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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의 미술 이야기] 죽음 그 이후 2

죽은 자의 치아를 묻는 것이 치총이다. 이때 어디서 비명횡사하여 시신을 못 찾을 때 집에 보관된 이를 묻으면 쉽겠으나 없는 경우가 많다. 배비장전에 나오듯이 당시에는 정분을 약속하는 의미로 이를 빼주는 풍습이 있어서 집을 나간 양반의 시신을 못 찾을 때는 평소 정분을 나누던 기생에게 찾아가 치아를 사서 묻었던 것이 치총이다. 언제부터 언제까지 유행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어딘가에서 읽었던 기억에 의하면 이 하나에 쌀 두 섬까지도 받았다 한다. 그 당시에는 임플란트도 없었을 텐데 당시의 바람꾼들은 이가 남아나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하니 실소가 나온다. 발총은 고인의 머리카락 같은 것을 묻는 것이다. 지금도 군부대에서는 신체의 일부인 손톱이나 발톱을 깎아 놓고 나가는 훈련도 있다. 훈련 시 혹시 시신을 못 찾는 불상사에 대비하기 위해서 이다. 여인의 경우에는 육신이 없을 때 집에 남아있던 치마를 매장한 치마무덤의 기록도 있다. 묘제에는 일반적인 것으로 땅에 묻는 토장, 물속에 넣어버리는 수장, 지상에 시신을 노출시켜 썩게 하거나 짐승의 먹이로 주는 풍장, 요즘 대세인 불에 태우는 화장이 있으나 화장과 매장을 다 이용하는 방식도 있다. 역사적으로 세계에 단 하나뿐인 해중릉도 있다. 이 해중릉은 신라 문무대왕이 용이 되어 왜구를 물리치겠다는 뜻으로 묻힌 무덤( 사적 제158호)이 경주시 양북면 봉길리 앞 바다에 있다. 아프리카의 어느 바닷가 부족은 남아 있는 자손들이 풍요로운 먹이를 취하게 하기 위하여 바다에 시신을 버린다. 토장이나 매장은 인류 사회에서만 있는 것으로 결국 시신의 연부는 썩히고 뼈는 보존한다는 것이 기본이다. 분묘에는 피라미드와 마스터파, 그리고 왕릉으로 대변되는 무덤이 있다. 이것들은 모두 영혼은 항상 존재하는 것으로 믿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며 사람이 죽었을 때 돌아간다는 말에서도 이를 짐작할 수 있다. 우리의 왕릉이 축조된 위치는 대개 산을 등지고 냇물이 흐르는 넓은 들을 끼고 있어 당시의 생업이 농업이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무덤은 그 크기의 차이에 따른 권력의 상징이었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1.06.28 17:36

2021 전주한지패션대전 26일 폐막

(사)전주패션협회(회장 최경은)가 개최한 2021 전주한지패션대전(이하 전주패션대전)이 지난 26일 막을 내렸다. 지난 12일부터 시작했던 전주패션대전은제17회 한지패션디자인경진대회 본선 심사를 비롯해 전주한지국제패션쇼, 슬링스톤 박종철 디자이너 초청 한지패션 갈라쇼, 어린이세계민속의상한지패션쇼등 총 4개의 패션쇼로 팔복예술공장에서 무관중 형식으로 진행됐다. 한지패션디자인경진대회는 패션디자이너 지망생들을 대상으로 한 공모전으로 작품 71개를 소개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한지사 원단에 염색, 디지털 프린팅 등 소재를 응용확대했으며, 참가연령도 고등학생부터 최고령 62세까지 확대됐다. 전주한지국제패션쇼는 해외 패션관련 전공교수와 디자이너, 국제종이작가협회(IMPMA)에서 참여했는데, 한국, 네덜란드, 독일, 몽골, 스위스 출신 28명이 작품 31개를 선보였다. 슬링스톤 박종철 디자이너 한지패션갈라쇼는 1950년~70년대 빈티지 감성을 모던하고 세련되게 재해석한 남성여성복 40여 작을 소개했다. 어린이세계민속의상한지패션쇼에서는 전주시내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다니는 어린이 모델 30명이 무대에서 한지로 제작한 한국일본중국베트남몽골스위스영국프랑스 등 18개국 의상을 소개했다. 폐막식은 26일 줌과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 중계됐으며, 이날 한지패션디자인경진대회에 참여한 패션디자이너지망생을 대상으로 한 특강도 진행됐다. 강연은 황재근 패션디자이너 등이 강사로 나섰다. 2021전주한지패션대전 온라인 패션쇼는 28일부터 유튜브와 SNS에 올라갈 예정이다. 최경은 회장은 코로나10로 인해 2년 연속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해 아쉬음이 크기도 하다면서도 오프라인 행사의 시공간적 제한을 극복할 수 있는 긍정적 측면도 상당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패션대전은 문화체육관광부, 전라북도, 전주시, 전북교육청, 전주교육대학교, 전주문화재단, 국민연금공단 등이 후원했다.

  • 전시·공연
  • 김세희
  • 2021.06.27 17:18

“조선시대 전라도 출신 과거급제 어려워”

조선시대 전라도 출신이 과거에서 차별을 받았을 가능성이 학술대회를 통해 제기됐다. 전북대 이재연구소가 지난 25일 교내 인문사회관에서 이재 황윤석의 西行日曆과 科擧를 주제로 연 학술대회에서는 황윤석이 전라도민이라는 이유로 과거제도에서 차별받았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연구소는 이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한양과 그 인근에 거주하는 사족인 경화사족과 교유를 확대하고, 서울에서 만난 실학자들을 통해 서학을 익혀 조정에서 인정받으려고 했던 사실을 250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이재난고>를 통해 확인했다. 조선후기 농업경제와 화폐유통에 대해서도 살폈다. 이 과정에서 <이재난고>등 여러 저서에 대한 번역이 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문종 이재연구소장(전북대 사학과 교수)은 이재 황윤석의 실체를 명확하게 규명하고, 관찬사서에 나오지 않은 조선시대 생활상과 경제양태 등을 연구하기 위해 기록 전반에 대한 번역을 진행해야 한다며 <이재난고>를 국가지정 문화재(보물)로 신청하기 위해 선행해야 할 작업이라고 주장했다. 황윤석은 <이재난고>에 1752년~1785년 총 15차례에 걸쳐 과거시험을 치른 경험을 상세하게 남겼다. 이 기록에는 관찬사서인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 <일성록>에 나오지 않은 과거의 종류가 나온다. 황윤석이 참가했던 과거, 소식만 들은 과거, 자격이 되지 않아 참가할 수 없는 과거 등 다양하다. 당시 수험생의 입장도 자세히 담고 있다. 황윤석은 과거를 치르기 전 출제자인 지배층(왕)의 출제의도를 정확하게 알려고 했다. 그해 새롭게 도입된 국가운영정책, 정치환경, 왕의 지식계층 관리 정책 등 다양하다. 김승룡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는 임금이 출제하는 책문을 잘 쓰기 위해선 정치사회 현안을 대하는 왕의 태도를 자세히 알고 있어야 한다며 황윤석은 매일 왕의 동향과 발언, 인사정책을 파악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황윤석 같은 향촌 지식인이 완벽이 동향을 파악하기는 쉽지 않았다. 반면 벌열집안(나라에 공이 많고 벼슬경력이 많은 집안) 후손들은 권력과 정보를 독점하고 있어 왕의 동향을 알기가 용이했다. <이재난고>에는 전라도 인재들이 중앙정부에서 차별을 받고 있다는 기록도 보인다. 유영옥 동아대 국제전문대학원 교수는 18세기에 이르러 경(京)향(鄕)의 경계가 확연해졌다며 이런 추세 속에서 호남은 서울 근기뿐만 아니라 호서나 영남보다 차별받았던 땅이라고 설명했다. 송만오 전북대 전라문화연구소 연구교수도 당시는 개인의 능력보다 어느 지역에 사는 누구의 자손이라는 사실이 더 중요했다고 부연했다. 실제 조선시대 전라도 출신들의 문과 점유율 평균은 대략 6.7%로 경상도나 충청도에 비해 낮았다. 송 교수는 전라도 출신이 문과에 급제하긴 어려웠다며 남원은 3.8년 만에 한 명, 전주는 5.2년 만에 한 명 정도 배출됐으며, 특히 황윤석의 고향인 흥덕(고창)에서는 71.7년 만에 한 명이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황윤석은 소과엔 합격했지만 바로 관직엔 진출하진 못했다. 게다가 고관으로 향하는 문과의 벽은 평생 넘지 못했다. 황윤석은 이조판서 정흥순과 전직 이조판서 서지수의 도움으로 어렵게 장릉참봉직(종 9품)에 임명될 수 있었다. 그러나 문과 급제자가 아니어서 중앙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어려웠다. 결국 경화사족과의 교유로 돌파구를 찾으려 했다. 전라도 출신인 그의 입장에선 이들과의 관계가 출세의 기회를 잡을 수 있는 루트였다. <이재난고>에는 황윤석이 교유했던 인물 18명이 거론돼 있다. 조정정경순홍봉환홍계익김상익 등 고위관료다. 다만 교유에는 원칙이 있었다. 유 교수는 공과 사의 구분, 자신을 지키려는 지조, 선친이 맺은 교유의 연장을 계속 고수했다며 자존감을 지키고 올곧은 선비로서의 자신의 위상을 재정립하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화사족 역시 박학군자로 유명한 황윤석을 만나보려 했다고 부연했다. <이재난고>에 있는 서행일력에 따르면, 황윤석은 서울에서 만난 사람들을 토대로 수학과 유클리드 기하학, 마테오리치의 산수역법 등 서학을 접하고 익혔다. 과거 시험을 앞두고도 서학 정보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찾아갔다. 당시 명망 있는 인물인 홍대용과 이덕무를 통해서는 서양의 천문역법을 배웠다. 천기철 부산대 연구교수는 황윤석은 박학으로 명망을 얻어 영조에게 인정을 받았다며 1783년 호남의 문학극망지사(文學極望之士)로 추천돼 외국에 갈 기회까지 얻었으나, 모친 상중이라 다른 사람을 추천했다고 말했다. <이재난고>는 18세기 사회경제적 상황도 드러낸다. 황윤석은 집안이 가진 토지면적과 농업 경영 형태(지주-전호제), 동전과 같은 화폐지출 내역, 고리대, 노비들의 태업 등 당시 경제문제를 기록했다. 이정수 동서대 일본어학과 교수는 이재난고는 다양한 사회경제적 정보를 제공한다며 학술서적 시장, 지방재정의 운영, 가정경제의 운영, 산송, 하급관료와 수령의 생활 등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 문화재·학술
  • 김세희
  • 2021.06.27 17:18

‘뜻밖의 미술관’ 마을 역사 전시

성매매업소에서 예술공간으로 탈바꿈한 뜻밖의 미술관에서 이 일대 주민들을 통해 마을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사진 전시회가 열린다. 전주시와 문화적 도시재생 인디 사업단(대표 장근범)은 지난 25일 서노송예술촌 내 뜻밖의 미술관에서 노송도팔연폭(老松圖八連幅) 전(展)의 오픈식 행사를 했다. 노송도팔연폭은 조선 순조 때 화가 허유가 그린 한 그루의 소나무를 팔연폭에 담은 그림이다. 이번 전시회는 이를 모티브로 삼아 노송이 많았던 마을의 역사적 배경을 각기 다른 8개의 이야기를 담은 사진들로 꾸며졌다. 사진에는 △옛 전주역이 있던 마을 풍경 △골목길 △한국전쟁 때 피난민들이 살았던 가옥의 모습 △가족 △생애 △학교 △정원이 있는 마당 △간판 없는 점빵 등의 모습이 담겨 있으며, 주민들이 직접 기증대여해 의미를 더했다. 또 마을 주민 도슨트로부터 작품 설명을 받으며, 그들의 생애사를 직접 들을 수 있는 노송, 노송, 노송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다음 달 16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매주 화요일부터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일요일과 월요일, 공휴일은 휴관한다. 이와 관련 문화적 도시재생 인디 사업단은 서노송동 관련 사진에 대한 기증 및 대여를 접수받고 있다. 기증 및 대여는 문화적 도시재생 인디 사업단으로 하거나 뜻밖의 미술관 현장에서 가능하다.

  • 전시·공연
  • 강정원
  • 2021.06.27 16:57

무주출신 김환태 평론가 문학 재조명의 장 마련

무주군과 김환태문학기념사업회(회장 전선자)가 김환태 문학 재조명의 자리를 마련했다. 지난 26일 김환태문학관에서 진행된 한국문학평론가협회 김종회 회장(경희대 국문과 교수) 초청 강연회에는 황인홍 무주군수와 기념사업회 전선자 회장을 비롯한 회원들, 지역주민 등이 함께 했다. 서구적 합리성에 근거한 균형감각을 유지하려 애써왔던 김환태 작가는 작품 자체의 미적 가치를 존중하고 그것을 드러내는 데 주력했던 평론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김종회 교수는 1909년 무주에서 태어나 34세의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한 김환태 평론가는 선각적 지식과 균형성 있는 문학관으로 당대 문학을 조명한 비평가였다고 소개하면서 김환태 문학과 무주 문학의 길 이라는 주제 강연을 펼쳤다. 강연에서 그는 우리 문학에 새로운 비평 및 분석의 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김환태 평론가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뿐더러 6년간의 짧은 문필활동 기간에도 평론 40편, 수필 24편, 평론 번역 및 번안소설 3편 등 많은 작품을 남겼다고 전했다. 이날 강연장 앞 로비에는 김환태문학기념사업회 회원 20여명의 시화작품 40여점이 전시돼 눈길을 끌었다. 지난 2008년 시작된 눌인 김환태 문학제는 올해 평론문학상 시상과 함께 11월 개최를 계획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김효종
  • 2021.06.27 16:30

동서양 세 나라의 음악 축제 전라감영서 개최

모담엔터MODAM(대표 김용우)는 장기화 되는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을 위한 문화예술접종 에스닉 뮤직 콜라쥬를 오는 27일 오후 7시30분 전라감영 특설무대에서 개최한다. 올해 3월 모담엔터MODAM은 문화와 예술의 모든걸 담다의 취지로 재즈와 국악 그리고 다채로운 공연 및 예술기획을 실현하고자 문화의 도시 전주에서 설립됐다. 모담이 주관하는 첫 번째 작품인 이번 무대는 재즈라는 장르의 기본에 한국을 비롯한 인도네시아, 영국 등 세 나라의 예술가들이 모여 서로의 음악을 재해석, 온라인 송출을 통한 공연이 이뤄진다. 한국 작품 출연진으로는 천지윤의 해금, 편지: 다시 윤이상 그리고 현의향 의 두 작품이 올려질 예정이며 한국무대의 영상제작 후 인도네시아의 이노앙상블 과 영국의 퍼커셔니스트 제임스 라터가 참여해 다양한 온라인 문화공연을 제공 할 예정이다. 아시아인으로 최초 Martial Solal International Jazz Piano Competition(프랑스 파리)에서 수상해, 유럽무대에서 데뷔한 세계적인 재즈 피아니스트 조윤성과 해금 연주자 천지윤은 윤이상 가곡을 재해석 하는 무대를 갖는다. 거문고 연주자인 권민정과 소리꾼 최영인, 한국 무용가 홍화영으로 이루어진 현의향은 거문고산조와 박타령에 재즈 피아니스트의 편곡과 음악에 보는 맛을 더해줄 한국 춤을 통해 국악과 재즈의 정통을 그대로 살린 재해석을 선보인다. 인도네시아의 국립 오케스트라의 작은 편성으로 이루어진 이노 앙상블(Ino Ensemble)은 예술감독 프랭키 라덴을 중심으로 다양한 지역의 인도네시아의 전통 타악기를 기반으로 세계를 누비며 공연을 하고 있다. 이번 무대에서는 한국 팀의 국악 재즈 공연을 자신들의 연주로 재해석할 예정이다. 영국의 퍼커셔니스트 및 공연자로 활동하고 있는 제임스 라터(Jamse Larter) 역시 한국팀의 작품을 기반으로 타악기와 드럼 퍼포먼스를 영국 현지에서 진행하고 한국에선 이 공연을 송출한다. 모담엔터MODAM 김용우 대표는 장기화하는 코로나 상황에 세계각국의 예술가들을 작품을 통해 치유와 새로운 희망의 기회가 되었으면 바란다며 이번 공연을 시작으로 유사 및 동종 장르 예술가들의 지속적인 교류의 시작이 되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 전시·공연
  • 백세종
  • 2021.06.25 14:57

새만금 전설을 소재로 한 ‘달의궁전’

새만금 앞 바다에 있는 고군산군도를 중심으로 내려오는 전설을 토대로 한 무용공연이 펼쳐진다. 고군산군도 물이 300리 밖으로 물러나면 이곳이 천년 도읍이 된다는 <정감록>의 퇴조(退潮) 300리설에 선유도에 있는 오룡묘(五龍墓)에서 사라진 무당의 전설을 가미해 만든 무용극이다. 공연은 희노애락이 담긴 굿 형식으로 선보여질 예정이다. 전북도립국악원은 오는 7월 2일과 7월 3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달의 궁전(宮殿)이라는 주제로 무용단 정기공연을 연다. 국악원에 따르면, 달의 궁전은 군산 선유도 주변을 항해하는 뱃사람들의 해로의 안전을 기원하고 지역민들의 풍어를 빌었다는 고려유적지 중의 한 곳인 오룡묘에서 사라진 무당의 전설과 신비로운 달을 소재로 상상력을 뒷받침했다. 공연의 모티브는 정감록의 퇴조 300리설에서 얻었다. 2023새만금세계잼버리가 신화의 땅에서 이뤄지는 축제로 기억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연출에 담기 위해서다. 무용수들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몸짓으로 표현할 예정이다. 실제 지난 23일 시연 공연에서는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모둠과 북춤의 향연, 신내림을 받은 듯한 몸짓을 선보였다. 특히 연주는 국악관현악에 기타, 드럼 등 현대적인 느낌을 가미해 역동성을 드러냈다. 주요배역의 더블캐스팅도 관심을 모은다. 달 역에 7월 2일 이현주, 7월 3일 김윤하, 월하 역에는 박지승 단원이 극을 이끌어간다. 군무 속에 녹아든 주인공들의 몸짓을 찾아보는 묘미와 같은 배역이지만 각기 다른 개성을 담은 인물 묘사는 작품을 감상할 때 새로움을 선사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각 장별로 독립적인 스토리를 부각하기 위해 위해 무대장치는 입체감을 강조하고, 여러 대의 영상 기기를 활용한 다양한 기법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재환 연출가는 이번 작품을 통해 바다가 뭍이 된 새만금에 열리는 잼버리가 꾸는 꿈이 우리 모두에게 선한 숨으로 전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여미도 무용단장은 춤 인생을 살면서 지켜온 투철한 원칙과 소신으로 만들어낸 결과물이라며 노심초사하며 매 순간을 땀방울로 함께 연습에 임해준 단원들과의 연습 시간이 뜻깊고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공연은 코로나19 예방차원에서 객석 간 거리두기를 시행하며,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온라인 예매로만 관람이 가능하다.

  • 전시·공연
  • 김세희
  • 2021.06.24 17:12

코로나19 제약받던 피아니스트가 선보이는 화합의 선율

코로나19로 연주회 개최에 제약을 받았던 피아니스트들이 다시 모여 화합의 선율을 선보인다. 디 아트라운지 정기연주회가 오는 27일 오후 6시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연지홀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번 공연의 제목은 <피아노 앙상블 연주회로의 초대>로 코로나19로 지치고 힘든 마음을 함께 이겨내자는 데에 초점을 맞췄다. 공연은 앙상블(ensemble)로 진행된다. 앙상블은 프랑스어로 함께, 동시에 라는 뜻이다. 공연은 두 대의 피아노 앙상블, 피아노 트리오, 피아니스트 4명의 연주로 진행된다. 김찬미전진효 피아니스트가 연주하는 헝가리랩소디(Hungarian Rhapsodies, S.244/2)를 통해서는 작곡가 프란츠 리스트가 자신의 곡에 구현한 화려한 테크닉의 묘미를 감상할 수 있다. 송가은한영화 피아니스트가 연주하는 라벨 스페인 랩소디는 스페인의 독특한 리듬과 프랑스 음악가의 색채감이 가득한 연주다. 김찬미정지은 피아니스트가 연주하는 윌리엄 볼컴의 에덴의 정원(Garden of Eden Suite)은 피아노에 박수치기, 두드리기, 발구르기 등 다양한 타악기적 기법이 가미된다. 작곡가 피아졸라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연주도 선보인다. 김찬미전진효 피아니스트는 망각, 유니카앙상블은 사계로 연주를 구성했다. 전석 2만원이며 예약은 인터파크를 통해 할 수 있다.

  • 전시·공연
  • 김세희
  • 2021.06.24 17:12

[김용호 전북도립국악원 교육학예실장 전통문화바라보기] 경기도 도당굿과 이동갈비

경기도 도당굿은 한국전쟁과 새마을운동의 영향으로 한동안 단절되었다가 1990년에 중요무형문화재 제98호로 지정된 전통문화이다. 보통 굿이라 하면 여자 무당의 사제가 전체적인 굿의 연행을 이끌어 가지만, 경기도 도당굿은 남자 무당인 화랭이들의 역할이 주종을 이루며 소리와 재담, 재주놀이 등을 통해 강신여무(降神女巫)인 미지와 함께 굿을 이끌고 나아간다. 이러한 화랭이는 남자 세습무(世襲巫)로서 신라의 화랑(花郞)에서 어원이 유래되었다. 경기도에서는 당제 즉 도당굿과 함께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며 마을 제사로 산신제를 지내기도 했다.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울대리의 산신제는 음력 3월과 9월에 큰 소를 잡아 제의에 쓰고 연행이 끝나면 마을 집마다 소고기를 돌려 함께 음복하였다. 때론 돼지를 제물로 잡아 쓸 때도 삶아 음복을 하고 남은 고기를 마을로 가지고 내려와 마을 사람들과 함께 나누어 먹었다. 1970년대 말 이후 제수를 마련하고 산제를 지내는 비용이 감당하기 어려워지자 비용 부담을 꺼리면서 도당굿과 달리 지역의 산신제는 안타깝게 점점 사라져 갔다. 이렇듯 제의에 십시일반으로 비용을 함께 모아 육류를 올렸던 정성은 다른 지역에 비해 남달랐으며 특히 소의 가치는 특별했다. 도당굿과 더불어 과거의 산신제에서는 이러한 소고기를 최고의 제수 음식으로 올리고 음복했던 것이다. 하물며 개인적으로 소고기를 사 먹으려면 쉽지 않은 것을 마을 단위에 큰 소를 잡아 치성을 드리고 음복하였으니 예나 지금이나 소고기가 귀한 정성의 음식인 것은 사실인 것 같다. 경기도 양주에서 가까운 포천군 이동면에는 소고기 중 갈비로 유명한 이동갈비가 있다. 이동갈비는 1980년대 초반 경기도 포천군 이동면에 조그만 식육 식당을 하던 네 곳(이동갈비, 백운갈비, 장암갈비, 느티나무갈비)이 맛의 유명세를 타면서 포천군 일동면과 이동면에 250여 군데의 갈빗집을 생성하고 집성촌으로 만든 유명한 먹을거리다. 이동갈비에는 생갈비와 양념갈비 두 종류의 소갈비가 있다. 각각 그 맛과 정성은 남다르다. 생갈비는 아무런 양념을 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의 소갈비를 참나무 숯으로 구워 손님상에 놓는다. 그 감칠맛이란 왕후장상의 불로초보다 진하다. 양념갈비는 특유의 양념 비법으로 달콤함과 단백함을 합(合)이 되게 만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은 가격이었다. 갈비 10대(1인분)의 가격이 그 당시 서울 음식점 삼겹살의 가격과 별 차이가 없었으니 그렇게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왕래했던 손님들의 마음을 필자는 그 누구보다 잘 안다. 그 당시 포천군 일동면과 이동면 지역에는 군부대들이 많았다. 그래서인지 군 장병과 면회하러 온 식구들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는데 주말이면 한 점의 소갈비를 어머니가 이등병 아들에게 먹여 주는 모습을 종종 보곤 했다. 그러한 이유 때문인지 경기도 포천 이동의 갈비 맛은 여느 지역의 갈비 맛과 다르고 더욱 특별하다. 이러한 마을의 치성이 담긴 경기도 도당굿과 어머니의 정성이 깃든 이동갈비는 지금도 대한민국의 소중한 전통문화로 자리하고 있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1.06.24 16:26

현직 기자가 쓴 ‘대륙의 식탁, 베이징을 맛보다’ 2021년 세종도서 상반기 교양부문 선정

대륙의 식탁, 베이징을 맛보다와 연합뉴스 전북취재본부 김진방 기자 베이징 특파원을 역임한 연합뉴스 전북취재본부 김진방 기자가 쓴 대륙의 식탁, 베이징을 맛보다(홀리데이북스)가 2021년 세종도서 상반기 교양부문에 선정됐다. 2021년 세종도서 상반기 교양부문에는 총 10개 분야 6467종의 도서가 접수된 가운데, 해당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총 130명의 심사위원이 참여해 심사 단계별로 세종도서 사업목적과 심사기준에 따라서 접수된 교양도서들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심사한 결과, 총 330종의 도서를 최종 선정했다. 일차적으로 교양부문 도서 선정의 공통기준은 시의성과 독창성, 다양성을 고려해 우리 사회의 시대적 흐름과 변화를 반영하며, 기존 도서들과 내용 및 형식에 있어서 중복되지 않고 차별성 있는 도서를 선정한다. 연령대와 관심사가 다양한 배경의 독자를 위해 다양한 주제를 포함하도록 했으며, 내용면에서 완성도와 충실성 기준 충족 여부에도 중점을 두고 심사가 이뤄진다. 특히 관광 심사 총평에서 대륙의 식탁, 베이징을 맛보다는 베이징이라는 지역에서 대륙 전체의 음식을 다각도로 바라볼 수 있는 충분한 현지경험, 그리고 중국과 맛 전문가로서의 디테일이 가득 담겨있다는 평을 받았다. 또한 코로나19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우리 국민에게 간접적 여행과 휴식 및 위로가 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부분도 긍정적 평가요인이 됐다. 책은 박찬일, 레이먼 킴 셰프와 중국 CCTV 혀 끝으로 만나는 중국 총괄 프로듀서 천샤오칭, 전 주중 한국문화원장 한재혁, KOTRA 광저우 무역관장 황재원 등 맛 전문가와 중국 전문가의 극찬을 받았으며, 최근 3쇄에 들어가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김 기자는 코로나19라는 팬데믹이 1년 넘게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실정이다. 조금씩 날아오르는 비행기의 수는 늘어나고 있으나 갈 길은 아직 요원해 보인다. 전 세계 사람들이 힘을 모으는 상황속에 빠른 시간 내 팬데믹 사태가 종식돼 제가 직접 맛보고 친절하게 설명한 대륙의 식탁을 맛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말했다.

  • 문학·출판
  • 백세종
  • 2021.06.24 13:35

[신간] 교정행정을 담당하며 느낀 삶의 편린

전직 교도관이 38년 간 교정시설에서 근무한 경험과 교정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담은 수필집을 펴냈다. 지난 2017년 12월 전주교도소 보안행정계장(교감)을 끝으로 정년퇴직한 이만호 씨(64)가 <천직의 길>(신아출판사)을 출간했다. 이번에 그가 펴낸 수필집은 교정 현장에서 수용자 교정교화에 천착하면서 각종 언론과 교정 관련 잡지, 수용자 교화용 잡지에 쓴 글 200여 편 가운데 67편을 엄선해서 엮은 책이다. 수필 대부분은 교정 현장에서 저자가 직접 겪고 느꼈던 교도관의 삶과 교정 현장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기술하고 있다. 저자는 2008년~2010년 전주교도소에서 수형자 창업취업 업무를 맡았는데, 한 출소자의 일자리를 알선하기 위해 자신의 차에 태우고 백방으로 찾아다녔다고 한다. 그 결과 상공회의소 등 많은 단체에서 힘을 보태 출소자가 취업에 성공할 수 있었다. 살인죄로 복역하다 가석방된 출소자의 창업을 도와준 이야기도 잔잔한 감동을 준다. 저자는 이 출소자가 창업자금을 지원받아 세탁소 개업을 할 수 있도록 도왔는데, 출소자는 하루 4시간만 자고 오로지 세탁일에만 매달렸다. 결국 2년 만에 소득 1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으며, 다른 출소자들의 롤 모델이 됐다. 저자는 교정행정을 제대로 이해하고 교도관의 진솔한 삶을 이해하는 데 작게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며 향후 도서관이나 사회복지시설 등 소외된 곳에서 원하면 기꺼이 도서를 기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만호 씨는 1979년 5월 교정직 9급으로 교정 현장에 첫발을 내디딘 후 전주교도소와 순천교도소, 군산교도소 등지에서 수형자 관리와 교화에 힘썼다. 지난 2010년 행정안전부가 주최한 제1회 대한민국 참된 공무원 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이 씨는 돌아가신 아버지를 회상하는 사부곡 낡은 사진 한 장으로으로 2009년 5월 수필과 비평에서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06.23 17:13

[신간] 일상의 시어로 삶의 희로애락을 노래하다

익산 원광중학교 교장으로 재직하는 송태규 시인이 첫 시집 <말랑한 벽>(천년의 시작)을 출간했다. 총 4부로 구성한 이 시집은 민낯, 빨래줄, 섬, 컵라면, 아내의 생일, 아비 등 일상에서 건져 올린 시어로 삶의 희로애락을 노래한다. 시인은 이를 통해 가족과의 유대, 사회적 연대의 가능성을 은유와 상징을 통해 보여 준다. 여기엔 타인에 대한 존중과 사랑이 깃들어 있으며, 궁극적으로 관계를 회복하고 자연과의 합일을 도모하고자 하는 시인의 의지와 열망이 내포돼 있다. 시인은 역설과 모순으로 가득한 세계와의 불화로 자아가 분열을 겪는 모습도 보여준다. 거대 자본의 상징인 강남, 인간 사이 소통의 어려움을 보고 느낀 점을 담아낸 시들이 그것이다. 시인은 이같은 혼돈과 무질서의 장에서 탈피하기 위한 방안을 인간의 존엄성에서 찾는다. 해설을 쓴 이병초 시인(웅지세무대 교수)은 시인은 과거를 포용하고 현재를 성찰하고 다가올 미래를 낙관함으로써 단절보다는 결속을, 반목보다는 화합을, 불통보다는 소통의 정서를 이끌어 낸다며 이로써 유의미한 시적 발자취를 남긴다고 평했다. 송 시인은 1962년 익산에서 태어났으며, 2019년손잡이<에세이 문예>로 수필 부문 신인상을, 2020년 시 아무거나<시인정신>로 시 부분 신인상을 수상한 바 있다. 2020년에는 수필집 <마음의 다리를 놓다>를 출간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06.23 17:13

[신간] 고난 속에서 탄생한 클래식 명곡…‘위기의 음악가들’

어떤 음악가는 이제 막 작곡가로 자신의 이력을 써나갈 무렵 청각에 장애가 온다(베토벤). 또 다른 음악가는 젊은 나이에 아내와 자식들을 연달아 잃고는 슬픔 속에서도 오페라를 무대에 올렸으나 돌아온 건 혹평과 야유뿐이었다(바그너). 고난을 창작의 동력으로 삼아 빚어낸 결과물은 이들의 대표작이자, 나아가 시대를 대표하는 기념비적 작품이 되기도 했다. 서양음악사의 천재로 불리는 음악가들의 명곡 창작에 얽힌 이야기를 다룬 책이 나왔다. 30여 년 간 방송 PD로 생활하며 오랜 기간 클래식FM PD로 일해온 장옥님 씨의 <위기의 음악가들>이다. 이 책에는 서양음악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음악가 14명이 등장한다. 바로크 시대의 바흐와 헨델부터 모차르트, 베토벤, 슈베르트 등 낭만주의 작곡가들 그리고 20세기 쇼스타코비치까지 아우른다. 저자는 이런 위대한 음악가들이 각자의 삶에서 운명의 타격이라 할 만큼 극심한 고난과 위기를 겪었던 상황과 그때 창작한 작품에 중점을 뒀다. 생애 각 단계에서의 발생한 주요 에피소드를 비롯해 반드시 언급돼야 할 중요한 작품 정보, 음악 용어에 대한 설명도 곁들였다. 또 각 작곡가들이 활동한 시기의 음악사적 흐름과 특정 장르와 관련된 사회문화적 맥락도 짚어, 독자들이 음악사의 큰 흐름 속에서 개별 작품의 의미와 가치를 헤아릴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책 속의 이야기들은 고진감래라는, 진부하지만 여전히 유효한 동서고금의 인생 교훈과 일맥상통한다. 작가는 위대한 음악가들이 예술 창작이라는 목표를 향해 역경과 위기를 감내해 간 시간을 들여다보면서 이들에 대한 존경과 연민, 감사의 마음에 절로 숙연해지곤 했다며 위기의 시간을 감내하며 완성한 작품들을 마주할 때는 기쁨의 눈물이라도 뿌리고 싶었고, 이런 예술 향수의 충만함을 많은 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는 생각에 책을 엮게 됐다고 밝혔다. 장옥님은 1981년 KBS에 음악 프로듀서로 입사해 클래식FM의 장일범의 가정음악, 노래의 날개 위에 등의 프로그램과 대중음악채널 쿨FM의 이현우의 음악앨범, 황정민의 FM대행진 등 다수의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21.06.23 17:06

[신간] 화부터 내는 아빠, 자녀에게 어떤 영향을 줄까?

아빠는 아기 사자를 사랑하지만, 마음속에만 품고 있고 말로 표현하지 않는다. 반면 아기 사자가 실수라도 하면 화부터 내며 큰소리로 야단을 친다. 따뜻한 말로 감정을 읽어주며 공감해주는 아빠와 무조건 화부터 내고 잘못만 지적하는 아빠는 어린이의 성장에 어떤 영향을 줄까? 양현미 작가가 펴낸 <고함쟁이 아빠>는 자녀에게 자신의 마음을 말로 표현하지 못하고, 화부터 내는 아빠 사자와 그로 인해 상처받는 아기 사자의 이야기가 담긴 그림책이다. 아기 사자가 태어나자, 엄마는 젖을 먹이며 정성껏 보살핀다. 반면 아빠는 기쁨을 표현하지 못하고 멀리서 바라만 본다. 어느 날, 아기 사자는 아빠가 가장 아끼는 호른을 굴리며 놀다 들켜서 야단을 맞는다. 아빠는 몹시 화를 내며 소리를 치고, 깜짝 놀란 아기 사자는 몸이 작아진다.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벌어지자 아빠는 놀라서 어쩔 줄 모른다. 아빠는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까? 아기 사자가 원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는 아빠 손에 달렸다. 작가는 아빠의 말과 행동이 자녀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함께 고민해보고 싶었다며 아빠의 따뜻한 말을 먹고 껑충 자라는 아이들을 위해, 아이에게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아빠들을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밝혔다. 그림은 정재민 작가가 그렸다. 갈기가 특징인 사자 가족을 오일 파스텔을 사용해 거칠면서도 매력적인 질감으로 담아냈다. 남원 출신인 양현미 작가는 소년문학 동시 부문 신인문학상을 받았다. 동시집 <엘리베이터에서 만났다>(공저)를 내고, 동시로 인형극을 만들어 어린이들을 만나고 있다. 한국반달문화원 전북지회장, 어울림작은도서관장을 맡고 있으며, 전북동시읽는모임, 전북아동문학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21.06.23 17:06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근혜 동화작가 - 이순미 ‘햇빛 전쟁’

기술의 진보는 혁신을 가져왔다. 혁신의 결과물은 생산, 소비 그리고 다시 업그레이드를 반복해 또 다른 혁신의 모델이 된다. 이러한 반복으로 자본은 자본을 낳고 환경은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환경에 놓인다. 여기서 말하는 환경은 자연환경이다. 자연환경은 인간의 욕심에 꾸준히 자기 몸을 내어 주었다. 그러나 무엇이든 내주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걸 기술의 진보가 혁신을 거듭할수록 알게 된다. 이순미 작가의 햇빛 전쟁<보랏빛소 어린이>은 기술의 진보와 혁신만을 좇는 인간의 욕망에 경종을 울리는 동화다. 햇빛이 인간에게 던지는 경고. 그 경고는 실로 무시무시하다. 주인공 루아는 아빠를 따라 피부병을 앓는 동생 모아와 시골로 이사를 한다. 루아 가족뿐만이 아니라 많은 도시인이 원인을 알 수 없는 피부병을 고치기 위해 청정지역이라 불리는 시골로 삶의 터전을 옮긴다. 그러나 피부병은 오히려 더 심해져 간다. 이곳에는 햇빛 단지라 불리는 최고급 자재로 지어진 최첨단 시설을 갖춘 주거지가 있다. 단지를 조성한 아인이 아빠는 햇빛 다시 말해 자외선이 주는 재앙에도 위기가 기회라며 기술이 재앙을 이길 수 있다고 사람들을 현혹시킨다. 사람들은 결국 아인 아빠 설득에 넘어간다. 땅속에 개미집을 짓는 할아버지처럼 자연에 귀이 된 삶을 살기 위해서는 포기할 게 너무 많아서다. 원인이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알고 있음에도 진실을 외면하는 것이 거짓을 마주하고 바로 잡는 것이 훨씬 쉬운 선택이라는 걸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진실은 불편하고 불쾌한 것투성이니까. 많은 선택지가 있다. 어떤 삶을 살지는 어떤 선택지를 고르냐에 달렸다. 하지만 환경파괴 앞에서는 선택지가 있어서는 안 된다. 오로지 비판과 실천뿐이다. 환경을 파괴한 우리 자신에게 건네는 비판이다. 비판은 이해시키는 것이다. 먼저 스스로를 이해시킬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상대를 이해시킬 논리가 선다. 그다음은 실천이다. 개개인의 실천은 너무 미비해서 눈에 띄지도, 효과가 두드러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우리는 안다. 나비효과를. 나비의 날갯짓이 날씨를 변화시키는 것처럼 개개인의 작은 실천이 좀 더 나은 세계로의 이행을 가져오리라는 사실을 말이다. 이순미 작가는 서문에서 달라지는 자연과 환경의 신호를 가볍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지구의 방어벽은 우리가 함께 지켜 낼 수 있을 거라고 적었다. 작가의 말처럼 자연의 작은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예민함을 장착할 때다. 유연한 예민함으로 자연이 자정 능력을 되찾을 수 있게 돕는다면 시나브로 달라진 환경을 마주하고 선 우리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지금이야말로 이 책을 손에 들어야 할 때다. 코로나라는 대재앙이 우리 삶을 어떻게 바꿔 놓았는지 경험한 어린이들에게 더더욱 가닿는 동화일 테니 말이다. 책을 통해 기술의 진보가 어떤 분야에 더 유용하게 쓰이고 나아가야 할 것인지를 인지하고 올바른 비판을 통해 진실을 정면으로 마주할 줄 아는 전 세대의 이야기가 되길 희망한다. 여름이 햇살에 익어가는 냄새를 맡으며 자라날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이 동화 한 권에 스며있다. 김근혜 동화작가는 2012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동화 부문으로 등단했다. 펴낸 책으로 동화 <제롬랜드의 비밀> <나는 나야!>, 청소년 소설 <유령이 된 소년>이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1.06.23 17:06

무주 한풍루 보물됐다

문화재청(청장 김현모)은 전라북도 유형문화재인 무주 한풍루(茂朱 寒風樓)를 보물로 지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조선 시대 관아 건물인 무주 한풍루는 선조 때 문신 백호(白湖) 임제가 호남의 삼한(三寒)인 무주 한풍루와 남원 광한루(廣寒樓), 전주 한벽당(寒碧堂)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던 문화재다. 현판은 석봉 한호가 썼다고 전해지며, 수많은 묵객이 글과 그림으로 풍류를 즐기던 곳으로 당시 시대상과 문화상을 알 수 있는 건물이다. 정확한 창건 연대는 알 수 없지만 15세기 조선전기 문신 성임과 유순 등이 한풍루를 보고 쓴 시와 신증동국여지승람 등 여러 기록을 통해 조선 초기부터 존재해 왔음을 알 수 있고, 임진왜란(1592) 당시 전소된 이후 다시 건립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무주 한풍루는 정면 3칸, 옆면 2칸의 중층 누각 팔작지붕 건물로 이익공 양식 등의 특성을 보이고 있어 조선 후기 관아누정 격식에 충실하게 건축됐다. 누하층에 평주 설치, 누하주와 누상주의 비례와 흘림 수법, 대량의 항아리보 치목, 추녀에 강다리 설치 등의 건축적 요소에서 구조적 안정감과 미적가치를 고려한 무주 한풍루만의 건축적 특이성을 볼 수 있다. 또 최근에 목재 연륜 연대 분석에서 16~17세기 중순 당시 기둥과 창방 등 주요 목부재가 확인돼 진정성 있는 복원이 이뤄졌다는 점과 임진왜란 전후의 중수와 복설(없어졌던 것을 다시 설치), 일제강점기 철거 위기에 있던 건물을 원래의 모습과 자리로 되찾으려 한 무주군민의 애환이 담긴 점, 우리나라 몇 안 되는 중층 관영 누각으로 17세기 시기적 특성이 잘 나타나 있는 점 등 역사, 건축, 학술적 가치가 크다고 판단된다고 문화재청은 밝혔다. 문화재청은 무주 한풍루 외에도 조선 왕실 불교 미술품인조선 회암사지 사리탑을 보물로 지정했다.

  • 문화재·학술
  • 백세종
  • 2021.06.22 19:03

“피카소 ‘한국에서의 학살’ 제작동기…신천학살 아니야”

우석대학교(총장 남천현, 이사장 서창훈) 동아시아평화연구소(소장 서승)가 22일 전주시 금암동 우석빌딩 화하관에서 개최한 625 전쟁과 이북지역 민간인 학살 학술 심포지엄에서 한국 전쟁시기 북한 신천학살 사건의 주체를 미국으로 볼 수 없다는 의견이 나왔다. 생존자들의 증언과 유물, 국제여성민주연맹의 조사를 토대로 보면 북한 내부에서 일어난 좌우 간의 이념대립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는 것이다. 피카소의 한국에서의 학살작품의 제작동기 역시 신천학살 사건이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서창훈 우석학원 이사장과 남천현 우석대학교 총장, 장영달 우석대학교 명예총장,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인 지선 스님 등 유관단체와 학계 관계자 50여 명이 참석했다. 한국전쟁시기 발생한 신천학살 사건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 <손님>(2001)을 발표한 황석영 작가는 사전 동영상 발제를 통해 해당 사건을 기독교 우파와 마르크스주의 좌파 간 사상대립이 폭력화 된 결과물로 해석했다. 앞서 그는 북한을 다녀온 뒤 살아남은 자들의 증언과 자료를 토대로 소설을 썼고, 여기서 학살이 일어나게 된 원인을 손님(기독교 우파, 마르크스주의 좌파)으로 형상화했다. 황 작가는 (1989년) 방북했을 때, 북한의 황해도 신천에는 미제학살기념박물관이 있었다며 신천 양민학살 사건을 일으킨 주체를 미국으로 보고, 이를 고발하기 위해 세운 곳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나중에 뉴욕에 체류하면서 어느 목사를 만나 그의 소년 시절 목격담을 듣고서 여러 가지 의문이 풀렸다고 강조했다. 황 작가는 그 끔찍한 학살은 우리들끼리 저질렀다는 게 진실이라며 배경은 계급적 유산이 약한 북한에서 기독교와 마르크스주의 두 가지 관념 모두를 개화로 받아들였던 탓이라고 했다. 한성훈 연세대 국학연구원 연구교수는 신천박물관과 한국에서의 학살-우익 치안대와 미군 그리고 피카소 발제를 통해 신천에서 일어난 학살을 피카소가 한국에서의 학살을 제작하는 동기로 볼 수 없다며 피카소는 학살이 일어나기 한 달 전인 1950년 9월, 프랑스 공산당으로부터 한국전쟁을 고발하는 작품을 제작해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이듬해 1월 18일 완성했다고 말했다. 이어 피카소의 작품은 당시 좌파 쪽으로 기울어져있던 지식인들의 감정과 일치했다고 부연했다. 한 교수는 신천학살에 대한 실증적인 문제도 제기했다. 그는 신천학살의 가해자를 미군으로 특정하는 것은 다른 맥락에서 짚어봐야 한다며 신천박물관 전시실에는 진열된 총기류에는 한청(대한청년단), 치안대 글자가 적혀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천학살은 우익치안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천박물관의 전시내용과 구성이 가진 의도도 분석했다. 그는 노동당의 의도를 명확히 드러낸다며 이들은 박물관을 통해 인민들의 반미감정을 고양하고 일반화시키고자 했다고 했다. 김태우 한국외대 한국학과 교수는 한국전쟁기 국제민주여성연맹의 북한지역 조사와 신천학살 발제를 통해 국제민주여성연맹이 조사 당시 북한사람들이 증언한 내용에 의구심을 가진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제민주여성연맹은 1951년 미국,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등 17개국 여성이 모여 한국전쟁의 참상을 조사하기 위해 꾸린 단체다. 이들은 학살사건이 있던 신천을 비롯한 북한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며 전쟁의 참상과 증언에 대한 기록을 남겼다. 김 교수는 국제민주여성연맹은 학살가해자로 미군 혹은 미군 통제하의 한국군으로만 지목되는 상황에 의구심을 제기했다며 나아가 실제 현장 대기 증언자들이 사전에 지침을 받았을 가능성까지 거론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황해도 지역 내에서 이동하는 도중에 만난 사람들과 가진 무작위 인터뷰에서는 우익치안대의 존재까지 억제되진 못했다고 했다. 이어 연맹은 이런 상황이 발생한 원인으로 북한 최고위급 인사나 조선인 통역관을 지목했다며 이들은 북한 정부의 지시 하에 일괄적으로 정보를 왜곡할 수 있었다고 부연했다. 김 교수는 북한은 우익치안대의 존재를 감춰야 할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며 전쟁이전 인민의 확고한 지지위에 정권이 수립됐다고 선전한 상황에서 유혈사태를 주도했다는 사실은 정치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 문화재·학술
  • 김세희
  • 2021.06.22 18:17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