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11-11 03:01 (Tue)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최명희문학관의 어린이손글씨마당] 5. 외할아버지의 창고

△글제목: 외할아버지의 창고 △글쓴이: 김별해 (전주한들초등학교 6학년) 외갓집에 간다. 효자동에서 50분 정도 차를 타고 가다 보면 멀리 바다가 보이고 산이 나오고 논밭이 이어지고 주황과 파란 지붕들이 보이면 도착했다는 신호다. 외갓집 동네는 사계절 공기와 온도, 색깔이 싹 달라진다. 연둣빛의 봄과 초록색 요란한 매미 소리와 함께 오는 여름과 가을 무렵 붉은색과 고동색으로 물들어가는 산과 들판이 예쁘다. 그리고 마을이 눈에 뒤덮여 하얀 요새처럼 보이는 겨울. 겨울방학 언젠가 며칠 동안 폭설이 쏟아져 외갓집에 갇힌 적이 있다. 영원히 전주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아 벌벌 떨었다. 이처럼 우리 외갓집은 흥미진진하다. 특히, 외갓집 마당과 창고에는 신기한 것이 많다. 감나무와 대추나무에서 내 주먹만 한 열매가 익어가고 문 바로 뒤 통로에 넣어 놓은 고추도 빨갛게 말라가고 있다. 창고 안에는 사다리, 농기구, 곡식 자루, 양파와 마늘 등등 별게 다 있다. 또 할아버지 트럭과 트랙터가 조금씩 칠이 벗겨지고 녹슬어가고 있다. 엄마는 고장 나고 방치된 할아버지의 물건들을 보며 속상해하신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도 기계들처럼 병도 생기고 많이 늙으셨기 때문이다. 할아버지는 암 수술을 하셨고 외할머니는 천식이 심해지셨다. 큰 병원으로 가야 하지만 공기 좋은 곳이 천식에 좋기 때문에 이사 갈 수는 없다고 한다. 그렇다고 외갓집이 아예 시골은 아니다. 작은 마트가 있고 어린이집, 경찰서도 있다. 마을 정중앙에는 커다란 석상이 있고 주변에는 중국집이 있는데 항상 큰 개가 어슬렁거린다. 외갓집에 가면 대부분 이모들과 삼촌도 계신다. 며칠은 재밌다. 할아버지 방 러닝머신도 하고 엄마가 다녔다는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사촌들과 축구를 한 뒤 동네를 돌아다닌다. 엄마가 안 계시니 TV도 맘대로 볼 수 있고 숙제를 살짝 안 해도 된다. 그러나 나는 도시병 환자인가? 하루 이틀 지나면 심심하고 지루해진다. 다리를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동그란 식탁에 앉아 옥수수, 고구마, 감자를 며칠 먹으면 햄버거나 피자가 생각난다. 배부르다고 안 먹는다고 해 봤자 할머니는 ‘키 커야 한다, 살이 쪄야 한다.’라고 하시며 내 말을 무시한다. 하루하루 지날수록 전주로 돌아가고 싶어진다. 내 또래 친구도 없고 백화점도 없고 피시방도 없고 레스토랑도 없어서 용돈을 꽤 많이 주시지만, 쓸데가 없다. 그러나 전주로 돌아오면 이상하게 또 외갓집이 가고 싶다. 할머니가 해주시는 밥도 맛있고 건물이 없어 사방이 툭 터져있는 동네를 뛰어다니면 깨끗한 공기가 내 몸에 차오르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외갓집에 가면 오래 있었는데 점점 가는 횟수도 줄고 시간도 짧아진다. 아쉽게도 중학교에 입학하는 내년부터는 학원 때문에 자주 못 갈 수도 있겠다. 올해도 외갓집에 왔다.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나를 안아주시며 엄청 반가워하셨다. 기분이 좋아진다. 종종 내가 좋아하는 갈비도 해주시고 맛있는 음식을 많이 해주셨다. 마당에서 형과 공놀이를 했다. 형이 너무 세게 차는 바람에 담장을 넘어 옆집 마당으로 들어갔다. 함부로 남의 집에 들어갈 수 없어 안절부절못하는데 형이 살금살금 들어가서 공을 빼 왔다. 우리는 공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사방이 탁 트인 공원에 형과 나 둘뿐이어서 우리 공차는 소리와 웃음소리가 너무 크게 들렸다. 멀리 들판이 보이고 하늘에는 두루미와 학이 날아다닌다. 고등학생 형은 할아버지 농사일을 도와준다. 나는 어리다고 시켜주지 않지만 한 번쯤 할아버지를 도와드리고 싶다. 예전에는 외할아버지 마당이 엄청 넓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요즘 할아버지 마당은 비좁고 담장은 키가 점점 낮아지고 있는 느낌이다. 어른들이 요즘 할머니와 할아버지 걱정을 많이 하신다. 나 또한 걱정이 많이 된다. 언제 가도 반가워하시며 사랑을 듬뿍 주시는 두 분이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셨으면 좋겠다. 건강해지셔서 할아버지와 함께 들판으로 활기차게 걸어 나왔으면 좋겠다. ※ 이 글은 2022년 전북일보사·최명희문학관·혼불기념사업회가 주최·주관한 <제16회 대한민국 초등학생 손글씨 공모전> 수상작품입니다. 제17회 공모전은 4월 25일부터 9월 17일까지 작품을 모집합니다. 문의 최명희문학관(063-284-0570)

  • 문화일반
  • 기고
  • 2023.02.24 10:17

전북문화관광재단, 때늦은 신년인사회 '뒷말 무성'

“구정, 신정이 훨씬 지났는데 3월을 앞두고 무슨 새해 덕담을 나눈다고 신년인사회를 하는지 당황스럽네요.” 전북문화관광재단(대표 이경윤, 이하 재단)은 2023년 계묘년 새해를 맞아 문화예술인과 관광 단체 및 기업인 200여명을 대상으로 ‘신년인사회’를 개최한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신년인사회는 오는 27일 오전 10시 30분 전주 라한호텔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 2016년에 재단이 출범한 이후 7년 동안 신년인사회는 이번에 처음으로 개최하는 행사인데 지난 16일부터 문화예술인과 관광 단체 및 기업인들에게 초청장이 발송된 뒤 뒷말이 무성하다. 지역에서는 일반적으로 신년인사회를 정치계나 경제계에서 열어왔는데 문화계에서 마련한 신년인사회는 이례적인 일로 여겨진다. 재단 측은 신년인사회에 대해 전북 문화관광의 미래를 위한 행사로 문화예술과 관광업계 종사자들이 모여 신년 덕담과 함께 네트워킹을 도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초청장을 받아든 당사자들은 “이전에 없던 신년인사회가 갑자기 열린다고 하니 낯설다”면서 당황한 기색을 보이고 있다. 재단은 지난 2019년 문화예술 기관 및 단체 관계자와 도민 등 1000여명을 초청해 ‘전북 문화예술인의 밤’ 행사를 열었다. 당시엔 전북대삼성문화회관에서 대공연장을 빌려 제1회 전북 예술대상 시상식과 뮤지컬 공연 등을 진행했는데 중단되고 사라졌다. 이 때문에 올해 신년인사회도 일회성 행사에 그칠 수 있을 것이란 회의적인 시각이 있다. 또한 행사에 도지사와 도의원이 참석할 예정인데 정치인의 낯내기 장소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재단 측은 이번 신년인사회에 2000만원의 예산을 들였는데 문화행사로 장애인 예술가의 축하 공연을 제외하곤 도지사 신년사와 주요 내빈의 덕담, 기념 촬영, 오찬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북 문화예술인과 관광업계 종사자들 가운데 일부는 불참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아울러 신년인사회 예산으로 차라리 코로나19 이후 열악한 현실에 처한 문화예술계와 관광업계를 지원할 방안을 찾았어야 한다는 비판도 있다. 지역의 한 예술인은 “신년인사회를 하기엔 시기적으로 늦었고 지역 현안을 좀 더 깊이 있게 다루는 포럼이나 세미나를 기획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내 관광업계 대표는 “근래에 들어 청와대 출신 대표와 정치인 출신 사무처장으로 바뀌더니 너무 겉치레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재단은 타지역 출신의 이경윤 대표를 비롯해 최영규 전 도의원이 사무처장으로 있다. 구혜경 재단 홍보팀장은 “신년인사회를 개최하기엔 때가 늦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며 “일회성이 아닌 문화예술인과 관광업계 종사자의 네트워킹을 위한 행사를 지속적으로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영호
  • 2023.02.23 18:01

영호남수필문학협회 ‘제3회 찾아주는 완산벌문학상’ 양규창 혼불문학관장

영호남수필문학협회 전북지부(회장 김정길)는 ‘제3회 찾아주는 완산벌 문학상’ 수상자로 양규창 혼불문학관장을, ‘제6회 완산벌 문학상 수상자로는 신팔복, 김금례 수필가를 선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제3회 찾아주는 완산벌문학상’ 수상자인 양규창 관장은 종합문예지 <문예사조>로 등단했으며 저서는 <그리움의 오선지에 슬픔이 연주되면> 등 다수가 있다. ‘제6회 완산벌문학상’ 수상자인 신팔복 수필가는 종합문예지 <대한문학>의 수필과 시로 등단했으며 저서 <마이산의 메아리> 등이 있다. ‘제6회 완산벌문학상’ 수상자인 김금례 수필가는 종합문예지 <수필시대>로 등단했으며 저서 <꿈의 날개를 달고> 등이 있다. 김 회장은 “예향의 고장이자 수필문학의 요람인 전북의 문화 융성과 전통문화를 재창출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며 “회원들의 우수한 창작 활동과 도민들의 정서 함양을 위해 노력하고 동서화합을 위한 영호남 문학교류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제6회 완산벌문학상 시상식은 오는 3월 25일 오후 3시 전주 백송회관에서 정기총회와 함께 진행된다. 이날 김영 전북문학관장이 ‘수필이 지향하는 세계’란 주제로 회원들을 대상으로 문학강연도 있을 예정이다.

  • 문학·출판
  • 김영호
  • 2023.02.23 18:00

전주국제영화제, 제15회 전주프로젝트 선정작 공개

전주국제영화제(공동집행위원장 민성욱·정준호)가 23일 ‘제15회 전주프로젝트’ 선정작을 공개했다. 다양한 한국영화 콘텐츠를 발굴·육성하기 위한 ‘전주랩’에 선정된 프로젝트들은 ‘영상콘텐츠프로젝트’ 8편과 ‘전주숏프로젝트’ 2편 등 10편이다. 김태진 감독의 <AMOS>, 문혜인 감독의 <삼희: The Adventure of 3 Joys>, 강지원 감독의 <정원>, 조윤선 감독의 <터치>, 조은솔 감독의 <고개 숙인 신부>, 허철녕 감독의 <기계의 나라에서>, 임대청 감독의 <레드 다이어리>, 이산하 감독의 <손님노동자>, 김태휘 감독의 <서리다>, 이명륜 감독의 <식물>이다. 국내·외 장편 극영화·다큐멘터리 프로젝트인 ‘전주시네마프로젝트: 넥스트에디션’은 국내 4편, 해외 4편의 프로젝트들이 선정됐다. 국내 프로젝트 4편은 문창용 감독의 <나디아>, 선호빈 감독의 <돈 다큐>, 강유가람 감독의 <럭키, 아파트>, 고봉수·노경근 감독의 <슬랩뱅뱅>이다. 해외 프로젝트 4편은 카사스 감독의 <Krakatoa>, 부라크 체빅 감독의 <Nothing in Its Place>, 에두아르도 윌리엄스 감독의 <The Human Surge 3>, 마 설 감독의 <가인 Alcestis>이다. 한국 독립예술 영화의 국내·외 배급 지원을 목적으로 신설된 ‘워크인프로그레스’는 장르 구분 없이 총 3편의 작품을 선정했는데 김태양 감독의 <미망>, 박정미 감독의 <담요를 입은 사람>, 양주연 감독의 <양양>이다. SJM문화재단과 전주영화제가 운영하는 한국 다큐멘터리 편집 교육 프로그램인 ‘K-DOC CLASS’는 김현빈 감독의 <동그랗고 뾰족한>, 김종관 감독의 <위선의 불꽃> 등 2편이 선정됐다. 이번 전주프로젝트 행사는 올해 전주영화제 기간인 30일부터 5월 2일까지 진행된다.

  • 영화·연극
  • 김영호
  • 2023.02.23 18:00

전주출신 오세나 작가, ‘2023 나미콩쿠르, 남이섬국제그림책일러스트레이션 공모전’서 은상 수상

‘2023 나미콩쿠르, 남이건국제그림책일러스트레이션 공모전’에서 오세나 작가가 은상을 수상했다. 오 작가는 이번 공모전에서 ‘테트릭스’라는 작품을 선보였다. 작가는 “테트릭스는 최근 제가 출간한 그림책의 이름으로 이번에 제출한 작품 역시 실제로 작품에 실린 삽화이다”며 “작품명은 테트리스와 매트릭스라는 단어를 조합한 단어로 테트리스 게임처럼 책장을 넘기고 생명이 내리며 쌓이는 모습을 그리며 문명 속 파괴되고 있는 자연에 대해 표현했다”며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평소 공모전에 대해 관심이 많아 별다른 욕심 없이 지원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큰 상을 받아 기쁘다”며 “아시아계 작가들이 많이 응모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한국인 중 가장 높은 상을 받아 뿌듯하다. 많은 사람이 그림책은 어린이들만 읽는 책이라는 편견을 갖고 있는데 열심히 활동해 많은 이의 편견을 깨는 작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수상작들은 오는 3월 이탈리아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에서 전 세계의 아티스트와 그림책 관계자들에게 소개된다. 또 오는 5월 열리는 남이섬세계책나라축제에서도 나미콩쿠르 수상작 전시와 체험 등 수상 작품을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지난 2013년부터 시작된 나미콩쿠르는 좋은 어린이책을 창작하는 아티스트들에게 창작과 발표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공모전으로 전 세계의 아티스트들을 대상으로 한다. 또 자신의 작품세계를 알릴 기회를 제공하고 세계 각국의 일러스트레이터들이 어린이 그림책의 새로운 세계를 개척하는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전주 출신인 오세나 작가는 전북대학교 미술대학 한국화를 전공해 개인전 등 활발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3.02.23 18:00

국립민속국악원 재개관 기념공연 ‘새날, 신명의 여정’

국립민속국악원이 청사 증축을 마치고 재개관을 기념해 전통 음악과 소리, 춤이 어우러진 예술 무대를 선사한다. 이번 공연은 25일 오후 3시 국립민속국악원 예원당에서 ‘새판, 신명의 여정’이란 주제로 국악연주단이 대거 출연해 다채로운 공연을 펼친다. 이날 첫 무대는 액운을 물리치고 복을 기원하는 ‘문굿과 비나리’로 막을 연다. ‘문굿’은 마을 농악대가 굿을 치러 마을에 들어가기 전 굿을 쳐도 되는지 마을 어른들에게 허락을 받기 위해 하는 굿이고 ‘비나리’는 일상생활에 해가 되는 액살(縊殺)을 물리치고 무사태평한 삶을 기원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이어 왕실의 번영과 나라의 태평성대를 기원하기 위해 왕 또는 왕비가 직접 춤을 춘다는 내용을 담은 ‘태평무(太平舞)’가 무대 위에 펼쳐진다. 명무 한성준의 계보를 잇는 한영숙류 ‘태평무’를 선보이는데 푸살, 봉등채, 터벌림 등의 장단에 단아한 발놀림, 섬세한 손놀림과 절제미로 내면의 우아함이 돋보이는 여성적인 춤사위를 보여준다. 또한 이번 기념공연에서 행운을 전하는 제비의 여정을 노래한 가야금병창 ‘제비노정기’, 단막 창극으로 ‘흥보가 중 박 타는 대목’, 민속음악의 진수를 보여주는 기악합주와 민요 등이 선보인다. 가야금 연주와 함께 진행되는 ‘제비노정기’는 흥보에게 은혜를 입은 제비가 강남에 갔다가 이듬해 봄 선물을 안고 다시 날아오는 여정을 주제로 음악적 구성이 잘 짜여 있는 흥보가의 눈대목으로 꼽힌다. 단막 창극 ‘흥보가 중 박 타는 대목’은 흥보가 제비로부터 선물 받은 박을 타서 금은보화를 얻어 기뻐한다는 내용의 무대를 펼친다. 기악합주 ‘사계절의 노래’는 고(故) 서용석 명인의 신민요 ‘꽃피는 새 동산’, ‘신 사철가’를 기반으로 새롭게 구성한 곡으로 중모리로 시작해 중중모리, 자진모리, 굿거리, 동살풀이, 엇모리 등 다양한 장단이 변화무쌍한 사계절의 모습을 표현한다. 끝으로 국립민속국악원 창극단이 민요 ‘액맥이타령’, ‘널뛰기’, ‘윷놀이’를 통해 관객들의 어깨춤을 들썩이게 하는 흥겨운 소리 마당을 진행한다. 국립민속국악원은 공연 당일 오후 2시부터 공연장 로비에서 관객들을 위한 전통차 시음행사를 운영하며 공연이 끝난 후 재개관 기념 떡과 ‘흥보가’ 기획음반을 무료로 증정한다. 왕기석 국립민속국악원 원장은 “그동안 협소했던 공연장 등을 증축함으로써 지역민과 관객들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이번 공연을 시작으로 코로나19로 침체된 문화예술계에 고품격 무대를 만들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 전시·공연
  • 김영호
  • 2023.02.23 17:59

한국전통문화전당-제주대 해양스포츠센터, 전통 놀이 문화 진흥 '맞손'

한국전통문화전당(이하 전당)과 제주대학교 해양스포츠센터(이하 센터)가 23일 한국전통문화전당 4층 세미나실에서 ‘전통 놀이 문화 진흥과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두 기관은 △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전통 놀이 문화 콘텐츠 제공·활용 △시설의 이용 및 편익 제공 △다양한 교류와 상호 간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사안에 대해 상호 협력을 약속했다. 특히 전당과 센터는 "양 기관의 협업을 통해 3년 뒤 2026년 ‘전통 놀이 국제 대회’를 개최하기 위해 다양한 논의를 펼칠 예정이다"며며 "국내는 물론 외국 전통 놀이 관련 단체와 기관들과도 업무 협약을 진행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현재 이들은 전통 놀이를 스포츠화하기 위한 20여 개 모델에 대한 개발을 완료했다. 뉴트로 스포츠로 상표를 등록한 상태이다. 또 향후 전당과 협업을 통해 자격연수 과정을 진행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한국전통문화전당 김도영 원장은 “전통 놀이 문화를 진흥시키고 확산하는데 해양스포츠센터와 손을 맞잡을 수 있어 천군만마를 얻은 듯하다”며 “센터와의 협업을 통해 전통 놀이를 스포츠화하고 연수 과정을 진행하는 등 체계화해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3.02.23 17:59

[김용호 정읍시립국악단 단장 전통문화바라보기] 개량한복 논란에 대한 소견 所見

현재 우리나라 많은 언론에서는 생활한복의 ‘일본풍’ 변질이란 논란으로 난상(亂想)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 그것은 전주의 한국전통문화전당에서 한복문화 진흥을 위해 만든 직원의 생활한복에 대한 왜색 의혹인데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에 지역의 전통예술가로서 의견을 토로(吐露)하고자 한다. 우선 한복과 개량한복에 관하여 이야기해 보자. 한복이 무엇이며 한복이 개량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패션에서 의미하는 한복의 정통성은 무엇일까? 자, 한번 허심탄회(虛心坦懷) 이야기해 보자. 한복은 우리 대한민국의 전통의상이다. 한복의 역사를 찾아보니 <한복은 한민족의 전통의상을 말한다. '한복'에 대하여 흔히 보통 ‘조선 후기’의 복식만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지만, 엄밀히 말해서 한복은 특정 시기의 특정 복식이 아닌 '한민족의 전통의상' 그 자체를 가리킨다>란 글을 보았다. 그렇다. 한복은 시대를 불문하고 역사와 전통이 함께한 한민족 고유의상이다. 우리의 한복은 시대에 맞는 변화를 포용하며 전승됐다. 즉 정체성을 갖고 재창조되었다는 사실이다. 전통음악 또한 그렇다. 수백 년 전 전통음악을 그대로 계승하지만, 한편으론 현대에 맞는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기도 한다. 의상도 마찬가지다.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국립국악원 창작악단과 국립국악관현악단에서 사용하고 있는 연주복을 살펴보면 <옷감이 검은색인데, 보통 한복은 밝은 모노톤을 사용한다. 전체적으로 어둡고 깃도 얇다 보니 일본 주방장 옷 같다>란 현 난상(亂想)의 내용처럼 검거나 어두운색이며 깃도 얇게 디자인하여 만들었다. 그러나 아무런 이견(異見)없이 국내외 연주 무대에서 활발히 연주복으로 사용하고 있다. 다만 생활복으로 만든 논란의 개량한복은 깃을 회색으로 연주복과 달리 어두운색을 사용했는데 아마도 그것은 1시간 남짓의 연주회를 위한 옷이기보다는 하루의 모든 일과를 입고 지내야 하는 생활한복의 배려 때문 아닐까? 또 다른 담론을 이야기하자면 국립국악관현악단의 한쪽에만 있는 얇은 외깃은 논란의 화제에서 어떠한 정체성으로 이해해야 할까? 한쪽 얇은 외깃이라 하여 국적이 없는 옷이라 논해야 하는지? 그것은 바로 디자이너의 고뇌와 열정이 담긴 결과물이다. 또한 <근무복의 옷깃 문양을 우리 전통방식으로 바꿔야 한다>란 이견도 있는데 경상북도립국악단에서는 벌써 10여 년 전 옷깃 문양에 사군자 중 하나를 넣어 창의 개량한복을 만들었고 독특한 연주복으로 도민에게 적극 다가선 사례도 있었다. 사군자는 우리나라에서만 쓰는 소재가 아니다. 문양도 마찬가지다. 한국전통문화전당의 로고가 독창적이라면 세계에 다가서는 우리 전통한복의 매개체로 창의적 쇄신을 함께 할 수 있다. 단, 그 속에는 <대한민국의 얼>이라는 정체성이 들어가야 한다. 지역의 재단인 한국전통문화전당은 우리나라 전통문화의 선도적 역할을 하는 단체이다. 재단의 가치(Value)를 살펴보았더니 육성, 창의, 확산이었다. 육성이란 전통문화콘텐츠 활용을 통한 산업화요, 창의는 전통문화재창조를 통한 거점화, 확산은 한국 전통문화의 세계화였다. 거점화와 세계화에는 현재처럼 아픔도 있을 것이요 애환도 많을 것이다. 지역의 전통문화에 대한 도전과 패기는 대한민국의 문화 중심을 위한 과정이다. 잊지 말자. 지역 문화의 정체성은 대한민국을 이루는 문화의 근본이 된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3.02.23 17:58

이희숙 시인, 첫 시집 ‘느 아버지 부탁혀’ 출간

“근게 나를 중매헌 사람은// 저 아래 방죽 옆, 마산댁이여// 마산댁이 친정집을 왔다 갔다 험서// 욕심을 낸 것이지// 우리 신랑이// 마산으로만 장가간다고 떼를 썼다네// 인연이 될라고 그렸지” (시 ‘열아홉에 시집왔어’ 중에서) 한 남성의 아내이자 자녀의 어머니로서 삶의 무게를 무던하게 견뎌냈던 한 여성이 있다. 그런 그에게는 남모를 아픔과 또 다른 이면에 애달픈 감정이 스며있어 말도 못할 사연도 많다. 이희숙 시인이 문단에 첫 시집 ‘느 아버지 부탁혀’(인간과문학사)를 펴냈다. 그는 2년 전 세상을 떠난 어머니에게 헌정하는 마음으로 정성껏 한자씩 적어 내려간 시를 70편 넘게 모아 시집으로 만들었다. 시인은 시집 첫머리에 생전 어머니의 육성을 생생하게 담아내 한편의 시로 남겼다. “용이 돼지헌티 시집왔당게// 예날 옛적/ 열아홉 살 용이/ 스물네 살 돼지헌티/ 시집왔당게// 용/ 내 이름은 박성규고/ 나이는 아흔네 살 할미여// 내 이야기를 쭉 써내려간 이는/ 우리 막내딸여// 막내딸이/ 몰래/ 내 맘속으로/ 들어와 버렸당게” 오래 전부터 어머니의 일상과 어머니의 속내를 기록한 것을 어머니 어투인 전라도 사투리로 시에 담아냈다. 그러다보니 시를 낭독하다 보면 토속적인 분위기를 물씬 흠미할 수 있다. 시인은 자신의 어머니에 대한 일생을 대화체로 생전에 나눈 이야기와 추억들을 시로 표현했다. 시를 읽다 보면 시인의 어머니가 시집온 이후부터 세상을 떠나기까지 오랜 세월 나무의 나이테마냥 켜켜이 쌓인 삶의 순간순간이 책장 앞에 풍경처럼 그려진다. 시집의 제목은 임종을 앞두고 시인의 어머니가 자녀들에게 남긴 유언을 그대로 옮겨 적은 것이다. “눈을 떠 보니/ 온 식구가 다 모였네// 느 아버지 부탁혀// 딸막거리는 어미 입에/ 귀를 대던 큰아들이// 얼굴을 묻고 울어싸// 흑흑, 어머니, 걱정마셔요// 인제 되었다// 인제 눈감어도// 원이 없고만”(시 ‘느 아버지 부탁혀’ 중에서) 시를 차분히 되새기다 보면 애달픈 이별의 아픔을 노래해 읽다 보면 어느덧 눈시울이 붉어진다. 시인은 김제 출신으로 우석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에서 문학을 공부했으며 교사로 재직했다. 2019년 한국여성문학대전 효 부문 동화 <할머니의 검은 봉지>로 최우수상을 받았다. 저서로 그림동화 <꽃파리>, 공저 <효자 장개남 이야기>, <효자동 도담이>, <춤추는 해바라기>, <하영이의 낙서> 등이 있다. 현재 전북아동문학회, 전북작가회의, 한국아동문학인협회 회원과 동화마중 편집위원 등으로 활동 중이다.

  • 문학·출판
  • 김영호
  • 2023.02.22 17:45

김한창 몽골, '유목민의 딸' 소설집 펴내

김한창 작가가 몽골에 대한 집요한 도전정신과 창작의욕에서 비롯한 <몽골, 유목민의 딸>(바밀리온)을 펴냈다. 책은 몽골어와 한국어가 동시에 실린 한국어 번역판으로 ‘흑화’, ‘유목민의 딸, 사라나’, ‘나랑토야’, ‘영원한 새끼돼지’, ‘황금갑옷’, ‘목요일 처음 핀 꽃’ 등 총 6장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 작품은 몽골의 옛 역사와 문화, 종교와 신앙을 과거와 현재를 포함해 몽골의 색상과 리듬을 함축해 형상화한 작품집이다. 특히 몽골 유목민의 생활상과 함께 몽골이 소련의 위성국가로 표변돼 공산주의 집단화 정책으로 모든 가축과 재산을 빼앗긴 유목민들의 애환과 꿈을 다루고 있다. 몽골의 강벌드, 서닝바야르 시인은 “여기 몽골인들을 이야기한 소설책이 여러분 손에 있다”며 “많은 문인이 몽골을 찾지만 이처럼 강한 작가정신을 가지고 몽골인의 삶에 대해 깊게 파고들어 글을 쓴 사람은 드물다. 이 책은 한국과 몽골 민족의 역사와 풍습, 예술과 문학을 소개하는 문화 대사로 문화교류의 징검다리가 된 작가의 다른 작품을 기다린다”고 평가했다. 한편 김한창 작가는 지난 2010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1차 몽골 문학 레지던스 소설작가로 선정돼, 몽골 울란바토르대학 연구교수로 파견돼 한국문학 특강과 소설을 강의했다. 또 집필활동으로 몽골을 연구하며 몽골 암각화를 주제로 장편소설 ‘솔롤고’를 발표하고 13세기부터 21세기까지 몽골 역사 바탕의 소설집 ‘사슴 돌’을 펴냈다. 현재 몽골 문학 연맹회원임과 동시에 몽골 울란바토르대학 종신 객원교수로 몽골 문학연맹 90주년 기념문학 훈장을 받았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3.02.22 17:45

[도전하니 청춘이다]  송권 전주시 여의동 마을술사

지역 소멸 시대로 접어들면서 인구가 팽창하는 서울·수도권과 달리 지방은 계속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사람들이 대도시로 직장을 찾거나 가족을 따라서 둥지를 옮기자 지방 곳곳에는 빈집이 하나 둘 늘어나는 중이다. 최근 통계청에서 발표한 ‘전국 시·도별 장래 인구추계’를 들여다 보면 전북의 인구는 지난해 말 기준 176만 명에서 2050년에는 149만 명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람이 떠난 자리엔 고향의 문화와 역사가 그대로 존재하지만 이를 제대로 기억하고 후대에 기록으로 남길 이는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런 상황 속에 전주지역에서는 마을을 기록하고 해설하며 마을의 발전을 제안하는 역할에 앞장서는 ‘마을술사’가 있다.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시니어로 최근 새로운 삶의 원동력을 마을술사에서 찾았다는 송권(73) 씨를 만나봤다. 송씨는 무기력한 생활이 싫어 본업인 농사일과 함께 재미난 일이 하고 싶어 마을술사를 맡기 시작한지도 벌써 3년째가 됐다. 마을술사는 전주지역에서 각자 맡은 마을의 조사 보고서를 제작하고 초·중등 교원과 학생 등을 대상으로 마을여행을 운영하거나 마을 홍보 콘텐츠 발굴에 참여하고 있다. 전주시 여의동에서 태어나 한 번도 고향을 떠나본 적이 없던 그는 학창시절 역사 과목을 무척이나 좋아했던 학생이었다. 여의동 마을술사인 송씨는 “어렸을 때부터 역사에 관심이 많았고 살고 있는 지역 유래에 대해 흥미를 가지고 있었다”며 “젊은 시절엔 먹고 살기 바쁘다 보니 포도 농사란 생업에 쫓겨 앞만 보고 달려왔다”고 말했다. 현재 그는 다른 직장과 달리 건강만 허락된다면 정년퇴직이 없는 포도 농사일을 아내와 병행하고 있지만 본업 못지않게 마을술사 일을 제2의 직업처럼 여기고 있다. 송씨는 “지금 아들 2명을 두고 있는데 모두 타지에 머물러 있어 젊은 시절보단 여유가 생겼다”며 “마을술사를 맡고 나서 매일 공부하는 삶이 보람도 있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그가 머릿속에만 관심으로 두던 역사 공부에 본격적으로 눈을 뜨게 된 계기는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라디오 방송에서 우연히 전주문화원에서 진행하는 역사 강의 소식을 듣고 무작정 아내와 손잡고 찾아간 것이 첫걸음이 됐다. 송씨는 “전주문화원에서 서승 전 원장을 만났고 지금까지 나종우 원장과 김진돈 사무국장과 교류하며 역사를 다시 배우고 재미난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역사 교육을 통해서 마을술사로 활동한 뒤 마을 자원을 조사하거나 선정하고 직접 마을여행 코스를 개발하는데 큰 도움을 주는 자양분이 됐다”고 밝혔다. 그의 역사 공부는 옛 동산동이란 명칭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지역의 정서와 특성을 반영한 ‘여의동’이란 새 옷을 입게 된 역사의 시작에 기여한 토대가 됐다. 동산동은 1907년 전범 기업인 미쓰비시 기업 창업자의 장남 이와사키 하시야(岩崎久彌)가 자신의 아버지 호인 '동산(東山)'을 따서 창설한 동산 농사주식회사 전주지점이 위치했다는 것에서 유래했다. 시는 2019년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동산동의 명칭 변경을 추진했고 송씨는 명칭변경추진위원회와 함께 시민들이 제안한 36개 명칭 중 가장 많은 사람이 응모한 여의동과 쪽구름동에 대해 검토하고 부르기 쉬운 명칭인 ‘여의동’으로 선정하는데 목소리를 냈다. 송씨는 “여의동은 '뜻을 이뤄주고 용(龍)이 여의주를 물고 승천한다'는 포괄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며 “역사를 공부하며 지역 유래를 알아가다 보니 여의동 일대에 덕룡·구룡·발용·용암·용정 등 유난히 용과 관련된 마을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일제 잔재를 청산하고 지역의 특색과 자긍심을 높이는 새로운 이름인 ‘여의동’을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어 다행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송씨는 여의동에서 마을술사 외에도 전주서원시니어클럽에서는 우리동네 역사문화재알리미로 활동하고 있으며 전주문화원 감사 등 직책도 많아 명함과 신분증을 항상 지니고 다닌다. 또한 그는 역사를 알면 알수록 서예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그래서 옛 동산동(현재 여의동) 주민센터에서 운영 중인 서예교실의 회장 역할을 맡아 수강생들과 묵향 가득한 서예 작품 전시회를 펼치기도 했다. 여의동 서예교실 수업은 코로나19 이전부터 자리가 부족했고 대기 인원까지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은 활동이다, 송씨는 “서예교실을 찾는 주민들은 거의 농사꾼들이지만 서예의 꿈을 펼치기 위해 저 먼 조촌동에서 여의동 주민센터를 찾고 있다”며 “고물가 시대에 회비 2만 원으로 운영하기엔 빠듯하지만 과거에 비하면 많이 좋아졌고 서예교실 수강생의 평균 나이도 75세로 가장 나이가 어린 회원은 60대 초반에서 많게는 89세로 다양하게 구성돼있다”고 말했다. 그가 회장을 역임한 서예교실은 서명숙 강사의 지도로 전국 규모의 서예대회에서 입상하는 등 개인마다 개성과 실력을 겸비한 필력을 자랑하고 있다.  그런 그가 요즘 집처럼 자주 드나드는 곳이 또 있다. 전주 팔복동에 위치한 팔과정이다. 팔과정은 광해군 시절 전주 팔복동 반룡리에 학문이 뛰어나 진사에 합격한 국포(菊圃) 송사심(宋士深, 1584~1625)이 반룡서숙을 개설해 후진양성에 뛰어난 공적을 남겨 그의 문하에서 문과 급제자가 8명이나 배출된 것을 기념하고자 정자를 만들어 이름을 지었다고 전해진다. 송씨는 “옛 할아버지 때부터 400년 넘게 살고 전주를 떠나지 않고 살고 있다”며 “고향을 지키고 싶은 마음도 있고 이 지역에 살았던 선조들은 어떤 사람들이 있었고 어떻게 살았는지 마을술사와 역사문화알리미로 활동하며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경우처럼 인구 구조가 고령화 돼 있는 전북지역의 경우 젊은 층이 점차 타지로 유출되는 상황 속에 터전을 지키는 시니어의 역할도 중요해지고 활동 범위도 그만큼 넓어지고 있는 추세다. 이에 대해 송씨는 “시니어들이 도전을 두려워하거나 나이에 연연해 사회 활동이 결코 위축되면 안 된다”며 “평소 관심 있는 분야에 매진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 활력소가 생기기 마련이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나이가 들면 여생이 얼마나 되나 생각하기 마련인데 아름답게 삶을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언제나 청춘이고 얼마든지 도전하면 된다는 자신감이 필요하다”며 “노인정에서 100원짜리 고스톱을 치고 재미없게 노년을 보내는 것보다 마을술사를 하면서 말동무를 사귀면 날마다 새롭고 재미있다”고 덧붙였다.

  • 문화일반
  • 김영호
  • 2023.02.22 16:32

전북연구원, 전북학 연구 제7집 발간

전북연구원 전북학연구센터가 최근 <전북학연구 제7집>을 발간했다. 전북학연구는 전북을 주제로 전북 발전동력이 되는 다양한 연구와 논의를 통해 학문적 논의와 도정발전의 신선한 담론을 형성하기 위해 발간하는 전문학술지이다. 역사,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언어, 문학, 예술 등을 포함한 전북 지역의 총체적인 학제 간 연구를 지향하고 있다. 특히 이번 학술지에서는 전북발전의 신동력으로 평가되는 새만금의 트라이포트(Tri-Port) 체계와 관련해 역사, 사회경제, 물류체계 등 다양한 접근을 통한 연구 3편과 ‘광복 후 익산지역의 미 군정 활동’ (근현대사), ‘고창 봉덕리고분군 축조세력의 성장과 쇠퇴’ (고대사), ‘황윤석의 해동이적 <보>의 편술 양상과 의미’ (고전문학), ‘전주한옥마을 전통문화 진정성 만들기’ (지역문화콘텐츠) 등 전북지역을 주제로 한 7개의 연구성과가 기록돼있다. 또 전북학연구센터의 연구 지원을 통해 발간된 ‘전북학총서’의 서평 2건(조선의 보고-전라북도 발전사‘임경택’, 동북아 문물교류의 허브 전북‘곽장근’ 서평)을 실으며 도민들이 전북지역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저변을 마련했다. 한편 전북학연구센터는 전북도 출연금을 바탕으로 지난 2019년 5월 개소한 전북연구원산하 연구기관이다. 전북의 유구한 역사와 독창적인 문화를 발굴·보존·발전시켜 전북만이 가지는 고유의 정체성을 확립해 국외지역과 교류·협력을 통해 전북의 보편적 가치를 전파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3.02.22 16:31

최명희문학관, ‘소살소살 혼불 톺아보기2’ 진행

“세심하게 다듬은 문장들이 전하는 우리 민족의 흥미진진한 삶과 따뜻한 기운을 느껴보세요!” 혼불기념사업회와 최명희문학관이 ‘소살소살 혼불 톺아보기2’ 참가자를 모집한다. 소설 <혼불>은 어둡고 암울한 1930년대 남원·전주와 만주를 배경으로 해 국권을 잃었지만 여전히 조선시대 말 정신 구조와 문화를 지탱한 이중적인 시대에 처참하게 부서지고 상처받고 뒤집히고 고뇌하며 한없이 몸부림치는 사람들의 삶을 그렸다. 10권 분량인 소설의 완독을 돕기 위해 해마다 이뤄지는 행사에서는 각 권의 특징을 주제로 강연을 듣고 참가자들이 작품을 함께 낭독하며 감상을 나누는 시간이 마련된다. 올해는 3월 2일부터 7월 6일까지 격주로 목요일 오전 10시부터 120분 동안 총 11회 강의와 체험이 준비됐다. 모두 10회에 걸친 강연에서는 이진숙 수필가의 주제별 강연 이외에도 작가의 취재 수첩 제목인 상서로운 빛·생각이 깃털처럼 나부낀다는 뜻을 지닌 ‘길광편우(吉光片羽)’에서 이름을 딴 ‘생각 수첩 만들기’, 작가가 생전 일기를 쓰듯 했다는 엽서·편지 쓰기 체험인 ‘1년 뒤 나에게 쓰는 편지’, 소설에서 마음에 닿은 문장으로 만드는 ‘꽃갈피 만들기’, 시조가 적혀있는 카드로 누가 시조를 더 많이 외우고 있는가를 겨루는 ‘가투놀이’ 등 다채로운 체험을 한다. 또한 오목대·한벽루·전주천 등 소설의 배경지인 전주한옥마을 일대를 둘러보는 혼불문학기행도 4월 27일에 이뤄진다. 지난해까지 14년 동안 프로그램을 통해 소설 완독에 성공한 수강생은 420여 명으로 이 중 우수 참가자에게 혼불 완독증과 전북 작가들의 도서를 선물한다. 이번 참가 신청은 26일까지 30명을 모집하며 접수를 희망할 경우 최명희문학관 홈페이지 내 공지사항에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면 된다. 최기우 최명희문학관 관장은 “혼불을 펼쳐 흔전만전한 언어의 잔치를 누리다 보면 오히려 독자 스스로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고 싶어진다”면서 “쓸쓸하고 마음 상하는 일이 유달리 많은 지금 소설 혼불을 함께 읽으며 마음 쓰이는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따뜻한 위로의 문장을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 문학·출판
  • 김영호
  • 2023.02.22 16:30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영주 작가- 이경옥 '집고양이 꼭지의 우연한 외출'

“사람들이 다 나쁜 것은 아니었어. 아프면 병원에 데려가고, 먹을 것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잖아. 그동안 꼭지를 보면서 세상에 가짜 고양이가 없다는 것도 알았어. 어디에 살든 고양이는 고양이야. 우린 모두 그냥 고양이야.”(집고양이 꼭지의 우연한 외출 중에서) 꼭지는 원래 아픈 상태로 버려진 고양이었다. 다행히 보호자가 생겨서 다 마련된 환경에 익숙해졌다. 꼭지가 바깥세상으로 나가게 된 계기는 길고양이 사월이의 한마디 때문이었다. “꽃구경 갈래?” 꽃구경은 처음은 아니다. 처음 혼자 나갔다. 꼭지는 딴 세상을 경험하게 된다. 엄마와 하람이 대신 꼭지 곁에는 호의적인 사월이, 경계하는 단비가 함께 한다. 집과 먹이를 그날그날 구해야 한다. 길고양이 방식을 따라야 한다. 꼭지는 그들과 소통의 통로를 찾아가는 여정을 걷는다. 우리는 흔히 집고양이와 길고양이로 분류한다. 보호와 비보호의 경계로 구분 짓는다. 다름으로 구분된다는 것이 곧 차별이다. 단비의 닫힌 문은 좀처럼 열지 않는 이유다. 차별로 받은 상처는 편견과 적개심을 낳는다. 자기 구역에 발을 딛지 못 하게 하는 네로 패거리의 공격. 꼭지는 맞섰다. 그런데도 네로 패거리를 절대 비난하지 않는 단비를 꼭지는 이해되지 않는다. 단비는 다름을 분명히 인정하는 고양이다. 길고양이를 보살피는 캣맘과 그를 무작정 비난하는 이들이 서로 맞서는 모습을 본다. 싫거나 좋거나 하는 다름을 인정하지 못해 충돌하곤 한다. 나는 유기견과 태어난 지 한 달 된 아이를 키웠다. 거기다 공사장에 묶여 지내던 아이를 또 입양했다. 그 아이에게 적응하는 데는 더 많은 인내가 필요했다. 보살핀다는 명목하에 ‘안돼’라는 말을 하루에도 수도 없이 하게 된다. 그 말은 매 순간 간섭이었다. 강아지들과 소통하기까지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뜬금없는 얘기지만 ‘쌀 떨어져 집에 먹을 것이 없으면 어떻게 할래?’ 물었을 때 바로 답이 있었다. ‘그러면 라면 끓여먹음 되지?’ 라는 물정 모르는 말. 경험 못 해 가진 편견은 큰 착각을 가져온다. 꼭지와 사월이 그리고 단비 사이는 편견을 벗고, 인정하면서 거리가 좁혀진다. 그리고 각자 자리로 돌아간다. 그들의 연결고리로 사월이의 아픈 새끼는 꼭지와 함께 살게 된다. 이 동화를 완성하기까지 많은 관찰한 흔적이 곳곳에서 보인다. 단순한 고양이 이야기가 아니다. 관계의 깊이를 느끼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알아갈 시간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자칫하면 오해와 편견을 만들기 쉽다. 그 타래를 풀려는 소통의 의미와 마주하게 만든다. 이경옥의 작가는 의인화 동화를 통해 사회를 유지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게 한다.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자세의 필요를 말해준다. 다른 사이에 소통을 위해선 이해와 배려, 인정 그리고 자신을 아는 것이 필요하다 전한다. “아니, 세상에 가짜는 없어. 살아가는 방법이 다를 뿐이야.” 틀린 것이 아닌 다를 뿐인 것, 묵직한 메시지를 전하는 동화를 소개한다. 김영주 작가는 2018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수필부문 당선. 2018년 동양일보 동화부문 신인문학상 수상했다. 2020년 장편동화 ‘레오와 레오 신부’ 출간. 2021년 청소년 소설 ‘가족이 되다’ 출간했다. 2023년 수필 오디오북 ‘구멍 난 영주 씨의 알바 보고서’ 출간하고, 현재 초등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글 놀이 중이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3.02.22 16:30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