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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국제무형유산영상축제 공식 포스터 공개

국립무형유산원(원장 김연수)이 2019 국제무형유산영상축제의 공식 포스터를 공개했다. 오는 27일부터 29일까지 3일간 개최되는 이번 축제는 무형유산 다시보기를 주제로 우리 주변과 일상 속 주목받지 못한 무형유산 영상을 재발견하는 시간으로 채운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옛것으로 치부되는 무형유산을 현대적 감수성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기술과 결합한 무형유산이라는 새로운 해석을 경험하도록 기획했다. 이에 무형유산을 재발견할 수 있는 장편 극영화, 다큐멘터리, 중앙아시아 무형유산기록화 영상, 한국 단편 애니메이션, 무형유산 VR영상, 아카이브콘텐츠 제작지원작 등 국내외 작품 20여편을 선정했다. 공식 포스터에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겁게 어우러지는 축제로서 원초적인 인류의 정신이 투영된 흥과 춤사위를 역동적인 모습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가 담겼다. 2014년 시작된 국제무형유산영상축제는 대중에게 친숙한 영상매체에 무형유산을 담아 선보이는 복합문화행사로서, 무형유산을 재발견하고 그 가치를 알아보는 특별한 기회가 될 전망이다. 국립무형유산원 관계자는 살아있는 문화재인 무형유산 전승자의 전승활동을 지원하고, 모두가 무형유산을 느끼고 배우고 즐길 수 있도록 조사연구와 아카이브 구축은 물론 다양한 전시, 공연, 교육, 체험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겠다면서 인류의 삶과 정신문화가 깃든 무형유산 영상과 다채로운 토크와 체험이 결합된 풍성한 프로그램을 기대해달라고 전했다.

  • 문화일반
  • 김태경
  • 2019.09.08 17:21

모두가 행복한 학교생활 위한 외침 ‘들어주세요’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여전히 우리 사회 곳곳에 존재하는 학교폭력, 따돌림, 학업스트레스, 성폭력. 그리고 그 사각지대에서 자살을 생각하는 청소년들. 무겁고 어렵기만 한 소재를 춤과 노래로 유쾌하게 풀어냈다. 외면하고 싶은 청소년 문제가 결국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는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서다. 배우다컴퍼니(대표 송원)은 오는 8일 오후 7시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청소년뮤지컬 들어주세요를 선보인다. 지금 겪고 있거나 이미 지나온 우리의 청소년기. 무대 위에서는 실제 청소년들의 학교생활과 친구 관계가 그들의 생생한 언어로 표현된다. 청소년 관객에게는 뜨거운 공감을, 부모와 교사에게는 소통의 방법을 제시하겠다는 각오다. 코러스를 담당하는 배우 중에는 중고등학생도 다수 참여했다. 오디션을 거쳐 출연진으로 참여한 이들은 은따와 그 주변을 둘러싼 친구 역을 맡아 사춘기 고민을 생생하게 꺼내놓는다. 폐공장을 떠올리게 할 무대는 서늘하고 날카로우며 위험한 분위기로 디자인했다. 관객들이 객석에 앉아 무대를 바라볼 때 버려지고 위험한 공간으로 인식하도록 한 것. 이와 함께 물건을 찍어내는 공장처럼 획일화되고 통제된 공간에서 정해진 규율에 갇혀 생활해야 하는 학생들의 어두운 현실도 담았다. 이번 공연의 연출을 맡은 송원 대표는 학교폭력 피해 청소년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언론보도를 접했다. 왕따를 당한 아이가 사회의 편견 속에서 또 다른 폭력에 노출되는 현실이 안타까웠다며 고통 받는 아이들을 위해 우리 사회가 도울 수 있는 일을 고민하며 이 작품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송 대표는 이번 공연이 청소년 뮤지컬로 제작된 것에 대해 도내에 있는 공연 콘텐츠 중에서 청소년이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가 적다는 인식이 있었다. 청소년이 향유할 수 있는 공연문화를 만들고자 청소년을 배우로 캐스팅했고 그들의 아픔과 고민을 소재로 빌려왔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공연은 전북문화관광재단이 주최하는 전북 우수공연 발굴 프로젝트 2019 전라북도공연예술페스타에 선정된 작품이다.

  • 전시·공연
  • 김태경
  • 2019.09.05 18:08

제25회 열린시문학상 시상식, 전북문학관서 열려

제25회 열린시문학상 시상식이 5일 전북문학관 문예관에서 회원들의 깊은 관심 속에 성황리에 개최됐다. 열린시문학상 운영위원회(위원장 이재숙)는 주최로 열린 이 날 시상식은 윤석정 전북일보 사장, 류희옥 전북문인협회 회장을 비롯해 이운룡, 정병렬, 유응교, 김계식, 전선자, 서상옥, 전병윤, 최정선, 이소애, 신수미,송재옥, 전용직, 송희, 김영, 전숙자, 김현조, 이재숙, 김연경, 김금남, 이여산, 서영숙, 김주순, 강동일, 이명희, 양순금, 박선애, 남궁웅, 석경자, 고은, 김홍부, 고은혜 시인 등 100여 명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운영위는 올해 열린시문학상 수상자로 백봉기 시인(74)을 선정했다. 심사를 맡은 전선자 시인은 백 시인은 그동안 시집 신의 눈물과 산문집 억새풀을 헤치며, 억새꽃 저 바람 속에, 여행 산문집 기억보다 아름다운 그 곳, 낯선 바람의 땅 등 세계 여행 체험을 통해 자연 산천의 특별한 점을 발견코자 온 몸과 정신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처럼 치열한 삶의 자세와 태도, 문학 정신에 집중하는 에너지 발산은 가히 모범적인 개성미라고 칭송하지 않을 수 없다고 평가하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날 시상식은 축사는 전북일보사 윤석정 사장, 전북문인협회 류희옥 회장으로 이어졌으며, 수상자 답사로 막을 내렸다. 백봉기 시인은 수상 소감에서 아직도 멀고 험난한 시문학의 지난한 길을 있는 힘을 다해 헤쳐나가야 할 사람이 상을 받게 되어 부끄럽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다고 밝혔다.

  • 문학·출판
  • 천경석
  • 2019.09.05 18:08

전주 국립무형유산원, 소목장 ‘천상원, 천상의 목수(木手)’전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원장 김연수)은 11월 3일까지 국립무형유산원 어울마루 1층 무형문화재기념관 중앙 홀에서 2019년 작은 전시 천상원, 천상의 목수(木手)를 개최한다. 이 전시는 국립무형유산원이 국가무형문화재 작고(作故) 보유자를 기리고자 매년 개최하는 소규모 전시로, 작년에 이은 두 번째다. 고(故) 천상원(1926~2001)은 경남 충무(현 통영시)의 유명한 목수였던 부친 천철동(1895~1973)에게 15세 때부터 소목(小木목수의 일 중에서 가구류를 만드는 일)을 배워 평생을 목가구 만드는 데 바쳤다. 1975년에 국가무형문화재 제55호 소목장 보유자로 인정됐다. 특히 나뭇결이 잘 살아있는 느티나무로 많은 농을 제작했는데, 통영은 농의 표면을 10여 개의 목부재로 도드라짐 없이 붙여서 만드는 민농을 주로 제작해왔다. 천상원은 민농의 작은 부재들에 흰색 버드나무와 검은색 먹감나무를 얇게 켜서 만든 번개무늬 장식(雷文)을 더한 뇌문민농을 탄생시켰다. 나뭇결의 자연스러움과 극도로 섬세한 장인의 장식 솜씨가 대비돼 천상원만의 전통 농으로서 이름이 높다. 또한 이번 전시에서는 천상원의 머릿장(의류 및 작은 생활도구를 담는 장)을 전시해 민농의 정수를 감상할 수 있으며, 생전에 천상원이 사용하던 목재와 톱, 대패, 연귀틀, 만력 등 다양한 소목 재료와 도구들, 도면과 나무로 만든 본(풍혈본 등)으로 그의 통영 공방을 재현했다. 더욱이 호장선, 호장테 등 특징적인 중간 부재들도 함께 전시하며 삽화 자료, 영상 등과 함께 길고 까다로운 민농 제작과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전시장 내에는 전통가구 체험공간도 마련해 어린이 관람객들이 장난감 블록처럼 목부재를 조립하며 전통가구(민농, 울거미농)의 서로 다른 특징을 배울 수 있도록 했다. 전시 관람은 무료로 진행되고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더 자세한 사항은 국립무형유산원 누리집(www.nihc.go.kr)이나 전화(063-280-1483)로 문의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

  • 전시·공연
  • 천경석
  • 2019.09.05 18:08

초가을, 군산 은파물빛다리에 흐르는 너를 위한 노래

군산 은파호수공원에 초가을의 정취를 불러일으킬 음악 선율이 울려퍼진다. 뮤직포유(MUSIC4U)와 Red Hat이 함께하는 특별한 초대 제194회 토요음악회가 7일 오후 7시 은파물빛다리광장에서 열린다. 이번 음악회에서는 클래시컬 군산와 아름다운 노래로 나뉘어 아름다운 하모니를 전한다. 이해숙 씨의 사회로 진행되는 1부에서는 군산대학교 교수합창단이 거위의 꿈과 우리의 사랑이 필요한 거죠를, 소프라노 정자영이 사랑, 사랑의 괴로움을 그대는 아는가?를 선보인다. 이어 바이올리니스트 꼬냐힌 알렉산더 샤샤와 비올리스트 스키바테티 아냐가 클래식 악기의 감미로운 선율로 관객들을 초대한다. 이밖에도 유영현, 조찬백, 문지숙, 임덕희, 이지윤 씨의 무대와 FM노래모임의 하모니도 확인할 수 있다. 2부 아름다운 노래에서는 FM재즈밴드가 출연해 가을의 정경과 사랑 이야기를 담은 연주곡을 들려준다. FM과 모두 함께 하는 순서에는 Take me home으로 초가을 정취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FM노래모임 회장을 맡고 있는 이규진 씨는 금요일밤 기타를 메고 색소폰을 들고, 그렇게도 못하면 가슴 가득 노랫말을 품고 모이는 군산시민들이라면서 이들의 노래를 즐겁게 들어주는 다른 군산시민들 중에서 또 한명의 FM이 탄생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 전시·공연
  • 김태경
  • 2019.09.05 18:08

제2회 전주시민문학제…대상 안재성 ‘비빔밥’

안재성 전주시가 주최하고 ㈔한국문협 전주지부(지부장 아소애)가 주관하는 제2회 전주시민문학제 당선작이 발표됐다. 전주시민문학제는 전주시의 적극적인 후원에 다른 문학단체에서도 부러울 만큼 성황리에 행사가 이루어져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이번 공모전 대상에는 한옥마을과 전주 천년 전통의 음식 등을 조화롭게 엮어낸 산문 비빔밥을 출품한 완산구 안재성(일반) 씨가 차지했다. 공모전은 천년고도 전주가 후백제로부터 조선왕조에 이르기까지 견훤산성과 경기전, 풍남문, 한옥마을 등 역사적 전통의 맥을 이어가고 있는 전주를 알리는 내용으로 그림일기, 운문, 산문 부문으로 나눠 공모했다. 지난 3월부터 6월 말까지 전주시에 거주하는 초중고 학생과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작품을 접수한 결과 총 1200여 편의 작품이 접수됐다. 심사위원만 20여 명의 중견 문인들이 동원돼 엄격한 심사가 이루어졌다. 이소애 전주문협회장은 예상외로 많은 시민과 학생이 참여하여 전주의 자긍심을 높여주었다며 내년에는 더욱 알찬 행사를 계획하여 전주시민의 전주사랑 정신을 더 높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상식은 오는 21일 오후 3시 덕진공원 시민갤러리에서 열린다. 그림일기 장원 효림초등학교 2학년 김태은 작품을 비롯한 75명의 운문, 산문 입상자 작품도 20일부터 26일까지 전시되며, 입상자의 작품을 책으로 엮어 시내 학교는 물론 관계기관에 배부할 예정이다. 다음은 수상자 명단 ◇ 대상 안재성(산문 비빔밥) ◇ 장원 △한도연차현준김현진(운문) △임지우박선우윤귀자(산문) △김태은(그림일기) ◇차상 △조유진안일임상순(운문) △유가희김재영이혜숙(산문) △김가영(그림일기) ◇차하 △김서율마성연김요한이다현김경은한단비김은경이상진하태남(운문) △양예윤정소울이시윤노민아양지혜김진수이대영황다솜김수경(산문) △황이루이지윤황주하김한경(그림일기) ◇참방 △김가현 외 14명(운문) △장현준 외14명(산문) △박지원 외 7명(그림일기)

  • 문학·출판
  • 천경석
  • 2019.09.05 18:08

전주 한옥마을서 만나는 스릴러 연극

전주 한옥마을에서 충격적인 비밀을 가진 인물들의 사연으로 둘러싸인 스릴러 연극이 펼쳐진다. 한옥마을아트홀은 남의 눈에 눈물 나게 하면 내 눈에는 피눈물 난다는 주제로 전매특허 스릴러 연작의 4번째 작품 ZERO(제로)를 오는 6일부터 2개월간 공연한다고 밝혔다. 평일 오후 7시 30분, 토요일 오후 3시와 7시. 이번 작품은 연간 300회 이상의 공연을 올리며 지역 유일의 상설공연장을 추구하는 한옥마을 아트홀에서 8월 한 달 간 구슬땀을 흘린 결과물이자 13번째 창작초연작이다. 이번 이야기의 무대는 비워 둔지 오래된 듯 낡은 외딴 집. 한 남자가 비밀스런 파티를 준비하고 이 파티를 고대하고 있었다는 듯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든다. 이들은 서로 반갑게 인사를 하지만 초면인 듯 어색한 분위기가 흐른다. 시간이 흐르고 분위기가 무르익자 파티를 찾은 이들은 각자의 사연을 풀어내고, 충격적인 비밀이 이들을 점점 조여 온다. 극작과 연출을 맡은 김영오 한옥마을아트홀 대표는 이번 작품을 쓰면서 제가 써낸 작품이 아니라 마치 원래 있던 작품을 자신이 발굴해낸 듯한 색다른 기분이 들었다면서 전작들에서는 인간의 본성과 내면에 집중하면서도 유머와 위트를 살리고자 했지만 이번 작품은 충격적인 비밀을 가진 인물의 사연에 집중하면서 상상을 초월하는 이야기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 영화·연극
  • 김태경
  • 2019.09.05 18:08

전라북도어린이교향악단 제23회 정기연주회 ‘가을산책’

전라북도어린이교향악단이 제23회 정기연주회 가을산책을 연다. 7일 오후 5시 김제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이번 연주회는 가을바람의 평온함과 여유로움처럼 음악을 통해 전북도민에게 행복을 전하기 위해 마련됐다. 연주 프로그램은 60분간 진행된다. 어린이교향악단의 관현악합주, 7인조 트럼펫, 소프라노와의 협연 등 다양하고 풍성한 무대가 기다린다. 관현악 합주곡으로는 카르멘 서곡, 헝가리 무곡 5번 등 대중적인 클래식을 연주한다. 협연곡으로는 7인조 트럼펫 연주자가 나팔수의 휴일을 연주하며, 소프라노 김아름 씨가 아름다운 나라, 밤새도록 춤출 수 있다면을 청아한 목소리로 들려준다. 황철호 단장(전북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열정 가득한 어린이교향악단이 꿈을 담아 선보이는 이번 연주회를 통해 가을이 오는 소리를 만끽하시며 행복한 가을밤 보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6세이상 관람가로 공연당일 3시부터 현장에서 무료관람권을 선착순으로 교부한다. 한편, 전라북도어린이교향악단은 예향의 고장 전북도가 어린이들의 예술적 잠재성과 문화적 역량을 키워주기 위해 지난 2000년 전국에서 최초 창단한 이래 국내외를 넘나들며 그 기량을 뽐내고 있다.

  • 전시·공연
  • 이용수
  • 2019.09.05 18:08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박태건 시인 - 이병초 시집 ‘까치독사’

누구에게나 적은 있다. 조선 후기 3대 명필로 꼽히는 창암 이삼만은 아버지가 독사에 물렸다. 그때부터 창암은 막대기를 들고 다니며 뱀을 보는 족족 죽였다. 나중에는 창암이 나타나면 뱀이 스르륵 자취를 감출 정도였다. 그래서 전주시 인근에서 정월달 뱀막이 하는 날이면 이삼만이라는 글씨를 써서 집안 기둥은 물론 장독대까지 거꾸로 붙이는 풍속이 생겼다. 적은 어디에나 있다. 위협하는 뱀 이야기는 종교적으로 오랜 전통을 가졌다. 사악한 뱀의 이미지는 어디까지나 인간 중심의 시각이다. 이야기를 바꿔보자 뱀을 위협하는 인간은 옳은가? 이병초 시 까치독사는 궁지에 몰린 뱀의 눈으로 세상을 본다 네가 죽어야 내가 산다는 대결과 야만의 시간을 우리는 얼마나 견뎌온 것일까? 시인은 가진 것이라곤 몸뚱이밖에 없는 소외된 약자가 아니던가? 적은 우리를 하나로 만들었다. 모두 가난했음으로 어쩌면 아름다웠다. 이병초의 시집은 더불어 사는 빛나는 시절을 회상한다. 꽃을 보면 꽃이 되고/벌이 되고 나비가 되던 시절/남들 쉴 때 나도 쉬는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는 것이 왜 이리 어려운가? 시인은 모두 잊고 사는 것을 기억해내는 직업이란 말이지. 시집 곳곳에 전라도 말씨가 풍성하게 엉겨 번진다, 전라도 말이 주변부, 소수자의 언어로 밀려나서 점점 사라지는 것을 안타까워하기 때문일 것이다. 산과 산 사이 마을의 칡넝쿨을 걷어낸 자갈밭에 까치독사가 나타난다. 독사는 경계를 침범하는 적에게 입을 쩍 벌리며 위협한다. 더 가까이 오면 독 묻은 이빨로 숨통을 물어뜯어버리겠다고. 뱀은 물러설 줄 모른다. 그런데 뱀에게는 누군가에 얻어맞은 상처가 있다. 상처가 깊어서 곧 죽을 것 같은 뱀이, 제 영역을 지키기 위해 저항한다. 목숨을 걸고. 그걸 보는 시인은 네 일만은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한다. 이병초 시인은 지금 사학 재단과 싸우는 중이다. 거대한 힘과 싸우느라 5년이 훌쩍 지났다. 경제적 곤란보다 세상의 야박함이 더 지치게 한다. 그래서일까? 시인이 술을 마시면 어김없이 비가 온다. 비처럼 시인은 노래를 부르고, 그럴 때마다 시인의 작은 몸도 흔들린다. 거악巨惡과 싸우다가 상처 받은 이들에게 시인은 절절한 위로의 노래를 부른다. 이 시대에 순정을 지키고 우직하게 산다는 것은 어쩌면 모든 걸 다 걸어야 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 박태건 시인은 1995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와 시와반시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스토리텔링과 관련한 글쓰기와 강의를 한다. 올 봄에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작가가 되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19.09.04 18:46

[신간] ‘그해 봄, 바람처럼 사랑이 다시 찾아왔다’…김상중 장편소설 ‘봄과 봄 사이’

어쩌면 사랑이란 가장 근사한 판타지일지도 모른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와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고, 숨결이 가빠지며, 종종 불면의 밤마저 맞이하기 일쑤다. 이 말에 동의하는 사람이라면, 사랑의 애틋함과 기쁨을 오롯이 느껴봤을 가능성이 크다. 사랑은 사람의 이기적인 면모마저 변화시키는 기적 같은 존재. 이 감정을 오롯이 담아낸 김상중 작가의 장편소설 <봄과 봄 사이>가 출간됐다. 현실 속 보통 남녀의 일상과 판타지를 절묘하게 교차시키며 사랑이 사람의 삶을 얼마나 진화시킬 수 있는지 보여준 로맨스 소설. <봄과 봄 사이>는 의문의 대입 수험생인 은지가 연석이 입원해 있는 병실을 서슴없이 방문하면서 시작된다. 간결하고 담백한 문체로 형상화된 내러티브가 가슴이 뭉클할 정도로 인상적이고 아름답다. 신예 작가답지 않게 상투적인 패턴에 함몰되지 않고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잔잔하고 섬세한 색채를 지닌 채 선연하면서도 깊이 울려 나가는 사랑의 이야기는 오늘 사랑에 빠진 독자들의 감성 속으로 스며든다. 전주 출신인 김상중 작가는 여행자, 무사, 검도 사부, 소설가 등 여러 얼굴을 갖고 있다. 검도 사부라는 독특한 이력 때문일까. 그는 검 한 자루 들고 세상을 떠돌며 글 쓰는 여행자가 되고 싶었다가, 어느 순간 검 한 자루에 목숨을 거는 무사가 되었고, 좋은 제자를 만나 자연스럽게 사부가 됐다고 말한다. 최근에는 신아출판사에 투고한 것이 계기가 돼 좋은 편집인을 만나 글쓰기에 집중해 소설가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천경석
  • 2019.09.04 18:40

[신간] ‘사람과 언론’ 제6호 발간

시사인문학술 계간지 사람과 언론이 <사람과 언론> 제6호(2019 가을호)를 펴냈다. 이번 가을호에는 국회 개혁 없이 정치개혁 없다라는 주제를 특집기획으로 엮어, 한국 정치의 민낯과 개혁 과제를 짚었다. 또한 유독 사학비리에 관대한 국회의원들을 꼬집었다. 또한 가을호 특집에서는 (사)대동사상기념사업회 신정일 이사장과 이해준 공주대 명예교수, 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 등의 논문을 통해 공화주의를 주창한 정여립과 대동사상을 재조명했다. 또한 김창룡 인제대 신방과 교수가 이번호부터 각 정권별 언론통제 전략 시리즈를 시작했다. 첫 편은 제1공화국부터 제6공화국까지 언론통제 전략을 시기별로 분석해 정리했다. 이외에도 드론 저널리즘의 가능성과 한계, 위기의 지역 공영방송, 해법은 없는가?라는 주제를 통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드론의 저널리즘 활용 현실과 법적 문제점, 대안을 짚었다. 또한 지역방송의 위기 실태와 해법을 지역에서 왕성하게 언론감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박민 언론학 박사를 통해 진단했다. 촌철살인의 세평과 시평은 우리 사회의 이슈를 위트와 경고의 메시지로 전환해 전달했으며, 대입 수시 전형에 관한 전문가 조언과 퇴직 후 창업에 관한 정보, 포토에세이나 서평, 뉴스 큐레이션 등 알찬 내용이 담겼다. 특히 이번 가을호에서는 국어학자 정인승 선생을 인물탐구에서 다뤘다.

  • 문학·출판
  • 천경석
  • 2019.09.04 18:40

전북일보 신춘문예 출신들, 수필집과 판타지소설로 가을 인사

문학인들의 감성이 무르익는 계절, 전북일보 신춘문예 출신 작가들이 새 작품으로 가을 인사를 전한다. 이준호 작가의 장편소설 <커렉터>(청동거울)와 김재희 작가의 수필집 <하늘밥>(수필과비평사)이 독자들과 만날 채비를 마쳤다. △일본 극우세력의 역사 왜곡에 맞서 싸우다 이준호 작가의 신작 <커렉터>는 일본의 역사왜곡 문제를 SF와 판타지를 곁들여 독특한 상상력으로 그려낸 대체역사소설이다. 그동안 역사문제를 다룬 글을 써온 이준호 작가가 이번 작품을 통해 일본의 역사 왜곡을 바꿀 세 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다. 만약 1945년 일본이 패망하지 않았다면 한반도는 어떻게 됐을까?라는 물음에서 출발한 이 소설은 고가 다다요시, 에놀라 게이, 안중근. 이 세 가지 키워드를 찾아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난다. 소설은 2056년 일본의 식민지인 한반도를 배경으로 한다. 타임머신을 이용해 역사를 왜곡한 일본 수뇌부는 미래의 첨단 무기를 1945년으로 보내 미군의 에놀라 게이를 파괴, 원폭을 무화시킨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한국인들은 역사편찬위원회를 만들고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으려고 한다. 주인공 류타는 과학자인 엄마를 통해 왜곡된 역사를 바꾸는 교정자 커렉터가 돼 역사를 바꾸기 위한 모험을 떠난다. 미래에서 과거로, 그리고 다시 현재로 이어지는 시간 속에서 역사와 삶, 그리고 참된 진실의 의미를 새로이 되짚어본다. 이준호 작가는 이 소설은 가정법을 활용해 역사적 과오에 대한 사죄를 하지 않는 일본을 비판한다면서 시작은 반성이었다. 안중근 의사를 테러리스트라 부르는 사람들이 있는 상황에서 과연 우리가 일본 앞에 떳떳할 수 있을까라고 말했다. 이준호 작가는 1993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됐다. 이듬해 계간 작가세계에서 소설, 2001년 MBC창작동화대상에서 동화가 당선되면서 문단에 나왔다. 독자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판타지와 SF소설을 꾸준히 쓰는 것이 목표다. 지은 책으로는 <할아버지의 뒤주>, <그해 여름, 닷새> 등이 있다. △삶의 후반기, 자연이 주는 선물에 감사하며 하늘밥이란 숲, 물, 공기, 바람 등 자연이 어우러져서 만든 순수한 것들을 의미한다. 인공 감미료를 넣어 인위적으로 만든 게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것들이 모여 만든 정감가는 존재가 된 것이다. 김재희 작가는 자연이 주는 선물이라니 듣기만 해도 마음 따듯해진다면서 넘쳐나는 문명의 혼동 속에서 책임감 없는 어른들의 무관심과 정서가 깃든 가르침이 부족한 사회 환경 속에서꼭 필요한 말이라고 썼다. 인생의 후반기에 접어든 김재희 작가는 산다는 것은 항상 마지막이라는 순간의 연속이라며 오늘도 내일도 내가 하는 일, 나에게 처한 일들이 마지막일 테니 성의를 다해 보내자고 생각한다. 그중에 하나가 지금 글 쓰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번 수필집에 실린 글에는 본연의 맛을 살리려고 애쓴 흔적이 엿보인다. 단 한 편이라도 누군가의 가슴에 들어 앉아 또 다른 빛을 받는 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작가의 말처럼 40여편의 글에는 함께 하는 삶의 풍경과 가족에 대한 사랑 등 정감을 느끼게 하는 따뜻한 풍경이 가득하다. 이 책의 제목인 하늘밥은 작가가 우연히 전주천 산책길에서 만난 벽화에서 비롯됐다. 얘들아 하늘밥 먹자는 인상적인 문구와 함께 천변의 풍경을 담은 아이들의 그림이 새겨져있었다고. 작가의 마음에 유독 깊게 자리잡은 건 아주 작은 풀꽃 하나가 피어 있는 그림이었다. 보통 사람들은 그저 무심히 지나치고 말았을 작은 풀꽃에 담긴 순수한 동심 하나가 그려진다. 백두대간을 걸으며 보고 느낀 감상도 소개한다. 지리산 천왕봉부터 덕유산 신풍령에 이르는 산행일지에는 작가의 일상에 신바람의 맛을 전한다. 김재희 작가는 정읍 출신으로 방송통신대학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2006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수필부문에서 장승으로 등단한 뒤 수필집 <그 장승을 갖고 싶다>, <꽃가지를 아우르며>를 냈다. 이후 행촌수필문학상, 수필과비평문학상, 전북수필문학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전북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09.04 18:40

그네를 흔들흔들 철봉에 대롱대롱, 빗방울 세상

박성우 시인이 빗방울을 의인화해 소나기가 내리는 풍경을 펼쳐놓은 그림책 <소나기 놀이터>(창비)를 펴냈다. 먹구름이 몰려와 고요해진 놀이터에 후드득,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해요. 소나기 빗방울들은 그네를 흔들흔들, 미끄럼틀에서 쭈욱, 철봉에 대롱대롱. 빗방울들과 함께 놀아요, 소나기 놀이터에서! 이 책은 비 오는 날 밖에서 놀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즐거운 상상의 세계를 선물한다. 이파리 위에서, 모래밭에서, 거미줄에서 또 놀이 기구에서 튕기고 미끄러지는 빗방울들의 모습은 재미있고 사랑스럽다. 박 시인은 텅 빈 놀이터를 가득 채우는 빗소리를 간결하고 리듬감 있는 글로 표현했다. 둥당둥당, 디리리링, 찌잉찌잉등 다양한 의성의태어와 쉽고 친근한 입말로 여러 가지 감각을 생생하게 깨운다. 그림은 개성 있는 스타일로 주목받는 일러스트레이터 황로우 씨가 맡았다. 빗줄기가 세차게 내리는 듯하면서도 한편으로 정지해 있는 것과 같은 독특한 분위기의 묘사는 비 오는 날의 풍경을 더욱 신비롭게 만든다. 박 시인은 정읍에서 태어났으며, 시집 <거미>, <가뜬한 잠>, <웃는 연습>, 동시집 <불량 꽃게>, <동물 학교 한 바퀴>, 어린이책 <아홉 살 마음 사전>, <아홉 살 함께 사전> 등을 출간했다. 신동엽문학상윤동주젊은작가상백석문학상 등을 받았다.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황로우 씨는 전시아트 상품 제작과 더불어 책 표지삽화를 비롯해 출판음반공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작업하고 있다.

  • 문학·출판
  • 이용수
  • 2019.09.04 18:35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