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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와 인물] 수자원공사 금강유역본부 김세환 본부장

코로나19로 팬데믹을 겪고 있지만 세계 인구 가운데 30억 명은 손 씻을 물도 부족하며 현재 16억 명은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먹는 데 어려움을 겪고있다. 우리나라도 물 부족국가로 분류된 지 이미 오래며 이상기후로 인한 가뭄 등으로 심각한 물 부족 현상이 언제 닥칠지 모르는 상황. 수자원 공사는 기후변화로 심화되는 물 재해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을 가장 기본적인 사명으로 삼고 있다. 지난 50년간 축적된 물 관리 노하우를 기반으로 유역중심의 수량-수질-수생태 통합형 물 관리를 정착시키고, 4차 산업혁명과 수자원 빅데이터 등 미래기술을 접목해 가고 있다. 지난 해 말 금강유역본부장으로 취임해 전북은 물론 충청남북도까지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는 김세환(57)본부장을 만났다. 수자원공사 김세환 금강유역본부장이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금강유역본부의 주요 현안사업과 추진목표에 대해 말하고 있다. /조현욱 기자 - 안녕하십니까. 늦었지만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금강유역 본부장으로 취임한 소감과 각오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금강 유역은 지난 97년부터 금강 수계를 수원으로 하는 많은 광역상수도 건설사업에 참여한 경험이 있어 개인적으로 애착이 많은 지역입니다. 작년 말 본부장으로 부임 이후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지역 내 다양한 분들을 만나 전북에 기여할 수 있는 물 관리 방안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만남을 통해 도민들께서 전북지역의 발전에 물 전문기관으로서의 K-water 역할에 대한 높은 기대를 하고 있음을 알게 됐으며, 금강유역본부장으로서 이러한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도민 물 복지 실현 및 지역 경제 활성화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 수자원공사의 역할에 대해 궁금합니다. K-water는 지난 1967년 창립 이래 수자원 개발과 수도시설 건설 및 관리, 산업단지와 신도시 조성 등을 담당하며 대한민국 경제 발전이라는 시대적 사명을 이행하며 물 전문기업으로서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러나 최근 기후위기로 예측이 어려운 홍수와 가뭄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상황에서 수량관리 외에 수질․생태 개선에 대한 요구와 지역 간 물 복지에 대한 요구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대전환의 시대에 맞춰 K-water는 물 관리 시설의 그린인프라 전환과 탄소 중립 선도, 유망 물 산업 벤처 발굴육성 등 다양한 물 관리 혁신을 시도하며 미래 성장 동력을 만들어가는 것과 함께, 국민이 체감하는 감동적 물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 금강유역본부라는 명칭이 도민들에게는 생소한데 의미는? K-water 금강유역본부는 유역별 통합물관리 기조와 물 관리기본법 제정에 따른 유역물관리위원회 출범에 따라 금강유역본부로 작년 초 신설됐습니다. 금강유역본부는 금강 수계를 관할하며 이에 해당하는 전북, 충남북, 대전․세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 금강유역본부의 역할과 주요임무에 대해 말씀 부탁합니다. K-water는 대내외 어려운 경영여건에서도 물이 여는 미래, 물로 나누는 행복이라는 미션을 가지고 국민에게 믿고 마실 수 있는 물 공급을 위해 모든 임직원이 매진하고 있습니다. 금강유역본부도 이러한 경영기조를 바탕으로 유역 중심 물 관리로 물 복지 향상 및 한국판 뉴딜을 선도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국민 중심 유역 물 관리 수행을 위해 노력하며, 수도 통합관리체계 구축, 용수 비상공급능력 확보 등 안정적 용수공급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입니다. 광역정수장 탄소중립(Net-Zero) 시범사업 성공적 추진 등 그린뉴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금강유역본부의 올해 주요 현안사업과 사업추진목표에 대해 한 말씀. 금강유역본부는 올해 유역 중심 물 관리 유역 내 물 복지를 향상하고 지역 활성화를 위해 금강광역상수도 노후관 계량사업(2차), 전라북도와 위기대응 협력체계 구축, 그리고 새만금 사업 참여를 추진하고자 합니다. 금강광역상수도 전주, 군산계통 송수관로는 용담댐을 수원으로 하는 생활용수를 전주시, 군산시 일원에 공급 중인 국가 중요시설물입니다. 하지만 매설 후 30년 이상이 경과해 상수도관 노후화로 인한 수질사고, 단수사고 등 위험성이 상존하고 있어 국민들의 수돗물에 대한 불신감을 가중시킬 소지가 있습니다. K-water 금강유역본부는 금강광역상수도 노후관 개량사업(2차)을 21년 상반기 중에 착공 및 23년 준공함으로써, 깨끗한 수돗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계획입니다. K-water 금강유역본부는 2020년 체결한 전북도 위기대응 협력체계 구축협약을 바탕으로 전북도 내 지자체 위기 및 현안사항 발생 시 특별 비상대응체계를 수립하여 대응하고 있습니다. 특히, 재난이나 사고발생 시 조속한 대응과 복구로 도민 불편 최소화를 위하여 지난 2월 전북도 통합 위기관리 매뉴얼을 제작, 배포했습니다. 위 매뉴얼을 통해 지자체 상수도 업무 종사자는는 위기발생시 유관기관 간 협력 프로세스, 전북도내 시군K-water의 예비자재 및 급수차 등 자원 현황, 상황별 대응요령 등을 신속히 파악 할 수 있습니다. 추가로 상반기 내 전북도 내 14개 시군 상수도분야 종사자 대상 교육 및 모의훈련을 시행해 대응역량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금강유역본부는 사전예방, 대응, 사후조치 등 전 과정에 대한 유관기관 간 면밀한 참여 및 협조를 통해 전북도민이 안전한 수돗물을 중단없이 공급받으실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 새만금 개발에도 수자원공사의 역할이 있다는데. K-water는 지난해 12월, 새만금개발청-새만금개발공사-K-water 간 MOU 체결을 계기로 새만금사업 참여방안을 적극 검토 중에 있습니다. 특히, 지난 2월에 새만금 기본계획 재수립으로 사업방식이 공공주도로 재편됨에 따라, 새만금사업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공기업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습니다. 이에 K-water는 송산그린시티, 시화MTV 등 다양한 용지조성 경험과 시화호 수질개선,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사업 등 새만금사업 全 분야의 전문역량을 갖춘 유일한 공기업으로서 전북도민의 오랜 염원인 새만금사업 성공추진에 기여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저희 금강유역본부에서도 지역의 Needs가 충분히 반영된 사업계획이 수립될 수 있도록 소통창구 역할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 현대화 사업추진 실적과 필요한 이유는? 지방상수도 현대화사업은 노후화된 상수관망 교체 및 블록 등 유지 관리시스템 구축을 통해 유수율을 제고하는 사업으로 고질적인 누수량 감소를 통한 지방상수도 생산원가 절감으로 지방상수도 경영개선의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키기 위한 사업입니다. 전국적으로 133개의 현대화사업(상수관망 104개, 정수장 개량 29개)이 추진 중이며, 전라북도는 2017년 장수를 시작으로 2020년 전주, 익산, 김제까지 총 14개의 지자체 중 9개 지자체의 현대화사업을 상수도 전문기관인 K-water에서 위수탁해 진행 중에 있습니다.(2025년까지 진행 예정) K-water에서 위수탁 진행하는 9개 지자체의 총사업비는 3,434억원이며, 위수탁 이후 해당 지자체 들의 유수율을 비약적으로 향상(평균 약 21.2%p) 시켰습니다. K-water에서는 현대화사업 뿐만 아니라 전북지역 스마트 관망관리 인프라 구축사업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스마트 관망관리 인프라 구축사업은 인천 적수사고에 따른 재발방지 대책으로 수돗물 공급 과정에 최신 ICT기반의 감시체계를 구축하여 사고발생을 사전에 방지하고, 사고 발생시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입니다. 전국 161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총사업비 1조 3,044억원이 투입되는 사업이며, 전라북도는 2020년 전주, 익산을 시작으로 2021년 진안, 고창, 김제 등 총 14개 지자체 중 9개 지자체의 스마트 관망관리 인프라 구축사업을 K-water에서 위수탁하여 진행중에 있습니다.(2022년까지 진행 예정) K-water에서 위수탁 진행하는 9개 지자체의 총사업비는 461억원이며, 본 사업이 완료되면 수량, 수질, 수압 등 각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사고 발생을 사전에 방지하고, 사고 발생 시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게 되어 군민에게 깨끗한 물을 보다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 끝으로 전북도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예나 지금이나 治山治水는 나라를 부강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임니다. K-water 금강유역본부는 일상생활에 필수 불가결한 물을 깨끗하고 안정적으로 공급할 뿐 아니라, 지역사회의 신뢰를 기반으로 공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적극 이행하고 그린뉴딜탄소중립을 통한 기후 및 환경변화에 선도적으로 앞장서겠습니다. 용담댐 등 도내 수자원 관리, 용수공급이라는 기본업무 뿐 아니라, 도민과 소통하고 지역과 상생하며, 물로 더 행복한 전라북도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도민 여러분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립니다 지난 해 12월 시화사업본부장에서 금강유역본부장으로 임명된 김세환 본부장은 무 추진능력과 대인관계, 조직장악력 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깨끗하고 안전한 환경 속에서 국민 스스로 아끼고 즐길 수 있는 소중한 금강을 함께 만들 수 있도록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는 김 본부장은 대전 출신으로 충남대 환경공학 석사 출신이며 고려대학교에서 환경학 박사과정을 밟고있다. 지난 1991년 수자원공사에 입사해 보령댐도수로건설단장, 금강북부권 수도건설단장, 대청 수도건설단장, 부산에코델타시티사업단장 등 공사내 요직을 두루 역임했다.

  • 기획
  • 이종호
  • 2021.03.28 17:18

[카드뉴스] 전주 봄꽃 명소

  • 기획
  • 신재용
  • 2021.03.25 17:04

[조상진 객원논설위원의 노년의 꿈] ⑥ 노인 취업

A씨(65)는 공무원으로 근무하다 정년 후 일자리센터에서 전담요원으로 3년 동안 일했다. 퇴직 후가 걱정돼 오래 전부터 자신 있는 요리를 배우기로 작정했다. 내일배움카드를 활용해 학원을 다녔고 두 번 도전 끝에 한식요리사 자격증을 땄다. 그리고 지인의 소개로 지난해 말 대전의 대형유통업체 프렌차이즈 식당코너를 운영하기로 계약했다. 4주간의 실습을 마치고 이제 어엿한 사장이 되었다. 한 달에 두 번밖에 쉴 수 없고 직원 2명으로는 너무 바빠 일손이 더 필요하다는 외에는 아주 만족스러워하고 있다. A씨의 경우는 창업의 꿈을 이뤘지만 대부분의 퇴직 고령자들은 재취업을 원하는 게 일반적이다. 퇴직 후 창업에 뛰어들었다 퇴직금만 날리는 경우가 많아서다. 한때 창업이 우리나라 가계 빚의 주범이요, 퇴직자의 무덤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재취업 경로는 친구친지의 소개 또는 추천이 56.3%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공공취업 알선기관을 통한 경우가 22.1%를 차지했다. 그리고 생애 주된 일자리와 관련 있는 경우가 72.6%로 나타났다. 대개 퇴직 후 친구친지의 소개로 전 직장에서 하던 일과 관련 있는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실제 노인 취업 현장에서 좋은 일자리는 찾아보기 힘들다. 관리사무직 자리는 거의 없고 경비, 청소, 주차, 주유, 주방, 요양보호사 등 단순노무직이 대다수다. 좋은 일자리로 선호하는 관리직은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사태에서 보듯 공무원공기업의 고위직 퇴직자들, 아니면 정치인이나 단체장 선거캠프 출신들이 차지하는 경우가 많다. 전관예우나 기업의 로비 필요성에 의해 모셔가거나 강요되는 게 현실이다. 그렇다고 좋은 취업 자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중 상당수는 재직 중 오랫동안 준비해야 얻을 수 있다. 철저한 노후대비로 인생 이모작, 삼모작에 성공한 경우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서울에서 약대를 나와 국내 굴지의 제약회사 전무로 퇴직한 B씨(69)는 능력을 인정받아 규모가 작은 제약회사 부사장으로 옮겨 근무하고 있다. 은행 지점장으로 퇴직한 C씨(65)는 재직 중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땄고 현재 부동산중개업소를 운영하고 있다. 공기업에서 퇴직한 D씨(66)는 재직 중 야간대학원에 진학해 사회복지를 전공, 장애인 시설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또 민간기업을 다니다 구조조정으로 퇴직한 E씨(63)는 최근 개인택시를 1억6000만원(차량 값 포함)에 구입, 노후 준비를 마쳤다. 이들 사례들은 일찍부터 노후를 염두에 두고 준비했으며 전문성을 갖추고 인간관계를 중시했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고령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노년에도 계속 일하기를 원하는 노인들이 많다. 또 일을 오래할수록 은퇴 후가 안전하다. 1980년대에는 60세 이상 인구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28.3%에 불과했다. 그러나 2017년 노인실태조사에서는 41.1%로 크게 증가했다. 65세 이상 고령자 중 일을 하고 있거나 일하기를 원하는 노인은 350만 명을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정부에서 재정을 투입하는 노인일자리는 2021년의 경우 80만 자리에 그치고 있다. 270만 개 이상이 민간 일자리인 것이다. 일하기를 원하는 노인들이 증가하는 이유는 기대수명이 증가하는데 반해 주된 일자리에서 물러나는 평균연령이 49.4세로 너무 이르기 때문이다. 은퇴 이후 자녀 교육비 등의 지출로 노후준비가 부족하거나 연금 등 사회안전망이 미비해 본인이 생활비를 직접 마련해야 하는 것이다. 또 일을 해야 건강을 유지하고 무료함을 달랠 수 있다. 우리나라 노인의 기대수명은 남성 85.3세, 여성 88.3세인 반면 노동시장에서 떠나는 유효 노동시장 은퇴연령은 2017년 기준으로 남성 72.9세, 여성 73.1세로 OECD(남성 65.3세, 여성 63.6세) 회원국 가운데 1위다. 23년 이상을 주된 일자리에서 물러나 단순노무직 등으로 전전하는 것이다. 65세 이상 고령자의 취업은 보건복지부가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을 통해 실시하고 있으며 고용노동부에서도 중장년 일자리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중장년의 경우 고용노동부의 고용복지플러스센터나 워크넷을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그러면 보수 등 근무여건이 좋은 노인취업 자리를 얻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일찍부터 노후를 위해 준비하는 수밖에 없다. 앞에서 봤듯 대학원에 진학하는 등 공부를 더 하거나,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자격증을 획득하는 등 자기만의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 또 노후 재취업이 전 직장이나 친구친지 등과의 연계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평소 끈끈한 인적 네트워크도 소홀히 해선 안 된다. 이와 함께 일자리를 찾는 노인들이 가져야할 마음가짐으로 일본의 유명한 고령자 인력파견회사 고레이샤(高齡社)의 평생현역 6대 실천강령도 참고할 만하다. 이 강령은 1)과거의 직책만으로 잘난 체하지 않는다. 2)사심(私心)이 아니라 사명감을 갖고 일한다. 3)마음에 안 드는 게 있더라도 내색하지 않는다. 4)주어진 일은 성실히 수행한다. 5)약속한 것은 꼭 실행에 옮긴다. 6)머리는 숙이기 위해 있는 것이다 등이다. 노인취업과 관련해 강익구 한국노인인력개발원장은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맞아 노인취업도 다양해져야 한다.면서 노인취업 관리체계의 신속한 디지털 전환과 노인들의 온라인 접근능력 향상을 위한 교육, 그리고 다양한 비대면 일자리 개발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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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3.24 17:49

[뉴스와 인물] 전북은행의 전성기를 이끈 임용택 은행장의 아름다운 마무리

JB금융그룹 전북은행 임용택 은행장이 오는 31일에 퇴임식을 끝으로 전북은행에서의 임기를 마무리한다. 지난 2014년 취임 후 2017년과 2019년까지 3연임에 성공한 은행권 최장수 CEO 타이틀의 주인공이었으며, 전북은행 창립 이래 최고 순이익을 내며 견실한 경영의 모범을 보여줬던 임 행장은 스스로 용퇴를 선언하고, 모두의 박수를 받으며 떠나게 됐다. 임 행장은 30여년간 증권, 캐피탈, 은행 등 다양한 경력을 바탕으로 금융에 대한 깊은 통찰력과 탁월한 업무추진력으로 지난 7년 동안 전북은행의 성장을 견인해 왔다. 특히 은행의 질적 성장과 경쟁력 확보를 위한 수익원 다각화, 지역사회와 동반자적 상생 경영 등을 통해 강한 은행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들을 기울여 왔으며 차별화된 소매금융 전략으로 역대 최고의 성과를 달성하기도 했다. 이러한 성장세 뒤에는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선제적 경영활동과 작지만 강한은행을 만들어 가기 위한 임용택 행장이 있었다. 임용택 은행장 - 지방은행 한계 극복을 위해 추진한 사항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합니다. 지역경제의 악화와 시중은행 및 빅테크, 핀테크, 인터넷 전문은행 등의 등장으로 더욱 어려워진 금융 환경을 타파해 나가기 위해서는 탁월한 전술이 필요했습니다. 행장 재임 기간 동안 탈(脫)지방화 행보를 이어가면서 수도권 경쟁력 강화와 중금리 대출시장을 공략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전북은행의 체질을 개선하고 경영실적을 올리는 계기가 됐습니다. 또 지방은행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자산을 무한정 늘리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판단, 고도화된 전략을 펼쳤습니다. 작지만 강한 은행을 경영 모토로 삼아 수익성에 방점을 찍고 전북은행만의 먹거리를 위한 사업들을 차근차근 준비하고 만들어 갔습니다. 이 중 지난 2019년부터 주력으로 삼고 있는 전략대출(중금리 대출)은 대출 잔액이 6000억원에 달하며 안정화 궤도에 이르렀고,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외국인 대출도 초반 적자에서 현재 50억원 가량의 순이익을 내고 있습니다. 이는 전북은행에 적합한 시장 규모를 설정하고, 복잡한 프로세스를 정교화, 자동화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전북은행만의 사업으로 만들어 간 임 행장의 전략이 맞아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현재 전북은행은 초저금리 시대에도 순이자마진을 시중은행과 타 지방은행들보다 높은 2.3~2.5%대로 유지하고 있으며 3년 연속 최대 순수익을 달성했습니다. - 주력으로 추진한 또 다른 사업 중 하나로 단연 포용적 금융을 꼽을 수 있다는데. 지난 2018년 따뜻한 금융 비전 선포식을 갖고 포용적 금융 추진단의 단장을 맡아 직접 진두지휘 할 만큼 애정을 갖고 금융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지원 방안을 모색했습니다. 새로운 정부 출범 이후 경제 순환과 분배에 대한 고민과 가계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의지로 시행된 정부의 금융 정책에 발맞춰 포용적 금융을 전면에 내세우고 중서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구체적 방안들을 실행해 나간 것입니다. 특히 국내 금융권 최초로 부채관리(Debt Management)개념을 도입해 중저신용자들에게 신용 등급 상향을 통한 금융 사다리 제공에 힘을 보탰습니다. 이를 통해 기존 은행권에서 심사 대상이 아니었던 신용등급 8등급까지 대출심사의 문을 열어 놓고, 상환의지와 계획이 확고한 고객들을 제대로 심사해 선별적 구제로 리스크를 최소화 해 나갔다. 당신의 상환의지가 담보입니다라는 슬로건도 직접 만들었습니다. 특히 전주 경원동에 새롭게 문을 연 따뜻한 금융 클리닉 센터는 포용적 금융 전담을 위한 특화된 영업점으로 포용적 금융 마케팅과 기획, 신상품 설계와 개발, 채널 확대 등 서민금융을 위한 체계적이고 집중화된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이며 전략적인 부채관리와 신규 대출은 물론 대환대출, 채무 통합 등 대출 전반에 대한 심도 있는 상담을 진행하며 신용조사와 평가를 거쳐 결과에 따른 맞춤형 금융 클리닉을 제공하고 있으며, 그 결과 이용 고객의 40%정도가 신용등급이 상승했습니다. 이러한 전북은행의 포용적 금융은 서민금융 확대 기여를 인정받아 은행권에서 유일하게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 지방은행 최초 해외 시장을 진출한 것도 두드러진 성과로 평가받고 있는데.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시장을 벗어나 성장 잠재력과 수익성이 높은 해외 시장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아 해외시장에 눈을 돌리게 됐습니다. 전북은행은 2016년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PPCBank)을 인수하며 수익기반을 다변화 시켰습니다. 이는 지방은행 최초 해외시장 진출입니다. 현지 은행의 강점과 전북은행만의 노하우를 결합한 차별화된 모델 구축으로 성공적인 현지화를 통한 윈윈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특히 프놈펜상업은행은 순이익 100억원을 상회하는 성적을 내며 해외사업 실적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순이익은 200억원으로 전년대비 다소 줄었지만 캄보디아에 진출한 다른 경쟁사에 비하면 월등히 높은 수치입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지방 금융사 해외법인 중 100억원 넘는 순이익을 기록한 곳은 프놈펜상업은행이 유일했습니다. 프놈펜 상업은행은 지난해 방카슈랑스 서비스를 시작했고 디지털 플랫폼을 지속해서 개선시켜 가는 중입니다. 특히 캄보디아 최초 자체 시스템 개발을 통해 차세대 코어뱅킹 시스템 압사라(APSARA)를 구축하는 등 현지 마이크로 파이낸스 시장에 가장 최적화된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며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구축해 타 금융기관, 글로벌 기업등과 신속하게 시스템 연동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철저한 현지화 전략 강화와 리테일 영업 확대 등을 통한 프놈펜 상업은행의 성장세는 계속 이어나갈 전망입니다 - 행장 재임시절 꾸준한 봉사와 나눔의 삶 이어갔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봉사와 나눔의 실천이 사명이라고 생각하며 제 자신은 물론 주변 후배들과 직원들에게도 꾸준히 강조해 왔습니다. 제가 은행을 떠난 이후에도 전북은행의 사회봉사와 나눔실천운동은 지속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에 이름을 올렸으며 그동안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청소년들을 후원하고, 프놈펜상업은행 인수 후 프놈펜에 위치한 앙둥 국립안과병원을 찾아 환자들의 안과수술 등 의료봉사활동을 지원했습니다. 해마다 직원들과 함께 현지 봉사활동도 다녀왔습니다. 유래 없는 코로나 시대를 맞아 지역경기가 침체 일로를 걷고 있는 심각한 상황에서 소상공인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은행 차원에서 직접지원을 비롯해 유관기관 협조를 통한 피해 구제 및 최소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장의 상황을 보다 정확히 파악하고 적재적소의 지원을 위해 직접 현장을 방문해 애로 사항을 청취했고, 한국GM 공장 철수로 극심한 경제적 타격을 입은 군산지역도 찾아가 업체 경영진들과 지원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습니다. 기존 전북은행의 사회공헌 사업 외에도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한 가족초청 프로그램 웰캄투 코리아, 노인복지관의 환경개선 프로그램인 JB어르신 문화쉼터등을 통해 다양한 계층에도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 임용택 행장 약력 △1952년 전남 무안 출생 △1978년 성균관대 졸업 △1986년 대신증권 입사 △1987년 기업금융부장 △1993년 국제금융부장 △1995년 영업부장 △1996년 림앤파트너스 설립 및 대표이사 △1997년 토러스투자전문 설립 및 대표이사 △2000년 토러스벤처캐피탈 설립 및 대표이사 △2005년 메리츠 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 설립 및 대표이사 △2008년 페가수스 프라이빗 에퀴티 설립 및 대표이사 △2011년 JB우리캐피탈 대표이사 △2014년 전북은행장 취임

  • 기획
  • 이종호
  • 2021.03.21 18:01

[윤주 한국지역문화생태연구소장의 사연 있는 지역이야기] (93) 우리 옷, 한복(韓服)

옷이 날개라는 말이 있다. 옷을 잘 입으면 누구나 돋보인다는 의미로 쓰인다. 왕자와 거지에서도 왕자의 옷으로 바꿔 입으면 거지도 왕자의 신분이 된다지만, 반면 직위를 내려놓을 때에는 옷을 벗는다라고 표현을 한다. 그렇다 보니 생활의 필수품에서부터 관습을 대표하는 것으로 옷을 들 수 있는데, 우리에게는 고유한 우리 옷, 한복이 있다. 한복에는 우리 민족의 오랜 역사와 얼이 깃들어 있다. 선조들이 한반도에 자리한 때부터 추위를 막고 몸을 보호하기 위해서 옷을 지어 입었고 시간이 흐르면서 생활의 변화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하고 발전했다. 선사시대의 유적에서 출토된 골침은 옷을 엮고 꿰매는 도구로 고조선 시대부터 초의생활(草衣生活)에서 벗어나 나무의 껍질이나 마로 옷감을 짠 것으로 추측하게 한다. 우리 옷은 수렵 활동에 적합한 북방 특성인 스키타이계 복식으로 점차 농경 생활에 편리하게 변화했으며, 삼국 시대에 들어서 고대국가의 면모를 갖추고 제도적인 정비와 함께 복식 제도가 만들어졌다. 삼국 시대부터 한복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저고리, 바지, 치마, 두루마기가 상의와 하의로 명확하게 구분되어 나타난다. 이 시기는 신분에 따라 복식이 구분되었는데 지배계층의 복식은 권력과 부를 과시하는 형태로 변화했다. 그러자 834년 신라 42대 흥덕왕은 사치를 금지하는 법령을 만들어 백성들의 의생활을 규제하였다. 이 법령으로 신분에 따라 복식의 종류와 재질을 제한했으며 화려한 복식이 허용되지 않은 평민들은 우리 고유의 옷을 주로 입었다. 삼국의 기본 복식은 모양과 색만 다양해졌을 뿐 기본 구성은 그대로 유지되었으며, 그 모습은 신라 백제의 기록과 고구려 고분벽화에서 살펴볼 수 있다.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후에는 고유의 기본 양식과 중국에서 들여온 외래 양식으로 구성된 복식이 공존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통일 후 당나라의 영향을 받은 복식이 많아지면서 지배계층은 옷은 화려해졌고, 고려 시기, 특히 고려 후기 원나라 몽골족의 문화에 영향을 받으면서 몽고풍이 유행했다. 반대로 원나라에서는 고려풍습이 유행하면서 서로 복식 문화에 영향을 주고받았다. 조선 시대는 건국 초기까지 고려의 복식이 그대로 유지되었다가, 점차 특유한 형태로 변화해 차츰 독자적인 복식 제도와 체계를 갖추었으며 궁중과 양반들의 예복이 발달했다. 예를 표현하고 지키기 위해 조선의 법전인 『경국대전』 등에는 신분의 복식에 대해 자세하게 규정하여 왕과 관료, 일반 백성의 신분에 따라 소재, 색, 문양, 장신구 등에 차등을 둔 복식 제도를 만들었다. 독자적인 복식 제도가 있었지만, 지배층은 상황에 따라서 중국의 복식과 우리 고유의 복식을 모두 입었다. 하지만, 일반 백성은 시대에 따른 변화 속에서도 우리 고유의 한복을 그대로 입었다. 성리학이 발달한 시기 바깥일 위주로 생활하는 남성은 겉옷인 포(袍)가 다양하게 발달했고, 가정 위주로 생활을 하는 여성의 경우 저고리가 발달하였다. 옷 위에 입는 포에 비하여 짧은 상의를 지칭하는 여성의 저고리는 세종 시기 한자어 적고리(赤古里)로 등장하며 혜경궁 홍씨의 『한중록』에는 치마가 한글 쳐마로 기록되어있다. 조선 초 허리선까지 내려오던 저고리가 중‧후기에는 가슴선까지 올라가기도 했지만, 저고리는 당시 상황과 유행에 따라 짧았다 길어지기를 반복했다. 한복은 입체적인 체형에 맞게 만드는 옷이 아니라 평면적인 형태로 짓는 옷이지만, 한복을 입으면 입체적이고 풍성해 보인다. 이는 받침옷인 속옷부터 겉옷까지 겹겹이 여러 옷을 겹쳐 입는 특유의 입는 법을 가지고 있어서, 속으로부터 차올라 피어나는 꽃봉오리처럼 자연스레 체형을 보완하고 풍성하게 흘러내리는 선으로 아름답게 완성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보통의 날, 보통의 장소에서 한복 입은 모습을 보기 쉽지 않지만, 왕의 복식을 입은 어진이 모셔진 전주의 경기전 일대 한옥마을에서는 한복을 입은 사람들의 고운 모습이 한복문화 지역거점도시로 지정된 전주를 꽃처럼 수 놓고 있다. 최근, 한복문화 지역거점도시로 한복 전시를 열며 활발한 행보를 보이는 남원에서는 보통의 남원사람을 기록하면서 한복 찾기에 나섰는데, 옷장 속에 간직한 김금선(1941년 생)의 기억이 담긴 한복이 수집되었다. 이 두루마기는 시어머니가 지으신 거라 80년 된 거로 시아버지의 깨끗한 성품이 그대로 보여. 매일 같이 풀 메기고 다듬던 게 여적 있었네. 우덜은 예전에 시집갈 때 평생 입을 옷을 지어갔어라며 옷을 매만지는 손길에서 그녀의 인생이 엿보인다. 이렇듯 한복은 우리 삶의 흔적이자 문화이다. 가끔 중국에서 한복에 오지랖을 더하는 억지를 부리고 있지만, 사실 오지랖의 유래는 가슴을 감싸는 웃옷의 부분을 칭하는 말이다. 오지랖이 넓으면 가슴을 넓게 감싸 좋다는 것인데, 오히려 남의 일에 지나치게 간섭하는 사람을 오지랖이 넓다는 좋지 않은 의미로 쓰이게 되었다. 북한은 한복을 민족 옷 또는 조선 옷이라고 칭하며 한복 문화인 조선옷 차림 풍습을 2016년 국가 비물질문화유산으로 등재했다. 우리나라는 한복과 관련된 무형문화재가 기능부분인 침선장, 자수장 등으로 지정된 상태로, 한복 입는 문화는 무형문화재로 등재되지 않은 상태이다. 우리 고장의 전주와 남원은 한복 입는 문화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켜 한복문화를 무형문화재로 등재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기 충분한 지역이다. 봄날, 우리의 옷 한복이 남북 한복 문화를 오지랖 넓게 아우르며 세계에서 우리 문화의 가치를 더욱 상승시켜 그 화사한 날개를 활짝 펼치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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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3.17 18:20

[전라북도 보물의 모든 것] 지정문화재 알아보기

전라북도 블로그 기자단으로 활동하시는 다른 분들의 기사를 구경하다가, 전북의 보물을 찾는다는 기자단 서명을 몇 번 봤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보물은 대부분 국가에서 지정한 문화재가 아닌, 귀한 가치가 있는 보배로운 물건이라는 뜻으로 사용됩니다. 그러다 저는 문득 두 번째 뜻(보배로운 물건)으로 쓰인 전라북도의 보물이 아닌, 첫 번째 뜻(국가 문화재)으로 쓰인 전라북도의 보물에는 무엇이 있겠느냐는 궁금증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기사에서는 전라북도에 있는 진짜 보물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조사 결과, 전라북도에는 대략 110개의 보물이 있습니다. 생각보다 많아서 놀라셨나요? 저도 정말 놀랐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전북의 모든 보물을 취재하고 싶었지만, 시간이 부족하기도 하고, 자가용이 없는 대학생인 저에겐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고심 끝에 취재할 5개의 보물을 선정했는데요. 우선 제가 전주시에 거주하고 있다는 점과 취재를 위해서 대중교통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습니다. 그래서 전주 시내에 있는 보물인 풍남문(보물 제308호), 경기전 정전(보물 제1578호), 풍패지관(보물 제583호), 그리고 전주 밖 시외버스터미널이나 기차역 근처에 있는 보물인 남원 광한루(보물 제281호), 장수향교 대성전(보물 제272호)을 취재했습니다. 자 그럼 본격적으로 전라북도의 보물들을 소개하겠습니다! 첫 번째로 소개할 보물은 보물 제281호 전주 풍패지관입니다. 풍패지관은 조선 시대 전주를 찾아온 관리나 사신의 숙소로 사용하던 곳입니다. 근데 여기서 풍패의 유래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풍패는 중국 한(漢)나라 고조가 태어난 지명으로 태조 이성계의 고향이기 때문에 조선왕조의 발원지라고 불리는 전주를 비유한 말입니다. 전주 객사길 근처에 있어서 교통이 정말 편리한 곳이니 한 번쯤 꼭 구경하러 오시는 걸 추천해 드립니다! 두 번째로 소개할 보물은, 보물 제272호 장수향교 대성전입니다. 우선 향교에 관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향교는 고려와 조선 시대에 향촌을 교화하고 인재를 양성할 목적으로 지방에 세운 국립 학교입니다. 향교에서는 훌륭한 유학자들의 위패를 모시고 제사를 지냈으며, 유교 경전을 읽고 해석하는 방법과 시문(詩文)을 짓는 방법을 가르쳤다고 합니다. 자 근데 왜 많은 향교 중에서 장수향교 대성전이 보물로 지정되었을까요? 왜냐하면, 장수향교는 조선 전기 향교 건축물의 건축 양식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향교가 바로 이 장수향교이고, 그에 따라 장수향교의 가장 중요한 건물인 대성전이 보물로 지정된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궁금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어떻게 장수향교는 지난 오랜 시간 동안 훼손 없이 보존될 수 있었을까요? 장수향교가 멀쩡하게 보존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를 장수향교 안에서 찾을 수 있었는데요, 위에 보이는 비석은 정충복비로, 정유재란 때 장수향교를 지켜낸 정경손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것입니다. 정경손은 당시 장수향교를 지키는 노비의 신분임에도, 장수향교에 불을 지르려던 일본군을 막아섰다고 합니다. 그 덕분에, 전국에 있는 향교 중에서 장수향교만이 유일하게 온전히 보존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정경손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현종 12년(1846)에 세웠다고 합니다. 세 번째로 소개할 보물은, 보물 제308호 전주 풍남문입니다. 이 문은 조선시대 전라감영의 소재지였던 전주를 둘러싼 성곽의 남쪽 출입문입니다. 왜 이 문의 이름이 풍남문인지 눈치채신 분들 있으신가요? 네, 아까 풍패지관에서 나왔던 그 풍패하고 관련이 있습니다! 조선왕조의 발원지인 전주의 남쪽에 있어서, 풍패의 남쪽이란 뜻으로 풍남이라는 명칭이 붙여진 것입니다. 네 번째로 소개할 보물은, 보물 제281호 남원 광한루입니다. 많은 분이 광한루 하면 춘향이와 이몽룡이 바로 이곳에서 처음 만나 사랑을 맺은 곳이었다는 것을 먼저 떠올리실 텐데요, 우선 저는 광한루가 있는 광한루원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광한루원은 우리나라 4대 누각 중 하나인 광한루와 더불어, 옥황상제가 살던 궁전 광한청허부를 지상에 건설한 인간이 신선이 되고 싶은 이상향으로 월궁의 광한청허부와 같다 하여 얻어진 이름입니다. 광한루원 안에는 광한루를 포함하여 춘향관, 오작교 등 다양한 건물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즉, 광한루는 광한루원 안에 있는 것으로, 조선 초기인 1419년 남원으로 유배 온 명재상 황희가 올린 건물입니다. 마지막 다섯 번째로 소개할 보물은, 보물 제1578호 전주 경기전 정전입니다. 경기전 정전은 조선을 개국한 태조 이성계의 어진이 모셔져 있는 곳입니다. 여기서 정전은 바로 왕의 초상화로, 아래 사진처럼 국보 제317호인 태조어진이 모셔져 있는 장소입니다. 왜 경기전 정전이 보물로 지정되었는지 그 이유를 이제 아시겠죠? 이번에는 전라북도 곳곳에 있는 보물들을 살펴봤습니다. 처음 들어본 곳이 있으시겠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우리의 소중한 보물들을 더욱 알아가는 시간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번 취재를 통해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바로 보물이라는 단어가 국가의 문화재라는 뜻으로 쓰이거나 귀한 가치가 있는 보배로운 물건이라는 뜻으로 쓰여도, 결국은 둘 다 우리가 아끼고 지켜나가야 할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말입니다. 출처 http://www.namwon.go.kr/tour/index.do?menuCd=DOM_000001001007001000 (남원 광한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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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3.15 18:17

[뉴스와 인물] 정재호 농협중앙회 전북본부장 “100년 농협 구현 위해 노력하겠다”

디지털농업 같은 농업을 둘러싼 환경 변화에 농업인들의 적응이 필요한 시대다. 산업화 이후 쇠락하는 농업과 농촌을 지키기 위해 농협이 만들어졌다. 지역마다 농업인들이 뭉쳐 만들어진 농협이 다시 하나의 조직으로 만들어진 것이 농협중앙회다. 많은 변화가 농업에 요구되는 시기 농협중앙회의 역할이 어느 시절보다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취임 3개월째를 맞은 정재호 농협중앙회 전북본부장을 만나 농촌의 현실과 농협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들었다. - 취임 3개월째를 맞았다. 소감이 있다면. 지난 두 달 간 농촌의 어려움을 함께하고자 정신없는 시간을 보냈다. 취임 첫날 AI 방역 현장을 찾아 관계자를 격려하는 것으로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했다. 설 명절을 대비해 농산물 수급 현황을 점검하고 식품안전 관리를 위해 현장을 방문해 농업인의 어려움과 소비자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고민하는 시간도 보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이 큰 화훼농가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자 화훼소비 촉진운동도 전개해 왔다. 농업과 농촌, 농협이 함께하는 100년을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 - 전북농협(농협중앙회 전북본부 약칭)의 지난해 성과가 있다면. 농산물 연합사업 판매액 4467억 원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579억 원, 14.9% 증가한 금액이다. 전북 원예농산물 광역브랜드인 예담채 인지도도 상승했다. 로컬푸드 직매장 신규 개설과 안정성 관리를 강화했고, 가축질병 상시방역 체계 구축과 가동으로 선제적 가축질병 예방에 힘썼다. 스쿨팜 사업 추진으로 어린이에게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전파하고 맞춤형 농업인 복지사업 확대를 통한 농업인의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했다. - 올해 운영방침은. 먼저 농협인으로서 본분을 다하고 농업인으로부터 신뢰받는 농협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농협의 주인은 농업인이다. 농업인과 고객의 입장에서 한 번 더 고민하고 불편한 것은 없는지 세심히 살펴보는 등 어떤 일이든 농업인 관점에서 추진하고, 건전성과 수익성을 제고해 신뢰받는 전북농협이 되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4차 산업혁명은 코로나19 펜데믹과 맞물려 우리 삶의 방식을 송두리째 바꿔놓고 있다. 디지털 혁신과 유통혁신 같은 과감한 변화와 혁신을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가 도래 했다. 과거 틀에서 벗어나 창의적으로 사고하고 변화하는 고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 이어 활발한 농정활동과 나눔 운동 전개로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노력을 지속하겠다. - 디지털농업이 부각되고 있다. 전북농협도 시대요구에 대응해야 할 텐데. 디지털 시대에 발맞춰 지자체와 협력해 스마트팜 보급을 확대해 나갈 것이다. 지자체와 농업 관련기관과 협력해 한국형 스마트팜 개발보급을 확대하고, 스마트팜 도입을 희망하는 농업인과 임직원 대상 교육으로 4차 산업혁명시대 농업농촌의 사업모델 발굴과 확산을 통해 창조적 미래를 선도하겠다. 아울러 농사정보시스템을 구축해 농업을 미래 유망산업으로 육성해 나가겠다. 청년농업인 등 디지털 농업 인재 육성을 통해 농촌의 희망을 키우고 농업농촌의 활력과 성장을 이끌겠다. 지역 실정에 맞는 1시군 1특색사업을 발굴해 지역 농업의 신 성장 동력을 창출하고 신규 소득원을 발굴해 농가소득 증대에 기여할 생각이다. 지자체농협농업인이 협업하는 지자체 협력사업의 농협중앙회 부담금을 확대하고, 농업인과 지역에 파급효과가 큰 지속 가능한 실익사업과 복지사업을 우선 지원하겠다. - 농축협 종합 지원을 통한 균형발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많다. 농축협 종합경영관리를 통한 자산건전성 제고로 농업인 실익지원 기반을 확충 할 것이다. 종합컨설팅을 실시해 지역 활성화와 농업인 실익증대를 위한 밑그림으로 활용하고, 이를 바탕으로 농축협 사업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계획이다. 실익지원 확대계획 수립에 따른 추진진도 관리와 각종 상호금융 프로모션을 시행해 농업인 실익지원 부분을 평가하는 시스템으로 농축협 수익기반 구축을 통한 조합원 실익지원 역량을 증대할 계획이다. 또 가축질병 예방과 차단방역 강화를 위해 상시 방역체계를 구축 하겠다. AI, 구제역, ASF 예방을 위해 특별방역대책 상황실을 설치하고 비상연락체계를 운영해 의심신고 등 긴급상황 발생 시 신속 대응토록 하겠다. - 지역사회에서 농협은 중요한 위치에 있다. 사회공헌활동을 통한 지역사회에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 하겠다. 농업인과 도민 곁으로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사회공헌활동에 보다 많은 정성을 기울이고 사회공헌 1등 기관으로 지역사회 기여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노후주택 환경개선과 쌀 지원 등 생활 밀착형 서비스인 농업인행복콜센터 사업을 확대해 고령농업인 지원체계를 강화하고, 결혼이민 여성의 국적취득 지원과 맞춤형 농업교육 등을 통해 다문화가족의 안정적 농촌 정착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농협발전상생협의회 운영을 내실화 해 소통과 상생하는 장으로 만들겠다. 계통간 현안에 대해 협의하고 기존 방식을 탈피해 정례회의를 확대하는 등 상생협력을 도모해 나가겠다. -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속되는 코로나19 확산과 예측하기 어려운 기상이변에 따른 기상재해, 해마다 되풀이 되는 가축질병, 국내 농산물 소비감소, 지속되는 농업경영비 상승 등 극복해야 할 과제들이 농업농촌에는 산적해 있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농업농촌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함께 노력해 나간다면 우리 농업농촌에도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 전북농협은 농산물 유통 대변화를 통해 판매 사업을 강화하고, 농업인 실익증진을 위한 지자체협력사업 확대와 미래 농업을 이끌어 갈 청년농업인과 우수농업인을 지속적으로 육성해 전북 농업농촌의 지속 성장 기반을 공고히 해 나갈 것이다. 정재호 농협중앙회 전북본부장은 1966년생으로 완주 출신이다. 전라고와 전주대를 졸업한 뒤 1990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했다. 정읍 근무를 시작으로 본부 경영기획실, 마케팅전략팀, 무주군지부장, 농협은행 인사부장, 농협중앙회 인사부장 등 주요보직을 두루 역임했다. 기획실, 인사, 마케팅 등 다양한 기획부서에서 근무해 농협 내부에서는 기획과 전략통으로 통한다. 정 본부장은 농업이 대우받고, 농촌이 희망이 되며, 농업인이 존경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전북농협이 앞장서겠다면서 농업인국민과 함께하는 100년 농협을 구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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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3.14 16:52

[조상진 객원논설위원의 노년의 꿈] ⑤ 정년 연장과 노인 나이

올해 2월 공기업에서 정년퇴직한 김상훈씨(61 가명)는 퇴직 3년 전부터 준비해 따놓은 전기기사 자격증 덕분에 감리회사에 재취업했다. 통신소방기사 자격증까지 갖고 있어 취업이 수월했다. 아들도 의대 졸업 후 군의관으로 근무하고 있고 딸이 아직 취업 준비 중이나 노후 걱정은 하지 않는다. 개인회사에 다녔던 박정재씨(65 가명)는 아파트 경비원(관리원)으로 근무하기 위해 노인일자리센터를 찾았다. 상담 중 나이가 많아 힘들겠다는 말을 듣고 크게 실망했다. 70세 넘는 사람도 있던데 무슨 소리냐?고 반문하자 요즘은 젊은 사람이 넘쳐나 위탁관리회사에서 뽑지 않는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아파트 경비원도 65세가 실질적 정년인 셈이다. 큰 아이는 공무원시험을 준비하고 있고 둘째는 아르바이트로 전전하고 있어 노후가 걱정이다. 정년제는 노동자가 일정한 연령에 도달하면 조직에서 자동적으로 퇴직하는 제도다. 자영업자나 농어민 등은 크게 좌우되지 않지만 위 사례처럼 직장인들에게 정년은 생전 장례식처럼 엄중하다. 생애주기에서 가장 큰 변곡점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2일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20대부터 50대까지 직장인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절반 이상이 정년(52.0%)이 승진(19.4%)보다 더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이러한 정년은 언제부터 도입되었을까. 정년제도는 독일의 비스마르크 재상이 1889년 공무원의 정년을 65세로 정하면서 시작되었다. 당시 독일은 프랑스와의 전쟁을 위해 청년들을 동원했다. 전쟁이 끝나고 징집된 젊은이의 처리가 문제였다. 자그마치 100만 명이 넘었다. 이들은 대부분 가난했고 일자리를 주어야 했다. 그래서 도입된 게 나이든 사람을 내보내는 정년제도였다. 이후 영국이 1908년, 미국은 1929년 경제대공황을 맞아 실업에 허덕이던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주기 위해 도입했다. 그러다 미국은 연령차별 금지를 위해 1986년, 영국은 2011년 정년제를 폐지했다. 일본은 60세 정년을 2013년에 65세로 늘린데 이어 2021년 4월부터 70세로 늘리기로 했다. 우리나라에 정년제가 도입된 것은 1953년이지만 2013년 연령차별금지법 개정으로 2017년부터 모든 근로자의 정년을 60세로 의무화했다. 정년 연장 추세에 다시 한 번 불을 지핀 것은 2019년 2월 대법원 판결이었다. 대법원이 육체노동자의 손해배상 산정을 위한 개념인 가동연한을 60세에서 65세로 올려 판결한 것이다. 이어 같은 해 9월, 범부처 인구정책 태스크포스(TF)가 인구구조 변화 대응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에는 기업에 60세 정년 이후 일정 연령까지 고용연장 의무를 부과하는 계속고용제도를 2022년부터 검토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되었다. 계속고용제도는 일본의 정책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정년 이후 근로자 재고용 △65세로 정년연장 △정년 폐지 중 하나를 선택해 65세까지 고령근로자의 계속고용을 유도하는 것이다. 정년연장 문제는 찬반 논란이 적지 않은 뜨거운 감자다.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와 함께 노인 빈곤 심화, 세대간 일자리, 노사 갈등, 연금제도, 기업의 산업구조 변화 등과 얽히고설켜 있기 때문이다. 찬반논리와 달리 정년연장이 청년일자리를 축소시킨다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정년연장의 혜택을 받는 노동자가 5명 늘어날 때 청년층(1529세) 일자리가 1개 줄었다는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와는 결을 달리하지만 한국노총은 조합원 실태조사를 통해 늦은 결혼과 출산으로 노후가 불안한 3040대가 더 절실하게 정년연장을 바란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또 정년연장 혜택이 공공기관과 대기업에 국한된다는 지적도 있다. 기업 측에서는 65세 정년연장에 따른 6064세 추가고용으로 15.9조원의 비용이 발생하고 산업구조 변화와도 배치된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년연장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현안이다.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하나는 인구구조의 지각변동이다.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2018년 14.3%로 고령사회에 진입한데 이어 불과 7년만인 2025년 20.4%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기록이다. 생산가능인구, 즉 노동력 부족으로 경제 뿐 아니라 복지체계도 지속할 수 없는 구조가 된 것이다. 또 하나는 연금제도의 유지 문제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국민들의 노후 소득보장책 중 하나인 국민연금이 2040년 재정수지 적자가 시작돼 2054년에는 고갈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연금제도가 무너지면 노인 뿐 아니라 청년의 미래도 위협받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년연장, 나아가 폐지가 불가피하다는데 대부분이 동의한다. 다만 선행조건이 있다. 임금체계 개편과 고용형태의 유연화가 그것이다. 우리나라 임금체계는 오래 근무할수록 호봉과 임금이 올라가는 연공서열제다. 퇴직할 때쯤이면 취업할 때 보다 3배 정도를 받게 된다. 말하자면 1명의 퇴직으로 청년 3명을 고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를 생산성 기여에 따른 직무급성과연봉제로 바꾸고 임금피크제도 확대해야 한다는데 다수 의견이 일치한다. 세계 최고령 장수국가 일본은 생애현역(Age Free)을 목표로 지난해 9월 평생현역시대 정책을 발표했다. 정년을 연장해 70세까지 일하도록 한다는 게 핵심이다. 장기적으로 나이에 상관없이 일하는 정년폐지 쪽으로 가고 있다. 우리의 경우도 단계적으로 정년을 65세로 늘리고 종국에는 폐지로 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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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 2021.03.10 18:22

[김원용 선임기자의 전북 핫 피-플(people & place)] 한옥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7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의 주거 공간은 일반 주택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우리 국민의 60% 이상이 아파트에 살고 있다. 아파트 붐 속에 한옥이 하나둘씩 사라져 전통 한옥을 문화재로 지정해 관리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그런 한옥이 다시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책으로 세운 한옥스타일 육성 종합계획을 통해서다. 그러나 정부 정책에도 실제 한옥 거주에 대한 선호도는 그리 높지 않다. 비용과 편의성 등에서 아파트만한 경쟁력이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전통의 현대적 계승이라는 명분을 갖고 한옥의 가치를 재발견하려는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전북이 그 중심에 있다. 전주한옥마을은 전주를 대표하는 관광상품으로 자리잡았다. 호남고속도로에서 전주로 들어오는 전주관문인 호남제일문이나, 철도 여행객들이 전주를 처음 접하는 전주역사 건물 모두 한옥지붕이 얹혀 있다. 전주시청사와 국립전주박물관 등 한옥형 공공건물도 많다. 전북대는 한옥형 정문부터 캠퍼스 곳곳에 여러 한옥형 시설물을 갖춘 한옥 캠퍼스를 자랑한다. 20년 가깝게 한옥 인력 양성과 한옥 연구에 몰두해온 전북대 남해경 교수(건축공학과)를 만나 한옥의 현주소와 나아갈 방향을 들어보았다. - 한옥은 어떤 매력을 갖고 있으며, 왜 한옥을 발전시켜야 하는지. 한옥은 사람이 만든 인공물이지만 자연과 소통하고 교감한다. 담장이 낮고 벽은 열려 있다. 한옥의 재료들은 친환경적이다. 과학적 규명은 안 됐지만 말기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토굴 속 시험을 통해 흙이 갖고 있는 치유력을 보여준 한 방송국의 실험 사례도 있다. 건축에는 쾌감대라는 것이 있다. 우리 한옥이 세계에 여러 채 나갔는데 유럽에서도 주목한 것이 온돌이었다. 신발과 옷을 벗고 온돌에 누웠을 때 쾌적한 느낌을 최고로 여겼다. 온돌, 맞춤과 이음 등 친환경적 한옥 건축의 핵심 기술을 현대에 접목하면 지속 가능한 건축과 함께 로하스(건강한 삶과 환경 보존을 동시에 추구하고 실천하려 하는 사람들)를 누릴 수 있다고 본다. 한옥은 우리에게 가장 적합한 문화체며 기술체다. - 그럼에도 한옥을 주거공간으로 선호하지 않는다. 해결방안은 없는지. 흔히 비용과 냉난방위생설비 등 편의성 부족, 유지관리의 어려움을 한옥의 단점으로 꼽는다. 실제 건축비가 많이 든다. 한옥 건축비로 평당 최소 500~600만원, 1등급은 2500만원 이상이다. 그러나 단열이나 편의성 등 다른 문제는 많이 보완됐다. 벌레가 나오는 문제는 그만큼 친환경적이라는 이야기다. 친환경적인 환경을 갖기 위해 이 정도 관리에 번거로움은 감수해야지 않겠나. 결국 선택의 문제라고 본다. 문제는 비용인데 비용을 낮출 수 있는 부재 표준화 작업이 진전을 보이고 있다. 부재의 대량 생산이 이뤄지면 20~30% 단가를 낮출 수 있다고 본다. - 전주 한옥마을에 700여채의 한옥이 있다. 어떤 가치가 있다고 보는지. 한옥마을에 연간 몇 백만이 찾아오고 있어 관광 측면에서 대단하다. 주거지가 전주한옥마을처럼 관광지가 된 것은 세계적이라 할 만하다. 그러나 건축학과 문화재적인 측면서 보면 문제가 있다. 대부분 일제강점기와 1960년대 지은 건물을 전통한옥으로 해석한 것이 잘못이다. 일제강점기 일본식이 아니면 건축허가를 받지 못했다. 한옥마을을 근대한옥의 중심으로 해석했으면 정체성이 더 분명했을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일본의 관공서와 은행, 사택들이 다 없어진 것도 아쉽다. 집의 용도로 지었는데 상업시설로 개축하다보니 전통 한옥의 기본원리를 지키지 못한 경우가 생각해볼 문제다. - 전북의 대표적 전통 한옥을 꼽는다면. 정읍의 김명관 고택, 고창 신재효 고택, 부안 김삼만 고택, 남원 몽심재 고택, 익산 김병순 고택 등이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그 중 김명관 고택은 전국적으로 손꼽을 만큼 한옥으로서 가치가 크다. 한옥을 감상할 때 하수는 이게 창방이고 대들보고 하는데, 고수는 턱 괴고 멀찌감치 바라보는 사람이라고 한다. 한옥에서 공간구성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김명관 고택은 공간구성에서 걸작 중 걸작이다. 휘어진 목재를 맞춘 것도 요즘 목수들이 따라하기 힘든 기술이다. - 이김명관 고택을 활용한 프로그램이 3년 연속 문화재청 최우수사업에 선정됐다. 한옥에 대한 일반의 이해를 높이는데 그만큼 기여가 컸다고 보는데, 어떻게 운영했나. 앞서 말한 것처럼 김명관 고택은 그 자체 전통 한옥으로서 가치가 높은데 이를 개조해 숙박시설로 이용하려는 분이 있었다. 마침 내가 문화재 위원으로 활동할 때여서 이를 중지시켰다. 다시는 손대지 못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에서 생생문화재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고택 체험과 명품건축 답사, 토론, 문화재 보호활동 등으로 진행했다. 이전에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으나 지금은 주말에 관광버스가 온다. - 한옥형 공공건축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어떻게 보는지. 살립집으로서 한옥을 지을 때 휴먼스케일이란 말을 쓴다. 집이 사람을 억누르지도 않고 사람이 집을 종속시키지 않는다는 의미에서다. 사람의 키를 넘지 않게 하려고 높이 대신 채 나눔으로 해결했다. 그러나 지금은 2층 이상 거대 한옥이 등장해서 우러러 쳐다봐야 한다. 전통 한옥과는 거리가 있는 셈이다. 공공건축물의 경우 한옥이라기보다 한옥의 겉모습만 차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전통 한옥의 아름다움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 - 한옥형 공공건축물 중 모범이 될 만한 곳을 꼽는다면. 전남 장성에 있는 한옥도서관이 작은 도서관들의 모델이 될 만하다. 에어컨 없이도 시원한(패시브 시스템) 천연재료 환경에서 부모와 아이가 자유스럽게 놀면서 책을 볼 수 있도록 설계됐다. 프로그램 운영도 도서관이 아닌 학부모가 설계하고 도서관이 뒷받침 하는 형식이다. 전주 건지산 숲속도서관 같은 곳에 이런 한옥도서관이 만들어지면 좋을 듯하다. - 한옥정책과 관련해 지자체에 권하고 싶은 한 가지. 전주한옥마을에 술박물관까지 운영되고 있으나 정작 한옥박물관이 없다. 미국이나 일본 등에서 한옥 관련 전시회를 하고 전국적으로도 20여차례 전시회를 가졌으나 전주에서 한옥 전시회를 한 적이 없다. 몇 년 전 국립무형유산원 옆에 국가 한옥홍보관을 지을 기회가 있었는데 수원으로 넘어간 게 아쉽다. 한옥마을로 브랜드가치를 높인 전주에 한옥박물관 하나쯤은 있어야지 않겠나. 전주시가 한옥마을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면, 한옥 인재 양성에 전북대가 있다. 전북대가 한옥에 깊이 발을 딛게 한 게 남해경 교수다. 목포 대불대에서 2003년 모교 전북대로 자리를 옮긴 남 교수는 지방대의 서러움을 후배들이 겪지 않게 전국적으로 1등과를 만들어보자는 욕심을 가졌다. 그 지점에서 한옥에 주목했다. 한옥마을이 마침 뜨는 상황이어서 지역 특화가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그가 이런 한옥 인력양성 꿈을 펴는 데 전북대 고창캠퍼스는 날개가 됐다. 현재 전북대 한옥캠퍼스라고 할 정도로 특화된 고창캠퍼스는 한옥 전문인력 양성의 산실이다. 전국에 한옥인력 양성기관이 250개 정도이지만 대부분 사설이며, 고창캠퍼스처럼 국립기관으로서 표준적인 과정을 가르치는 곳은 몇 안 된다. 첨단설계 장비까지 잘 갖춘 것도 이곳의 자랑이다. 설계인력과 기능인력 등 고창캠퍼스에서 그간 배출한 한옥 관련 전문 인력이 1500명에 이른다. 연간 몇 명 선발하지 않는 문화재 실측사와 보수교육사를 배출하기도 했다.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단장을 맡고 있는 남 교수가 이곳을 한국의 바우하우스로 여기는 이유다. 고창캠퍼스가 인력양성을 맡고 있다면 남 교수가 센터장을 맡고 있는 전북대 한옥기술종합센터는 연구개발의 산실이다. 올해로 개소 10년을 맞은 센터는 건축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기술개발에 나서 몇몇 특허를 냈다. 아직 양산 체제에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일부 특허 개발품이 상용화 될 경우 부재의 대량 생산 길이 열릴 것이라고 남 교수는 소개했다. 남 교수는 한옥의 세계화에도 관심이 많다. 세계 여러 나라 전시회와 체험활동, 한옥 정자 수출 등의 실적이 있지만 여전히 미흡하다고 본다. 더불어 사는 지혜와 미덕을 갖춘 한옥의 마음을 전 세계에 알리고자 함이다. 국가건축정책위원과 대한건축학회연합회장, 농촌건축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20여년간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과 문화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기획
  • 김원용
  • 2021.03.08 18:00

[뉴스와 인물] 김승룡 신임 전북소방본부장 “내장사 화재 불행한 일, 문화재·사찰 특별점검 추진”

코로나19의 상황 속에서 전북소방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전국에 소방력이 코로나19 집단 감염지역에 파견돼 자신들에게 주어진 역할을 묵묵히 수행했다. 이와 함께 도내에서는 화재, 구급 수요에 맞춘 취약지역에 대한 서비스도 큰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상황 속 지난달 11일 취임한 제17대 김승룡(54) 전라북도 소방본부장을 만나 각오와 계획에 대해 들었다. 김승룡 전북소방본부장이 취임 한 달을 맞아 소방 취약지역에 대한 소방안전 서비스 확충 등 도민들의 '생명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전하고 있다. /오세림 기자 -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익산이 고향이신데요. 사실상 소방제복을 입은 후 첫 고향에서의 근무입니다. 소회나 각오도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익산에서 태어나 초중고등학교 시절을 익산에서 보냈습니다. 저에게 미래를 향한 꿈과 현재의 삶을 선물해준 곳이 이곳 전북입니다. 1997년 소방간부후보생으로 출발해 소방복을 입기 시작한 이후로 고향인 전북에서 근무하게 된 것은 처음입니다. 전라북도 육상재난을 총괄해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도맡게 되어 책임감과 함께 한편으로는 설렘도 느낍니다. 180만 도민들께서 안전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사람이 먼저, 안전 최우선의 원칙을 가지고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 지난 5일 정읍 내장사 대웅전이 전소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습니다. 이에 대한 대응방안이 있으신가요. 내장사 대웅전의 화재는 불가항력이지만 참으로 불행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전북의 주요 사찰은 물론 도내 문화재 및 사찰에 대한 특별점검을 실시할 방침입니다. 특히 4월 부처님 오신 날을 대비, 소방 순찰을 강화하고 승려 중심의 소방훈련도 실시할 계획입니다. 이것에 그치지 않고 문화재가 위치한 지방자치단체와 전북경찰과 협업을 통해 문화재 소방시설 전수조사를 펼칠과 방화 및 실화 등 모든 화재 가능성에 대해 대비하고 조취를 취할 예정입니다. - 2021년 전북소방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전북소방은 도민안전을 위해 4대 전략 24개 정책과제를 추진합니다. 4대 전략 24개 정책과제는 소방안전기반 확충을 위한 5개 과제, 선제적 재난 예방 및 대응체계 구축을 위한 9개 과제, 도민에게 신뢰받는 119구조구급서비스 제공을 위한 7개 과제, 현장중심의 119재난 상황관리를 위한 3개 중점과제로 구성했습니다. 또 코로나19 확산에 더욱 안전하고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해외입국자 원스톱 수송체계 구축, 감염병 전담구급대 운영, 현장활동대원 안전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특히, 시군별 특성에 맞는 도민 안전교육과 자력생존 훈련 기능을 강화해 재난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높여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 취임 당시 공정한 청렴의 가치 실현 등을 강조하셨습니다. 인사 청탁, 갑질 등 비위행위 예방안과 비위행위 발생에 따른 조치 등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관직의 임무를 수행할 때에는 공정함 만한 것이 없고, 재물에 대하여서는 청렴함 만한 것이 없다고 했습니다. 공직자에게 공정과 청렴은 가장 기본이 됩니다. 윤리의식과 공직기강에 기초한 공정과 청렴의 가치 실천을 통해 소방 조직문화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입니다. 정당하지 못한 민원처리와 비겁한 갑질, 각종 비위행위 등 도민의 신뢰를 저버린 행위에 대해서는 엄중한 책임을 물어 공정과 청렴의 가치를 실현하도록 하겠습니다. 인사청탁 등의 인사부조리 행위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다른 누군가에게 손해를 끼치는 행위로 소방조직 구성원 각자의 제 살을 깎아먹는 어리석은 행위일 것입니다. 이러한 부조리행위 예방을 위해서 인사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위한 인사기준을 마련해 사전공개토록 하겠습니다. 인사운영의 기본방향, 인사 시기, 승진전보 등에 대한 기준을 정하고 이를 지킴으로써 구성원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인사정책을 펼쳐나가겠습니다. 또한, 인사행정의 공정성을 해치는 행위에 대해서는 명단공개와 청탁금지법에 따른 징계처분 등을 통해 잘못된 관행을 타파하겠습니다. 갑질행위 등 비위행위의 사전 예방에 중점을 두고, 비위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하게 책임을 묻겠습니다. 상급자 또는 동료 직원이 행하는 갑질 행태 등 부조리 근절을 위해 소방본부 홈페이지 부조리신고센터 및 갑질피해 익명제보 신고센터를 운영해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비위행위 근절 모범사례를 적극 발굴하도록 하겠습니다. - 취임 후 도내 구조구급 취약지역인 무주임실 소방서 조속한 개청을 요구했습니다. 무주임실 소방서 개서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도내 14개 시군 중 소방서가 없는 곳이 무주군과 임실군입니다. 무주군과 임실군에 거주하는 도민들은 균등한 소방안전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으며, 전북소방은 180만 도민 모두에게 균등하고 품질 높은 소방안전서비스를 제공할 의무가 있습니다. 무주와 임실지역 특성과 소방수요를 고려해 조직기능을 설계하고, 효율적으로 소방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얼마 전 무주군과 임실군을 방문해 군 관리계획 변경 등 소방서 신설을 위한 신속한 행정절차를 당부했습니다. 2023년 상반기까지 무주소방서와 임실소방서가 개서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겠습니다. - 마지막으로 도민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3200여명의 전북 소방공무원과 8200여 명의 의용소방대원과 늘 함께합니다. 이들과 함께라면 어떤 일도 거뜬히 해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 전북소방에게 생명보호는 최우선의 임무이자 가치입니다. 사람이 먼저, 도민안전 최우선의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것이 바로 도민에게 받은 사랑에 보답하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도민 모두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해 코로나19가 빨리 종식되고, 일상이 회복되기를 기원합니다. 소방위로 시작해 서울경기전남 등을 돌아다니며 화마(火魔)로부터 사람을 구해왔다. 고향에 돌아오기 전 그는 해외에서도 국민 구조활동에 뛰어들기도 했다. 지난 2019년 5월 29일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한국인 관광객 33명을 태운 유람선이 크루즈선과의 충돌로 침몰한 헝가리 유람선 침몰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35명의 탑승객(한국인 33명현지인 승무원 2명) 중 27명이 사망(한국인 25명, 헝가리인 2명)했고, 1명(한국인)이 실종됐다. 김 본부장은 사고 발생 직후 2진 대장으로 헝가리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당시 수색구조 환경은 매우 열악했다고 한다. 한여름이었지만 소방대원들은 모기를 피하기 위해 모기약과 두꺼운 옷들을 입고 수색작업에 나섰다. 당시 대부분의 실종자를 찾았지만, 마지막 1명의 실종자를 끝내 찾지 못하고 귀국했다. 그는 단 1명의 한국인 실종자를 끝내 찾지 못해 실종자 유가족분들에게 송구한 마음이라며 지금도 가슴 한 켠에 아픔으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헝가리 파견은 김 본부장의 소방생활에 많은 가르침을 줬다. 김 본부장은 현장에서 경험한 수색구조시스템이나 각 유관기관간 네트워크, 그리고 실질적인 운영체계가 어떻게 작동했는지를 직접 경험한 계기가 되었다며 헝가리 다뉴브강에서 수색구조활동은 해외 재난발생시 자국민 보호를 위해 국가의 기능이 어떻게 작동돼야 하는가를 보여준 단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원광고등학교와 한국외국어대학교를 졸업하고 1997년 간부후보생으로 소방에 입문했다. 이후 서울 마포소방서, 전남 해남소방서, 경기 파주소방서장과 부천소방서장, 소방청 화재대응조사과장 등 풍부한 현장 실무경험을 쌓았다. 또 서울시립대 방재공학 석사 및 한양대 행정학 박사과정을 수료하는 등 전문성을 갖춘 인물로 평가된다.

  • 기획
  • 최정규
  • 2021.03.07 17:03

[뉴스와 인물] 방윤혁 한국탄소산업진흥원장 “탄소산업 진흥위해 책임을 다할 것”

세계속 대한민국 탄소산업을 이끌 한국탄소산업진흥원이 지난 2일 닻을 올렸다. 한국탄소산업진흥원은 탄소소재 융복함 기술산업 육성과 발전의 효율적인 지원 및 사업 수행을 통해 탄소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환산시켜 국가산업 고도화를 목적으로 설립됐다. 골프채, 낚싯대, 자전거 등 일상 생활용품부터 항공우주, 자동차 산업, 신재생에너지 분야까지 다방면에 접목될 수 있는 탄소는 미래 산업으로 세계 열강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번에 대한민국 탄소산업 전진기지로 새롭게 항해를 시작한 한국탄소산업진흥원의 역할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탄소산업진흥원 초대 원장으로 선임된 방윤혁 공학박사를 만나 대한민국 탄소산업의 청사진을 그려봤다. 방윤혁 한국탄소산업진흥원장이 3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탄소산업진흥원이 향후 중점적으로 준비해야 할 사안에 대해 말하고 있다. /조현욱 기자 - 초대 한국탄소산업진흥원장으로서 소회와 각오 말씀 부탁드립니다. 대한민국 산업 현황은 그리 녹녹치 않습니다. 코로나19, 무역분쟁 등의 사안은 국가별로 지역화와 글로벌 가치사슬의 변화를 포함한 산업 패러다임을 급속하게 전환시키고 있습니다. 또한, 사회적명제인 탄소중립 등의 친환경 요구가 더욱 가까이 다가왔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존의 소재를 기초로 한 산업은 한계를 드러내며 새로운 성장동력인 탄소산업이 주요 해법 중 하나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탄소산업 진흥 전담기관인 한국탄소산업진흥원의 출범은 우리산업의 차별적 비교 우위를 확보하는데 중재자와 조력자 역할을 할 것으로 커다란 의미가 있습니다. 초대 원장을 맡게 되어 마음이 무겁지만 시범실증사업 국제협력, 해외수출사업, 제품표준개발보급, 기반조성연구개발 지원, 창업지원전문인력 양성 등의 체계적인 추진을 통해 대한민국 탄소산업 생태계를 활성화 하고자 합니다. - 산자부에서 오는 2030년까지 탄소 3대 강국 실현을 목표로 발전 전략을 발표했는데 내용 설명 부탁드립니다.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경제주체들의 연대와 협력을 통해 5대(모빌리티, 에너지환경, 라이프케어, 방산우주, 건설) 핵심 수요산업의 시장을 창출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실증지원과 기업육성, 미래기술 확보 등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통한 생태계 및 산업기반 조성입니다. 셋째는 탄탄한 GVC(글로벌 가치사슬)체계구축 및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술력 확보를 통해 글로벌 탄소소재 융복합 산업을 선도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오는 2030년에는 매출 50조원, 수출 10조원, 전문기업 1600개사, 고용인원 5만 명 달성을 통해 `탄소소재 융복합 산업 3대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내용입니다. - 탄소 선도국들이 이미 견고한 기술 시장 장벽을 구축하고 있는데요. 어떠한지요? 선도국들은 파트너쉽, M&A, joint venture 및 다양한 협력체제로 수요기반의 확대와 가치사슬의 경쟁력을 고도화 하며 핵심기술의 확보를 위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또 위험성이 높고 지속적으로 향상시켜야 할 연구는 국가가 지속적으로 지원하며 탄소와 다른 소재 간 융합을 통한 다양한 연구를 중점 추진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대표적으로, 일본과 유럽은 2025년 이후부터 기존 기업(철강 부품 가공 등)을 탄소 복합재 부품기업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전략을 추진 중입니다. 또 생산거점과 공급망의 완성도 높여나가는 동시에 관련 공장을 관세가 없는 동남아 등 아세안 국가에 건설해 거대한 수요 시장인 중국 진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은 소재산업의 기술과 생산능력을 기초로 탄소복합재 부품과 관련한 공급망을 자국 내 중소업체 클러스터를 만들어 외부로 나가는 물량을 최소화하고, 이를 통해 탄소섬유의 주력 생산국으로서 이를 베이스로 소재 및 부품산업을 리딩하고자 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또한 탄소 후발 주자였던 중국도 국가차원에서의 폭발적인 연구개발 지원과 전기자동차항공방산 등 주요 사용 분야에서 자국 부품만 사용하도록 하는 제한과 수요량이 많은 산업 분야를 지속 확대함에 따라 기본 내수시장을 크게 성장시키고 있습니다. 탄소소재의 가격 경쟁력 강화에도 집중하고 있으며, 국가 주도하에 수요와 공급 체계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 그렇다면 한국탄소산업진흥원이 향후 중점적으로 준비해야 할 사안은 무엇이 있나요. 아직 우리나라 탄소 산업은 산업 도입기 진입 단계에 있는 상황입니다. 산업 성장률은 6% 남짓으로 글로벌 평균 성장률보다 낮은 실정입니다. 우리나라는 일부 탄소섬유 및 카본블랙의 생산기반을 갖추고 있으나, 프리미엄급 탄소소재 생산을 위한 기술기반은 아직 부족한 상황으로 탄소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가 열악해 전문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 등 환경이 탄소선도국에 비해 뒤쳐져 있습니다. 진흥원은 높은 기술시장 장벽과 글로벌 선도기업의 독과점화 등 탄소산업의 특성을 반영한 기술과 산업에 대한 융복합 역량과 투자 리스크의 최소화, 산업적 성과달성을 위한 자원배분 전략과 벨류체인(가치사슬)을 건강하게 구축해 나갈 것입니다. 이를 위해 관련 기관기업과의 상생 협력연대하고 체계적인 탄소산업 진흥 정책들을 펼쳐나갈 계획입니다. - 국민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직내외, 산업내외, 경제주체와 지역을 넘어선 자발적 연대와 협력을 이끌어내는 것이며 이를 통한 성과창출에 있습니다. 현재 대한민국뿐 아니라, 전 세계는 탄소 중립에 힘을 모으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를 통한 탄소중립경제를 활성화 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탄소산업이 주요하게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탄소복합재 적용을 확대할 경우 경량화로 모든 이동체의 사용에너지를 절감해 CO₂ 배출을 최소화하는데 효과적입니다. 또 풍력 연료전지, 이차전지, 수소탱크 등 새로운 에너지를 만들고 이 에너지를 사용하는 곳에서도 적용되고 있습니다. 4차 산업의 커다란 흐름 속에서 산업전략이 부품에서 소재장비로, 소재 공급기업에서 소재 수요기업으로, 개별기업 역량강화에서 생태계 경쟁력 확보로 급변하고 있습니다. 이 시점에서 탄소산업의 진흥은 국가산업에서 창출되는 부가가치를 높이고 가치사슬의 다양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한국탄소산업진흥원장으로서 책임을 다할 것입니다. 부산 출신인 방윤혁(57) 한국탄소산업진흥원장은 탄소섬유를 전공한 박사 출신으로 논문 45편, 탄소관련 특허 86건을 등록하는 등 탄소 전문가로 정평이 높다. 1987년 한일합섬 섬유연구개발 연구원으로 탄소 산업계에 뛰어든 그는 부산대 교수와 한화케미컬 연구원, 효성 탄소섬유 전주공장장, 효성 탄소재료 사업본부장 등을 지냈다. 특히 효성에서 재직 중이던 지난 2007년, 전주리서치센터와의 인연으로 시작으로 전북 탄소의 역사와 함께하게 됐다. 그러면서 2018년에는 한국탄소융합기술원장으로 재임해 전북의 탄소 산업 육성 발전에 이바지했다. 20대 이후부터 30년 이상을 탄소를 위해 달려온 방 원장은 그 원동력에 있어 주변의 동료들을 꼽았다. 방 원장은 혼자서 다시 탄소섬유 관련 일을 하라고 하면 힘들어서 못 할 것 같다며 탄소섬유를 만들 수 있다면 지구상 모든 섬유를 만들 수 있다는 말이 있는데 그만큼 탄소섬유 공정이 어렵고 복합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료들과 조직이 함께 했기 때문에 지금의 길을 걸어온 것 같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런 의미에서 개인만으로는 산업을 이룩할 수 없는 만큼 한국탄소산업진흥원을 통해 보다 많은 기업이 뭉쳐 탄소 소재에 대한 고민과 연구개발 등에 노력할 수 있게 노력할 계획이다고 다짐했다. 한편 방 원장은 국내 탄소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미래창조과학부장관 표창, 산업자원부장관 표창, 대통령 표창, 대한민국 기술대상 국무총리상, 전북도지사상 등을 받은 바 있다.

  • 기획
  • 엄승현
  • 2021.03.03 17:46

[조상진 객원논설위원의 노년의 꿈] ④ 예비노인(베이비부머)과 에코세대

죽어라고 앞만 보고 달려왔습니다. 그때는 대학 나와 당연히 직장에 들어가고 결혼하고 아이 낳고 열심히 일하는 것밖에 몰랐습니다. 그러다 느닷없이 퇴직하고 이제 혼자 살아야 하는구나, 그런 생각을 하니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58년 개띠인 김정남씨는 4년 전 다니던 직장에서 물러난 후 심한 우울증에 시달렸다. 여기저기 쫓아다닌 끝에 다행히 연중 10개월 일하는 시간제 일자리를 얻었다. 이제 아내와 함께 외손자 보는 일과 가끔 색소폰 동호회에 나가는 것으로 만족하며 산다. 베이비붐세대(Baby-boomer)는 우리나라 개발시대의 주역이었으나 노년에 접어들면서 점차 주변인이 되어가고 있다. 젊은 노인(Young Old) 또는 예비노인이 된 것이다. 베이비부머의 시작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인 19461964년 사이에 미국에서 태어난 인구집단을 일컫는데서 기원했다. [표]와 같이 미국의 베이비부머는 세계대전 이후 인구 팽창기에 태어난 집단으로 7700만 명에 이르며 전체 인구의 30%를 차지한다. 일본은 19471949년 3년 동안 800만 명(현재는 680만)이 태어났는데 전체인구의 5%다. 이들은 뭉쳐진 덩어리라는 의미를 지닌 단카이(團塊)세대로, 회사형 인간이라 불리며 일본 경제성장에 크게 이바지 했다. 우리나라 베이비부머는 한국전쟁이 끝난 후 1955년부터 9년에 걸쳐 태어났다. 전쟁 전, 한 해 4050만 명 태어나던 출생아가 전쟁 후 70만90만 명으로 급증한 것이다. 이들 베이비부머의 맏형인 1955년생 71만 명이 2020년 노인복지법상 65세인 법정노인 대열에 합류했고 올해 1956년생 68만 명이 그 뒤를 잇는 등 앞으로 7년 동안 712만 명이 차례로 노인세대에 진입할 예정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나라 인구구조 등 사회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게 된다. 이들 베이비부머는 현재의 7080대 노인과는 완전히 다른 세대다. 이전 세대에 비해 체계적인 교육을 받았고 민주화를 이끌었다. 또 고도의 경제성장을 경험했고 1997년 IMF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를 겪었다. 하지만 이들 세대의 은퇴 및 노인세대 진입은 국가적으로 큰 충격이어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첫째는 이들 세대가 대거 고령자로 편입되면서 우리 경제가 활력을 잃는 반면 복지비용이 급증한다는 점이다. 이들의 퇴장은 생산가능인구(1564세)를 크게 감소시켜 생산활동을 위축시키고 소비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에 비해 복지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머지않아 나라 곳간이 거덜 날 수 있다. 우리나라 1년 예산 중 보건복지 관련 비용은 34%에 이른다. 이 가운데 65세 이상 소득 하위 70%에게 30만원을 지급하는 기초연금은 올해 584만 명에게 국비 15조, 지방비 4조 등 19조원을 지급해야 한다. 2031년에는 918만 명에 34조원, 2041년에는 1195만 명에 52조원을 지급하는 등 재정 시한폭탄이 되고 있다. 이외에도 노인돌봄서비스, 노인장기요양보험 지원, 노인보호시설 지원, 노인관련 기관 지원,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지원사업, 장사시설, 고령친화산업 육성, 노인요양시설 확충 등 노인복지 예산은 더욱 커질 것이다. 둘째는 베이비부머의 노후준비가 미흡하다는 점이다. 이들 세대는 부모 봉양과 자녀 양육을 동시에 책임지는 마지막 세대로 정작 자기 자신의 노후준비는 안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국민연금연구원 조사에 의하면 50대 이상 중고령자들이 생각하는 적정 노후생활비는 부부기준 월 268만원(개인기준 165만원)이다. 하지만 은퇴 후에 이만한 수입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결국 이를 보충하기 위해 주 직장에서 은퇴한 이후에도 일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 이러한 노후불안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일까. 우선 노인기준 나이를 올리고 정년연장을 통해 베이비부머들이 일자리에서 오래 버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노인 나이 기준 65세는 노인복지법이 제정되던 1981년 이후 계속 되고 있는데 당시 기대수명은 66.1세였다. 그러나 그 이후 기대수명이 크게 늘어 2019년 현재 83.3세에 달한다. 노인 나이 기준 65세를 최소한 70세로 올리는 게 타당하다. 다만 노인나이를 갑자기 올릴 경우 이에 연동된 기초연금이나 국민연금, 노인장기요양보험, 노인일자리, 지하철 무료승차 등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 자칫 6569세 사이의 빈곤노인들에게 치명적일 수 있어서다. 더불어 정년연장도 같이 검토되어야 마땅하다. 또한 노인일자리를 확충하는 일도 병행해야 한다. 2020고령자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고령자(5579세)의 64.9%가 일자리를 원하고 있으며 이중 60.2%가 생계비 마련을 위해 일한다고 답했다. 노인일자리는 2017년 46만개에서 2021년 80만개로 증가했다. 하지만 한 달 30시간 일하고 27만원을 받는 공익형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민간형 일자리는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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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2.24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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