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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을 뒤적입니다. “어떤 사람이나 존재를 몹시 아끼고 귀히 여기는 마음, 또는 그런 일”이 ‘사랑’이네요. 아주 먼 옛날 어쩌면 꿈결이었습니다. 젊은 아버지는 일곱 살 어린 나를 앉히고 가 갸 거 겨를, 동해 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이르고 일렀지요. 국민학교 입학을 앞둔 2월, 아직 농사철이 아니라지만 대처에 품을 팔아야 했던 아버지는 1+1은 2, 1+2는 3을 채 못 가르쳤지요. 첫사랑, 외사랑, 내리사랑……, 사랑은 모두 바보 셈이지요. 고꾸라진다는 걸 뻔히 알면서 기꺼이 두 눈이 멀고, 불에 덴 자국 평생 지워지지 않을 줄 알면서도 대답 없는 메아리에 목을 매지요. 깨진 독 막아줄 두꺼비도 없이 평생 물 길어다 붓는, 영영 빵점 셈을 하지요. 한창인 나팔꽃을 따라가 보니 잎사귀가 하트네요. 1+1은 0, 1+2도 0, 사랑은 바보 산수라고 따따따 나발 부네요. 먼 옛날 젊은 아버지가 가르쳐 주시지 않은 건, 영 맞지 않는 셈이기 때문이었네요. 그래요, 사랑은 하나뿐인 제 심장을 꺼내주는 일이지요. 도르르 덩굴손 움켜쥐어 허공에 꽃 한 송이 피워내는 일이지요. “장년에 이를 때까지 사랑을 미뤄 온 사람은 비싼 이자를 지불해야만 한다”, 아테네 극작가 메난드로스의 말입니다.
임진왜란 당시 호남 방어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웅치전투' 추도식이 9일 전북특별자치도청에서 열렸다. 추도식에는 최병관 도 행정부지사, 유희태 완주군수, 김병화 진안군 부군수와 이 전투에서 전사한 정담 장군 후손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헌화와 묵념으로 호국 선열들을 추모하고 호국 정신 계승을 다짐했다. 웅치전투는 1592년 7월 진안과 완주의 경계에 위치한 웅치(熊峙)고개에서 1천여명의 조선 관군과 의병이 왜군 1만여명과 맞선 전투를 말한다. 전라도와 조선을 지켜내고 임진왜란을 승리로 이끈 웅치전투 전적지(戰蹟地·전쟁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는 2022년 12월 국가 사적으로 지정됐다. 최 행정부지사는 "도내 호국 선열들의 고귀한 헌신과 업적을 기억하는 선양사업 추진을 지속해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도는 완주군, 진안군과 함께 웅치전투 전적지 연구·활용을 위한 종합 정비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제25대 한국예총 전북특별자치도연합회장 보궐선거 결과 기호 1번 최무연 후보(72)가 당선됐다. 최 후보는 9일 오전 10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국제회의장에서 치러진 ‘한국예총 전북특별자치도 연합회 임시총회(제25대 회장 보궐선거)’에서 총 169표 중 74표를 얻어 김형중(77), 나아리(45) 후보를 따돌렸다. 임기는 오는 2028년 2월까지다. 최 후보는 이날 소견 발표를 통해 "우여곡절 끝에 보궐선거에 임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선거관리위원장을 비롯한 집행부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전북예총이 험난한 소용돌이에 놓여 있었고, 그 속에 제가 있었다는 점에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햇수로 40년간 전북예총에 몸담고 있었다"며 "전북예총 발전을 위해 헌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신임 회장으로 선출된 최 후보는 전주 출신으로 전주기접놀이보존회 운영위원 및 상임이사, 단장 등을 지내고, 전주예총 4~6대 회장을 맡기도 했다. 현재 한국음악협회 부이사장, 대한민국 국제음악제 운영위원장, 국립전주박물관회 이사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편, 제25대 전북예총 회장 보궐선거에는 총 169명의 대의원이 투표에 참여했다. 이 가운데 최무연 후보가 74표를 얻어 당선됐으며 김형중 후보 65표, 나아리 후보 29표, 무효 1표 순으로 집계됐다.
국립전주박물관(관장 박경도)이 8월 문화공연으로 인형극 '소가 된 게으름뱅이'를 선보인다. 오는 17일 오후 3시 전주박물관 강당에서 펼쳐질 공연은 여름방학을 맞이한 어린이들을 위해 마련됐다. 전주박물관 관계자는 "다양한 전시를 관람하며 인형극도 볼 수 있어 박물관이 여름날 시원하고 유익한 피서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형극 '소가 된 게으름뱅이'는 8일부터 예약 가능하며, 보다 자세한 내용은 전주박물관 누리집에서 확인하면 된다.
“여름 축제의 묘미는 무엇보다도 함께 즐길 수 있다는 데 있지 않을까요? 안전하고 즐거운 전주세계소리축제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소리축제를 찾아주신 모든 분들께 즐거운 기억을 선물하고 싶어요.” 올해부터 개최 시기를 변경해 여름 축제로 탈바꿈한 '2024 전주세계소리축제(이하 소리축제)'가 14일 개막한다. 소리축제 개막이 턱밑까지 다가온 8일, 축제 준비에 전력을 쏟고 있는 김희선 집행위원장(55)을 만났다. “소리축제 개막까지 일주일도 남지 않아 저를 비롯해 전 스태프들이 밤낮으로 일하며 축제 준비에 여념이 없어요. 실제로 소리축제를 찾아오시는 분들께 어떤 무대와 공연을 선보여야 축제를 즐기고, 감동을 받을 수 있을 고민하면서 준비하다 보니 하루가 정말 빨리 지나가더라고요. 특히 올해부터는 여름에 축제가 진행되다 보니 무더위 속에서도 안전하고 즐겁게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철저히 대비하고 있어요.” 김 집행위원장은 소리축제 준비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지난해에 비해 길어진 준비 기간 덕분에 차분히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소리축제를 돌이켜 보면, 4월 임기 시작과 동시에 소리축제 준비에 투입돼 여러모로 시간에 쫓겼던 기억이 가득해요. 하지만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준비 기간이 길어져 축제 본연의 정체성을 지키고 공연예술제로서의 방향을 분명히 하는 등 축제 운영 방식을 세밀히 다듬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올해 소리축제는 80개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우리 음악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만날 수 있도록 구성됐다. 화려한 라인업과 탄탄한 기획으로 소리축제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지만, 그가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이다. 가을에 몰리는 축제와 공연 시즌을 벗어나 소리축제만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개최 시기를 여름으로 옮기며 파격적인 변화를 예고했지만, 여름철 안전사고에 대한 걱정은 떨쳐낼 수 없는 게 사실이다. “올해 소리축제의 안전한 운영을 위해 ‘여름철 폭염 대책’과 ‘자연재해 대책’을 마련했어요. 또 폭염과 폭우 등과 같은 자연재해에는 강수량·풍속·열 지수 등을 활용한 기준점을 세워 축제 진행 기준을 세워 끝까지 안전하게 진행할 예정이에요.” 실제 소리축제 조직위원회는 무더운 날씨를 대비해 가장 더운 시간대 공연을 실내로 배치했으며, 야외에는 미스트 터널과 미스트 팬, 냉온수기 등을 비치하는 등 폭염 시설 대책을 마련했다. 또 축제 현장 전반에 응급차를 배치하고, 의료 부스를 운영하는 등 응급환자 대책에도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집행위원장은 5일 동안 이어지는 소리 여정에 많은 관람객의 관심을 당부했다. “올해 축제를 기획하면서 수많은 생각이 들었지만, 그 중 한 가지를 꼽는다면 많은 도민께서 오셔서 소리축제를 마음껏 즐겨주시길 바라는 마음인 것 같아요. 다양한 장르의 공연과 더불어 재미있고 다채로운 부대행사들도 준비돼 있으니 소리축제와 함께 뜨거운 여름을 시원하고 즐겁게 즐겨주셨으면 좋겠어요.” 한편 2024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전북자치도와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회가 주최 주관하는 행사로 오는 18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등 전북 지역에서 펼쳐진다. 올해 소리축제는 '로컬 프리즘: 시선의 확장'을 키워드로 우리나라를 비롯해 폴란드·말레이시아·네덜란드·태국·일본 등 13개 국가가 참여해 80개 프로그램을 106회 공연으로 선보인다.
전주문화재단이 ‘2024 제2회 전주예술난장’에 함께할 차세대 연출가 및 시민 참여자를 모집한다. 지난해 첫 회 만에 전국적인 호응을 이끈 전주예술난장은 대규모 거리공연 축제다. 올해는 ‘다시, 팔복’이라는 주제로 오는 10월 11월부터 13일까지 팔복동 산업단지 거리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이에 재단은 13일까지 제2회 전주예술난장과 함께 꾸밀 차세대 연출가 3인을 모집한다. ‘다시, 팔복’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팔복동 제1산업단지 △축제의 현장 △오래된 공장 △우리가 할 일 △새로운 기억의 등불 △다시 쓸모 있는 공간으로 변화 등과 같은 소주제를 상상할 수 있는 작품으로 제작할 연출가를 선정한다. 대상은 대한민국 국적의 만 45세 이하 공연 연출가로 1인 1200만 원의 제작·연출비가 지원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차세대 연출가 공모의 경우 전주 팔복동에 더해질 새로운 이야기와 자유로운 거리공연 축제의 특성을 살리겠다는 취지로 실험적인 공모 형태를 시도한다. 지역에서는 드물게 연출가를 공개로 모집하는 데다, 신청서 또한 일반적인 형식이 아닌 편지글로 이메일 제출을 받는다. 이와함께 오는 19일까지 시민 참여형 축제학교 ‘업(up)’ 참여자도 모집한다. 거리 축제에 관심이 있는 만 18세 이상 전주 시민이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모집 분야는 소리크루, 댄스크루 등 2개 파트로 전주예술난장 주제곡을 합창하거나 주제곡으로 춤 출 참여단원 및 자원활동가 각 25명씩 총 50명을 모집한다. 축제학교 참여자는 본행사 거리공연 및 무대 공연에 공식 참여할 수 있으며, 올해의 크루(MVP)에 선정되면 상장과 부상을 받는다. 공모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전주문화재단 또는 팔복예술공장 누리집 공고문을 통해 확인하면 된다. 기타 문의 사항은 전주문화재단 전주예술난장팀(010-5485-9905)으로 하면 된다. 한편 ‘2024 제2회 전주예술난장’은 전주시 관광거점도시 육성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다.
물에서 찾은 비움의 미학이 광목(무명천) 위로 스며들었다. 하얀 천에 먹의 농담을 활용한 수묵화와 박진감 넘치는 필력은 관람객에게 묘한 평온함을 준다. 물을 주제로 드로잉 작업물을 완성한 문리 미술가의 개인전 ‘물처럼…’이 연석산우송미술관 우관에서 진행된다. 그림에서 가장 기본적인 획(劃)을 탐구한 작업물로, 비운 후에 남은 획과 광목 위에서 일획으로 표출한 행위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무언가를 채우고 그리려 하기보다는, 덜어내고 비우려는 자세로 오묘한 물의 변화를 표현한 작가의 작품에는 질서와 무질서, 균형과 불균형, 전통과 현대의 양면이 공존한다. 특히 작가는 물이 가진 변화, 자유 등의 의미와 상징을 화면에 박력 있게 그려내 생명감과 활기를 불러일으킨다. 정여훈 연석산우송미술관 학예연구사는 “몇 개 선으로 산‧물‧바위‧바람‧하늘을 담은 것”이라며 “많은 사람이 연석산의 아름다운 풍광 속에서 작품과 함께 삶의 빈칸을 채우길 바란다”고 밝혔다. 파리와 서울, 전주에서 수차례 개인전을 선보인 문리 작가는 미술평론가, 기획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전북도립미술관 학예실장과 여수국제미술제 전시예술감독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연석산우송미술관 관장‧중국 베이징 쑹좡현대미술문헌관 학술위원, 지든갤러리 전속작가이다. 전시는 다음 달 22일까지 열리며 매주 월요일 휴무.
청년예술인 단체 ‘배우다컴퍼니’가 기후위기와 자본 만능주의 상관관계를 동화적으로 표현한 가족극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시즌1 꿀벌 미스터리'를 선보인다. 10일 오후 2시와 5시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은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오마주해 새롭게 창작했다. 배우다컴퍼니는 오로지 인간만이 지구의 주인이라 믿으며 자연과 생물을 착취하는 악순환을 풍자하고 비판한다. 이를 통해 인간의 욕심이 거대한 자본주의를 만들었고, 지구의 모든 생명체가 기후위기를 맞이했음을 시사한다. 앨리스와 헬레나 등 극 속 등장인물을 통해 현실과 동화의 괴리를 실감나게 그려낸다. 이번 공연에는 앨리스 역을 맡은 송원 배우를 비롯해 안혜지, 이혜지, 하형래 배우가 무대에 올라 75분간 열연을 펼칠 예정이다. 관람 연령은 7세 이상이며 관람료는 3만원이다. 관람권은 인터파크티켓 및 전주티켓박스에서 구매할 수 있다. 가족극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시즌1 꿀벌 미스터리'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배우다컴퍼니로 문의하면 된다. 한편, 이번 공연은 전북특별자치도 문화관광재단이 운영하는 '무대작품 제작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무대작품 제작 지원사업은 공연예술 분야의 창작작품 제작 지원을 통해 도내 예술단체의 우수한 작품을 발굴하고, 공연의 질을 높여 도민의 문화향유에 기여하는 사업이다.
전주문화재단(이하 재단)이 ‘대한민국 문화도시 조성사업’ 예비사업의 일환으로 탄소 소재를 활용한 문화상품을 개발한다고 밝혔다. 탄소는 전주시의 지역 산업 핵심 소재다. 가볍고 강하며 변형이 자유롭다는 특성을 지닌 신소재로써 재단은 탄소를 새로운 예술 장르로 확장시키고 있다. 지난 2021년부터 문화예술과 탄소 융합 기술력이 협업하는 ‘탄소예술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탄소예술 장르 개척과 탄소문화산업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모색하는 프로젝트로 올해까지 총 46명의 탄소 예술 작가를 배출·양성했다. 특히 올해는 대한민국 문화도시 조성사업 일환으로 우리의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문화상품 개발을 통해 더 넓은 탄소 매체 확장을 시도한다. 이를 위해 탄소 소재에 대한 지식과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탄소예술기획전 참여작가를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실제 지난 6월에는 사전 간담회를 통해 김승주·나잇노이즈(김심정·박수지)·문채원·박현진·이루리·장영애·전도예·최무용 등 10명의 작가를 선정했다. 재단은 작가들에게 총 4000만 원을 지원해 테이블과 의자, 모빌, 스탠드 조명 등 문화 상품을 제작할 예정이다. 시제품은 오는 10월 11일부터 13일까지 열리는 ‘미래문화도시 페스티벌’에서 전시되며, 전시 기획과 공간 구성은 소금공방 소속 작가 그룹인 나잇노이즈와 협업해 구성한다. 최락기 전주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지난 3년간 탄소섬유를 활용한 예술인 창작 지원 및 예술작품 제작을 지원했다”며 “산업소재로만 알려진 탄소가 예술 속으로 더 나아가 시민들의 삶 속에도 확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일상으로 들어온 탄소문화상품과 10월에 진행될 ‘미래문화도시 페스티벌’ 전시에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2024. 8. 19 ~ 25 교동미술관 본관 미술가: 김신교 명 제: 風情-전통도시 전주의 오후 재 료: 캔버스 위에 유채 규 격: 145.5x97.0cm 제작년도: 2024 작품설명: 순간순간 떠오르는 삶의 감정들을 유채 물감·오일 파스텔을 즉흥적으로 손가락이나 나이프로 풀어낸 것들의 축적된 결과물이다. 드리핑 기법과 선적인 요소들이 중첩해 쌓이는 과정에서 우연이 겹치면서 자유롭고 견고한 화면이 구축된 거다. 그래서, 시각적이면서 촉각적이다. 미술가 약력: 김신교는 다시 이는 독립 물결, 전업작가, 한중 현대미술의 만남, Global, 삶과 일상 그리고 예술의 열정, 전북의 자연 전에 출품했다. /문리 (미술학 박사, 미술평론가)
올해로 등단 42주년을 맞은 김용택 시인(76)이 시집 <그때가 배고프지 않은 지금이었으면>(마음산책)을 펴냈다. 암재 할머니, 탐리 양반, 얌쇠 양반, 빠꾸 하나씨, 큰당숙 등 김 시인은 그가 태어나 평생을 산 진메마을 사람들을 시(詩)로 불러냈다. “이 시집은 오래전 그러니까, 그때 내가 시를 읽고 세상을 배워가며 글을 쓰기 시작할 무렵부터 지금까지 따로 써놓고 발표하지 않은 우리 마을 이야기들이다. 소박한 이 시집은 내 모든 글의 ‘고향집’이다”는 시인의 말처럼 시집에는 진메마을에 대한 애틋함이 가득하다. 시집의 시들 중에는 산문집 <김용택의 섬진강 이야기>를 쓰면서 수록했던 시 일부와 시인이 직접 찍은 사진 열다섯 장이 함께 수록됐다. 특히 섬세한 감수성을 지닌 시인의 시선이 실감나게 그려져 진메마을의 정경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소를 몰고 고샅길을 간다/큰집 소도, 작은집 소도 붉은 살구씨를 밟고 집에 들어 몸을 뉘었다//(중략)/ 탕! 살구꽃이 우수수 졌다. 조금 늦게 떨어진 살구꽃잎이 죽은 빨치산 발치까지 날아가 있었다//(중략)// 생각만으로 입안 가득 침이 고이는 으으으 신 살구는 일 년 된 새신랑들이 동네 사람들 몰래 제일 많이 따 갔다//"(‘살구나무가 있는 풍경’)처럼. 김 시인은 강인하지만 절제된 언어로 마을의 풍경을 그려냈다.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따뜻하게 어루만져온 그의 시(詩) 세계처럼 이번 신간 역시 다정하다. 이처럼 40년 넘게 시를 발표하고 독자들과 호흡해온 시인은 올해 만해대상 문예부문 수상자로 선정돼 '김용택'이라는 견고한 문학세계를 다시 증명해 보였다. 시인은 "상을 준다는 연락을 받고 어리둥절했다"며 "만해 대상이 매우 큰 상인데 이 작은 마을까지 어떻게 찾아왔는지 신기하고 감사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제28회 만해대상 시상식은 오는 12일 강원도 인제 하늘내린센터 대공연장에서 진행된다. 1948년 임실군 진메마을에서 태어난 김 시인은 1969년 순창 농림고교 졸업한 뒤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다 2008년 8월 덕치초등학교에서 30년간의 교사생활을 마치고 퇴임했다. 1982년 창작과 비평사의 ‘21인 신작시집’에 연작시 ‘섬진강’을 발표하면서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는 <맑은날> <강 같은 세월> <그 여자네 집> <나무> 등이 있다. 산문집으로는 <김용택의 섬진강 이야기>와 동시집 <콩, 너는 죽었다> 등을 펴냈다.
“그럼에도 왜 쓰냐면 이 모든 순간과 그 모든 순간의 기억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25년 차 성실한 소설가 백가흠 작가가 본인이 책 속에서 밝힌 글을 쓰는 이유다. 작가이기보다, 작가이고 싶은 시절의 백가흠이라는 인물을 담아낸 산문이 세상에 나왔다. 백가흠 소설가가 신작 산문집 <왜 글을 쓴다고 해가지고>(난다)를 발간한 것. 이번 산문집에서는 소설가로서 백가흠의 근원에 자리한 시간에 대한 상상력을 다양하게 보여주고 있다. 백 작가를 온전히 담아낸 이번 산문집은 총 2부로 구성됐다. 먼저 소설가 백가흠의 문학론을 담고 있는 1부에서는 자신에게 ‘언제나 절실함을 요구했던’ 소설과 소설이 버거워 밤잠을 설치던 시절, 영원히 자기 자신을 신뢰할 수 없는 작가라는 직업의 절망과 환희를 열세 편의 글로 진솔하게 써 내려간다. 이어지는 2부에서는 문예창작을 가르치는 선생이자 동료 작가로서 백가흠이 읽은 소설과 시집에 대한 깊이 있는 리뷰를 담고 있다. 독서하면서 그가 느낀 순수한 설렘에 마음이 함께 동하는 즐거움은 덤이다. 작가 자신의 이야기로 가득했던 1부와는 달리 마르케쓰, 나쓰메 소세키, 시인 김민정·안현미, 소설가 백민석·조경란 등 열네 편의 글에 실린 작가와 작품이 2부의 주인공이다. 특히 요즘 독자들에게는 현대의 고전일 수 있는 이 리스트는 백가흠의 통찰과 만나 더욱 신선하게 읽힌다. 백 작가는 작가의 말을 통해 “여름, 중학생이었나,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 무심코 돌아본 풍경에 가던 길을 멈췄다”며 “해가 막 땅속으로 꺼지기 전 지평선에 아슬아슬 걸쳐져 있었는데 그 풍광이 참 아름다우면서 슬펐다”며 과거 시절을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곳에 부려놓은 글들은 작가가 된 이후 해 지는 쪽으로 한 번 아주 멀리까지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 때마다 가던 길로 돌아와 마주 앉은 문학의 저녁이고 일상이다”라며 “하루 있었던 일을 조잘대던 어린 동생들, 하루의 피로감을 감추고 마주 앉은 아버지, 소소한 행복의 멋쩍음을 잔소리로 대신하는 어머니 등 특별한 것 없지만, 없으면 안 됐던 순간에 대한 기억으로 가장 소중한 찰나를 담아냈다”라고 말하며, 책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한편 백 작가는 200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그의 저서로는 소설집 <귀뚜라미가 온다>, <조대리의 트렁크>, <힌트는 도련님>, <사십사四十四>, <같았다>, 장편소설 <나프탈렌>, <향>, <마담뺑덕>, <아콰마린>, 짧은 소설 <그리스는 달랐다>, 산문집 <느네 아버지 방에서 운다> 등이 있다. 그는 현재 계명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박상재 아동문학가와 볕든 그림 작가가 동요 과수원길을 모티브로 한 그림 동화책 <과수원길>(고래책방)을 출간했다. 동요 과수원길은 한국아동문학회 회장을 지낸 박화목이 작사하고 서울사대부속초 교장을 지낸 김공선이 작곡한 동요다. 1972년 한국동요동인회를 통해 발표됐다. 황해도 황주가 고향인 박화목은 큰아버지가 가꾸던 과수원에서의 추억을 떠올리며 과수원길 시를 지었다. 이 시를 본 김공선 작곡가는 고향인 강원도 고성의 싱그러운 아카시아꽃 길을 생각하며 곡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박상재 아동 문학가는 “동요 과수원길은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동요로 자리 잡았다”라며 “제 고향 물 맑은 시냇가에도 아카시아꽃이 싱그럽게 활짝 피어 있다. 아카시아꽃 그늘에서 해맑게 웃던 향이와의 추억을 반추하며 이 동화를 쓰게 됐다”고 설명했다. 1981년 월간 <아동문예> 신인상, 한국일보 신춘 문예 동화로 등단한 그는 그동안 <도깨비가 된 장승> <잃어버린 도깨비> <도깨비와 메밀묵> <개미가 된 아이> 등 120여 권의 동화집을 출간했다. 방정환 문학상, 한국아동문학상, 생명과문학 작가상, PEN 문학상 등을 받았으며 현재 <아동문학사조> 발행인, (사)한국아동문학인협회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요즘 친구들을 만나면 기억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그럴 때마다 나는 “나도 그래. 어제 일도 기억이 안 난다니까.” 라고 말하곤 한다. 의기소침한 친구에게 용기를 주려고 한 말이지만 사실이다. 어제 내가 한 일을 떠올려보면 순간 백지가 된 것처럼 아무 기억이 안 난다. 결국 핸드폰을 꺼내 카드 결제 명세를 보며 ‘맞아’하면서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수십 년 전의 어떤 일은 마치 방금 일어난 일처럼 또렷하게 떠오른다. 그 속에는 잊고 싶지 않은 애틋하고 소중한 기억도 있지만, 절대로 떠올리고 싶지 않은 아픈 추억도 있다.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붙박이처럼 내 안에 자리하고 있는 기억을 우리는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야 할까? 최연숙 작가의 동화 『경성 기억 극장』에는 기억을 없애주는 장치가 나온다. 주인공 덕구는 자신을 돌봐주는 수현이 아저씨를 밀고했다는 부끄러움과 죄책감을 떨쳐버리려고 기억을 지운다. 덕구는 자신이 기억을 지웠다는 사실조차 잊은 채, 조선 학생에게 전쟁을 도우라고 연설한 여선생님과 필리핀에서 민간인을 폭격한 공군 비행사가 기억을 지우고 편안하게 돌아가는 걸 본다. 덕구는 고문당해 악몽을 꾸는 수현이 아저씨에게 기억을 지우라고 권하지만, 아저씨는 기억이 길잡이라며 거절한다. 나중에 자신이 했던 일을 알게 된 덕구는 다시 기억을 지우라는 말에 ‘기억을 지운다고 내가 한 일이 사라지는 건 아니라’며 고민한다. 기억을 지우면 똑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것을 깨달은 덕구는 수현이 아저씨에게 사과하고 아저씨의 독립운동을 돕는다. 기억이 길잡이라는 말은 기억을 통해 나아갈 방향을 찾는다는 것이다.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판단하기 어려울 때 그 기준이 되는 것은, 그동안 내가 보고 듣고 경험했던 것들, 또는 그것에 대한 기억이라는 말이다. 만약 그런 기억이 사라진다면 잣대를 잃은 우리는 같은 잘못을 되풀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내 안에 자리하고 있는 기억은 자신을 스스로 돌아보게 하고 부족함을 채워주는 소중한 존재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일상의 소중한 기억을 잃어버리는 것 같아 안타깝다. 문득 올려다본 하늘에 떠가는 뭉게구름처럼, 소소한 발견과 작은 기쁨으로 채워가는 순간순간을 기억하는 방법은 없을까? 힘들거나 외로울 때 그런 기억을 떠올리며 팍팍한 삶을 여유로 바꿀 수 있도록 말이다. 어쩌면 기억을 기록으로 바꾸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먼지 쌓인 일기장을 꺼내 몇 년 전 날짜가 적힌 종이를 넘긴 뒤 오늘 발견한 사소한 즐거움을 적어보자. 먼 훗날 오늘의 기억이 내 삶을 더 풍요롭게 하도록. 장은영 동화작가는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통일 동화 공모전과 이다 생명문화 출판 콘텐츠 공모전에서 상을 받고(공동수상), 전북아동문학상과 불꽃문학상을 수상했다. 2022년 아르코문학창작기금(발표지원)을 받았다. 지은 책으로는 <책 깎는 소년>, <으랏차차 조선 실록 수호대>, <열 살 사기열전을 만나다> 등이 있다.
글로스터호텔그룹과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회가 최근 '2024 전주세계소리축제' 성공 개최를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지난달 글로스터호텔 전주에서 열린 협약식에는 김희선 전주세계소리축제 집행위원장과 글로스터호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전주세계소리축제는 판소리와 전통음악을 중심으로 월드뮤직과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아우르는 글로벌 음악축제다. 오는 14일부터 18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전주 일원에서 열릴 전주세계소리축제는 농악 유네스코 등재 10주년을 맞아 역대 가장 성대하게 치러질 예정이다. 지하 3층, 지상 15층으로 구성된 글로스터호텔 전주는 전라권 최대 규모로 연회장을 비롯해 세미나실, 코인세탁실, 피트니스센터 등 다양한 시설이 갖춰져 있다. 글로스터호텔그룹은 제주점(464실)과 청주점(352실), 인천점(256실)도 운영하고 있다. 글로스터호텔 전주는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2024 전주세계소리축제 협력기관으로 참여해 소리축제의 성공적인 개최와 관광객 편의를 위한 숙소 제공키로 했다. 글로스터호텔 전주 최정환 총지배인은 “전 세계인들이 방문하는 축제인 만큼 글로스터호텔그룹만의 차별화된 서비스와 전주만의 멋과 맛을 느낄 수 있도록 숙박과 음식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변화와 혁신을 요구받고 있는 (사)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전북연합회(이하 전북예총)를 구할 제25대 회장 보궐선거가 오는 9일 치러진다. 예상대로 최무연 한국음악협회 부이사장, 김형중 전북예총 수석부회장, 나아리 전북영화인협회 회장(기호순)이 입후보해 선거운동이 한창이다. 4년 임기 중 전임 회장의 잔여분 3년여 정도를 수행하는 반쪽짜리 회장이지만, 신임 회장의 어깨는 어느 때보다 무겁다. 사분오열된 전북 문화예술계를 한데 아우르고, 소통과 화합을 통해 궁극적 발전을 도모해야 하기 때문이다. 3일 앞으로 다가온 제25대 전북예총 회장 보궐선거에 전북 예술인들이 주목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지역 문화예술의 구심체가 되는 전북예총의 새로운 수장이 될 회장 후보 3인의 공약과 다짐을 살펴본다. △최무연 후보 기호 1번 최무연 후보는 전북예총에 몸담았던 오랜 경력을 자양분으로 삼아 남은 임기 동안 지역 예술 발전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후보는 “지난 35년간 전북예총에 몸담고 있으며, 지역 예술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에 대해 고민해 왔었다”며 “이제는 그 노하우를 사용할 때라고 생각하기에 이번 선거에 도전하게 됐다”고 출마 동기를 설명했다. 특히 그는 앞서 발표한 7가지 공약 중 ‘문화대학 설립’ 공약 이행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후보는 “현재 도내 예술가들만이 활용할 수 있는 독립적인 공간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예술인의 집이라는 명목으로 도내 모든 예술인이 활용할 수 있는 ‘문화대학(예술원)’을 설립해 원격 평생교육과 청년예술인양성지원 사업 등을 펼쳐, 도내 문화 예술인의 활동을 지원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전북은 예향의 고장답게 훌륭한 예술인을 많이 보유한 지역”이라며 “이제는 우리 문화예술을 세계적으로 알릴 때다. 전북의 문화예술을 세계에 알리는 기회에 앞장서고 싶다”고 전했다. △김형중 후보 기호 2번 김형중 후보는 ‘예술을 존중하고 예술인을 존경하는’을 선거 캐치프레이즈로 잡았다. 우석여고 교장, 원광보건대 교수 등을 역임하며 교육자의 길을 걸어왔기에 그는 문화예술 고유성과 특수성을 누구보다 깊게 체감해왔다. 김 후보는 6일 전북일보와의 통화에서 “전북예총의 화합과 단결을 최우선에 두고, 예총의 궁극적 발전을 이끌어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동안 전주를 중심으로 운영됐던 전북예총이었지만, 앞으로는 지역 예총단과 함께 ‘우리들만의 리그’가 아닌 ‘모두의 리그’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전북에서 젊은 예술인의 활동 영역이 확보될 수 있도록 예술문화 아카데미를 운영하겠다고 했다. 예술이 생업이 될 수 있도록 예술 활동을 지원하고 예술교류 활성화 의지를 거듭 피력했다. 김 후보는 “당선이든, 낙선이든 전북예총 회원으로서 지속해서 예총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화합을 통한 발전을 이끌어낼 것”이라며 “비판은 겸허히 수용하겠지만, 예총을 보다 긍정적인 시선으로 따뜻하게 바라봐주길 부탁한다”는 당부의 말을 전했다. △나아리 후보 기호 3번 나아리 후보는 전북예총의 존립만을 바라보고 이번 선거에 출마하게 됐다고 밝혔다. 나 후보는 “현재 전북예총의 대외적인 이미지가 좋지 않은 상황으로 예총이 살아남을 길은 ‘새로운 시선’의 도입”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단체 창립 62년 동안 쌓아온 지역 문화예술의 산물과 뿌리를 되찾고, 보존하기 위해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달 발표한 7가지 공약 중 ‘전북 문화 예술 기반 발전을 위한 예산 확보’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지털 예술 플랫폼 구축과 지역 문화 콘텐츠 활성화 등 전북예총의 혁신과 발전을 위해 약속한 공약을 지키기 위해 예산이 먼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또 지역 내 예술인들이 풍족하고 자유로운 창작 활동을 위해 대변인단을 구성해 체계적인 예산 확보에 힘쓸 것을 약속했다. 나 후보는 “진정성을 가지고 나아가보면 언젠가는 많은 사람이 알아주실 날이 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제25대 전북예총 회장 보궐선거는 오는 9일 오전 10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국제회의장에서 진행된다. 이날 전북예총 보궐선거에는 전북예총 각 분과와 지부에서 추천받은 대의원 184명이 투표에 참여할 예정이다.
일상이나 낯선 도시에서 마주치는 소소하고 평범한 사물과 풍경은 예술가에게 뜻밖의 영감을 제공한다. 김미소, 도병락, 데릭 핀(Derek Finn), 정은경 등 4명의 미술가는 각자의 방식대로 일상의 풍경을 예술작품으로 승화해 선보인다. 11일까지 교동미술관 2관에서 펼쳐지는 ‘일상의 숨겨진 것’에서는 작가들의 독특한 시각을 엿볼 수 있는 작품들로 가득하다. 김미소 작가는 작품 ‘무제’를 통해 우리의 범주 안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말한다. 작가는 자신의 과거를 더듬어 유년기의 기억을 캔버스에 소환했고, 간접 경험으로 목도하지만 끝내 알 수 없는 죽음에 대해 고민한 흔적을 그려냈다. 일상에서 마주하는 무수한 감정을 상황에 빗대 표출한 작가는 관객에게 아이러니함을 던지며 고민거리를 전달한다. 전주대와 전북대에서 영어영문학 석·박사, 미술학과 석사를 마친 그는 현재 메릴랜드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8~90년대 유화 작업을 집요하게 골몰해온 도병락 작가는 새로운 영역을 구축하고자 하얗고 부서지기 쉬운 우드락 위에 구불구불 식물의 형상을 스케치했다. 1차로 윗면을 일일이 칼로 오려내고 나면 칼이 만들어낼 수 없는 유려한 곡선을 2차로 열선 도구를 이용해 모두 파냈다. 이 같은 수고로움 끝에 불규칙적이고 유연성 짙게 생겨난 자국은 작가 자신이 일상 속에서 마주한 감정적이고 나약한 순간의 '나'를 빗대어 드러낸다. 목원대 미술과를 졸업한 작가는 인사아트센터, 전주교통아트스튜디오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하며 자신의 예술세계를 꾸준히 보여주고 있다. 주로 흑백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데릭 핀의 작품은 수채화를 사용해 배경에 색을 입히거나 간단한 색상의 샤피 마커로 특정 부분에 악센트를 준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특히 커피를 활용한 작품에는 일상의 여러 풍경이 다채롭게 담겨져 보는 즐거움을 선물한다. 캐나다에서 태어난 데릭 핀은 대만을 비롯해 부산과 제주도, 캐나다 등에서 작품 활동을 선보이고 있다. 정은경 작가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순간적으로 포착하고 대상의 특징과 의미를 다양한 색채로 구현했다. 나무, 꽃, 풀, 바람 등 잔잔하지만 힘 있는 소리와 부드럽고 강인한 숨결을 예술로 승화해 관람객을 자연 한가운데로 데려간다. 한일 교류전 등 수십 회의 단체전과 개인전을 선보인 정 작가는 현재 전북미술협회, 전북공예가협회 회원으로 활동중이다.
우진문화재단은 오는 9일 오후 2시 우진문화공간 갤러리에서 생물학 박사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와 함께하는 토크콘서트를 개최한다. 이번 토크콘서트의 대주제는 ‘다양성과 공존, 손잡지 않고 살아남는 생명은 없다’로, 공존과 생명에 대한 다양한 생각을 나누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토크콘서트는 총 2부로 구성됐다. 김정배 원광대 교수가 진행하는 1부는 최재천 교수의 강연으로 채워진다. 2부는 참석자들과 소통하는 대화의 시간이다. 또한, 공연에는 색소포니스트 배태한과 피아니스트 김희윤이 출연한다. 이번 토크콘서트는 공존과 생명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로, 관객들에게 풍성한 지적 자극과 문화적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행사 당일에는 우진문화공간 갤러리에서 우진청년작가회 ‘제12회 우진청년작가 정기전’이 열리며, 전시는 17일까지 계속된다.
전북여성가족재단 여성정책연구소가 6일 익산시를 방문해 정책간담회를 열었다. 익산시는 지난 2009년 3월 여성가족부로부터 여성친화도시 제1호로 지정됐다. 국내 최초 여성친화도시로서 시민 모두가 안전하고 행복한 도시 만들기에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간담회에는 익산시 여성가족과 김선아 계장, 김지연 주무관, 여성정책연구소 유은경 소장을 비롯해 백미록 연구위원, 거점형 양성평등센터 손미혜 센터장, 성별영향평가센터 김현숙 컨설턴트, 조아영 전담연구원이 참석했다. 이들은 이날 익산시 성주류화 분야 정책의제 발굴과 여성친화도시 활성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유은경 여성정책연구소장은 “이번 정책간담회를 계기로 여성정책연구소는 지역 여성정책에 대해 폭넓게 논의하고 제안하는 역할을 할 예정”이라며 “익산지역 성주류화 확산 및 여성친화도시 활성화를 위해 담당부서와 지속해서 소통․협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북여성가족재단 여성정책연구소는 지역의 성주류화 확산 및 여성가족정책 발굴을 목적으로 여성친화도시 지정 및 지정 준비 중인 5개 시·군 정책간담회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2일 순창군을 시작으로 오는 13일에는 고창군, 9월에는 김제시와 남원시를 방문할 예정이다. 간담회를 통해 도출된 다양한 의견들은 전북지역 양성평등 정책 및 성주류화 제도 확산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계획이다.
열린시문학상 운영위원회(위원장 이재숙)가 주최하는 제30회 열린시문학상에 이문형(69)·이채영(69) 시인이 선정됐다. 열린시문학상은 1989년 열린시문학회 창립 이후 34년째 이어오고 있다. 전북 지역 최초로 시 창작교실을 개설하고 시상을 이어왔다. 열린시문학회 회원 중에서 수상자를 선정한다. 올해는 송희 전 전북시인협회장, 서영숙 전 무주문인협회장, 구윤상 열린시문학회장이 심사위원으로 나섰다. 송희 전 전북시인협회장은 “올해 열린시문학상 수상자를 부득이하게 2명의 시인으로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며 “두 작가는 열린시문학회 창작교실에서 쉼 없이 시 작업과 문학 혼을 불태운 시인이다. 두 시인의 저서는 우열을 가릴 수 없을 만큼 예술혼과 개성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고 심사평을 밝혔다. 이채영 시인은 2015년 <한국문학예술>가을호로 등단했으며, 전북서예미술협회 심사위원을 역임한 서예가이기도 하다. 저서로는 시집 <4월의 눈꽃>이 있다. 이문형 시인은 2016년 <한국문학예술>가을호로 등단했다. 저서로는 시집<봄날 강가에 서다>가 있다. 시상식은 오는 29일 오전 11시 전주시인후도서관에서 열린다. 수상자에게는 각각 상패와 함께 창작 지원금 100만 원이 수여된다.
전북 민미협 30주년 기념전 ‘동학에서 빛의 혁명까지’
140년 만에 되살아난 ‘전라감영 접빈례’, 옛 외교의 품격을 잇다
전주 MBC 특집다큐멘터리 ‘치유의 손길 생명을 잇다’
'작지만 강한' 전북도립미술관의 반란
전주문화재단, 2025 이팝프렌즈 예술상 수상 후보자 공모
여산장학재단, 제5회 여산문화상 시상 및 장학증서 전달식 성황
부안여성작가 13명, 30일까지 제9회 단미회展 ‘Art Memory’
전북과 깊은 인연, 거장 황석영 ‘금관문화훈장’ 수훈
시간과 존재의 숨결로 표현한 기도 형상
제3회 전북특별자치도 예술·관광상 공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