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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에겐 ‘소외된 목소리’가 필요하다

가부장제의 원리와 체제 속에서 혹은 국가적 재난 속에서 송두리째 삶을 빼앗기고도 이미 잊어버렸거나 잊히고 있는, 잃어버렸거나 잃어가고 있는, 소외되고 배제된 존재의 삶에 주목했습니다. 전북지역 여성문학연구자 집단 지식공동체 지지배배의 시선은 한국 근현대사 속에서 배제되고 잊힌 존재들에게 향한다. 이 시선을 쫓다 보면 우린 어떤 가치와 양식들이 삶의 바깥으로 추방되고, 누락되고, 배치됐는지 확인하게 된다. 지식공동체 지지배배는 김은혜 문학만화연구자, 유인실 문학연구자, 이숙 문학연구자, 최은영 영상문학연구자, 최정 극작가 등 다섯 명의 신진 여성문학연구자들이 모여 만든 연구집단이다. 이들은 전북대 대학원 국문과 동문으로 시, 소설, 희곡, 만화, 영화 등 각기 관심 분야는 다르지만 지역, 여성, 비정규직이라는 공통점을 중심으로 연대를 모색했다. 이들 중 몇몇은 서너 살 어린아이들을 곁에 두고 학위논문을 쓰고, 몇은 아이를 다 키우고 나서야 자신의 연구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했다. 모두 여성으로서 삶을 살아오면서 틈틈이 자신의 연구 영역을 확장해온 것이다. 그러면서도 채워지지 않는 정서적인 갈증을 느꼈다고 했다. 김은혜 문학연구자는 여성으로, 문학연구자로 살아온 우린 서로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었다며 우리가 직접 몸으로 부딪쳐 왔던 동시대적 삶과 문학을 연결해 폭넓게 공부하고 싶었다. 이를 대중과 함께 공유하며 동시대적 문제의식을 함께 나누고자 했다며 모임을 조직한 동기를 밝혔다. 이들은 이러한 주제 의식을 갖고 작은도서관, 동네책방, 청년몰 등에서 광장의 한복판에서 여성서사 몰아쳐 읽기로 강연을 이어갔다. 연구자들은 그 과정에서 대중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격의 없이 소통할 때는 현장이 아니면 맛볼 수 없는 특별한 감회를 느끼기도 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공동 연구 작업의 첫 번째 산물로 기록비평집 <문학으로 잇다-공감을 넘어 통감으로>를 발간하기도 했다. 이 책은 시, 소설, 희곡, 영화, 만화 등 다양한 장르별 작품을 대상으로 2015년 이후 우리 사회에 제기된 여성 문제와 한국 역사에서 되풀이되고 미해결된 채 되돌아오는 재난과 참사의 고통을 집중 조명했다. 책에 실린 10편의 글은 그동안 지배 문법에 침윤된 문학대중 서사에서 왜곡되고 비민주적인 상상력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정동의 시선을 공통점으로 한다. 특히 연구자들의 연구, 비평글 이외에 지난해 가을,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지식공동체 지지배배의 연구자들과 대중 시민들이 만나 재난 이후의 문학이라는 의제를 함께 토론해 문제의식을 확장해 본 담론 현장의 기록도 함께 실었다. 향후에는 재난 이후의 문학을 더 깊이 있게 들여다볼 계획이다. 김 문학연구자는 과거 한국 사회가 통과해 온 재난 속에서 반복되고 재생산되는 재난의 고통에 주목하고자 한다며 참사 이후의 과정이 누구의 힘에 의해 전개됐는지, 누구의 눈으로 참사가 해석되고 이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은 누구에 의해 구성되는지 등 참사의 위치성과 접근의 층위를 통찰하는 작업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21.01.21 16:44

[신간] 장욱 시인, 정명애 수필가 부부 나란히 책 출간

장욱 시인, 정명애 수필가 부부가 나란히 책을 펴냈다. 완주군 구이면 두방리 까치가 물어온 새해 선물이 반갑다. 장욱 시인은 오래된 숙제를 풀어내듯 시집 <겨울 십자가>를 내놨다. 1996년 시집 <사랑엔 피해자뿐 가해자는 없다>를 발간한 뒤 오랜만에 엮어낸 시집이다. 이번 시집은 1996년부터 현재까지 창작한 시들을 역순으로 추렸다. 삶의 기록과 같은 시편들은 생의 가운데 토막 같은 시절을 관통하고 있다. 그만큼 사랑도 아픔도 사색의 몸부림도 신앙의 어설픔도 깊숙이 점철돼 있다. 겨울이 되어서야 우리들은 손톱 밑으로 그리움이 시린 연인이 된다// 고요한 떨림으로 다가가 서로의 튼 손을 잡는다// 손 끝에서 손 끝으로 파고드는 니 가슴속 니 기도 소리를 듣는다 (겨울 십자가 일부) 장 시인은 아주 오래된 녀석들을 골방에서 꺼내어 먼지도 털어 주고 볕도 쬐어 가며 다독였다며 이제 내 삶의 한 귀퉁이를 지나가는 나무다리 위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린다고 밝혔다. 장욱 시인은 전북대 국문과와 동대학원 석사를 졸업하고, 전주대 국문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88년 월간문학(시조), 1992년 문학사상(시)으로 등단했다. 시집 <사랑살이> <사랑엔 피해자뿐 가해자는 없다> <조선상사화>를 펴냈다. 정명애 수필가는 첫 번째 수필집을 낸 지 10년 만에 묵상집 <산딸나무>를 발간했다. 그는 나이 칠십을 바라보며 그 전에 출간한 첫 번째 책에 싣지 못하고 접어 두었던 쪽지와 이후 몇 편의 단상을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펴보려고 했다며 잔잔한 어조로 고백하듯 말했다. 이번 묵상집은 평생 신앙생활을 해 온 정 수필가가 신과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자신을 맑게 투영한 일련의 작업 기록물과도 같다. 제1부는 비염 등 45편의 묶음으로 10여 년 전부터 두방리라는 카페에 올렸던, 하나님과의 관계에 관한 쪽지를 뽑아 구성했다. 제2부는 소원을 이루시는 등 55편의 묶음으로 성경을 묵상해 짧은 일기처럼 공책에 적었던 것들을 모았다. 책에는 늙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쓸쓸함도 배어있다. 그러나 묵상을 통해 긍정적이고 희망적으로 사고하려 노력하는 모습이 엿보인다. 다만 토끼풀꽃이나 쥐똥나무꽃처럼 겉모습은 눈에 띄지도 않을 꽃이지만 되돌아보는 향기가 있다는 것이 점점 늙어 가는 우리들에게 낙심하지 않게 하는 꽃이군요. (볼품없는 꽃들에게서 일부) 정명애 수필가는 전주교대를 졸업하고 30여 년간 초등학교 교사로 봉직하다 퇴직했다. 1999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수필 부문에 당선됐다. 수필집 <내 작은 땅>을 펴냈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21.01.20 17:29

[신간] 이창엽 목조건축전문가 '전통한옥과 종교건축'

전통한옥은 현대건축에서 느낄 수 없는 자연적인 조형미를 품고 있다. 학의 날개처럼 활짝 펼쳐진 추녀와 처마, 용처럼 힘차게 비상하는 지붕, 뒷산 자락처럼 부드러운 용마루는 자연과 소통한다. 이창엽 목조건축 전문가가 한옥의 숨결이 깃든 <전통한옥과 종교건축>을 펴냈다. 작가는 오랫동안 종택과 문화재 한옥, 궁궐, 사찰 등 전국의 목조건축물을 찾아다니며 사진과 자료를 수집해왔다. 이런 그의 오랜 화두는 한옥교회 건축의 현대화였다. 그 디딤돌이 될 이번 책은 우리의 얼과 혼, 사상을 배경으로 한옥 건축의 전반을 훑는다. Ⅰ편에서는 전통한옥의 이론적 근거와 구조, 용어 등을 기술했다. Ⅱ편에서는 한옥교회에 관한 역사와 현존하는 건축물을 소개했다. Ⅲ편에서는 국내에 산재한 현대 한옥과 목조건축물을 파악하고 세계 각국의 목조 종교건축물 등을 살펴봤다. 끝으로 Ⅳ편에서는 앞서 서술한 정보와 기술들의 활용 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작가는 교회 건축물에 대한 인식 토대를 갖추고자 주력했다. 이를 위해 전통한옥과 서양 건축물, 한옥교회와 서양 교회 건축물을 비교하며 서술했다. 한옥의 기능적장식적 요소들도 성결 구절을 인용해 비교했다. 그는 전통을 보존하는 것만큼 의미 있고 귀중한 것은 현대와 소통하며 공존공생하는 문화로의 정착이라며 전통은 역사에 기반을 둔 전통의 미를 확립하고 현대와 조화하는 신개념 한옥을 통해 세계화를 이뤄갈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저자는 목조건축지도자로 임실 목조문화체험장에서 전통한옥의 이론과 실습 교육을 하고 있다. 총신대에서 신학을 전공하고, 전주대 선교신학대학원에서 신학을 전공하고 있다. 전국한옥기능경기대회 전북도지사상, 전국목조기술경기대회 국제기능올림픽 한국위원장상을 수상했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21.01.20 17:29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근혜 동화작가 - 김영주 작가 ‘레오와 레오 신부’

살다가 문득 당연한 것들에 의문을 품을 때가 있다. 의문을 품는다는 건 견고하고 빈틈없다고 생각한 삶에 균열이 생겼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잠시 멈춰 서서 삶이라는 담벼락에 기대앉아 오래전으로 돌아가 보는 건 어떨까. 운이 좋으면 균열의 뿌리를 발견해 낼지 모른다. 그게 아니라면 최소한 쉬어갈 타임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김영주 작가의 첫 동화 <레오와 레오 신부 / 푸른 생각>에 주인공 레오(세례명)는 문득 익숙함에 의문을 던진다. 절대적이었고 지배적이었던 대상에 대한 의문이었다. 나는 무슨 까닭에 성당을 다니는 걸까? 사춘기가 시작된 레오는 지켜야 할 것도 많고 하지 말라는 것도 많은 종교 생활이 점점 버겁다. 친구들과 뛰어놀라치면 성당 교리 수업을 가야 했고 주말에 실컷 늦잠 자고 싶어도 그저 꿈같은 일이다. 성당 다니는 애가 왜 그 모양이야? 성당 다니면 착해야지. 하는 편견어린 시선은 레오를 더 예민하게 했다. 새로 오신 보좌 신부인 레오 신부의 까칠한 태도도 한몫했다. 융통성이란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는 레오 신부와 레오는 사사건건 부딪친다. 급기야 레오는 성당을 다니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태어나 지금까지 종교에 관해 자기 결정권, 자기 의지를 갖춰보지 못한 레오였다. 마치 조류가 태어나자마자 처음 본 대상을 엄마라고 여기는 것처럼 레오에게 성당은 각인 그 자체다. 응당 그럴 수밖에 없었다. 태어나 보니 엄마가 가톨릭 신자였고 그러니 생존에 필요한 추종 반응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레오와 레오 신부를 읽다 보니 나의 중학교 시절이 떠올랐다. 내가 교회에 간다고 하자 아빠는 완강히 반대했다. 이유는 하나였다. 아빠가 불교 신자인데 딸이 기독교 신자인 건 가정의 평화를 위해 있을 수 없는 일이란다. 뭐 독실까지는 아니어도 계절이 바뀌면 절에 가시긴 했으니 아주 맥락 없는 말은 아니었다. 그렇다 해도 종교는 내 권한이었다. 나는 보란 듯이 하루도 빠지지 않고 교회를 나갔다. 처음에는 오기였고 나중에는 믿음으로 굳어진 행보였다. 그래서였을까. 아빠는 더는 내가 믿는 종교를 문제 삼지 않았다. 덕분에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무사히 교회를 다닐 수 있었다. 우리 아빠와 달리 레오 아빠는 레오의 선택을 존중했다. 이러다 영영 성당을 나가지 않으면 어떡하지! 성당 안 다니면 이담에 어떡하려고 그러나?라는 조급함 대신 레오를 격려했다. 만약 아빠가 레오의 선택에 반기를 들었다면 어땠을까? 레오는 성당에 영영 발길을 끊었을지 모른다. 성당 선생님, 레오 신부, 주임 신부 모두 문을 활짝 열어 놓고 레오를 기다려 주었다. 덕분에 레오는 자신의 선택을 재고하고 복기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었다. 김영주 작가는 이야기 속 주인공 레오는 갈등과 위기를 겪고, 충돌 속에서 상처를 입는다. 하지만 그 해답과 치유 방법을 자기 스스로 찾아낸다.며 이야기에서 강요된 신앙으로 무조건 행복할 거란 편견을 깨고 싶었다. 까칠하고 완고한 레오 신부님도 어린 레오에게 배우는 모습을 바라볼 수 있다. 우리는 서로의 거울이 되어 살아야 한다.라고 서문에서 말했다. 작가의 말처럼 우리는 깨지고 부서지면서 삶의 방식을 터득한다. 성당을 다니지 않겠다고 선언한 이후 레오가 보인 행동은 자기 의지의 중요성과 선택에 따른 책임의 관계를 이해한 결과가 분명하다. 트루먼 쇼라는 영화가 생각난다. 탄생 순간부터 트루먼 쇼에 주인공 된 트루먼. 뒤늦게 자신의 삶이 잘 짜인 각본임을 깨달은 트루먼은 과감히 세트장 문을 열고 세상 밖으로 나간다. 영화를 본 사람 누구나 그의 선택에 박수를 보내게 된다. 그가 선택한 바깥세상이 안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해도 어제의 나와 분명 다른 오늘의 나를 만나게 되리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누구나 스스로 자기 삶을 결정할 권리가 있다. 어린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닐 것이다. 우리는 모두 독립된 인격체이기 때문이다. 이제 <레오와 레오 신부>를 읽고 익숙함에 딴지를 걸어 보자. 운 좋으면 나다움을 발견하는 행운을 얻게 될 것이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1.01.20 17:29

정읍학연구회 <정읍학> 7호 발간

정읍학연구회(회장 김익두, 전 전북대학교 국문과 교수)가 한 해 동안의 정읍지역 문화연구 결과를 해마다 학술지로 발간하는 2020년도 정읍학연구회 학술지 <정읍학> 7호가 최근 발간됐다. 이번 호에서는 최근 들어 급격한 소멸 위기에 놓인 전통마을 문화-아카이브를 다룬 정읍지역 마을문화가 특집으로 다뤄졌다. 특집에는 김 전 교수의 원형이정을 골고루 갖춘 생태-민속마을, 원정마을, 정읍역사문화연구소장 김재영 박사의 마을 지명연구의 필요성과 연구방법, 정읍학연구회 총무 이용찬 선생의 근대기 최고의 신흥종교 마을 대흥리의 어제와 오늘 등이 실렸다. 또 일반논문으로 현전 백제 최고(最古)의 노래인 「정읍/정읍사」 관련 논의를 종합적으로 재검토한 정읍과학대학 유종국 교수의 백제가요 <정읍> 연구, 정읍시의회 의원 이도형 의원의 조선시대 구빈정책에 관한 소고: 조선왕조실록의 정읍지역 자료를 중심으로, 한국신종교학회 이사 안후상 박사의 1920년대 우리나라 실력양성 운동과 보천교 등의 논문과 정읍역사 현장 탐방의 일환인 전주대 박둥석 교수의 대양리 다리도 책에 담겼다. 김 회장은 지자체가 시작된 지 10여 년이 지났고, 지역문화를 강조하는 분위기는 더욱 강하지만, 실제로 각 시군 단위의 구체적인 지역문화 연구를 그 지역민의 입장에서 자주적으로 연구하는 실제적인 활동은 아직도 매우 미약하다며 연구회는 이런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앞으로 더욱 더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활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 문학·출판
  • 백세종
  • 2021.01.20 17:18

[신간] 책으로 인도 여행과 명상을 떠나자

바쁘게 사는 현실에서 잠시 인도 문화를 느끼며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인도 전통문화 연구자인 배해수 작가가 인도정신 문화 총서 <신(神)이 부르는 노래(바가바드기타:Bhagavad Gita)>, <신(神)께 드리는 노래(기탄잘리:GITANJALI)>(지혜의나무)책을 냈다. 배 작가는 <신(神)이 부르는 노래>에서 2세기 경 완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인도의 경전인 바가바드기타를 설명해 준다. 먼저 책은 바가바드기타를 읽기 전 인도의 종교, 사상과 신 그리고, 고전 마하바라타와 바가바드기타의 배경과 내용 등의 소개로 인도문화의 이해를 돕고 안내해 준다. 요가의 실천철학을 하는 이들과 수행자들에게 이정표를 제시하는 것이다. 또 아시아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집인<신(新)께 드리는 노래>는 지친 마음의 갈증을 적시며 존재에 대한 영감을 주는 명상시집이다. 라빈드라나트 타고르가 선택한 103편의 시와 명상그림이 행자들을 고요와 내면의 평화로 이끌어준다. 작가는 이 두 권의 인도 문화총서를 통해 신의 노래를 인간에 알리고 다시 인간이 신에게 노래를 바치는 형태를 추구했다. 그것을 통해 작가는 독자들이 이 고전들을 통해 현 시기 답답함과 상처, 자기 상실감과 존재감의 위축, 막막함을 해소하기를 바라고 있다. 1966년 임실에서 태어난 배 작가는 항해학과 토목학, 관광학, 국제지역학, 문화인류학 등 다양한 분야들을 전공했다. 20대 후반 인도 16개주 전역을 여행하며, 종교와 생활문화를 직접 보고 배웠다. 이후, 인도 중부지역에 머물며 뿌나대학 산스크리트 기초과정과 간디 자연치료 전문대학의 닥터과정을 공부했다. 라즈니쉬 명상공동체에서 다양한 명상 프로그램을 체험했고 남인도 아루나찰라산에 있는 라마나 마하리쉬 아쉬람에서 존재에 대한 성찰을 했다. 인도 까이발야담 요가문화종합대학에서 국제지도자과정 수료 후, 30대 초반 귀국해 전주에서 마하요가명상원을 설립해 운영했다. 한국요가 지도자들을 위한 <요가교본>, <인도전통요가 아사나백과>를 감수했다. 주요 저서로는 <요가비전>과 <인도전통요가의 맥>등이 있다.

  • 문학·출판
  • 백세종
  • 2021.01.20 17:18

전북지역 2020년 공연 수익 전년도 3분의 1 수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가 확산한 지난해는 전북지역 문화예술계에게 가장 힘들고 잔인했던 해로 기억될 것 같다. 전년도에 비해 각종 공연들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개막편수가 절반이상으로 감소했고, 수익은 더 심각하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문화관광부 산하 재단법인 예술경영지원센터 공연 예술통합전산망(KOPIS: Korea Performing arts box office Information System)에 따르면, 전북지역의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연극과 뮤지컬, 무용, 클래식, 오페락, 국악, 복합 공연 등 문화예술 공연개막 건수는 107건이었다. 이는 전년도인 2019년 1월부터 12월까지 공연개막건수 224건에서 절반이상 줄어든 수다. 수익은 더욱 심각했다. 지난해 107건의 공연 수익은 5억6800여 만 원으로, 전년도 224건의 18억4000여 만 원의 3분의 1 이하로 떨어졌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은 전국으로 분산된 공연 입장권 예매와 취소 정보를 집계해 공연 정보와 통계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으로, 전산기록이 이뤄지지 않는 공연까지 포함하면 감소 수와 액수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각종 공연들이 큰폭으로 줄면서 문화향유에 대한 도민들의 갈망도 커졌다. 일례로 지난 15일 전주시향이 온라인으로 연 신년 음악회를 시청한 관객들은 이게 얼마만의 공연인지..., , 클래식 음악의 계절인 가을에는 코로나 사태가 나아져서 직접 음악회에 가서 보고 듣고 싶네요, 공연장에서 박수 치고 싶어요라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 이기전 대표는 실제 문화예술계의 상황은 심각한 수준이라면서 코로나19 2년차, 각종 문화예술 단체에 대한 지원을 공평하게 지원해 혜택을 고르게 받게 하는 한편, 다양한 지원책을 강구해 어려움을 함께 하는데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전시·공연
  • 백세종
  • 2021.01.19 18:29

국립무형유산원장 3개월 만에 ‘빈자리’

채수희 국립무형유산원장이 부임한 지 3개월 만에 장기 교육에 들어가면서 원장 자리가 당분간 공석으로 남게 됐다. 문화재청에서는 청내 고위공무원 수가 적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지만, 지역에서는 기관장의 잦은 인사로 인한 혼선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이와 관련 유산원 개관 이후 지역사회에서 줄곧 제기됐던 소통 부족의 한 원인으로 기관장의 짧은 임기가 지적되기도 한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지난 2014년 10월 문을 연 국립무형유산원은 개원 후 현재까지 모두 6명의 원장이 재임했다. 2014년 9월부터 2015년 1월까지 김홍동 초대 원장(5개월), 2015년 3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최맹식 원장(10개월), 2016년 1월부터 2017년 8월까지 조현중 원장(1년 8개월), 2017년 10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조현중 원장(1년 3개월), 2019년 1월부터 2020년 9월까지 김연수 원장(1년 9개월), 2020년 10월부터 2021년 1월까지 채수희 원장(3개월) 등이다. 특히 지난해 10월 15일자로 부임한 채 원장이 올해 1월 20일자로 장기 교육을 떠나며 유산원장 자리는 3개월 만에 공석이 됐다. 이와 같은 인사에 대해 문화재청은 중앙행정기관 가운데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기관의 조직 상황을 고려했을 때 부득이한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국장급 고위공무원 장기 교육은 국장급 간부는 필수적으로 수료해야 하는 교육 과정이다. 현재 문화재청 3급 이상 고위공무원은 본청 4명, 소속기관 5명 등 총 9명이다. 이 가운데 장기 교육 대상이 아닌 개방형 공모 직위는 3명, 부처 교류는 1명, 장기 교육 기 이수자는 3명, 하반기 공로연수 예정자는 1명이다. 즉 장기 교육 대상이 채 원장뿐이다. 후임 인선은 문화재청 보통승진심사위원회에서 후보자를 결정추천하면 인사혁신처 고위공무원 임용심사위원회에서 인사 심사 절차를 거친다. 이 절차는 약 2개월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전까지는 기획운영과장이 원장 직무대리를 맡는다. 지역 문화계 인사는 문화재청의 고위공무원 인사 자원이 없다고 하더라도, 부임 3개월 만에 이같이 갑작스럽게 인사를 내는 것은 긍정적으로 비치진 않는다며 잦은 인사는 업무의 전문성과 연속성을 저해한다. 유산원을 제대로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기관장의 최소 임기를 보장하는 인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 관계자는 국장급 인사 재량의 폭이 작아 이와 같은 인사가 이뤄질 수밖에 없었다. 후임 인사에서는 이번과 같은 부분을 보완하겠다며 현재 후보자 인선 과정을 밟고 있다. 최대한 빨리 절차를 진행해 공백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21.01.19 17:34

[최완규 교수의 '마한이야기'] 마한 사람들의 유별난 옥(玉) 사랑

『삼국지』 「위서 동이전 한조」에 마한 사람들은 구슬을 귀하게 여겨 옷에 꿰매어 장식하거나 목이나 귀에 매달기도 하지만, 금과 은을 보배로 여기지 않는다.라 기록하고 있다. 고고학 발굴을 통해서 보면 마한유적 가운데 특히 분묘유적에서 다량의 옥이 부장되어 있기 때문에 문헌기록의 내용을 뒷받침하고 있다. 마한 사람들은 평소에 옥으로 장식된 화려한 옷과 옥으로 몸치장을 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죽은 후에도 부장해 주었으니 마한 사람들의 옥에 대한 유별난 사랑을 읽을 수 있다. 기원전 2세기 마한 성립기로 추정되는 부여 합송리 유적에서 철기와 공반되어 대롱옥이 한반도에서 처음 발견되었기 때문에 옥은 중국에서 철기와 함께 들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동시대의 완주 갈동과 신풍리에서 납바륨 유리인 관옥, 벽옥, 환옥이 출토 되었고, 최근에는 출토 예가 급증하고 있다. 또한 마한 전기에 해당하는 주구묘 단계에서 백제 영역화 이후 축조된 후기의 대형 분구묘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다량의 옥이 부장되고 있어서 마한 전시기를 통해 전통적으로 옥을 매우 중시하고 있음이 확인된다. 대표적인 유적으로 소개하면 3~4세기 무렵의 고창지역의 만동유적과 남산리 분구묘에서도 다량의 옥이 발견되었다. 5세기를 중심연대로 하는 완주 상운리 마한 분구묘에서는 전체 160기의 매장시설의 46%에 해당하는 74기의 매장시설에서 6000여 점의 옥이 출토되었다. 마한문화의 전통이 백제 영역화 이후까지 지속된 영산강유역에서도 동일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5세기 무렵의 대형 분구묘인 나주 신촌리 9호분에서 2700여 점, 정촌 고분에서 1117여 점의 옥이 부장되어 있어 상상을 초월하는 마한 사람들의 옥에 대한 관심을 확인할 수 있다. 옥을 만든 재료는 수정, 마노, 호박, 돌, 흙 등 광물질과 유리를 이용하고 있는데, 유리제품은 적색, 녹색, 황색. 주황색, 무색 등 다양한 색깔을 띠고 있다. 한편 그 형태에 따라 둥근 옥,대롱 옥, 굽은 옥, 대추모양 옥 등 다양한 모양을 하고 있다. 옥을 제작하는 기술은 첫째, 틀에 찍어내는 방법, 둘째, 유리 용액에 봉을 사용하여 감아 말아 만드는 방법, 셋째, 유리를 불어서 유리관을 만든 후 잘라 만드는 방법으로 나눌 수 있다. 한편 익산 송학동 마한 집자리 유적에서는 거푸집이 수습되어 실제 생활에서 옥을 제작하여 사용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 거품집은 연질의 토제품이며 평면형태는 방형에 가깝고 상면은 볼록하고 뒷면은 약간 오목한 편이다. 상면에는 테두리를 제외하고 직경 0.3cm의 원공이 0.2cm의 간격으로 열을 지어 조밀하게 배치되어 있고 그 중앙에는 0.1cm 미만의 구멍이 관통되어 있다. 그 내부에서는 옥 찌꺼기가 일부 남아 있어 옥을 녹여 찍어냈던 흔적을 확인할 수 있었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1.01.19 17:26

전북문화관광재단, 2021년 지역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 공모

전북문화관광재단(이하 재단)이 2월 5일까지 2021년 지역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구 문진금) 공모를 진행한다. 이번 공모는 △문화예술창작 육성심화창작집문예지 지원 △문화예술기반구축 지원 △청년예술창작 지원 3개 분야이다. 총사업비는 13억7900만 원이다. 문화예술창작 육성 분야는 정기연주회, 발표회, 개인전, 소규모 전시와 공연 등에 대해 예술인으로 활동 중인 개인 또는 단체가 지원할 수 있다. 문학을 제외한 시각예술 300만 원, 공연예술 400만 원, 다원예술 400만 원씩 정액 지원한다. 문화예술창작 심화 분야는 대규모 전시, 공연 등 문학을 제외한 시각공연다원 예술로 최소 400만 원에서 최대 1000만 원까지 지원한다. 올해부터 별도로 신청하는 문화예술창작 창작집 발간 분야는 시, 소설, 수필, 희곡 등 창작집 발간을, 문화예술창작 문예지 발간 분야는 협회지, 동인지, 문예지 발간을 지원한다. 또 문화예술기반구축 분야는 예술인 발굴육성사업과 다양한 연구 활동에 최소 400만 원에서 최대 1000만 원을 지원한다. 전체 예산의 10%를 의무 배정하는 청년예술창작 분야는 도내에 거주하는 40세 이하 청년예술인들의 창작 활동에 문학 200만 원, 시각예술 300만 원, 공연다원예술 400만 원을 지원한다. 심사 결과는 3월 중 재단 홈페이지와 국가문화예술지원시스템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21.01.18 18:26

전북일보, 15년 연속 지역신문발전기금 우선지원 대상 선정

전북일보가 지역신문발전기금 우선지원 대상 언론사에 15년 연속 선정됐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지역신문발전위원회(위원장 류한호, 이하 지발위)는 2021년 지역신문발전기금 우선지원 대상사로 전북일보 등 전국 77개 언론사를 선정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에 선정된 언론사는 일간지 29개사와 지역주간지 48개사로, 일간지는 지난해보다 4개사, 주간지는 3개사가 늘었다. 전북 지역에서는 전북일보 및 전북도민일보전라일보 등 3개 일간지가 포함됐다. 지역신문발전기금 우선지원대상 언론사는 국내외 기획취재와 장비, 지역민참여보도 등을 지원받게 된다. 전북일보는 이번 선정에 따라 타 신문사와 차별화된 기획취재, 문화시민기자 활용 지원, 지역공동체 캠페인 등 관련 사업을 통해 독자 서비스의 질을 높일 계획이다. 특히 지역신문 활용교육 지원 등 신문 경쟁력 강화와 독자 참여 사업도 강화할 계획이다. 지발위는 앞서 일정 조건을 충족한 지역 신문사들을 대상으로 편집 자율권과 경영 건전성윤리 자율강령 준수도인사관리 투명성교육훈련제도공정성 등에 대한 서류심사 및 실사를 통해 우선 지원 대상사를 선정했다. 다음은 지발위 2021년 지역신문발전기금 우선지원대상사. △ 일간지 29개사 전북일보, 강원도민일보, 강원일보, 경기일보, 경남도민일보, 경남신문, 경남일보, 경북매일, 경북일보, 경상일보, 경인일보, 광남일보, 광주매일신문, 광주일보, 국제신문, 매일신문, 무등일보, 부산일보, 영남일보, 울산매일, 인천일보, 전남매일, 전남일보, 전라일보, 전북도민일보, 제민일보, 중도일보, 중부매일, 충청투데이 △ 주간지 48개사 강진우리신문, 거제신문, 경주신문, 고령신문, 고성신문, 고양신문, 고창신문, 광양만신문, 광양시민신문, 광양신문(광양뉴스), 김포신문, 남해시대, 뉴스사천, 뉴스서천, 담양곡성타임스, 담양군민신문, 담양뉴스, 담양자치신문, 당진시대, 당진신문, 무주신문(무주미디어협동조합), 보은사람들, 보은신문, 부안독립신문, 서귀포신문, 서산시대, 성주신문, 영광신문, 영암신문, 영암우리신문(영암언론협동조합), 영주시민신문(영주미디어), 영천시민신문, 옥천신문, 용인시민신문, 울산저널, 원주투데이, 주간설악신문, 주간태안신문, 주간함양, 청양신문, 춘천사람들, 평택시민신문(평택일보), 평택시사신문, 한산신문, 해남신문, 해남우리신문, 홍성신문, 홍주신문(홍주일보)

  • 문화일반
  • 백세종
  • 2021.01.18 18:17

전주국제영화제, 전북 영화 ‘지원사격’

전주국제영화제가 전북지역 영화계 지원사격에 나섰다. 전북지역을 기반으로 제작되는 전주숏프로젝트를 처음으로 마련, 지역 영화 제작을 지원하는 것이 주 내용이다. 전주국제영화제가 지역 창작자를 위한 플랫폼 역할을 수행할지 주목된다.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는 창작자 지원 프로그램인 제13회 전주프로젝트 전주랩 선정작 10편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전주숏프로젝트 2편과 영상콘텐츠프로젝트 8편 등이다. 전주시네마펀드를 이어받은 전주랩은 미디어 환경의 변화에 따라 극영화,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실험영화 외에도 숏폼 시리즈 등 다양한 포맷의 영상 콘텐츠를 대상으로 공모를 진행했다. 전주랩 공모에는 장르와 형식, 플랫폼을 넘나드는 총 114편이 접수되는 등 영화계의 관심이 높았다. 특히 전북을 기반으로 제작되는 전주숏프로젝트 부문에는 총 26편이 접수돼 이 가운데 단편 극영화 <동창회>(감독 김고은)와 <힘찬이는 자라서>(감독 김은희)가 결정됐다. 이준동 집행위원장 각각 제작지원비로 500만원이 지급되는데 이에 대해 이준동 집행위원장은 사비를 투입해서라도 전주숏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금전적인 지원뿐만 아니라 개별적인 멘토링까지 맡아 전주숏프로젝트를 이끌겠다는 계획이다. 향후에는 펀드 지원 방식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 영상콘텐츠프로젝트 부문에는 장편 극영화 <딸에 대하여> <세이레> <얼굴 없는 남자> <연이> <열병>, 장편 다큐멘터리 <사랑받을 자격>(가제) <안경, 안경들>, 숏폼 드라마(웹드라마) <지지고, 볶고, 메치고> 등 8편이 선정됐다. 전주랩 심사위원들은 심사평을 통해 올해 접수작 중에는 여성, 성장을 주제로 다룬 무게감 있는 작품들과 기존 한국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소재와 장르물, 새로운 방식의 다큐멘터리 등이 돋보였다고 밝혔다. 이어 전주숏프로젝트 부문의 <동창회>와 <힘찬이는 자라서>는 주제의식이 잘 표현되고 준비가 잘돼 만장일치로 선정됐다. 전주, 전북지역을 배경으로 촬영이 잘 진행돼 기대 이상의 작품으로 완성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주프로젝트 문성경 프로그래머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독립예술영화의 제작이 더욱 어려워진 지금, 전주랩을 통해 국내의 재능 있는 기획들이 사장되지 않고 제대로 꽃피울 수 있었으면 한다며 전주국제영화제의 창작자 지원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고, 더욱 정교하고 체계적인 지원 정책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 영화·연극
  • 문민주
  • 2021.01.18 16:56

애니메이션으로 만나는 국보 제62호 ‘금산사 미륵전’

국보 제62호 김제 금산사 미륵전을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이 제작됐다. 대한불교조계종 제17교구 본사 금산사는 국보 제62호 금산사 미륵전 홍보영상물로 제작한 애니메이션 보리의 약속을 유튜브 채널에 공개했다. 문화재청의 지원을 받아 제작한 애니메이션 보리의 약속은 7분41초 분량으로 금산사의 역사와 3층 미륵전에 대한 소개가 담겨 있다. 엄마에게 거짓말을 하고 화낸 보리가 개구리를 따라 미륵전 벽화 속으로 빨려 들어가 벌 받는 소를 만나고, 동자승의 안내를 받아 미륵전을 구경한다는 줄거리다. 사라진 보리를 찾는 엄마에게 스님은 다음과 같은 말을 들려준다. 미륵전은 거울처럼 자신의 모습을 비춰보는 곳, 비추어서 자신을 맑게 만드는 곳이다. 맑게 만든 마음은 헛생각에 더 이상 속지 않게 되고, 욕심과 분노, 걱정이 침범하지 못하게 된다. 그리하면 점점 세상이 맑아질 것이고, 우리를 진정 평화로운 세계로 도와주는 분이 미륵부처님이다. 금산사 강만곤 홍보팀장은 미륵부처가 항간의 인식처럼 먼 미래에서 와 인간을 구원해주는 메시아적인 대상이 아니라, 인간이 먼저 착한 일을 많이 하고 자비심으로 살아갔을 때 비로소 만날 수 있는 대상임을 애니메이션에 풀어냈다고 설명했다. 김제시 백덕규 학예사는 문화재 조성 당시의 상징성과 현대적 가치를 스토리로 입혀 영상을 제작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며 앞으로 문화재 홍보영상 제작에 좋은 기준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문화재·학술
  • 문민주
  • 2021.01.18 16:56

[이승우의 미술 이야기] 모방에 대하여

장 제온 제롬 '피그말리온과 갈라테이아' 기원전 4세기 때의 화가 제욱시스가 포도송이를 들고 있는 소년을 그렸는데 새가 포도를 쪼려고 하였다. 그때 같이 있던 화가 아펠레스가 새들이 자네의 그림을 평가한다라고 하였다. 그 말의 뜻인즉, 제욱시스가 소년을 좀 더 사실적으로 잘 그렸다면 소년이 무서워 새가 감히 포도를 탐내진 못하였다는 것을 암시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는 미술에 대한 여러 가지를 깨닫게 한다. 제욱시스가 아펠레스의 말을 듣고 그림을 어떻게 고쳤을까? 소년을 고쳤을까 아니면 포도를 고쳤을까? 다시 말해서 소년을 고쳤다면 소년을 더욱 사실적으로 그렸을 것이고 즉 고도의 기술력을 동원하였을 터이고, 포도를 고쳤다면 포도를 근사한 것에게서 벗어나 더욱 본질적으로 그렸을 것이다. (여기서 미술의 본질이라는 것은 인문학적 가치 탐구를 말하며 인간 내면의 생각, 정서, 느낌 등을 형태나 색채 등의 조형 요소를 통하여 시각적, 공간적, 조형적으로 표현해내고 그것을 이해하며 감상하는 활동 모두를 의미한다) 제욱시스가 소년을 수정하여 포도송이와 같이 사실적으로 재현하는 길을 선택했다면 그에게는 어떻게 모방할 것인가가 중요한 문제이고, 이와 반대로 포도송이를 다시 수정했다면 그에게는 무엇을 모방하는가가 문제로 대두되었다. 포도송이를 들고 있는 소년의 물질적이며 감각적 외양보다는 그 본성, 즉 참다운 존재를 발견하고 그것을 모방의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는 점이 모방 개념의 핵심이며 나아가 아리스토텔레스가 가르치는 예술로의 길이다. 물론 아리스토텔레스는 그의 저서 「시학」에서 사람들에게는 천성적으로 모방성을 가지고 있으며 동시에 모방한 것에게서 즐거움을 느끼는 것 또한 인간의 본성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의 또 다른 저서 「형이상학」에서 그가 말하려는 모방의 개념이 있다. 모방이란 결코 대상의 흉내나 고지식한 사실성이 아니고 그것의 미적 재현이다. 참고로 그의 스승이었던 플라톤은 미의 본질을 사람의 감각 작용보다도 이성적 인식, 반성의 대상으로 삼았었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1.01.18 16:56

기립 박수 대신 ‘랜선 박수’… 코로나가 바꾼 신년 음악회

현장에 가지 못해 아쉽지만 이렇게 라이브로 집에서 감상하게 해주셔서 감사해요. 힘든 상황 속에서도 음악은 계속됐다. 창단 45주년을 맞은 전주시립교향악단의 신년 음악회가 코로나19로 인해 사상 처음으로 관객 없이 비대면으로 열렸다. 현장에 함께하지 못한 관객들은 랜선 박수로 호응했다. 코로나19가 만들어낸 새로운 공연 관람 풍경이었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개관 20주년과 전주시립교향악단 창단 45주년을 기념해 지난 15일 소리전당에서 열린 음악회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유튜브로 생중계됐다. 비록 현장에는 관객이 없었지만, 250명 안팎의 관객이 온라인으로 공연을 만끽했다. 소리전당은 레일캠 등 카메라 7대를 동원해 연주자들의 연주 모습을 가까이 찍는 등 공연장의 현장감을 살리려 노력했다. 공연이 무르익을수록 채팅창도 바빠졌다. 현장의 사운드는 따라가지 못하지만, 고퀄리티 음악회 너무 그리웠어요, 격조 놓은 음악을 감상할 수 있어 즐겁습니다, 악장님의 바이올린 소리가 마음을 젖어 들게 만드네요 등 온라인 실시간 채팅창에는 응원 댓글들이 쏟아졌다. 실시간으로 공연을 관람하는 관객들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서로 감정과 정보를 나눴다. 악장마다 칠 수 없었던 박수도 랜선에서는 마음껏 칠 수 있었다. 이 밖에 관객들은 클래식 음악의 계절인 가을에는 코로나 사태가 나아져서 직접 음악회에 가서 보고 듣고 싶네요, 공연장에서 박수 치고 싶어요라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그렇게 관객들은 랜선 박수가 아닌, 현장에서 기립 박수를 보낼 그날을 기약했다.

  • 전시·공연
  • 문민주
  • 2021.01.17 17:43

전북도립미술관 사진 아카데미 1기 졸업생들 첫 전시

수십 년 넘게 카메라를 손에서 놓지 않았던 이들이 초심자의 마음으로 사진 아카데미에 들어갔다. 이들은 처음으로 돌아가 사진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묻고 답했다. 그러면서 사진의 원초적인 즐거움인 빛의 존재를 알아가고 드러내기 위해 수없이 셔터를 눌렀다. 전북도립미술관 사진 아카데미 제1회 졸업생들이 첫 전시에서 그 결과물을 선보인다. 졸업 기획전이기도 한 이번 전시는 아카데미 수강생들이 2년 동안 하얗게 불태운 사진에 대한 열정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도립미술관은 2019년부터 도민을 대상으로 사진 이론실기 강좌인 사진 아카데미를 운영해 왔다. 사진 아카데미는 2년간 총 4학기로 지난 학기에 첫 졸업생을 배출하게 됐다. 졸업생들은 졸업 기획전을 위해 피사체를 오랜 시간 관찰하고, 그 표현의 방식을 생각하며 프레임에 담기까지 수없이 많은 동작을 반복했다. 그러고도 결과물이 만족스럽지 못할 때는 발품을 팔고 시간을 투자하는 등의 수고스러움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그들은 무심코 지나치기 쉽고 때론 관심조차 없어 보이는 대상에 한 줄기 빛이 그려내는 모습을 렌즈 안에 담아내고 있다. 그 결과, 그들의 시선은 우리의 발길이 천천히 머물도록 붙잡는다. 화려하지도 멋지지도 특별한 대상도 아니지만 보면 볼수록 이미지 위에 재현된 빛의 존재가 유난히 빛나 보인다. 성창호 지도교수는 사진이란 아주 원초적인 빛과 그림자의 투영에 관한 명상이다. 이 명상이 새롭게 느껴지기 때문에 졸업 기획전 천천히 그리고 표현으로는 즐겁다며 이 즐거움의 이미지를 만든 졸업생은 물론 이를 바라보는 관객들도 함께 즐거웠으면 하는 마음이다. 앞으로도 이번 졸업전을 넘어서는 다른 즐거움이 지속해서 탄생하길 바라며, 그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전시는 19일부터 24일까지 전주 교동미술관 본관에서 이어진다. 성 교수를 비롯해 강승규, 김갑련, 김도영, 송구진, 오정주, 유성수, 이두근, 이용의, 임영숙, 정석권, 정창훤 등 총 12명의 사진작가가 함께한다.

  • 전시·공연
  • 문민주
  • 2021.01.17 17:43

전북도립미술관, 새해 한지 미학적 가능성 살펴본다

전북도립미술관이 올해 한지워크(Hanji-Works) 특별전을 통해 미술 매체로서 한지의 미학적 가능성과 특성을 탐구한다. 지역 시각예술사 연구정립을 위한 시리즈 전시도 추진한다. 도립미술관은 이와 같은 내용을 포함한 신년 업무 계획을 14일 발표했다. 올해 도립미술관 본관에서는 총 6차례의 기획 전시를 선보인다. 이를 통해 지역 시각예술 분야의 담론을 형성하고, 새로운 창작감상 활동을 유발해 지역 중심의 교류 활동을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한지워크 특별전은 지역의 대표 문화자산인 한지의 새로운 미학적 가능성을 살펴보는 전시다. 다양한 미술 장르와 실천을 엮어, 미술 매체로서 한지의 물성과 미적 특성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한지의 정신성과 잠재성을 드러낸다. 지역 미술사 시리즈로 전주 출신 서양화가 천칠봉(1920~1984), 고창 출신 서양화가 진환(1913~1951)에 주목한다. 천칠봉 탄생 101주년을 맞아 추진되는 천칠봉 전은 철저한 사생(寫生)으로 자연 풍경을 연구했던 그만의 작품 세계를 조명한다. 진환 전은 이중섭과 함께 한국 근대미술의 선구자로 불리는 진환의 작고 70주년을 맞아 그의 미술 실천을 재정립하기 위해 마련했다. 현대미술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획전도 진행한다. 사람의 몸을 자연 그 자체로 보고 개인의 몸을 중심으로 미적 실천을 탐색한 예술운동 신자연주의를 다룬 전시를 기획했다. 올해 7회째를 맞는 전북청년 2021은 공모를 통해 선정한 강유진, 문채원, 쑨지 등 전북청년미술가 3명을 지원하고 미래를 전망해본다. 이외에도 올해 미션 참여형 미술관 체험 프로그램인 JMA Friends 시스템을 구축해 관람객의 재방문과 각종 프로그램 참여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회원 가입을 하면 미술관에서 참여 가능한 활동 메뉴가 제공되고, 임무를 수행할 경우 포인트가 지급되는 방식이다. 도립미술관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관람객이 미술관을 방문하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SNS를 활용한 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해 전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도민의 문화 향유 충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전시·공연
  • 문민주
  • 2021.01.14 17:25

김선강 작가 개인전, 화필촉으로 그린 ‘생명 에너지’

김선강 작가의 개인전이 오는 20일까지 전주 서학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린다. 김 작가는 자신의 회화 언어인 화필촉(華筆觸)을 모티브로 한 작품들을 선보여왔다. 이번 전시에서도 생명 에너지를 화필촉으로 나타냈다. 화필촉에서 화(華)의 사전적 의미는 꽃, 꽃이 피다, 색채, 빛이다. 이 가운데 작가의 작품에 등장하는 화필촉의 화의 의미는 색채, 빛, 빛나다의 뜻에 더 가깝다고 한다. 또 화필촉에서 필촉(筆觸)은 서양 예술의 선, 동양 예술의 획의 개념에 대응한다. 작가는 생명 잉태의 공간인 어두운 화면을 배경으로 하고, 반짝이는 분채를 표현 재료로 이용했다. 화필촉의 역할을 반짝이는 분채의 운용으로 가시화해 생명 에너지의 움직임을 표현한 것이다. 그는 생명의 소중함과 생명 에너지를 보호하고 온전한 상태로 지켜나가야 함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작품에서 볼 수 있는 필촉들은 모든 생명의 형성 과정에 관여하는 생명 에너지를 가시화한 작가만의 회화 언어인 셈이다. 특히 빛은 생명 탄생의 신호로 해석된다. 그는 어미의 태(胎)와 같이 생명 에너지의 시원은 어두운 공간, 미약한 빛의 입자에서부터 시작한다고 할 수 있다며 먼지 같은 빛 입자들의 응집과 확산을 통해 생명체를 형성하는 움직임을 가시화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개별 작품뿐만 아니라 전체 전시 구성도 주의 깊게 살펴볼 부분이다. 생명 사슬 형상으로 연결된 전시 공간은 생명 에너지를 지키고 보호하는 암호를 전달하고 있는 듯하다. 작가는 모스부호에서 이 같은 형태를 착안했다고 한다. 작가는 홍익대 동양화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전북대 대학원에서 미술학 박사를 마쳤다. 전북대에 출강하고 있다. 현재 전북대, 전북대 평생교육원 등에 출강하고 있다.

  • 전시·공연
  • 문민주
  • 2021.01.14 17:25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