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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어 독립운동' 옥고 치른 14인 판결문 공개

조선어를 통해 민족관념을 배양하고, 민족문화의 향상, 민족의식의 양양 등 조선독립에 기여한 혐의로 옥고를 치른 '조선어학회' 연루자들에 대한 당시 판결문(사진)이 공개됐다.익산의 고서화 수집가 김인기씨(75)가 공개한 조선어학회 사건의 예심종결결정문에는 조선독립을 위해 조선어를 체계화한 혐의로 옥고를 치른 14명의 조선어 운동가들의 혐의가 세부적으로 기록되어 있다.이번에 공개된 예심종결결정문은 이 사건으로 2년10개월 동안 옥고를 치른 건재 정인승 박사가 소장하다 한글학회에 기증해 번역된 사본으로, 조선어학회와 관련된 국내 유일의 역사적 기록문으로 평가받는다.함흥지방법원의 일본인 판사가 소화19년(1944년) 9월30일 작성한 예심종결결정문에는 정인승 박사를 비롯한 이극로, 최현배, 이희승, 이중화, 김법린 선생 등 조선어학회 회원 14명이 조선어를 체계화 한 혐의로 옥고를 치른 내용들이 담겨 있다.판결문에는 조선어학자들이 민족 고유의 어문 정리를 하는 조선어학회를 결사해 조선독립을 실현하려는 혐의의 '치안유지법'으로 기소에 붙여진다는 내용들이다.특히 정인승 박사는 1942년 조선민중의 민족의식을 환기, 앙양시키기 위해 기관지 '한글'이라는 월간 잡지를 최저 600부에서 최고 3000부 발행했다는 내용이 학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 문화일반
  • 김진만
  • 2013.03.12 23:02

【전주문화사랑회 '전주재발견 현장답사'】숨은 역사 이야기에 '눈이 번쩍 귀가 쫑긋'

지난 9일 오후 2시 전주 경기전. 낮 최고 온도가 28도가 될 만큼 날씨가 풀리자 전주 한옥마을은 예전보다 더 많은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한 바퀴 휙 둘러보면 볼 것이 없다고 푸념하는, 어쩌면 전주 사람들도 잘 모르는 전주의 숨은 역사를 알리기 위해 전주문화사랑회의 '전주재발견 현장답사'가 이날도 진행됐다. 이동희 전주역사박물관장의 안내로 '전주의 속살'을 탐방한 전국 각지에서 모인 30여 명의 탐방객들은 예향(藝鄕) 전주의 자부심을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한옥마을에 오면 안내책자에 나와 있는 대로 '경기전=태조어진'이라는 공식대로 겉만 훑어보고 갔다"라고 말한 김유빈(22·전주대)씨는 첫 설명부터 호기심을 보였다. 평소 별다른 생각없이 들어갔던 경기전 정문에서부터 이 관장의 설명이 시작됐기 때문."대문을 만들때 이어 붙인 나무판이 짝수면 못을 홀수로 밖아 문 하나하나에도 우리 조상들은 음양의 조화를 생각했다"는 설명을 듣자 탐방객들은 문을 유심히 살펴보며 못의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정문을 지나 태조 어진이 봉안돼 있던 진전으로 향하는 짧은 길에서도 경기전의 숨은 이야기는 계속됐다. 조선시대에는 진전과 정문이 같은 높이에 있었지만 일제강점기 시절 정문 쪽에 도로가 들어서며 진전의 높이가 낮아진 것. 또 현재 정문의 위치도 원래의 장소에서 옮겨졌다.이는 일본의 '조선 역사 지우기'작업의 일환으로 왕조의 시작인 태조 어진이 봉안된 곳의 원형을 훼손해 민족의 정기를 말살하고 지배의 합당성을 부여코자 시작됐다는 게 이 관장의 설명이다. 하지만 일본은 큰 틀에서 경기전의 원형을 훼손했지만 작은 부분들은 그대로 남겨둬 전주의 숨어 있는 이야기가 현재까지 전해질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이 관장은 "우리나라의 건축물은 중국처럼 웅장하진 않지만 소소한 재미들이 곳곳에 묻어있다"며 설명을 이어가자 탐방단 외에도 이날 한옥마을을 찾은 관광객들이 즉석에서 합류하기도 했다.김소영씨(45·대전)는 "그간 한옥마을에 와서 자세한 이야기를 못 들었는데 우연히 지나다 설명이 흥미로워 아이들에게 좋을 것 같아서 합류하게 됐다"며 이날 6시까지 이어진 탐방을 완주했다.답사에 참여한 사람들은 이동 중에도 쉴새 없이 질의응답을 통해 현장 답사를 복습하기도 했다.조경묘로 이동하는 길에 이 관장은 "조경묘에 누구의 위패가 있죠?"라는 질문을 던지자 가장 앞자리에 있던 김온유양(6)이 "전주 이씨요"라고 대답해 많은 사람들의 웃음을 자아냈다.이밖에도 오목대 이목대 전주향교 한벽당으로 이어지는 이번 답사에는 더운 날씨와 4시간 탐방에도 참여했던 사람들이 끝까지 자리를 지켜 눈길을 끌었다. 강원구씨(81·서울)는 "50년 전에 서울로 이사해 전주에 대해 수박 겉핥기 식으로만 알았는데 오늘 설명을 듣고 질문하면서 많은 것을 알게 됐다. 서울에 돌아가 친구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소감을 전했다.

  • 문화일반
  • 김정엽
  • 2013.03.11 23:02

'섬진강 A+A 타운벨트 조성' 표류

자치단체의 졸속 행정으로 국비 지원을 받은 문화예술 공모사업이 표류하고 있다. 지역 유명 예술인들을 앞세워 진행한 사업에 정작 해당 예술인에게는 알리지도 않은데다 부지 선정도 늦어지는 등 애초 계획의 방향성마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남원시, 순창군, 임실군은 지난 2011년 섬진강 주변에 문화공간을 조성해 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농특산물 판매와 연계한 '섬진강 A+A 타운벨트 조성사업'을 공동 추진, 사업비 44억원(국비 35억2000만원, 시군비 8억8000만원)을 확보했다. 각 지역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 임동창(남원)한국화가 송만규(순창)시인 김용택(임실)씨를 선정해 이 곳을 중심으로 관광자원화를 꾀한다는 게 문화공간 사업의 기본 틀이다. 하지만 3개 시군은 공모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들에게 알리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추진한 뒤 공모에 선정된 후에서야 이 사실을 알려 작가 교체 등으로 시간을 허비했다. 이에 더해 부지 선정 문제 등 구체적 계획을 내놓지 못하면서 사업자 선정이 늦어진 것도 속도를 내지 못하는 이유다.특히 3개 시군을 대표해 이번 사업을 추진했던 순창군의 속도가 가장 더디다. 지역 작가가 아닌 송만규씨를 섭외해 사업을 진행하면서 순창지역 미술인들의 반발에 부딪힌 것. 송씨는 자신도 모르게 일이 진행된 상태에서 참여여부를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11일 황숙주 군수와 면담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순창군은 문화공간을 미술 분야로 지정해 활용키로 한 만큼 특정 예술인을 고집하기보다는 지역 예술인들 등과 의견조율을 통해 조만간 운영방침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순창군 관계자는 "일단 좋은 취지로 사업을 시작한 만큼 예술인 선정과 사업부지 변경 등의 절차가 조만간 해결될 것으로 보고 추후 상황을 봐서 보완점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남원시의 경우 순창군의 사정보다는 낮지만 예술인사업 계획 변경 등으로 진행 상황이 더딘 것은 마찬가지다.공모 당시 지역 예술인으로 선정됐던 임동창씨가 지난해 거주지(남원시 송동면)를 완주군으로 옮기면서 중요무형문화재 유명철(농악)씨로 변경됐다.남원시는 또 섬진강 주변 마을을 정비해 관광자원화를 하려 했지만 4대강 사업과 중첩되면서 당초 계획을 변경해 남원시립농악단 리모델링 공사에 예산을 투입하는 등 우왕좌왕하는 모습도 보였다.김용택 시인을 활용한 문화공간 조성 사업 실시설계를 마치고 전북도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임실군이 그나마 속도를 내고 상태다. 하지만 순창군과 남원시의 추진 상황과 발을 맞춰야하기 때문에 두 자치단체를 바라만 보고 있는 실정이다.이번 사업의 맹점은 또 있다. 지역 예술인들을 활용한 문화공간을 건립하는 데 예산이 편성됐을 뿐 운영비에 대한 대책은 불분명하다. 앞으로 이들 시설이 잘 활용되지 못할 경우 예산 낭비라는 비판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해당 예술인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김용택 시인은 "작가들에게 알리지도 않고 사업을 진행한 것은 비상식적이지만 일단 지역 문화인프라를 확장할 수 있다는 점에 공감해 참여하게 됐다"면서 "시군과 협력해 공모사업과 도 보조금 확보 등 운영비 마련을 논의해야겠지만 어떤 형태로든 세금 지원을 받아 운영한다는 것은 작가들에게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정엽
  • 2013.03.11 23:02

전북여연, 여성운동 디딤돌·걸림돌 선정

전북여성단체연합(공동 대표 박영숙 이윤희 조선희·이하 전북여연)이 3·8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해 전북여성운동의 디딤돌·걸림돌을 선정·발표했다. 1998년부터 도내 여성 인권의 관심을 촉발시킨 활동을 해온 단체·개인에게 수여해온 '디딤돌'과 저해가 된 '걸림돌'은 전북여연이 확산시킨 성평등 문화의 주춧돌이 된 사업. 전북여연은 '디딤돌'에 전주시여성의원협의회·자림복지재단 직원들(9명), 불명예스러운 '걸림돌'에 전주지법 행정부를 선정했다. 전주시의회 여성 의원들로 구성된 전주시여성의원협의회는 디딤돌 선정 이유로 성평등 기본 조례를 만들어 성차별을 금지하고 성평등을 독려하는 토대를 세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하나의 '디딤돌'이 된 자림복지재단도 시설에서 발생된 장애인 성폭력 사건을 용기 있게 고발해 귀감을 샀다. '신고'라는 당연한 일이 가치있는 일로 평가받게 된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장애인 성폭력은 시설 종사자들이 고발하지 않으면 알려지기 어려운 특성을 가지고 있으나 관계자들이 이를 묵인 혹은 은폐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게다가 신고를 했을 경우 피해자가 문제아처럼 인식 돼 신고를 꺼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림복지재단 직원들은 정면으로 맞서 문제를 해결했다.반면 '걸림돌'에 선정된 전주지법 행정부는 전북도교육청이 성적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부적절한 방법으로 체벌한 데다 여교사들에게 고도 비만 여성이 나체로 침대에 엎드려 있는 사진 등을 보낸 군산기계공고 교사에게 교사 품위 및 성실 의무 위반으로 해임 처분을 한 결정을 뒤집어 징계 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을 내린 것에 근거했다. 전북여연은 성 가치관과 성의식을 가르치고 모범을 보여야 할 교사가 한 행위가 결코 가볍지 않은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남학생들의 성적존중감을 심각하게 폄하하는 등 낮은 인권수위를 드러내 사법적 정의를 흔들어 놓는 반인권적 판결을 했다고 판단했다. 전북여연은 8일 오후 4시30분 전주 중앙교회 앞에서 열리는 3·8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한 '2013 전북여성대회'에서 디딤돌·걸림돌 시상식을 갖는다. 전북여연은 '빈곤과 폭력없는 세상으로'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이날 대회에서 '3·8 메시지'로 학교 비정규직 문제 및 성매매 여성의 비범죄화에 관한 발언도 추가한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3.03.08 23:02

폐관 사태 치닫는 적자 공연장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이 만성적인 적자를 겪으면서 애물단지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전주 한옥마을 일대에 건립된 한국전통문화전당국립무형유산원은 물론 익산복합문화센터, 군산예술의전당까지 개관을 앞두고 있어 도내 공연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문화회관과 같은 기존 공연장은 리모델링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경쟁력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 돼 최악의 경우 공연장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전북대가 최근 삼성문화회관 운영에 손을 떼고 싶다는 입장을 비치게 된 결정타는 지난 3년 간(2009~2011) 등록금이 동결된 데 이어 지난해 등록금 인하(5.6%)로 운영비 부담이 가중돼서다. 지난 3년 간 삼성문화회관 전체 운영비는 6억6000만원(2010), 6억2000만원(2011), 12억1000만원(2012). 반면 거의 유일한 수입원인 대관임대료는 4억7000만원(2010), 4억8000만원(2011), 3억7000만원(2012)에 그쳤다. 대관임대료 수입만으로 운영하기 어렵게 된 전북대는 급기야 부족분 1억9000만원(2010), 1억4000만원(2011), 8억4000만원(2012) 등을 등록금으로 대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지난해 삼성문화회관 시설 노후화로 일부를 리모델링하느라 예산은 2배 이상 투입된 반면 수입액은 1억 이상 줄어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됐다. 전북대는 현재 보수가 요구되는 음향조명시설 교체까지 감안하면 30여 억 원이 더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지자체도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운영에 손을 내밀기는 어려운 형국이다. 전북도는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리모델링 예산 지원을 외면하고 있고, 전주시 역시 한국전통문화전당 운영비가 없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상황이어서 도와 시가 삼성문화회관 운영비 지원을 선뜻 받아주기는 힘든 상황이다. 노후화 돼 연간 40~50회 대관에 그치는 전북예술회관 공연장이나 저렴한 대관료를 경쟁력 삼아 운영 중인 전주덕진예술회관 역시 갈수록 어렵기는 마찬가지.1980년대부터 전북 예술인들의 상징적인 문화공간이었던 전북예술회관도 2001년부터 민간위탁 돼 예원예술대로부터 운영비를 지원받고 있으나 인건비전기세 등으로만 쓰기에도 빠듯한 수준이다. 유일한 수익사업인 공연장전시관 대여로 벌어들이는 것은 평균 8000만원. 제 기능을 못하는 공연장 조명 보수에 3~4억여 원이 요구되지만 이마저도 전북도는 예산 지원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클래식 공연 단체만 대관을 하고 연극 등 특수 조명이 필요한 공연은 대관 신청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1980년에 지어진 전주덕진예술회관 공연장은 객석 의자가 불편한 데다 음향시설이 낡아 잡음이 섞여나온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지역 문화계는 전주 동문예술의거리 일대가 말끔히 단장되고 옛 도청사 일대에 전라감영 복원이 검토되면서 전북예술회관의 활용 방안이 검토되길 희망하고 있으나 전북도가 장고(長考)를 거듭하고 있어 시설 리모델링은 더욱 늦어질 전망이다.

  • 문화일반
  • 김정엽
  • 2013.03.07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