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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녀(父女)가 청춘 바쳐 만든 갤러리 카페 ‘돌리버드’ 오픈

아버지와 딸이 청춘을 바쳐 완성한 갤러리 카페가 전주에 문을 연다. 오는 8일 전주 다가동에 문을 여는 돌리버드(dolly bird)는 15년간 전국을 돌며 새를 촬영해 온 김태영 원광대 의과대학 교수의 조류 사진과 김수진 씨가 20년간 수집한 인형을 전시하는 갤러리형 카페다. 200㎡(60평) 공간에 들어서면 벽면을 둘러싼 500여 개의 인형과 눈이 마주친다. 김수진(37) 대표가 학창시절부터 소중하게 모은 것들이다. 12인치(30㎝) 크기의 바비 인형과 16인치(40㎝)의 진타일러 인형 등 크기도, 생김새와 특징도 다양하다. 바비 인형은 시대별로 가장 유행한 뷰티, 패션, 문화를 응집한 시대의 아이콘이기도 하다. 제작 시기콘셉트에 따라 얼굴형, 화장, 의상 등이 다르다. 단종되거나 한정판인 인형, 세계 유명 브랜드 및 디자이너의 작품 등 희귀한 것들은 부르는 게 값인데, 김 대표는 과감히 내놨다. 유학생활을 하며 첫 바비 인형을 구매했던 김 대표는 아름다운 인형을 보는 것만으로 외로운 생활에 위로가 됐다며 그때의 감정을 잊을 수 없어 수집을 계속하게 됐다고 말했다. 수집 문화는 보여주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소유에서 오는 기쁨, 자기만족이 크거든요. 보통은 물건을 상자 안에 그대로 보관하고, 한정판은 뜯지도 않습니다. 가치가 떨어지거든요. 하지만 저는 제가 수집한 것들을 같이 나누고 싶었어요. 김 대표는 자신처럼 수집키덜트(아이 같은 감성과 취향을 지닌 어른) 취미를 가진 사람들과 문화를 나누고, 인형 수집이 생소한 대중에게는 새로운 재미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돌리버드는 아버지와 딸이 오랫동안 이어온 취미 문화를 공유한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공간 가운데 만들어진 인형의 집 안으로 들어가면 새들이 숨어있다. 김 대표의 아버지인 김태영 교수가 촬영한 조류 사진들이다. 15년 전 큰 고니를 찍으면서 새에 빠졌다는 그는 전국 안 다녀본 곳이 없다. 한국에서 볼 수 있는 새는 530종에 달하지만 머무는 시기가 짧아 빠릿빠릿하게 움직여야만 놓치지 않는다. 김 교수는 전문 사진가들도 인정하는 프로지만 개인전을 한 적은 없다. 의사 타이틀을 달고 전시회를 여는 게 쑥쓰러워서다. 하지만 아버지의 사진 활동을 응원해온 김수진 대표의 제안으로 동참하게 됐다. 이들은 새와 인형을 역사관처럼 볼 수 있는 곳은 흔치 않다고 생각한다며 개성 문화를 즐기는 사람들이 전국에서 찾을 수 있는 전주의 명소로 자리매김 하겠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보현
  • 2018.09.05 19:42

정읍 출신의 세계적인 미술가 전수천, 4일 별세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조형미술가 전수천 씨가 4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71세. 1947년 정읍에서 태어나 넉넉지 않은 유년시절을 보낸 그는 그림을 그리겠다는 일념으로 홀로 학비를 벌어 유학길에 올랐다. 일본 무사시노 미술대학과 와코우대학 예술학과, 미국 뉴욕 프랫대학 석사과정 등을 마치고 일본미국한국을 오가며 활발하게 작업을 펼쳤다. 1995년에는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에서 전시하며 한국인 최초로 비엔날레에서 특별상을 받았다. 당시 출품한 설치작품 방황하는 혹성들 속의 토우- 그 한국인의 정신은 손으로 직접 빚은 신라시대의 토우 형상들과 각종 산업폐기물, 첨단 비디오설비 등을 결합한 것이다. 고대와 현대, 삶과 죽음을 대비하며 한국의 전통세계를 보편적인 조형언어로 표현해 국제미술계 인사들의 찬사를 받았다. 13년에 걸쳐 구상한 미국 기차 횡단 프로젝트 움직이는 드로잉 프로젝트- 뉴욕에서 로스앤젤레스까지(2005) 등 한국인의 정신과 가능성을 보여주는 작업을 이어가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교수로도 오랫동안 재직했다. 동시에 그는 비제도권의 예술교육을 강조했다. 2003년 미술가들과 함께 미술을 실험하고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중시하는 대안 미술학교 비닐하우스 AA를 세워 운영했다. 2017년에는 전주문화재단과 전북문화관광재단이 비닐하우스 AA에 영감을 받아 설립한 창작예술학교 AA의 교장을 맡았다. 전북 예술인들이 기존의 제도권 교육 구조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창의성과 미학적 가치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전수천 미술가와 창작예술학교 AA를 함께 기획했던 황순우 전주 팔복예술공장 총감독은 임실 옥정호에 작업실을 두고 계셨던 선생님은 전북이 낳은 세계적인 미술인이라며 지역의 젊은 예술가들에게 이 시대에 진정으로 필요한 예술가로서의 역할을 가르쳐주고 싶어하시고 실천하셨던 분이라고 말했다. 빈소는 전북대학병원 장례식장(063-250-1443)에 마련됐다. 발인은 6일 오전 8시다.

  • 문화일반
  • 김보현
  • 2018.09.04 19:32

동학농민혁명 참여자·유족 등록 9년만에 재개…5일부터 등록

문화체육관광부 소속으로 설치된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명예회복 심의위원회(이하 위원회)가 5일부터 유족 등록 업무를 시작한다. 2004년 국무총리 소속으로 설치된 위원회는 그동안 동학농민혁명 참여자의 애국애족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기념사업을 추진했다.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3644명과 유족 1만567명을 참여자 및 유족 명부에 등록하고 2009년 활동을 종료했다. 그 후 유족 등록 업무의 필요성이 제기돼 위원회를 문체부 소속으로 변경하고, 유족 등록 업무를 계속 수행하도록 2017년 12월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등의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을 개정했다. 위원회는 이승우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이사장을 비롯해 이기곤 동학농민혁명유족회 이사장, 신영우 충북대 명예교수, 이재운 전라북도 문화재위원장, 최민자 동학학회 회장 등 민간위원 5명과 문체부 문화정책국장 등 정부위원 4명으로 구성됐다. 위원회는 동학농민혁명 참여자와 유족에 대한 결정등록 사항을 심의하고 의결한다. 동학농민혁명 유족으로 등록하길 원하는 사람은 유족등록 신청서와 유족 명단 등을 작성해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에 제출하면 된다. 문의 위원회 사무처(063-538-2897).

  • 문화일반
  • 문민주
  • 2018.09.04 19:32

자유포럼 인문학 답사…순창의 자연과 이야기하다

시와 풍수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강철규 전 우석대 총장(전 공정거래위원장)을 주축으로 한 자유포럼은 순창 인문학 답사를 마친 뒤, 시와 풍수의 공통점은 자연과의 대화라는 결론에 다다랐다. 자유포럼은 강철규 전 총장을 좌장으로 안경환 서울대 명예교수, 최정표 한국개발연구원 원장, 정영록 서울대 교수, 황주리 서양화가, 김애옥 동아방송예술대 교수 등 다양한 분야의 명사들이 2014년부터 격월로 주제를 정해 발제토론하는 모임. 이들은 순창을 지방에서 개최하는 첫 포럼 장소로 잡았다. 지난 1일 오전 8시 30분께 임실군 덕치면 진뫼마을. 전날 풍수의 대가 김두규 우석대 교수의 집에서 하룻밤을 보낸 자유포럼 회원들은 본격적인 순창 인문학 답사에 앞서 김용택 시인의 집을 찾았다. 그의 한옥 서재에는 여태명 서예가가 민체로 회문재(回文齋)라 쓴 편액이 걸려있었다. 자연스레 그 앞으로 모여든 회원들과 김 시인은 시와 자연을 주제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강 전 총장은 김 시인이 출연한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를 봤었다며 사과를 예로 들면서 시는 (사물을) 잘 보는 것으로 출발해 아름다움을 찾는 일이라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시는 자연과 대화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를 들은 김 시인은 자연이 말하면, 듣고 있다가 받아쓴다며 심심해야 새가 날아가는 것, 나뭇가지가 흔들리는 것이 보인다. 심심하지 않으면 자기 것만 보인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임실군 덕치면 강변사리 마을을 지나 10시 10분께 순창군 동계면 구미마을에 도착한 회원들. 이들은 박재순 문화해설사의 설명 아래 630여 년의 역사를 지닌 남원 양씨 종택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종택 내 귀문각에는 남원 양씨의 종중 문서로 대한민국 보물 제725호인 고려조선시대 홍패(진본은 전주국립박물관 소장) 총 7점이 보관돼 있었다. 김 교수는 종택 뒤편에 있는 바위 갈록암(渴鹿巖)과 우물 대모정(大母井)을 예로 들며 터 잡기의 인문학에 관해 설명했다. 남원 양씨의 종택은 갈록음수형(목마른 사슴이 물을 마시는 형국)이라고 일컫는 명당 중의 명당이다. 바위는 터잡기의 중요한 요소인데 바위가 많은 무량산의 기운이 갈록암으로 내려오는 형국이다. 갈록암 앞의 대나무는 사슴을 숨겨주는 역할을 한다. 또 목마른 사슴이 물을 마시는 대모정은 마을 형성의 결정적 요소로 작용한다. 명당은 산이 둘러싸는 장풍국과 물이 둘러싸는 득수국으로 나뉘는 데 구미마을은 장풍국에 해당한다. 회원들이 다음으로 향한 곳은 조선 8대 명당으로 꼽히는 순창군 인계면 말명당이었다. 11시 10분께 전날 비로 약간 젖은 수풀길을 헤치고 5분가량 언덕을 오르자 박예 부부의 무덤, 박예의 딸과 사위 김늑뉴, 김늑뉴의 딸과 그 사위 정광좌의 무덤이 차례대로 보였다. 딸을 매개로 구성된 묘역이었다. 이를 두고 김 교수는 남녀 상관없이 균등하게 상속받는 균분상속과 이를 바탕으로 모든 자녀가 돌아가면서 제사를 지내는 윤회봉사의 현장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의 말을 듣고 있던 회원들은 (풍수를) 모르는 사람이 봐도 좋다고 거들었다. 모든 일정을 마친 회원들은 내년 10월께 순창과 담양을 중심으로 한 인문학 답사를 기약하며 발길을 돌렸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18.09.02 19:29

[안도의 알쏭달쏭 우리말 어원] 105. 서울

서울은 한 나라의 수도를 가리키는 보통명사이면서 동시에 대한민국의 수도를 가리키는 고유명사다. 그런데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유래는 많은 설이 있다. 첫째는 서울은 본래 신라의 수도인 경주를 서라벌(徐羅伐), 서벌(徐伐), 서나벌(徐那伐) 등으로 부른 데에서 비롯한 말이다. 서울의 서는 수리, 솔, 솟의 음과 통하는 말로 높다 또는 신령스럽다는 뜻이다. 울은 벌, 부리가 변음된 것으로 벌판, 큰 마을, 큰 도시라는 뜻을 가졌다. 이 말이 정설이다. 둘째는 서울은 설(雪)울에서 유래했다는 설이다.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가 한양으로 천도한 다음 새로운 궁궐(경복궁)을 짓고 도성을 쌓으려 할 때 어디서 어디까지 쌓아야 할지 난감했다. 어느 날 큰 눈이 내려 살펴보니 선 밖에는 눈이 쌓여 있고, 선 안에는 눈이 없었다. 이 태조는 이러한 현상은 우연이 아니고 필시 하늘에서 내린 뜻이라 생각하고 그 선을 따라 도성을 쌓도록 했다. 도성은 산의 능선을 따라 북악산, 인왕산, 남산, 낙산을 연결하는 것으로 둘레가 40리(약 17㎞)에 이른다. 사람들은 눈이 한양의 울타리를 만들었다고 해 도성을 눈설(雪) 자를 써서 설(雪)울이라고 불렀고, 설울이 서울로 발음되면서 오늘날 서울이 됐다는 것이다. 셋째는 1884년 갑신정변, 1910년 경술국치 이후 나타난 설이다. 서러워 울고 있는 도시니까 서울로 부른다. 이 설은 백성들의 입에서 나온 말이겠지만 한때 회자했던 말이다. 또 넷째는 1899년 경인선 개통과 더불어 문을 연 서울역의 명칭에서 그 유래를 찾기도 한다.

  • 문화일반
  • 기고
  • 2018.08.30 18:48

이윤영 동학혁명기념관장, 서울서 인문학 강연

이윤영 동학혁명(백주년)기념관 관장이 서울에서 30일과 9월 12일 인문학 초청강연을 펼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도서관협회가 주관해 서울 구립 구산동도서관마을에서 열리는 강연은 2018 길 위의 인문학 사업의 일환이다. 동학에서 해방까지, 독립의 길을 주제로 한 사업에서 이 관장은 동학농민혁명과 민초의 삶에 관해 이야기한다. 이윤영 관장은 동학농민혁명을 좌절의 과거가 아닌 현재까지 이어지는 희망의 역사로 그려낸 소설<혁명>의 저자이기도 하다. 지난 4월 펴낸 저서<혁명>의 서사를 중심으로 당시 민초들을 결집한 혁명군들의 결의와 집회, 해방 운동, 외세에 맞선 항쟁 등을 설명한다. 동학 혁명군들의 불멸 정신이 현재의 촛불 민주주의까지 어떻게 계승됐는지 함께 이야기해본다. 10월 13일 광주 심가네박씨 책방에서는 광주평생교육진흥원이 주최주관한 인문지행_저항의 인문학 강연을 한다. 전봉준김개남손화중을 중심으로 불평등한 사회 구조에 반기를 든 1차 반봉건 동학농민혁명의 발생 과정과 청과 일본에 대항하는 반외세 성격의 2차 동학농민혁명 전개과정을 살핀다. 그리고 이들의 혁명 정신을 광주민주화운동과 연결 짓는다.

  • 문화일반
  • 김보현
  • 2018.08.29 19:56

‘문화가 있는 날’ 맞아 전북지역 시민공연 잇따라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전북에서 시민들이 꾸린 공연이 열린다. 28일 고창공용버스터미널에서는 기타플룻 동호회의 공연과 손수건 제작그림 그리기 체험, 특별한 의상을 입고 찍는 사진촬영이 진행된다. 29일 전주고속버스터미널에서는 시민 동호회의 난타기타 연주, 밴드 크림의 공연이 열린다. 물고기봉제인형 및 팔찌 만들기, 의상 체험 및 사진 촬영도 할 수 있다. 터미널 공연은 전북문화관광재단이 운영하는 문화터미널 문화 봄 사업의 일환이다. 전주 효자문화의집 생활문화센터는 문화가 있는 날 생활문화동호회 활성화 지원 사업에 선정돼 동호회 간 교류의 장을 만든다. 29일 오후 7시 전주 문화공간 이룸. 전주만돌린오케스트라(전주 효자3동 주민센터), 전주새꿈소리합창단(전주효자시니어클럽), 한울림 오카리나(효자문화의집 생활문화센터), 금관 앙상블인 센세이션 브라스등의 연주가 이뤄진다. 31일 오후 7시에는 전시와 색소폰 공연 등이 어우러진 음악속의 전람회가 이어진다. 선홍진 효자문화의집 관장은 시민들이 스스로 창작하고 즐기는 문화예술에 대해 매력을 느끼고, 생활문화의 재미에 흠뻑 빠질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화가 있는 날은 국민이 일상에서 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부터 그 주말까지 다양한 문화혜택을 제공하는 정책이다.

  • 문화일반
  • 김보현
  • 2018.08.27 20:08

장인숙 널마루무용단장 “이 시대의 이추월 되고파”

춤이란 것은 본시 드러내는 것이지만 드러남이 지나쳐 넘치지 말아야 하고, 부족해서 모자라서도 아니 된다. 저 달처럼 전주 권번의 마지막 예기 이추월은 자신의 제자인 최선(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15호 호남살풀이춤 보유자)에게 말했다. 채운 것도 비운 것도 아닌, 기운 것도 스러진 것도 아닌 달처럼 춤추라고. 이 가르침은 최선의 애제자인 장인숙(널마루무용단 단장)에게 전해졌다. 장인숙 단장이 춤의 뿌리를 찾고, 잇는 특별한 공연을 마련했다. 널마루무용단의 전통무용 춤추는 달그림자. 총 네 마당으로 구성된 이 작품에서 장 단장은 스승의 스승인 이추월이 돼 동초수건춤과 호남교방춤, 호남살풀이춤 등 그녀의 춤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추월의 권번 입문과 성장, 사랑, 제자 양성 등의 이야기가 각 춤과 맞물려 펼쳐진다. 그리고 마지막 마당에서 장 단장은 현대 무용가로 되돌아와 전주 합죽선을 양손에 들고 추는 전주 부채춤을 선보인다. 스승들의 춤을 녹여낸 전주 부채춤으로 미래를 끌고 나가겠다는 의지의 표출이다. 이를 드러내듯 널마루어린이무용단 등이 대규모로 출연해 무대를 가득 채운다. 또 작품 안에 전주 망월 명소였던 기린토월, 곤지망월의 이야기도 녹여냈다. 월아요배(月娥遙拜), 달빛을 삼키다, 농월(弄月), 취월(翠月), 달 없는 밤, 만공산월(滿空山月) 등 달을 주제로 한 창작곡들은 분위기를 한껏 무르익게 한다. 연출은 지기학 국립민속국악원 예술감독, 작곡은 김백찬 음악감독이 맡았다. 연출상 무대 전면에 깔린 노란 꽃가루가 조명을 받아 달빛처럼 비치는 모습이 압권이다. 장 단장은 한 번도 본 적 없는 스승의 스승이지만, 남자(최선)가 아닌 여자(이추월)가 춘 춤은 어땠을까란 생각을 하는 등 늘 이추월 선생을 그리면서 춤을 춰왔다며 이 시대의 이추월이 되고 싶다는 마음을 담아 무대를 기획하게 됐다. 이추월의 춤이 나에게로 와 향기를 널리 퍼트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춤추는 달그림자는 31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공연한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18.08.27 20:08

[안도의 알쏭달쏭 우리말 어원] (104) 약 - 식물이 지니고 있는 맵거나 쓴맛

동서양을 막론하고 약의 역사는 약 5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약은 주위에 있는 초근목피를 통해 통증을 경감시키는 경험을 하면서 구전돼 내려왔다. 그 후 유기화학이 발달하면서 그 식물에 함유된 화학물질을 분리해 내기 시작했고, 이러한 화학구조를 밝혀내면서 실험실에서의 합성법도 발견하게 됐다. 그러나 이러한 한 종류의 화학물질은 그것이 비록 천연식물에서 얻었다 할지라도 인체에 반복 투여되면 원하는 작용 이외에 부작용을 일으키기 쉽다. 약의 역사가 이렇게 5000여 년이 되었지만, 부작용의 역사는 겨우 50여 년 밖에 안 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50여 년 전까지는 주로 약의 작용을 정적(正的) 방향만 믿고 무조건 사용하고, 부적(負的) 반응은 생각해 보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약물은 생체가 지니고 있는 자연치유 기능의 보조물일 뿐 이러한 단일 구조를 가진 성분이 근본적으로 질병을 치료해 주고 병의 원인을 완전히 제거해 주는 것이 결코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그러면 약이란 말은 어디에서 유래되었나? <설문(說文)>에 약치병초야 종초낙성(藥治病艸也艸樂聲)이라고 해 병을 고치는 풀을 약이라고 한다는 것으로 보아 약의 시초가 식물성인 초목으로 시작돼 풀 초(艸) 자 밑에 사람을 즐겁게 한다는 뜻의 즐길 락(樂) 자를 붙여서 약 약(藥) 자가 된 것으로 추측된다. 한글의 약은 약(藥)에서 보듯이 한자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원래 약의 뜻은 식물이 지니고 있는 자극성(맵거나 쓴맛)을 말한다. 약이 오른 고추, 담뱃잎에 약이 올랐다 등의 용례로 보아 약이 오른 풀이 인체에 대한 약리작용이 있는 것을 알고, 사람의 병을 고치는 물질을 약이라고 하게 된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약은 순수한 우리말이라고 할 수 있다.

  • 문화일반
  • 기고
  • 2018.08.23 20:02

청년들이 만들어 가는 ‘전북 청년축제’…다음 달 7~8일 개최

전북지역 청년들이 직접 기획제작운영하는 전북 청년축제가 다음 달 7일부터 8일까지 전주 옥토주차장에서 열린다. 올해 3회차를 맞은 전북 청년축제는 전북문화관광재단이 주관해 추진한다. 두근두근 청년 실험실이란 주재 아래 주거농업혁신문화 분야 청년활동가와 청년단체를 발굴해 청년기획단을 구성했다. 청년기획단은 4개 분야와 관련한 8개 프로그램을 기획제작했다. 주요 프로그램으로 주거 분야는 주택 분양을 놀이 형태로 제공하는 청년 부동산, 방 탈출 게임을 접목해 주택에 대한 인식 전환을 유도하는 탈방 등을 운영할 계획이다. 농촌 분야는 청년 농부의 멘티멘토 프로그램 청년농촌기술센터, 청년 농부의 이야기를 상품화하는 농부 스토리 펀딩 등으로 구성했다. 또 혁신 분야는 재판으로 자신의 꿈을 찾도록 유도하는 원트맨과 지역 문제를 청년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해결책을 찾는 전지적 청년 시점을 운영한다. 문화 분야는 구도심의 매력을 찾아보는 구도심 청년창업 상상연구실과 개개인의 이야기를 끌어내는 사진관 마음 스튜디오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밖에 부대 프로그램으로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제작한 도내 청년 활동지도를 전시하고, 아트&버스킹 공연을 할 예정이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18.08.22 21:10

[불멸의 백제] (164) 8장 안시성 20

당군이 돌아간다! 함성이 울렸다. 그러더니 사방에서 북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계백은 성주 양만춘과 함께 남문의 성벽에 서 있었기 때문에 당군의 부대들이 움직이는 것을 볼 수가 있다. 퇴각이다. 오전 사시(10시)무렵, 새벽인 인시(4시) 무렵부터 꿈틀거리던 당군이 이쪽에 등을 보인 채 멀어지고 있다. 새벽부터 당군을 주시하고 있었던 터라 거대한 짐승이 꿈틀거린 이유가 퇴군하기 위해서였다는 것이 드러났다. 만세! 이겼다! 이제는 고구려, 백제군이 만세를 부르기 시작했다. 북소리도 요란해졌다. 여자 목소리도 들리는 것이 주민들도 함께 소리치는 것 같다. 바람이 불어와 성벽에 꽂힌 깃발들이 펄럭였다. 아래쪽에 개미 떼처럼 덮여 있는 당군의 깃발은 평소의 1할도 안된다. 부대별로 구분한 깃발뿐이기 때문이다. 만세! 만세! 군사들의 만세 소리를 들으면서 양만춘이 머리를 돌려 계백을 보았다. 장군, 이세민이 살에 맞아 죽었는지 살았는지는 몇달쯤이 지나야 알 것 같소. 양만춘의 얼굴에 웃음이 떠올라 있다. 어쨌든 당군이 화살 한발로 물러나게 되었구려. 철군하지 않는다면 아마 저곳에서 얼어 죽게 될 것입니다. 계백이 아래쪽 벌판을 가리켰다. 벌판에는 먼지가 가득 덮여 있다. 양만춘은 퇴군하는 당군을 쫓을 생각이 없다. 당군이 퇴군하는 마당에 고구려 군사 한명이라도 상하게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장수 몇명이 기마군으로 당군을 치자고 건의했지만 양만춘은 거절했다. 계백은 말할 것도 없다. 그때 양만춘이 웃음 띤 얼굴로 계백을 보았다. 장군, 먼 훗날 역사에 이 전쟁이 어떻게 기록될 것 같소? 당과 고구려가 그때도 존속하고 있다면 각각 다르게 기록되겠지요. 그렇지. 머리를 끄덕인 양만춘이 말을 이었다. 당의 역사에는 승리한 전쟁이지만 겨울이 되어서 물러갔다고 적겠지요. 이세민이 죽지 않았다면 병사(病死)로 기록될 것이요. 먼지에 덮인 당군의 뒷모습을 내려다보면서 계백이 말을 이었다. 아마 황제가 물러가면서 성주께 잘 싸웠다면서 비단이나 금붙이 등 선물을 주고 갔다고 기록해 놓을지도 모릅니다. 고구려나 백제의 역사에는 사실대로 기록이 되어 있겠지요. 눈을 가늘게 뜨고 당군을 보던 양만춘이 몸을 돌리면서 말했다. 오늘밤 소를 잡고 남아있는 술동이를 모두 내놓아서 군민(軍民)을 위로하겠소. 오늘이 승리의 날이오. 양만춘의 목소리가 떨렸다. 장군이 일등공을 세웠지만 내가 보답해드릴 방법이 없구려. 그날밤 안시성 위쪽 하늘은 붉게 달아올라 있었고 다음날 아침 해가 뜰 때까지 소음이 가라앉지 않았다. 수양제의 대군에 이어서 당(唐)의 대군까지 물리친 고구려는 진정한 대륙의 패자(覇者)였다. 계백은 백제국 지원군으로 안시성주 양만춘을 도와 철궁을 쏘았지만 공을 내세우지 않았다. 양만춘도 계백이 이세민을 쏘았다는 사실을 직접 들은 것도 아니었지만 믿었다. 계백 같은 명궁이 없었기 때문이다. 당군이 철군한 이틀 후에 계백은 백제군을 이끌고 안시성을 나왔다. 이제는 귀국이다. 이세민과 반대 방향으로 나아가는 백제군의 깃발은 당군보다 많았다. 초겨울이었다.

  • 문화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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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8.22 21:10

[불멸의 백제] (163) 8장 안시성 19

으악! 이세민이 이를 악물었지만 마침내 참지 못한 비명이 터졌다. 폐하. 옆에서 지켜서있던 대신(大臣), 장수들이 일제히 외치면서 허리를 굽혔다. 이세민의 눈알 하나가 화살과 함께 빠져나온 것이다. 보라, 어의 육전의 손에 쥔 화살 끝에 이세민의 눈알이 박혀있는 상태다. 육전이 서둘러 눈알에 이어진 살점을 베어내더니 텅 빈 왼쪽 눈구멍에서 흘러내리는 피를 닦았다. 폐하. 끔찍한 장면을 바라보면서 다시 대신들이 울부짖었다. 폐하, 소신을 죽여주시옵소서. 친위대장 왕양춘이 소리쳤다. 제대로 보호를 하지 못한 친위대장의 책임이 큰 것이다. 어의 육전이 눈구멍에 약초를 넣고 지혈을 시키는 동안 주위의 백관들은 아우성을 치며 울부짖었다. 그러나 잠시도 이세민의 몸에서 시선을 떼지 않는다. 그때 허리를 편 육전에게 대장군 하돈수가 물었다. 폐하 옥체는 이상이 없겠는가? 하돈수는 중군 15만을 이끌고 있는 대장군 겸 병부상서다. 현무문의 변이 일어났을 때 태자 건성의 측근이었다가 이세민에게 호응한 공으로 승승장구한 인물이다. 육전이 어깨를 늘어뜨렸다. 폐하께서 안정을 취하셔야 합니다. 아니, 그러면 위험하다는 말인가? 그때 신음을 뱉고 있던 이세민이 오른쪽 눈을 떴다. 여봐라! 친위대장 있느냐! 이세민의 외침이 진막 안을 울렸다. 예엣, 폐하! 놀란 왕양춘이 소리쳐 대답했다. 폐하, 소신 왕양춘이 여기 있사옵니다. 방금 말한 놈이 대장군 하돈수 아니냐? 예, 폐하. 지금 즉시 저놈 목을 베어라. 예, 폐하. 벌떡 일어선 왕양춘이 허리에 찬 칼을 빼들고 하돈수에게 다가섰다. 목을 늘여라! 왕양춘이 고함을 치자 놀란 하돈수가 털썩 무릎을 꿇었다. 폐하, 소신 하돈수가. 하돈수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을 때 이세민이 소리쳤다. 이놈! 내가 죽기를 바란 말투였다. 폐하! 무얼 하느냐! 베어라! 예엣! 다음 순간 왕양춘이 내려친 장검이 하돈수의 목에 떨어졌다. 엄청난 기세로 내려쳐진 장검이어서 하돈수의 머리통이 떨어지더니 데굴데굴 굴러 이세민이 누운 침상 다리에 걸려 멈춰섰다. 피비린내가 풍겨오면서 진막 안에 모인 1백여명의 장군, 대신들도 숨을 죽였다. 그때 이세민이 누운 채 다시 소리쳤다. 철군 준비를 해라! 예엣! 모두 입을 모아 소리쳐 대답했다. 요동총독 서위의 지휘 하에 철군을 한다. 서둘러라! 예엣! 그때 이세민이 옆에 서있는 육전에게 손을 내밀었다. 짐을 일으켜라. 육전이 서둘러 이세민의 상반신을 일으켰다. 진막 안은 부산해졌다. 친위군이 하돈수의 시체를 치우고 피를 닦았고 장군들은 진막을 빠져나간다. 그때 철군 지후를 맡은 서위가 다가오더니 허리를 굽히면서 말했다. 폐하, 내일부터 철군을 시키겠습니다. 철군이 이렇게 결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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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8.21 19:32

전주문화재단, 시민·상점과 연계해 ‘상점을 갤러리로’

전주 웨딩거리 내 상점에서 전주시민이 만든 예술작품이 전시판매되고 있다. 전문가는 아니지만 그림을 꾸준히 그리고 싶은 시민에게는 작품을 선보이고 판매할 기회고, 상점 주인들은 실내를 예쁘게 꾸미고 일상 속에서 문화를 향유할 수 있어 좋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 바로 전주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동문그림가게, 샵인샵(shop in shop) 사업이다. 샵인샵은 상점 안에 다른 상점이 들어간다는 의미로, 일방 상업 공간 내에 전시 형태로 시민들이 그린 그림을 걸고 판매하는 활동이다. 전주시민놀이터 1층에서 하던 동문그림가게사업을 전시유통 공간을 넓히기 위해 인근 상점들과 연계한 것이다. 현재 카페 커피방앗간(샵인샵 1호점), 아이엠티라미수(2호점), 정오의공작소(3호점)와 식당 다가연어(4호점) 등 4곳이 있다. 1호점에서는 이혜영 작가의 수채화, 2호점에서는 오나영 작가의 풍경 서양화, 3호점에서는 강지수 작가의 그날의 온도 일러스트 엽서 등, 4호점에서는 황지역 작가의 한지를 가죽화해 만든 줌치인형이 전시 중이다. 작품 가격은 단돈 2000원부터 최대 20만 원 사이로, 저렴한 가격으로 예술품 소장의 기쁨을 주자는 것이 취지다. 판매 수익의 10%는 가게 주인에게 돌아간다. 강지수(25) 작가는 취미로 그림을 그렸지만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어 친구들 만날 때 가져가거나 SNS에 올리곤 했다며, 전시하고 싶어도 전업 작가 위주인 전문 전시장에서는 쉽지 않았는데 샵인샵은 비용도 부담 없고 가게에서 알아서 전시해주고, 판매해주고, 홍보도 해준다고 말했다. 샵인샵 3호점 관계자는 인테리어 효과도 얻었고, 방문객들도 일상 속에서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에는 전문예술가 못지않게 예술 창작을 하는 시민, 생활문화 예술인이 많다. 전주생활문화예술동호회 공예미술서예분야에 가입한 시민과 동문그림가게에서 전시한 시민만 300여 명에 달한다. 전주문화재단 생활문화팀 관계자는 전문 예술가를 위한 지원 사업은 많지만 생활문화 예술인들은 창작을 꾸준히 하는데도 선보일 기회가 없다며, 시민이 만들고, 향유하고, 소비하는 문화 순환 체계 기틀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샵인샵 전시판매는 늘어날 예정이다.

  • 문화일반
  • 김보현
  • 2018.08.20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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