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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서러운 소리꾼… 이화중선 탄생 120주년 기념 영화 나온다

참혹했던 일제강점기 시대 속 잊혀진 명창을 찾아 나선 한 감독의 로드무비. 시인이자 감독, 배우, 시나리오 작가 등 팔색조의 매력을 지닌 백학기 감독과 지역 영상업체 'JB영상연구원'이 공동 제작한 다큐 영화<이화중선>의 포스터가 공개됐다. 이화중선은 일제강점기 김초향과 더불어 여류 창악계의 쌍벽을 이룬 판소리 명창이다. 그는 17세 때 협률사의 공연을 보고 명창의 길을 걷기 시작해 일제강점기 때 임방울과 함께 음반을 가장 많이 녹음한 명창으로 꼽히는 등 여류명창으로 큰 인기를 끈 인물이다. 이번 영화는 지난 2019년 명창 이화중선 탄생 120주년을 기념해 기획됐지만, 당초 시나리오 작업 후 배우 캐스팅 문제와 예산 난항, 여기에 코로나19 등으로 제작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이유로 백 감독은 기존 충무로 제작 방식을 벗어나 지역영상업체 'JB영상연구원'과 합심해 지난 2022년부터 2년여 동안 영화 형식과 다큐 형식을 가미한 저예산 독립 예술영화인 이번 작품<이화중선>을 탄생시켰다. 백 감독은 “안중근, 윤봉길, 유관순 등 일제강점기 당시 독립을 위해 활동한 인물은 역사책에서도 나오고 기념행사도 존재하지만, 가혹한 일제의 압제 속 민족들의 한과 얼을 노래한 ‘이화중선’ 명창에 대한 기록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예술가에 대한 영화를 제작하겠다는 결심을 한 뒤, 제일 먼저 인물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었다”며 “하지만 현재 남아있는 자료가 너무 적어 이화중선의 일대기를 따라 그의 발자취를 쫓는 과정을 영상으로 기록했다”고 부연했다. 소량의 자료에서 출발한 이번 영화는 전북 부안을 시작으로 남원과 순창, 임실 오수, 익산 왕궁, 전남 목포, 서울 익선동과 경복궁, 일본 세토나이카이 등 이화중선 명창이 머문 곳이면 어디든지 가서 그 내면과 풍경을 쫓는 백 감독의 여정이 담겼다. 영화는 배우 정이화와 백학기 감독이 직접 스크린에 출연하고 국악인 정회천 교수와 국악인 김세미 등도 열연했다. 특히 이번 영화에서 심청가 중 추월만정 대목을 이화중선 명창의 소리로 만날 기회를 제공해 관객들의 관심을 끌고있다. 이밖에도 지역 국악인 서양수·이서희 씨의 목소리와 배우 박팔영·원다교 씨가 내레이션에 참여했다. 백 감독은 “이번 영화를 통해 20세기 30년대 우리나라 최고의 국창인 이화중선이 다시금 재조명 되길바란다”며 “‘꽃도 무덤도 없이’ 소리로만 남은 안타까운 인물 이화중선에 대한 이번 영화가 널리 알려져 본격적인 투자가 이뤄지는 마중물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다큐영화<이화중선>은 오는 24일 오후 7시 전주영화제작소 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시사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후 서울 시사회를 거쳐 국내외 영화제 출품과 함께 개봉될 계획이다.

  • 영화·연극
  • 전현아
  • 2024.01.18 17:45

커지는 '웹툰 산업' … 전북 중장기 전략 마련 여론 비등

웹툰 산업이 차세대 국가 전략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어 전북에서도 관련 산업 활성화를 위한 중장기적인 전략 마련이 요구된다. 웹툰 산업은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콘텐츠 산업인 데다, 영화·영상 산업과의 시너지 효과가 가능해 성장 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18일 공개한 ‘2023 웹툰 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2022년 웹툰 산업의 총매출액은 1조 829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실적(1조 5660억 원)보다 16.8% 증가한 수치로 웹툰 산업 실태조사가 개시된 2018년 이후 5년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인다. 하지만 전북의 웹툰 산업은 걸음마 단계 수준이다. 전북 콘텐츠 융합진흥원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도내에서 활동하는 웹툰 작가 수는 전국 17개 광역시도 9329명 중 140명(1.5%)에 불과했다. 전북이 웹툰 산업 육성 취지로 2021년 개소한 웹툰 캠퍼스 입주 작가도 15명 남짓으로 파악됐다. 웹툰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매니지먼트사와 플랫폼 기업 등이 부재하고, 작가 육성 방안도 창작 공간 마련에만 치우쳐 있다 보니 타 시도와의 경쟁에서 차별성을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반면 부산광역시의 경우 지난 2016년부터 웹툰 산업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며 부산 웹툰 플랫폼 구축부터 부산 웹툰 페스티벌 운영 등 웹툰 산업 기반 조성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대구광역시도 ‘웹툰 도시 대구’ 구축을 본격화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대구시는 웹툰 전문기업 육성과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센터를 건립해 웹툰 IP(지식재산권) 비즈니스 거래 및 해외 프로모션 지원 등 글로벌 비즈니스를 돕는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전북특별자치도 이수진 의원의 발의로 ‘전라북도 만화·웹툰 산업 진흥에 관한 조례’가 제정됐다. 만화·웹툰 산업의 성장 잠재력을 발견해 관련 산업 육성과 발전을 위해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그런데도, 미래 먹거리 산업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이나 산업 활성화를 위한 차별화 전략 부재는 뼈아픈 대목이다. 이에 전북콘텐츠융합진흥원 관계자는 “웹툰 산업 활성화를 위한 차별화 전략이나 중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자 노력 중이지만 관련 예산이 수반되어야 가능한 일”이라며 “아직은 시작 단계라 공격적인 사업 추진은 힘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4.01.18 17:45

7인 7색의 매력, '기대의 물결이 가닿은 시선'

전주 팔복예술공장 창작스튜디오 6기 입주 작가 결과 보고전 ‘기대의 물결이 가닿은 시선’이 내달 25일까지 팔복예술공장에서 열린다. (재)전주문화재단(대표이사 백옥선)은 지난해 14.5:1의 경쟁률을 뚫고 입주한 작가들의 결과 보고전을 진행한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6기 작가들은 권영성, 김명득, 김영진, 박승만, 오지은, 이부안, 이올 등 7명이다. 이들은 팔복예술공장을 통해 마주한 새로운 시선과 감정 등을 표현하고 다양한 시도와 실험, 예술적 탐험을 각자의 언어로 풀어내 작품으로 구현했다. 권영성 작가는 사람이 살아가는 장소와 풍경 속에 자연히 형성되는 규칙성에 주목했다. 반복되고 나뉘어져 있는 여러 대상을 한 화면에 배치하여 캔버스에 담았다. 다차원, 꿈 그리고 지구 밖의 현상을 작업 주제로 잡은 김명득 작가는 자연이 가진 패턴의 알고리즘을 확장해 시각적 자료로 활용하고 작업의 세계관을 구축했다. 김 작가가 선보이는 ‘배치를 위한 리허설’은 배치의 이데아를 찾는 과정에 대한 작업이다. 작가는 작업실 내부의 특정한 위치에 사물들을 배치하는 것을 시작으로 사물들의 이상적인 위치를 찾고자 하지만 결국 최선의 위치에 그치게 되는 과정을 설치 작품으로 선보인다. 박승만 작가는 컴퓨터 그래픽과 사진 기술의 비슷하면서 다른 이미지 생산구조를 역으로 해체하고 사진으로 재구성하는 작업물을 관객들에게 선물한다. 오지은 작가는 회화를 통해 느낀 기억과 경험을 축적해 나가는 모호한 풍경을 스케치했다. 이부안 작가는 처음 마주한 생경한 풍경을 서사적으로 풀어내고 이올 작가는 자아와 타자의 기대 사이에서 어긋나는 갈등을 회화, 설치, 영상 등 다양한 매체로 나타냈다. 백옥선 대표이사는 “6기 입주작가들이 1년 여간 팔복예술공장 창작스튜디오에서 다양한 활동과 교류를 바탕으로 선보인 이번 전시에 많은 관람객이 찾아와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2월 27일까지 팔복예술공장 A동 2층 전시실과 B동 이팝나무 홀에서 진행되며 관람료는 무료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4.01.18 17:45

정성수 시인, 29번째 작품 ’태화강에 황어떼가 돌아왔다‘ 펴내

정성수 시인이 시집<태화강에 황어떼가 돌아왔다>(고글)를 펴냈다. 정 시인의 29번째 작품인 이번 시집은 한 일간지에 게재된 ‘정성수의 시(詩)와 맑은 글’ 연재 500회 기념으로 출간됐다. 환경보전과 자연보호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는 시집은 총 5부로 구성, 정 시인의 세심한 관찰력과 따뜻한 감성, 깊은 사유력을 제공하는 130여 편의 작품으로 채워졌다. 이준관 시인은 시집 속에서 “정성수 시인의 시는 내면에 잠재되며 욕망과 사회상을 담고 있다”며 “사물을 꿰뚫는 안목과 추억을 소환하는 힘, 사유의 밀착으로 얻어지는 경이로움이 있다. 시인의 마르지 않는 창작 정신에 박수를 보낸다”고 평가했다. 또 김관식 평론가는 서평을 통해 “그의 시에는 지혜가 있고, 진정한 삶의 체취가 있어 깊은 깨달음을 전하고 있다”며 “그의 시를 읽으면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지고 세상에 대한 지혜의 눈이 생긴다”고 전했다. 한편 익산 출신인 그는 1994년 서울신문 시 공모 당선과 동시에 한국교육신문 신춘문예 동시로 등단했다. 저서로는 시집 29권, 시곡집 6권, 동시집 9권, 디카 동시집 1권, 동시곡집 8권, 동화집 6권, 실용서 2권, 산문집 5권, 논술서 5권과 공저 13권이 있다. 이밖에도 효 문화 도시 익산시와 협업으로 효 동화 4권과 효 교육서 1권, 효 산문집 1권이 있다. 또 그는 세종문화상, 소월시문학대상, 윤동주문학상, 황금펜문학상, 공무원문예대전 시·동시 국무총리상 등을 받았다. 전주대학교 사범대학 겸임교수와 전주비전대학교 운영교수를 역임하고 현재는 향촌문학회장, 사)미래다문화발전협회장, 한국현대시인협회이사로 활동하면서 전주에서‘건지산 아래 작은 방’을 운영하고 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4.01.17 17:55

외로움으로 빚어낸 시어들…강연호 시인 '하염없이 하염없는'

지독한 외로움에 허방을 짚으며 청춘의 한 시절을 건너온 강연호 시인이 11년 만에 신작 시집 <하염없이 하염없는>(시인의 일요일 시집)을 펴냈다. 72편의 작품이 담긴 이번 시집을 통해 강 시인은 나이 듦과 고독, 외로움의 정서를 담담한 어조로 낭독한다. 시인은 “가야 하는 상갓집을 다녀오는 길에” “보란 듯이 서로 싸우는 유족을 만나고”와도 “남의 집안 문제는 관여할 바가 아니어서/다들 묵묵히 문상을 하고 조의 봉투를 내밀고/육개장을 먹고 돌아들가는 (‘외로움을 잃어버렸죠’ 중에서) 쓸쓸한 일상이야말로 나이가 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번 시집에서는 혼자 무언가를 하며 무리에서 떨어져 나와 있는 주체가 눈에 띈다. 우르르 몰려다니면서 휩쓸리는 삶에 대한 거부감을 시인은 쓸쓸함과 외로움이라는 정서에 빗대 은유적이고 내밀하게 그려낸다. “혼자 밥 먹는 사람은 외로워서 강해 보인다//기억의 부력은 놀라워서 언제든 기어이 떠오른다/…(중략) 세계가 고요하면 긴장해야 한다//…(중략) 혼자 노래하는 사람은 쓸쓸해서 강해 보인다(‘혼자 밥 먹는 사람은’ 중에서).” 인상적인 것은 단순히 ‘쓸쓸함’이라는 정서에만 젖어있지 않다는 점이다. 시인은 스스로 “외로워서 강해 보인다”라고 고백하며 주체적이고 자발적으로 홀로임을 선택했다고 선언한다. 우르르 몰려다니지 않고 혼자 떨어져 나와 있는 시의 주체는 세상에 대해 냉소와 연민의 태도를 보인다. 세상의 통념에 대해 냉소적 시선을 드러내다가도 세상의 시선이나 일그러진 욕망으로 왜곡된 대상을 향해서는 연민의 태도를 취하기도 한다. "저녁은 늘 한숨 같이 와서 결국 달래지 못할 것을 달래려 한다"는 시인의 말처럼 시집 <하염없이, 하염없는>은 무수히 흘려보낸 날들을 돌이킬 수 없지만, 어느새 단단해진 시인의 내면을 깊이 있게 사유할 수 있다. 1991년 문예중앙으로 등단한 강연호 시인은 <비단길> <잘못 든 길이 지도를 만든다> <세상의 모든 뿌리는 젖어 있다> <기억의 못갖춘마디>등의 시집을 펴냈다. 현재는 원광대학교 문예창작학과에서 시를 가르치고 있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4.01.17 17:54

자연 속에서 발견한 동심…정지선 시인 ‘동시 꼬투리’ 발간

“콩 까는 할머니 옆에서/ 동시 숙제를 한다/ 콩 꼬투리 톡톡/ 입을 여는데/ 동시 꼬투리는/ 입을 꽉 다문다/ 할머니 앞에는/ 콩깍지가 수북하고/ 내 앞에는/ 지우개 똥만 수북하다” (동시 ‘동시 꼬투리’) 아이들의 마음을 오롯이 담아내며 동시를 창작해 내는 정지선 아동문학가가 첫 개인 동시집 <동시 꼬투리>(청개구리)를 펴냈다. 동시집은 ‘제1부 엄마의 마술’, ‘제2부 그렇게자란다’, ‘제3부 마음 엘리베이터’, ‘제4부 방방을 타며’ 등으로 구성돼 60여 편의 시로 어린이들의 마음을 그려내고 있다. 30여 년 동안 공립유치원에서 근무한 정 시인이 이번에 낸 동시집에는 그간의 내공으로 가득하다. 책에는 ‘형한테 물려받은 털장갑’과 뜨거운 밥과 상처를 치유해 주는 ‘엄마의 입김’ 등 정 시인이 어린이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이 담겼다. 특히 흔히 일상에서 발견할 수 있는 자연에서 발견한 동심이 주를 이룬다. 정 시인은 “어린 시절의 꿈대로 선생님이 돼 아이들을 만나 아이들의 눈높이로 주변을 보고자 노력해 왔다”며 “아이들의 생각과 표현을 글로 남기고 싶은 마음과 달리 아이들의 생각을 좋은 글로 만드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 이름의 책이 나오면 자랑스러울 거라고 생각했지만, 책이 나올 때마다 오히려 부끄러운 마음이 든다”며 “작가로 태어난 지 다섯 살이 되는 지금, 한 살씩 더 먹을 때마다 글도 함께 성장하는 작가가 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시인은 공립유치원에서 30년 넘게 아이들과 지내며 동시와 동화를 다수 창작해 왔다. 그는 <소년문학> 동시 부문에 신인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전주사람 전주이야기>(공저)에 <한벽당 괴물>을 발표했다. 현재 ‘전북동시문학회’, ‘전북아동문학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4.01.17 17:54

김동수 전라정신연구원 이사장, '일제강점기 한민족의 망명문학' 발간

망국의 현실을 괴로워하며 침략군(일제)에 대한 적개심과 국권 회복의 의지를 다지고 있는 일제강점기 해외 동포들의 망명문학을 엮은 책이 나왔다. 김동수 전라정신연구원 이사장이 <일제강점기 한민족의 망명문학>(쏠트라인)을 발간한 것. 책은 총 4부와 부록 6편으로 구성돼 미국, 러시아, 중국 등으로 망명을 간 한국인들이 그곳에서 한국어로 쓴 문학작품과 국내에서 독립운동을 진행한 박팔양, 박세영, 김철수의 이야기가 실렸다. 김 이사장은 “일제의 참혹한 압제 속에서도 한민족이 결코 굴하지 않고 조국 독립과 민족의 자주적 삶을 위해 일제에 의연하게 맞서 싸웠다는 게 자랑스럽다"며 "한민족의 참모습을 후세에 남겨 주고 싶었다”고 발간사를 통해 전했다. 이어 그는 “늦게나마 보훈부의 지원과 전라정신연구원 김윤곤 사무총장과 채들 시인의 도움을 받아 이 자료들을 세상에 널리 알리게 돼 기쁘다”며 “강호제현들의 많은 관심을 기대해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남원 출생인 그는 전주대 국어교육과와 원광대학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해 1981년 <시문학>으로 등단했다. 저서로는 <하나의 창을 위하여>, <나의 시>, <하나의 산이 되어>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4.01.17 17:54

순정한 말의 이미지로 아이러니한 존재 방식 표현

이소암 시인은 그간 누구도 범접하지 못할 언어의 울타리를 만들며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구현해 왔다. 역설과 아이러니를 스케치하며, 은유와 상징적 시어를 촘촘하게 배치해 시적 흥미를 유발한다. 그렇게 시인은 본인이 만든 문학적 세상을 통해 독자들이 삶의 희로애락을 음미할 수 있도록 한다. 이소암 시인의 신작 <나비 기다려 매화 피랴>(시학)에 수록된 50편의 작품도 그간 시인이 펼쳐 보인 작품세계와 비슷한 결을 갖고 있다. 자신이 세운 언어의 울타리를 조심스레 매만지며 독자들이 말의 숨결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 “어느 밤에 오셨는가//인적 없는 산길//청매(靑梅) 곁 맴돌며 물을 때//나비 기다려 매화 피랴//나뭇가지 박차며 날아가는//새의 말(‘새의 말’ 전문).” 표제어 <나비 기다려 매화 피랴>가 등장하는 ‘새의 말’은 이소암의 시 세계를 압축한 작품으로 꼽힌다. 가타부타 존재에 관한 질문이나 생의 의문조차 단칼에 잘라내는, 냉정하지만 의연한 세계가 놓여 있다. 순정한 말의 이미지로만 아이러니한 존재의 방식을 오롯이 드러낸다. 정훈 문학평론가는 이번 신작 시집에 대해 “시인은 누구나 머리로는 이해되지만, 막상 실천하기는 어려운 ‘감정 절제’를 놓치지 않고 실천한다”라며 “말을 캐내고 다듬어서 세공하는 일과 주관적인 감정을 최대한 억제해 독자들에게 곱절의 감동을 선사한다”라고 분석했다. 2000년 ‘자유문학’으로 등단한 이소암 시인은 <내 몸에 푸른 잎> <눈부시다 그 꽃!> <부르고 싶은 이름 있거든> 등의 시집을 펴냈다. 한국작가회의, 전북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 중이며 현재 군산대학교 평생교육원 문예 창작 전담 교수를 맡고 있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4.01.17 17:53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이경옥 작가-배봉기 '햇빛 속으로'

청소년 시절 이상형에 가까운 사람을 보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설레는 감정을 한 번쯤 가져봤을 것이다. 이것이 어느 정도 특별한 감정인지는 말하지 않아도 상상할 수 있다. 한 사람에게 마음을 주고, 가까운 관계가 된다는 건 얼마나 가슴이 두근거리고 아름다운 사랑인가. 그런데 그 사랑의 대상이 사람들의 통념과 다르다면, 동성을 사랑한다면 세상의 시선은 어떨까? <햇빛 속으로>는 십 대 퀴어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주인공 ‘수민’이가 화자가 되어 자신의 내면 깊은 곳에 담긴 어두운 자아를 발견하고, 밖으로 끄집어내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준다. 퀴어 청소년의 커밍아웃, 섬세한 사랑의 감성, 자신의 진짜 모습에 대해 고민하는 것을 통해 퀴어에 대해 독자들과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소설이다. 중학생 때 자신의 성 정체성을 알게 된 주인공 ‘수민’은 친구 ‘희수’에게 고백한다. 하지만 돌아오는 반응은 “이상한 놈, 더러운 새끼”라는 말을 듣고 자신의 성 정체성이 다른 사람에게 알려질까 봐 공포감을 느낀다. 남자에게 사랑을 느끼는 자기 자신을 마음속 지하실에 가두게 된다. 세상에서 통용되는 이성과의 사랑이 아니라 동성에 대한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낀 ‘수민’의 당혹스러워하는 모습이 그대로 전해져 아릿한 통증이 느껴지기도 했다. 수민은 고등학생이 되어 연극반 ‘목소리’에 가입한다. 그곳에서 예술 특기 강사이자 극단 배우인 ‘예쌤’을 만나면서 숨겨 두었던 감정이 다시 꿈틀거린다. 하지만 ‘수민’은 중학교 때 ‘희수’로부터 받은 경멸의 눈빛이 스치고, 결국 세상의 시선을 감당할 자신이 없어 ‘예쌤’에 대한 감정을 숨기려고 애쓴다. 그렇다고 그 애틋한 감정이 숨겨질 리가 있겠는가. 사랑의 감정을 이성으로 누르기에는 수민의 사랑은 통제되지 않았고, ‘예쌤’이 출연하는 연극 <빨간 피터의 고백>을 다섯 번이나 보게 된다. ‘예쌤’은 수민의 마음을 눈치채고 조심스럽게 말한다. “숨 쉬어. 숨 쉬어야 살아. 그래야 살 수 있어.” 늘 조바심을 안고 살았던 수민에게 ‘예쌤’의 말은 알에서 깨어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는 계기가 되고, 부모님과 친구들에게 커밍아웃을 한다. “세상, 사람, 참 무섭다. 네가 가려는 길이, 나도 모르는 길이고, 너무 힘들 것 같아서…. 네 잘못이 아닌 것 알고, 너도 어쩔 수 없다는 것 아니까, 더 이 아빠 마음이….” 수민이가 말했을 때 아버지의 반응이다. 필자도 두 아들이 있지만 이러한 상황이라면 어떤 말이 먼저 나왔을지 상상하기 어렵다. 그만큼 세상의 통념과 상식의 기준을 넘는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를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그럼에도 작가는 수민이를 통해 인간의 존엄과 자유를 지켜내야 한다고 말한다. 아무리 어렵고 힘들더라도 한 걸음, 한 걸음 빛을 향해서 나가라고 주문한다. 수민도 다짐한다. ‘앞으로도 한순간, 한순간, 이 순간을 살아갈 것이다. 내 진실에 온 힘을 다해 응답하면서. 그것이 나를 사랑하는,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것들을 사랑하는 그래서 내 삶을 사랑하는 길일 테니까.’ 우리 사회에서 소수로 살아내는 건 모든 존엄을 내려놓으라고 강요당하기 일쑤다. 하지만 나 자신으로 살아가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아직 지하에 웅크리고 있을 수많은 ‘수민’이가 이 소설을 통해 당당하게 햇빛 속으로 걸어 나오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이경옥 작가는 2018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두번 째 짝>으로 등단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4.01.17 17:52

"한국문단의 큰 별"… 2024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상식 개최

‘2024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이 16일 오후 3시 전북일보사 7층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올해 신춘문예 당선 주인공인 최형만(시·55·경남 창원) 김서연(수필·62·전북 김제) 신가람(소설·34·전북 전주) 정종균(동화·32·광주) 씨는 “오늘의 영광을 기억하며 감동적인 작품으로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심사를 맡은 김용택 시인, 문신 시인, 김병용 소설가, 김자연 아동문학가를 비롯해 전북일보 서창훈 회장, 윤석정 사장, 백성일 부사장, 김은정 이사와 소재호 전북예총 회장, 김영 전북문인협회장, 최기우 전북작가회의 부회장, 신명호 가천문화재단 기획조정실장, 전북일보 문우회 김근혜·최아현·박태건 작가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김용택 심사위원장은 심사위원을 대표한 심사 총평에서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다는 것은 굉장히 영광스럽고 기쁜 일이지만,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뜻을 내포하기도 한다”라며 “그러므로 여러분들은 스스로 공부하며 세계의 언어에 도달해야 한다는 각오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그는 “많은 축복 속에서 출발하게 된 여러분들이 끊임없는 창작을 통해 우리 문학은 물론 세계 문학의 주목을 받는 작가로 성장하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서창훈 전북일보 회장은 “예년에 비해 올해는 1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에서 작품을 응모했고, 특히 10대와 20대 청년층 응모작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도덕성과 염치가 실종된 정치 상황에 염증을 느낀 젊은 세대들이 에너지를 문예 쪽으로 돌린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당선자 모두 문인으로서 큰 빛이 되길 바라고 찬란하게 성장해 나가길 응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소재호 전북예총 회장은 축사를 통해 “신춘문예는 당선 된 사람이나, 안 된 사람이나 항상 우러러 보는 별과 같은 존재로서 영광스러운 것”이라며 “선별되고 선발된 꼭지점의 영광으로 당선자 모두 축하한다”고 말했다. 김영 전북문인협회장도 “한국문단이 오늘을 기점으로 또 하나의 신기원을 세우길 바란다”며 “오늘 이후로 여러분들이 쓰는 글에 시대정신이 반영되고 사람 사이의 따스함이 스며들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4.01.16 18:15

[2024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상식] "오늘을 밑거름으로 글쓰기에 전념 다할 것"

‘2024 전북일보 신춘문예’의 주인공들과 한국 문단의 새로운 얼굴을 축하하는 중견·원로 문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16일 전북일보사 7층 회의실에서 열린 ‘2024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에서 최형만(시·55·경남 창원), 김서연(수필·62·전북 김제), 신가람(소설·34·전북 전주), 정종균(동화·32·광주광역시) 씨는 새로운 출발선에 한국문단의 큰 빛이 될 것을 다짐했다. 시 부문 당선자 최형만 씨는 “글쓰기를 남들보다 늦게 시작해 남보다 더 많이 써야 했고 많이 생각해야 해 조바심도 많이 났었다”며 “그러던 중 글 쓰는 이의 로망이라는 '신춘문예' 시상식에 서 보니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를 정도로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만약 올해 당선 소식을 전해받지 못했다면 앞으로 글쓰기가 너무 힘들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한다”며 “한국문단의 큰 별이 되겠다고는 약속할 수는 없지만, 전북일보 출신으로서 부끄럽지 않은 작가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수필 부문 당선자 김서연 씨는 “앞서 수상소감을 전해 준 최형만 작가보다 더욱 늦은 나이에 비로소 등단 소식을 접하게 되어 영광스럽다”며 “항상 움츠려 있던 저를 이 자리에 세워주신 전북일보를 더욱 사랑하게 될 것 같다”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당선작을 읽고 잔잔한 감동을 남겼다고 평가해 주신 백가흠 심사위원의 심사평 속의 당부대로 앞으로도 감동적인 글을 쓰겠다”고 약속했다. 소설 부문 당선자 신가람 씨는 “사실 평생 등단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해왔지만, 기적같은 일이 벌어진 것 같다”며 “글을 더욱 잘 쓰라는 의미로 생각하고 지금처럼 꾸준히 작품을 써 보답하겠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가람 이병기 시인의 호를 따 이름을 지어주신 아버지와 문학적 감성을 물려주신 어머니, 곁에 든든하게 내조해 주는 아내에게 이 영광을 돌리고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동화 부문 당선자 정종균 씨는 “저는 어린시절부터 책과 함께 있었고, 수많은 이야기 속에서 성장했다”며 “앞으로 제가 쓴 이야기가 어딘가에 있을 어린아이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문화의 선순환을 믿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성공한 모든 예술가에게는 훌륭한 후원자가 있었다”며 “문학을 선택한 아들의 앞날을 지지해 준 아버지께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4.01.16 18:15

전북예총 회장 선거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나

제25대 전북예총 회장 선거가 흙탕물 싸움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최무연 전북예총 회장선거 후보자는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전북예총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염광옥)의 도 넘은 월권행위와 직무 유기에 대해 강력히 비판했다. 최무연 후보는 “전북예총 선관위가 임원 선거 규정을 준수하지 않고 있다”라며 “선거 공정성을 지켜내지 못한 선관위를 사법당국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최 후보는 선관위가 회장 후보로 등록한 상대 후보의 서류에 하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관위는 “판단할 사항이 아니다”라며 문제를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임원 선거관리 규정 3장 15조 가 항에 ‘회장에 입후보하고자 하는 자는 소속 단체에서 5년 이상 활동한 정회원으로’ 라고 명시되어 있음에도 이 같은 항목을 적용하지 않고 후보 등록을 마친 상황”이라며 “후보자들의 서류 하자가 확인되는 상황에서 바로 선거운동에 임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관위는 만약 후보자 서류에 하자가 발견되면 자료를 제공할 테니 알아서 법적으로 대응하라는 등의 성의 없는 태도를 보인다"라며 "현재 전북예총 선관위의 권한 회피와 직무 유기에 분노하며 선거사무요원도 4명이나 교체된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전북예총 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 규정에 맞게 원칙대로 진행하고 있다”며 “(최 후보가) 문제로 제기한 부분에 관해서도 확인 요청에 들어가서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제25대 전북예총 회장 선거는 오는 19일 오후 3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치러진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4.01.16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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