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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정숙인 소설가

한적한 시골길에 혼자 켜 있는 고독한 가로등처럼 존재하는 것, 이렇게 존재하는 자가 어법이 서툴거나 표현이 약하거나 인기가 없다고 해서 이 자의 입을 통해 명명되는 어둠 속의 것들의 가치가 작아질까요? 사실 이것들이 인간의 세상을 만들어 갑니다. 이것이 세상이 필요로 하는 문학입니다. 이렇게 혼자 제자리에서 빛날 줄 알면 이제 그 삶의 생을 통해서 문학이 흘러나오기 시작할 겁니다. ―김형수 『삶은 언제 예술이 되는가』에서 도대체 우리는 왜 문학을 하려고 마음먹게 되었을까, 혹은 인간은 언제 문학에 욕심을 내기 시작할까. 김형수 시인은 세계의 무엇을 명명하는 자가 작가라고 말한다. 『삶은 언제 예술이 되는가』는 창작법에 대해 고민하는 문우에게 고마운 벗이 되는 책이다. 문학을 통해 삶의 이야기를 나누고 삶의 이야기가 어떻게 문학이 되는지를 함께 고민하기 때문이다. 나에게 글이 시작되었던 지점은 언제 어디였을 지를 떠올리게 된다. 이 책을 읽는 독자라면 나와 같은 마음이 될 것이다. 글을 시작하려는 사람과 독자로서 작가의 고독한 삶과 그의 세계관을 알아차리고 싶거나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자신의 문학적 자아가 태어난 곳을 찾아야한다면 이 책은 고독하고 위대한 개인인 그에게 글의 기준을 잡아줄 것이다. 그 지점에 문학이 있다는 것에 안도하게 될 것이다. 김형수 시인에게 최초의 문학적 자의식, 표현에 대한 관심을 갖게 했던 것은 편지였다. 중학교 수학여행을 가고 싶어서, 산골소년이 세계로 향한 간절함으로 썼던 편지. 매형이 될 두 형님에게 부쳤던 편지가 용돈이 되어 왔을 때 그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행복감을 느꼈던 것이다. 그에겐 세 곳의 지점이 있다. 처음은 그의 소설 <나의 트로트 시대>의 서문에서 내 말(言)의 고향 밀래미장터에 바친다라고 밝혔듯이 그의 문학적 자아가 태어난 곳은 밀래미장터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그 다음으로는 광주고 시절, 문예부에 간다는 말만으로도 발길을 막을 교사가 없었다고 했던 문예부였고, 그곳이 삶의 문학적 체계가 잡힌 곳이기도 하다. 그리고 80년 5월 18일 광주 계림동 헌책방 골목이 그의 문학적 경향의 진원지이다. 완벽함을 추구하는 아버지 때문이었을까, 그는 말이 꼭 필요한 지점에서 말더듬이가 되는 일이 잦았다. 김형수 시인은 어느 강좌에서 인간의 사유는 언어를 매개로 진행되고 언어가 없다는 건 사유가 없다는 것이며 문자로만 가능한 것이 사상이라고 했다. 하늘이 자신을 가엾게 여겨서 시골 장터 한복판에 떨어뜨렸기에 천지가 온통 글자로 넘쳐나는 것을 보았던 그는 1959년 전남 함평에서 태어났다. 1980년대 민족문학을 이끌어온 대표적인 시인이자 논객이며 신동엽 문학관 관장이다. 언젠가 신동엽 문학관의 초입에서 대면했던 신동엽 시인의 흉상과 참 많이 닮아서 놀랐던 적이 있다. 말 대신 글을 얻은 그는 시인, 소설가, 문학평론가 모두를 가졌다. 그러나 그는 무엇보다 시인이라 불리는 것을 가장 좋아한다고 했다. 작가수업2. 『삶은 어떻게 예술이 되는가』와 함께『조드』도 추천한다. / 글. 정숙인 소설가

  • 문학·출판
  • 기고
  • 2020.11.25 18:17

[신간] 이명호·성기정 '번아웃-이론, 사례 및 대응 전략'

당신은 오늘 얼마나 소진됐습니까? 번아웃(burn-out)은 인간의 심리적, 신체적 상태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용어로 말 그대로 나 자신을 불살랐더니 다 타버리고 내게 남은 게 없는 상태이다. 교육, 의료, 고객서비스 등 다양한 사람들을 대하는 직업군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겪는 현상이다. 최근 사회에서 번아웃이라는 말이 유행하면서, 이를 다루는 책도 경쟁적으로 발간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외국 서적을 번역한 것이거나 사례 혹은 일상생활 중심의 책이다. 평소 번아웃 현상을 이론적으로 다루고자 했던 이명호 전주 명인치과 원장이 성기정 성기정상담클리닉 대표와 <번아웃-이론, 사례 및 대응 전략>을 펴냈다. 치의학, 경영학, 철학 등 3개의 박사학위를 가진 이 원장은 의사로 거의 30년간 환자를 비롯해 동료 의료인들을 경험하면서 많은 것을 생각하고 느껴왔다고 한다. 그는 의사의 경우 스트레스와 번아웃의 결과로 과도한 음주, 감정적 탈진, 냉소적 태도 등을 관찰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전주대 대학원 경영학과와 미국 HIS University의 박사논문 연구주제로 의사들의 번아웃 현상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이 책은 번아웃의 원인, 결과 그리고 이에 대한 대응 전략이라는 큰 틀로 구성돼 있다. 추가적으로 번아웃의 증상을 유형화하면서 번아웃 이론을 소개하고, 번아웃의 측정 문제를 다뤘다. 특히 의사들을 연구대상으로 한 저자의 박사학위 논문 연구 결과를 관련되는 부분에 사례로 제시했다. 이 원장은 이 책이 본래 목적한 대로 번아웃 현상을 이해하는 데 좋은 안내서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20.11.25 18:17

[전북문학관 지상강좌 - 한국문학의 메카, 전북] (35) 올곧은 선비, 작촌(鵲村) 조병희의 삶과 문학

작촌(鵲村) 선생이 세상을 떠난 지가 올해로써 열아홉 해가 되었다. 그런데도 선생에게 붙은 많은 수식어와 함께 전북의 큰 어른으로 기억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망백(望百)에 이르도록 그는 한순간의 정체도 없이 시조 시인, 한학자, 서예가, 향토사학자, 고서 수집가 등으로 우리의 문화와 예술을 지켜냈고, 청무성(廳無聲, 소리 아닌 것을 듣지 말라)의 올곧음으로 진실의 의미를 일깨워 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선생은 국권침탈이 되던 해, 1910년 11월 23일 충남 논산시 강경읍 채운산 기슭 까치말에서 태어났다(선생이 출생 당시에는 이 지역은 전라북도였음). 선생의 호 작촌(鵲村)은 고향마을 이름인 까치말의 한자음을 쓴 것이다. 네 살 무렵 부모를 따라 전주로 옮긴 후, 전주고등보통학교(현 전주고의 전신)에서 공부하였으며, 졸업 후에는 관촌과 전주의 금융조합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하였고, 양봉사업을 벌여 전국을 순회하며 각 지방의 인정과 풍속, 생활상을 견문하기도 했다. 선생은 평소에 문학과 역사, 한학(漢學)에 관심이 많았는데, 그것은 집안의 내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대대로 내려온 선비 집안에다가 선생의 외삼촌이었던 시조 시인이며 국문학자인 가람 이병기 선생의 영향이 매우 컸던 것 같다. 선생은 다섯 살 되던 해부터 조부이신 소암공(小巖公)으로부터 천자문과 소학, 논어를 배우고 글 쓰는 법을 익혔다. 소암공(小巖公)은 남다른 열정으로 손자의 교학에 열정을 쏟으셨다고 한다. 근엄한 소암공(小巖公)은 작촌(鵲村)이 공부에 태만하거나 잘못을 저지르면 이에 상응하는 편달(鞭撻)을 감수하도록 했다고 한다. 어려서부터 스승이면서 조부에게 배운 한문은 훗날 선생이 한시와 서예, 한학을 연구하는 큰 힘이 되었다. 전국을 돌며 양봉사업을 할 때부터 지은 한시(漢詩) 500여 편에서 180여 수를 골라 선생의 나이 아흔에 『작촌(鵲村) 한시집』 (신아, 2000)을 낸 바 있다. 또한, 우리나라 고유의 정형시인 시조를 사랑하여 육순이 넘은 1978년에 『현대문학』지에 박병순, 정소파, 이태극의 추천으로 등단하였으며, 1989년에는 시조집 『새벽 까치소리』에 이어 『해거름에 타는 꽃불』(이삭, 2002년)을 출간했다. 선생의 시조는 시조의 정형성을 고수하면서 고향과 문화에 대한 사랑,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감회 등을 정갈하게 잘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선생은 한학(漢學)과 더불어 서예에도 탁월한 재능을 가졌다. 서(書)는 예(藝)가 아닌 도(道)이다라는 일관된 생각으로 도(道)의 경지에 이르고자 전념하였으며, 특히 작촌의 초서(草書)는 매우 유명하다. 한국미술문화대상전 초대작가와 서예가로 왕성하게 활동하였으며, 1999년에는 평생에 걸쳐 수집한 고문서, 향토사 및 문집, 서예 등 2,300 여권의 고서를 우석대학교 도서관에 기증하여 향토문화 사랑의 모범을 보이기도 하였다. 선생은 이 지역의 각종 비문, 잊힌 지명과 위치를 고증하는 일에도 앞장섰다. 특히 문화재 감정 및 향토사학자로 향토문화 발굴 및 보존에 많은 역할을 하였다. 풍남문 완산종복원위원으로 종기(鐘記)를 쓰고 호남제일문(湖南第一門)으로 명명하도록 자문하였으며, 향토 사학 자료를 발간하여 『완산(完山)고을 맥박(脈搏)』(탐진, 1984)을 출간하였고, 전주, 완주를 중심으로 읍지(邑誌) 및 군지(郡誌) 발간에 도움을 주었고 만민의총 충열사 비문과 임란공신 조경남, 의사 황대연의 비문을 짓는 등 향토사학자로서 많은 공을 세웠다. 선생은 살아계실 때 한겨레신문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선생의 꿈은 미술학도가 되는 것이었다고 한다. 일본 미술학교로의 유학의 뜻을 세웠지만, 어려워진 집안 형편 탓에 포기하고 대신 취직의 길을 선택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보면 선생은 그 이상의 꿈을 이루어내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일제강점기였지만 패기 있고 강직한 성품의 선생은 당시 우리 민족의 울분과 한(恨)을 문학과 서예, 그리고 서화(書?)로 달랬다. 작촌(鵲村) 선생도 한때는 여느 사람들처럼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였지만, 문학과 역사에 대한 내면의 열정은 한순간도 꺼지지 않았다. 어찌 보면 평생의 글쓰기와 역사연구는 선생으로서는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었던 것 같다. 선생의 3남 조정형 (전통명주 이강주(李薑酒) 회장)이 소장하고 있는 많은 유품 중 필자가 특별히 관심을 가진 것은 선생께서 어린 시절부터 돌아가실 때까지 매일 쓰셨다는 일기장이었다. 수십 권의 일기장에 빼곡하게 담겨 있을 수신제가(修身齊家)의 자세, 가풍을 잇고 세상을 걱정하는 선비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을 것이다. 또한, 스스로 작성한 『작촌 조병희 생애록』과 「작촌 자작 행록」에는 선생이 얼마나 치열하게, 그리고 선비로서 강개한 기상을 가지고 살아오셨음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맴돌다가 넘어져도 멈출 수가 없는 독백 얻는 것도 없고 잃는 것도 없이 침잠한 밤거리에서 컹컹 짖는 수캐마냥 삭정이로 둥지 틀어 까치말로 호를 하니 가죽나무 가지 높아 첫 고동에 트는 여명 봄소식 알리고파서 새벽녘에 깍깍 소리 -조병희 「자화상」 전문 이렇듯 선생은 첫 새벽, 동트는 골목에서 봄소식을 알려주는 까치처럼 고고한 선비로서 시조와 한시 창작을 통하여 우리의 정신세계를 확장해 주었으며, 내 고장의 역사와 이웃들의 삶을 조명해 줌으로써 많은 사람에게 내일을 여는 지혜를 꾸준히 일깨워 주었다. 조정형 회장은 지금도 다가동 고택의 추억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수령 100년이 넘는 모과나무가 우뚝 서 있는 이 집에는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명사들이 시도 때도 없이 찾아왔다고 했다. 그때마다 이 집에서는 직접 장만한 음식과 술을 나누면서 문학과 예술, 역사 이야기로 날 새는 줄 몰랐다고 한다. 특히 그때 곁들인 술은 선생의 집안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가양주가 있었는데 그 맛과 향기가 아주 특별했다. 그것이 오늘날, 잘 알려진 전통명주 이강주(李薑酒)의 기원이 되었다. 이강주(李薑酒 배와 생강을 재료로 하여 빚어낸 전통명주인데, 대한민국의 대표브랜드가 되기까지에는 선생의 3남 조정형 회장의 집념과 뚝심의 결과라고 한다. 작촌(鵲村) 선생을 비롯한 가족들은 선비 집안에서 술을 만드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 일이라며 크게 반대했다고 한다. 그러나 조정형 회장은 아버지가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지키고자 했던 것처럼, 명주 이강주(李薑酒)를 만드는 일이 가문의 전통과 뜻을 거스르는 일이 아니라며 고집을 꺾지 않았다고 한다. 이러한 사연이 1993년 KBS 드라마 『그 집에 술이 있다』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전국에 알려지면서 크게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작촌(鵲村) 선생은 2001년 향토 발전에 이바지한 지역 원로에게 헌정하는 <전북의 어른 상> 제1회 수상자이다. 이 상은 KBS 전주방송총국과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이 마련한 행사로 평생 향토와 나라발전을 위해 헌신 봉사하는 전북의 원로를 찾아 그 업적을 선양하고, 어른을 공경하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 제정되었다. 당시 KBS 전주방송총국은 작촌(鵲村)의 수상을 기념하기 위해서 작촌(鵲村) 다큐멘터리를 제작하여 방송하기도 했다. 또한,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전북위원회와 전통명주 조정형 회장은 작촌(鵲村)의 올곧은 인생관과 열렬한 향토애, 지고한 인품, 꿋꿋한 선비정신을 기리고, 회원들의 창작 열정을 높이기 위해서 2002년 전북펜작촌(鵲村)문학상을 제정하여 격년제로 수상자를 선정하여 시상하고 있다. 작촌(鵲村) 선생은 아흔두 해 동안 세상과의 인연을 접고, 2002년 12월 17일 숙환으로 영면하셨다. 선생의 올곧은 성품과 청정한 삶을 기억하는 많은 시민이 크게 애통해했다. 다음 시는 선생께서 숙환으로 입원하고 계실 때 쓴 것으로, 이 세상과 하직한 날 선생의 손자가 낭독했던 「병석에서 보는 TV 영상」이라는 시다. 불면증이 두려워서 낮잠을 물리치고선 TV 영상 앞에 엇비슷 기대앉아 불 뿜는 운동경기에 쏠려 드는 눈정기 스스로 격동되어 주먹을 쥐어도 보고 고조된 응원 소리에 덩달아 열을 올리곤 슬며시 다가온 졸음 잠을 청해 보리라. -작촌 선생 영결식장에서 손자가 올린 시 조병희 작 전문 작촌(鵲村) 선생은 때로는 강직함으로 우리의 정신세계를 일깨웠고, 때로는 따뜻한 격려와 관심으로 큰 용기와 희망을 주었다. 누구보다도 문학과 예술을 사랑했고, 우리 고장의 역사를 사랑했다. 한평생 시대의 올곧은 선비의 표상으로 전북의 정신을 일깨우고 전북의 긍지를 높여 주었다. /송일섭 전북문학관 학예사

  • 문학·출판
  • 기고
  • 2020.11.25 18:03

[신간] 문명탐험가 송동훈 작가 <에게해의 시대> 발간

페르시아제국과 아테네, 스파르타 군을 중심으로한 델로스 동맹이 벌인 치열한 전투인 페르시아 전쟁. 그 결과는 아테네를 중심으로 한 민주주의가 꽃을 피우게 된다. 하지만 페르시아 전쟁으로 승리한 아테네와 스파르타는 그리스 패권을 두고 충돌하게 된다. 이를 펠로폰네소스전쟁이라 부른다. 이렇듯 고대 그리스의 각각 다른 문명은 계속해서 충돌하며 여러 나라가 패권을 다퉜다. 기원전 6세기부터 기원전 1세기까지 걸친 에게해를 중심으로 펼쳐진 전쟁이야기가 책으로 발간됐다. 송동훈 작가의 <에게해의 시대>(시공사). 책은 페르시아 전쟁부터 펠로폰네소스 전쟁, 알렉산드로스의 대단한 진격에서 헬레니즘 세계의 전장까지 꼼꼼하게 훑으며 무수히 충돌하던 문명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해준다. 격전의 순간에서 세상의 인식을 뒤바꾼 거대한 전쟁의 역사다. 기원전 6세기부터 기원전 1세기까지 500년에 걸쳐 에게해 주변에서 일어난 굵직한 문명의 충돌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전쟁 중간 중간 있었던 크고 작은 모든 전쟁을 다루면서 각각의 전쟁이 어떻게 맞물렸는지를 알리며 독자로 하여금 그리스 문명의 큰 그림을 볼 수 있게 했다. 특히 상세히 국지전을 다루는 방식은 그동안 펠로폰네소스 전쟁, 알렉산드로스 전쟁 등 하나의 획을 그은 전쟁만을 다룬 기존의 책들과 차별성을 지닌다. 폴리스들이 각자의 가치를 기반으로 충돌하며, 때로는 소멸하고 때로는 제국을 건설해나가면서 가져온 파장을 탁월한 이야기꾼 송동훈 특유의 섬세하지만 과감한 필체로 그려냈다. 사건을 속도감 있게 전개하며 그 안에서 지금과 맞닿은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장면을 엄선했다.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스토리텔링과 긴박한 공방은 보는 이의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페르시아, 아테네, 스파르타, 마케도니아, 코린토스, 테베부터 시라쿠사, 에피담노스, 포티다이아, 암피폴리스, 플라타이아이, 미틸레네, 멜로스 등 이름조차 생소한 폴리스들의 흥망성쇠는 전쟁사의 이면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크세르크세스, 레오니다스, 페리클레스, 알렉산드로스부터 옥타비아누스, 안토니우스, 클레오파트라까지 한 시대를 수놓은 영웅들, 소크라테스, 아리스토텔레스 등 위대한 철학자, 헤로도토스, 투키디데스 등 당대의 역사가들의 업적을 그저 나열하지 않고, 시대의 한가운데서 이름을 남기지 않은 이들과 함께 활약하는 모습도 그렸다. 책에는 전쟁 영웅으로 주목받아온 사람들의 행적을 시대와 정치 속에서 다시 읽음으로써 위대한 지도자의 등장을 좀 더 면밀하게, 객관적으로 살펴보는 중요한 관점이 녹아 있다. 전쟁에 얽힌 개개인의 욕망이 당대 정세와 긴밀하게 연결돼 결국 새로운 시대가 탄생하고 저물었음을 흥미로운 시선으로 보여준다. 송 작가는 위대한 문명도, 강력한 제국도 결국은 멸망했고, 사라진다면서 그런 문명과 제국이 남긴 유적 앞에서 느끼는 비애야 말로 역사를 배워야 하는 가장 강력한 동인이라고 책 발간 이유를 설명했다. 송동훈 작가는 익산출신 송정호 전 법무부장관의 아들이다. 연세대학교에서 정치외교학을, 동대학 국제학대학원(GSIS)에서 국제정치학을 공부했다. 12년 동안 조선일보에서 기자로 일했고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산업부를 거쳤다. 저서로는 <송동훈의 그랜드투어> 서유럽동유럽지중해 세 편과 <세계사 지식향연> 영국-스페인 편, <대항해시대의 탄생>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최정규
  • 2020.11.25 17:50

배우자가 사업 담당에다, 공문서 위조까지 문화재단 사업 의혹 투성이

전북문화관광재단(이하 재단)이 추진하는 공모사업인 문화마실 사업에서 이해충돌과 공문서 위조 등 각종 논란이 불거졌는데도 재단과 전북도가 1년 가까이 문제를 방치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재단의 제 식구 감싸기와 재단에 대한 감시감독권을 가진 도의 안일한 대응이 논란을 키웠다는 비판과 함께 일부는 수사기관의 수사까지 요구될 정도로 중대한 사안인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됐다. △문화마실 사업은? 재단이 지난해 공모 추진한 문화마실은 지역민의 문화 활동과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문화예술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시군, 공공기관 소유 유휴공간을 문화 공간화하는 것으로 현재까지 장수군, 진안군, 임실군이 선정됐다. 장수군은 장안문화예술촌(장수군 소유), 진안군은 진안전통문화전수관(진안군 소유), 임실군은 도화지 도예문화원(전북교육청 소유)에 조성됐다. 이 가운데 문제가 된 문화마실 임실은 도비 5000만원, 군비 7500만원 등 총 1억2500만원이 투입됐다. 한국미술협회 임실지부가 운영을 맡았다. △갖가지 의혹 제기 문화마실 임실 사업의 의혹은 이해충돌과 공문서위조 크게 두 가지다. 이해충돌 논란은 공모에 선정된 예술가 A씨가 재단 사업 담당팀장의 남편인 것이 밝혀지면서 불거졌다. 이해충돌이란 공직자의 업무가 자신의 사적 이해관계와 상충해 공정한 직무를 수행하기 어려운 경우를 뜻한다. 재단 규정집 제5조(사적 이해관계의 신고 등) 2항에 따르면 임직원의 4촌 이내 친족이 직무관련자인 경우 재단의 장에게 해당 사실을 서면으로 신고해야 한다. 임실미술협회가 사업에 선정된 것은 지난해 3월이었다. 하지만 사적 이해관계 신고는 같은 해 12월 이뤄졌다. 이 같은 내용은 지난 2월 열린 전북도의회 문화건설안전위원회 상반기 업무보고 자리에서도 거론됐다. 당시 최영일 의원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 본인이 제척해야 할 사항이다. 제척해야 할 사항을, 거기를 담당하는 팀장이 이 사업을 주도적으로 했다고 한다면 누가 이 사업에 대해서 신뢰를 하겠나라고 질타했다. 실제 당시 문화예술계 안팎에서는 특혜 의혹이 일었다. 도화지 도예문화원(구 상월초)은 A씨가 임실교육청에서 임대해 사용하던 건물이다. 이를 문화마실 임실 장소로 활용하는 것과 관련해 임실교육지원청의 허가는 없었던 것으로 재단의 조사 결과 드러났다. 이와 관련 A씨는 군 소유 공공시설물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을 때 도에서 도예문화원 활용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나는 그저 협회원의 전시, 지역민의 문화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개인 공간을 내놓은 것이다. 의도와 달리 비춰져 안타깝다고 말했다. 다른 의혹인 공문서 위조는 문화예술프로그램 운영 교부 신청서 내 참여 예술인 서명이 당사자의 동의 없이 이용됐다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 운영비는 총 1500만원이다. 문제를 제기한 B씨는 교부 신청서에 참여 예술인이 총 10명 게재돼 있는데, 이 가운데 5명의 서명이 도용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A씨는 신청 일정이 촉박해 동의 없이 서명한 점은 인정한다. 하지만 이후 당사자들에게 상황을 충분히 설명하고 사과해 매듭지은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뒤늦은 조사와 수사기관 수사 필요성 대두 최근 B씨는 공문서 위조 등과 관련해 임실미술협회의 보조금 부정수급 관련 민원을 제기했다. 재단과 도는 이 같은 민원이 제기된 뒤에야 조사에 착수했다. 이를 두고 문제를 인지하고 1년 가까이 손 놓고 있다가 뒤늦게 대응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재단은 문제가 계속되자 지난 8월 해당 사업 팀장을 다른 부서 팀장으로 옮긴 조치밖에는 한 것이 없다. 특히 문화마실 임실 공간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도 관계자가 도예문화원 사용을 먼저 권유했다는 발언도 나오면서, 도의 이해충돌에 관한 부족한 문제의식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재단은 뒤늦게 문화마실 운영 보조금의 집행 적정성 여부를 검토해 징계 위원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임실군, 임실교육지원청과 협의해 문화마실 임실의 건축물 용도를 변경하고, 사용권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법조계 등 일부에서는 이같은 갖가지 의혹에 대해 예산으로 운영되는 도 출연기관의 보조금을, 위조한 서류로 신청해 받은 것은 공문서 위조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수사기관의 수사가 필요하다는 말이 나온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20.11.24 18:53

허성철 사진작가 개인전, 카메라로 그린 ‘산’

흔히들 카메라로 사진을 담는다라고 표현한다. 렌즈를 매개로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기 때문이리라. 그렇지만 나는 이번에도 사진을 그렸다 허성철 사진작가가 카메라로 산을 그렸다. 작가는 다양정을 오가는 길에 보는 모악산을, 지인을 따라 올랐던 덕유산을 그렸다. 이에 더해 심란했던 올해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그 마음 한편을 그렸다. 그의 여덟 번째 개인전이 25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사진공간 눈에서 열린다. 고덕산, 모악산, 덕유산 등 작품 총 10점을 선보인다. 사진과 그림을 결합해 새로운 미술 작품을 만들어 온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또 다른 작업을 시도했다. 한지를 출력한 뒤, 그 위에 색실을 얹어 입체감을 살리고, 작업 의도를 부각했다. 자신만의 이야기를 강조한 것이다. 같은 풍경, 같은 공간에서도 나만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 눈에 보이는 부분 부분을 각기 해석하고, 그 각각을 여러 번 덧칠해서 그렸다. 허 작가는 이런 결과물을 통해 희망을 이야기하고자 했다. 그는 현재를 헤치고 이겨내 앞으로 나가고자 했다. 그래서 작품 속 하늘은 푸르고 당당하며 그 당당함과 푸르름에 기대어 지금 내가 있는 현실과 무거운 마음을 이겨내고 싶었다고 밝혔다. 허 작가는 전 전북일보 사진기자로 경희대 대학원에서 다큐멘터리사진을 전공했다. 전주를 기록하다라는 주제로 1994년부터 전주가 변해가는 모습을 작업하고 있다.

  • 전시·공연
  • 문민주
  • 2020.11.24 18:53

[전북지자체 공립박물관 운영 실태 긴급점검] (하) 대안

전북 공립박물관 학예사 보유현황 전북지역 문화예술계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건립한 전북의 공립박물관들이 건립후에는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가장 큰 문제는 전시를 기획하고 박물관을 이끌어가는 전담학예사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본보가 전북 14개 시군 박물관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박물관의 학예사들은 1~2명에 불과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군산근대역사박물관 3명, 판소리박물관고인돌박물관 등이 각각 2명, 김제벽골제농경문화박물관순창장류박물관정읍시립박물관부안청자박물관대한민국술테마박물관진안역사박물관진안가위박물관남원향토박물관익산왕궁리유적전시관마한박물관 등은 각 1명 뿐이었다. 학예사를 단기 임기제로 운영하는 곳도 있었다. 무주곤충박물관은 전담학예사가 아닌 임기제 학예사로 운영해 간간히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전주전통술박물관과 익산 입점리 고분전시관은 학예사가 한명도 없었다. 학예사는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관람객을 위해 전시회를 기획개최하고, 작품 또는 유물을 구입수집관리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학예사가 부족하다보니 업무과중이 발생하고 자연스레 기획초대전시 횟수가 줄어들수 밖에 없다. 여기에다 유물 수집과 보관관리 부분까지 문제가 생기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것이다. 도내에서 가장 많은 학예사를 보유한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의 사정도 여의치 않다. 3명의 학예사가 진포해양테마공원, 근대건축관, 근대미술관, 장미갤러리, 31운동기념관, 채만식문학관 등 다양한 박물관을 관리하고 있기도 하다. 군산근대역사박물관 관계자는 학예사가 부족한데 관리주체는 많아 박물관 관리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이 사실이라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잘 해보려 노력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또 각 지자체들의 부족한 예산도 공립박물관들의 질 저하의 요인이 되고 있다. 수천만원에서 수억에 달하는 예산을 세우지만 각종 인건비와 관리비 등을 충당하기 빠듯하고 신규유물을 확보하고 싶어도 수천만원에서 수억에 달하는 예산을 경매로 사들이거나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사실상 기증, 위탁 유물에 기대야하는 것이다. 지자체의 무관심은 더욱 큰 문제다. 각 단체장이 표심을 생각하며 지역 공립박물관을 세웠지만 개관 이후 지속 발전 부분에는 큰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이현실이다. 이를 위해 전문가들은 지자체의 관심은 물론, 직영 운영이 아닌 위탁운영을 통한 자발적인 노력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상균 전주대학교 역사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박물관 운영이 잘 이뤄지지 않고 발전이 없는 곳의 가장 큰 문제는 지역민과 지자체의 관심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개관 전부터 주변 지역의 박물관 수요현황을 고려해 치적성이 아닌 신중한 박물관 건립도 고민해야 할 때라고 했다. 이어 지자체가 재위탁이라는 카드를 내밀면서 자생적으로 박물관 발전을 위한 자발적 경쟁 기회를 만드는 법도 한 방법이라며 적극적인 박물관 인력과 예산지원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문화일반
  • 최정규
  • 2020.11.24 18:06

희귀수첩 전북유형문화재 제148호 ‘이용화 백세영수첩’ 남원시에 기증

전북유형문화재 제148호로 지정된 이용화 백세영수첩이 24일 남원시에 기증됐다. 이번 기증은 지난 1991년부터 1998년까지 남원군의회 제1, 2대 의장을 지낸 전주이씨 종중 이권기 씨가 조상의 소중한 문화재를 도난, 훼손 등으로부터 보호하고 시민과 함께 공유하고 싶다는 기부의사를 남원시에 밝힘에 따라 이뤄졌다. 시는 이날 기증식을 개최하고 이환주 남원시장이 이권기 씨에게 기증증서를 수여했다. 이용화 백세영수첩은 1865년에 만들어진 필사본으로 상, 하 두 책에 걸쳐 구성된 관직첩이자 축하시문첩이다. 이 수첩은 100세가 넘은 이용화의 장수를 축하하기 위해 고종이 관직을 수여한 일을 기념해 제작된 경수시첩(慶壽詩帖)이다. 특히 이 수첩은 이용화가 100세까지 장수하자 조정에서 이를 축하하기 위해 지중추부사(중추부 정이품 무관벼슬)라는 관직을 수여하고, 조정백관들이 축하의 시문을 모아 상, 하 두 책으로 만들었다. 학계에서는 좌의정 김병학이 지은 이지추옹서(李知樞翁序)라는 서문을 비롯한 원로대신과 조정 대신 108인의 송축(頌祝) 자필 시문(詩文)이 기록돼 있는 희귀한 수직첩으로 꼽히고 있다. 상권의 크기는 가로 35.5cm, 세로 50cm로 60매이다. 하권은 가로 34.8cm, 세로 50.2cm로 62매 등 상, 하 모두 122편이다. 역사 연구의 사료로서 가치 있을 뿐 아니라 서예와 문학 연구에도 가치가 있어 1995년 6월 20일 전라북도 유형 문화재 제148호로 지정된 바 있다. 이환주 남원시장은 이권기 전 의장의 소중한 문화재 기증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향토박물관 수장고에 유물을 안전하게 보존하고 향후 전시나 학술연구 등에 활용해 문화재의 가치를 더욱 빛나게 하겠다고 밝혔다.

  • 문화재·학술
  • 김영호
  • 2020.11.24 17:43

하울 정미경 화가, 전주 교동미술관에서 28번째 전시회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하고 있는가? 범상치 않은 질문을 내건 특별한 전시회가 24일 전주시 완산구 교동미술관 본관에서 막을 올렸다. 하울 정미경(51) 화가의 28번째 회화전시회 개인전이다. 죽음과 수차례 사투를 벌여본 정 작가. 인생이 절망으로 점철됐을 법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절망에 짓눌리기 싫어 삶을 곧추세웠다. 정 작가는 순탄치 않은 자신의 삶에서 시시때때로 뇌리를 파고드는 철학적 문제를 그림으로 표현했다. 그것들 가운데 사유의 수작을 모아 타인과 공유하고 싶어 이번 전시회를 열었다고 한다. 전시회의 주제는 생각에 관한 생각론이다. 정 화가는 주제와 관련해 생각이란, 무엇인가를 끝없이 그려내는 시스템이라며 생각을 언어로 표현한 것이 글이고, 생각을 조형적 이미지로 표현한 것은 그림이며, 생각을 마음에 담는 것은 그리움이라고 말했다. 이어 글, 그림, 그리움, 이 세 낱말의 어원은 그리다로 동일하다고 덧붙였다. 전시회에 나온 작품은 △반가사유 83 △생각하는 사람 △피에타 △가지 않는 길 △화엄 △비익조 이야기 6 △진화의 역설 △다나이드 △금지된 꿈 △나비 등 40점이다. 작품 중 반가사유, 생각하는 사람, 피에타는 이번 전시회의 주제를 선명히 드러낸다. 누구에게나 익숙한 △반가사유상(신라시대) △생각하는 사람상(로댕) △피에타상(십자가에서 내려진 예수를 안고 있는 성모상, 미켈란젤로 작)을 3차원(입체)에서 2차원(평면)화시킨 것들이다. 정 작가는 동양(반가사유), 서양(생각하는 사람), 종교(피에타, 반가사유), 이 세 가지 사유를 교차시켜 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생이란 마음에 따라서 변하는 욕심 속 물감의 장난이라는 한 유행가 가사가 마음에 와 닿는다며 마음의 여백이 충분해야 인생뿐 아니라 작품도 아름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 작가는 진안초, 진안여중, 진안여고, 전북대 미술교육과를 졸업했으며, 진안에서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미술 교습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국미술협회원, 건지회원, 아트워크 회원으로 여러 공모전에 출품해 갖가지 상을 수상했으며, 지난 2004년 잉여인간론이라는 주제로 전시회를 시작한 이후 개인전(소규모 전시회) 11회, 부스 개인전(대규모 전시회) 17회를 합쳐 총 28차례의 전시회를 국내외에서 열었다. 정 작가는 내 작품엔 글이 있고, 그림이 있고, 무엇보다 그리움이 있다며 전시회 주제를 설명했다. 실제로 대부분의 작품 속엔 자잘한 글씨로 오밀조밀 적어 내려간 시가 등장한다. 정 화가가 주제에 맞게 자작시나 명시를 적어 넣은 것들이다. 전시회 기간은 이날부터 29일까지이다. 이 기간 동안 교동미술관 전시실을 찾는다면 프랑스를 대표하는 철학자인 르네 데카르트(1596~1650)가 남긴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말의 의미의 답을 얻을지도 모르겠다.

  • 전시·공연
  • 국승호
  • 2020.11.24 17:03

전주미협, 제16회 전국온고을미술대전 수상작 선정

한국미술협회 전주지부가 주최하는 제16회 전국온고을미술대전 부문별 대상 수상자가 선정됐다. 올해 미술대전에는 한국화, 서양화, 수채화, 판화, 공예, 조소, 디자인, 서예, 문인화, 민화 등 10개 부문에서 총 626점이 출품됐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582점에 비해 40점 이상 더 많이 출품됐다. 심사 결과 대상 7점, 우수상 9점, 특별상 11점, 삼체상 2점, 특선 164점, 입선 211점이 각각 선정돼 총 624점 중 404점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대상에는 민화 부문 안숙영의 화조도 8폭 병풍, 서양화 부문 김명준의 일상의 무게, 한국화 부문 송옥주의 엄마의 뜰, 수채화 부문 이진순의 내가 본 용월이, 조소 부문 박경덕의 숨-4, 문인화 부문 임선경의 국화 향기, 서예 부문 지승연의 송강 선생 시가 각각 뽑혔다. 다만 부문별 50점 이상 출품되지 않은 판화, 공예, 디자인 부문에서는 대상작은 선정하지 않았다. 양만호 심사위원장은 올해 미술대전 심사 결과, 부문별로 미세한 차이는 보이나 어려운 시대적 상황을 표출한 작품이 없고, 서예민화 부문 출품 수가 늘고 있다며 미술 인구의 급격한 감소와 더불어 코로나19로 인한 상황이었음에도 지난해보다 많은 작품이 접수됐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평했다. 수상 작품 전시는 다음 달 3일까지 전북예술회관 전관에서 열린다. 24일부터 27일까지는 서양화공예조소수채화판화민화 등 1부 전시, 29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는 한국화서예문인화 등 2부 전시가 진행된다.

  • 문화
  • 문민주
  • 2020.11.23 18:51

[장석원의 '미술 인문학'] 성전환 예술가 피유피루

2017년 전북도립미술관의 아시아현대미술전, 아시아 여성 미술가들에는 일본에서 피유피루가 참가했고 그녀는 자신이 성전환 수술을 하면서 생긴 몸의 변화와 감정을 갖가지 도구와 변장, 치장 등 특이한 자화상 형태로 표현한 사진 작품 수십 점을 출품했다. 그녀의 성전환 과정은 다큐멘터리 필름 피유피루 2001-8에도 여실하게 담겨 있다. 피유피루는 남자로 태어났으나 점차 그는 남자로서의 몸이 그에게 맞지 않는다고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특이한 치장을 하면서 그 감정을 명쾌히 표현하려고 했고 사람들은 그것을 예술로서 주목하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그는 현대미술가로 활약하게 된 것이다. 그녀의 작품에는 성 전환 과정 사이에서의 남성과 여성이 나타나며, 10대부터 익숙한 패션, 극단적인 길을 걸어간 한 개인의 미묘한 감정이 잘 표현되어 있다. 그녀의 자화상 시리즈는 2005년도 요코하마 트리엔날레에서 조명을 받았다. 아시아 여성 미술가들 전에 중요 작가로 초빙되었지만, 그녀는 매니저 겸 남편의 만류로 거절했다. 처음에는 남편과 함께 올 수 있느냐고 묻기도 했었지만, 당시 한국의 남북 관계의 불안정성, 북한의 핵무기 개발 등을 이유로 돌아선 것이다. 최근 그녀가 하는 작업은 여신 시리즈로 죽은 자를 살리는 지옥의 여신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성 전화자로서 자랑스러운 사랑의 신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그녀는 그러한 작업으로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작가의 한 사람이 되었다. 성적 정체성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극단적 삶을 살고 그 과정에서 변화에 따르는 감정을 리얼하게 묘사하면서 작가로 주목받은 그녀, 한 번도 미술 공부를 하지 않았지만 그녀는 현대미술의 한 가운데에 서있다. 오늘의 예술은 과거에 중시되던 예술적 맥락을 떠나 아슬아슬하고 민감한 문제들에 걸쳐있다. 그것은 아름답기도 하고 신기하며, 악의 꽃처럼 어둡고 매혹적이며, 권위적이지 않고 정통적이지도 않다. 한국의 문화 코드는 아직 이러한 전개에 대하여 거부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점차 그러한 방향으로 개방되고 확장되는 추세를 갖게 되지 않을까 예측해본다. 이번에 터진 성추행 사건도 자진을 택한 정치인에 대한 조문 형식의 애도를 넘어서 벼랑 끝에 서 있는 피해자의 아픔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지 않은가? 작은 아픔이 큰 고목을 무너뜨린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0.11.23 18:51

[전라감사 100인 열전] 개국 1등공신 조박

조박은 태조 3년(1394) 4월에 전라감사로 부임하여 태조 4년(1395) 2월에 파직되었다. 그는 조선건국후 개국 1등공신에 책봉되어 1차 왕자의 난 때 세자 방석을 죽인 주모자로, 2차 왕자의 난을 진압하고 태종을 왕위에 올리는데 공헌하여 정사공신 1등, 좌명공신 4등에 연이어 봉해졌다. 그러나 정종의 편에 섰다가 태종대 공신호를 박탈당하고 세종대 그 손자가 과거시험에도 응시하지 못하는 지경에 처했다. 조박과 태종은 동서지간이다. △권문세족의 후예로 태종과 동서지간 조박(趙璞, 1356~1408)의 본관은 평양, 자는 안석(安石), 호는 우정(雨亭)이다. 고려후기 권문세족의 후예로 문하시중 조인규의 4세손이며, 아버지는 전의령(典儀令) 조사겸이다. 그의 고조부 조인규는 몽고어 통역관으로 출세해 최고의 수상 자리까지 오르고 충선왕의 장인이 되었다. 그 가문은 본래 미천했으나 조인규 당대에 권문세가의 반열에 올라 왕실과 혼인할 수 있는 재상지종(宰相之宗) 15개 가문에 들었다. 조인규의 아들 조서, 조련, 조연수(조후), 조위 등도 모두 재상에 올라 가문을 번성하게 하였다. 조박은 조연수의 손자이다. 조박의 장인은 여흥부원군 민제로, 조박과 태종은 동서간이다. 민제의 첫째딸이 조박의 부인이고, 둘째 딸이 태종비 원경왕후이다. 조박의 졸기에, 태종이 잠저에 있을 때 가장 친하고 오랜 사이었다고 하였다. 그런가 하면 조박의 아들 조신언(趙愼言)은 2차 왕자의 난을 일으킨 회안대군 이방간의 사위이다. △개국ㆍ정사ㆍ좌명 3공신에 책봉 조박은 고려말 우왕 8년 문과에 급제하였다. 역성혁명파로 정몽주에 의해 청주목사로 ㅤ겨 났다가 조선이 건국되면서 예조전서로 개국공신 1등에 책봉되었다. 태조 7년 1차 왕자의 난때 조박은 이거이, 이백경(이저) 등과 함께 사람을 시켜 세자 방석을 살해하였다. 당시 방석이 태조와 함께 있다가 하직인사를 올리는데 실록에 다음과 같이 묘사되어 있다. 방석이 울면서 하직하니, 현빈(賢嬪, 방석의 비)이 옷자락을 당기면서 통곡하므로, 방석이 옷을 떨치고서 나왔다. 조박은 1차 왕자의 난 때 정도전 세력을 제압한 공으로 정사 1등공신에 책봉되었다. 정도전의 『삼봉집』에 보면 과거시험 보러가는 조박을 위해 쓴 조생의 부거를 전송하는 서(送趙生赴擧序)라는 글이 있다. 고려말에 둘은 꽤나 가까웠던 사이였다. 태종 즉위 후 조박은 태종을 옹립한 공으로 좌명 4등공신에 책봉되었다. 조박은 문신으로 조선개국후 3공신에 모두 봉해진 유일한 인물이다. 조선초 3공신에 모두 책봉된 인물은 조박을 비롯해 이화ㆍ이지란ㆍ조온 등 4인뿐인데 조박을 제외한 다른 3인은 무신이다. △정종의 편에 서 태종과 갈등 그는 몇차례 유배를 갔다. 방석과 방번이 살해되던 날 이거이는 방번의 기생첩 중천금을 취하고, 그 아들 이백경(이전)은 방석의 시첩 기생 작은효도를 취하고, 조박은 방석의 시첩 기생 효양을 취하였다. 이저는 태조의 부마이다. 정종 원년 조박이 대사헌이 되어 이저를 아버지 이거이가 관계한 여자를 취하여 천상(天常)을 어지럽혔다고 공격하려다가 누설되어 노모가 사는 이천으로 유배되었다. 정종 2년에는 조준을 탄핵하다가 또 이천으로 유배되었다. 태종 7년에는 왕세자를 명나라 황실의 딸과 혼인시키려는 논의에 참여했다가 양주로 유배되었다. 조박은 태종 8년(1408) 호조판서를 지내고 동북면도체찰사가 되었다가 53세의 나이로 죽었다. 그가 죽은 이듬해에 족매(族妹)인 유씨 소생 불노(佛奴)를 정종의 원자로 삼으려 했던 것이 불거져 공신녹권이 추탈되고, 그 자손은 벼슬에 나갈 수 없는 금고(禁錮)에 처해졌다. 세종 4년에는 그의 공신녹권이 소각되었다. 불로를 원자로 칭하는 것은 곧 왕위를 정종의 아들로 잇겠다는 포석이다. 조박은 정종의 편에 서 있었다. 태종이 정종에게 청하여 송도로 천도하게 한 것이 조박이라고 한 말도 이런 사실을 담은 것이다. 조박은 1차 왕자의 난까지 태종과 뜻을 같이 하였으나 정종 즉위후 태종과 갈등관계에 놓였다. 이로 인해 조박의 자손들도 벼슬에 나아가지 못하였다. 세종대에 손자 조묵이 과거에 응시하고자 하였으나 불허되었으며, 문종대에 증손 조영달과 조흥종 등이 갑사(甲士)의 취재에 나가게 해줄 것을 청하였으나 이 또한 불허되었다. 조박은 조선초 3공신에 모두 책봉된 인물이었지만 정종의 편에 서면서 그 후손들까지 벼슬길이 막혀 버렸다. △전라감사로서 치적과 그에 대한 평 조박은 개국공신으로서 태조 3년 4월에 전라감사로 부임하여 10개월을 재임하다가 이듬해 2월 농사철이라는 이유로 군사 점고에 응하지 않았다가 파직되어 공주에 안치되었다. 전라감사 재임 당시의 일로는 태조실록에, 전함을 만들어 왜구를 막은 판개성부사 정지의 집을 정표(旌表)한 것만 전한다. 태종실록, 그의 졸기에 재주가 탁이(卓異)하여 여러 사람에 뛰어났다.고 하고, 일찍이 양광도를 안무(按廉)하고, 전라도와 경상도를 관찰(觀察)하고, 서북면을 순문(巡問)하였는데, 처결하는 것이 물 흐르듯이 하여 조금도 의심되지 않으니, 부내(部內)가 이를 칭찬하였다라고 하였다. 조선초의 대학자 권근은 「평원군 조공 박의 시권(詩卷)의 발」에서 조박을 다음과 같이 평하였다. 옛날에 내가 처음 급제하여 벼슬할 때에 관동(冠童) 6~7명이 와서 글을 배웠는데, 지금 평원군 조공 안석이 가장 연소하고 명민하였으나, 세가(世家)의 자제임을 자부하지 않았다. 그는 아무리 심한 비가 내려도 맨발을 꺼리지 않고 오므로 내가 몹시 애중하였다. 사사로이 시험을 보일 때에도 그 문장이 화려하고 내용이 생동하여 볼 만하므로, 나는 매양 평점(評點)을 더하여 권장하였다. 이 글은 『양촌집』에 실려 있다. /이동희(전주역사박물관 관장)

  • 문화일반
  • 기고
  • 2020.11.23 17:43

전주시, 다음달부터 문화예술인 실태조사

전주시가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복지를 향상시키고 안정적인 예술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다음 달 7일부터 31일까지 문화예술인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한다. 이번 실태조사는 코로나19로 인해 공연전시행사교육 등이 취소돼 예술활동이 중단된 상황에서 문화예술인들의 지속가능한 활동 생태계를 마련하기 위한 기초자료를 확보하고자 추진된다. 조사기준은 올해 1월부터 12월까지 코로나19 발생기간으로, 이메일과 모바일 등을 통한 온라인 설문조사로 진행된다. 시는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활동현황과 생활 실태 등을 중점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조사항목으로는 문화예술인들의 취업형태, 경제상황, 계약 형태 등 예술인 활동 및 생활실태 전반에 관한 사항들로 구성됐다. 시는 본격적인 조사에 앞서 실태조사 결과의 정확도와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다음 달 5일까지 문화예술인들의 사전등록을 받기로 했다. 사전등록은 온라인 (http://naver.me/FjrzGzi3)을 통해 참여하거나 전주시청 홈페이지(www.jeonju.go.kr)에서 확인 가능한 QR코드를 통해 참여할 수 있다. 등록된 정보는 전주시 문화예술인 DB 구축 및 설문조사 진행에만 활용될 예정이다. 시 문화정책과 관계자는 예술인 복지를 향상시키고 시민들의 문화향유 기회를 확대해 나가기 위해 전주 지역의 많은 문화예술인들이 이번 사전등록과 설문조사에 반드시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

  • 문화일반
  • 최정규
  • 2020.11.23 17:43

[전북지자체 공립박물관 운영 실태 긴급점검] (상) 문제점

전북 14개 시군 중 지자체가 직접 운영하는 박물관은 총 16곳이다. 본보가 각 시군에 정보공개 청구를 해 분석한 결과, 대다수 박물관들이 소장품 확보, 즉 신규 유물확보를 등한시 하고 있었다. 전주전통술박물관의 경우 지난 10년 간 소장유물 수 변화가 없는 심각한 상황이었다. 2011년부터 올해까지 단 한 점의 신규소장유물을 확보하지 못했다. 가장 많은 공립박물관을 운영 중인 익산시의 왕궁리유적전시관은 2017년도부터 최근까지, 마한박물관은 2018년도부터 최근까지 새로운 유물 확보를 하지 않았다. 특히 고분전시관은 2004년 개관당시부터 신규유물이 없는 채로 89점의 유물로 전시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밖에도 완주대한민국술박물관과 남원 향토박물관, 진안 가위박물관 등은 개관 후 신규 유물확보를 하지 않았다. 사실상 수년이 지났지만 개관 당시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중 남원향토박물관 관계자는 우리 박물관은 2010년 이후 전시 주제 등에 적합한 유물이 없는 관계로 유물 구입을 하지 않고 있다고 신규유물 미확보 이유를 설명했다. 박물관들의 소장유물을 관람객들에게 공개하는 전시율도 턱 없이 적었다. 전주전통술박물관은 소장유물전시율이 24%였으며, 익산 왕궁리유적전시관은 16~17%, 정읍시립박물관 12%, 김제벽골제농경문화관 11%, 군산근대역사박물관 8%, 마한박물관 3% 등이었다. 이 같은 이유로 박물관들은 한정된 전시공간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부족한 전시공간으로 많은 유물을 사실상 대중에 공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소장유물이 적은 박물관들은 매해 전시유물을 그대로 전시, 사실상 변화를 주지 않으며 박물관 운영에 손을 놓다시피 할 정도이다. 정체된 박물관들의 모습을 타파할 방법으로 기획, 초대 전시 등이 돌파구로 언급되지만 도내 국립박물관들의 기획초대 전시는 사실상 매해 평균 2번 정도 수준이다. 대표적으로 진안역사박물관은 최근 3년(2017~2019)간 4번, 김제벽골제농경문화관 3번, 순창장류박물관 3번, 진안가위박물관 2번, 익산마한박물관 2번 등 기획전시가 적었다. 특히 무주곤충박물관은 개관 이후 2018년에 단 1번만 기획전시를 치뤘을 뿐이다. 이상균 전주대학교 역사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운영이 잘 이뤄지는 박물관도 있지만 군으로 갈 수록 제대로 된 운영이 되지 않는 박물관이 다수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지자체장의 무관심, 지역주민의 관심도 등 복합적인 문제로 인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최정규
  • 2020.11.23 17:43

‘제24회 전북예총하림예술상’ 수상자 선정

한국예총 전북연합회(회장 소재호)와 하림그룹(회장 김홍국)이 공동으로 수여하는 제24회 전북예총하림예술상 수상자가 확정됐다. 전북예총하림예술상 본상에는 김남중(건축58), 임귀성(국악56), 염광옥(무용54), 문학단체 금요시담, 이창규(미술77), 이준택(사진71), 정경선(연극52), 김복철(연예63), 오정선(음악54) 등 9명(단체 포함)이 영예를 안았다. 공로상은 정상식(56) 예원예술대 연극영화과 겸임교수, 소선녀(59) 김제문인협회 사무국장, 탁지혜(43) CDP무용단 대표가 받는다. 김남중 라인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는 전북건축사회 회장을 맡을 당시 한중일 국제건축작품전시회를 개최하는 등 건축문화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임귀성 예도원 원장은 국가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및 제97호 살풀이춤 이수자로 20년 넘게 한국 전통무용 보급을 위해 후진을 양성하는 등 공헌했다. 염광옥 전북발레시어터 단장은 다양한 발레 작품을 기획제작하고, 제99회 전국체전 안무담당백제무왕 익산천도 입궁의례 예술감독을 맡는 등 전북 무용 발전에 기여했다. 또 금요시담은 1994년 창립 후 15명의 회원이 시창작 토론과 초청 문학강연, 시창작 가요제 등을 꾸준히 이어왔다. 이창규 전 원광대 미술대학장은 30년간 교수로 재직하며 예술미술교육을 담당하고, 미술 이야기 1~3 등 4권의 저서를 발간해 전북 미술 발전에 기여했다. 이준택 사진가는 1984년 사진작가동우회 영상회를 만들고, 20여 차례 전시회를 하는 등 사진 발전에 공헌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경선 연출가는 20112014년 스코틀랜드 에든버러프린지페스티벌에 참가해 한국의 위상을 널리 알리고, 연출가로서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김복철 연주자는 20년 넘게 연예예술인협회 익산지부장을 맡으며 매년 불우시설을 찾아 공연하고, 전국 규모의 가요제를 개최하는 등 익산 예술문화 발전에 이바지했다. 오정선 전주대 음악과 객원교수는 대학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개인 독주회와 재능기부 공연을 펼치는 등 전북 음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전북예총하림예술상은 예술문화발전에 기여한 예술인에게 주는 상으로 전북예총 10개 협회와 11개 시군예총으로부터 추천을 받아 운영위원회에서 선정한다. 심사는 장명수 전 전북대 총장과 김남곤 전 전북일보 사장, 황병근 성균관유도회전북회장, 선기현 전 전북예총 회장, 송기택 하림그룹 이사가 맡았다. 시상식은 다음 달 16일 오후 3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20.11.22 18:49

배구코트에서 펼쳐지는 치열한 삶 ‘스파이크 어게인’ 제작

2020 전주이야기자원 공연화 최종 선정작, 쇼케이스 공연 모습제이디엠 아트엔터테인먼트의 스파이크 어게인 전주근영여고 배구부의 치열한 삶을 그린 창작뮤지컬이 제작된다. (재)전주문화재단은 전주 이야기자원 공연화(이하 사업) 쇼케이스 공연 심사 결과, 제이디엠 아트엔터테인먼트의 스파이크 어게인을 최종 선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스파이크 어게인은 전주 근영여고 배구단을 소재로 삶이라는 코트에서 펼쳐지는 치열한 공격과 수비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극을 기획한 제이디엠 아트엔터테인먼트 박예소 대표는 전통의 내용에서 벗어나 전주를 알릴 수 있는 현대적인 소재가 무엇일까를 고민하던 중, 자신의 모교인 근영여고 배구단이 국가대표를 배출해 낸 자랑스러운 사실을 회상하며 기획하게 됐다고 했다. 전주 이야기자원 공연화사업은 공연예술분야의 창작 환경 개선과 단계별 지원을 통해 작품의 완성도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2016년부터 진행해 온 본 사업은, 전주의 공연예술단체가 전주의 이야기를 발굴하고 공연으로 제작하는 과정을 통해 단체의 자생력을 높이고 공연예술시장에 진출 할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선정 전주문화재단 문화진흥팀장은 공연예술분야에 있어 창작에 필요한 실질적이고 디테일한 지원을 통해 공연예술인의 창작활동의 동기를 고취할 수 있다면서 공연제작발표 이후에도 선정단체가 지속적으로 작품을 무대에 올려 자생력을 키워갈 수 있도록 제도적 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올해 선정된 <스파이크 어게인> 공연은 평가단의 심사평을 반영, 2021년 9월에 제작될 예정이다.

  • 전시·공연
  • 최정규
  • 2020.11.22 18:25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