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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흥부’와 ‘허준’

우리 고전소설 주인공 가운데 가장 착한 사람과 나쁜 사람을 꼽으라면 물어볼 필요도 없이 ‘흥부와 놀부’일 것이다. 한 형제로 태어나 동생인 흥부는 법이 없어도 살아갈 수 있는 착하기 이를데 없는 사람인데 반해 형인 놀부는 천하에 못된 일은 다하고 다니는 아주 나쁜 인물로 묘사돼 있다.어디까지나 가정이지만 만일 흥부와 놀부가 오늘의 우리사회를 살아간다면 어떻게 되고 어떤 평판이 남을까? 아마 모르면 몰라도 흥부는 이 세상을 제대로 살아가지 못하는 낙오자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아무런 대책도 없이 자식만 몽땅 낳아 놓고 나몰라라 한다면 천하에 무능한 가장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요즘 모방송국의 TV 드라마인 ‘허준’의 인기는 계속 상한가이다. 시청률이 60%대를 육박하고 있으며,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허준’을 시청하기 위해 월·화요일 저녁에는 약속을 하지 않을 정도라고 하니까 그 인기가 어느정도인지 짐작이 간다. 그런데 ‘허준’을 둘러싸고 한가지 재미있는 설문조사가 나와 화제라고 한다.최근 한 쇼핑몰 회사가 직장인을 대상으로 ‘만일 허준과 유도지가 현대사회에서 직장을 다닌다면 과연 누가 성공할 확률이 높을까’하는 설문이다. 대답은 어떻게 나왔을까? 유도지의 성공 확률은 50%인데 반해 허준의 성공 확률은 2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유도지가 허준보다 배 이상 성공 확률이 높은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처세술이다.극중 유도지는 허준에 비해 의술이 못 미쳐 항상 열등감을 갖고 있지만 상사들에게는 깍뜻한 부하직원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오늘의 직장인들이 보기에는 유도지의 성공 확률을 허준보다 높게 보고 있는 것 같다는 해석이다. 한마디로 처세술이 출세의 지름길이라는 요즘의 세태를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보여진다.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난센스이며 ‘만일의 경우’라는 단서가 붙여진 경우여서 실제와는 다를 수도 있다. 어쨌거나 ‘흥부’와 ‘허준’이 제대로 평가되는 세상이 그래도 살만한 세상이 아닌가 싶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0.04.29 23:02

[오목대] 용서의 美德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남을 용서하는 것은 그리 쉽지가 않다. 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도 남에게 용서를 구하거나 청하는 것은 남의 잘못을 용서해 주는 것보다 더 어렵다. 그만큼 용서는 모든 사람에게 힘들고 어려운 것이다.아마 용서를 하고 또한 용서를 받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데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는 것 같다. 그것은 바로 이기적인 태도와 동질성의 문제가 아닌가 싶다.대체로 사람들은 남의 허물에 대해서는 엄격한 반면,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는 관대함을 보이는 성향이 있다. 같은 잘못이라도 남의 허물은 크고 무거운 것처럼 보이지만, 자신의 허물은 하찮고 보잘 것 없는 것으로 생각하려 든다. 그렇기 때문에 남의 잘못을 용서해주면 왠지 자신만 손해를 본다고 여기며, 다른 사람에게 용서를 구할 때에는 별것도 아닌데 괜스레 자존심이 상하고 스타일을 구기는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이 든다.용서를 의미하는 ‘恕’자는 같다는 뜻을 가진 ‘如’와 마음을 나타내는 ‘心’으로 되어 있다. 즉, 같은 마음을 가질 때에 용서는 쉽게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흔히 자신을 세상의 중심에 두려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나는 세상을 받아들이는 기준이요, 창(窓)인 것이다.그러다 보니 나와 다른 것, 아니면 이제까지와는 다른 것에 대해서는 이질감을 느끼게 되고 잘 받아들이지 않으려 한다. 그래서 유유상종(類類相從)과 동병상련(同病相憐)처럼 자신과 같거나 비슷한 것을 찾고 인정하려 드는 것이다. 이른바 동질성을 확인하려는 것이다.최근 우리사회에 용서라는 미덕이 부족한 것 같다. 용서와 관용이 사라진 사회는 지역간의 갈등, 고부간의 갈등, 세대간의 갈등을 빚게 마련이다. 또한 대부분의 사회적 갈등은 반목과 대립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제는 역지사지(易地思之)로 입장 바꿔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한 때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0.04.28 23:02

[오목대] 官主導 지역경제

전북경제는 관주도의 경제인가 아니면 민간주도의 경제인가. 대단히 중요한 질문이다. 전북경제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이기 때문이다. 관주도의 경제는 계획경제와 가깝고 민간주도의 경제는 시장경제와 가깝다. 전북경제가 관주도의 경제라고 판명될 경우 전북경제의 기본 틀은 잘못되었음이 입증되는 것이다. 김대중정부의 국정지표는 시장경제였다. 질문에 대한 답변은 수치로 증명되어야 한다. 지역의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의 비중을 측정한 뒤 정확한 답변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지역현안분석은 전북경제의 정체성에 대한 추측을 가능케 한다. 전주권신공항, 새만금사업, 용담댐사업등 모두 관주도의 사업이다. 전북경제는 관이 주도하고 있다는 의미이다.이번에 당선된 국회의원들의 지역관련 공약을 분석해보면 민간경제를 육성하겠다는 공약은 찾기 힘들다. 어떻게하면 대형사업을 벌여놓고 중앙정부로부터 재원을 확보하느냐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3선이고 4선의원이기 때문에 중앙 정치무대에서 비중있는 정치인이고 그렇기 때문에 중앙정부로부터 재원학보에 자신이 있다는 것이다. 결국 자신이 국회의원에 당선되어야 전북이 발전할 수 있다는 논리였다. 그들에게서 경제철학을 발견할 수도 없었다.그들의 논리와 사고체계는 김대중정부의 경제철학과도 커다란 괴리가 있다.낙후된 전북경제를 살리기 위해 무엇이 중요한가. 대형국책사업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급한 것은 민간경제를 육성하기 위한 전략이다. 전북경제의 기본틀을 바꾸어야 한다. 민간경제의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 김대중정권도 집권 후반기에 들어서고 있다. 전북정치권은 단순논리에서 벗어나야 한다. 관주도의 경제를 탈피해야 한다. 대형국책사업을 유치하고 중앙정부로부터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단순 사고체계를 버려야 한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현안사업을 차질없이 수행하면서 민간경제를 육성하기 위한 비젼을 제시해야 한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0.04.27 23:02

[오목대] 스포츠, 和解의 물꼬

지난 71년 닉슨대통령을 수행하여 중동지역을 방문중이던 헨리 키신저가 극비리에 중국행 비행기를 탔다. 이튿날 북경에 내린 키신저는 당시 주은래(周恩來)수상과 모택동(毛澤東)을 만나 미·중국간 화해를 타진했다. 미국과 중국이 냉전체제가 낳은 죽(竹)의 장막을 허물고 역사적 수교를 이룬 것은 그로부터 꼭 1년후였다.두 나라가 대화의 물꼬를 트고 국교를 수립하기까지 협상과정에서 촉매제 역할을 한것은 다름 아닌 녹색테이블이었다. 소위 핑퐁외교로 불리우는 탁구교환 경기를 의미한다. 세계 최강의 중국탁구는 미국에 한수 가르쳐주는 입장이었고 미국은 온갖 ‘당근’을 내밀어 이념의 빗장을 허문 것이다.동·서독의 통일이 이루어 지기까지 양국간 스포츠 교류 또한 민족의 동질성 회복에 기여한 공로는 적지 않다. 스포츠 교류는 외교가 의전이나 말의 수사(修辭)보다도 힘과 기(技)를 겨루는 선의의 경쟁을 통해 얼마나 가깝게 갈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실증적 사례가 된다. 이념과 체제를 뛰어 넘는 인류공영의 가장 위대한 가치를 스포츠는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남북한간에도 비록 대립과 갈등의 골은 여전하지만 스포츠를 통한 화해분위기 조성은 동질성 확인의 바로미터가 돼왔다. 축구·농구의 교환경기는 물론 세계탁구대회 단일탐구성의 전례가 있고 앞으로 월드컵이나 올림픽에서의 단일팀 구성까지도 조심스레 타진되는 분위기다. 두 말할것도 없이 오는 6월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의 민족사적 성과가 이 분야의 기대를 얼마나 충족시킬지도 관심사이다.굳이 스포츠 외교를 이 시점에서 들먹이는 것은 아직도 지역감정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영·호남간의 갈등을 스포츠를 통해 풀어 나가자는 한 도의원의 발언이 나왔기 때문이다. 전북이 오는 2010년 유치 예정인 동계올림픽을 무주와 전주 뿐 아니라 대구와 공동으로 추진하면 동서화합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게 그의 주장이다. 정치적 볼모가 된 지역감정을 스포츠로 풀어 보자는 그의 제의는 일단 검토해 봄직하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0.04.26 23:02

[오목대] 재벌의 도덕성

일찌기 자본주의가 발달한 서구(西歐) 사회에 재벌이란 없다. 근면과 성실, 꾸준한 기술개발, 효율적인 경영관리를 통해 부(富)를 축적한 자본가가 있을 뿐이다. 스코틀랜드에서 직조공의 아들로 태어나 열세살때 맨손으로 미국에 건너와 ‘철강왕’이 된 앤드루 카네기는 바로 그런 입지전적 자본가의 전형이다.그는 가혹한 노조 탄압과 무자비한 파업 분쇄로 노동자들의 반감을 사기도 했지만 반면 가장 인간적인 처세훈(處世訓)으로 ‘사람 관리’에 뛰어났던 것으로 평가 받는다. 그래서 그는 냉혹한 자본가이면서도 미국내에 2천여개의 공공도서관을 세운 ‘불세출의 자선사업가’로 더 존경받는 인물이 된 것인지도 모른다.우리나라의 재벌은 어떤가. 부(富)의 형성과정에서 정경유착의 꼬리표가 항상 따라 다니고 문어발식 기업 확장과 총수의 전횡적 기업경영, 부의 세습화가 비판의 대상이 돼 왔다. IMF 위기를 초래한 것도 따지고 보면 바로 금융구조를 왜곡시킨 재벌의 책임이란 지적이 그래서 나오고 있는 것이다.국민의 정부가 재벌개혁을 강도 높게 추진하면서 부채비율 감소, 상호출자 제한, 회계의 투명성, 선단식 경영제한등 체질 개선에 어느정도 성과를 거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 2년간의 개혁성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아직 기업의 지배구조, 금융구조 조정과 관련하여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판단하고 있다. 총선이 끝난후 삼성, 현대, LG등 재벌에 대한 주식매입자금 출처조사에 나선 것도 그런 전방위 압박수단의 일환으로 보인다. 당연히 재계가 반발하고 있고 정부와 재계간에 긴장감이 조성되고 있다는 보도이다.그러나 엊그제 재벌 총수들이 골프장에서 회동하여 정부조치에 항의하는 모습을 보면서 서민들이 느낀 감정은 무엇일까? 행여 변칙적인 방법으로 여전히 부를 향유하는 귀족(?)들이 손톱밑 가시가 아프다고 엄살을 부리는 것쯤으로 비쳐진다면 문제는 복잡하다. 재벌이란 ‘거대한 규모’를 이용하여 그 소득을 개인에게 집중시킨다는 것 자체가 사회구조상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지역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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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4.25 23:02

[오목대] 美人

소비자에게 호감을 주는 광고의 세가지 소재가 있다. 어린이, 동물, 미인이 그것이다. 어느 연구에 의하면 동양권에서는 호감의 우선 순위가 어린이, 미인, 동물인데 반해 서구에선 동물, 미인, 어린이 순이라고 한다.여하튼 미인은 누구에게나 호감을 주는 게 사실이다. 미인이라고 할 때 흔히 여자를 지칭한다. 남자는 미남이라고 따로 말한다. 꽃과 여자는 아름다울수록 좋다는 말도 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여자는 아름답기를 원하고 아름답게 되려고 노력한다.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은 주관적이기 때문에 사람들 사이에 논란이 많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공통점을 마련해 아름다운 여자를 뽑는 미인대회도 만들었다. 외모에 너무 비중을 둬 선발한다는 것이 약간 아쉽지만 그것도 아름다움은 아름다움이다.고대 서양에서는 풍만하고 관능적인 여성이, 중세때는 호리호리한 몸통과 크지 않은 가슴이 미인의 기준이었다. 반면 중국 당나라때는 통통한 얼굴, 작은 몸과 발을 가져야 미인으로 대접받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얼굴은 보름달 같이 둥글고 희며, 뺨은 통통하고 눈은 작고 가늘며 입술은 앵두처럼 붉고 탐스러워야 하고 버들가지와 같은 가는 허리에 연적같은 젖무덤을 가져야 미인으로 보았다. 그러나 영상미디어어가 발달하면서 얼굴 윤곽이 뚜렷하고 몸매가 날씬한 여성이 각광을 받고 있다. 몸에 착 달라붙거나 노출이 심한 의상이 유행되면서 각선미나 몸매를 강조하는 미인이 선호되는 것이다. 최근에는 건강미와 개성미도 강조되는 추세다. 당당한 태도, 분명한 표현력, 적극성, 성적 매력 등을 미인의 요건으로 꼽는다.미는 추상적이고 주관성이 강하기 때문에 한마디로 말하긴 어렵다. 사전적으로 본다면 인간에 기쁨을 주는 아름다움이다. 자신의 삶에 당당하고 열심히 사는 여성이라면 나름대로의 아름다움이 있다고 본다. 겉만 매력적인 가짜 미인도 많은 세상이다. 누가 뭐래도 착한 마음씨는 진짜 미인의 필요충분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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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4.24 23:02

[오목대] 당선무효

깨끗한 정치, 돈안드는 정치, 투명한 정치, 공정한 정치, 책임의 정치, 공개의 정치, 질 높은 정치, 조용한 정치, 참여의 정치, 웃음과 유머의 정치, 보람있는 정치는 우리 모두의 희망이다.과거에 빨갱이표, 피아노표, 고무신표, 막걸리표, 올빼미표, 돈봉투, 흑색루머, 마타도어, 인신공격, 언어폭력, 집단폭력, 검은돈, 물밑거래, 금품향응 매표행위, 금권관권 선거, 지·혈·학연의 지역감정 악용 등 온갖 부정한 수단과 방법이 목적을 정당화하려고 판을 쳤던게 사실이다. 시대변화에 따라 모양만 달랐지 지금도 의도나 목적은 그대로다.특히 망국적 지역감정 악용은 가장 손쉽게 득표할 수 있는 전략이 되어 선거막판에 오면 연고때문에 정책이나 의정활동은 유권자 눈에 보이지 않게 된다. 결국 투표소에 가서 지역 연고에 따른 투표를 하고 나오기 일쑤였다. 이런 지역 분할구도는 이번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16대 총선과 관련해 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소고발된 당선자 가운데 당선 무효 판결이 내려질 가능성이 있는 당선자가 최소 10명에서 최대 15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법원의 판단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법원측도 이미 선거풍토 개선을 위해 선거법을 엄격히 적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따라서 당선무효 비율이 15대때에 비해 높아질 것으로 여겨진다. 당선되면 그만이라는 풍토에 새바람이 불 것 같다.흔히 일상생활에서 어떤 행위에 대해 분쟁이 발생하면 ‘무효’라는 말을 사용한다. 법률적으로 무효는 특정인의 주장을 필요로 하지 않으며 당연히 효력이 없다. 처음부터 효력이 없으므로 고소고발이 없더라도 당선 자체가 처음부터 잘못인 것이다.정치나 선거에서 자유, 공정, 공개의 원리가 지배돼야 한다. 합리적인 질서가 상실되면 역사의식과 사회의식의 결여로 정치사회적 무관심주의가 팽배하게 된다. 불법행위에 대한 철저한 당선무효는 또하나의 새바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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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0.04.22 23:02

[오목대] 위대한 母性

동서고금을 가릴 것이 없이 위대한 인물 뒤에는 언제나 위대한 어머니가 있었다. 명필 한석봉의 어머니는 한밤중에 불을 끄고 자신은 떡을 썰며 자식에게는 글을 쓰게 하여 한석봉에게 교훈을 주었다. 맹자의 어머니는 자식의 교육을 위해 세번씩 이사를 하였다.에디슨의 어머니는 저능아라 하여 학교에서 퇴학을 당한 에디슨에게 직접 독학 자습을 시켜 훗날 에디슨을 발명왕으로 길러냈다. ‘신국론’과‘고백론’을 저술하고, 중세 최고의 사상가요 철학자로 추앙 받는 성 어거스틴은 어머니의 눈물겨운 기도와 지성으로 회심하여 방탕의 굴레를 벗고 성인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 19세기 최대의 풍운아 나폴레옹도 ‘자식의 운명은 언제나 그 어머니가 만든다’라고 하였다.이처럼 어머니의 힘은 위대한 것이며, 어머니라는 위대한 이름은 마치 생명의 저수지처럼 사랑과 희생, 헌신과 수고 등 온갖 인간의 숭고하고 아름다운 가치를 그 안에 담고 있다.특히 모성의 힘은 교육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사람은 누구나 어머니에게서 태어난다. 따라서 태어나는 순간 가장 먼저 접하는 사람은 어머니이다. 또한 사람이 태어나서 최초로 만나는 스승도 어머니이다. 모든 어머니는 어린 아기의 스승이다. 어머니의 무릎은 자식의 배움터요, 어머니의 말씀은 자식이 배우는 교과서이다. 어린이는 어머니의 얼굴에서 세상을 배우고 어머니의 눈을 바라보며 인생의 의미를 깨우친다.이처럼 어린이의 성격형성에 어머니만큼 결정적 영향을 주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한 사람의 훌륭한 어머니는 백 사람의 교사보다 낫다’는 서양 격언도 훌륭한 어머니의 힘이 얼마나 크고 위대한 것인가를 나타내는 말이다.이 시대를 살아가는 어머니들도 위대한 어머니들처럼 스승으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 단순히 낳아서 기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자기 자식의 숨은 소질과 재능을 발견하고 키워주는 슬기로움을 지녀야 한다. 에디슨은 그의 천재성을 발견하고 그것을 키워준 어머니가 없었다면 한낱 귀찮고 어리석은 사람으로 묻혀버렸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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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0.04.21 23:02

[오목대] 전북의 北韓特需

남북관계가 많이 변했다. 총선이 끝나자 금년 6월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준비로 정부부처가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서해안에서 남북한간 무력충돌도 있었고 그동안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다행히도 금강산관광이나 남북경제협력은 차질없이 추진되고 있다. 작년말에는 북한고위층이 코래콤이 기획하고 SBS가 후원한 핑클,잭스키스등 신세대그룹 공연에 참가해서 젊은 가수들의 노랑머리도 구경했다. 평양봉화예술극장에서 개최된 한국대중가수 공연에서 그들은 남한 신세대들이 향유하는‘자유’를 느꼈을 것이다.북한 고위관리들의 변화는 국내외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미국 몬터레이 국제학연구소 비확산연구센터와 러시아 현대국제문제센터가 공동으로 발간한 북한보고서에서는 북한관리들이 김대중정부의 대북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 같다. 베를린선언이후 북한당국은 김대중정부의 윈-윈게임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금년 6월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면 상호불신이 허물어지고 경제협력도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작년도 남북한 교역규모는 약 3억3천3백만달러로 전년대비 50.2%가 증가했다. 반입은 31.8%증가한 1억2천1백만 달러정도이고 반출은 63.4% 늘어난 2억1천1백만달러정도이다. 아직 규모는 크지 않으나 남북한 교역이 급증하고 있음을 의미한다.전북은 어떤가. 전북의 대북교역도 예외는 아니다. 전북의 대북교역량도 급증하고 있다. 작년도 대북교역규모는 6백44만달러로 전년대비 4백58.8% 급신장했다. 1998년 4월 정경분리원칙에 의한 남북경협 활성화조치가 취해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남북정상회담이후 북한특수를 기대하는 도내기업도 많을 전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북도는 어떻게 해야 하나. 업계와 전문가들로 대북협력팀을 구성해야 하지 않을까. 김대중정부의 햇볕정책을 뒷받침해주기 위해서도 그렇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도 그렇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0.04.20 23:02

[오목대] 동물 행동학

아프리카의 나무에 사는 개구리는 우기(雨期)가 시작되기 전에 물에서 나와 나무로 올라간다. 일기를 정확히 예측한다는 증거이다. 만일 그렇게 하지 않으면 개구리 알은 멸종되고 말았을 것이다. 폭풍이 내습하기 훨씬 전에 돌고래는 바위 뒤로 피난가고 고래는 먼 바다로 나간다. 또 날씨가 좋은 날에는 파도치는 바닷가 돌틈 사이를 돌아다니던 뱀의 일종은 육지로 올라 온다. 상어나 갈매기도 날씨의 악화나 폭풍의 접근을 미리 알 수 있다 한다.꿀벌은 주변에 꽃이 없을때는 1㎞이상이나 멀리 날아가지만 되돌아 와서는 정확하게 자기 집(벌통)을 찾는다. 그 능력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꿀벌의 최종적인 판단은 색깔도 아니고 위치도 아니며 다만 막연하게 주위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다가 눈으로 확인한다고 한다. 리츠네스키라는 사람이 펴 낸 ‘생물들의 신비한 초능력’이란 책을 보면 이처럼 무궁무진한 생물들의 수수께끼가 가득하다.도대체 생물들이 느끼는 이 제6감이란 무엇일까? 대기속이나 바다속에서 발생하는 물리적 과정과 그 과정을 동물의 몸이 감지하는 생리학적 감각과의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 동물행동학의 권위자인 서울대 최재천 교수는 이런 6감을 오직 생명을 주관하는 유권자(DNA)의 명령 때문이라고 풀이하고 있다.요즘 교육방송(EBS)에서 ‘동물의 세계’ 강좌를 맡고 있는 최교수의 강의가 김용옥의 ‘노자의 21세기’ 강의에 이어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한다. 최교수는 동물간의 의사소통, 사회생활, 성생활등 인간과 비교 할 수 있는 사례들을 토픽 중심으로 풀어 나가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가령 ‘모든 인간이 테레사 수녀 같았다면 인류는 멸종했을 것이다. 남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다면 종족을 보존할 수 없다’든지 ‘집단생활의 규율이 엄격한 개미보다도 못한 정치인의 행태’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그의 강의는 사물의 정곡을 찌르는 날카로움이 있다. 오는 8월까지 계속될 그의 동물 행동학 강좌가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얼마나 주게될지 기대된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0.04.19 23:02

[오목대] 꼴불견 벚꽃 축제

벚꽃이 활짝 피어 나면서 진해군항제를 시작으로 전국 각지에서 ‘벚꽃 축제’가 한창이다. 도내에서도 정읍천변을 비롯하여 진안 마이산, 김제 금산사, 완주 송광사 등지에서 잔치마당이 열려 상춘객들이 북적거리고 있고 전주∼군산간 1백리 꽃길에서 축제 분위기는 절정을 이루고 있다.벚꽃은 만개(滿開) 시기가 짧은 대신 화사하기 그지 없어 봄을 대표하는 꽃으로 불리운다. 개나리, 진달래가 봄 소식을 전한 후 그 봄의 화려함을 벚꽃이 장식하는 것이다. 벚꽃이 봄바람에 흩날리는 정경을 어느 시인은 이렇게 표현하기도 했다. ‘봄 바람에 벚꽃잎 분분히 흩날리니/ 산비둘기 구구구 날아와 무네’ 꽃망울이 제 생명을 다하고 새 순이 돋아날 무렵 눈처럼 서럽게 떨어져 내리는 모습은 그 자체로 한 폭의 애잔한 풍경화를 연출하는 것이다.그러나 도내 각 시군별로 경쟁하듯 벌이고 있는 ‘벚꽃 축제’가 근래 들어서는 별로 알맹이가 없는 ‘행사를 위한 행사’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의 소리를 듣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해당 지역 시군이 벚꽃 만개 시기에 맞춰 벌이는 각종 행사들이 관광객들을 끌어 들이는데 한 몫을 하고는 있지만 내용을 들여다 보면 먹거리, 볼거리등이 특색없이 짜맞추기 식으로 나열되는데 불과하여 진부하기 그지없다는 것이다.그런 현상은 전주∼군산간 꽃길 축제에서 더욱 극명하게 나타난다. 지난 주말 목천교 주변과 만경강변은 밀려든 차량들로 큰 혼잡을 빚었으며 상춘객들의 무질서와 취객들의 고성방가, 바가지 상혼이 어우러져 꼴볼견의 극치를 보는듯 했다. 그렇다고 잔치마당에 먹고 마시는 것을 나무랄 일은 아니다. 그러나 노는데도 질서가 따라야 하고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져야 상춘(賞春)의 참 뜻도 헤아릴 수 있는 법이다. 남에게 불쾌감이나 안겨 주는 ‘먹자판 놀자판 축제’가 이대로 계속 되다가는 외래 관광객은 말할 것도 없고 자칫 도민들에게 마저 외면 당하는 일이 없을까 우려된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0.04.18 23:02

[오목대] 무궁화

꽃의 계절, 봄이 완연한 빛으로 산야를 물들이고 있다. 시절의 변화에 따라 사람들 가슴마다 춘정(春情)이 무르익어 갈 것이다. 봄꽃 만발한 동산으로 선뜻 꽃 구경을 가지는 못해도 길을 오가며 느끼는 봄의 정취는 빛의 변화에서도 확연하다. 회색 빛의 겨울에서 연분홍빛 봄으로 넘어가는 변화는 다른 어떤 계절의 바뀜보다 더 강렬하게 느껴지기 마련이다.‘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라는 노래를 좋아하지만 봄꽃과 물 오른 나뭇가지에 걸친 꽃들이 눈을 황홀하게 하는 출근길에서 노래가 잘못된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든다.벚꽃은 봄꽃 가운데 가장 사람들의 마음을 기분좋게 휘저어 놓는 꽃이다. 한꺼번에 우르르 활짝 피어나 왕성한 자연의 활력을 몸짓으로 전해준다. 순수하고 청초한 뭉게구름이 내려와 앉은 것 같은 벚꽃 무더기에 묻히면 우리의 마음은 아늑한 자연 속으로 돌아간다.바람이 불 때 좌르르 꽃이파리가 무수히 흩날리는 벚나무 아래를 걸으면 그저 속세를 떠난 듯 저절로 빈 마음이 된다. 역시, 연분홍빛의 꽃잎이 눈내리듯 날리는 것이 벚꽃의 백미다.어느 시인은 벚꽃의 낙화를 이렇게 읊었다. ‘지금 나는 산 그늘 내린 강변에 서 있다/ 산벚꽃이 바람에 눈처럼 내린다/ 몇십년을 바라보아도 질리지 않는 저 앞산/ 나 태어났을 때 저 산이 저렇게 있었고/ 지금도 저 산이 저기 있으며/ 나 죽은 후에도 저 산은 저렇게 있으리라/ 한 번도 내게 무슨 말을 한 적은 없지만/ 나에게 세상을 가르쳐 준 산/ 저 산/ 지금 나는 그 산 아래 서서/ 하얗게 날려오는 산벚꽃 그 꽃이파리들을 바라보고 있다’시를 읊고 눈을 감으면 선(禪)의 경지를 넘나드는 듯하다.추운 겨우내내 시렸던 사람들의 가슴과 총선으로 얼룩진 마음의 상처를 한시라도 빨리 어루만지고 씻어야 할 듯하다. 화사한 벚꽃 시절에 당선된 나라꽃 무궁화 하나하나는 이제 기나긴 여름철을 향해 스스로가 국민들을 감동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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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4.17 23:02

[오목대] 地自體 ‘상징물’

어느 나라건 상징적인 동식물이 있다. 우리나라의 국화(國花)가 무궁화이고 일본은 벚꽃이다. 네덜란드는 튤립이 나라의 상징이고 캐나다는 단풍잎을 국기에 새길 정도이다. 뉴질랜드는 지구상에서 가장 진화가 늦은 야행성 조류‘키위’가 국가의 상징이다. 뉴질랜드사람을 보통 속어(俗語)로 키위라고 부르는데 대해 그 나라 사람들은 전혀 거부감이 없다. 호주의 캥거루, 태국의 코끼리, 미국의 독수리등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너구리를 상징동물로 하는 나라도 있다.이처럼 동식물을 선택하여 국민정서를 대변하고 국민들의 응집력을 높이는데 활용하는 예는 전세계적으로 보편화돼 있다. 우리 도에도 상징적인 동식물로 까치·백일홍·은행나무 등이 지정돼 있다. 각각 도조(道鳥) 도화(道花) 도목(道木)이다. 까치는 두 말할 것도 없이 기쁜 소식을 전해주는 길조(吉鳥)로 분류되지만 지금은 정전사고의 주범으로 꼽혀 천덕꾸러기 신세가 된지 오래다. 백일홍이나 은행나무도 그 끈질긴 생명력과 고고함으로 도민들에게 친근감을 주고 있지만 무덤주변에서 핀다든지(백일홍) 고약한 냄새를 풍긴다(은행나무)하여 한때 폐지가 검토된 적도 있었다.그런 이유 말고도 사실 상징물에 대한 검토는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까치나 은행나무를 상징물로 하는 시·도가 너무 많다. 흔하디 흔한 새,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나무라서 그럴까? 전북애향운동본부가 77년 발족되면서 지정한 이 상징물들은 당시만 해도 제법 희소가치가 있었으나 요즘은 영 아니다.마침 환경부가 전국 2백39개 지방자치단체의 상징물을 새로 지정하도록 권고했다고 한다. 시·도간에 중복을 피하고 나무나 새, 꽃 이외에도 야생 풀·어패류·곤충·자연경관 등을 포함하여 환경친화적인 상징물을 새로 지정 관리하자는 취지에서다. 지역특성이나 대표성에 부합되지 않는 상징물을 차제에 폐지하고 재선정하자는데 반대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오랫동안 도민정서속에 자리잡은 상징물들을 바꾸려면 우선 도민들의 의견수렴부터 거쳐야 한다. 몇몇 단체나 관료들의 즉흥적인 발산으로 결정될 일은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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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4.15 23:02

[오목대] 현대인의 美學

예나 지금이나 우리는 변함없이 아름다움을 추구하며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아름다움과 추함을 구별하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미적 감각은 사람에 따라서, 민족에 따라서 혹은 시대와 지역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는 것 같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미적 감각이 그 시대적 상황과 특성을 담아내고 있다는 점이다.이러한 사실은 고전적인 미(美)와 현대적인 미(美)의 차이점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 차이점을 꼬집어 내기가 쉬운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닌 듯 싶다. 굳이 말한다면 다빈치의 그림과 피카소의 그림이 다른 만큼의 차이라 할 수 있다.또한 고전미가 아폴로적인 미에 가깝다면 현대미는 디오니소스적 미에 가까운 것이다. 아폴로적인 미에서는 단아하면서도 절제된 조화와 균형을 느낄 수 있는 반면, 디오니소스적 미에서는 율동적이고 격정적이면서 도취와 흥분을 경험하게 된다.질서와 전통을 중시하는 사회에서는 자유보다는 질서가 강조되었고, 과도함보다는 중용이 우선이었으며 동적인 것보다는 정적인 것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세상이 변하고 있다. 현대사회는 다원화되고 개방된 사회이다. 그만큼 개인의 자유와 개성 그리고 자아(自我)의식이 강한 사회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사회의 모든 영역이 급속하게 발전하는 동적 사회다.따라서 현대사회는 전통이나 질서보다 모험과 창조를, 소극적인 자기억제 보다도 적극적인 자기 긍정을 강조하고 있다. 정적인 단아함의 미보다는 동적인 발랄함의 미를 역설한다. 현대사회의 이러한 특색이 현대인의 미의식과 미적 감각을 지배하고 있다. 언뜻 보면 현대인의 미적 감각은 복잡하고 혼돈스러운 듯 하지만 실제로는 무질서 속의 질서가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미적 감각도 다분히 유행을 타는 것처럼 보인다. 요즈음 젊은이들의 톡톡 튀는 미적 감각도 결국은 개성미를 존중하는 자기표현의 미학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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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4.14 23:02

[오목대] 무엇이 성공인가

자주 그리고 많이 웃는 것/현명한 이에게 존경을 받고/아이들에게서 사랑을 받는 것/정직한 비평가의 찬사를 듣고/친구의 배반을 참아내는 것/아름다움을 식별할 줄 알며/다른 사람에게서 최선의 것을 발견하는 것/건강한 아이를 낳든/한 뙈기의 정원을 가꾸든/사회 환경을 개선하든/자기가 태어나기 전보다/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만들어 놓고 떠나는 것/자신이 한때 이곳에 살았음으로 해서/단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류시화가 엮은 잠언시집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성공은 무엇인가라는 제목의 시를 통해 랄프 왈도 에머슨은 소박한 성공의 개념을 보여주고 있다.새천년 최초의 총선. 오늘은 후보자들간에 희비가 교차하는 날이다. 정당도 마찬가지이다.그동안 흑색선전이니 금권선거니 말도 많았다. 시민단체들의 정치참여도 활발했다. 유권자의 알권리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후보자들의 전과도 공개되었다. 오늘 축하의 전화를 받고 축배를 드는 후보도 있을 것이고 낙선의 쓴맛을 보는 후보도 있을 것이다. 당선된 후보는 선거운동원을 격려하는 것도 잊지 않을 것이다. 낙선한 후보의 마음은 어떨까. 잠시 쉬면서 장래를 설계하기 위해 여행을 떠날 것인가. 당선된 상대후보의 불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할 것인가. 빚더미에 앉아 한숨을 내쉬고 있는 후보는 없을까.그들에게 있어서 성공의 의미는 무엇일까. 당선이면 성공이고 낙선이면 실패인가. 랄프 왈도 에머슨에게 있어서 성공은 빌 게이츠나 손정의처럼 돈벼락을 맞는 것도 아니고 국회의원에 당선되어 정치권력을 거머쥐는 것도 아니다. 그에게 있어서 성공은 삶속에서 작은 보람을 찾는 것이었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놓는 것, 단 한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성공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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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4.13 23:02

[오목대] `우울중'과 `조울증'

의학적으로 일종의 내인성(內因性) 감정장애 현상을 지칭하는 우울증(憂鬱症)이나 조울증(躁鬱症)은 그 증상이 구별된다.‘우울증’은 근심 걱정으로 마음이 항상 우울한 상태인대 반해 ‘조울증’은 상쾌하고 흥분된 상태(躁)와 우울하고 불안한 상태(鬱)가 주기적으로 번갈아 나타나는 증세를 말한다. 하지만 ‘조증’은 ‘울증’처럼 독립해서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많은 정신의학자들은 ‘조증’을 우울증의 부수적 증세로 간주해 흔히 ‘우울증’에 포함시킨다.재미있는 것은 불멸의 작품을 남긴 예술가 가운데 조울증 환자가 많았고 그들의 명작은 대개 ‘조증’상태에서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독일의 작곡가 헨델이 1741년 작곡한 종교음악 ‘메시아’도 그가 ‘조증’이었을 때 불과 3일만에 완성한 작품이라고 전해진다. 문인으로는 괴테·발자크·헤밍웨이 등이, 음악가로는 헨델을 비롯하여 슈만·라흐마니노프 등이 조울증 환자로 꼽힌다. 이들이 두뇌회전이 빨라져 생각이 샘솟듯 솟아 오르고 과대망상에 빠져 끝없는 지적(知的)욕구속을 헤메이는 ‘조증’일때 불멸의 명작들을 집필했다는 것은 예술과 정신세계의 조화가 빈말이 아님을 알 수 있게 한다.그러나 우울증에 걸리면 매사에 흥미를 잃게되고 초조·불안·무기력증 등을 호소하며 심하면 자살충동까지 느끼기 때문에 방심은 금물이다. 우울한 기분이 개선되지 않고 2주이상 계속될 때는 반드시 의사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통계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5명중 1명이 평생 한번은 우울증에 걸리는 것으로 보고돼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전 인구의 5∼10%정도가 일생 한 번 이상 우울증을 경험한다는 것이다.경제위기를 겪으면서 실직·실업 등으로 정신적 고통을 겪은 직장인이나 부도사태로 파산한 기업인 등이 스트레스를 견디다 못해 우울증 환자로 전락한 경우가 많은 것이 우리 현실이다. 또한 청소년 3명중 1명이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그야말로 우울한 통계도 있다. 사회적 병리현상만이라도 제거해 나가는 데 힘써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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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4.12 23:02

[오목대] 벚꽃 마라톤

42·195km의 풀코스를 쉬지 않고 달리는 마라톤에서 인간의 한계는 과연 어디까지일까. 작년 10월 24일 시카고 마라톤대회에서 모로코의 할리드 하누치선수가 2시간05분42초의 경이적인 세계 최고기록을 수립하자 세계 육상계가 던진 질문이다. 하누치가 세운 기록은 98년 9월 베를린 마라톤에서 브라질의 호나우두 다 코스타가 세운 2시간06분5초보다 23초를 앞당긴 것이다.1년1개월만에 세계기록을 경신한 그는 매 1백m를 평균 17초87에 달린 것으로 나타나 인간 능력의 경외로움에 새삼 경탄을 자아내게 했다. 1백m를 17초에 뛴다는 것은 일반인으로서는 감히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초인적인 기록이기 때문이다.하지만 세계 마라톤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라면 마라톤의 2시간벽 돌파는 전혀 불가능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최적의 날씨와 코스, 그리고 생리학적인 심폐기능, 근육구조등을 완벽하게 만들고 과학적인 주법(走法)만 도입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이다.우리나라의 마라톤 기록은 지난 2월 13일 도쿄마라톤에서 이봉주(李鳳柱)가 세운 2시간7분20초가 최고다. 역시 그가 지난 98년 로테르담대회에서 세웠던 기록을 24초 앞당긴 것이다. 아직 5분대에는 못미쳤지만 우리나라가 세계 마라톤 강국중의 하나라는 사실은 분명하다.전주-군산간 벚꽃마라톤이 지난 9일 등록선수 54명과 하프코스·건강코스 등에 아마추어 1만여명이 출전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대회에서 우리고장 출신 형재영(조폐공사)선수가 우승을 차지했으나 기록은 2시간11분39초로 비교적 저조한 편이었다. 세계기록 5분대 진입은 꿈같은 얘기이고 국내 최고기록에도 못미쳤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벚꽃축제와 더불어 국제공인 마라톤경기가 우리 고장에서 처음 열렸고 전국각지에서 아마추어들이 대거 참가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낄만한 행사였다고 할 것이다. 앞으로 이 대회에서 국내최고 세계최고 기록이 나오지 말란 법도 없으니 기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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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4.11 23:02

[오목대] 黃砂

봄철의 불청객인 황사(黃砂)현상은 따지고 보면 수만년동안 내려온 지극히 자연적인 현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해를 거듭할수록 불청객 차원을 넘어서서 우리의 숨통을 조이는 무서운 공해로 위협하고 있다. 올해만해도 벌써 황사현상이 며칠째인가?하늘은 누렇고 공기는 탁하다. 자동차는 진흙탕길을 달렸던 것처럼 지저분하다. 천식환자들의 고통은 말할 것이 없고 건강한 사람들도 며칠간 세수를 못한 것처럼 눈이 가렵다. 이 모든 것이 황사가 우리에게 주고 간 선물인 것이다.어디 그 뿐인가? 요즘 우리 축산농가를 울리고 있는 구제역(口蹄疫)을 옮긴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어 자칫 한·중간 외교문제로까지 떠오를 조짐마저 없지 않다. 사실 정확한 황사피해는 발생 편차가 심해서 50년 이상 측정을 해야 여부를 알 수 있다고 한다. 현재 우리나라 황사 발생 추이를 말해주는 데이타는 없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13세기 이후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실제로 중국내에서도 그 피해는 심각하다. 지난 93년 5월5일에는 황하지역에 모래폭풍이 몰아쳐 수백명이 숨지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지난해 4월에는 황사가 태평양을 건너 미국 서해안까지 날아간 사실이 밝혀져 황사의 위력(?)이 드러나기도 했다.그러나 알고 보면 황사가 우리에게 주는 피해는 일부문에 지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를 알게 모르게 위협하고 있는 것은 바로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중국의 환경오염이다. 지난해 중국 사회과학원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국민 총생산의 3.7%가 매년 환경오염으로 사라지고 그같은 피해는 98년의 경우 우리나라 1년예산의 40%정도인 약30조원(2천3백억위안)이라고 하니 중국의 환경오염이 얼마나 심각한지 짐작이 간다.하지만 그 중에서도 더욱 심각한 문제는 대기오염이다. 전세계 대기오염실태보고서는 중국 대도시 어린이들은 심각한 대기오염으로 매일 2갑이상의 담배를 피우는 것과 똑같은 건강피해를 보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 우리가 걱정이다. 중국의 공해문제를 국가생존차원에서 생각해야 할 문제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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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4.10 23:02

[오목대] 選擧와 株式

우리 속담에 ‘잘 되면 제 탓이고 못 되면 조상 탓’이란 말이 있다. 이는 누구라고 할 것 없이 보통사람들은 대개 무슨 일이 잘 되거나 성공을 거두면 마치 제가 잘나 그런것 처럼 우쭐대다가도 일이 잘 못되고 꼬이면 주위에서 도와주지 않아 그런 것처럼 남의 탓으로 돌리는 속성을 두고 하는 속담이다.그런데 요즘 우리 주식시장이 꼭 그런 꼴이라고 한다. 최근 연이은 주가 폭락과 관련, 개인투자자들의 항의가 정치권과 정책당국에 빗발치고 있어 자칫‘주풍(株風)’이 이번 총선 막판의 최대 변수로 떠오를 조짐마저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실제로 여당인 민주당 중앙당에는‘주가를 방치하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항의·협박성(?) 전화가 하루면 수백통씩 걸려와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라고 한다. 그런가하면 각 정당들과 재정경제부 등 정부부처 홈페이지에도 온통 개미들의 성토장이 된지 오래라는 것이다.‘정치권은 코스닥에서 선거자금을 빼먹고 나서 개인 투자자들만 총알받이 만드냐’‘쓸데없는 공약대신 주가나 올려라’‘대책 세우지 않으면 여당은 쪽박찰 것이다’‘민초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지 않으면 정치권은 곡소리가 날 줄 알아라’등 별의별 항의가 계속되고 있는 모양이다.여당의 텃밭인 도내에도 이런 움직임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타지역은 어느정도인가를 짐작케 한다. 하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정부에서 주가 폭락을 부추겼을리는 만무하다. 최근 주가폭락의 원인은 어디까지나 수급불안과 미국 증시의 폭락에 따른 것이다.그러나 개미들이 화살을 정부와 여당으로 돌리는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 과거 정권시절에는 선거때면 투자자들을 의식해서 인위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린 예가 없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주가가 올라가기는 커녕 폭락하니까 기대에 어긋날 것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꼬투리를 잡힌 것은 요즘 말썽이 되고 있는 기관의 공매도(空賣渡) 사건이다. 울고 싶을 때 뺨을 때린 셈이다. 그렇다고 주가폭락을 선거와 연계시킨 것은 옳은 태도는 아니다. 더 이상 비화되지 않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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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4.08 23:02

[오목대] 醫術은 仁術

요즈음 모 방송사의 드라마‘허준’이 인기리에 방영되면서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다. 극중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허준은 동의보감을 편찬한 사람으로 이미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인물이지만 그의 의술 행적에 대해서는 잘 알려진 바가 없었다.허준은 동의보감 이외에도 여러 권의 책을 저술하거나 번역했다. 1601년에는 세조 때의 구급방을 번역한‘언해두창방’과 임원준의‘창진집’을 번역·개편한 ‘인해태산집요’를 편찬하였으며, 1612년에는‘찬도방론맥결집성’을 편술했다. 이듬해에는 신찬‘벽온방’과 ‘벽역신방’을 편찬하였는데, 이 두책은 전염병 전문의서로서 지금까지도 탁월한 과학적 의서로 평가받고 있다.이처럼 허준은 의술도 뛰어났지만 저술활동도 활발했던 것 같다. 그러나 드라마‘허준’이 시청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좀 색다른 면에 있는 것 같다. 정작 시청자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그의 왕성한 저술 활동이나 의인(醫人)으로서 갖추어야 할 뛰어난 의술보다는 그의 진솔한 인간성과 시술의 단계를 넘어 의술을 베푸는, 그야말로 의술을 인술로 승화시킨 데에서 오는 대리만족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최근 의약분업에 반발해 전국의 병원과 의원이 집단휴진을 하고 있다. 아파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은 굳게 닫힌 병원 문을 뒤로하면서 발을 구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의사들은 의업에 종사할때 자신의 생애를 인류 봉사에 바칠 것을 엄숙히 서약하고, 자신의 양심과 위엄으로써 의술을 베풀겠다는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를 한번쯤 되새겨 봄직도 하다.물론 다원화된 사회에서 모든 이익단체는 이해관계에 따라 요구조건을 내걸고 집단행동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경우든 아픔으로 시달리거나 병으로 고통받는 사람이 협상이나 타협의 대상이 될 수는 없으며, 국민의 건강을 볼모로 잡는 결과가 되어서도 안될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국민들은 아직 의술은 인술이기를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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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4.07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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