기를 쓰며 전쟁이야기 적벽가를 따라잡으려 애썼다. 판소리는 내게 바로크 시대(1600~1750)의 음악미학에 대한 독일 이론인 정감이론(Affektenlehre)의 일부를 떠올리게 하는데, 그 이론에서는 음악적 수단들이 감정에 닿아 있다고 말한다. 판소리의 다양한 리듬은 특정한 분위기에 연결되는데, 슬픔과 엄숙함의 아주 느린 묘사부터 마치 쾌활한 현대의 랩과도 같은 빠른 템포까지 다양하다. 판소리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기술은 적절한 시간 조절, 억양, 몸짓 그리고 극적인 표현들을 망라한다. 한 명의 능숙한 소리꾼이 다양한 인물들을 흠결 없이 형상화해낸다. 판소리를 즐기기 위해서 집중을 해야만 하는 것은 외국인인 나만은 아니었다. 한국인 관객들도 그만큼 집중을 해야 한다. 그것은 판소리의 말들이 고어이며, 소리가 사용되는 방식이 현재의 케이팝 스타일과는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판소리는 관객들의 추임새와 박수가 없으면 완전해지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새로운 관객이 필요하다. 청소년들이 더 다가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쌍방향 앱을 개발해봄 직하다. 소리축제의 훌륭한 점은 어린 학생들이 한국 전통문화에 노출되게 하여 무엇인가를 느끼게 만든다는 것이다. 판소리를 하나의 또 다른 국제적인 수준의 예술로 만들기 위해서, 소리축제는 해외의 예술가들과 협연을 기획한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 개막공연은 아주 뛰어났다. 그 개막공연에서 우리는 다양한 전통 스타일들이 현대의 형식들과 접목되는 것을 목격했다. 많은 작품 중에서 판소리 소리꾼 정보권과 안달루시아 출신의 젊은 플라멩코 댄서인 바네사 아이바르의 협연이 있었는데, 그것은 소리축제와 네덜란드 플라멩코 비엔날레의 공동 프로젝트였다. 플라멩코와 판소리는 분명히 이질적인 장르이긴 하지만, 강한 정서적 표현, 기나긴 역사, 복잡한 리듬 그리고 추임새를 필요로 한다는 유사성을 가진다. 그 둘이 자신들의 익숙한 곳으로부터 빠져나와 스스로에게 그리고 상대방에게 도전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아주 흥미로웠다. 희망컨대, 나는 이 프로젝트가 계속되기를 원한다. 정통 판소리와 혁신적 혹은 국제적인 판소리의 공존은 이 아름다운 장르의 미래에 필수적이다.
가야금 연주자 김윤하 씨는 전통에 재즈를 입혔고, 고니밴드 보컬리스트 장혜선 씨는 인문학을 노래에 담았다. 2018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 신진예술가 지원사업에 선정된 김윤하 씨와 장혜선 씨가 19일과 20일 전주 우진문화공간에서 각각 공연을 펼친다. 김윤하 씨는 가야금 선율에 타 장르를 끌어들이는 다양한 변화에 공을 들였다. 이번 공연 <가야금, 시대를 담아내다. 변이變異>는 민속악창작 영역 중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변화의 멋을 실험한다. 재즈와 가야금이 어우러진 전통음악 평롱,자진방아타령을 선보이고, 창작곡달리아도 공개한다. 신디 오은하, 드럼 노용현, 콘트라베이스 이영화 씨가 참여한다. 장혜선 씨는 나와 너, 그 사이의 존재에 대한 <끝,없는 물음 >을 풀어놓는다. 이번 콘서트에서 장혜선 씨는 지역 뮤지션으로 활동한 10년의 발자취를 되돌아보고, 자신이 지향하는 음악적 색깔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직접 작사 작곡한 Dont lose my mind, 우리의 찰나, 영원회귀, 호혜, 99%+1%, 카르페디엠 등 6곡을 포함해 12곡을 선보일 예정이다. 베이스 유현진, 기타 윤상연, 드럼 김성하, 피아노 오은하 씨가 함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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