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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희문학관의 어린이손글씨마당] 113. 두근두근 현장 체험 학습

△글제목: 두근두근 현장 체험 학습 △글쓴이: 김주아(전주서천초 4년) 오늘 난 평소와 다르게 7시에 일어났다. 왜냐하면 오늘은 현장 체험 학습 날이니까. 현장 체험 학습에 가면 친구들과 오순도순 모여 앉아 도시락도 같이 먹을 수 있다. 여러 가지 체험을 하면서 하하 호호 웃을 수도 있다. 그런 생각을 하니 체험 학습이 더 기대되고 설렌다. 버스에 탔을 때도 친구들과 수다 떨며 갈 수 있고 핸드폰도 볼 수 있어서 참 좋았다. 마침내 현장 체험 학습 장소에 도착했다. 그곳은 치즈마을이었다. 버스에서 내리자, 치즈 냄새가 풍겼다. 너무 좋았다. 주변 산 구경도 하고 다른 선생님께서 쌀 뻥튀기로 튀겨 주셨다. 소리가 너무 커서 귀가 아팠지만 맛있었다. 그리고 치즈와 피자도 만들어 먹었다. 정말 맛있었다. 요리사 선생님께서 우리가 만든 치즈로 치즈돈가스도 만들어 주셨다. 다~ 맛있었다. 그렇지만 끝날 시간이 되어 버스를 타고 학교로 돌아가야만 했다. 아쉬웠지만, 4학년 때의 현장 체험 학습도 무척 기대된다. ※ 이 글은 2023년 전북일보사·최명희문학관·혼불기념사업회가 주최·주관한 <제17회 대한민국 초등학생 손글씨 공모전> 수상작품입니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4.03.08 13:30

국적·세대·장르 다르지만 연대와 재생으로 결집한 예술작가 10인

국적‧세대‧장르는 다르지만, 연대와 재생으로 결집한 이들이 생태문제를 공통의 어젠다로 정하고 자신만의 섹션 전시를 선보인다. 회화·조각·사운드아트·섬유·영상 등 10개 팀의 다채로운 미술을 만날 수 있는 2024 동아시아 국제기획전 ‘두 개의 닻, 한 줄기의 바다’가 24일까지 교동미술관에서 열린다. 이와사아 아리미치, 이이치 요코야마, 온진민, 소찬섭, 여은희, 유종국, 이상훈, 탁소연, 강윤미, 박상연 등 다양한 배경의 작가와 작품이 모여 느슨한 공동체를 이뤄낸다. 연결로 만들어진 공간은 이번 전시를 관통하는 중요한 키워드라 할 수 있다. 작가들의 작품은 제각각으로 보이는 대상물을 연결하고, 작품에 담긴 철학적 의미와 가치에 의존하여 미학적 탐구를 가능케 한다. 이러한 공간 속에서 인간 존재에 대한 본질과 이해를 향한 탐미로 발전시켜 인문학적 성찰과 연대의 가치까지 깨닫게 한다. 본관 1전시실 ‘닻을 내리어’에서 선보이는 유종국 작가의 작품은 얽히고설킨 섬유 뭉치가 캔버스를 뒤덮고 있다. 복잡하게 뒤섞인 섬세한 섬유들 사이에서 생명력이 꿈틀대는 듯하다. 마치 닻이 바다와의 접촉을 통해 새로운 경계와 가능성을 연결하듯이 유종국 작가의 작품을 비롯해 소찬섭, 이와사와 아리미치, 탁소연, 강윤미, 박상연이 펼쳐놓은 예술적 세계는 감각적이고 시각적으로 집중하게 만든다. 가느다란 실이 리듬감 있게 얽히면서 태초의 시간과 공간으로 데려가는 ‘부유하는 산물’은 본관 2전시실에서 진행된다. 이 섹션에서는 인간 존재와 이를 둘러싼 바다 또는 우주와도 같은 환경을 상호 유기적 관계로 조응하고 질서를 이뤄나간다는 철학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이치 요코야마의 거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작가는 공간을 가로지르는 형식을 취해 ‘부유하는 산물’의 입체적 양감을 적극적으로 드러냈다. 2관 전시실 ‘우주-(비) 인간-공존’섹션은 우주와 인간, 비인간을 아우르는 관계 항을 탐구한다. 이상훈, 온진민의 작품으로 꾸며진 공간에는 도자, 탄소섬유, AI 기술이 접목된 새로운 시각과 태도를 제시한다. 기획전을 준비한 교동미술관 정하나 부관장은 “소통의 부재와 관계의 단절로 인해 인문학적 성찰과 연대의 가치가 더욱 절실해지는 시대가 되고 있다"라며 "삶을 향한 미학적 관점과 관계하는 방식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4.03.07 17:56

4·10 총선 한 달…전북 문화예술·여성계 "우리도 관심 가져달라"

22대 국회의원을 뽑는 4‧10 총선이 33일 남은 가운데 전북지역 문화예술계와 여성계의 표심은 오리무중이다. 선거구 획정이 늦어지면서 후보들이 선거 전략과 공약을 구체화하기 어려웠던데다, 문화·예술과 여성 분야에 특별한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문화‧예술과 여성 공약이 선거철 우선순위로 떠오르는 경우는 드물다. 주요 공약이 민생과 직결되는 경제‧사회 현안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문화계와 여성계는 각계 발전을 위해 힘을 모아달라며 관심을 주문하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가 국책사업으로 발굴해 각 정당에 요청한 문화예술 관련 공약은 △후백제 역사문화센터 건립 △용담호 감성관광벨트 에코토피아 조성 △국제태권도 사관학교 건립 등 17개이다. 여성 관련 공약의 경우 산모와 영유아 건강 보장과 지원을 위한 △모아 복합지원센터 건립 이외에는 눈에 띌만한 공약 제시는 없는 상황이다. 실제 문화·예술 분야의 공약을 발표한 후보자는 1명 뿐이다. 후보는 지난달 ‘한국을 대표하는 역사 도시 전주’를 주제로 제22대 총선 제3호 공약을 발표했다. 그는 △국립 후백제 역사문화센터 건립 △후백제 역사공원 조성 △한문화원형콘텐츠 체험관과 연계한 후백제 콘텐츠 개발 등을 약속했다. 이를 둘러싸고 문화예술계에서는 우려의 시선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문화예술 인프라 조성은 여러 차례 제시된 공약이기 때문이다. 문화예술계 한 인사는 “아직 경선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조심스럽지만, 총선 후보자들이 지역 문화예술 발전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 듯하다”라며 “지역의 문화정책 방향에과 맞닿은 좋은 공약들이 많이 나왔으면 한다”고 밝혔다. 지역 여성계는 오는 11일까지 설문조사를 진행해 5개 영역, 23가지 정책을 총선공약으로 제안할 예정이다. 도내 여성계 한 인사는 “총선 시기에는 사회적 이슈들이 논의되는데 이 과정에서 늘 사회적으로 소외되고 배제되어 온 여성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줬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4.03.07 17:56

2024 전주한벽문화관 전시공간 지원사업 참여 작가 모집

전주문화재단 전주한벽문화관(관장 김민철)이 ‘2024 전주한벽문화관 전시공간 지원사업’에 참여할 작가를 모집한다. 지역 시각예술 작가들의 창작 활동 증진을 위해 지난해부터 추진중인 사업으로 올해 총 2팀을 선정해 전시공간을 지원한다. 사업 대상은 회화, 조각, 설치 등 시각예술 전 분야로 자격 기준은 만 39세 이하의 개인이나 만 39세 이하의 비중이 50% 이상으로 구성된 팀이다. 모집기간은 22일까지이며 선정된 팀은 최소 2주에서 최대 4주까지 작품 전시 공간을 제공받게 된다. 또한 올해는 장애 예술인을 지원하고 권리를 보장하고자 개인 또는 장애 예술인이 50% 이상으로 구성된 팀에 한해서는 높은 가점을 부여한다. 전주한벽문화관 관계자는 “지역 예술가들과 장애 예술인들의 창작 활동 증진과 여건 개선에 작은 발판이 될 수 있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전주 시민들에게 양질의 문화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해당 사업에 참여하고자 하는 예술가 및 단체는 전주문화재단, 전주한벽문화관 누리집의 공지사항을 확인하면 된다. 기타 자세한 문의는 전주문화재단 콘텐츠사업팀(280-7046)으로 문의하면 된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4.03.07 17:56

개인의 체험으로 채워낸 명상에세이⋯송희 시인, '내 마음과 연애하라'

“인간이라는 위대한 존재인 내가 어떤 하나의 감정에 지배당하고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이제 벗어나겠다고 결정하십시오. 당신은 강합니다.” (책 ‘내 마음과 연애하라’ 중 발췌) 송희 시인이 명상 에세이 <내 마음과 연애하라>(인간과 문학사)를 펴냈다. 가족치유명상집 <사랑한다 아가야!> 이후 9년 만에 펴낸 이번 책은 명상 에세이로 그간 송 시인이 직접 명상을 통해 깨달은 세상의 이치와 순리를 담아냈다. 이번 에세이는 ‘1장 나와 내 이름 사이’, ‘2장 내 마음에 드는 나로 바꿀 수 있다’, ‘3장 나는 무엇일까’, ‘4장 나에게 가장 상처 주는 사람은 나다’, ‘5장 세상은 왜 이럴까’, ‘6장 사랑을 알까’, ‘7장 실천법’ 등 총 7장으로 이뤄져 71편의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실제 책은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으로 시작해, ‘내가 나에 대해 잘 알까’, ‘내 마음을 피하지 마라’ 등과 같은 ‘나’라는 존재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고 탐구하는 과정이 실려있다. 송 시인 책의 머리말을 통해 “사람들은 왜 이 몸이 나이고, 왜 불공평하게 태어나는지 궁금해한다”며 “누구나 아이로 태어나는 우리가 언제부터 나를 알고 있는지, 태어나기 전부터 이 생에서 겪을 내 삶을 짐작하고 있었을지에 대한 의문에서부터 명상을 시작했었다”고 말하면서 책을 집필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렇게 내 안의 소리를 귀담아들은지 반생이 됐을 무렵, 기쁨의 상태로 살아가게 됐다”며 “제 개인의 체험이 곳곳에 녹아 있는 이 책과 함께 개인의 명상을 통해 독자들 역시 즐거운 인생을 살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송 시인은 1996년 시인으로 등단해 시집<탱자가시로 묻다>, <설레인다 나는 썩음에 대해>, <고래심줄을 당겨 봤니>, 가족치유 명상집<사랑한다 아가야!> 등의 책을 펴냈다. 또 그는 전주시예술상, 전북문학상, 전북시인상을 받았으며, 현재 송 씨는 미국 아바타 자아 개발 프로그램 안내자, 인도 O&O아카데미 명상 트레이너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4.03.06 17:36

즐거움과 공감 요소 가득…조기호 시인 첫 수필집 '구시렁 거리는 소리'

사회가 제시하는 획일화된 삶의 기준이 아니라 개인의 다양한 가치와 취향이 각광받는 시대다. 이는 나와 내 감정에 충실하고자 하는 독자들이 에세이로 눈길을 돌리는 이유와도 맞닿아있다. 조기호 시인의 첫 수필집 <구시렁 거리는 소리>(수필과비평사)에도 나를 향한, 나에 의한, 나를 위한 삶을 찾는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요소들로 가득하다. 최영, 진동규, 김학, 김종대 등 전북 대표 문인과 조기호 시인과의 유쾌한 일화는 꼭꼭 숨겨둔 일기장을 펼쳐보는 것 같은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와 동시에 한 시대를 풍미한 시인이지만 세월 앞에 무력해진 인간 조기호의 모습에는 애잔함이 묻어나기도 한다. “젊은 혈기에 아픈 허리를 끌고 10여 년을 그럭저럭 다녔으나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허리수술을 했는데 그때뿐이었다.(중략) 허리 고장으로 병원에 입원하자 매일같이 점심과 양촌리 커피를 나누던 문우들이 아파하고, 아내와 자식들이 나 때문에 앓는다. 주변의 지인들이 아파하는 폐를 끼친다. 하여 병원에 입원하면서 마음다짐을 했다. 고장 난 허리도 허리지만 진짜 틀어진 나를 수리해야겠다고. 허리는 의사에게 맡기고 타인에게 폐를 끼치는 일과 지인들에게 의지하고 도움을 받으려는 내 마음부터 내 스스로 뜯어고치는 계기로 삼자.(‘병상에서’ 중에서)” 조 시인은 자신의 생각과 감정에 초점을 맞춰 그간의 일상과 사건을 회고하고 덤덤하게 풀어놓는다. 시인의 감정과 생각을 천천히 따라가면 때로는 공감이 되기도, 때로는 자신의 모습을 반성하게도 만든다. 평소 글쓰기에 중독되어 회복할 수 없는 글쟁이가 되었다고 표현한 그는 이번 수필집에서도 50편의 일상을 기록해 독자들에게 선보인다. 시인은 책 서문을 통해“수필은 시간 나는 대로 틈틈이 엮어본 것”이라며 “막자갈을 이제 막 깔아놓은 신작로같이 울퉁불퉁하고 심리 위주가 아닌 사건 위주로 엮어진 듯하여 독자와 수필에게 미안하고 송구스럽다”라고 밝힌다. 그러면서 “수필을 이르는 표현처럼 ‘붓 가는 대로 쓰는 글’이 못되었음을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주 출신인 조기호 시인은 전주문인협회, 전주풍물시동인 회장을 역임했다. 그는 <저 꽃잎에 부는 바람아> <새야 새야 개땅새야> <그 긴 여름의 이명과 귀머거리> <너였을거나> <고조선의 달> <육자배기> 등 다수의 시집을 펴냈다. 한국문학 백년상, 후광문학상, 목정문화상, 전북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4.03.06 17:36

우주의 여정으로 안내…윤수하 시인, '숨 속의 숨' 출간

윤수하 시인이 세 번째 시집 <숨 속의 숨>(천년의 시작)을 펴냈다. 이번 시집은 윤 시인의 생에 대한 깨달음을 담은 작품으로 독자들을 몸과 마음, 우주의 여정으로 안내한다. 시집에 담긴 주제는 시공의 경계 그리고 내적 고통과의 대면이다. 시인은 시를 통해 살면서 겪는 고통을 대면하고자 하며 그 속에서 회복과 극복을 모색한다. 특히 이 시집에는 정신병원에서 환자들에게 시 쓰기를 가르쳤던 시인의 경험이 투영돼 있다. 아픈 영혼을 가진 정신병원의 환자들을 통해 삶을 끌어안는 일, ‘계속-다시’사는 일의 소중함을 생각해보게 한다. 변종태 시인은 “시집 ‘숨 속의 숨’에서 마주친 시인은 냉정한 듯 담담하게 대상을 그리면서 때로는 냉소적인 어조로 대상을 그리기도 하지만, 그 속에는 따스함을 담고 있다”라며 “세상의 온기가 다 식어가는 현실에서 지나온 길과 버려진 사물, 소외된 이웃에 대한 따스한 눈길은 시집을 덮고 나서도 오래도록 가슴을 따뜻하게 할 것”이라고 평했다. 윤 시인은 “이번 시집은 인간은 우주를 닮았고 그래서 모든 생은 소중하다는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라며 “이 시집으로 독자들이 존재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고 마음을 비우고 채우는 실마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전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강사인 시인은 저서로 시집 <틈> <입술이 없는 심장의 소리>와 연구서적 <이상의 시, 예술매체를 노닐다> 등을 출간했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4.03.06 17:35

"동심의 세계로"…군산 서해초 5학년 4반 어린이들이 엮어낸 동시집 '의외로 나는 나를'

군산 서해초등학교 5학년 4반 학생들의 환한 웃음이 가득 담긴 동시집이 세상에 나왔다. 짧은 문장으로 독자들의 입가에 웃음꽃을 피우는 동시집<의외로 나는 나를>(단비어린이)가 출간된 것. 초등학생들의 순수한 동심으로 채워진 이번 동시집은 ‘봄’, ‘여름’, ‘가을’, ‘겨울’ 등 사계절로 나뉘어, 120여 편의 어린 마음을 담아냈다. 매일 아침 한두 편의 시를 읽으며 매주 월요일 1교시 ‘시똥누기 시간’(시를 쓰는 시간)을 보내며 창작된 작품 속에는 군산 서해초 5학년 4반 친구들의 시시콜콜한 일상이 녹아있다. “점심때 복도에서 놀고 있는데/ 김태윤이 망보다가/ 선생님 온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쌤 온다!!!“하니/ 나와 친구들은 책을 가지러/ 사물함을 향해 우당탕탕 달려가/ 책을 꺼내 자리에 앉았다./ 꼭 폭풍우가 지나간 것 같았다./ 선생님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우리끼리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웃었다.” (동시집 속 고도현 어린이 시 ‘폭풍우’) 이처럼 학급 친구들과 신나게 보내고 쉬는 시간으로 미처 챙기지 못했던 교과서를 순식간에 가져온 이야기, 수업 시간에 배운 기약분수, 급식 시간 아껴먹던 반찬을 친구에게 빼앗겼던 일화 등 초등학생이라면 누구나 겪어본 친근한 주제로 읽는 이의 동심을 일깨운다. 지난 한 해 동안 이들의 시똥누기 시간을 지도해 온 송숙 교사는 “지난해 제가 만난 아이들은 흥이 많고 이야기하는 걸 무척 좋아하는 아이들이었다”며 “그런 아이들이 누구 하나 불평하지 않고 시를 쓰기 시작했고 글로 나를 표현하는 즐거움, 친구들의 시를 보며 서로를 알아가는 즐거움을 알아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침에 엄마라 싸워 축 처져 있는 친구의 시가 칠판 위에 개재돼 기분이 활짝 펴졌다는 어떤 아이의 글처럼 시를 읽고 쓰는 일이 이와 같았으면 좋겠다”며 “그리고 팔딱팔딱 에너지 넘치는, 생명력이 넘치는 우리 아이들의 시가 멀리멀리 퍼져 많은 이들에게 즐거움과 힘을 주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4.03.06 17:35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정숙인 소설가 – 이영종 시인 '오늘의 눈사람이 반짝였다'

한 권의 시집에서 나를 사로잡는 서너 편의 시를 발견하는 것은, 독자에겐 큰 기쁨이다. 오십여 편 중 서너 편이라니 너무 소박하다 하겠지만, 아니다. 단 한 편의 시에 마음을 붙들려 다음 페이지로 넘기지 못했다면, 그것 또한 잔잔한 전율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이영종 시인의 <노숙>이 그랬다. 믿어야만 가능해지는 그 세계를 꿈꾸는 것에 슬픔을 느낀다. 하나는 멧돼지의 모정 때문이고, 또 하나는 ‘새 신문지’ 때문이고, 어느 사내 때문이다. 믿고, 믿고. 그러다 믿기지 않는 것을 맴돌다 돌아와 구겨 넣듯 다시 믿어야만 가능해지는, 영원한 현재가 되는 어떤 세계. 그렇다. 태초의 끝없는 공간, 그 카오스, 밤이 영원해지기 위해 나의 죽음을 대신한 멧돼지. 가련한 어떤 희망으로만 이뤄질 그 세계 속으로 몸을 던지는, 투신할 수밖에 없던 멧돼지의 내막을 알고 싶은 사내는 누구를, 무엇을 기다리는 걸까. 하지만 실재(實在)의 경계를 허물고 진입한 시인이 개태사역 근방에서 멧돼지 십여 마리가 떼를 지어 서성거렸다는 것을 믿기로 했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노숙’의 세계는 사라지고 만다. 불완전한 간섭무늬로만 남는다. 시는 내 맘대로 읽으면 된다. 그것이 시인이 사라진 세계로 진입하는, 독자의 길이다. “죽은 자는 눈이고 산 자는 사람이라 오늘의 눈사람이 반짝였다” (87쪽에서) 어제는 가버렸고 오늘은 삶과 죽음이 하나로 합쳐서 눈사람이 된 것. 반짝였다는 것은 생의 순간을 만드는 것이다. 여러 날 비가 왔다. 하루, 이틀, 사흘, 나흘, 닷새. 그 이후의 비는 더 헤아리지 않았다. 그러다 오후 햇살이 화창했다. 봄이 왔다. 내가 전주에서 비로 여러 날을 헤아릴 때 강원도 산간이나 서울의 지인 몇이 마치 기다려 온 겨울의 첫 폭설인 듯 눈 속에 갇힌 사진을 보내왔고, 그 속엔 눈사람이 웃고 있었다. 눈이나 비가 오면 특히 어스름이 내리는 저녁엔 선이 사라지고 경계를 잃는다. 봄을 앞에 둔 눈은 사뭇 누구의 자유의지로 결정된 눈 같다. 이영종 시인은 그의 첫 시집에서 결정론과 자유의지, 갈등과 자유의지를 옹호하는 그의 태도를 보여준다. “손금과 지문의 정체성을 생각하며 인간의 선을 알아보려 애썼지만 정작 자신에게 주어진 선은 잘 모르므로, 자유의지를 발동해서 시 쓰기에 전념했다”라고. 사람은 수없이 많은 선을 긋는다. 시인은 『오늘의 눈사람이 반짝였다』에서 끊임없이 나와 너의 선을 가늠하고 세계의 규칙을 헤아리며, 생물과 무생물의 인연을 각인시킨다. ‘보이지 않는 끈’에 대한 갈증은 갈망으로 변주되어 강박적으로 찾아온다. 내가 서 있는 곳과 당신이 자리한 곳이 지구 반대편일지라도 끝내 만나고야 만다는, 결국 그를 내 곁으로 보듬어 들여 아직은 먼 무엇의 온도를 나누는 것이다. 그의 시는 모두 어딘가와 연결되어 있다. 정숙인 소설가는 2017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 '백팩'으로 등단했다. 작품으로는 몇 편의 단편소설과 채록집 <아무도 오지 않을 곳이라는, 개복동에서>(2017)가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4.03.06 17:34

3‧8세계여성의날 116주년, 전북지역 성별 임금 불평등 여전

남녀차별 철폐와 여성 지위 향상을 위해 제정한 3‧8 세계여성의 날이 올해로 116주년을 맞는다. 전북지역 여성들의 경제활동은 과거보다 활발해졌지만 저임금에 시달리며 무급 가사와 돌봄 노동을 떠안은 여성들에 대한 처우는 여전해 보다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전북특별자치도노동권익센터가 최근 공개한 ‘통계로 보는 전북 여성 노동’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여성 노동자의 임금은 205만원으로 남성(314만원)보다 109만원 적었다. 연령대별로 20대 40만원, 30대 68만원, 40대 14만원, 50대 145만원, 60대 이상 94만원의 임금격차를 보였다. 최저시급도 받지 못하고 일하는 여성 노동자가 11만1604명으로 남성(5만8377명)보다 1.9배 많았으며 비정규직도 남성에 비해 여성이 15.6%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계에서는 전북지역 일터에 있는 여성노동자들이 제대로 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성별임금격차 해소와 돌봄 공공성 강화, 일하는 모두의 노동권 보장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무엇보다 일하는 여성에 대한 가치부여와 인식전환이 시급하다고 했다. 도내 여성 노동자 51.3%가 최저임금 노동자에 속하고, 비정규직 여성의 월평균 임금이 남성 정규직 임금의 38% 수준에 불과하지만 여성노동자들의 경제활동은 단순히 ‘반찬값’을 버는 정도로 치부하기 때문이다. 전북여성노동자회 관계자는 “여성노동이 부르짖는 내용 중 하나가 생계에는 성별이 없다는 것인데, 여전히 남성만이 생계부양자로 인식한다"라며 "여성이 돌봄이나 가사 일의 주가 된다고 생각해서인지 가족과 육아에 대한 돌봄은 고스란히 여성의 몫이 되어버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도내 여성계는 6일 전주풍남문광장에서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및 제23회 전북여성대회를 열어 성평등을 향한 여성 선언을 진행한다. 또한 3·8 기념행사를 시작으로 여성의 노동권 증진을 위한 소규모 캠페인도 추진한다. 권익신장이라는 명분 보다는 가정·조직 내, 나아가 사회 전반에 걸친 여성의 실질적인 기능과 역할, 가치 등을 대중에게 알리겠다는 취지다. 여성단체 관계자는 “세계여성의 날은 ‘여성을 위한 날’이라기 보다는 여성이 처한 현실에 대해 생각해보는 날"이라며 "이러한 움직임을 못마땅하게 보는 이들도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인류 전체의 문제이고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할 의제"라고 했다.

  • 여성·생활
  • 박은
  • 2024.03.05 17:57

역사의 현장 찰칵⋯전북사진기자협회, '2024 보도사진전'연다

사진기자는 진실의 대변자, 역사의 기록자라고 말한다. 이들은 찰나의 순간을 보도사진으로 남기기 위해 매 순간 무거운 촬영 장비를 짊어진 채 수백 번의 카메라 셔터를 누르며 기록한다. 그리고 대중들은 사진기자가 찍은 보도사진을 통해 잊지 않아야 할 진실과 현장의 긴박함 등을 몇 번이고 마주하며, 다양한 이슈와 감정들을 공유한다. 이처럼 한 컷의 보도사진으로 2023년 전북특별자치도 역사의 현장을 담아낸 특별한 전시가 전북도민들과 조우한다. 한국사진기자협회 전북지부(회장 오세림, 이하 전북사진기자협회)가 오는 8일부터 17일까지 열흘간 한국전통문화전당 기획전시실(3층)에서 ‘2024 전북보도사진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전북사진기자협회 회원들이 지난 1년 동안 촬영한 보도사진 중 엄선해 선보이는 자리로 취재 현장을 누비며 포착했던 역사의 기록과 함께 그들의 노고와 노력도 생생하게 담아냈다. 전시에는 전북일보 오세림·조현욱 기자를 비롯해 전북도민일보 이수훈 기자, 전라일보 이원철·장경식 기자, 전민일보 백병배 기자, 뉴스1 유경석 기자, 뉴시스 김얼 기자 등 6개 언론사 8명의 사진기자가 참여한다. 오세림 기자는 지난해 부안군에서 개최된 제25회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에 참가한 스카우트 대원들이 수상 체험활동장에서 패들 보트를 즐기고 있는 장면과 전북특별법 전부개정안 연내 국회 통과 염원을 담아낸 ‘전북인 한마음 대회’에서 진행된 카드섹션 퍼포먼스 장면 등 지역 이슈들을 사실적이면서도 날카롭게 담아낸 보도사진을 선보인다. 조현욱 기자가 촬영한 ‘수마가 할퀴고 간 익산시 용안면’은 지난해 7월 기록적인 폭우로 침수 피해를 입은 건축물들의 사진으로 피해를 본 농민들의 애환과 허탈함을 대변한다. 또 ‘푸른 용의 해’ 갑진년으로 전북특별자치도 원년을 기념하는 작품 등도 전시한다. 오세림 전북기자협회 회장은 “이번 보도사진전은 우리 사진기자들의 노력과 열정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그 순간을 간직한 작품들을 선보이는 자리”라며 “때로는 아픔과 슬픔, 기쁨과 희망을 담아내고 우리가 직면한 현실을 담아낸 작품들을 통해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진은 우리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과 이야기를 전달하는 강력한 도구”라며 “앞으로도 소명감과 열정을 바탕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우리의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물로 보도사진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전북보도사진전은 전주 전시와 함께 온라인 전시회(kppajb.com)도 진행한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4.03.05 17:57

우리가 소훈 화백을 기억하는 방법

구상회화 대가로 불리는 소훈 화백을 그리워하는 이들이 모였다. '소훈 사제전'이 다음달 30일까지 김제시 ‘훈 아트 뮤지엄’에서 진행된다. 이번 전시에는 생전 화백에게 그림을 배운 화가들 중 서른 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화백이 미술활동과 후학양성에 매진하던 시기 그에게 그림을 배웠다. 지난해 소천한 소훈 화백은 생전 김제시 금산면에 작업실과 미술관, 카페를 망라한 ‘소훈미술관’을 준비하고 있었다. 화백이 소천한 이후, 유족들은 고인의 뜻을 이어받아 ‘훈(HOON) 아트 뮤지엄’을 개관하고 첫 전시회로 ‘소훈 사제전’을 열게 되었다. 전시에서 선보일 작품은 대체로 서정성과 자연미를 강조한 것들로 '갯벌-뗀마의 노래' 등이 전시된다. 이외에도 박선의 ‘바람의 기억’ 신현화의 ‘인연’, 최복의 ‘심연’ 등을 감상할 수 있다. 그의 아들 소재윤 씨는 “아버지는 수십년간 오로지 그림만 보고 길을 걸었다. 그리고 이 미술관은 아버지가 모든 것을 담아낼 소망의 공간이었다”라며 “아들로써 돌아가신 아버지가 가지고 있던 소망과 꿈을 지키려 한다”고 했다. 한편 소훈 화백은 지난 30여 년 동안 소재주의와 매체주의에서 벗어나 자연과 인물, 정물, 크로키들을 다양한 도구로 담아낸 예술가다. 전북대학교와 동 대학원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러시아 아카데미아 후도지니크 이고르 라즈드로긴 교수, 리크림 교수에게 사사받았다. 서울과 전주, 러시아에서 18번의 개인전을, 목우회전·아시아 수채화대전·대한민국 수채화 정예작가전, 500여회의 그룹전을 가졌다. 대한민국 미술인의 날 정예작가상과 전주시 예술상 등을 수상했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4.03.05 17:56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