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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공공기관 이전부지 계속 방치할건가

전북혁신도시에 있는 농촌진흥청은 제1차 공공기관 이전 당시 수원에 있었다. 그 빈터 일부에 2022년말 농업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64000㎡에 달하는 부지에는 전시동, 식물원, 교육동, 체험동을 갖추고 있다. 야외에는 정원은 물론, 다랑이 논·밭, 과수원 등이 있다. 농업박물관을 찾는 관람객은 2023년 51만1187명, 2024년 56만5917명에 달한다. 올들어서도 지난 5월까지 28만4898명이 방문, 누적 관람객이 140만명을 넘었다. 공공기관이 떠나고 난 뒤 유휴지를 잘만 활용하면 얼마든지 성공적인 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실증적 사례다. 그런데 전주에서 진행중인 공공기관 이전부지 활용 시책을 보면 한숨부터 나온다. 말만 떠들썩할뿐 아무런 성과가 없기 때문이다. 차일피일 시간만 낭비하면서 희망고문을 하고 있다. 전주지방법원과 전주지방검찰청 이전, 기무부대 해체로 생겨난 국유지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무관심 속에 장기간 방치되고 있다. 이미 오래전 부지를 어떻게 활용하겠다는 청사진은 제시됐는데 구체적 실행방안이 없다. 결과적으로 도시에 활기를 불어넣어도 부족할 공공기관 이전부지가 도심 속 흉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하나의 사례이긴 하지만 전주의 실태를 잘 보야주는 적나라한 모습이다. 중앙정부의 미적지근한 태도는 비판 받아 마땅하지만 확실하게 움켜쥐고 성과를 내야만 할 전주시의 기획력 부재, 실행력 부족 또한 변명의 여지가 없다. 지난 2019년말 만성동으로 청사를 이전한 뒤 덕진동 옛 전주지법·지검 부지는 지금까지 방치상태다. 기획재정부는 2021년 말 국유재산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옛 전주지법·지검 부지 위탁개발 사업계획'을 승인했으나 지금까지 진행된게 하나도 없다. 위탁개발을 맡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2만 8000㎡ 부지에 총사업비 423억 원을 투자해 토지를 조성한 뒤 법 체험시설인 로파크와 공공주택(100호), 창업지원시설 등을 조성 예정이었으나 사업비 증액 문제를 둘러싸고 기재부, 법무부, 전주시는 핑퐁만 치고있다. 에코시티에 있는기무부대 부지(8324평) 역시 7년째 방치상태다. 전주시는 무상제공을 요청했으나 국방부는 매각 방침을 고수중인데 그 사이 땅값만 계속 올라 감정가 기준 400억 원에 달하고 있다. 이전 예정인 전주교도소 부지도 전북도와 전주시는 국립중앙도서관 분관과 국립모두예술콤플렉스를 건립 예정이나 구체적으로 진행되는게 없어 답답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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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5.08.25 18:43

[사설] 송전선로만 떠안고 투자기회 없는 전북

전북이 재생에너지 송전을 위한 변전소와 송전선로 건설을 집중적으로 떠안고 있는 반면, 그 과실은 전혀 맛도 보지 못하고 있다. 속된말로 “꿀도 못 먹고 벌만 잔뜩 쏘이는 형국”이다. 오는 2036년까지 34만5000V급 변전소 4개와 송전선로 10여 개가 전북에 추가로 건설 예정이다. 수도권으로 전기를 보내는 핵심 역할을 전북이 맡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하나의 사례를 살펴보자. 경기도 용인에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조성이 본격화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무려 502조 원을 투자하는 반도체 국가첨단 전략산업특화단지가 건설중인데 그곳에서 써야 할 막대한 전력을 지역에서 끌어다 쓰기 위해 '초고압 송전선로' 건설을 추진중이다. 재생에너지를 생산하는 전북, 전남,충남 주민들이 “우리는 에너지 식민지냐”며 강하게 반발하면서 송전탑 건설 백지화를 요구하는게 무리가 아니다. 반도체클러스트가 있는 '용인'을 위해 지방을 희생시켜 가면서 송전탑 건설을 강요할 게 아니라 반도체산업 자체를 전기가 풍부한 지방으로 옮기면 되지 않느냐고 주장하는 것이다. 견강부회의 논리같지만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하면 꼭 안될 것도 없다. 전력 공급의 한계를 드러낸 수도권을 살리기 위해 지방을 일방적으로 희생시키지 말고 앞으로 재생에너지를 사용할 수 밖에 없는 관련 공장을 재생에너지 생산지역으로 이전시키라는 것이다. 문제는 또 있다. 최근 전력거래소가 진행한 ‘2025년 1차 ESS 중앙계약시장’ 공모 결과 전국 5개 시·도 중 제주를 제외한 7곳의 사업지가 모두 전남업체로 돌아갔다. 총 사업비는 1조5000억 원 이나 되는데 전북이 떨어진 것은 결정적으로 평가항목 중 ‘출력제어 수준’ 점수다. 전남은 만점(12점)을 받은 반면, 전북은 2.2점에 그쳤으니 결과가 어떨것인지는 불문가지다. 전력거래소는 '출력제어가 많은 지역일수록 ESS 설치 필요성이 높다'는 이유로 전남에 많은 점수를 부여했으나 전북은 재생에너지 송전을 위한 변전소와 송전선로 건설을 집중적으로 떠안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억울할 수밖에 없다. 전북은 수도권으로 전기를 보내는 핵심 역할을 맡으면서도, ESS 같은 고부가가치 사업에서는 제외되는 상황을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 일은 그렇거니와 지금이라도 제2차 ESS 사업 입찰 전에 평가 기준의 불합리성을 개선키 위해 나서라. 그게 바로 보편타당성 있는 공정 아닌가.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5.08.25 18:43

[사설] 공공기관 이탈 막을 제도적 장치 강구하라

이재명 대통령은 “지역균형발전이 이번 정부의 핵심”이라고 밝히곤 했다. 수도권 집중과 지방피폐 현상을 잘 알기 때문일 것이다. 그 첫 신호탄이 해양수산부 부산이전과 대통령 직속의 지방시대위원장에 김경수 전 경남지사 임명이다. 이런 마당에 전북혁신도시에 소재한 농촌진흥청이 조직개편 과정서 일부 조직을 과거 소재지였던 수원 이전계획을 추진해 아연 실색케 하고 있다. 핵심은 농진청의 소속기관인 농업과학원 인력 43명을 다른 소속기관인 수원의 식량과학원 중부작물부로 이전, 통합 운영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 30여명이 수원으로 이동, 수도권 조직이 대거 보강되고 식량과학원 본원은 전북혁신도시에 있지만 핵심 비중은 사실상 수도권에 치우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과거에도 공공기관들의 탈 전북 시도는 여러번 있었다. 국민연금공단이 기금운용본부 서울 이전을 집요하게 시도했고, 한국농수산대학교는 2019년 영남캠퍼스를 만들어 전북혁신도시에 있는 본교의 기능을 분산하려 했다. 한국국토정보공사(LX)는 2019년 8월 ‘국토 공간정보 데이터센터’를 ‘경북도청 신도시’에 설립하기로 하고 ‘지적(국토정비) 기반 스마트공간정보 산업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드론교육센터를 전북이 아닌 타 시도에 설립하려 한다는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같은 탈 전북 또는 기능분산 시도는 한번도 성공하지 못했다. 혁신도시 조성 취지에 맞지 않고 지역주민과 정치권의 반발이 워낙 컸기 때문이다. 지금 지방은 인구감소와 청년인구 이탈, 저출산 고령화 등으로 갈수록 피폐해지고 있다. 노무현 정부가 조성한 혁신도시와 공공기관 이전이 그나마 지방을 떠받치고 있는 국면이다. 이런 상황에서 인위적으로 지방을 떠나는 획책은 없어져야 마땅하다. 효율성을 명분으로 수도권 이전을 시도하지만 동의 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농진청은 반발이 커지자 입장문을 내고 ‘수원 이전 계획’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검토’만으론 안된다. ‘이전계획 철회’ 입장을 내놔야 맞다. 이 기회에 ‘지역균형발전이 이번 정부의 핵심’이라고 밝힌 이재명 정부는 아예 공공기관들의 ‘수도권 이전’ 시도를 근본적으로 막을 제도적 장치를 강구하길 바란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5.08.24 17:16

[사설] 노인시설 위주 ‘무더위쉼터’, 접근성 확대를

절기상 선선한 가을을 맞이한다는 ‘처서(處暑)’가 지났는데도 찜통더위는 좀처럼 식을 줄 모른다. 이런 무더위가 9월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기상청 예보도 나왔다. 지난해에는 추석 연휴에 폭염특보가 내려질 정도로 늦더위가 기승을 부렸으니 올해도 극한의 무더위가 쉽게 물러날 것 같지는 않다. 견디기 힘든 무더위를 그나마 식힐 수 있는 곳이 바로 공공 ‘무더위쉼터’다. 폭염에 취약한 어르신들을 보호하자는 취지에서 주로 경로당이나 사회복지시설, 동 주민센터 등을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무더위쉼터는 폭염으로 고통받는 모든 시민들에게 시원한 휴식 공간을 제공하기 위한 시설이다. 무엇보다 접근성이 좋아야 하고, 이용에 불편이 없어야 한다. 그런데 시민들의 폭염 피난처 역할을 해야 할 무더위쉼터가 접근성과 실효성 측면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무더위쉼터가 대부분 경로당과 노인복지관 등 노인시설 위주로 지정되면서 고령자 이외에는 사실상 이용이 제한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전북지역에서 운영되는 무더위쉼터 6000여곳 중 4000여곳이 경로당이나 노인복지관인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경로당은 대부분 회원제로 운영돼 외부인들은 접근이 어렵다. 물론 노인들이 상대적으로 무더위에 더 취약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상기후로 여름철이면 40도에 육박하는 살인적 폭염이 기승을 부린다. 고령자뿐만 아니라 야외노동자와 실외활동이 많은 청년들도 온열질환에 노출돼 있다. 실제 전북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최근 3년(2023년~2025년 8월)간 도내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 429명 중 227명은 60대 이하였다. 폭염은 이제 폭우·태풍처럼 모두에게 위험한 여름철 자연재난이다. 당연히 무더위쉼터도 모든 연령층에게 활짝 열려 있어야 한다. 이전에는 겪어보지 못한 ‘극한 폭염’의 시대다. 노인뿐 아니라 야외 노동자와 아동·청소년 등 시민 모두가 마음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유형의 시설을 무더위쉼터로 추가 지정해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각 지자체에서는 각계각층 시민의 접근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무더위쉼터를 추가로 확보하고, 시설 운영의 효율성과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더 고민해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5.08.24 17:16

[사설] 농진청 수도권 이전 발상 책임자 누구인가

이재명 정부가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회심의 카드로 제시한 것이 바로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정책이다. 이번 2차 공공기관 이전은 사실 국가 균형성장 정책의 의지를 가늠할 수 있는 중대한 분수령임에 틀림없다. 국토부는 올 하반기 2차 공공기관 이전 대상 전수조사와 이전 후보지에 대한 기술 검토를 추진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발주할 계획이다. 공공기관 이전 범위와 대상을 구체적으로 확정해 속도를 붙이기 위한 절차다. '51번 국정과제'로 선정된 이번 정책은 단순한 물리적 이전을 넘어 대한민국 균형발전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다. 2차 이전 주요 기관은 수도권에 남아 있는 공공기관법상 300~500개 기관이 대상이다. 앞서 지난 2005년부터 2012년까지 추진된 1차 공공기관 이전때 153개 기관, 4만 1000여 명이 움직였다. 그런데 전북혁신도시에 있는 농촌진흥청이 일부 기능을 지역에서 수도권으로 옮기려는 시도를 해 현 정부 정책과는 정반대의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마디로 개탄스런 일이다. 농촌진흥청 수장 자리에 8년 만에 내부 출신 인사가 임명돼 눈길을 끌었는데 첫 작품이 새 정부 기조에 반하는 것을 들고 나왔다. 그 배경이 참으로 의아할 뿐이다. 이승돈 신임 농촌진흥청장은 현장 경험이 풍부하고 지역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향후 농진청의 혁신과 농업 현장의 실질적 변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 2월 농진청은 연구 효율성과 전문성 강화를 위해 지역별로 분산돼 수행하는 연구를 통합∙재편하면서 일부 인력을 불가피하게 조정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어쨌든 신임 청장 부임 첫발부터 이 문제로 파문이 일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최근 조직 기능 조정을 위해 일부 식품 바이오 연구 부서를 수도권(수원)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당연히 이전 계획을 즉시 철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전북도의회는 성명을 통해 "(일부 연구 부서의) 수도권 이전 계획은 국가 비전과 국정과제를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이라고 강한 톤으로 질타했다. 아닌게 아니라 지역 균형발전을 이루려는 정부 정책 기조와는 정면 배치되는 이런 발상을 과연 누가 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현 정부 정책기조를 따를 수 없는 사람이나 기관에 대해서는 응당 그에 상응하는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 농진청은 "조직 기능을 통합 조정하는 과정에서 국립식량과학원 소속 일부 식품 연구 부서가 수도권으로 이동하고, 작물 병해충과 재배 환경 연구 부서 일부가 전주로 이전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궁색한 변명일뿐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5.08.21 19:04

[사설] 전북, ‘대한민국 피지컬 AI 거점’ 기대 크다

바야흐로 AI(인공지능) 시대다. 인공지능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산업 전반에 혁신을 일으키고 있다. 또 AI는 사회구조와 경제시스템, 그리고 개인의 삶까지 재편하며 우리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AI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이제는 단순히 컴퓨터나 서버에서 실행되는 AI가 아니라 로봇과 자율주행차, 스마트기기 등과 결합되어 실제의 환경에서 사물을 인식하고 작동하는 ‘피지컬 AI’가 핵심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우리 정부에서도 최근 피지컬 AI를 차세대 성장동력산업으로 정하고, 산업현장에 실증 가능한 대형 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AI산업 육성은 이재명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이기도 하다. 전북특별자치도에서도 올해 피지컬 AI 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피지컬 AI 기반 핵심기술 실증 거점을 구축해 ‘대한민국 AI 산업의 수도’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2030년까지 국비와 지방비 등 총 1조 원을 투입해 연구개발, 실증 인프라 구축, 인재양성, 기업유치까지 연계하겠다는 세부 청사진도 그렸다. 이 같은 전북의 야심찬 계획에 최근 청신호가 켜졌다. 정부가 국무회의에서 ‘협업지능 피지컬 AI 기반 SW 플랫폼 연구개발 생태계 조성’ 사업을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대상으로 의결했다. 또 올해 인공지능 산업을 선도할 4대 지역으로 전북, 광주, 대구, 창원을 지정했다. 이와 함께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실시설계 예산이 반영되면서 전주시 덕진구에 들어설 ‘AI 신뢰성 허브센터’ 조성 사업도 탄력을 받게 됐다. 총사업비 1조원이 투입되는 피지컬 AI 실증사업과 연계하면 검증과 실증, 상용화 등 AI 산업의 전(全)주기적인 체계가 전북에 완성되는 것이다. 엄청난 경제적 효과가 기대된다. 전북특별자치도는 연간 최소 5000억 원 이상의 경제유발 효과와 수천 명의 고용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북이 모처럼 도약의 기회를 열었다. 산업생태계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소외와 낙후의 굴레 속에 갇혀 있던 전북이 대한민국 국가 경제를 이끄는 첨단산업의 중심지로 발전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지자체와 정치권, 대학과 관련 기업이 하나로 뭉쳐 전북에서 대한민국 AI 산업의 꽃을 활짝 피워내길 기대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5.08.21 19:04

전주 민간공원 특례사업 난개발·특혜 안 된다

전주시 호성동 건지산 일원에서 추진되고 있는 초고층 아파트 건설사업을 놓고 지역사회가 시끄럽다. 전주시가 도심 허파 역할을 하고 있는 건지산에 아파트와 공원을 조성하는 ‘민간공원 특례사업’을 시행하면서 난개발·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사업자가 도시공원 계획 부지를 매입해 공원을 조성한 후 지자체에 기부채납하고, 나머지(전체의 30% 이하) 부지에 주거·상업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도시공원 일몰제’ 시행과 관련, 대부분의 지자체가 공원부지를 매입할 재원이 부족하다는 점을 고려해 도입된 제도로 전국 곳곳에서 특례사업이 추진됐다. 하지만 이 사업은 공모 방식과 절차상의 문제는 물론 난개발·특혜 의혹 등을 놓고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전주에서도 이 같은 문제가 불거지면서 환경단체와 주민들이 사업 재검토를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전주 건지산에서 추진되는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공동주택 개발 비율이 29.9%로, 관련 법률(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최대치(30% 이하)라는 점에서 사업자의 이익을 극대화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이는 같은 사업을 추진한 다른 도시에 비교해서도 턱없이 높은 수준이다. 물론 전체 부지 면적 등 지역 여건에 따라 그 비율에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민간사업자가 도시공원 조성보다는 개발이익 극대화에 무게를 뒀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또 우선협상대상자 컨소시엄에 포함된 농업법인의 적법성 여부도 여전히 논란거리다. 이런 방식으로 개발사업이 추진돼 건지산에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선다면 사업자가 지자체에 기부채납한 공원은 ‘시민의 공원’이 아닌 해당 아파트 ‘입주자들의 정원’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주민들의 주장처럼 건지산의 자연경관을 훼손할 뿐만 아니라 교통 혼잡과 일조권 침해 등 주변지역 주거환경을 해칠 우려도 크다. 꺼림칙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전주를 대표하는 공원이자 도심 녹지공간인 덕진공원·건지산은 시민 휴식처, 힐링공간으로 온전히 남겨둬야 한다. 무분별한 도시개발이 불러올 재앙을 고려해야 한다. 전주시는 민간사업자의 개발이익보다 당연히 시민 전체의 공익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할 것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5.08.20 18:33

[사설] 방과후 교권침해, 교원지위향상법 개정해야

최근 전북교육계는 교육의 질서와 기강이 와해되는 심각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교육수장은 지리한 송사 끝에 자신의 행실문제로 낙마하고 학생이 교사를 능멸하는 엄중한 사건을 해당 교육청은 단순히 행위발생 시간만을 따져 교육활동 침해가 아니라고 판단을 내리는 등 그야말로 전북교육계의 근간이 물구나무 서버린 당혹스런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이번에 논란이 된 사안은 남자 고등학생이 자신의 신체 사진을 여교사에게 전송한 ‘전북 여교사 성희롱’ 사건‘을 처리하면서 해당 지역 교육지원청 교권보호위원회가 이 사건을 ‘교육활동 시간 내 발생한 행위가 아니어서 교육활동 침해로 볼 수 없다’고 결정을 내리면서 발생했다. 이 결정에 전북사회 교원들과 시민사회에서 이를 ‘비상식적 결정’이라며 분노를 표출하고 논란이 증폭되자 전북교육청은 지난 7월 30일 행정심판을 청구했고, 8월 18일 행정심판위원회에서 ‘이번 사안은 행위는 교육활동 중에 발생한 것으로 봐야 함이 상당함으로 이에 따라 교권침해로 인정된다”며 앞서의 판단을 뒤짚는 결정을 내렸다. 결국 해당 교육지원청 교권보호위원회는 해당 사안을 다시 심의, 번복해야 한다. 이번 ‘전북 여교사 성희롱’ 사건을 계기로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행의 교원지위향상법 시행령에는 방과후 일어난 사안에 대한 법 적용을 다루지 않고 있다. 결국 방과후 사안은 ‘입맛대로 해석’이 가능한 셈이다. 따라서 방과후 사안을 법에 적용할 수 있도록 교원지위향상법을 개정해 이같은 허술한 대처를 방지해야 한다. 또한 각 시군 교육지원청이 임명하는 교권보호위원회 위원들의 선정 방식도 문제점도 개선해야 한다. 사실상 지역 내 학부모 교원 등으로 구성되다 보니 가해자 측과 피해자 측 모두를 위원들이 알 수밖에 없는 구조다. 사안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지역 교권보호위원회 위원을 인근 타 지역 인물로 임용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를 위해 타지역 참여 위원들에 대한 지원이 미흡하지 않도록 제도적 행, 재정적 지원도 적극 추진하길 바란다. 아울러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전북교육계 전체가 반성하고 분위기를 쇄신해 거듭나길 바란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5.08.20 18:32

[사설] 제3차 고속도로 건설에 전북 미래 달렸다

지역에 거주할때 겪는 가장 큰 불편은 바로 수도권에 비해 접근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점이다. 가뜩이나 각종 인프라가 빈약한 가운데 정치와 경제 중심지인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곧 투자 매력은 말할것도 없고 한마디로 인구감소의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보면 된다. 한정된 재원으로 단기간에 도약을 해야만 했던 대한민국의 경우 오랫동안 불균형 국가발전 전략을 구사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었으나 이젠 지역간 균형발전을 꾀하지 않고는 더 이상 선진국으로 나갈 수 없다.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SOC 사업을 중심으로 지역간 균형 발전에 나서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전국 자치단체들이 앞다퉈 각 지역의 교통망 사업의 국가계획 반영을 촉구하고 있기에 전북의 미래는 지금부터 얼마나 인프라 확충을 해내는가 하는데 달려있다. 그 중 핵심은 바로 제3차 고속도로 건설이다. 전북은 제3차 고속도로 건설계획에 총 6개 구간, 총 250.6㎞ 규모의 사업 반영을 요청했다. 사업비는 10조 6077억 원이다. 구체적으로는 △전주~무주(42.0㎞·4차로) △완주~세종(68.0㎞·4차로) △무주~성주(68.4㎞·4차로) △군산~논산(28.0㎞·4차로) △고창~담양(16.0㎞·4차로) 등 고속도로 신설 사업과 호남고속도로 28.2㎞(정읍~김제) 구간을 기존 4차로에서 6차로 확장하는 사업 등이 골자다. 정부가 올 연말이나 내년초 ‘제3차 고속도로 건설계획’을 확정 예정인데 여기에 전북 관련 사업이 얼마나 반영되는가에 향후 지역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회의원들에게 모두 나눠주다시피하는 푼돈 예산 조금 확보했다고 자랑할때가 아니다. 지역발전에 사활이 걸린 제3차 고속도로 건설에 올인하다시피 해야만 한다. 때마침 지역 출신 김윤덕 국토부장관이 재임하기에 절호의 기회일 수 있는데 실제 성과로 이어지려면 정치권의 협업과 전북도를 비롯한 행정기관의 탄탄한 논리가 뒤따라야 한다. 단순히 “어려우니까 우리 좀 더 달라”는 하소연은 궁색, 그 자체다. 누가 보더라도 보편타당한 논리를 들이밀어야 가능하다. 예산 확보는 다음 문제고 우선은 최상위 법정 계획인 고속도로 건설계획에 포함시키는게 급선무다. 찢어진 우산 10개 보다는 멀쩡한 우산 한개가 필요할 때다. 제3차 고속도로 건설이 바로 멀쩡한 우산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5.08.19 19:25

[사설] 최명희문학관,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전주 한옥마을에 자리한 최명희문학관이 1년 8개월째 파행을 겪고 있다. 전주시가 부실 운영을 이유로 수탁기관인 최명희기념사업회에 민간위탁 협약 해지를 통보했으나 수탁기관에서 이를 무시하고 계속 점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해마다 1000만 명 이상이 찾는 관광명소 한옥마을의 면모를 구기고 있다. 이번 기회에 문학관의 정체성부터 재검토해 새로운 방향을 모색했으면 한다. 최명희문학관은 대하소설 ‘혼불’을 쓴 전주 출신 최명희(1947~1998) 작가의 삶과 문학을 기리기 위해 2006년 문을 연 전주시 최초 문학관이다. 개관 이후 18년 만인 지난해 1월부터 문학관 민간위탁 운영자가 혼불기념사업회에서 유족 중심의 최명희기념사업회로 바뀌었다. 위탁기간은 2024년부터 2026년까지 3년간으로, 전주시는 인건비와 운영비 명목으로 해마다 2억 원을 지원한다. 하지만 운영자가 바뀐 후 인력이 수개월째 충원되지 않았고, 각종 사업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으면서 부실 운영 논란에 휩싸였다. 결국 전주시는 수탁기관인 사업회에 협약해지를 통보하며 정산서 제출을 요구했다. 그러나 사업회측은 “3년의 권리를 가지고 협약을 맺었다”며 문학관 퇴거를 거부하고 있다. 그러자 전주시가 지난 3월 무단점유라며 명도소송을 제기했다. 전주시 풍남동에서 태어난 최명희는 누구보다 전주를 사랑한 작가다. 그는 소설 ‘혼불’에서 전주를 ‘꽃심의 땅’으로 부르며 지극한 애정을 표했다. 또 한옥마을에는 ‘최명희 길’이 있고 건지산 단풍나무숲길 입구 혼불공원에는 ‘최명희 묘’가 모셔져 있다. 그만큼 전주 시민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다는 증좌다. 그런데 1년 8개월째 최명희문학관이 개점휴업 상태라는 것은 서글픈 일이다. 유족측은 퇴거시 저작권료 지급을 요구한다는 얘기도 있다. 전주시는 최명희가 전주 출신의 자랑스런 작가임을, 유족측은 그녀를 선양하기 위한 전주시와 시민들의 노력을 새기며 접근했으면 한다. 이제 최명희문학관은 설립 20년째를 맞아 새롭게 탈바꿈할 때도 되었다. 문학관 장소도 비좁은데다 시설도 낡았다. 문학관을 리모델링해 새로운 수탁자를 물색하든 아니면 인근 부채문화관과 합쳐 전주출신 문인들의 작품을 모으고 활용하는 전주문학관으로 바꾸든 결정을 해야 할 것이다. 빠른 시일내 명도소송을 끝내고 여러 의견을 모아 새로운 방향을 모색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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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8.19 19:25

[사설] 남원 테마파크, 이환주·최경식 공동책임져야

남원시가 400억원 대의 빚폭탄을 떠안게 됐다. 민간테마파크 손해배상 관련 소송에서 패소했기 때문이다.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잇달아 패소해 가뜩이나 열악한 남원시 재정이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번 사건은 계약 당사자인 전임 이환주 시장과 이를 제대로 승계하지 않은 현 최경식 시장이 공동으로 책임져야 마땅하다. 남원시민들은 용인 경전철사업과 같이 주민소송을 통해 이들에게 손실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민사부는 남원테마파크 대주단이 남원시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이 선고한 408억 원의 투자비와 지연이자 등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분쟁의 근본적인 원인을 피고가 제공했고 테마파크가 정상 개장하고 사업을 계속 진행했다면 원리금 상당 부분을 회수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이같이 판시했다. 이 사건은 이환주 전 시장이 3선째인 2020년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남원시와 남원테마파크(주)는 함파우관광지에 테마파크를 완공하고, 시설물을 시에 기부채납하는 대신 20년간 민간사업자가 운영권을 갖는 조건의 협약을 체결했다. 이후 2022년 6월 어현동 일대에 2.44㎞ 길이 모노레일과 집와이어 등을 갖춘 놀이시설을 완공했다. 이 과정에서 사업자는 남원시의 보증을 담보로 금융대주단으로부터 405억원을 대출받았다. 그러나 2022년 6월 최경식 시장이 취임하면서 사용승인 허가와 기부채납 등 행정절차를 중단하고 감사를 진행했다. 감사결과 "전임 시장이 면밀한 수익성 검토 없이 부풀려진 수요예측만 믿고 사업자가 빌린 채무 보증을 섰다"며 공무원 5명을 징계하고 협약변경을 추진했다. 민간사업자는 같은 해 8월, 시설을 임시 개장했으나 경영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지난해 2월 시설 운영을 중단했다. 이번 사건은 수요예측 등을 부풀린 전임 시장과 이를 명확한 근거없이 제동을 걸어 행정의 연속성을 무시한 현 시장 모두의 책임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대법원의 470억원대 ‘용인 경전철사업’ 판결은 반면교사다. 용인시민들은 주민소송단을 통해 이들의 책임을 물었고 대법원이 이를 인정했다. 세금을 날린 사업에 대해 최초로 지자체장에게 배상을 명해 경종을 울렸다. 남원시민들은 27일 최 시장의 설명회를 지켜본 후 냉정하게 대응했으면 한다. 시장의 잘못을 시민이 떠안을 수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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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8.18 18:26

[사설] 익산 정관가 의혹 몸통이 따로 있다는데

익산 지역 정관가 안팎이 뒤숭숭한 분위기다. 정치권에선 대통령 측근 인사인 이춘석 의원이 국회 본회의 도중 자신의 보좌관 차명으로 의심을 사기에 충분한 종목의 주식을 투자하다 적발돼 정권에 큰 부담을 주고 있고, 익산시청에서는 한 간부 공무원의 차량에서 수천만원대 돈다발이 쏟아져 나오는 등 각종 의혹이 판을 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간판 정비 사업 비리 수사 과정에서 몸통이 아닌 것으로 알려진 별도의 사업자가 극단 선택을 하면서 뒷말은 더욱 무성하다. 간부 공무원 한명의 개인비리로 귀결될 것이란 관측과 결국 판도라 상자는 열릴 것이란 예측이 난무한다. 결론은 지극히 어렵겠지만 철저한 수사를 통해 시중에 나돌고 있는 각종 의혹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 전북경찰청은 뇌물수수 및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익산시청의 한 간부를 지난 6일 구속 송치했다. 그는 지난 2020년부터 진행된 익산시 간판 정비사업 과정에서 특정 업체에 일감을 몰아주는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혐의 등을 받고 있는데 지난달 28일 경찰의 압수수색 과정에서 자신의 차에 있던 수천만원에 달하는 현금 등을 부하직원 B씨를 시켜 옮기려다 적발돼 현장에서 체포된 바 있다. 그의 차량에서 수천만원의 현금이 나왔는데 30여개의 돈봉투가 뜯지도 않은 채 그대로 발견된 것은 뭔가 석연치 않다. 경찰은 여러 업체가 간판 정비사업 비리에 연루된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는데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형국이다.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시청 간부뿐 아니라 유력한 지역 정치권 인사의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어 향후 수사 결과에 온갖 이목이 쏠린다. 그런가하면 경찰이 주식 차명거래 의혹을 받는 이춘석 의원에 대한 재소환을 시사하면서 수사를 어디까지 확대할지 여부도 초미의 관심사로 등장했다.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의 차명 거래가 있었느냐 여부가 핵심 쟁점인데, 국정위 다른 위원들까지 조사할지 여부도 관심사다. 무신불립(無信不立)이라고 했다. 정치권이나 관가 주변에 가득한 의혹이 철저한 수사를 통해 깔끔하게 해소되지 못한다면 신뢰는 무너진다. 한번 무너진 신뢰는 대통령이 됐든, 국회의원이 됐든, 단체장이 됐든 그들의 말은 이미 힘을 잃게 된다. 정관가 안팎에서 난무하는 각종 설은 과연 헛소문에 불과할까, 아니면 실체적 진실의 일단을 반영하는 것일까. 시민들은 숨죽여 온통 수사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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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8.18 18:26

[사설] ‘군산조선소 재도약’은 완전 정상화하는 것

이재명 정부의 5개년 국정운영 계획 중 여러 전북 현안들이 반영된 것은 고무적이다. 그 가운데 ‘군산조선소 재도약’이 국정과제에 포함된 것은 의미가 크다. 노동집약 산업으로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데다 여러차례 대선 공약이 흐지부지돼 명실상부한 조선소로서의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HD현대중공업의 군산조선소는 블록공장이다. 블록 제작을 한 뒤 바지선에 옮겨 실어 울산으로 나르는 부분 조립 하청공장에 불과하다. 이를 두고 조선소라고 할 수는 없다. 1조 2000억 원을 들여 2010년 준공된 군산조선소는 축구장 4개 크기의 54만평 부지에 25만톤급 선박 4척을 동시에 건조할 수 있는 규모다. 국내 조선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는 만큼 군산조선소도 설립 취지대로 완전 정상화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산자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조선업계 수주잔량은 약 1,100억 달러로, 200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수주 규모는 총 3,716만 CGT로, 4년치 물량을 확보한 셈이다. 국내 조선 ‘빅3’인 HD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한화오션은 수주잔량 기준으로 글로벌 10위 안에 모두 들어 있고, 세 회사 모두 흑자 달성을 했다. 2027년까지 선박 인도 일정이 가득 차 있을 정도다. 호황에 힘입어 거제 등 조선소가 있는 지역들은 조선업 근로자들이 모여들고 있고 음식점과 원룸 등 자영업 경기가 되살아나고 있다. 군산조선소도 이같은 호황 기회에 완전 정상화시켜야 마땅하다. 완전체 선박을 건조하는 조선소로의 역할과 기능을 할 때 비로소 조선소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군산조선소 정상화는 정부의 의지와 HD현대중공업의 결단만 있으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해군 함정의 유지· 보수· 정비(MRO) 특화조선소로 기능한 뒤 나중에 신조 조선소로 발전하는 방안에 군산조선소가 거론되고 있는 것도 유의미하다. 이재명 정부가 ‘군산조선소 재도약’을 국정운영의 과제로 채택한 만큼 HD현대중공업과 관련 부처, 전북 정치권이 군산조선소 정상화를 적극 실행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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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8.17 16:29

[사설] 새 정부 국정과제 연계, 전북 발전 대응 전략을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원회가 지난 13일 이재명 정부의 국정 청사진인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관심을 모은 새 정부 국정 청사진은 국가비전과 3대 국정원칙, 5대 국정목표, 123대 국정과제, 재정지원 계획, 입법 추진계획 등으로 구성됐다. 정부는 지역공약에 대해서도 지자체 의견 수렴과 관련 부처 검토를 거쳐 17개 시·도별 '7대 공약, 15대 추진과제'를 구체화했다. 향후 국가 균형성장 종합계획에도 지역공약을 반영해 체계적으로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정부 국정과제와 관련, 전북에서는 AI와 올림픽 유치, 금융특화도시, 농생명산업 육성 등 지역 현안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도 있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는 AI 강국 도약, 에너지전환·금융혁신, 균형발전을 핵심축으로 설정했지만, 전북의 역점 사업은 새 정부의 정책기조와 제대로 부합하지 않거나 우선순위에서 밀릴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전북이 추진하는 RE100·피지컬 AI 등 일부는 국정과제와 방향이 맞지만, 전력망·입지·규제 특례 등이 동반돼야 하는 만큼 국정과제와 부합하는 사업을 중심으로 지자체 조직을 재편해서 대응력을 높여야 한다는 주문도 이어지고 있다. 어쨌든 국정과제를 통해 구체화된 정부의 국정철학과 연계해 전북 현안사업이 추진 동력을 얻을 수 있도록 적극 대응해야 한다. 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국정과제는 정치와 경제·균형성장·사회·외교안보 등 5개 분야에서 대부분 그 틀과 방향성만 제시됐다. 이에 따라 전북은 이제 국정과제 세부 이행계획에 새만금과 피지컬 AI 등 지역 현안을 담아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굵직한 지역 현안 사업에 추진 동력을 얻기 위해서는 앞으로의 대응이 중요해진 것이다. 우선 123개 국정과제를 면밀하게 분석해 선제적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지역 연관 사업을 발굴하고, 세부 추진계획과 국비 확보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다. 아울러 ‘5극 3특’을 뼈대로 하는 정부의 균형성장 기조와 혁신경제 실현 전략에 맞춘 조직개편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새 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김칫국만 잔뜩 들이키고, 정권 말이면 허탈하게 정권을 원망하는 일이 더 이상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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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8.17 16:28

[사설] 광복 80주년, 일제가 나눈 완주·전주가 하나되길

2025년 8월 15일은 광복 80주년이 되는 뜻 깊은 날이다. 정부에서는 15일 ‘제80주년 광복절 경축식’과 함께 국민주권 대축제, ‘광복 80년, 국민주권으로 미래를 세우다’를 각각 개최할 예정이다. 특히, 오후 8시에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국민주권 대축제가 진행되어 ‘제21대 대통령 국민임명식’도 함께 열어 역사의 반동으로 후퇴하였던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역사회복의 새출발을 기념한다. 특히,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광복 80주년을 맞아 경건하고 조용하게 기념해야 할 날이 아닌, 독립운동의 의미를 되새기면서도 동시에 지역 관광을 즐길 수 있는 ‘관광으로 기억하는 광복 80주년 행사’를 기획하였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역사 교육이나 기념식이 아니라, 시민들이 직접 독립운동 관련 장소를 찾아가 국민들이 실제 현장과 일상이 연결된 현실속의 광복 의미를 접하게 하고 있다. 한편, 광복 80주년을 맞아 전북 문화계에서도 다채로운 공연과 무대를 준비했다. 즉, 전주시립교향악단과 전주, 익산 시립합창단 등 3개 단체 단원 120여 명이 함께 한 무대에 올라 광복의 의미를 다시 되새기는 창작 칸타타 '백범 김구'를 공연한다. 또 국립무형유산원이 처음으로 광복과 무형유산을 접목한 '광복, 빛의 씨앗들'이 오는 15일부터 이틀간 열릴 예정이다. 나라를 잃은 절망감을 담은 '시일야방성대곡' 낭독부터 독립 의지가 담긴 판소리와 탈놀이 등 다채로운 공연이 예고돼 있다. 또한, 국립민속국악원은 15일 남원 춘향문화예술회관에서 특별 음악회 '판소리 춘향가 눈대목 오라토리오 시즌1 앙코르– 사랑, 애(愛), 러브(LOVE)'를 개최해 춘향가를 바탕으로 국악과 서양 음악이 장르를 넘나들며 어우러지는 무대를 통해 '미래를 위한 통합과 화합'이라는 의미를 전달할 예정이다. 결국 이들 행사는 80주년 광복절이 일제가 우리 지역을 쪼개고 분열시켜 힘을 약하게 만들었던 상처들을 치유하고 새로운 힘으로 우리 미래를 만들어 나가기를 염원하는 바램들의 모습이라 생각된다. 이제 광복절 80주년을 맞아 1935년 일제가 분열시켜 90년 동안 헤어졌던 완주·전주가 하나되는 ‘전북특별자치도 광복’의 역사가 이뤄지는 한마당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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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8.13 19:18

[사설] 청년 떠나는 전주, 인구위기 대책 급하다

인구절벽 시대, 전북의 거점도시인 전주시의 인구 감소 추세가 심상치 않다. 2010년대까지만 해도 소폭이지만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던 전주시 인구는 2021년 9월, 65만8235명을 정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선 후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2023년 2월에는 10년 동안 유지되던 65만명 선이 붕괴됐고, 지난달에는 62만9618명으로 63만명 선마저 힘없이 무너졌다. 특히 20~30대 청년층 유출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심각성을 더한다. 최근 수년간 전주시의 청년 인구는 매년 약 3000명씩 줄었다. 여기에 극히 낮은 출산율도 문제다. 전주시의 합계 출산율은 2023년 0.69명, 지난해 0.73명으로, 우리나라 평균에 미치지 못했고, 전북 14개 시·군 중 가장 낮았다. 이런 가운데 최근 호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인구이동 자료에 따르면 올 2분기 전주시 인구는 전출이 전입을 초과해 1930명이 순유출됐다. 인근 김제와 완주·익산 등 몇몇 시·군에서 인구 유입이 유출보다 많았지만 전주시 인구가 대량 유출되면서 전북은 인구 순유출 지역으로 분류됐다. 특히 이 기간 전북지역 전출 인구의 80% 이상이 20~30대 청년층인 것으로 집계돼 지역 청년인구 유출 방지 대책이 더 급해졌다. 전북의 중심 전주는 주변 시·군에 위치한 직장으로 출퇴근하는 사람이 많이 거주하는 전형적인 베드타운(Bed Town)이다. 그동안 주변 시·군의 인구를 빨아들여 근근이 인구위기를 모면했던 전주시가 일자리를 늘리지 못해 수도권으로의 청년층 유출을 막지 못한 것이다. 전주는 양질의 일자리를 늘려 수도권 등 타 시·도로의 청년 인구 유출을 막아야 하고, 인근 시·군은 정주 여건을 개선해 주거인구를 늘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저출산과 청년 이탈에 따른 인구위기를 막기 위해서는 청년들이 지역에서 꿈꾸고, 그 꿈을 지역에서 이룰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마침 전주시가 지난 6월 조직개편을 통해 인구청년정책국을 신설했다. 청년 취업·정착 지원을 위한 맞춤형 정책을 발굴·시행하고, 저출산 대책과 인구 유출 방지 정책을 강화해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취지다. 지역의 인구구조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 전주시의 획기적인 인구정책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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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8.13 19:18

[사설] 완주군의회, 통합 반대 위해 돈 뿌려도 되나

완주군의회가 정부의 소비쿠폰과 별개로 추석명절 민생안정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완주군의 탄탄한 재정력과 자립 행정능력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전주시와 달리 완주군이 충분한 자립 능력을 갖춘 독립 지자체임을 입증할 수 있고 완주·전주 행정통합에 대한 반대 여론을 형성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는 완주·전주 통합 반대를 위해 돈을 뿌리는 선심성 정책이요 전형적인 포퓰리즘이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상태에서 비상금까지 털어 통합 반대운동을 벌이는 것은 정치적 술수에 지나지 않는다. 이에 대해 완주군이 지급이 어렵다고 제동을 걸고 나서 그나마 다행이다. 완주군의회 서남용 의원은 지난달 25일 열린 본회의에서 정부가 지원한 소비쿠폰과 별개로 단독 2차 민생안정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군의회도 집행부에 지급을 요청했다. 실제 완주군은 올 설 명절 때 1인당 30만원씩 민생안정지원금을 지급해, 이를 하지 못한 전주시와의 차별성을 부각시켰다. 당시 완주군 민생안정지원금은 2020년부터 쌓아온 통합재정안정화기금 461억원의 65%인 300억원을 활용했다. 이 기금은 재정수입 불균형을 조정하고 대규모 재난 등 비상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비상금으로, 각종 회계·기금의 잉여금과 세입 초과분 등으로 적립된다. 이번 추석에 지난 번과 같이 1인당 30만원을 지급할 경우 300억원의 재원이 필요한데 재정안정화기금이 60∼70억원 밖에 남지 않는다는 게 완주군의 설명이다. 환경기초시설이나 SOC 사업, 수소국가산단 조성 등 대규모 재정이 필요한 때를 대비해 재정안정화기금을 더 적립해야 할 형편이다. 전북은 재정자립도 및 재정자주도가 전국에서 최하위다. 중앙정부에 손을 벌리지 않고는 스스로 살림을 꾸릴 수 있는 능력이 없다. 재정자립도의 경우 전주시가 유일하게 20%대를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완주군도 도내에서 비교적 낫지만 2025년 기준 17.67% 수준이며 진안군은 6.69%로 전국 꼴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 설 명절에 김제시 50만원, 완주군·정읍시·남원시 30만원, 진안군 20만원을 각각 지급했다. 다음 지방선거를 의식한 선심성 돈 뿌리기로 비쳐질만하다. 완주군의회는 호주머니 속 비상금을 축내는 정책보다 당당한 반대 논리로 군민들을 설득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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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8.12 18:38

[사설] 원전 주변지역 범위 확대하는게 옳다

이재명 대통령과 또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은 지난 11일 정상회담을 가졌다. 양 국가의 협력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기대되는데 가장 큰 사업은 베트남이 추진하는 신규 원전 건설 프로젝트다. 양국은 이번에 ‘원전 분야 인력 양성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함으로써 향후 베트남 원전 수주에 매우 우호적인 분위기가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신규 원전과 고속철도 건설 사업에 한국 기업의 뛰어난 경쟁력이 앞으로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국제시장에서 한국 원전이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었던 것은 사실 국내에서 오랜 노하우가 축적된 것이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그런데 전세계 가장 첨단을 달리고 있는 한국 원전이 세부적 운용 시스템에서는 일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보다 치밀한 행정행위가 뒷받침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나의 사례를 들어보자. 방사능방재법 개정으로 비상계획구역이 확대되면서 지자체의 주민 보호 의무는 커졌으나 정작 국가 지원은 받지 못하는 불합리한 상황이 불을보듯 뻔하다. 전국원전인근지역 동맹행정협의회(협의회장 권익현 부안군수)는 지난 11일 정부의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특별법 시행령 제정 추진과 관련해 해당 시행령에서 규정한 원전 주변지역의 범위를 5km에서 30km로 확대해 줄 것을 강력 촉구하고 나섰다. 특별법 시행령에 원전 주변지역에 대한 지원근거 방안이 마련되지 않아 부안을 비롯해 전국 23개 원전 인근 자치단체들이 상대적 불이익을 우려해 이같은 건의를 한 것이다. 사실 원전이 직접 가동중인 곳의 주민들은 일정부분 필요하면서도 충분한 지원을 받아왔다. 하지만 정작 원전 주변 자치단체 주민들은 속된 말로 “꿀도 못먹고 벌만 쏘이는 상황”에 놓여있다. 조금 거리가 떨어져 있다는 이유만으로 달라도 너무다른 대우를 받고 있는 것이다. 결국 비슷한 처지에 놓인 주민 503만 여명이 속한 자치단체들은 협의회를 결성, 방사능 관련 주민 안전 확보를 위해 활동중이다. 원자력안전교부세 신설 촉구 주민서명운동을 추진한 것도 그러한 활동의 일환이다. 사실 원전 사고 발생때 그 피해는 단지 원전에 있는 행정구역에 국한하지 않는다. 원전 주변지역의 범위를 방사선 비상계획구역인 30km로 확대하는게 타당한 이유다. 재원 부담 등 나름의 이유가 있겠으나 거의 유사한 형태의 원전 피해 위험을 안고 살아가는 주변인들이 각종 지원과 혜택의 사각지대에 놓이는 것 부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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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8.12 18:37

[사설] 김지사와 안의원, 완·전통합 맞짱토론하라

완주와 전주 행정통합을 둘러싸고 찬성과 반대 사이에 갈등이 첨예한 가운데 논의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 우범기 전주시장과 유희태 완주군수는 지난 5-7일 지역방송 3사에서 완·전통합 토론회를 가졌다. 이에 앞서 4일에는 완주·진안·무주를 지역구로 둔 국회 안호영 의원이 기자회견을 갖고 완주·전주 행정통합 대신 완주·전주·익산 특별지방자치단체 결성을 제안했다. 또 한쪽에서는 완주·전주 통합 대신 전주와 김제, 완주군 일부(이서·구이·상관) 통합 움직임도 일고 있다. 이제 완주·전주 통합이 단순히 두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전북 전체의 문제로 확산된 것이다. 이 논의가 기초지자체 간의 문제를 넘어선 만큼 완·전통합 찬성론자인 김관영 지사와 반대론자인 안호영 의원이 직접 나섰으면 한다. 도민들이 보는 앞에서 TV 토론을 통해 각자의 주장과 논리를 펼쳐 완주군민은 물론 도민들에게 판단의 근거를 선명하게 제공해 주었으면 한다. 세 차례에 걸친 우 시장과 유 군수의 토론은 몸이 아닌 말로 찬성과 반대 논리를 펼쳤다는 점에서 평가할만 하다. 그러나 이들의 토론은 주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해 아쉬웠다. 통합 찬성의 당위성이나 반대의 근거에 대해 설득력 있는 논리를 제시하지 못했다. 오히려 자신들의 선거운동에 그쳤다는 얘기마저기 나온다. 이와 함께 주목할 만한 것은 안호영 의원의 제안이다. 그동안 소극적 자세로 일관하던 안 의원이 기자회견에서 찬성론자인 김 지사를 “정책 소통이 아닌 ‘정치 쇼’로 갈등을 키우고 있다”고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그러면서 안 의원은 전주·완주·익산이 함께 하는 특별지방자치단체를 꺼내 들었다. 100만 명의 준메가시티로 가자는 내용이다. 완·전 통합 문제는 지난해 6월 완주군민 6152명이 서명부를 작성해 완주군-전북자치도를 거쳐 지방시대위원회에 제출했다. 이제 행정안전부의 주민투표 결정 여부만 남았다. 내년 6월 지방선거 일정을 감안하면 10월에는 주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 이러한 상태에서 주민간 분열과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이재명 정부도 출범 이후 통합 첫 사례인 완·전 행정통합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런 만큼 김 지사와 안 의원이 직접 나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TV 맞짱토론을 벌였으면 한다. 지역의 갈등을 잠재우고 지역현안을 말과 논리로 호소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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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5.08.11 18:35

[사설] 익산 간판비리, 수사와 감찰은 별개 문제다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가 수사 중인 익산시 간판 정비사업 비리 의혹 사건의 파문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익산시청 간부 공무원의 자동차에서 수천만원대 돈다발이 발견되는가 하면, 이 사건과 관련된 40대 피의자가 지난 7일 완주군 봉동읍 자신의 사업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기 때문이다. 검찰청 폐지, 수사권 조정 등으로 가뜩이나 혼란스런 와중에 발생한 이번 사건은 고구마 줄기처럼 얽혀있는 비리를 척결해야 한다는 당위성과 함께 강압수사 논란까지 번지면서 전국적인 관심사로 등장하는 분위기다. 익산 시청 공무원(5급)에게 간판 정비사업 참여를 대가로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지난 3일 경찰의 압수수색과 피의자 조사를 받던 A씨는 이후 "(경찰이) 회사 문을 닫게 하겠다고 한다"며 지인에게 강압수사 정황을 토로했다고 한다. 결국 전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에서 불거진 강압수사 논란과 관련해 '제 식구 감싸기식 감찰' 시비까지 제기되자 국가수사본부에서 감찰에 나섰다. 당초 전북경찰청은 수사 감찰을 담당하는 전북청 수사심의계에서 감찰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공정성 시비가 제기되자 이처럼 조치한 것이다. 국가수사본부는 감찰 대상자 선정부터 감찰 대상자들의 의무 위반행위 등에 대한 수사 감찰까지 직접 진행하기로 함으로써 향후 결과가 주목된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크게 2가지로 압축된다. 경위가 어쨌든 사건 전반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다. 현직 간부 공무원의 자동차에서 수천만원대 현금이 나온 것은 사실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실무 책임자에 불과한 이가 수천만원대 현금 뭉치를 가지고 다녔다면 그게 과연 개인 비리인지, 조직적 범죄인지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 정치권이든 관청이든 의사 결정권을 가진 사람에 대한 조사가 필요한 대목이다. 이와는 별도로 수사권 조정 등으로 경찰의 권한이 커진 만큼 인권보호에 대한 철저한 견제장치도 필요하다. 검찰권 제약이 자칫 경찰권 남용으로 이어져선 안되기 때문이다. 만일 금품 제공이라고 하는 본안 사건과 무관하게 별건 수사를 벌이다가 피의자가 극단적 선택을 하게됐다면 철저한 감찰을 통해 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나 협박죄 여부 등을 따져야 한다. 비리는 척결해야 하지만 잘못된 수사 관행이 되풀이 돼선 안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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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5.08.11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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