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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소통 2021 시민기자가 뛴다] (2) 노후소득보장

노후에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누구나 건강과 돈을 꼽는다. 이들 외에 일, 관계(배우자, 친구), 취미, 종교 등 여러 가지를 들지만 건강과 돈은 노후생활의 필요충분조건이다. 이들 중 돈 문제, 즉 노후소득보장에 대해 살펴보자. 나이 들어 정년을 하거나 은퇴를 하게 되면 가장 먼저 직면하는 게 소득상실이다. 별도의 준비 없이 임금소득에 의존해 살아온 대부분의 퇴직자들에게 소득상실은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선진국에 비해 연금제도나 공적부조 등 소득보장이 미성숙한 우리로서는 젊은 시절부터 힘들더라도 이를 준비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면 노후소득보장에는 무엇이 있고 어떻게 해야 할까. 노후소득보장은 크게 공적이전소득과 사적이전소득으로 나눌 수 있다. 공적이전소득은 기초연금과 국민연금 및 특수직역연금(공무원군인사립학교교직원),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등이 있고 사적이전소득에는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자녀 및 친인척들의 용돈 등을 들 수 있다. 여기에 준공적연금으로 주택연금과 농지연금을 덧붙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개인의 노후소득보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 다층연금을 미리부터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고 권한다. 1층의 국민연금, 2층의 퇴직연금, 3층의 개인연금 등 다양한 소득원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 소득 가운데 국민연금은 우리나라 노후소득보장의 주춧돌이라 할 수 있다. 노후생활을 위해 보장된 평생소득이기 때문이다. 1988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국민연금은 가입대상이 18세 이상 60세 미만으로 특수직역연금에 가입하지 않은 국민이다. 급여의 종류는 노령연금과 장애연금, 유족연금 등이 있으며 노령연금이 82.8%를 차지한다. 10년 이상 가입해야 연금을 받을 수 있는데 수급연령은 2013년부터 5년 단위로 1세씩 연장해 2033년에 65세부터 혜택을 받게 된다. 국민연금 기금규모는 2020년 12월말 현재 833조원이며 가입자 수는 2210만명으로 사업장가입자 64.8%, 지역가입자 31.2%, 임의가입자 1.6% 등으로 구성된다. 연금수급자는 530만명이며 가입기간이 10년 이상인 노령연금 수급자는 329만명이고 평균연금액은 54만1천원이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출발 시 적게 내고 많이 받아가는 구조로 설계돼 기금 고갈문제가 제기되는 등 우려가 적지 않다. 2041년 적자로 전환되고 2056년 적립금이 완전 고갈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기금이 고갈될 경우 현재의 적립방식이 부과방식으로 전환될 수밖에 없다. 부과방식은 매년 연금 지급에 필요한 소요액을 후세대가 부담하므로 세대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다수의 미가입자와 납부예외자 등 잠재적 사각지대가 50% 안팎이나 되는 것도 큰 문제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급여를 낮추거나 아니면 보험료 부담을 높이는 연금개혁이 단행되어야 하는데 쉽지 않은 과제다. 다음으로 2014년 도입된 기초연금은 만 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인정액(월소득 평가액과 재산의 월소득 환산액을 합산한 금액) 기준 하위 70%에게 지급된다. 기초연금 지급여부를 결정하는 지급기준액은 2021년의 경우 노인 단독가구는 169만원, 부부가구는 270만4000원이다. 지난해까지는 소득하위 040%에 속한 수급자에게만 월 최대 30만원을 지급했으나 올해부터는 65세 이상인 소득하위 70% 모두에게 월 최대 30만원이 지급된다. 기초연금은 자동으로 지급되는 게 아니라 반드시 본인이나 가족 등 대리인이 신청해야 받을 수 있다. 가까운 주민센터나 국민연금공단 지사에 신청해야 하며 온라인으로도 가능하다. 사적이전소득인 퇴직연금은 2005년 12월부터 도입되었다. 회사가 근로자에게 지급해야 할 퇴직급여를 금융회사에 맡기고 기업 또는 근로자의 지시에 따라 운용하다 근로자가 퇴직 시 일시금 또는 연금으로 지급하게 된다. 이 연금은 노사가 일시금, 확정기여형(DC), 확정급여형(DB)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근로자 명의로 가입하기 때문에 기업이 도산해도 퇴직금은 안전하고 직장을 옮겨도 계속 연금을 이어갈 수 있는 게 장점이다. 퇴직연금은 가입률이 2019년 말 현재 51.5%에 그치며 연간수익률도 낮은 편이다. 실제로 퇴직 시 97.9%가 일시금으로 받고 있어 사회안전망 역할도 크지 않다. 이와 함께 1994년 도입된 개인연금은 개인이 스스로 가입여부를 결정하는 금융상품이다. 금융기관별로 상품의 명칭을 다르게 사용하고 있는데 현재 은행에서 판매하는 상품은 신연금저축신탁, 보험회사의 상품은 신연금저축보험, 금융투자회사의 상품은 신연금저축펀드라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개인연금을 세제 혜택을 목적으로 가입하고 있지만 가입률이 그다지 높지 않은 편이다. 그리고 자녀나 친인척 등으로부터 도움을 받는 사적부양 소득은 효를 중심으로 한 가족주의가 약화되면서 해마다 낮아지고 있다. 통계청의 사회조사 분석결과를 보면 부양비용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평균 9.7%였으며 5% 이하인 경우도 48.7%로 절반에 가까웠다. 이제 자녀에게 노후를 의지하는 일은 거의 사라졌다고 봐야 할 것이다. 앞에서 보았듯 우리나라 노후소득보장은 매우 열악한 형편이다. 퇴직연금 등 사적연금에 의한 소득대체율은 2019년 현재 13%이고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을 합한 노후소득대체율이 4348%에 불과하다. 결국 1층인 국민연금과 2층인 퇴직연금으로 부족한 부분을 개인연금이나 재취업 등 다른 소득 창출로 채워야 할 형편이다. 70대 노인 A씨는 2018년 2월 금융감독원 팀장이라고 사칭한 사기범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사기범은 본인 명의의 대포통장이 개설돼 범죄에 이용됐다. 처벌을 피하기 위해서는 피해금을 맡겨야 한다며 돈을 송금할 것을 요구했다.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은 A씨는 이틀에 걸쳐 3개 금융기관 5개 지점을 방문해 정기예금과 보험을 해지했다. 그런 다음 사기범이 알려준 대포통장 3개 계좌로 총 9억원을 송금했다. 이 과정에서 은행 창구직원이 보이스피싱을 의심하기도 했지만 이미 사기범이 피해자에게 친척에게 사업자금을 보내는 것이라고 답하도록 유도한 뒤라 피해를 막을 수 없었다. 우리나라 최대의 보이스피싱 피해 사례다. 노년에 접어들면 판단력이 흐려져 각종 사기를 당하기 쉽다. 일부 노인들은 세상사 흐름에 둔감하고 사회적 교류가 적어 그럴듯한 남의 말에 쉽게 넘어가는 경향이 있다. 이 같은 금융사기 사건의 대표적인 게 보이스피싱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피해와 관련해 금감원에 피해 구제를 신청한 사건은 2020년 110월 사이 2만2777건에 2109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4050대가 가장 많지만 60대 이상도 6872건, 621억원으로 피해가 만만치 않다. 이밖에도 컴퓨터에 악성코드를 심는 파밍, 문자메시지에 포함된 인터넷주소를 클릭하면 소액결제 피해를 일으키는 스미싱 등 온라인 금융사기에 주의해야 한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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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4.19 19:32

[뉴스와 인물] 제8대 전북연구원장 취임한 권혁남 원장

전라북도의 씽크탱크이자 브레인, 전북연구원을 가장 쉽게 설명하는 말이다. 지난 3월 25일 전북연구원에는 제8대 원장으로 권혁남 원장(65)이 취임했다. 지난 30여 년을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지역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지만, 취임 당시 지역사회에서는 기대와 우려의 시각이 공존했다. 취임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시점이지만, 우려의 시각은 줄고 기대를 품는 이들이 늘어나는 분위기다. 권 원장은 자나 깨나 우리 전북이 앞으로 무엇으로 먹고살아야 하느냐는 문제에 골몰하고 있다고 말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전북 발전을 위한 새 출발을 준비하는 권혁남 원장을 만나 연구원 운영방향과 나아갈 모습 등을 들어봤다. 아울러 해당 인터뷰는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철저히 준수하고 진행했다. 제8대 전북연구원장에 취임한 권혁남 원장이 전북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전하고 있다. /오세림 기자 - 취임 축하드립니다. 아직 한 달이 안 됐는데요. 어떻게 보내셨는지요. 외부적으로는 유관기관들을 방문해 인사 겸 업무협조를 상의했고, 내부적으로는 업무 파악과 동시에 모든 구성원을 만나 대화를 나누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한명 한명 모두 따로 만나지는 못했지만, 구성원들과의 대화를 통해 전북연구원 구성원들의 조직에 대한 애정과 개인적인 자부심이 높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직장은 개인의 꿈을 실현하는 공간이자 삶의 터전입니다. 직장에 대한 애정과 만족도가 높지 않으면 그 직장은 발전 가능성이 없다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전북연구원의 미래는 밝고, 발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 큰 소득이라고 봅니다. - 원장님 이력이 화제였습니다. 신문방송학과 교수 출신이라는 점에서 원장으로서의 역할에 의구심도 드는데요. 저의 이력이 화제 거리 정도가 아니라 인사청문회에서도 언론학자가 전북연구원장으로서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제가 30여 년을 연구를 업으로 살아온 학자이기는 하지만, 전공이 언론학이기 때문에 연구원장으로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전북연구원은 수많은 전공자들로 구성돼있는 종합연구기관입니다. 때문에 전북연구원장의 자질은 특정 분야의 전공 여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마치 오케스트라 지휘자처럼 그 사람이 과연 각기 다른 분야를 전공한 연구위원들을 조화롭게 잘 결합해 시너지효과를 일으킬 수 있는 리더십을 갖고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저는 한국언론학회장 등 큰 규모의 학회장을 역임했고, 대학에서도 학장과 대학원장을 지냈습니다. 정부 기관의 각종 위원회 위원장 등을 맡으면서 괜찮은 리더십을 발휘했다는 평가도 받았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경험을 살려 전북연구원장의 역할을 충실히 잘해 낼 자신이 있습니다. - 원장 취임 이후 쓰신 글이 기억에 남습니다. 전북연구원이 무엇을 하는 곳입니까?라는 주제의 칼럼이었는데요. 공모와 인사청문회 과정을 거쳐 제가 전북연구원장으로 취임하게 됐다는 소식을 들은 주변 사람들이 던진 공통된 질문입니다. 전북연구원이 대민업무를 하는 공공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식자층을 제외한 일반인들이 전북연구원에 대해 잘 모르는 것은 결코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연구원이 개발하는 모든 정책의 최종 수혜자가 도민인 만큼, 도민들과의 소통과 스킨십을 대폭 강화할 계획입니다. 주민들이 소외된 정책은 자칫 탁상공론에 빠질 위험성이 높습니다. 앞으로는 정책의 입안, 실행, 평가 등 전반에 걸쳐 도민들의 소리를 청취해 정책의 현실성과 타당성을 높이도록 하겠습니다. 한마디로 도민과 함께하는 정책연구원이 되고자 합니다. - 최근 전북 현안 중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부분은 어떤 것이라고 보십니까. 전북 현안 과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현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국가적 현안은 코로나19를 극복하고 포스트 코로나19에 대응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요. 코로나19를 극복해 소상공인 경기회복, 청년 일자리 확충, 사회적 약자 안전망 구축 등 도민 행복을 이끌 수 있는 정책이 가장 시급합니다. 포스트 코로나19에 대응한 산업경제사회시스템의 전환이 우선적으로 필요합니다. 도정 전반에 걸친 현안은 너무 많아 일일이 나열하기 어렵지만 저는 인구감소와 지방소멸 대응이 가장 중요하다 봅니다. 인구감소 가속화와 농촌 마을 소멸 위기 대응을 위해 저출산 고령화 대책을 세우고, 귀농귀촌 활성화를 통한 인구 유입 활성화와 더불어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마을 공동체 활력화 방안 마련 필요합니다. - 전북연구원 연구인력 대부분이 인문사회 분야에 치중됐다는 외부 이야기도 있던데요. 현재 연구 인력의 65%가 인문사회 분야에 치우친 것은 사실입니다. 35% 정도가 자연계 전공자들인데, 주로 농생명, 지역개발, 도시개발, 환경 분야에 특화돼 있습니다. 앞으로 해양수산, 4차산업, 바이오, 신재생에너지 등의 첨단 분야 연구 인력들을 계속 충원할 계획이지만, 예산 부족으로 당장에 많은 연구 인력들을 충원하기는 어려운 실정입니다. 현재는 연구원이 부족한 분야는 외부 전문 인력들을 외부 연구위원, 자문위원 등으로 모셔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인력 문제는 점차 해결해 나가겠습니다. - 향후 연구원 운영과 관련해 추가로 계획하고 계신 것이 있으면 소개해 주시죠. 전북도정 정책 방향에 궤를 같이 하면서 전북도민의 행복에 정책의 포커스를 맞추기 위해 다양한 연구 및 사업을 구상할 예정입니다. 저는 도민 행복을 구현하기 위한 기반 마련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존에 도민 행복도와 관련한 연구가 이미 추진돼 있지만, 이를 정책화하는 것에는 어려움을 겪어왔습니다. 연구에만 그치지 않고 이를 정책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 마지막으로 도민들께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전북도와 14개 시군이 수행하는 모든 정책은 도민을 위한 겁니다. 좋은 정책은 당장에 도민들이 필요로 하거나 미래 삶의 질을 높여줄 수 있는 것이어야 합니다. 좋은 정책을 만들기 위해서는 정책 입안과 집행 전체 과정에 도민들의 생생한 목소리가 담겨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전북연구원은 도민들을 위한 정책을 개발하는 곳입니다. 정책을 개발하는 처음부터 정책이 집행된 이후에까지 전 과정에 걸쳐 도민들의 요구를 경청하겠습니다. 도민들의 무관심은 나쁜 정책을 생산한다는 점을 인식하셔서 전북연구원에 더 많은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를 바랍니다. 지난 3월 25일 취임한 권혁남 제8대 전북연구원장(65)은 막상 취임하고 보니 자리가 훨씬 무겁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전북연구원을 제대로 된 전북의 씽크 탱크와 브레인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사명감이 더 강해졌다고 강조한다. 권혁남 신임 원장에게 기대를 거는 것도 이와 맞닿아 있다. 전북을 사랑하고, 전북 발전을 누구보다 바라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권 원장이 30년이 넘는 학자 생활 이후 전북연구원장직에 도전한 것도 봉사의 의미가 크다. 1989년부터 만 32년 동안 지역 대학에서 지역인재들을 키우면서 나름대로 큰 보람을 느끼고 있었지만, 사랑하는 고향이 갈수록 피폐화돼가는 현실, 특히 인구 180만 명의 붕괴 소식은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권혁남 원장은 돌이켜 보니 지금까지 지역사회를 위해 개인적으로 봉사한 것은 약 20년 동안의 시민운동(전북민언련) 외에 별도로 한 것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면서 인생의 후반기에서야 뒤돌아보니 부끄러웠다. 남은 인생 고향을 위해 마지막으로 의미 있는 일을 하고자 전북연구원장직에 도전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북연구원을 제대로 된 전북의 씽크 탱크와 브레인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권 원장은 전주고와 고려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박사학위를 받았다. 1989년부터 전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그동안 한국언론학회장, 선거방송심의위원장, 언론중재위원, 전북대 행정대학원장과 사회과학대학장 등 다양한 영역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

  • 기획
  • 천경석
  • 2021.04.18 17:49

익산시 ‘소통·감동·적극’ 현장행정 3개월 대장정 빛났다

민생 현장에서 해법을 찾기 위한 정헌율 익산시장의 현장 소통 행정이 시민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내며 호평을 받고 있다. 정 시장은 익산지역 29개 읍면동을 순회하며 현장 구석구석을 살피는 1일 읍면동장제를 지난 2월 2일 함열읍을 시작으로 3개월간 운영했다. 이를 통해 29개 읍면동을 한 곳도 빠짐없이 순회하며 민생을 살폈다. 이번 읍면동장제는 시장이 하루 동안 읍면동장이 돼 대민봉사의 최일선 행정에 대한 기능과 역할을 체험하고 일선 현장에서 시민과 다양한 의견을 공유하는 한편 현장 중심의 발로 뛰는 소통 행정을 구현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대면 간담회가 어렵다는 점을 감안,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면서 주민들과의 거리감을 좁히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지역 당면 현안에 대해 주민 중심의 시정을 펼쳐 나가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정 시장은 때로는 도보로, 때로는 관용 트럭을 활용해 직접 골목골목을 누비며 현장을 찾았고, 주민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사소한 민원 하나하나까지 꼼꼼히 살폈다. 주민 중심의 시정을 위해 삶의 현장에서 주민들을 만나고 애로사항을 경청하며 불편 사항 해소를 위해 힘썼다. 올해 1일 읍면동장제 시행으로 29개 읍면동 주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결과 제안된 민원은 546건에 달한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로 생활고를 겪고 있는 소상공인과 시민들의 고충이 부쩍 증가했다. 정 시장은 주민과의 약속을 최우선으로 지키기 위해 매주 진행되는 간부회의를 통해 각 읍면동에서 제기된 건의사항을 챙기며 주민들이 지역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각 부서에서 발 빠르게 대처해 줄 것을 당부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제기한 공공분야 지역업체 참여기회 확대 민원은 전 부서와 협의해 적극 반영하기로 했으며, 카드 수수료 감면 등 소상공인 지원 정책도 다양하게 진행하기로 했다. 또한 침체된 한복특화거리를 활성화 해 달라는 주민들의 요청에 한복거리 특색에 맞는 거리 조성과 노후 가로환경 정비, 적극적인 홍보 등을 지시했다. 이어 가드레일이나 도로 LED 보안등 설치, 주차난 해결 등 다양한 생활 민원에 대해 관련 부서에서 직접 현장을 방문해 즉시 처리 가능한 사항은 바로 조치하도록 했다. 이밖에도 지역 농산물 판로 확보, 관광 활성화를 위한 산책로 정비, 교통 소외지역 행복콜택시 지원, 산업단지 분양대금 납부 부담 등 다양한 민원에 대해 건의사항별 관리대장을 작성해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연내 해결이 힘든 사안은 시급성 및 예산 여건 등을 고려해 대체 방안을 마련하는 등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라고 주문했다. 시는 지속적인 보고회와 신속하고 체계적인 추진체계 구축으로 민원 처리방안을 마련하고, 이를 통해 해결된 건의사항은 단계별로 주민에게 내용을 알리며 소통할 예정이다. 정 시장은 읍면동 현장을 찾을 때마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취약계층 가정을 방문해 민생을 살폈다. 특히 거동이 불편해 바깥출입이 어려운 독거 어르신이나 장애인 세대를 일일이 방문해 그들이 겪고 있는 삶의 고충을 함께 나눴다. 차가운 바닥에서 얇은 이불에 의지해 생활하는 가정, 창고를 개조해 생활하는 주거 환경이 매우 열악한 가정, 정부 지원금만으로는 교육을 이어가기 힘든 조손 가정 등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취약계층의 건강과 안전을 직접 확인했다. 또 9명의 자녀와 거주하며 생활고를 호소하는 다자녀 가정에 행복나눔마켓뱅크를 통해 식품과 생필품을 지원해 안정적으로 자녀들을 돌볼 수 있도록 배려했다. 아울러 교육지원청을 연계해 자녀들에게 장학금 혜택 등의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취업을 희망하는 다문화 이주여성에게는 지역 공동체 일자리를 소개하며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환경을 지원했다. 이밖에도 코로나19로 생계가 막막해졌지만 지원을 받지 못하는 가정에는 맞춤형 복지 서비스를 안내하고 지역 자원을 연계해 도움을 주기로 했다. 시는 어려운 생활에도 불구하고 법적 요건을 갖추지 못해 생계 지원을 받지 못하는 가정에 나눔곳간을 활용한 지역 자원을 연계하고 정기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하는 등 소외된 이웃을 보듬어나갈 방침이다. 정 시장은 지난 3개월간 진행된 1일 읍면동장제를 계기로 주민들과의 소통을 확대하고 이를 시정에 적극 반영할 예정이다. 특히 각 읍면동의 상황과 문제점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주민들의 소중한 의견 반영을 통해 시의 정책 방향이 한층 견고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앞으로도 현장에 답이 있다는 시정 철학을 실천하고 주민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익산시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해 나갈 방침이다. 정 시장은 현장에서 제기된 주요 민원사항을 신속히 검토해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적극행정에 나서겠다며 앞으로도 지역 현안을 꼼꼼히 살피고 시민보다 낮은 자세로 현장 중심의 소통행정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시민을 위한 시정은 시민의 목소리를 듣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특히 시민을 위한 정책을 만드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바로 그 정책이 시민의 삶 속에 얼마나 잘 스며드는지 살피는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떠한 상황에서도 시민과의 소통을 멈춰서는 안 된다는 마음으로 이번 1일 읍면동장제를 통해 소통에 나섰습니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지난 2월 2일 함열읍을 시작으로 3개월 동안 29개 읍면동을 한 곳도 빠짐없이 순회하며 민생을 살폈다. 특히 올해는 매년 실시하던 간담회 형식에서 벗어나 민생의 생생한 현장 속에서 시민들과 직접 소통하는 방식을 택했다. 함열읍을 시작으로 3개월간 차례로 익산지역 29개 읍면동장을 지냈고, 행정복지센터 민원실에서, 동네 골목 어귀에서, 또 가정 방문을 통해 수많은 시민들을 만났다. 장기화된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먹고 살 길을 열어달라는 소상공인, 버스가 닿지 않아서 가로등이 고장 나서 불편하다고 하소연하시는 어르신, 마음 놓고 아이 키울 수 있는 환경이 절실하다는 다둥이 부모 등 시민들의 의견은 다양하고 복잡했지만 하나같이 간절했다. 정 시장은 대다수는 현장에서 곧바로 명쾌한 해답을 드리지 못하는 경우들이었지만, 그분들의 마음 속 응어리가 조금이나마 풀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고민과 하소연을 성심껏 귀담아 들었고 각 부서에서 최선의 방도를 찾아 발 빠르게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람이 사람에게 보여줄 수 있는 최대의 감동은 한결같음일 것이라며 이번 1일 읍면동장제를 계기로 다시 한 번 초심으로 돌아가 시민과의 약속을 최우선으로 두고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소통행정, 시민의 마음을 헤아리는 감동행정을 펼쳐나가고자 한다고 다짐했다.

  • 기획
  • 송승욱
  • 2021.04.18 16:25

‘책의 도시’ 미래를 여는 전주

전주시가 책이 시민들의 삶의 중심이 되는 책의 도시로 나아갈 것을 선포한 것은 시민들을 위한 독서 휴식공간과 아이들을 위한 책 놀이터를 대거 확충해서 시민들의 삶을 바꾸겠다는 의미다. 시민들이 출판의 도시였던 기억을 되살려 스스로 책을 만들고, 생활 속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는 도서관에서 책과 함께 일상을 즐길 수 있는 도시가 되겠다는 것이다. 나아가, 시는 미래 주역인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책과 함께 놀면서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우는 도시, 책의 산업화를 통해 대한민국의 도서출판문화를 주도하는 도시로 나아가기로 했다. 책의 도시 선포는 전주시가 시민들이 책으로 소통하고 삶의 행복을 추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도서관을 시민들의 삶의 중심 터전으로 만들어 누구나 언제든지 책을 읽거나 쓰고,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시는 전국 어느 도시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공공도서관 인프라를 활용해 시민 모두가 독서문화를 편리하게 즐기고 책과 가까이 생활하며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책 놀이터를 확충키로 했다. 동시에 권역별 공사립 작은도서관을 주민 화합과 소통을 위한 구심점으로 만들기 위한 작은도서관 활성화 사업도 꾸준히 전개해 도서관을 삶의 중심으로 만들 계획이다. 시민들이 도시 어디서나 쉽게 만날 수 있는 도서관에서 인생을 바꿀 한 권의 책을 접하고 삶과 영혼을 윤택하게 가꿀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책과 가까워진 시민들은 독서의 소비자에서 생산자창작자로 성장할 기회도 주어진다. 도서관을 거점으로 시민 독서토론회, 온라인 독서모임, 독서동아리 등을 통해 성장한 시민들은 책을 만드는 작가도 될 수 있다. 이를 토대로 시는 지역출판사와 동네서점, 독립서점에 활기를 불어넣고, 쇠퇴일로에 놓인 동문 헌책방거리도 되살려 책과 독서를 기존의 문화 개념에서 산업의 영역으로 확장시키겠다는 각오다. 이와 함께 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독서출판문화 축제인 전주독서대전과 전주 독서마라톤 대회를 연중 전개하고, 영유아에서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생애주기별 독서문화 특화프로그램도 운영해 단 한 사람의 시민도 독서에서 소외 받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동시에 정원도서관과 길도서관 등 이색적인 도서관과 고유한 정체성을 지닌 카페형 서점, 큐레이션 서점, 커뮤니티 서점 등 매력적인 책 공간을 마련해 책을 만나고 독서를 위해 가보고 싶은 책 여행도시가 되는 것을 꿈꾸고 있다. 전주가 책의 도시임을 자부할 수 있었던 것은 그동안 시민들이 책과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도시 곳곳에 다양한 책 놀이터와 이색도서관을 만드는 등 도서관의 혁신을 주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수한 공공도서관 인프라를 활용해 미래 주역인 아동어린이트윈세대청소년 등 시민 모두가 책과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만들었고, 모든 시민이 책과 가까이 생활하며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울 수 있도록 책 놀이터도 확충했다. 삼천도서관의 경우 2001년 개관 이후 열람실 중심의 공부하는 도서관으로 인식돼왔지만 최근 리모델링을 거쳐 어린이의 상상력이 샘솟는 창의적인 책 놀이터인 개방형 창의도서관으로 탈바꿈됐다. 지난 2019년 12월 전주시 12번째 시립도서관으로 문을 연 전주시립도서관 꽃심은 전북지역 시립도서관 중 최초로 학습실 없는 도서관으로 조성돼 어린이 등 모두가 눈치를 보지 않고 책과 함께 웃고 놀 수 있는 책 놀이터로 만들어졌다. 자연 속 도서관인 평화동 학산숲속시집도서관은 자연경관을 벗 삼아 시(詩)를 즐기고 창작도 해볼 수 있는 도서관이고, 독립출판 전문도서관으로 변화중인 완산도서관 3층에는 자작자작 책 공작소가 마련돼 단순히 책을 읽는 도서관에서 책을 쓰고 만들 수도 있는 곳이 됐다. 이와 함께 전주역 앞 첫마중길에는 빨간 컨테이너 형태의 건물에 전주여행을 주제로 한 책들이 전시된 여행자전문도서관인 첫마중길여행자도서관이 문을 열었고, 폐산업시설에서 문화공간으로 거듭난 팔복예술공장에는 그림책전문도서관인 이팝나무그림책도서관이 들어섰다. 앞서 많은 시민들이 찾는 시청 로비도 책을 벗 삼아 쉴 수 있는 책기둥도서관으로 탈바꿈됐다. 이밖에 아중호수 산책길에는 호수를 바라보며 자연을 벗 삼아 책을 읽을 수 있는 이색도서관이 조성될 예정이며, 예술전문도서관과 정원도서관 등 특색 있는 도서관을 도시 곳곳에 확충해나갈 계획이다. 전주는 서울경기의 경판본과 함께 조선시대 출판문화를 이끌었던 완판본을 찍어낸 출판문화의 도시였다. 동시에 임진왜란 당시 사라질 뻔한 세계적인 문화유산인 조선왕조실록을 지켜낸 도시, 가장 우수한 종이인 전주한지가 생산되는 기록문화의 도시였다. 전주는 우리나라에서 인구대비 도서관 비율이 높은 도서관 도시이기도 하다. 또 대한민국 지방정부 최초로 인문주간을 선포하고, 해마다 독서출판문화 축제인 전주독서대전을 열고 있다. 이러한 전주시가 이제는 시민들이 책을 읽고, 책과 놀고, 책을 쓰고 직접 판매하는 독립출판문화의도시, 책과 함께 여행하는 도시, 동문거리를 중심으로 헌책문화가 살아있는 도시, 책과 관련된 독서출판문화산업을 키우는 진정한 책의 도시를 꿈꾸고 있다. 특히 그간 조용한 학습실 분위기 위주의 공공도서관부터 어린아이부터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 누구나 책을 읽고 뛰놀 수 있는 장소로 바꿔, 인생을 바꿀 한 권의 책을 만날 수 있고 미래세대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우는 도시를 만들 계획이다. 전주는 과거 전라감영에 한지를 만들던 지소(紙所)와 책판을 인쇄하고 책을 만들던 인출방(印出房)이 있었고, 이곳에서 다양한 한글소설이 출판됐다. 당시 한 권의 책을 발간하기 위해서는 작가와 작품이 있어야 했고, 책의 뼈대가 될 목판이 필요했다. 또 목판이 될 나무를 키우는 사람, 나무를 다듬을 사람, 목판에 글자를 새기는 사람, 그 글자를 새길 뼈대인 글씨를 쓰는 서예가, 종이(한지)를 만드는 장인, 먹을 만드는 장인들이 생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경험을 되살려 시는 도시 곳곳에 주민 삶의 중심지인 도서관을 확충하고, 이곳에서 책을 접하는 시민들의 삶을 더 윤택하게 바꿔 더 큰 미래를 준비하기로 했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도서관은 단순히 책을 읽는 공간이 아니라 이웃과 만나는 공동체의 거점공간이자, 내 인생을 바꿀 한 권의 책을 만날 수 있는 기회의 장소, 미래 주역인 아이들이 상상력과 창의력, 모험심을 키울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면서 앞으로 책 놀이터를 확대하고 곳곳에 다양한 이색 도서관을 조성해 도시의 미래를 바꿀 힘을 기를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 기획
  • 강정원
  • 2021.04.15 17:58

[윤주 한국지역문화생태연구소장의 사연 있는 지역이야기] (95) 선운사의 봄

예나 지금이나 선운사는 봄 풍경의 명소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일까 봄날 선운사에 가신 적이 있나요라고 묻는 노랫말을 따라 흐드러진 꽃과 눈물처럼 지는 춘백을 보고만 와도 좋다. 이즈음의 선운사는 뒤꼍에 있는 춘백의 붉은 꽃에 더해 오래된 배나무의 꽃도 화사하다. 봄빛이 가득한 배꽃과 어우러진 지장보궁에는 특별한 사연을 간직한 불상이 모셔져 있다. 보물 제279호로 지정된 고창 선운사 금동지장보살좌상으로, 선운사 도솔암에 봉안된 보물 제280호인 지장보살좌상과 같은 형태의 불상이다. 지장(地藏)보살은 하늘과 인간 세상 그리고 지옥세계에 있는 중생까지도 남김없이 구제해 주는 자비의 보살이다. 지장보살은 정토(淨土) 신앙이 유행했던 고려 시대 후기 널리 신봉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지장보살은 악의 길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중생들을 교화하고 지옥의 고통을 받는 모든 중생까지도 구원하여 모든 악업에서 해탈하게 하는 보살로 죽은 사람과 산 사람 모두를 이롭게 하는 보살로 받들어진다. 지장보살은 다른 보살과 달리 머리에 보관을 쓰지 않고 삭발한 민머리의 모습으로 대부분 표현되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고려 후기와 조선 초기에 두건을 쓴 모습이 유행하였다. 선운사의 두 지장보살도 두건을 쓴 모습으로 그즈음에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선운사가 모두 불에 탄 정유재란과 한국전쟁의 풍파를 겪으면서도 화를 면한 불상이다. 보물 제279호인 금동지장보살좌상은 청동 표면에 금칠하여 금동이라는 명칭이 붙었으며, 두건과 유사한 보관을 머리에 쓴 모습으로 이마에 두른 두건에서 띠가 내려와 귀를 덮고 가슴까지 흘러 내려있다. 온화하게 내려 보는 눈과 수려한 코와 작은 입술 그리고 굵게 주름진 삼도가 표현된 짧은 목에 후덕한 얼굴이다. 목걸이를 한 건장한 몸은 장식이 더해진 주름진 두꺼운 옷에 가려져 몸의 굴곡이 드러나지 않고 당당한 풍채로 표현되었다. 오른손은 어깨높이 정도 들어서 엄지와 넷째 손가락을 맞댈 듯 굽혔고, 왼손은 아랫배 앞에서 엄지와 중지를 약간 구부린 수인으로 손금까지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다. 우리나라 지장보살 중 가장 아름다운 지상보살로 손꼽히는 선운사 금동지장보살좌상에는 기적 같은 사연이 전해진다. 1936년 일제강점기 일본인 2명과 도굴꾼에 도난당해 거금에 팔려 일본으로 반출된 문화재였다. 하지만 이를 소유했던 일본인이 자수하듯 연락을 해와 선운사로 돌려보냈다는 것이다. 처음 소장한 일본인의 꿈에 지장보살이 수시로 나타나 나는 본래 고창 도솔산에 있었다. 어서 그곳으로 돌려보내 달라고 하였다. 그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꿈을 꾼 이후로 병이 들고 점차 가세가 기울게 되자 두려운 마음에 금동지장보살을 다른 사람에게 처분해 버렸다. 다음에 소장하게 된 이에게도 어김없이 꿈속에 지장보살이 나타나 돌려보내 달라고 했으나 이를 무시하자, 집안에 우환이 끊이지 않게 되어 그 역시 두려움에 다른 이에게 넘기게 되었다. 그 후에도 소유자가 여러 번 바뀌었지만 소장한 사람들마다 기이한 꿈을 꾸고 수난이 계속된 일들이 알려졌고, 결국 마지막으로 소장하게 된 일본인이 고창경찰서에 신고하여 본디 제자리인 선운사로 모셔갈 것을 부탁했다는 것이다. 금동지장보살좌상은 도난당한 지 2년여 만인 1938년 11월에 선운사로 돌아왔다. 반환을 위해 일본 히로시마에 갔던 일행이 찍은 기념사진에는 함께 간 선운사 이우운 주지 스님의 이름과 함께 간략한 사연이 기록되어 있다. 선운사로 돌아온 금동지장보살좌상은 모실 곳이 마땅치 않아 관음전과 성보박물관에 모셨다가 2019년 지장보궁을 건립 봉안하여 81년 만에 비로소 제자리를 찾게 되었다. 선운사는 일본에서도 조선 땅의 모든 중생을 고통으로부터 구원하러 돌아오고자 했던 지장보살의 사연을 비롯하여 구원과 나눔에 관한 전설이 많이 깃든 사찰이다. 선운사에서 멀지 않은 해안가의 검단리는 선운사 창건 설화에서 유래한 지명이다. 선운사는 신라왕 진흥왕이 창건했다는 설과 577년 백제 위덕왕 24년에 검단선사가 창건했다는 두 가지 설이 전해진다. 그 중, 용이 살던 못을 메우고 구름 위에 누워서 참선한다는 뜻으로 선운사(禪雲寺)를 창건했다 알려진 검단선사의 이야기는 현신한 지장보살과 다르지 않다. 그는 빈한했던 지역 사람들을 안타까이 여겨 소금을 굽고 살아갈 수 있는 방도를 가르쳐 주었다. 마을 사람들은 그 은덕에 보답하기 위해 봄과 가을이면 소금을 바치며 은혜를 갚는 소금으로 보은염(報恩鹽)이라 불렀으며 자신들이 사는 마을의 이름도 검단리로 했다는 것이다. 고통받는 중생을 보살피고 지옥에 들어가서라도 중생을 구제한다는 지장보살과 검단선사의 설화가 웅숭깊다. 예전과 다른 일상으로 온전한 봄날을 즐길 수 없지만, 모든 게 제자리를 찾아가는 아름다운 풍경을 그려본다. 바람 불어 설운 날 선운사 동백꽃 숲으로 가 눈물처럼 후두둑 지는 꽃도 살펴보고 자비와 구원의 손길이 깃든 선운사의 가치를 온전히 마음에 담아 올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

  • 기획
  • 기고
  • 2021.04.14 17:53

[참여&소통 2021 시민기자가 뛴다] “코로나19 시대 도내 청소년단체는 안녕하십니까?”

오늘 코로나19 확진자는 OOO명입니다., 금일 코로나19 백신 접종인원은 OOO명 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을 위해 재난지원금 투입이 결정되었습니다. 등 지난해 1월 국내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K방역이라 불리며 성공적인 코로나19 통제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다고 평가되고 있는 국내에서도 꾸준히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현재 3차 대유행의 시기를 지나며, 서울 경기지역이 국한되어 있던 확진자 분포가 전국으로 퍼지며 방역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라북도도 예외는 아니었다. 최근 전주, 완주, 김제 등을 중심으로 많은 확진자가 발생하며, 어려운 시기를 걷고 있다. 코로나19는 우리의 삶에 많은 부분을 바꿔 놓고 있다. 방역지침에 따른 영업제한 등에 따라 많은 소상공인들은 시름하고 있고, 특히 항공, 관광, 숙박 업종들은 치명타를 입고 개점휴업 상태를 걷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매일 언론을 통해 코로나19관련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산업과 업종이 보도되고 있는 가운데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분야가 있다. 바로 청소년단체이다. 코로나19시대 도내 청소년단체들의 현주소를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보고자 한다. 지난 3월 24일 의미 있는 자리가 계획되고 있었다. 도내 청소년단체의 상징과 같은 ㈔전라북도청소년단체협의회장 이취임식이 방역지침에 따라 최소한의 필수인원만 참가하는 형태로 준비되고 있었다. 그러나 행사를 앞두고 도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증가함에 따라 끝내 취소되었다. 도내 유수의 청소년단체를 회원단체로 한 ㈔전라북도청소년단체협의회(이하 청협)는 지난해 전라북도교육청 청소년단체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 재정을 추진하는 등 도내 청소년단체의 의견을 대변하고, 청소년단체의 권익보호와 육성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오늘은 코로나19시기에 협의회 16대 회장에 취임한 박창순 회장과의 대면 인터뷰를 통해 도내 청소년단체의 현재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 회장님 안녕하십니까? 독자 여러분들을 위해 협의회와 회장님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본 협의회는 1995년에 전북청소년단체실무협의회로 출발하여 1997년에 전북청소년단체협의회로 명칭을 변경하고, 현재 청협에서 수탁운영하는 청소년활동진흥센터의 전신인 청소년자원봉사센터와 위탁운영 협약을 체결하게 되었습니다. 전북 유수의 12개 회원단체가 가입되어 있으며 전라북도 청소년 육성과 국내외 및 전라북도 내 청소년단체 상호간의 협력 및 교류와 지원을 목적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본인은 군산교육대학 재학시절부터 흥사단에 입문하여 현재까지 활동하고 있으며, 교원으로 38년 6개월 근무하는 중에도 비상근으로 전북지부 사무국장, 각종 분과위원장, 부지부장, 지부장, 평의회 의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는 대표감사를 맡고 있습니다." -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운 시기에 회장직에 취임하셨습니다. 취임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대학시절부터 흥사단활동을 하며 도산선생님의 4대정신중에서 무실과 역행을 실천하면서 믿음과 지행합일의 정신을 평생 염두에 두고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평소에도 사회환경자본이 열악한 청소년단체들의 실태를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앞으로 청협 본연의 활동을 하면서 아울러 지역사회의 공동체 정신을 고취하고, 청소년 교육의 3위1체를 위하여 학교, 가정, 사회의 유기적인 협력을 위하여 노력하고 싶습니다. 우선은 청협 사무국이 도내 청소년단체들의 기름과 소금 역할을 하도록 하며, 청협이 위탁운영하는 청소년활동진흥센터의 명실상부한 운영을 통하여 청소년단체들의 활동반경을 넓혀주며, 청소년들의 자존감 고취와 자기주도적활동 지원, 청소년지도사들의 역량강화, 각 청소년단체들의 연계와 협력을 위한 센터역할을 하며 전문성을 강화하고자 합니다." - 코로나19로 도내 청소년단체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느 수준인가요? 현 시점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많은 부분이 중단된 상황입니다. 특히 요즘 실제 활동의 예를 들자면 스카우트, 걸스카우트, 청소년연맹, 해양소년단 등은 거의 대부분의 행사나 교육이 취소된 상황에서 신입대원들을 모집하고, 운영하는 것 자체가 힘든 상황입니다. 각 단체의 사무처는 휴업을 신청하거나, 최소한의 실무인원으로 감축 운영하고 있으며, 소속 회원들의 후원금 등으로 어렵게 유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전문 인력은 일자리를 잃고, 청소년 회원들의 발길은 끊기며, 가입 회원 수는 코로나 19 이전의 반토막이 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 많은 어려움이 있군요. 그렇다면 현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 협의회에서 진행했거나 진행 예정인 사항이 있습니까? "우선적으로 지난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소년단체를 지원하기 위해 전라북도교육청 청소년단체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 제정을 추진하였습니다. 회원단체들과 연대해 조례 제정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였습니다. 조례 제정을 위해 도의회 김희수 교육위원장을 내방하여 조례 추진의 배경과 필요성 등을 설명하고, 조례 제정을 요청하였습니다. 그 노력의 결실이 올해 2월 도의회 본회의를 통과하는 성과로 이어졌습니다. 또한 전북도 여성청소년과와 함께 청소년단체들의 현 상황을 분석 공유하고, 현 상황의 어려움을 극복하여 정상화 될 수 있는 방안들을 찾고 있는 중입니다." - 그렇군요. 조례에 대해 말씀 하셨기에 관련하여 질문을 드립니다. 지난해 이사로 재직중인 당시에 협의회에서 전라북도교육청 청소년단체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 재정을 추진했고, 올해초 도의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조례를 추진한 배경과 조례가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요? "이번 통과된 조례는 청소년기본법에 명시된대로 청소년의 육성과 지원을 위하여 불철주야 노력하는 청소년단체들의 노고를 덜어주고 권장하는 내용으로서, 특히 전북교육청에서 기존에 해오던 준거집단 지도교사들의 승진가산점 제도를 파기함으로서 그나마 어려운 청소년단체들의 활동을 더욱 위축시키고 있기 때문에 청소년단체와 지도자들에게 보상하고자하는 취지입니다. 앞으로 본 조례안이 현실의 변화와 실태를 감안하여 더욱 발전적으로 개정 보완되기를 바랍니다." - 끝으로 도내 청소년단체를 대표하여 도민 여러분께 하시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전세계가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어려움이 있는 상황입니다. 청소년단체와 시설들도 예외일순 없습니다. 빠르고 안전한 백신접종과 철저한 방역수칙 준수를 통해 하루 속히 우리의 평범한 일상을 되찾기를 소망합니다. 감사합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현재 청소년단체들의 겪고 있는 어려움과 현실을 되돌아보는 시간이었다. 어쩌면 지금이 청소년단체들에게는 골든타임이 될 수 있다. 계속되는 어려움으로 청소년들의 참여가 줄고, 청소년들을 양육할 전문가들의 이탈이 가속화 될 경우 도내 청소년단체의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 지금이라도 정부와 지자체는 청소년단체 육성을 위한 지원책을 수립하고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손승진 전북청소년단체협의회 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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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4.12 17:55

[소곤소곤 전북일상] 전북의 언택트 트레킹 코스 - 서해를 바라보며 걷는 '군산 비응항 마파지길'

지금은 언택트 시대. 이러한 시기에 잘 어울리는 전북의 언택트 트레킹 코스 하나를 소개하려 합니다. 전라북도 군산시 비응항에 있는 마파지길인데요. 비응항에서 시작해서 서해를 바라보며 여유롭게 걷는 길입니다. 마파지길은 비응항에서 시작합니다. 비응항은 새만금 방조제가 생기면서 육지로 편입된 비응도에 있는 작은 항구입니다. 비록 섬이 육지가 되었지만, 항구는 여전히 제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비응도는 주변 간척지에 세운 산업단지와 공원이 어우러져 더는 섬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저 군산 외곽지 바닷가 풍경쯤으로 보입니다. 비응항에는 어선들이 옹기종기 머리를 맞대고 있고, 항구를 막고 있는 방파제 양쪽에는 등대가 우뚝 서 있습니다. 하나는 붉은색, 맞은편 등대는 흰색을 하고 있어 대조를 이룹니다. 두 등대 사이에 있는 전망대에 올라서면 비응항을 포함해서 등대가 있는 풍경을 360도 빙 둘러볼 수 있습니다. 흰색 등대는 방파제 끝에 서 있습니다. 등대를 찾아가는 방파제 길도 분위기가 있어 산책하기 좋은 곳입니다. 양쪽 탁 트인 바다 사이로 두둥실 떠서 걸어가는 기분으로 걸어보았습니다. 마파지길은 마파람(남풍)을 받는 자리라는 뜻으로 불렀던 마파지가 붙여진 둘레길 이름입니다. 바람의 방향에 따라서 지금은 동서남북 방향을 붙여 부르고 있지만, 우리말 이름이 있습니다. 동풍은 샛바람, 서풍은 하늬바람, 남풍은 마파람, 북풍은 삭풍이라고 부릅니다. 마파지길을 걸을 때 해양레포츠센터 옆에 있는 주차장에서 시작하기도 하지만 전체 코스가 길지 않기 때문에 비응항 흰색 등대가 있는 방파제 입구에서 시작하기를 권합니다. 항구, 등대 주변 경관이 예뻐서 사진 찍기에도 좋거든요. 바다를 따라 만들어진 산책로는 바다만큼이나 마음이 넉넉합니다. 여러 사람이 양손을 펼쳐도 될 만큼 넓은 산책로입니다. 산책로 끝에 있는 해양레포츠센터 옆을 지나면 작은 언덕을 지납니다. 소나무 숲길입니다. 소나무 사이로 오리나무도 보입니다. 오리나무는 꽃 모양이 특별해서 꽃 피는 시기에는 쉽게 눈에 띕니다. 오리나무는 한 가지에 암꽃과 수꽃이 따로 피는데요. 붉은빛이 도는 작고 둥근 꽃이 암꽃이고요. 길게 늘어트린 꽃이 수꽃입니다. 수정이 완료되고 나면 수꽃은 툭툭 떨어져 숲으로 돌아가지만, 암꽃은 그대로 남아 열매를 맺게 됩니다. 언덕을 빠져나오면 언덕에 가려졌던 작은 모래사장이 보입니다. 일반 해수욕장과 비교하면 손바닥 크기에 불과합니다. 아담한 미니 해수욕장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여기부터 데크길이 시작됩니다. 바다와 약간의 거리를 두고 산자락을 돌아서 걷는 길입니다. 왼쪽에는 바다 풍경이 오른쪽에는 숲이 있습니다. 마치 좌청룡 우백호를 거느린 것 같은 탄탄함이 느껴지는 분위기입니다. 중간에 바닷가 가까이 다가가 바다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도 설치되어 있습니다. 전망대에서 손을 뻗으면 바위에 부딪치는 파도가 손에 잡힐 것만 같습니다. 데크길을 걷다 보면 처음 걷기를 시작했던 비응항 풍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마치 비응항이 바다 위에 떠 있는 형상입니다. 그 뒤쪽으로는 희미하게 새만금 방조제가 보입니다. 도중에 바닷가 바위로 내려설 수도 있습니다. 잠시 바위에 걸터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도 좋겠습니다. 이런 곳에서는 특별히 무엇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저 바다를 보면서 멍 때리기를 하면 어떨까요? 탑 쌓기를 해도 좋겠고요. 탑을 쌓기 위해서는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므로 잡념을 떨치는 데 효과가 있습니다. 바위 위에서 북쪽에 보이는 타워가 있는 곳이 마파지길의 반환점입니다. 타워 근처에서 둘레길은 끝납니다. 다시 돌아 나와 중간쯤에 산 정상에 있는 전망대로 가는 길이 있습니다. 테크 계단길이라서 큰 부담이 없습니다. 계단을 오르다 뒤를 돌아보니 비응항 풍경이 더 선명하게 다가옵니다. 위에서 바라보는 비응항 풍경이 예쁘네요. 뒤쪽으로 길게 뻗어 있는 새만금 방조제도 또렷해졌습니다. 산 정상으로 오르면 전망대가 둘 있습니다. 일반 전망대를 지나 능선길을 따라 조금 더 가면 팔각정 전망대가 있습니다. 팔각정 전망대에 오르면 지금까지 산에 가려 보이지 않았던 북쪽 풍경을 보여줍니다. 그 풍경 속에는 현대중공업의 텅 빈 도크도 보입니다. 쓸쓸한 기억도 함께 따라옵니다. 그 외에도 주로 산업단지 풍경이 이어집니다. 산업단지 너머로 바다도 살짝 눈에 들어옵니다. 그러고 보면 이곳 전망대는 마파지길의 마지막 방점을 찍는 장소입니다. 정상까지 오면서 부분적으로 보면서 걸었다면, 전망대는 그동안 보았던 부분 풍경을 엮어 전체 그림을 완성하는 곳입니다. 전망대에서 구경하고 나면 비로소 비응도 전체 모습이 보입니다. 마파지길은 군산시의 한적한 위치에 있어 언택트 트레킹에 적합한 곳입니다. 마파지길은 비응항, 등대, 해변 산책길, 해변 데크길, 산 정상에 있는 전망대까지 코스로 되어 있어 변화를 주며 걷는 길입니다. 언택트 트레킹이 필요할 때 마파지길을 이용해도 좋겠습니다. /글사진 = 김왕중(전라북도 블로그 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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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4.12 16:54

[뉴스와 인물] 대한예수교장로회 신정호 총회장 “코로나 시대 종교, 치유와 힐링 역할 해야”

지난해 9월 전북출신으로는 25년 만에 한국 기독교최대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총회장으로 전주 동신교회 신정호 목사(66)가 당선됐다. 한국 대표 교단의 회장으로서, 한국의 대표 목회자로서 1년 여의 험하다면 험한 가시밭 길을 절반넘게 걸어온 신 목사를 전주시 효자동 동신교회에서 만나 그동안의 업무와 남은 임기동안의 계획, 코로나 19시대 기독교가 직면해 있는 비판 등 여러가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한국 기독교 최대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장으로 당선된 전주동신교회 신정호 목사가 '회복'의 목회철학을 제시하고 있다. /오세림 기자 -지난해 9월 한국 교회를 대표하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측 총회장으로 추대되셨습니다. 총회장은 어떤일을 하시는 지요. 본 교단 총회장의 사역은 교단 내부의 교회나 기관을 돌보는 일과 함께 한국 교회의 다른 교단 총회장들과 협력해 한국 교회를 섬기는 일을 합니다. 총회 산하의 69개 노회와 9288개 교회, 또 숭실대학교와 한남대학교, 서울여대를 비롯한 10개 대학교와 6개 병원, 교단 산하의 7개 총회직영 신학대학교, 115개 복직관 등의 여러 기관을 섬기는 일에 여념이 없습니다. 지난 4일(주일) 모인 2021 한국교회 부활절연합예배에서 설교를 하는 것처럼 한국 교회를 대표해 섬기는 일도 하고 있습니다. -총회장님께서는 회복을 목회철학으로 삼았고, 올해 총회 주제도 회복을 제시하셨습니다. 우선 한국 교회가 하나님에 대한 순수한 신앙의 회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교회는 1970년대부터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우리 교단의 경우에도 70~80년대 해마다 5.7%가량 커왔습니다. 그 결과 매 10년마다 교세가 두 배씩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2010년 이후, 해마다 교인이 1.2%비율로 감소하고 있습니다. 지난 반세기 동안 교세의 성장과 감소현상을 보면서 순수한 신앙을 회복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게다가 한국사회는 경제적으로 성장했지만, 여전히 분단돼 있습니다. 사회 내적인 갈등도 극심합니다. 그런 면에서 사회적으로 본래의 인간관계가 회복될 필요가 있습니다. -교회의 회복과 신앙의 회복을 위해 해야 할 일들은 무엇인지요. 코로나 시대를 맞이해 종교의 치유와 힐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교인들과 그 가족뿐만 아니라 사회적 갈등과 상처를 치유하고,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사역도 종교적으로 순수한 신앙을 회복하는 데서 시작돼야 할 것입니다. 언제나 문제의 해결은 근원으로 돌아가서 순수한 신앙을 회복하는 데서부터 시작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코로나 19를 언급하셨습니다만, 일부 교회가 방역수칙을 어기면서 예배를 강행해, 기독교에 대한 인식이 안 좋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목사인 저도 화가 납니다. 코로나 19는 바이러스이고 전염병이기 때문에 서로가 주의를 해야 합니다. 모두가 조심해야 하고, 특히 교회는 선제적으로 잘 해야 합니다. 방역수칙을 잘 지키지 않으면 대중들의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켜보는 사람 입장에서 참 답답합니다. -그렇다면 총회장님께서 운영하는 동신교회에서는 어떤 조치를 취하고 계십니까. 저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장으로서 책임이 더 큽니다. 정부에서 발표하는 지침에 따라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지키고 있습니다. 교회 내 식당에서 식사를 일체 금지했으며, 가급적이면 예배도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성가대도 운영하지 않고 있습니다. 교인 분들 역시 만약을 대비해 나오시는 것을 자제하고 계십니다. 부득이하게 교회에 나오실 경우 열체크 등을 꼼꼼히 합니다. -총회장으로서 코로나 19로 어려워진 교회상황을 책임져야 하는 역할도 크시겠습니다. 예 그렇습니다. 코로나 19로 한국 교회는 매우 어려운 처지에 있습니다. 예배 외 제반 활동이 크게 위축됐고, 예배도 제한적으로 드리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총회에서는 작은 교회들을 보살피고, 사회적으로 소외된 이웃을 섬기는 일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올 초 교회 1050곳의 목회자들을 초청해서 격려했고, 약 8억여 원의 구호기금을 활용해 전국 2284개 교회에 재난구호금을 30만원씩 지급했습니다. 총회 내 크고 작은 갈등이나 문제도 해결해나가고 있습니다. 제 총회장 사역의 중심도 회복입니다. 총회 주제도 주여! 이제 회복하게 하소서로 정했습니다. -한동안 교회 세습 문제로 한국 교회가 큰 내홍을 겪기도 했는데 세습 문제는 잘 정리가 되셨습니까. 지난 2019년 개최된 우리 교단의 제104회 총회에서 명성교회의 담임목사와 관계된 문제에 대해 참석인원 80% 이상이 찬성해 특별 조치를 취했습니다. 그에 따라 1년간 명성교회는 노회 대표 파송과 김하나 목사의 담임목사직 수행을 중단했습니다. 지금은 다시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총회는 앞으로 이런 일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헌법을 보완하기 위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한국 교회의 혁신과 개혁이 필요하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앞으로 한국교회가 가야 할 길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는지요. 한국 교회 교인이 다른 종교인구보다 많습니다. 그 동안 한국 교회는 병원, 학교, 사회복지기관 등을 설립해서 운영하면서 사회의 공적 책임을 감당해왔습니다, 앞으로 성장한 만큼 더 큰 책임을 감당해야 할겁니다. 더불어 코로나 19시대가 시작된 이후 사회가 크게 소용돌이 치고 있습니다. 한국 교회가 이러한 변화에 대응해 내적으로 혁신하고 외적으로 디지털시대를 선도하는 것이 새롭게 주어진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30년 전 전주 동신교회를 개척하셔서 지금은 전북권에서는 큰 교회로 성장했습니다. 교회 성장의 비결은 무엇인가요. 우리 교회 성장의 비결은 첫째는 예배를 중시한 일이고, 둘째는 교육을 통해서 교인들의 성장을 도모한 것과 셋째는 사회봉사를 열심히 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교인들이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을 잘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교회의 선교바자회는 동네잔치가 되었고, 군부대, 학교, 병원, 교도소, 노인정 등 사회 각 영역에서 섬기고 봉사하는 일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국민과 교단, 교단내 전국 1만여 교회와 교인들에게 전하시고 싶은 말씀을 해주십시오. 해를 넘긴 코로나 19사태로 모든 게 침체됐습니다. 특히 소상공인 분들께서 크게 어려움을 겪고 계십니다. 낙심해서 절망하는 분위기가 팽배해있는데, 희망을 잃지 마시길 바랍니다. 교회 활동도 위축된 상태입니다. 하나님께서 코로나 19를 소멸시켜 주실 것이라 믿고, 예배드리고 이웃을 섬기기에 힘쓰시기를 바랍니다. 동시에 교회의 예배당이 코로나 19 클린존이 되도록 유의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한반도에 전쟁이 없고 국민이 걱정하지 않는 나라, 경제가 살아나고 국가 안보가 안심되는 나라가 되도록 힘써 기도하시길 바랍니다. 1955년 순창에서 태어나 호남신학대학교와 장로회신학대학교를 졸업했다. 연세대연합신학대학원에서 신학을 수료한 뒤, 미국유인대학교에서 목회학박사(D.Min)학위를 받았다. 신 총 회장은 어렸을 때 집안에서 자신 만 교회를 다니다 가족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목사의 길을 걷게 됐다. 다니던 교회 목사님의 말씀 하나하나가 그를 목회자의 길로 이끄는 이정표가 됐다고 한다. 그는 신학대를 간다고 하니 집에서 정말 많이 혼내셨다. 당시 담임 목사님께 차비를 빌려 광주 호남신학대 입시를 보러 갈 정도 였다고 회상했다. 그리스도인의 길을 걷기고 맘을 먹은 그에게 신앙과 예배는 소중했다. 전도를 위해 교회도 빨리 열었다. 전주시내 한 상가 지하실에 개척교회를 열었다. 1991년 전주 효자동에서 동신교회의 문을 열었다. 시작은 80평 남짓한 조립식 교회였지만, 교세가 점차 확장되면서 현재는 신도 3000여 명이 넘는 전북권에서도 큰 교회로 성장했다. 그는 교단 내에서는 목회자 사이에서 부드러운 성품과 지도력을 바탕으로 신임이 두텁고 존경받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동신교회 위임목사이며, 대한예수교장로회 전주노회 노회장과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서기 등을 지냈다. 저서로는 <말씀을 지키며 교회를 지키며>(2019년 쿰란출판사)가 있다. /인터뷰=백세종 기자정리=김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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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4.11 16:52

[뚜벅뚜벅 전북여행] 김제 심포항에서 망해사까지 뚜벅이 여행

한적하고 조용히 걸음하면 좋을 장소를 소개해 드릴 텐데요. 바로 새만금바람길의 한 코스중 하나를 추천해드리려고 합니다. 바다와 대면하면서 가볍게 걸으며 새소리 바람소리 들을 수 있는 곳. 오솔길을 걸으며 가슴 트이는 전망대에 올라 시원스런 풍경을 품어볼 수 있는 곳.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절`로 알려진 고즈넉한 사찰까지 한나절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심포항에서 두곡서원과 망해사까지 `나 홀로 전북투어` 이제 시작합니다.​ 오늘의 나 홀로 전북투어 코스는 심포항에서 시작하려 합니다. 심포항까지 개통된 새만금 동서도로를 달려 심포항에 도착하여 도보로 출발하려고 합니다. 지난해 새만금 서쪽 신항만과 동쪽 새만금에서 전주 고속도로를 잇는 새만금 동서도로 신시도에서 심포항 구간까지 개통되어 교통이 더욱 편리해졌는데요. 바다를 가르는 도로를 달리는 기분은 시원스럽고 상쾌한 기분까지 들게합니다. 공사 중인 곳도 있어 앞으로는 공원 등 조성된 쉼터에서 주변 경관을 보며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것 같아 정말 기대가 됩니다. ​ 심포항은 만경강 하구에서 유입되는 퇴적물이 축척되면서 백합의 주생산지였었다고 하는데 그만큼 조개구이집이 즐비했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새만금방조제로 백합은 사라지고 자연산 재첩 생산지로 변모하여 어민들의 새로운 소득원이 되었다고 하네요. 그래서인지 심포항의 식당가에는 재첩이 재료가 되는 칼국수, 비빔밥 등의 메뉴가 등장했더라고요.​ 조용하면서 작은 포구의 고즈넉한 분위기와 주변에 휴식의 공간이 넉넉하게 마련되어 있어 쉼터의 역할까지도 해 내는 곳이었는데요. 잔잔한 물위에 휴식을 취하고 있는 배의 조용한 흔들림과 반영 또한 멋스런 하나의 풍경이 됩니다. 넓은 공원에는 쉼터가 잘 조성이 되어 있어서 바다를 바라보며 여유를 갖고 산책을 즐기듯 걷다가 휴식을 취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바다를 향해 앉아 한 눈에 바다와 하늘을 담아보아요. 바다와 하늘이 주는 여백은 편안함을 안겨주는 시간이 되더라고요.​ 새로 조성된 넓은 공원과 한가로이 떠 있는 배들도 구경하고 운치 있는 풍경과 더불어 봄의 초입에는 겨울철새들의 비상도 조망해 볼 수 있습니다.​ 서해의 풍광과 함께 붉게 물들어 심포항과 어우러진 낙조는 장관이라고 알려져 있는데요. 여행길의 한 장소에서 하루를 마감하며 맞는 해넘이의 멋진 풍경까지 맛 볼 수 있는 심포항입니다. ​ 심포항 입구에 있는 새만금 바람길 안내도를 보고 나무계단을 오르며 망해사쪽으로 새만금 바람길을 걸어보기로 했습니다. 이름도 예쁜 바람길은 왠지 기분 좋게 온 몸을 건드리는 봄바람과 함께 걷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보게 되는데요. 봄이 깊어가는 한적한 길을 걷는 시간이 기대가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겨울의 흔적이 남아있긴 하지만 길가에는 파릇한 새싹이 돋아나고 나무사이로 보이는 푸른 들녘의 풍경이 봄의 기운을 느끼게 해 주고 있었습니다. 고요할 것만 같았던 길을 한걸음 내 딛을 때마다 들리는 새소리는 일상생활에서는 접하기 힘든 자연의 소리였습니다.​ 나무사이로 파고드는 햇살이 발걸음을 더욱 기분 좋게 해 주었는데요. 혼자라도 누군가 동해하고 있는 듯 즐거운 산책길이었습니다.​ 지루함이 뭐지 싶게 평지를 걷다가 약간의 오르막길을 만나기도 했던 길에서 만난 전망대를 올라가 보기로 했습니다.​ 전망대에 올라서면 김제의 들녘, 새만금의 풍경과 심포항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오는데요. 추억을 남길 수 있는 포토존입니다. 시원한 봄바람과 360도로 탁 트인 시야에 들어오는 풍경에 매료되는 곳입니다. 다음 목적지가 가까워지고 있는데도 주변 풍경도 보고 새소리도 들으며 걷는 발걸음은 결코 서두를 필요가 없더라고요. 햇살이 내려앉는 의자에서 잠시 쉬어가도 좋을만큼 여행자에게 힐링의 시간이 주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살랑거리는 봄바람에 일부러 나른해져 보며 벤치에 앉아보면 어떨까요? 그러면 어느새 귓가에 봄을 노래하는 소리도 흥겹게 들려올 것 같네요. ​ 두곡서원은 정몽주, 강원기, 함부림의 충절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창건하여 위패를 모신 곳이라 하는데요. 건물의 규모는 3칸의 사우, 신물, 4칸의 영모재, 숭의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흥선 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1972에 훼철되었다가 1901년 유림에 의해 제단을 마련하여 향사를 지내오다 1970년에 복원하였다 하네요. 현재 경내출입은 할 수 없어 외부에서 두곡서원의 그 의미와 모습만 보고 다음 코스인 망해사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 망해사는 두곡서원에서 도보로 그리 먼 거리는 아니었는데요. 입구에는 승려의 사리나 유골을 안치한 부도가 모여 있는 부도전을 만날 수 있었는데요. 사찰에 가면 흔히 입구 쪽에 위치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망해사에 들어서기전 전통 기와가 얹어진 울타리 건너편의 풍경이 눈에 들어와 잠시 걸음을 멈추게 하는데요. 소나무와 어우러진 만경강 줄기의 풍경이 저를 압도했습니다. 망해사는 만경강 하류 진봉산 기슭에서 바다를 바라보는 듯 자리하고 있는데 오랜역사에 비하면 작고 소박한 모습이라 할 수 있는 사찰입니다. 백제 642년에 부설거사가 이곳에 사찰을 지어 수도한 것이 시초라 합니다. 중국 당나라 승려가 중창하였지만 절터가 무너져 바다에 잠겨 조선시대때 진문대사가 망해사 낙서전(전라북도문화재자료 제128호)을 세웠고 1933년 김정희 화상이 보광전과 칠성각을 중수했다고 합니다.​ 망해사에 들어서면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은 오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팽나무입니다. 망해사의 중심이라 말하는 듯 바로앞에 흐르는 만경강과 마주하는 모습이 위엄있게 느껴졌습니다. 과거 서해바다와 벗삼 으며 지금까지 긴긴 시간을 함께 해 왔겠지요. 봄이 완연해지고 여름이 오면 초록색 잎들이 우거지면 더 멋진 풍경을 만날 볼 수 있을것 같아 기대가 되었습니다.​ 망해사의 이름은 기암괴석 벼랑위에서 망망대해를 바라본다는 의미가 있다고 하는데요. 이름에서 짐작했던 제 생각과 일치한 것 같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러나 새만금이 들어서고 세월의 흐름에 망망대해의 뜻이 무색하게 느껴지겠지만 지금의 풍경이 주는 평온함과 안락함이 감동의 시간이었습니다.​ 종각은 바다와 가깝게 위치해 있어 특별한 풍경을 연출해 내고 있었는데요. 종각에서 울리는 종소리는 너른 서해바다 끝까지 잔잔하게 메아리로 전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곳은 전라북도 문화재 제128호로 지정된 낙서전입니다. 낙서전은 평면이 `ㄱ`자 형태로 건물 한 켠에는 마루를 놓고 그 위에 근래에 만든 종을 걸었고 다른 켠에는 방과 부엌이 딸려있어 건물이 법당겸 스님의 거처를 사용되었을 거라 합니다. 나무기둥의 모양이 불규칙하여 자연미가 느껴지는 건물입니다.​ 망해사의 낙서전 앞마당에서 자라는 팽나무는 수령이 약 400년이 된 보호수로 전라북도 기념물 제114호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습니다. 팽나무 두 그루는 낙서전을 창건할 당시 그 기념으로 심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팽나무는 낙서전과 서해의 아름다운 낙조와 함께 망해사의 명물로 알려져 있다고 하니 다음에는 그 풍경을 직접 꼭 봐야겠습니다. 삼성각은 경내에서 운치 있는 돌계단으로 이어진 곳에 위치해 있는데 사찰에서 산신, 칠성, 독성을 함께 모시는 건물로 보통 전각은 사찰 뒤쪽에 위치한 게 일반적인데 각 신앙의 존상과 탱화를 모시는 곳입니다. ​ 낙서전과 울타리 하나를 사이에 두고 위치한 극락전은 망해사의 중심이 되는 건물이었는데요. 극락전 현판 양쪽에는 용맹스러움이 느껴지는 청룡과 황룡이 조각되어 있습니다. 극락전 옆쪽에는 소원이 적힌 기와들이 있었는데 각자의 바램들이 다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바람이 불면 처마끝 작은 종이 은은하게 울려오고 만경강을 바라보며 울타리를 따라 천천히 걸으면 세상에 이런 호사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코로나의 시름도 잊고 도심에서의 바빴던 일상을 뒤로 하며 자연과 벗 삼는 일이야말로 일상으로 돌아가기전 방전되었던 몸과 맘을 완충하는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망해사는 작은 규모의 사찰이지만 그래서인지 천천히 여유 있는 발걸음으로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 둘러보게 되었습니다. 충분하게 보고 느끼고 그랬다고 생각했는데도 여행을 마치고 나면 뒤돌아서 나오는 발걸음에 아쉬움이 묻어왔기에 그래서 또 다시 찾게 되는 것 같습니다. 편안한 마음으로 다녀본 비대면의 나홀로 여행코스 어떠셨어요? ​ 심포항과 망해사의 노을은 알려진 것처럼 빼 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라고 하는데 조용하고 한적한 이곳에서 보는 해넘이 풍경을 보며 하루를 정리해 보는 시간을 가지는 건 특별한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됩니다. 비대면으로 즐기는 자연과의 조우는 코로나로 지친일상의 잔잔한 활력을 선사해 주었는데요. 다시 일상으로 복귀하게 되어도 여행의 여운은 오랜 시간 기억에 남아 있을듯 합니다. ​ 지도검색 : 심포항, 망해사, 두곡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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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4.07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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