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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문화예술계 수장 선출이 후보자의 능력이나 자질을 검증할 기회조차 없는 ‘깜깜이 선출’로 진행되고 있다. 도내 문화예술계에서는 수장 선출이 학연이나 지연 등이 강조된 ‘내 사람 심기’로 변질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전북도립미술관 현 관장의 임기가 오는 8월 31일까지로 후임 관장을 뽑기 위해 지난 11일부터 18일까지 후보자 모집 공모를 진행했다. 지난 6월 8일 대표이사 임기가 종료된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 역시 새 대표이사를 뽑기 위해 10일부터 19일까지 후보자 모집 공모를 실시했다. 이들 새 수장 선출과 관련한 업무는 전북도청과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 임원추천위원회가 각각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몇 명의 후보자가 공모했는지, 후보자가 어떤 경력을 갖고 있는지 등에 대해 일절 비공개로 일관하고 있어 새로 업무를 맡게 될 수장 면면은 베일에 가려져 있는 실정이다. 두 기관 모두 전북도청 산하로 전북도립미술관장 임명은 전북도지사 권한이며,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의 경우 재단 이사회가 권한을 갖고 있지만 이사장이 전북도지사로 돼 있어 사실상 도지사가 최종 결정 권한을 갖고 있는 형국이다. 두 기관은 새 수장 선출과 관련 후보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공개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부의 경우도 국무위원을 선출할 때 후보자를 내세우고 언론을 통해 국민이 이를 검증할 수 있도록 하는 융통성을 두고 있다. 더욱이 문화예술계 수장 임명은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모두 깜깜이로 진행, 도지사와 궤를 같이했던 ‘내 사람 심기’로 진행됐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었다. 도내 문화예술계에서는 수장 선출의 투명성을 높여 전문성을 갖춘 인사를 임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이 같은 인사행정은 전통문화도시 전북의 명성을 무색하게 한다는 게 전북 문화예술계의 중론이다. 결국 수장 후보들에 대한 심사나 평가를 자체적으로 진행, 예향 전북의 문화예술을 퇴보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전북도 관계자는 “지원자의 정보는 개인정보이기 때문에 알려 주기 어려운 부분으로 지금까지 지원자 현황을 알려 준 사례가 없을뿐더러, 다른 공모도 마찬가지로 응시 번호만 공개한다”고 말했다. 재단 임원추천위원회 관계자도 “지원자 현황은 최종 합격자 발표 때까지도 공개하지 않을 예정이며, 이를 보안 사항으로 간주하고 있기 때문에 사전에 지원자에게 공지한 접수 번호와 지원자의 성까지만 공개할 생각”이라며 “최종 합격자도 청문회까지 거쳐야 하기 때문에 이름 전체 공개가 어렵긴 하나, 현재 이 사항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도내 한 문화예술인은 “대중과 소통하고 상대해야 하는 수장 선출인데 비밀로 해야 하는 이유가 있나. 초기에는 지원자 현황 공개가 어렵다고 해도, 내부적으로 검증할 것이 아니라 지원자의 자질, 능력을 검증할 수 있도록 최종 심에 한해서는 공개가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문화예술인도 “공개와 비공개 양면성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공개하는 것이 선출의 공정성을 잃지 않는 장치로 작용할 수 있다면 최종 심에 가까워진 지원자는 공개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전주시립예술단이 공동 기획으로 1942년 발표한 오영진의 희곡 '맹진사댁 경사'를 창작 음악극 <시집가는 날>로 새롭게 변신시켜 오는 26, 27일 양일간 전당 모악당에서 관객에게 선보인다. 오영진 원작의 희곡 '맹진사댁 경사'를 바탕으로 변화하는 시대의 수준 높고 다양한 관객의 눈높이에 맞춰 제작했다. <시집가는 날>은 판소리, 뮤지컬, 국악, 연극, 사물놀이, 무용, 현대미술, 영상 등 모든 예술 장르가 결합된 총체극이다. 더욱 젊고 신선한 캐릭터를 출연시켜 관객에게 생동감, 재미부터 한국적인 해학까지 선사하는 전통적인 로맨틱 코미디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원작인 '맹진사댁 경사'가 가부장적인 사회의 모순, 맹진사 자신의 딸 갑분이의 혼례를 통한 신분 상승 목적과 욕심에 집중했다면, <시집가는 날>은 맹진사의 사위가 될 세도가 김판서의 아들 미언과 맹진사댁 하녀 입분이가 미래의 삶을 함께 할 진정한 짝을 찾아 나서는 좌충우돌, 알콩달콩 젊은이들의 사랑에 집중했다. 서곡과 프롤로그, 에필로그 등을 포함해 총 3막 8장으로 구성했다. 공연 관계자는 "독자적인 형식과 성격을 가진 21곡이 서로 긴밀히 연결된 작품"이라며 "판소리의 극적 긴장감을 오페라에서 낭독하듯 노래하는 부분에 응용했고 자진모리, 휘모리 장단 등 빠른 리듬 전개를 통해 극의 해학적 요소를 극대화했다"고 설명했다.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조직위원회가 23일 오후 3시 전주 연화정 도서관 내 연화루에서 서예·인문 콘서트 <시와 서예 그리고 힐링>을 개최한다. 이날 콘서트의 진행자로는 한국문학번역원 원장을 역임한 김사인 시인, 전북대 명예교수 김병기 서예가, 이용선 명창, 장재환 고수 등이 나선다. 김 시인은 '향수'를 주제로 한 시 6편을 골라 시의 의미를 되새기며 청중과 호흡할 예정이다. 대한민국에서 시 낭송을 가장 잘 하는 시인으로 알려진 만큼 이날 김 시인의 시 낭송도 들을 수 있다. 김 서예가는 을지문덕 장군의 '수나라 장수 우중문에게'와 매천 황현 선생의 '절명시', 항일시기 전북의 유학자였던 유재 송기면 선생의 '병신년 새 아침에' 등을 풀이하고 각 시에 맞는 서체에 대해 강의한다. 시 세 구절을 가로 90cm, 세로 1000cm의 대형 종이에 휘호하는 퍼포먼스도 진행한다. 이 명창과 장 고수는 판소리 공연(심청가 중 황성 가는 대목)을 선보인다.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내년에 열리는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며, 처음으로 추진하는 서예·인문학 콘서트는 시원한 바람을 따라 전해지는 연꽃 향기와 함께 서예를 조금 더 가까이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녀노소 전 세대가 함께 울고, 웃을 수 있는 트로트 주크박스 창작 뮤지컬 <고향역>이 9월 3일 익산예술의전당 대공연장에서 열린다. 순창 출신인 임종수 작곡가의 내로라하는 명곡을 한자리에서 들을 수 있는 뮤지컬이다. <고향역>은 다리가 불편한 아들과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모시는 규한, 3대의 이야기다. 아들과 아버지가 사라지고, 규한은 둘을 찾아 익산행 열차에 오른다. 열차 안에서 일어나는 사건으로 규한이 아버지의 과거를 여행하게 되고, 과거 속 숨겨진 사실을 통해 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깨우치는 내용이다. 이 뮤지컬의 관람 포인트(핵심)는 임종수 작곡가의 13개 히트곡으로 뮤지컬 넘버(뮤지컬에 나오는 노래)를 구성한 것이다. 나훈아의 ‘고향역’, ‘대동강편지’, 최진희의 ‘어머니’, 이태호의 ‘아버지의 강’, 남진의 ‘사랑하며 살 테요’, ‘모르리’, 장윤정의 ‘애가 타’, 태진아의 ‘옥경이’ 등 히트곡으로만 구성했다. 원곡의 멋과 친숙함은 살리되 다양한 편곡을 더해 색다른 노래를 선보인다. 한편 이 뮤지컬은 함안문화예술회관을 주축으로 제주특별자치도 문화예술진흥원과 익산 예술의전당, 서귀포예술의전당, 뉴스테이지와 함께 공동배급을 위한 업무 협약에 따라 사업을 진행했으며, 2022년 문예회관과 함께하는 방방곡곡 문화공감 사업에 선정돼 제작된 뮤지컬이다.
뉴욕의 세관이 그의 작품인 대기(공간) 속의 새가 새를 표현한 예술 작품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 어떤 공업기계의 부품이라고 간주하고 210달러의 관세를 부과시켰기 때문이다. 브랑쿠지는 하는 수 없이 일단 그 관세를 지불한 후 즉시 세관을 상대로 부당 징수의 소송을 냈다. 이 작품을 설명하기 위하여 그의 조국 루마니아에서 전설의 새로 알려진 마이아스토라를 먼저 알아야 한다. 브랑쿠지는 대기(공간) 속의 새가 만들어지기 전인 7년여 동안 대리석이나 청동 등의 재료를 사용하여 마이아스토라의 연작을 적어도 7점 정도를 제작했던 것이다. “이 새는 자유롭게 모습을 바꿀 수 있는 불가사의한 힘을 가지고 아름다운 소리로 사람의 말을 할 수 있다. 전설에 의하면, 그것은 온순한 왕자를 온갖 위험이나 악에서 지키고 마침내 아름다운 아가씨를 만나게 한다고 했다. 그리고 인간이 고난에 처했을 때는 거기에서 신뢰를 희생시키기 위해 어둠 속에서 날카로운 소리를 지른다.” 브랑쿠지는 루마니아의 농민들 사이에서 성스러운 새로 숭앙받고 있는 이 새를 처음에는 꽤나 구상적으로 접근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봉황새처럼 마이아스토라는 현존하는 새가 아니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일반 새와 흡사하게 표현되었지만 나중에는 그 신비감을 표출하기 위하여 점차 추상화되었다. 일반적인 새의 모습이 아니라 ‘새의 비상’이라는 문제에 봉착하게 되고, 나중에는 ‘새’라는 구체적인 명사보다 ‘비상’이라는 추상 명사에 더 접근하게 되었으며, 마침내는 이 성스러운 새의 기적이라는 것에 대한 표출까지 갈망하게 된 것이다. 여기에 대하여 그가 직접 이야기한다. “나는 마이아스토라가 머리를 높이 치켜드는 것을 표현하려고 하였으나, 그렇다고 해서 그 포즈가 자만이나 교만이나 도전을 암시하는 일이 없도록 하고 싶었다. 이 일은 매우 어려운 일로서 오랫동안의 노력 끝에 비로소 비상에의 에너지를 속여 감춘 이 포즈를 만들어낼 수가 있었다.” 즉 브랑쿠지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새의 모습이 아니라 날아오르는 의지에 있었으며 그보다 더 신비한 ‘기적’이라는 데 있다.
기린미술관(관장 이현옥)이 개관 5주년을 기념해 광복 1세대를 대표하는 홍순무 화백을 미술관으로 초대했다. 홍 화백의 전시는 9월 12일까지 이어진다. 전시에서는 홍 화백이 지켜온 예술 세계와 70년을 작가로 살아온 그의 삶을 볼 수 있다. 올해 미수(88세)의 나이에도 병원 가는 일 외에는 하루도 빠짐없이 화실에 출근하며 “이곳에서 죽으면 여한이 없다”고 말하는 등 서구 현대 미술이 넘치는 세상에서도 뚝심 있게 본인만의 예술 세계를 지켜왔다. 물감과 열정 하나로 예술 세계를 지켜온 홍 화백의 결정체를 볼 수 있는 전시다. 농촌 풍경화 17점, 인물화 7점, 풍경화 7점, 정물화 3점 등 총 34점의 작품을 전시 중이다. 자연과 인물을 적절하게 조화시켜 농촌의 풍경을 성숙하게 표현했다. 주로 고향 산천과 이웃 사람을 그렸다. 알고, 보고, 살아서 느끼는 삶의 진실만을 화폭에 담았다. 작품뿐만 아니라 작품의 색채까지도 현실감 있다. 특히 ‘농악’이 담긴 작품에는 홍 화백만의 독특한 흥이 그대로 드러난다. 관람객까지 어깨를 들썩이고 입에서 ‘얼씨구’를 외치게 만든다. 이밖에도 성화, 좌상, 누드 등 교과서적인 인물화 기법도 볼 수 있다. 그는 "신앙 믿음과 삶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참 세계를 탐구하는 자세로 그림을 그렸다. 완전할 수는 없지만 자기 자신을 살펴보며 삶의 진실을 다해 그렸다"며 전시회의 소회를 밝혔다. 홍 화백은 전주고에서 5년 교사로, 전주교대에서 35년간 교수로 재직했다. 전라북도예술인 공로상, 전라북도 문화상, 목정문화상, 대통령 황조근정훈상, 고창예술인상 등 전북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을 빛낸 자랑스러운 예술가다.
전북 고창을 대표하는 서예 작가들의 모임인 고창한묵회가 단체전을 연다. 2년에 한 번씩 비엔날레 형식으로 개최하는 전시다. 시, 서, 화 등 개성 넘치는 작가들의 감성을 한자리에서 선보인다. 참여 작가는 총 49명으로, 100여 점의 다양한 작품을 전시할 예정이다. 전시는 오는 24일부터 29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서.
사단법인 한국서예협회 전라북도지회(지회장 정영숙)가 개최한 제33회 전라북도 서예대전에서 부안 출신의 송신자 씨 작품 <묵연>이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전라북도 서예대전은 코로나19로 답답하고 각박한 생활에서 벗어나 전통문화와 조화된 여유로운 삶을 느끼고, 내일의 한국 서단을 이끌어갈 서예인 발굴을 위한 대회다. 이번 대회에는 총 315점이 출품됐다. 이중 대상 1점, 우수상 4점, 삼체특선 13점, 삼체입선 7점, 특선 36점, 입선 70점 등 총 171점의 입상작을 선정했다. 대상은 송 씨의 <묵연>, 우수상은 강성안 씨의 <망천문산>, 김상선 씨의 <취고당검소>, 류미경 씨의 <풀꽃-한글>, 최삼임 씨의 <매득일본호화> 등이 받았다. 대상을 받은 송 씨는 작품 <묵연>의 소재를 연꽃으로 설정했다. 연꽃은 진흙 속에서도 흙탕물에 물들지 않고, 대는 비어 있으며, 겸손으로 내려앉아 고요히 위로 오르며 피는 꽃이기 때문이다. 연꽃을 통해 맑고 청정함을 표현하고자 했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완석 정대병 선생은 “코로나19의 심각함으로 공모전의 어려움과 사회적 제약이 큰 상황에서도 작품 수준이 그 어느 해보다 높아 서예인의 열정과 창작 의욕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며 “송신자 작가의 작품 <묵연>은 연꽃과 연잎의 어우러짐, 여백과 구도의 배치, 먹색의 변화가 우수하고, 구성 또한 이미 숙련된 단계로 접어든 수작으로서 심사위원의 토론 과정을 거쳐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평가했다. 시상식은 9월 24일에 개최하며, 수상작은 9월 24일부터 29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전시한다.
전북도립미술관장,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공모 접수가 각각 지난 18, 19일 마무리된 가운데 도내 문화예술계의 관심이 차기 수장에 쏠리고 있다. 전북 문화예술 이해도를 높이고, 지역과 소통할 수 있는 수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북도립미술관장은 공모 전부터 문화예술 관광 분야, 미술계 등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2∼3명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면서 관심이 집중됐다. 접수는 지난 11일부터 18일까지 5일간 방문, 등기우편으로 받았다. 등기우편의 경우 18일 오후 6시까지 찍힌 소인분에 한해 인정한다. 공모를 맡은 전북도청 공무원채용팀 관계자는 "접수 기간은 18일까지였으나, 등기우편이 있어 22일 오전까지 지켜볼 생각이라 당장 정확한 수치를 파악하는 것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아직 사무실 내에서 보고가 안 된 상황이라 자세한 내용을 설명하기가 어렵고, 22일 오후에는 대략적으로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는 지난 10일부터 19일까지 7일간 방문, 등기우편, 전자우편 등으로 공모 접수를 진행했다. 세 가지 방법으로 접수를 받아 접수 원서 정리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10여 명 가까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이번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 새 수장 자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재단 임원추천위원회 관계자는 "아직 정리 중이라 22일쯤 알 수 있을 것 같다. 얼마나 지원했는지도 답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른 때보다 많이 지원한 것은 사실이다. 세 가지 방법으로 접수받다 보니 몇 명이 접수했다고 확답하긴 어렵지만, 10여 명은 넘게 온 것으로 보인다. 좋은 분들이 꽤 지원한 것으로 보이는데, 임원추천위원회에서 보는 시선은 또 다르니 어떻다고 말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전북도립미술관장 현 관장은 오는 31일 임기가 만료되며, 새 수장은 9월 초,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는 지난 6월 8일 임기가 만료됐으며, 새 수장은 10월 초 임명할 계획이다.
홍시연 작가의 첫 번째 개인전 '누구나의 오늘'이 오는 23일까지 진북생활문화센터 전시공간 소소에서 열린다. 그림에 대한 열망으로 기회가 닿는 대로 무작정 배우고 그리는 과정을 멈추지 않았다. 한국화부터 수채화, 문인화, 파스텔, 펜화 등 분야도 가리지 않았다. 전시에서는 그의 열정을 느낄 수 있는 작품과 작가만의 밝고 따뜻한 분위기가 담긴 작품을 전시한다.
효자생활문화센터(센터장 선홍진)가 11월까지 지역민을 대상으로 생활문화시설 인문 프로그램 '우리 동네 우리 가족'을 운영한다. 프로그램은 총 25회 차로, 1기와 2기로 나눠 진행한다. 1기는 현재 프로그램 진행 중이며, 2기는 인원 모집 중에 있다. 2기는 9월 26일부터 활동을 시작한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지역민(가족) 간의 소통의 부재로 인한 각종 문제점을 인식하고 우리 동네에 있는 다양한 형태의 가족 모습을 서로 사랑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가 무엇인지 그림으로 표현한다. 마지막에는 결과물 전시회도 연다. 참가비는 전액 무료로, 전주 지역에 거주하며 우리 사회를 열린 마음으로 바라보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 신청은 효자생활문화센터 전화(063-228-9076) 또는 센터 홈페이지.
맹사성은 고려 말의 문신으로 조선 초의 정승을 역임한 위인이다. 소박한 성격과 청렴한 생활로 황희 정승과 함께 청백리淸白吏의 상징으로 통했으며, 뛰어난 업무 능력과 인품을 바탕으로 조선에서 가장 오랜 기간 좌의정의 자리를 지킨 위인이기도 하다. 또한, 맹사성은 우리 고유 음악인 향악에 지식과 관심이 많아 조선 초기 전통 음악과 중국 음악의 조화를 모색하여 우리 음악을 새롭게 정비하기도 했다. 그는 특히 우리나라 전통 관악기인 대금을 잘 불었는데 대금을 불 때는 손님도 맞지 않을 정도로 풍류를 즐겼다고 한다. 여름이면 소나무 그늘 밑에서, 겨울에는 방 안에서 대금을 불었으며 맹사성을 찾아오는 사람은 마을 입구에서 대금 소리가 들리면 그가 집에 있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오늘은 그러한 청렴하고 음악을 즐겼던 맹사성의 한 일화를 소개하려 한다. 그의 젊은 시절 짧은 이야기이지만, 작은 감동이 우리 삶에 얼마나 큰 교훈을 주는지 함께 느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열아홉의 어린 나이에 장원 급제를 하고 스무 살에 경기도 파주 군수가 된 맹사성은 자만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어느 날 그가 무명 선사를 찾아가 물었다. “스님이 생각하기에 이 고을을 다스리는 사람으로서 내가 최고로 삼아야 할 좌우명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오?” 그러자 무명 선사가 대답했다. “그건 어렵지 않지요. 나쁜 일을 하지 말고, 착한 일을 많이 베푸시면 됩니다.” “그런 건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이치인데 멀리 있는 길을 온 내게 해 줄 말이 고작 그것뿐이오?” 맹사성은 거만하게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다. 무명 선사가 녹차나 한잔하고 가라며 붙잡았다. 그는 못 이기는 척 자리에 앉았다. 그런데 스님은 찻물이 넘치도록 그의 찻잔에 자꾸만 차를 따르는 것이 아닌가. “스님, 찻물이 넘쳐 방바닥을 망칩니다.” 맹사성이 소리쳤다. 하지만 스님은 태연하게 계속 찻잔이 넘치도록 차를 따르고 있었다. 그리고는 잔뜩 화가 나 있는 맹사성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말했다. “찻물이 넘쳐 방바닥을 적시는 것은 알고, 지식이 넘쳐 인품을 망치는 것은 어찌 모르십니까?” 스님의 이 한마디에 맹사성은 부끄러움으로 얼굴이 붉어졌고 황급히 일어나 방문을 열고 나가려고 했다. 그러다가 문에 세게 부딪히고 말았다. 그러자 스님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고개를 숙이면 부딪히는 법이 없습니다.”> 짧은 일화이지만 현실의 삶을 사는 우리에겐 많은 교훈을 주는 내용이다. 시대가 최고만을 원하고 자만과 교만으로 둘러싸여 바른 삶의 정점頂點을 잃어가고 있는 현대. 우리의 삶에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최고의 권력? 최고의 재력? 최고의 학벌? 그 무엇보다 우리 사회에 바탕이 되어야 할 것은 선함과 배려 그리고 올바름. 바로 그것이다. 자신의 삶 속에 상대를 인지하고 생각하는 공동체적 협심協心. 어지러운 난국 속에 필요한 우리의 덕목은 성현 맹사성의 말씀 “고개를 숙이면 부딪히는 법이 없습니다”란 글이며 오늘따라 유난히도 글쓴이 마음에 남는 일화이기도 하다.
장인이 만든 전승 공예품에 흑과 백, 빛, 그림자가 더해져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전시가 열렸다. 한국전통문화전당(원장 김선태) 전주공예품전시관이 9월 18일까지 명인명장관에서 국립무형유산원, 한국문화재재단과 함께 특별 기획전 '흑백'을 연다. 참여 작가는 갓일 보유자 정춘모, 나주의 샛골나이 보유자 고 노진남, 사기장 보유자 김정옥 장인, 선자장 보유자 김동식 장인 등이다. 전시에서는 무형문화재 장인의 작품과 이수자, 전승교육사들의 작품 32점을 모두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이 전시는 무형문화재 장인, 이수자, 전승교육사들의 손길로 만들어진 전승 공예품의 색에 주목했다. 이를 중심으로 각 작품이 지닌 고유의 흑색과 백색, 빛과 그림자의 대비를 통해 아름다움을 강조했다. 관람객에게 작품의 명암을 부각시켜 공예품의 형태와 기법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연출한 것이다. 전시장 곳곳에서는 장인의 기술이 담긴 영상도 볼 수 있다. 관람객들은 영상이 송출되는 디지털 기기 앞에 서서 잠시 머물다 가기도 했다. 김선태 원장은 "작품이 가진 색과 형태의 어우러짐에 집중해 관람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흑과 백, 빛과 그림자를 활용한 전시를 통해 이색적인 문화 향유의 기회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공간 이룸(이사장 이윤정)이 기획한 공연 '우리들의 버킷 리스트'가 오는 21일을 시작으로 10월까지 열린다. 공연은 도민들이 문화예술을 보는 것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닌 장르를 불문하고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재능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기획됐다. 공연에는 전문 문화예술인이 아닌 문화예술에 관심 있고 재능을 가진 도민들이 출연한다. 8월 21일은 '음치' 팀의 노래와 토크쇼, 9월 14일은 '우리는 작가다' 팀의 강연과 공연, 토크 콘서트, 15일은 '한새미&이정민 피아노 듀오 콘서트' 팀의 피아노 공연, 16일은 강경희 씨의 도예전, 17일은 '하얀' 팀의 클래식 공연, 18일은 'Rainbow Music' 팀의 연주 공연이 무대에 오른다. 10월 4일은 '판소리반 콘서트' 팀의 판소리, 민요 발표 공연, 5일은 '따뜻한 동행' 팀의 국악과 시 낭송 공연, 6일은 이나현 씨의 피아노 독주회, 7일은 'Two&Two' 팀의 피아노 공연, 20일은 강경찬 씨의 테너 독창 공연이 펼쳐지며, 21일 유길문 씨의 콘서트로 막을 내린다. 이윤정 이사장은 "'우리들의 버킷 리스트'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도민들이 걱정 없이 각자의 버킷 리스트를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행복하게 무대를 즐기고 본인이 주인공이 되어 문화예술과 함께 삶을 만끽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9월 29일부터 10월 3일까지 진행되는 제5회 전주국제단편영화제에서 자원활동가, 관객 심사단을 모집한다. 자원활동가는 기획, 프로그램, 홍보, 기술, 운영팀 중 한 개의 팀에서 활동하게 되며, 관객 심사단은 관객 심사상 선정에 나선다. 만 18세 이상이자 영화제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지원 가능하다. 모집은 오는 31일까지며, 영화제 홈페이지(http://jisff.kr)에서 신청하면 된다. 모집 분야 및 자세한 내용은 영화제 홈페이지와 SNS.
"축제로세, 축제여! 얼쑤, 좋다!" 제48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와 제40회 학생전국대회 경연을 축하하는 2022 전주대사습놀이 축하공연 <축제로세, 축제여> 일정과 프로그램이 확정됐다. 축하공연은 오는 23, 24일과 9월 3, 4일 전주대사습청에서 열리고, 경연은 오는 21일부터 9월 5일까지 16일간 전주대사습청, 국립무형유산원, 전주시청 강당, 전주향교문화관 등에서 진행한다. 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이사장 송재영)는 오랫동안 코로나19로 침체된 문화예술 활동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축소했던 축하공연의 규모를 다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수준 높고 다양한 공연으로만 구성해 경연뿐만 아니라 전공자, 전문인들의 공연까지 볼 수 있도록 기획했다. 오는 23일은 외국인 전공자들의 판소리·민요 공연 '낯선 이들, 우리 소리에 매료되다!', 전주대사습놀이 장원자들 중 젊은 층으로 구성된 '노세, 젊어 놀아!', 24일은 대한민국 국악계 최고봉이라 불리는 명인들의 '명인천하', 9월 3일은 젊은 예술인들이 꾸미는 창작 무대 '젊은, 창작 그 무한대를 넘다', 4일은 전주대사습놀이의 장원이자 이 시대를 이끌어가는 명인들의 '대사습 장원... 그 역사의 전설들!' 공연 등 국악 한마당이 펼쳐진다. 송재영 이사장은 "사전 축제, 전야제, 공연 등을 선보여 전주대사습청을 들썩이게 만들 것"이라며 "일제 강점기 때도 그랬고 환경이 바뀌고 생활이 바뀌어도 우리 민족은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우리 전통문화를 향유하며 얼과 정신을 계승하며 강해졌다. 앞으로 세월이 더 흘러 시대가 바뀌어도 많은 분들의 관심과 노력 속에 우리 전통문화는 면면히 흘러갈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제48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는 15개 분야, 제40회 학생전국대회는 10개 분야로 나눠 치러진다. 판소리 명창부 장원에게는 대통령상과 함께 상금 7000만 원이 수여된다.
2022. 8. 19 ~ 25 전북예술회관 미 술 가: 황의성 명 제: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갈 것 재 료: 종이 위에 연필·아크릴 규 격: 73.0x103.0cm 제작년도: 2022 작품설명: ‘핑계 없는 무덤은 없다’라는 속담처럼 저마다 사연을 가진 소박한 우리네 삶이다. 작가가 산을 오르면서 옹기종기 모여있는 가족의 무덤을 무심하게 바라보고 그렸다. 이름 모를 가족의 서사를 관조하는 것. 잔재주를 부리지 않은 튼실한 연필 소묘 위에 담박하게 채색했다. 미술가 약력: 황의성은 전주에서 개인전, 잠들지 않는 길, 동학농민혁명기념전, 빨간 메아리전, 미투 불온한 진실전, 아시아 그리고 쌀전 등에 출품했다. 문리 (미술학 박사, 미술평론가)
그대에게 숫자를 불러 줍니다. 그대는 숫자들을 기억했다 말합니다. 인류라면 어김없이 7±2개만 다시 생각해 낼 수 있습니다. ‘마법의 수’입니다. 왜 그럴까요? 한 번에 100개를 회상할 수 있다면 좋을 텐데요. 한 번에 한 가지만 하라는 진화의 섭리 아닐까요. 요즘 우리의 정신은 많이 갈라지고 흩어져요. 하나에 온전히 몰입할 수가 없죠. 유리컵에 들어있는 낮에 밤의 잉크 방울이 미끄럼을 타고 내려옵니다. 등엔 개와 늑대 사이의 시간을 켰고, 품엔 흰밥을 짓고 있군요. 가로등 불빛이 한곳에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저물녘은 얼마나 오랫동안 한자리에 내려와 골몰을 지켜 왔을까요. 문신 시인의 시집 〈죄를 짓고 싶은 저녁〉을 그대에게 읽어 줍니다. 죄에서 crime과 sin을 볼 필요는 없습니다. 시인이 지을 죄는 아름다울 거라는 믿음을 가지면 됩니다. 그의 시를 읽으면 저녁의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듭니다. 시인의 저녁은 언제일까요? “싸리나무가 꼿꼿이 일어서면 저녁이다/ 이런 날 바람은 참 건들거리고 조그마한 새들도 풀숲에 들어 기척이 없다/ 비가 내리는 것이다”(‘늦은 저녁때 오는 비’ 중). 싸리나무가 꼿꼿이 일어서는 저녁은 참, 몰두하기 좋습니다. 마음이 구부러져서는 어떤 일에 열중할 수가 없죠. 뒤숭숭해서는 더 안 되죠. “하루쯤 휘청, 하고 그대로 주저앉아도 좋으련만 누군가 묵묵하게 페달을 밟아대는 저녁”이어야 합니다(‘누군가 페달을 밟아대는 저녁’ 중). 저녁은 그냥 오지 않습니다. “어쩌면 온종일이라는 말이 더 맞을 것이다/ 쓰라리지 않기 위해/ 울음보다 가볍다는 소리까지 몽땅 토해”내야 저녁이 옵니다. 잘 익은 느낌, 생각, 행동을 힘 있게 드러내야 오는 것이 저녁입니다. 시인은 저녁을 “무르익어 무너진 영혼의 잔해”라고 말합니다. 소리를 다 들어내지 않아도 오는 저녁을 바랐던 날도 있었지요. 그게 부끄러웠던 날도 있었고요, 시인이 저녁을 맞이하는 자세입니다. “후박나무는 후박나무답게 저녁을 맞이하고/ 저녁에는 사랑해야 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나므로/ 견습생 같은 삶이라도 어설퍼서는 안” 되지요(‘신도 죄를 짓고 싶은 저녁이다’ 중). 사랑하는 사람들로 붐비는 거리는 풍선처럼 가볍습니다. 그럴수록 거리를 잡은 손에 힘을 꼭 주어야 합니다. 그런 저녁이면 “버스는/ 브레히트 서사극의 단역배우처럼 끄떡없이/ 골똘해”지고, “버스에 탄 사람들은 압도적으로 살아가게” 되겠지요(‘버스’ 중). 낮엔 남을 위한 일을 하기 좋고, 저녁엔 자기를 위한 일을 하기 좋아요. 낮엔 에너지를 내보내기 좋고, 저녁엔 들이기 좋죠. 자신은 저녁을 즐기려 하고, 타인에게는 일하라고 하는 세태가 걱정스럽습니다. 이제 저물녘으로 들어가 이쁜 죄를 하나 짓기로 해요. 한 번에 한 가지만 하겠다는 하얀 궁리를 하는 거죠. 놀 때는 놀기로 해요. 이야기할 때는 이야기만 해요. 걸을 때는 걷기만 해요. 음악을 들을 땐 음악만 듣기로 해요. 잘 때는 뒤척이지 말고 잠만 자요, 눈을 볼 때는 눈만 보아요. 먼 곳을 생각할 땐 먼 곳만 생각해요. 이영종 시인은 2012년에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2020년 아르코문학창작기금에 선정됐다.
지금처럼 볼 것도, 즐길 것도 많지 않았던 시절에는 독서가 유일한 특기이자 취미였던 때가 있다. 친구들과 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며 하하호호 웃었던 그때는 문학청년, 문학소녀가 많았다. 최명순 시인 역시 어릴 적부터 책을 좋아하고 시인을 꿈꿨다. 최명순 시인은 오랜 시간 시인을 꿈꾸며 남몰래 오랫동안 품어온 시편을 모아 첫 시집 <물속에 감추어둔 말들>(모악)을 펴냈다. 최 시인은 화가 유휴열의 아내로, 한 아이의 엄마와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로 살다 보니 오랫동안 숨겨 왔던 바람을 이룰 여력이 없었다. 이 시집 역시 오래 전부터 늦은 밤마다 혼자 앉아 글을 쓰던 엄마 최명순의 모습을 본 딸이 부추겨 나오게 됐다. 매일 같이 마음속 나이테 같은 시를 써 내려갔다. 작품은 '나'로 출발해 '나'의 주변, '나'의 가족까지 일상에서 보고 듣고 느꼈던 것을 글로 풀었다. 마냥 따듯하고 아름답고 행복한 시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살아오면서 겪었던 말 못 할 사정, 아픔, 고민 등이 담긴 시가 독자들의 마음까지 웃고 울리고 저리게 만든다. 최 시인은 "비 오고 눈 내리는 날 일기처럼 써놓았던 것들, 나 세상 떠난 뒤 들여다볼 용기 없으니 더 늦기 전에 펼쳐내 보라는 딸의 말에 못 이기는 척 꺼내 보았다. 낙서 같고 푸념 같아 우세스럽지만 못 다 푼 숙제를 마친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북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중학교, 고등학교 교사로 근무했다. 현재 사단법인 모악재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마리 작가가 야심 차게 신작 장편 동화 <캥거루 소녀>(청개구리)를 펴냈다. 이 작가가 출간한 책 대부분은 호주에서 살고 있는 한국인 이민자들의 삶과 호주라는 문화적 요소를 적절히 결합한 동화, 역사적 소재를 형상화한 청소년 소설이다. 이번 <캥거루 소녀> 역시 호주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역사적 아픔인 위안부 '피해자'를 소재로 설정했다. 또 평행우주론을 바탕으로 한 시공간의 이동 등을 통해 역사적 사실의 현재적 의미도 놓치지 않고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이야기는 동남아의 한 전장에서 퇴각하는 일본군의 만행에서부터 시작된다. 일본군은 본인들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 위안소 소각, 위안부 '피해자'까지 학살하며 만행 감추기에 급급하다. 이때 간신히 탈출해 목숨을 구한 순희는 바닷가에서 호주로 출격하는 일본 군함에 몰래 숨었지만, 일본군의 패배로 군함이 침몰하면서 호주 해변가에 표류된다. 이후 호주 군인의 도움으로 소녀 보호소에 향하게 된다. 이곳에서 혼혈 소녀 미룬다와 만나 서로의 아픔을 다독이며 우정을 쌓아가는 내용이다. 미룬다는 과거 호주에서 벌어진 크리미(호주 원주민과 백인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아)에 대한 교육정책으로 소녀 보호소에 있었다. 교육이라는 명목 하에 글자와 예절을 가르쳐 백인 가정의 일꾼으로 키워내는 정책에 미룬다 역시 끌려와 백인 가정의 가사 도우미로 팔려 갈 상황에 처해 있었다. 이 작가는 순희와 미룬다를 통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호주에서 자행된 크리미 교육정책과 결부시키면서 더욱 보편적인 의미로 확대했다. 이들을 통해 두 가지 문제의 무자비함을 드러내면서 세계 역사 속에서 무참히 짓밟힌 소녀들의 인권과 삶에 대해 생각해 보자는 메시지를 전한다. 삶과 생명, 자유와 인권의 의미를 되새기게 해 주는 장편 동화다. 전주 출신 이마리 작가는 영어영문학을 전공하고 학생들을 가르치며 영어소설, 동화를 번역하는 일을 했다. 장편 소설 <코나의 여름>, <구다이 코돌이>, <버니입 호주 원정대>는 세종도서 문학나눔에 선정됐다. 제3회 한우리문학상 대상에 <버니입 호주 원정대>, 제5회 목포문학상에 <악동 음악회>, 제18회 부산가톨릭문예작품 공모전에 <바다로 간 아이들>, 2015년에는 '아르코 국제교류단 문학인'에 선정된 바 있다.
겸손의 중요성
[안도의 알쏭달쏭 우리말 어원] 114. 이무럽다
[윤주 한국지역문화생태연구소장의 사연 있는 지역이야기] (112)결사항전의 그곳, 웅치
국가무형문화재 사경장 보유자 1호 김경호 전시회 개최
[한자교실] 언어도단(言語道斷)
[최동현교수의 판소리 길라잡이] 흥보와 흥부
[왜 미국(美國)일까?]중국어 발음 '메이궈', 한국어식으로 읽은 것
[‘로버트 마더웰-비가’전] 삶과 죽음의 극명한 대비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정숙인 소설가 - 이광재 ‘나라 없는 나라’
제3회 전국 어린이 글짓기 대회 시상식… "새만금 단순 간척 아닌 성장하는 특별한 공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