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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온라인 상영 전주국제영화제 (상) 현황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가 사상 첫 온라인 상영으로 오는 28일 개최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집단감염이 우려되서다. 전주국제영화제 외에도 칸베니스베를린 등 세계 3대 영화제도 전례 없는 온라인 상영을 예고했다. 전주국제영화제는 어떤 방법으로 진행되고 이에 대한 문제점은 없는지 살펴본다. 28일 개막하는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온라인 중심의 무관객 영화제로 진행된다. 영화제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레드카펫 행사도 취소된다. 개폐막식 없이 현장에는 각 경쟁부문 심사위원과 초청작 감독 등 최소한의 인원만 참석한다. 전주국제영화제는 코로나19의 확산을 우려해 심사 상영과 온라인 상영, 그리고 장기 상영회로 영화제 개최 방향을 변경, 28일부터 9월 20일까지 일정을 대폭 확대했다. 제일 큰 관심사는 온라인 상영이다. 온라인 상영은 OTT 플랫폼 웨이브(www.wavve.com)를 통해 진행된다.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 중 온라인 상영이 결정된 작품은 한국영화 54편, 해외영화 42편으로 총 96편이다. 먼저 한국영화로는 한국경쟁작 11편 가운데 갈매기, 괴물, 유령, 자유인, 나를 구하지 마세요, 담쟁이, 바람아 안개를 걷어가다오, 사당동 더하기 33, 생각의 여름, 파견;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 홈리스 등 총 9편이 참여한다. 한국단편경쟁에서도 나의 침묵, 드라이빙 스쿨 등 25편 중 24편이 온라인 상영된다. 기성 감독들의 작품을 통해 한국 독립, 예술영화의 흐름을 조망하는 코리안시네마에서는 장편 12편과 단편 9편이 온라인 상영을 결정했다. 해외 영화는 국제경쟁에서 소개하는 2편, 알렉스 피페르노 감독의 잠수함이 갖고 싶은 소년과 클라리사 나바스 감독의 천 명 중의 단 한 사람을 비롯해 거장들의 신작을 소개하는 마스터즈 4편, 세계 독립, 예술영화의 흐름을 조망할 수 있는 월드시네마 19편, 장르성 강한 영화들을 소개하는 불면의 밤 2편, 시네마천국 3편, 세계 곳곳의 실험 영화들을 소개하는 영화보다 낯선 11편, 그리고 전주시네마프로젝트 2019 1편이 온라인 상영에 참여할 예정이다. 온라인 상영은 5월 28일부터 6월 6일까지 한시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전주국제영화제 이준동 집행위원장은 관객들이 영화제에서 작품을 관람하는 것처럼 온라인에서도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들의 개별 결제가 가능하다는 점, 그리고 올해 온라인 상영에 참여하는 감독 및 제작자들이 가장 염려했던 보안 문제에 대해 오랜 경력을 바탕으로 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우선 순위에 두고 웨이브와의 협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 국제영화제 최초로 진행하는 온라인 상영과 함께 팟캐스트와 뉴스레터, 랜선토크 등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도 개발해 관객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며 안전하게 즐기되 축제의 분위기를 함께 할 수 있는 영화제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영화·연극
  • 최정규
  • 2020.05.24 17:39

박재천 전주세계소리축제 집행위원장 연임 확정

박재천 전주세계소리축제 집행위원장의 두 번째 연임이 확정됐다.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회(조직위원장 김한, 이하 조직위)는 지난 20일 조직위원 총회를 열고 박재천 집행위원장의 연임을 확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를 통해 박재천 집행위원장은 지난 22일을 시작으로 3년간 새로운 임기에 돌입했다. 지난 2017년 첫 번째 연임에 이어 두번 째 연임이다. 조직위 관계자는 오는 9월에 치러질 전주세계소리축제의 지속성을 지키고 안정적 운영을 이어가는 한편, 향후 축제의 비전과 혁신을 제시할 적임자로 박재천 집행위원장을 낙점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991년 타악기 연주자와 프로젝트 앙상블의 기획자로 활동을 시작한 박 위원장은 클래식과 재즈, 전통음악을 토대로 우리음악의 독창성을 세계에 알리고, 한국 음악의 세계적 보편성을 찾는데 30여년간 몰두해왔다. 소리축제 집행위원장으로서 지역 예술인과의 꾸준히 소통하는 한편, 국내외 예술기관과 협력을 도모하며 소리축제의 성장을 이끌어왔다는 평을 받는다. 특히, 박 위원장은 축제의 국내외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데 기여하면서 조직 내부와 지역사회의 신망을 얻었다. 지난해부터 2년 연속으로 TWMC가 제정한 베스트 페스티벌 어워드 세계 1위에 소리축제의 이름을 올리는 성과도 냈다. 2005년부터는 국내 전위재즈 프로그램인 서울즉흥연주집단(SMFM)을 기획하고, 한국의 재즈연주가 공연프로그램인 대한민국 재즈열전 시리즈를 제작하고 있다. 한국장단을 드럼과 외국 타악기로 연주하는 코리안그립(Korean Grip) 장단법을 창시하기도 했다. 두번 째 연임을 시작한 박 위원장은 우리 소리의 창의적 실험과 시도로 다양한 세대, 보다 많은 지역민들의 공감과 갈채를 받는 축제가 되길 희망해 왔다며 내년 축제 20주년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축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고민하고 지역과 함께 문화예술이 성장하는데 작은 밀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태경
  • 2020.05.24 17:39

무성서원에서 풍류 정신을 잇다

선비정신을 돌아볼 수 있는 인문학 강연이 지난 23일 정읍 무성서원에서 열렸다. 이날 강연은 무성서원 문화재 활용사업단(단장 안성덕)이 주관하는 살아 숨 쉬는 향교서원 문화재 활용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강의를 맡은 이재운 전주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방울과 칼을 찬 선비 남명 조식의 선비정신을 주제를 통해 실천하는 선비의 자세를 강조했다. ㈔수제천 연주단은 강연 전후 수제천 공연을 선보여 청중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번 강연에는 김영심 정읍시 문화재팀장과 김승범 정읍시의원 등 시시의회 관계자를 비롯해 정읍과 전주 등지에서 모인 유림과 지역주민들이 자리를 채웠다. 무성서원 문화재 활용사업단은 올해로 7년째 향교서원 문화재 활용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인문학 강연을 비롯해 4개의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이날 시작한 풍류방에서 피어나는 풍류(風流)와 도(道) 프로그램은 오는 10월까지 총 7회 강연과 공연으로 진행된다. 더불어 무성서원, 예(禮)에서 놀다, 선비정신 학(學)에 기대다, 최치원, 정극인선생 발자취를 따라서 등의 프로그램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무성서원 문화재 활용사업단 관계자는 이번 강연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계획된 일정보다 늦게 시작됐는데 많은 분들이 찾아주셔서 감사하다면서 무성서원에 대한 지역사회의 관심도를 짐작할 수 있는 자리였으며, 오는 10월까지 진행될 무성서원 문화재를 활용 프로그램에도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태경
  • 2020.05.24 17:39

“지역 시각예술작품, 아트마켓 통해 더 널리 알려요”

전주문화재단이 지역 내 시각예술 유통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시도로 아트마켓 참여작가 20명을 선정했다. 전주문화재단은 지난 21일 시각예술 유통 지원사업인 도시갤러리, 전주에 참여하는 작가들과 간담회를 갖고 작품임대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올해로 5년째를 맞은 이 사업은 미술시장 진입이 어려운 시각예술작가들의 작품을 알리기 위한 판로를 개척하고 유통의 장을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예술가의 작품을 대여해 다섯 차례의 전시를 진행함으로써 작가에게는 임대료를, 시민에게는 예술향유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지역 내 시각예술 유통을 활성화를 위해 아트마켓 참여 작가를 모집했다. 전주문화재단은 심의를 거쳐 총 20명을 최종 선정했다. 정소라국형원최빛나장우석이호철박진영김철규이진이루리강유진이가립송지호이보영 김성석배병희장영애박지은박방영이홍규이희춘 작가는 오는 12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국내 최대의 아트마켓 미술축제 서울아트쇼 2020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과 출품작 임대료 100만원을 지원받는다. 전주문화재단은 운송보험설치철수에 대한 모든 비용을 부담하며, 판매 수익금 또한 모두 작가에게 지급할 계획이다. 김선정 전주문화재단 문화진흥팀장은 지역 내 시각예술가와 컬렉터의 관계를 만들어 줄 매개자가 없는 점을 고려해 미술작품의 생산, 유통, 소비의 선순환 체계 구축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이번 사업이 전주 시각예술 유통 활성화의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태경
  • 2020.05.24 17:33

전북의 젊은 무용가들 ‘빛나는 도전’ 만난다

전주 우진문화재단의 2020년 우리춤작가전 젊은 춤판이 오는 23일 펼쳐진다. 올해는 김혜진(42)박준형(38)임소라(34) 무용가가 무대를 채운다. 우진문화재단의 우리춤작가전은 무용가들의 활동영역이 넓지 않은 전북지역에서 젊은 무용가들이 도전할 수 있는 무대를 열고 있다. 젊은 춤꾼들은 자기 목소리가 분명한 창작품을 선보이며 선의의 경쟁을 벌인다. 이번 공연에서 김혜진 무용가는 꼭두를 주제로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시선을 전한다. 힘들고 후회만 가득한 삶을 돌아보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놓치고 있는 오늘의 소중함을 이야기할 계획이다. 김혜진 무용가는 전북대학교 무용학과를 졸업했으며 현재 전북도립국악원 무용단원으로 있다. 넋, 춤추다라는 주제로 현대인의 삶과 정신을 형상화하는 박준형 씨는 우리들의 삶을 각자의 위치에서 전통예술과 함께 재해석했다. 정성스럽고 지극한 사람들을 위한 춤은 우리의 정신과 영혼을 대변한다. 전북대학교를 졸업한 박준형 무용가는 TanztheatreOnes 대표이자 PAKS DANCE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임소라 무용가가 준비한 무대의 주제는 SIGN: 무대를 보는 이들이 의문을 품고 각자의 답을 내려보길 바라는 마음으로 정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연극 날 보러 와요와 영화 살인의 추억의 연관성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임소라 무용가는 지난 2017년 한국무용학회 신진연구자상을 수상했으며 Singapore Chingay 등 다수의 초청공연에 참여했다. 지난해 파란(波瀾)시간, 18索(색)의 안무를 짰다. 23일 오후 7시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열리는 젊은 춤판 공연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출연자들과 협의해 적정수의 관객이 관람할 수 있도록 조치할 방침이다. 전화 문의 063-272-7223

  • 전시·공연
  • 김태경
  • 2020.05.21 19:28

제26회 전국한지공예대전 대상에 ‘지승 짜여짐’선정

제26회 전국한지공예대전에서 김현지소희 작가의 공동작품 지승 짜여짐이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전주시와 전주한지문화축제 조직위원회(위원장 김선태)는 21일 제26회 전국한지공예대전 수상작을 발표했다. 올해로 제26회를 맞는 전국한지공예대전은 코로나19로 사태를 감안해 역대 최초로 축제와 분리 개최했다. 작품 공모 결과 전통 42현대 107기타 61점 등 210점이 모였으며 순수한지공예 작품으로는 역대 가장 많은 작품이 심사대에 올랐다. 심사위원회는 관련 분야 전문가 15명으로 구성했으며, 엄격한 심사를 거쳐 수상자를 선정했다. 대상은 기타부문(문화상품) 김현지소희 작가가 지승한지사로 만든 지승, 짜여짐이 차지했으며 최우수상에는 전통부문 박인숙 작가의 지승제기와 현대부문 임은희 작가의 존재의 가치, 또 다른 나가 각각 선정됐다. 대상 수상작 지승, 짜여짐은 지승과 한지사의 결합을 이용, 직물을 제작해 현대적 디자인과 한지공예의 아름다움을 현실감 있게 표현했다는 평을 받았다. 또한, 전통부문의 최우수상을 받은 박인숙 작가는 섬세한 옻칠 등으로 박물관에 소장된 지승제기를 완벽하게 재현해냈다. 현대부문의 최우수상을 받은 임은희 작가는 전통한지의 다양한 염색방법을 이용해 인간 내면의 정형화된 모습을 만들어냈다. 이 밖에도 △전통분문 라경희 △현대분문 소진영 △기타분문 조현진이인환 작가가 우수상을 받았으며 △전통분문 전학식 △현대분문 박민옥 △기타분문 임수영 작가가 장려상에 이름을 올렸다. 입상작은 오는 29일부터 6월 6일까지 9일간 한국전통문화전당 3층 기획전시실에서 전시될 예정이다. 시상식은 오는 6월 6일 오후 2시 한국전통문화의전당 공연장에서 약식으로 진행된다. 대상(국회의장상) 1000만원과 최우수상 400만원의 상금과 상장이 수여된다. 임영주 심사위원장은 이번 공모전은 전통한지와 응용한지를 이용해 개성 있고, 수준 높은 작품들이 많았다며 전통은 전통답게 고증에 의한 작품을, 현대와 문화상품은 창작과 조형미가 어우러진 작품이 모여 한지산업의 밝은 미래를 보게 됐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태경
  • 2020.05.21 19:28

[‘퀘이 형제, 도미토리움으로의 초대’ 둘러보니] 시각의 왜곡…시선의 선입견을 깨다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스페셜 포커스 퀘이 형제 : 퍼핏 애니메이션의 거장의 일환으로 전시가 열리고 있는 팔복예술공장을 찾았다. 조명의 움직임은 빛의 변화를 만들고, 영화의 리듬이 된다. 일란성 쌍둥이인 퀘이 형제의 작업은 애니메이션과 실사영화를 중심으로 연극과 오페라 무대를 넘나들었다. 이번 전시는 40여 년간 이어져온 퀘이 형제의 작업을 조목조목 둘러볼 수 있는 자리. 전시장 내부는 고요한 밤처럼 흐른다. 꿈속을 걷는 듯 작품 하나하나에 시선을 던지면서 앞으로 나아간다. 라틴어로 방, 혹은 잠을 뜻하는 도미토리움은 수면상태에 있는 퍼핏(인형)과 물체의 공간을 상징한다. 관람객들은 유리에 둘러싸인 도미토리움을 앞에서 또는 위에서 관찰할 수 있다. 데코 박스 앞면에 확대경이 설치된 작품도 있는데, 이를 통해 박스 안을 들여다보면 시선의 이동에 따라 내부의 움직임이 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 경험은 곧 시각의 왜곡을 통한 시선의 고정관념을 깨운다. 퀘이 형제의 영화세트가 된 디오라마 도미토리움은 지난 1974년 폴란드 여행에서 출발한다. 도미토리움은 작가에 의해 창조된 하나의 장소이자 세계. 철저히 작가의 상상력과 무의식으로 창조된 이 세계는 작지만 그 끝을 알 수 없는 환상 속의 세계로 관객을 불러들인다. 이번 전시에서는 도미토리움을 지나 블랙드로잉의 면면을 살피고 일러스트레이션콜라주 작업과 마주하도록 동선을 짰다. 퀘이 형제는 1960년대 후반부터 그래픽 디자이너와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초기작품이자 정체성을 대표하는 종이작품 시리즈 블랙드로잉에는 형제가 유럽을 여행하고 영국에서 살면서 발견한 많은 것들이 반영돼있다. 주로 당시 동유럽의 암울한 분위기와 누아르적인 어두움이 분위기를 지배한다. 이들이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감독으로 알려지게 된 건 영화 악어의 거리가 칸영화제에서 초청받으면서부터다. 이후 첫 번째 실사 장편영화 벤야멘타 연구소 또는 인간의 삶이라 불리는 꿈을 완성하고 시각언어를 통한 예술세계를 구축해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투자제작한 영화 인형의 숨의 도미토리움은 전주국제영화제의 의뢰를 받아 제작했으며, 전 세계에서 최초로 공개된다는 의의가 있다. 이 작품은 특히, 지난 2005년부터 퀘이 형제와 합을 맞춰온 금속간절뼈대 제작자 김우찬 작가의 대표작 중 하나. 손가락 마디가 움직일 정도로 정교하게 관절을 제작했다. 이번 전시의 큐레이터를 맡은 문성경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는 퀘이 형제가 오랜 시간을 들여 손으로 가공한 기억과 모험이라는 순수한 환상을 두 눈으로 관찰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고요한 밤, 퀘이 형제의 꿈속을 헤매는 듯한 미로를 도라다니며 우리에게 침묵으로 일관하던 퍼핏과 물건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여보시라고 말했다. 20일 관람객에 첫 선을 보인 이 전시는 영화제 기간을 포함, 오는 6월 21일까지 이어진다. 상영 프로그램은 6월 9일부터 6월 21일까지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진행된다.

  • 전시·공연
  • 김태경
  • 2020.05.21 19:28

캔버스와 아크릴로 담은 ‘검은 산수’

다양한 붓의 흔적이 검은 산수라는 이름으로 화면에 스며든다. 오는 25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리는 양규준 개인전. 이번 전시를 통해 선보이는 그의 작품에는 반복적으로 스미고 번지고 중첩되는 붓의 검은 움직임이 시선을 잡아끈다. 마치 화선지에 물과 먹으로 그려내는 수묵처럼 보인다. 유년 시절의 시지각적 경험들이 나의 작업 한 부분이 됐고, 마치 농부가 밭에 고랑을 내 두렁을 만들 듯 나는 무념의 마음가짐으로 아득한 검은 공간에 흰 획을 한 땀씩 쌓아가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작가 노트 中) 캔버스에 아크릴이라는 서양 재료를 통해 번지고 흘러내리는 수묵의 효과를 창출해낸 작가의 작품은 계획과 우연의 만남, 이성과 감성, 채움과 비움이라는 상반된 요소 간의 교차를 보여준다. 검은 산수는 산수화적 특성과 캔버스와 아크릴이라는 재료가 전하는 특성, 즉 동서양 미술의 혼합이 내재해있다. 순창 출신인 양규준 작가는 전주고등학교(52회)를 졸업했으며 뉴질랜드 화이트클리프 미대 대학원, 오클랜드 미술대학원 실기 과정,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부 서양화과 및 동 대학원에서 수학했다. 서울, 경기도, 뉴질랜드에서 개인전을 18회 열었으며 150여 회의 기획 초대전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중앙대학교 미술학부 서양화과와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선화예고 미술부에 출강해 학생들을 가르쳤다.

  • 전시·공연
  • 김태경
  • 2020.05.21 19:28

제8회 무주산골영화제, 온·오프라인 분산 개최한다

제8회 무주산골영화제가 오는 6월 4일 개최를 앞두고 온오프라인 분산 개최 일정을 확정했다. 개막식과 야외 프로그램은 무관객 온라인 라이브 방송으로 진행한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관객과 무주 군민의 안전을 위해 예년과는 달리 무관객 온라인 라이브 방송 방식을 택했다. 상영작은 올해 하반기부터 무주 및 서울에서 오프라인 극장 상영 체제로 선보인다. 무주산골영화제 관계자는 올해 영화제를 오랫동안 기다려 온 관객과의 약속을 최대한 지키면서도, 코로나19로 인해 지쳐 있는 이들을 온라인으로나마 응원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영화제 공식 행사와 영화제 공식 행사와 이미 예고된 야외 프로그램을 재구성해 무관객 온라인 라이브 방송으로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6월 4일 오후 7시에 예정된 개막식도 무관객 온라인 라이브 방식으로 행사를 진행한다. 무성영화 라이브 연주, 음악 공연, 토크쇼, 시상식 등 주요 야외 행사는 추후 온라인 채널을 통해 관객들과 만날수 있다. 이와 함께 무주산골영화제를 대표하는 프로그램인 한국장편경쟁부문 창 섹션에서 상영되는10편의 작품들은 영화제 기간 심사위원을 위한 별도의 비공개 스크리닝을 통해 상영하고 온라인 시상식을 통해 그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올해 무주산골영화제에서 상영할 계획이었던 모든 상영작은 하반기부터 프로그램별로 나눠 무주와 서울에서 오프라인 극장 상영을 한다. 지난해에 이어 큰 기대를 모았던 넥스트 액터 프로그램은 서울에서 전시, 영화 상영, 토크 등을 모두 아우르는 프로그램으로 재구성돼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새로운 시선으로 한 명의 감독을 집중 조명하는 프로그램 무주 셀렉트: 동시대 시네아스트의 켈리 라이카트 감독 특별전 역시 영화 평론가들과 함께 더욱 풍성한 상영 프로그램 펼쳐진다. 하반기 여름방학 기간 무주에서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키즈 스테이지를 열고 야외상영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아쉬움을 달랜다. 유기하 무주산골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시기를 맞아 올해의 프로그램을 관객들에게 직접 소개할 수 없게 돼 무척 아쉽다면서 모두의 안전을 위한 오랜 고심 끝에 온오프라인 분산개최 방식을 결정한 만큼 너른 이해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온오프라인 분산 개최와 관련된 상세 일정은 무주산골영화제 공식 홈페이지와 공식 SNS를 통해 조만간 공개할 예정이다.

  • 영화·연극
  • 김태경
  • 2020.05.21 19:28

토요일, 전통음악의 맛과 멋을 한 자리서

국립민속국악원(원장 왕기석)이 국악연주단의 대표 상설공연 토요국악플러스로 전통음악의 맛과 멋을 선보인다. 23일 오후 3시 국악원 내 예원당. 토요국악플러스는 그간 민속음악, 무용, 판소리, 단막창극, 사물놀이 등 매월 다른 주제의 전통예술 공연으로 지역민에게 문화향유 기회를 제공해왔다. 23일 공연에서는 故서용석 명인이 작곡한 신민요 꽃피는 새 동산, 신사철가를 새롭게 편곡한 기악합주곡 사계절의 노래로 무대를 연다. 진한 악기 성음의 멋에 이어 나지막한 가야금산조 선율에 맞춰 감성적인 춤사위를 풀어내는 무용 산조춤, 판소리 심청가 중 심봉사 개천에 빠지는 대목, 흥겨운 남도민요 뱃노래, 액맥이타령, 신명나는 장단에 어깨가 들썩이는 판굿과 소고춤으로 관객들과 흥을 나눌 예정. 특히, 단막창극 심봉사 개천에 빠지는 대목은 류기형 예술감독의 새로운 각색이 더해져 해학과 풍자, 소리가 더해진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번 공연은 생활 속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공연장 입장 시 발열확인, 손 소독, 마스크 의무 착용, 객석 띄워 앉기 및 지정좌석제, 선착순 70명 제한 입장으로 운영한다. 또한 공연 후에는 국립민속국악원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연 영상을 업로드할 계획이다.

  • 전시·공연
  • 김태경
  • 2020.05.21 19:28

“동학농민혁명 정신 계승할 유물 찾아요”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이사장 이형규, 이하 기념재단)이 멸실훼손되기 쉬운 민간소장 유물을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하고 이를 학술연구전시교육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동학농민혁명과 관련된 유물과 자료를 수집구매한다. 수집 대상 유물은 동학농민혁명과 관련된 고문서고서적사진 등 소장 가치가 높은 유물 및 기념재단에서 연구전시보존할 가치가 있는 자료 등이다. 참가 자격은 유물 및 자료를 소장하고 있는 개인기관단체로, 도굴품장물 등의 불법유물은 신청할 수 없다. 신청방법은 매도신청유물명세서를 포함한 제출서류와 함께 유물매도신청서를 오는 6월 5일까지 방문우편이메일을 통해 제출하면 된다. 선정된 유물에 한해 현물 접수하고 유물평가위원회에서 진위여부를 판단해 가격 등을 평가할 예정이다. 이후 수집할 유물을 최종 선정하고 홈페이지를 통한 화상자료를 공개하는 등 절차를 거쳐 예산 범위 내에서 구매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이형규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이사장은 동학농민혁명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유물 수집에 많은 참여를 부탁드린다면서 소장 가치가 높은 유물에 대해서는 문화재 지정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관련 전화문의 063-538-2897.

  • 문화재·학술
  • 김태경
  • 2020.05.21 19:26

[신간] 이중섭이 존경했던 진환

소를 소재로 한 그림을 통해 우리 민족을 상징하는 작가로 유명한 이중섭 화가가 존경하고 소를 소재로 한 그림을 먼저 그린 화가 진환(1913-1951)의 작품이 수록된 책이 발간됐다. 진환기념사업회가 발간한 <진환 평전>(살림). 사후 70년만에 그의 작품 세계를 재조명한 이번 책에는 서양화, 스케치, 동시화 등 모든 작품이 수록됐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의 평론을 비롯해 그가 쓴 수필, 편지 등이 수록됐다. 진환의 소(牛)와 아이들 그림은 직간접적으로 이중섭에게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환은 고요한 심연의 세계를 가진 명상의 작가로, 그의 작품은 많은 생각과 자기성찰, 사물에 대한 연속된 관찰이 담겨 있다. 황토색이 주조를 이루는 그의 작품은 자연주의적이고 향토적 서정성을 짙게 담아냈으며, 대부분의 작품들이 소를 소재로 한 것으로 민족의 현실을 반영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아동을 위한 그림 동요집을 제작하는 일에도 관심을 뒀다. 그럼에도 진환은 미술 전문가들에게도 상당히 낯선 이름이다. 그는 망각 속에서 재평가의 기회를 기다리며 미술사에서 조차 누락된 식민지시대의 서양화가다. 일제말기 신미술가협회 등에 참가하며 민족미술의 순수성을 지키려 했던 많지 않은 작가이기도 하다. 화가는 일제강점기 고창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하고, 1931년 보성전문학교 상과를 진학했으나 적성에 맞지 않아 1년만에 중퇴하고 독학으로 미술에 입문했다. 집안 어른들의 반대에도 그는 강한 의지로 21세 때 일본 유학을 실행해 일본미술학교에 입학했다. 자유롭고 진보적 성향의 그룹전에 꾸준히 참여하면서 일본 미술대학 졸업 후에는 미술학교 강사를 하기도 했다. 작품활동을 하면서 부친이 설립한 무장농업학교의 교장으로 일했다. 1948년 홍익대학교 미술과가 신설되어 초대교수로 취임했고, 학교 일과 함께 작가로서의 역량을 펼칠 수 있는 시기를 맞이하게 됐다. 교수로 재직하던 중 6.25동란으로 1.4후퇴 때 고향근처의 피난길에서 유탄에 맞아 38세의 젊은 나이에 요절했다. 그의 작품 대부분이 유실돼 유작은 유화 8점과, 수채화 및 드로잉 등 30여점이 전부다.

  • 문학·출판
  • 백세종
  • 2020.05.20 18:03

[신간] 군산의 어제와 오늘

군산은 과거 일본의 아픔을 간직한 곳이다. 우리에게 일제강점기 시절 수탁의 역사를 간직한 곳으로 많이 알려져있지만 실제 고려시대부터 일제의 약탈이 시작됐다. 군산은 진포라 불렸다. 고려시대와 조선시대 군산은 왜구의 침범이 빈번했던 곳이다. 고려시대인 1380년 왜구가 함선 500척을 이끌고 침입해 내륙까지 침범해 약탈했고(고려사), 이는 조선시대까지 이어졌다. 조선의 태조 이성계는 1397년 왜구의 침범을 막기 위해 지금의 선유도와 군산도에 수군주둔지를 설치해 왜구의 약탈을 막았다. 영국의 역사학자인 EH 카의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란 말처럼 군산의 역사를 통해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책이 새롭게 발간됐다. 전북대학교출판문화원이 <군산 100년을 보다>를 냈다. 언론인(김은정김원용 전북일보 기자)과 학자(소순열 전북대 농업경제학과이정덕 문화인류학이성호 사회학)가 참여해 저널리즘과 아카데미즘의 조화를 꾀했다. 책은 군산의 과거와 현재를 모두 담아내 군산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았다. 특히 1998년 전북일보가 군산개항 100주년을 맞아 연재한 군산개항100년의 기획특집 보도기사를 알기 쉽게 엮었다. 당시 신문에 게재됐던 군산의 옛모습을 사진으로도 볼 수 있다. 이 책은 군산의 개항, 개발과 수탈, 생활문화, 해방 이후의 군산의 4부로 이뤄졌다. 전북일보가 1년간 연재된 48회분 가운데 12회분을 생략하고 36회분을 4부로 나눠 원문에 충실하면서 평이한 문장으로 바꿨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군산 수탈의 아픔과 수탈로 인해 발전하게 된 군산의 발전사를 깊이있게 알 수 있다는 점이다. 또 군산의 정치경제문화체육사회를 시대와 흐름에 맞게 변해가는 과정을 통해 앞으로의 미래에 대서도 예측해 볼 수 있다. 저자 대표 소순열 전북대학교 교수는 지금 군산은 20여년 전 들어섰던 근대 건축물이 하나둘 허물어지고 없어지고 있다면서 이 책을 통해 군산의 역사적 사실을 확인하고, 식민지도시의 문화변동에 대한 인식의 폭을 넓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 글을 이용하도록 허락해준 전북일보에 감사드린다면서 이 책이 군산 연구를 위한 하나의 자극이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문학·출판
  • 최정규
  • 2020.05.20 18:03

[신간] 지역 역사·문화·예술의 정도를 찾아…'전라정신' 창간

전라도정신에 대한 다각적인 토론과 연구에 힘써온 전라정신문화연구원(이사장 전일환, 원장 김동수)이 연구논문집 <전라정신>의 창간호를 펴냈다. 지난 2019년 10월 창립한 전라정신문화연구원은 지역의 역사문화예술에 관심 있는 예술인대학 교수법조인인문학자 등 지역 인사 40여명이 모인 단체다. 우리 고장에 묻혀 있는 유무형의 문화재를 발굴하고 콘텐츠를 개발해 도민들에게 자긍심을 주고자 설립했다. 전라정신문화연구원에서 펴낸 첫 논문집 <전라정신>은 회원들의 논문들을 중심으로 엮었다. 23명의 회원과 외부초청자 2명, 그리고 작고한 작촌 선생의 글 2편을 모아 5부로 나누어 27편의 글을 실었다. 창간호에 걸맞게 전라도에 대한 연구가 주를 이루었다는 설명이다. 시대적으로는 삼국시대부터 근현대사를 아우르는 연구 결과가 실렸으며 특히 조선시대의 연구가 가장 두드러진다. 주목되는 작품은 이태영의 전라도 방언의 발전과 활용 방안, 김현조의 아리랑, 전북에 왜 없을까, 권대영의 전주비빕밥 담론: 역사적 고찰, 이금섭의 수제천 동동, 박이선의 과연 유생과 유지들의 반대로 전주가 호남선에서 제외되었을까?, 임철호의 죽음과 재생의 공간, 남원, 신정일의 세계 최초로 민주주의를 주창한 정여립과 기축옥사 등이다. 정치, 경제, 생태환경, 노동과 자본 등에 대한 연구는 2집에 실을 예정이다. 전라정신문화연구원 관계자는 우리 지역에 맞는 환경과 조건을 최대한 활용해 행복한 삶을 꾸려나가기 위해서는 먼저 문화를 정립하고 활용하는 게 순서라며 전통문화와 역사에 관심 있는 도민들의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전라정신> 창간호 출판기념회와 제1회 전라정신문화 세미나는 오는 26일 오후 5시 전주라마다호텔 2층 피렌체룸에서 열린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20.05.20 18:03

[신간] “사계절 떠오르는 시절 인연…고마운 이야기죠”

사소하게 지나칠 법한 우리 주변의 사람과 자연이 시와 펜화를 만났다. 그 이야기는 푸르게 익어가는 삶에 대한 고마움을 일깨운다. 김헌수 시인의 첫 책인 <오래 만난 사람처럼>(좋은 땅)은 펜드로잉과 시가 어우러지는 펜드로잉 시화집이다. 평소 쓰고 그리는 것에서 힘을 얻는다는 그는 다수의 산문집과 수필집에 삽화를 그리기도 했다. 작가는 책 이름처럼 편안하고 따뜻한 공감을 전해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사각거리는 종이 위에 그림을 그리고 시를 써왔다. 대학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문예창작을 공부한 김헌수 시인은 학창시절부터 미술에 대한 꿈이 있었다고 말했다. 창작에 대한 꿈은 시와 펜드로잉으로 나타났다. 중고등학생때부터 미술 쪽으로 대학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성냥갑에 그림을 그린 적도 많고 교회에서 주보 만드는 일도 나서서 하곤 했죠. 도서관에서 근무하면서 펜드로잉과 함께 하는 시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했어요. 4부로 구성한 책은 봄으로 시작하는 사계절을 하나씩 담당하고 있다. 각 꼭지에는 시절인연을 넣었는데 짧은 에피소드이지만 지난 추억을 되살려주는 고마운 이야기다. 김헌수 시인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제는 사라져버린 오래된 사물을 담기 위한 펜화 작업을 계획하고 있다면서 올 연말에도 새로운 시집을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살고 있는 완주의 8경을 담은 스케치나 여행 드로잉도 그의 구상 중 하나. 전주 출신인 김헌수 시인은 우석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지난 2018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시 삼례터미널이 당선되며 등단했다. 이번 책에서는 그의 당선작 삼례터미널과 어우러지는 펜드로잉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이 책의 추천사를 쓴 안도현 시인은 김헌수 시인은 예술적인 감각을 다양하게 내장하고 있다며 사소하고 일상적인 소재들이 그의 시선에 붙잡히면 금세 물기 머금은 감정으로 치환된다고 전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20.05.20 18:03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정숙인 소설가 - 한창훈 장편소설 '꽃의 나라'

마침내 총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그것은 더 이상 싸울 사람이 없다는 뜻이다. 슬픔마저 무성영화처럼 비어버린 적막. 이팝꽃 흐드러진 5월의 광주, 바람결에 푸르게 빛나던 잎사귀들의 소란스러움을 떠올리는 것마저도 이상한 계절, 1980년의 봄이었다.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이 된 2020년 5월, 우리가 한창훈의 <꽃의 나라>를 찾아 읽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반복되는 재생에서 멈춰버린 흑백의 기억을 나만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미워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래지 않아, 사령관은 대통령이 되었다. 내 기억은 거기까지이다. <꽃의 나라>의 마지막은 그렇게 끝난다. 한창훈이 굳이 열일곱 살에서 열여덟 살의 나의 성장을 통해 정말 이상한 1980년 5월을 진술한 이유는 작가의 말에서 찾아볼 수 있다. 나는 희망이라는 말을 믿지 않는다. 그것은 누렇게 삭아버린, 한 번도 지키지 않았던 생활계획표 같은 것이다. 내가 믿는 것은 미움이다. 미움의 힘이다. 우리가 이렇게 앓고 있는 이유는 사랑하지 않아서 생긴 문제보다, 미워할 것을 분명하게 미워하지 않아서 생긴 게 더 많기 때문이라고. 한창훈의 <꽃의 나라> 1부는 온통 이상한 사람들 투성이인 나의 세계를 다룬다. 2부는 1980년 5월의 진실을 담고 있다. 나가 열여덟 살이 되는 2부의 봄에서, 최소한 자신의 말과 행동이 일치한 어른인 생물교사에게 왜 이렇게 되었을까요?라고 묻는다. 교사는 다시 그의 선생님을 찾아가 알래스카 개의 이야기를 듣는다. 사람들이 물러가라고 외치는 사령관이 만들어낸 짓, 그 사령관에게 필요한 공포와, 그것을 만들어내는 혼란을 겪는 동안 나는 그들이 원한 공포를 경험하게 된다. 숱한 죽음의 공포는 죽음을 일상의 풍경으로 만들고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싸우게 한다. 슬픔도 애도도 사라진 극한의 공포는 글의 마지막까지 슬픔을 허락하지 않는다. 진실을 진술하며, 감상에 빠진 감정의 피로함만으로는 이상한 역사가 사라지지 않는다는 듯. * 2017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소설 부문으로 등단한 정숙인 소설가는 역사를 마주보는 소설 쓰기에 관심을 갖고 있다. 작품으로는 단편소설 백팩과 빛의 증거와 채록집 <아무도 오지 않을 곳이라는, 개복동에서>가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0.05.2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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