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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코드제로’ 전북서 한 해 평균 1900건

최근 경찰이 출동 최고 수준 단계인 ‘코드제로(코드 0)’를 발령하고도 심야 서울 강남 아파트 인근 한복판에서 여성이 납치 살해돼 충격을 주는 가운데 전북서도 한 해 1900여 건의 ‘코드제로’ 신고가 접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전북경찰에 신고된 코드제로 신고건수는 모두 9741건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18년 1067건에서 2019년 2608건, 2020년 2385건, 2021년 1852건, 지난해 1825건 등이다. 한 해 평균 1948건, 1일 평균 5건의 코드제로 신고가 접수되는 셈이다. 코드제로 접수 건수는 매년 전체 신고 건수 중 0.3%의 비율을 차지했다. 5년간 전북경찰에 접수된 전체 신고 건수는 329만 5845건으로 이중 코드제로 접수 건수는 9741건으로 0.3% 비율로 기록됐다. 순찰차가 출동 지령을 받은 후 현장에 도착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뜻하는 ‘코드’는 총 4단계로 나뉜다. 먼저 코드제로는 최단 시간 내 출동을 의미하며 코드 1중에서 이동범죄, 강력범죄 현행범 등에서 긴급이 필요할 때 내려진다. ‘코드 2’는 납치·인신매매 등의 사건이 발생했을 경우 관할서와 지구대·파출소에 지령이 내려지지만 상황에 따라 ‘코드 1’으로 변경되기도 한다. ‘코드 3’은 폭력 절도 등 현장상황이 종료됐지만 경찰관 조치가 필요할 때 발령된다. 전북경찰은 112 신고 접수 내용 및 현황 등을 분석해 치안 안전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강황수 전북경찰청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방심했을 때 관련 사건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전북에서 코드제로가 매년 전체 신고 건수의 0.3% 정도를 차지하는 만큼 관련 분석을 통해 미비한 것은 한 번 더 점검하고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경찰
  • 엄승현
  • 2023.04.09 16:51

'동물 없는' 전주동물원⋯"벚꽃놀이 오는 사람이 더 많아"

"전주동물원에 동물 보러 오기보단 꽃구경 오는 사람들이 더 많을 걸요." 지난 8일 오전 전주시 덕진동 전주동물원. 본격적인 행락철을 맞은 전주동물원은 활짝 만개한 꽃들이 방문객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낮잠을 즐기는 사자와 거대한 곰, 날렵한 표범 등을 볼 수 있는 ‘맹수의 숲’과 얼룩말과 사슴 등을 볼 수 있는 ‘초식동물의 숲’, 귀여운 원숭이들이 장난을 치고 있는 ‘잔나비의 숲’, 늑대와 호랑이가 자유롭게 뛰어다닐 수 있는 ‘종 보전의 숲’을 지나면서 방문객들은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었고 이따금씩 동물들의 움직임에 환호성을 질렀다. 그러나 소형 동물사와 달리 거대한 코끼리와 기린, 코뿔소, 하마 등 대형 초식동물들을 볼 수 있는 ‘초원의 숲’의 분위기는 정반대로, 황량한 느낌까지 들었다. ‘초원의 숲’ 우리들에는 암 코끼리 코순이와 하마 2마리만 자리하고 있었다. 코끼리는 무엇인가 불안한 듯 제자리를 빙글빙글 돌고 있었고 아이들이 목이 타게 불러도 반응하지 않았다. 아이들의 큰 사랑을 독차지한 기린 두 마리가 있던 기린사는 텅 비어 있었다. TV에서만 보던 다양한 대형 초식동물을 보고 싶어 했던 아이들은 못내 아쉬워하며 괜히 아는 동물들을 나열하기도 했다. 부모님과 함께 동물원에 방문한 김모 군(7·평화동)은 “기린이랑 코뿔소, 물소도 보고 싶은데 없어요”라며 “큰 동물들도 많았으면 좋겠어요”라고 아쉬워했다. 문을 연지 45년이 다되고, BTS촬영지로도 유명세를 타고 있는 호남 최대 규모 전주동물원이 매년 방문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지만 정작 동물 종류가 적어 볼거리는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978년 6월 10일 개원한 전주동물원은 면적만 11만㎡가 넘는다. 지방동물원 중 가장 오래됐으며, 면적은 서울대공원, 용인 에버랜드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로 큰 동물원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동물 폐사에 따른 입식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동물원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대표 동물들이 사라져 관람객들로부터 아쉽다는 평을 받고 있다. 전주동물원이 보유한 동물 종과 개체 수(어류 제외)는 2020년 97종 484마리였지만 올해 3월말 기준 87종 432마리로 줄었다. 실제 전주동물원의 대형 초식동물은 2016년 기린 ‘신화’와 2019년 코끼리 ‘코돌이’가 폐사하며 코끼리 1마리와 하마 3마리, 아메리카들소와 큰뿔소 각 2마리가 전부다. 또 2020년 아쿠아리움 화재로 보유하던 어류가 타죽고, 지난해 11월 드림랜드가 놀이기구 사고로 인해 휴장하면서 볼거리, 즐길거리가 없는 전주동물원 문제가 더욱 도드라지고 있다. 부안에서 온 박현규 씨(25)는 “예전에 비해 동물이 줄어든 것 같고, 공사 중인 구간도 있고 해서 동물 관람으로 시간 보내기는 어려웠다”며 “대부분 사람들이 동물보다는 꽃을 보러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전주동물원 관계자는 “기린이나 코끼리 등 현재 국제법상 멸종위기종은 거래할 수 없고, 기증이나 교환 방법이 전부이기에 들여오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야생동물 보호소와 협업해 현재 준비 중인 ‘천연동물기념관’이 완공되면 부족한 부분이 보완될 수 있을 전망이다”고 말했다.

  • 사회일반
  • 송은현
  • 2023.04.09 16:48

‘전북 보건의 날’ 행사 우석대서 개최, “도민건강 증진 앞장” 다짐

도내 보건·위생 관련 공무원과 단체, 공공의료기관 관계자, 각급 기관·단체장 등 800여명이 지난 7일 우석대 체육관에서 ‘제51회 보건의 날 행사’를 갖고 도민 건강증진 실천을 다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완주군보건소의 기타 동아리 식전공연에 이어 유공자 표창, 결의문 낭독, 개막 퍼포먼스 등에 이어 건강 레크리에이션 단합의 장이 마련돼 참석자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조봉업 전북도 행정부지사는 기념사를 통해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사회에는 많은 사람이 질병과 건강 문제로 고통을 받고 있다”며 “오늘 행사를 통해 건강과 복지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모든 분들이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다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말했다. 유희태 완주군수는 환영사에서 “완주군에서 우리 사회의 건강과 보건을 위해 헌신해 오신 보건·의료인들의 화합 한마당이 열려 크게 환영한다”며 “지난 4년간 코로나19 방역 최일선 현장에서 주말도 없이 격무에 고생한 보건·의료인들의 헌신과 희생이 있어 지역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지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모두가 건강한 나라, 행복한 대한민국’이라는 주제로 열린 올해 ‘보건의 날’ 행사는 코로나19 여파에 따라 4년 만에 재개됐으며, 그동안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최일선에서 노력한 전북 보건 인력의 화합과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지역민들이 다 같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뜻을 다짐했다. 행사가 끝난 후 각 시∙군 참석자들은 삼례문화예술촌과 비비정, 대한민국술테마박물관 등을 방문하는 등 완주에서 특별한 시간을 보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1950년 4월 7일을 세계 보건의 날로 제정하면서 시작된 ‘보건의 날’은 국민 보건의식을 함양하고 보건·의료 종사자를 격려하기 위해 제정된 날로, 전라북도는 매년 시∙군을 순회하며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 보건·의료
  • 김원용
  • 2023.04.09 16:26

순직 소방관 묘소에 둔 생일선물 도난⋯시민 '공분'

화재 현장에서 마지막까지 주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고 성공일 소방교 묘소에 친구가 두고 간 생일 선물이 사라져 시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9일 유가족에 따르면 지난 1일 성 소방교의 친구는 대전현충원에 마련된 고인의 묘소에 신발을 선물하고 돌아왔다. 당초 성 소방교의 생일인 지난달 16일에 선물하려 했지만 불의의 사고로 순직하면서 결국 묘소에 고인의 선물을 전달한 것이다. 하지만 지난 3일 유가족이 묘소를 찾아갔을 때 신발은 사라진 채 빈 상자와 편지만 남아 있었다. 이에 유가족은 해당 사실을 SNS에 올리며 “비가 온다는 소식에 선물이 젖을까 봐 오빠에게 다녀왔는데, 빈 상자와 편지만 남겨져 있었다”며 “혹시나 하는 마음에 현충원에 문의했지만 보관하고 있는 물건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고인에 대한 무례한 행동에 가족들은 또 한 번 상처를 받았다”며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하기 위해 경찰에 신고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유가족은 대전 유성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해당 도난 사건이 알려지자 시민들은 공분했다. 한 네티즌은 댓글을 통해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신 이들을 모시는 곳에서 어떻게 이런 짓을 할 수 있냐”며 “반드시 범인을 잡아 강력 처벌해야 한다”고 분노했다. 또 다른 네티즌 역시 “현충원이 어떤 곳인 줄 안다면 이러면 안 된다”며 “고인을 두 번 죽이는 것이다”고 비판했다. 한편 성 소방교는 지난달 6일 오후 8시 33분께 김제시 금산면의 한 주택 화재 현장에서 “할아버지가 안에 있다”는 도움 요청에 불길에 뛰어들었다가 순직했다. 정부는 고인의 희생과 투철한 사명감을 기리기 위해 옥조근정훈장과 1계급 특진을 추서했다.

  • 사회일반
  • 엄승현
  • 2023.04.07 20:44

순창 구림농협 트럭사고 유족, 중앙선관위 항의 방문

2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순창 조합장 투표소 사고’ 유족들이 7일 경기도 과천시에 있는 중앙선관위를 사회단체와 함께 항의 방문했다. 유족들은 이달 선관위 앞에서 ‘살인투표’라고 적힌 피켓과 ‘투표는 국가사무’, ‘국가가 책임져라’라는 현수막 그리고 상여를 짊어지고 이번 사고에 대한 선관위의 책임을 요구했다. 유족들은 이번 사고가 선관위의 제대로 된 안전 조치가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유족들은 “투표소 입구와 차량진출입통행로가 같은 공간인데도 투표대기자들을 보호할 안전 차단선이나 유도선이 설치되지 않았다”며 “또 참사 발생 시간 유권자가 몰려 주차차량 인파가 붐비는 상황인데도 안전관리 요원을 배치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그간 투표가 진행됐던 구림초중학교 강당이나 1년 전 신축개장한 구림면 체육관 등 투표소로 사용할 수 있는 시설들을 외면하고 차량통행이 빈번해 자체로 사고위험이 매우 높은 구림농협 자재창고를 투표소로 사용한 이유가 궁금하다”고 강조했다. 유족들은 “대한민국 헌법에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며 “그러나 주민 수십 명이 국가기관인 선관위에서 정한 투표소에서 고귀한 목숨을 잃고 쓰러지는 재난이 발생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피해자와 가족들이 하루빨리 아픔을 딛고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제대로 된 국가의 모습을 보여주기를 강력히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선관위는 답변서를 통해 “투표소는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에 따라 위탁단체와 협의하고 구림농협으로부터 추천받아 현장 점검을 통해 결정했다”며 “당시 투표안내요원 2인과 조합 측 안내요원 1인 등 3인을 배치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고는 가해 차량 운전자의 미숙이 원인이며 안전 차단선이나 유도선이 설치되어 있지 않아 발생된 사고가 아니다”며 “선관위는 제도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안타까운 사고를 당한 피해자를 돕기 위해 전 직원이 동참해 성금을 모금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순창 구림농협 사고는 지난달 8일 오전 10시 30분께 운전자 A씨(74)가 조합장 선거 투표를 기다리던 조합원 수십 명을 트럭으로 들이받아 발생했다. 이 사고로 조합원 4명이 숨지고, 16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검찰은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 혐의를 적용해 최근 A씨를 구속기소 했다.

  • 사회일반
  • 임남근외(1)
  • 2023.04.07 20:44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죄지었으니까’ vs ‘주홍 글씨’ 학폭 기록 취업까지 보존

지난 5일 국민의힘과 정부는 당정협의회에서 현재 대입 수시까지 적용하는 학교폭력 가해 기록을 정시 전형에 반영하고 취업 때까지 보존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가해 학생의 학폭 기록을 학교생활기록부에 장기적으로 남겨 대입은 물론, 나아가 졸업 후 취업 때까지 반영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관련 내용이 발표되자 교육계와 시민들 사이에서는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최근 정순신 변호사 아들의 학교폭력 논란과 학교폭력 내용을 다룬 드라마 '더 글로리' 등으로 사회에서 학폭을 바라보는 시각이 엄격해진 만큼 필요하다는 입장과 과한 엄벌주의가 학생에게 '주홍 글씨'가 될 수 있다는 반대 입장이 팽팽하다. △“학교폭력도 범죄” 지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전북에서 발생한 학교폭력 중 가해 학생 처벌 건수는 모두 6786건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18년 1164건에서 2019년 1540건, 2020년 1001건, 2021년 1603건, 2022년 1478건으로 한 해 평균 1357건의 처벌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매년 1300건 가량의 가해 학생 처벌이 이뤄지면서 시민들은 학교폭력이 근절되기 어렵고 특히 피해 학생에게는 큰 상처가 남는 만큼 엄격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시민 박예준 씨(35)는 “학교폭력도 범죄다”며 “피해 학생에게는 평생의 상처로 남는 만큼 엄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민 송태용 씨(42) 역시 “학교폭력이 단순 어린 시절 철없던 장난 또는 실수라고 치부하고 넘어가는 것에 반대한다”면서 “잘못한 것은 잘못한 것이기 때문에 학폭 처벌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 다만 처벌을 판단하는 데 있어 엄격해질 필요도 있다”고 전했다. △“학폭 발생 근본적 접근 필요” 반대 입장에서는 학교폭력에 대한 과도한 엄벌주의가 가해 학생에게 주홍 글씨로 남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또 처벌을 강화해도 정순신 논란과 같이 기득권에게 소용이 없다는 목소리도 있다. 시민 정찬호씨(33)은 “아무리 처벌이 강화해도 어차피 기득권은 결국 처벌을 피하게 되고 그러면 결국 강화된 처벌은 권력도 없고 부유하지 않은 소시민들만 당할 것”이라며 “과거 한순간의 잘못된 행동으로 한 사람의 미래를 결정짓는 것은 부당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전교조 전북지부 관계자 역시 “학교폭력 문제를 엄벌주의로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은 위험하다”며 “오히려 학교폭력이 왜 발생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예방을 할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현재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 조치 사항은 1호부터 9호로 나뉜다. 먼저 1호(피해 학생에 대한 서면사과), 2호(피해 학생 및 신고·고발 학생에 대한 접촉, 협박 및 보복행위의 금지), 3호(학교에서의 봉사)는 생활기록부에 기재됐더라도 졸업과 동시에 삭제된다. 4호(사회봉사), 5호(학내외 전문가에 의한 특별 교육 이수 또는 심리치료), 6호(출석정지), 7호(학급교체)는 졸업 후 2년간 기록이 보존됐다가 삭제되지만 심의를 거쳐 졸업과 함께 삭제가 가능하다. 특히 8호(전학)의 경우 예외 없이 졸업 후 2년간 보존됐다가 삭제되고, 9호(퇴학)는 예외적으로 삭제되지 않는다.

  • 사회일반
  • 엄승현
  • 2023.04.06 18:26

5·18 직후 전두환 비판해 옥살이한 신흥고 학생…법원 “국가가 배상”

“검정고시를 통해 고등학교 졸업 자격을 따고, 대학에서도 학생운동을 한 사람이라고 낙인찍혀 40년이 넘는 세월동안 힘든 인생을 살아왔습니다.” 전주신흥고등학교 재학시절 5·18 광주민주화 운동 직후 전두환을 비판하는 유인물을 제작·배포해 옥살이하고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전주 출신 이우봉 씨(62)에게 국가가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6일 전북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법 민사34단독 홍은기 판사는 이 씨와 가족 등 7명이 정부를 상대로 낸 위자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국가가 이씨에게 4900만 원을, 이씨 아버지에게는 1200만원, 이씨의 형제자매 5명에게 1인당 900여 만 원 등 총 1억여 원을 지급하라고 주문했다. 지난 1980년 전주신흥고 3학년 시절 학생운동에 참여한 이 씨는 그해 6~7월 군부의 광주 진압을 비판하는 유인물 1700부를 만들어 시내에 배포했다. 당시 유인물에는 ‘전두환은 정권을 잡기 위해 서부전선에서 대치 중이던 병력을 빼돌려 안보를 위협했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결국 이 씨는 사전 검열 없이 불온 유인물을 출판해 계엄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장기 9개월 단기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으나 이후 1981년 4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이에 이 씨는 재심을 청구해 2021년 서울고법에서 무죄를 받았고, 이 씨와 가족은 국가의 불법행위로 피해를 봤다며 총 1억2000만원의 위자료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전 전 대통령 등이 5·18을 전후해 저지른 행위는 내란죄이며 계엄포고령은 폭력적 불법수단을 동원해 발령된 것”이라며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민주화 운동 보상금과 정신적 고통에 따른 위자료는 별개”라며 “재심 판단이 나온 지 3년이 안 돼 손해배상청구권도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이 씨는 전북일보와의 통화에서 “재심 무죄와 형사보상에 이어 이번 민사소송이 마지막 단계인데 40년 넘게 힘들었던 저와 가족들의 정신적 고통이 사라지는 것 같다”며 “하지만 민주화 운동의 진상규명과 당사자인 전두환이 사과없이 죽었기에 한편으로는 답답하기만 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 사회일반
  • 엄승현
  • 2023.04.06 18:25

“구름 양 조절, 직접 장마 만들어요” 호남 유일 국립전북기상과학관 가보니

“지금 보시는 별자리는 오늘 밤하늘에 뜰 처녀자리와 목동자리입니다” 6일 오전 11시 정읍시 상평동 국립전북기상과학관 천체투영실. 사람들은 마치 풀밭에 누워 밤하늘 보듯, 바닥까지 젖혀진 의자에 누워있었다. 천장엔 봄철 대표적인 별자리들이 실제 밤하늘 별처럼 천장을 수놓고 있었다. 사람들의 입에선 “당장이라도 쏟아질 것 같다”는 감탄이 터지기 시작했다. 이어 천체관측실에서는 눈을 보호할 수 있는 태양 필터가 끼워져 있는 거대한 망원경을 통해 태양을 관찰할 수 있었다. 밤에는 필터를 빼고 별자리를 볼 수 있어 보고 싶은 별자리를 보기 위해 시간을 맞춰 찾는 방문객도 있다고 한다. 이어 찾아간 곳은 기상캐스터를 체험할 수 있는 체험전시실. 과학관을 방문한 초등학생들은 저마다 기상예보 실력을 뽐내고 있었다. 이날 체험학습을 온 김제 종정초등학교 4학년 이은우(11) 군은 “기상캐스터가 돼볼 수 있어 신기하다”며 “날씨부터 행성, 별자리를 재밌게 알려줘 또 오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4D다면영상관에서는 안전띠를 맨 채 바람과 물방울을 맞으며, 가상의 캐릭터 ‘산들’, ‘하니’, ‘누리’와 함께 황사와 바람, 장마 등 다양한 기후 현상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배울 수 있었다. 과학관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체험관은 올해 7월 개관 예정으로 현재 시범운영 중이다. 체험관에서는 기상예보관이 돼 일기예보를 생산해볼 수 있었다. 또 직접 구름양과 습도, 온도 등을 설정해 날씨를 만들어 보는 시간도 가질 수 있었다. 그 외에도 다양한 모형과 장치들을 통해 기상에 관한 상식을 직관적으로 배울 수 있었다. 국립전북기상과학관은 2017년부터 운영되고 있는 호남 유일의 기상·천체전문과학관으로 정읍을 포함해 대구, 밀양, 충주 등 전국 단 4곳에 있다. 이재성 국립전북기상과학관장은 "체험을 통해 아이들이 과학 분야에 대한 꿈을 갖게 하는 씨앗을 뿌리고 싶다“며 ”세계적 석학이 탄생할 수 있는 장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 사회일반
  • 송은현
  • 2023.04.06 17:35

정읍시 여성예비군 소대 창설, 전북 역대 최대 규모

전북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여성예비군 소대가 창설됐다. 6일 육군 35사단에 따르면 35사단은 이날 정읍 국민체육센터 실내체육관에서 정읍시 여성예비군 소대 창설식을 개최했다. 오혁재 사단장 주관으로 열린 이번 창설식에는 이학수 정읍시장과 윤준병 국회의원 등 주요관계자 14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정읍시 여성예비군 소대 창설은 육군에서는 6년만, 전북에서 8년 만이며 전북에서는 8번째로 창설된 여성예비군 소대이다. 특히 정읍 여성예비군 소대 규모는 71명으로 전북 역대 최대 규모이다. 현재 전북 소재 여성예비군은 지난 2005년 남원 여성예비군(23명)을 시작으로 부안(37명), 고창(43명), 완주(23명), 군산시(19명), 전주(23명), 익산(15명), 이번 정읍까지 포함해 총 8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이들 여성예비군 소대는 소대별로 지휘통제·급식지원·의료구호·기동홍보 등 역할로 나뉘며 연령층은 20대부터 60대까지를 아우른다. 이들은 전업주부부터 자영업·회사원 등 다양한 경력과 직군으로 구성됐다. 오늘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는 정읍 여성예비군 소대원들은 정읍시 예비군 지역대장의 자원관리를 통해 안보교육, 서바이벌 체험, 응급처치 등 연간 6시간 이상 정기 교육훈련을 이수하게 된다. 평시에는 재해·재난 구호와 사회봉사, 작계훈련 등 각종 실제 훈련과 더불어 지역 안보 계도 활동 등에 참여하며 유사시에는 상황 전파, 기동홍보, 각종 피해복구 지원활동 등 지역방위의 일익을 담당하게 된다. 이순자 정읍시 여성예비군 소대장(61)은 “6·25 참전용사이신 아버지 밑에서 자라며 군에 대한 이해와 사명감을 배웠다”며 “10여 년간 군(軍) 위문활동을 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방위와 지역사회발전을 위해 앞장서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엄승현 기자

  • 사회일반
  • 엄승현
  • 2023.04.06 17:28

순창 구림농협 트럭사고 사망자 유족, “선관위, 참사 피해자 물음에 답해야”

2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순창 조합장 투표소 사고’ 유족들이 투표소 관리를 맡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항의 방문한다. 6일 유족들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참사는 명백한 인재”라면서 7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에 있는 중앙선관위를 사회단체와 함께 찾아 항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족들은 이번 선거가 과거 투표장소로 쓰였던 초등학교 강당이 아닌 농협 창고에서 치러진 이유와 안전 조치 및 안전관리 요원 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이유를 따져 물으며 사망자에 대한 책임 있는 조처와 사후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유족들은 “대한민국 헌법에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며 “그러나 주민 수십 명이 국가기관인 선관위에서 정한 투표소에서 고귀한 목숨을 잃고 쓰러지는 재난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와 가족들이 하루빨리 아픔을 딛고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제대로 된 국가의 모습을 보여주기를 강력히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순창 구림농협 사고는 지난달 8일 오전 10시 30분께 운전자 A씨(74)가 조합장 선거 투표를 기다리던 조합원 수십 명을 트럭으로 들이받아 발생했다. 이 사고로 조합원 4명이 숨지고, 16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검찰은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 혐의를 적용해 최근 A씨를 구속기소 했다. 엄승현 기자

  • 사회일반
  • 엄승현
  • 2023.04.06 16:53

늘어나는 악성 민원⋯담당자 보호 조례 절실

해마다 전북지역의 민원이 증가하고 악성 민원 또한 늘고 있는 가운데, 지자체마다 공무원 보호를 위한 조례 제정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내실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5일 국민권익위원회와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전북지역에서 발생한 민원 건수는 지난 2017년 8만4520건, 2018년 13만9313건, 2019년 20만3825건, 2020년 21만9236건, 2021년 23만2457건, 2022년 25만8352건으로 급증 추세를 보였다. 이 같은 증가 추세는 전국적으로도 비슷했다. 지난 2019년 전국에서 발생한 민원 발생 건수는 1078만7639건, 2020년 1233만8648건, 2021년 1505만1456건이었다. 문제는 담당 공무원에 대한 폭언 및 폭행 등 악성 민원도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행안부 통계에 따르면 2018년 3만4484건에 불과했던 민원인의 위법행위는 2019년 3만8054건에서 2020년 4만6079건으로 증가했다. 악성 민원이 늘어나면서 고통을 호소하는 공무원이 적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도내 지자체 공무원은 “일반적인 민원이면 당연히 해결하고자 노력하는 게 맞지만 각종 하소연 또는 생떼를 부리는 민원은 스트레스다”며 “그럴 때는 감정 쓰레기통이 된 것 같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공공기관 직원 역시 “시민들이 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불편사항이 있기 때문에 민원 업무는 필요하다”면서도 “그러나 해결되지 않는 사항에 대해 폭언 등을 들을 때는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이 같은 현실에 정부는 지난해 민원처리법을 개정하고 민원인의 폭언‧폭행 및 목적이 정당하지 않은 반복 민원 등으로부터 행정기관의 보호조치 의무를 시행령에서 법으로 격상했다. 지자체들 또한 민원인의 폭언·폭행 등으로부터 공무원 등의 신체적·정신적 피해의 예방과 치유를 위해 관련 조례를 만들기도 했다. 전북의 경우 15개 자치단체 중 전북도, 군산, 익산 등 10곳에서 관련 조례를 운영 중이다. 하지만 관련법과 조례에는 악성 민원에 대한 구체적인 정의가 없어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예를 들어 남원시의 경우 ‘남원시 공무원 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조례’에서 ‘악성 민원’을 ‘특이 민원’으로 정의했다. 내용으로는 ‘동일한 내용으로 민원이 성취될 때까지 3회 이상 계속되는 민원으로 현 제도 및 지침에 따라 해결이 곤란한 민원’ 등을 담았다. 그러나 같은 조례 8호에는 특이 민원 사례로 ‘그 밖에 정상적인 내용으로 볼 수 없는 민원 요구 등’이라고 규정했는데 여기서 말하는 ‘정상적인 내용’이 해석의 여지가 많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전북도 역시 지난해 말부터 공무원 보호를 위한 조례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지만 악성 민원에 대한 구체적인 정의 및 기준이 없었다. 이와 함께 상담지원, 의료비, 법률 상담등 지원하는 항목도 지자체별로 천차만별인 실정이다. 이에 대해 김민수 나라살림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민원을 요청할 때 공직자의 인권을 무시하고 정당한 공무 수행을 방해하는 것은 정당한 민원요청 행위로 볼 수 없고 행정력의 낭비를 발생시킨다”며 “민원 처리 담당자 보호 조례는 공직자로서의 최소한의 안전과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조치를 담았다는 점에서 의미있다. 다만 악성민원이 왜 발생하는가, 악성민원에 대한 정의는 무엇인가, 악성민원 해결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등에 대해 더불어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엄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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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승현
  • 2023.04.05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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