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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상 당선작부터 서평까지, ‘동화마중’ 통권 8호 출간

아이와 어른이 함께 읽는 동화 전문 잡지 <동화마중> 2026년 상반기 통권 8호가 발간됐다. 이번 호는 권두언 ‘동화를 쓰는 마음’에서 박운규 동화작가의 글 ‘날개와 옹달샘’으로 문을 연다. 특집에서는 ‘2025 전주 올해의 책’에 선정된 김근혜 아동문학가의 <베프 떼어내기 프로젝트>를 읽고 김순정 작가가 쓴 서평 ‘베프 떼어내기? 베프 찾기!’와, 강경수 작가의 그림책 <세상>을 다룬 백명숙 작가의 서평 ‘세상으로 향한 관문에서 세계를 마주하는 용기’ 등 두 편의 글이 실렸다. 이어 마중초대 작가 코너에서는 김은숙 작가의 ‘새가 되고 싶은 왕자’와 신동일 작가의 ‘새’를 만나볼 수 있다. 또 이번 호에는 ‘제5회 동화마중 신인문학상’ 당선자로 선정된 김경숙·이윤재 씨의 작품 ‘혹성탈출’과 ‘내 친구 버디’를 비롯해 당선 소감과 신인문학상 심사평도 함께 수록돼 신인 아동문학가들의 설렘과 기대를 전한다. 이 밖에도 ‘동화 마당’ 코너에는 김영주·김일환·노영희·도건영·배다인·안수연·이선화·이옥근·주미라·허진호 작가의 작품이 실렸으며, 평론 섹션에서는 서철원 작가의 시선으로 바라본 김민서 작가의 작품 <율의 시선>을 다룬 글도 만나볼 수 있다. 전현아 기자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6.03.11 21:09

병원 민원 대응, 현장서 바로 쓰는 실전 지침서 ‘자신만만 병원민원’

매일 같이 반복되는 복잡한 행정 절차와 예상치 못한 민원이라는 거대한 파도에 지친 의료인들에게 든든한 방패가 되어줄 책이 출판됐다. 김기범 내과의사와 장성환·박형윤 변호사가 의기투합해 발간한 신간 <자신만만 병원민원>(군자출판사)가 바로 그것이다. 책은 의료기관에서 실제로 빈번히 마주치는 각종 민원 해결을 위한 실무 지침서를 목표로 기획돼 출간됐다. 이번 책은 단순히 법령을 나열한 딱딱한 이론서가 아닌, 20년 현장 경험을 가진 개원의와 의료계의 굵직하고 민감한 사건들을 해결해 온 베테랑 변호사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의료기관 맞춤형 생존 전략서’다. 책의 구성 또한 매우 치밀하고 실용적이다. ‘제1장 서류의 해석과 작성요령’에서는 김기범 내과의사가 오랜 개원 현장의 경험과 의사회 보험, 법제 관련 활동으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건강보험공단의 방문 확인부터 의료기관 서류 발급의 세세한 원칙까지 현장에서 즉각 활용할 수 있는 실무가 정리돼 있다. 이어지는 ‘제2장 의료행위 관련 민원’에서는 장성환 변호사가 의료법의 날카로운 통찰력을 통해 현지조사와 의료사고 등 의료기관의 존립을 흔들 수 있는 위험 요소들에 대한 명쾌한 대응 방안을 제시한다. 마지막 ‘제3장 환자 민원과 의료기관 운영 관련 민원’에서는 박형윤 변호사가 수사기관의 자료제출 요구에 대한 대응방법부터 악성 댓글 대응, 노무 관리까지 환자의 접점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중재하고 해결하는 실전 비법이 담겼다. 기획부터 교열까지 애쓴 김기범 원장은 “애매한 상황에 부딪히면 의사들도 사회관계망과 AI를 통해 지식을 습득하며, 당황한 상황에는 책을 찾아볼 여유도 없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이번 책을 발간하게 된 이유는 AI와 사회관계망에서는 정답이 아닌 대다수가 선택하는 트렌드를 알려주고, 아주 중요한 상황에서는 AI의 답변만을 신뢰하고 결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바쁜 일상으로 체계적으로 공부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의료기관 종사자가 찾기 쉬운 참고서가 필요하다 느꼈다”며 “책자는 분야별로 비교적 흔히 접하는 내용을 엄선해, 소제목만 읽더라도 접근이 쉽게 구성했다. 원칙만을 정리하기보다는 전문가들이 실제 겪고 느낀 현실적 소회를 첨부했지만,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되는 책자인 만큼 보수적으로 작성할 수 없었다는 점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김태빈 경기도내과의사회 회장은 추천사를 통해 “의료인에게 법적 위험을 점검하는 안전벨트로 이 책을 추천한다”며 “의료인들이 더 이상 서류 작업과 민원 앞에 당황하지 않고 오로지 환자 진료에만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현아 기자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6.03.11 21:08

[건축신문고]지방소멸 시대, 건축사가 만들어야 할 새로운 공간

지방소멸이라는 말이 무섭게 다가오는 요즘이다. 인구감소는 단순히 숫자의 줄어듦이 아니라, 지역의 역사와 기억이 담긴 물리적 공간이 해체됨을 의미한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건축사는 이제 단순히 건물을 설계하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된다. 이제 건축사는 지역의 생존 전략을 세우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그려내는 ‘공간기획자’가 돼야 한다. 과거의 건축이 개발 중심의 ‘채우는 것’이었다면, 지금의 건축은 달라졌다. 이제 건축사는 ‘어떻게 남기고, 어떻게 다시 쓸 것인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에 답해야 한다. 첫째, 유휴 공간의 재활용 또는 재해석을 통한 ‘공간의 재생’이다. 지역에 남겨진 폐교나 소규모 공공시설물은 지방소멸의 첫번째 징후이다. 많은 지자체가 오래된 보건소, 파출소 등의 유휴 자산을 철거하고 주차장으로 만드는 데 급급한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건축사는 그곳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봐야 한다. 오랜 시간 지역을 지켜온 역사를 보존하면서도 주민의 삶을 풍요롭게 할 복합문화공간으로 계획하거나 현대적 인테리어를 결합해 레트로 감성의 숙박시설로 재해석 할 수 있다. 이때 공간은 다시 생명력을 얻는다. 둘째, 무너진 공동체를 잇는 ‘사회적 거점’의 형성이다. 지방소멸을 가속화하는 요인 중 하나는 커뮤니티의 붕괴다. 기존의 정형화된 마을회관과 경로당에서 벗어나 건축사는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모이고 소통할 수 있는 ‘공유 주방’, ‘마을 도서관’ 등의 새로운 공간을 계획하여야 한다. 건축사가 고민하여 설계하는 동선 하나, 창의 크기 하나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를 좁히고 끈끈한 가교가 될 때 공동체는 비로소 회복된다. 셋째, 인구 구조 변화에 따르는 ‘맞춤형 정주 환경’의 구축이다.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지역의 현실을 외면한 채 대도시의 아파트 모델을 그대로 이식하는 것은 자원 낭비일 뿐이다. 지역의 특수성과 고령층의 생활 양식을 반영한 ‘케어 안심 주택’ 등 대안적 주거 모델이 정착되어야 한다. 이는 지역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역설적으로 실질적인 인구 유입의 요소가 될 것이다. 결국, 지방소멸 시대의 건축사는 단순히 건물을 설계하는 사람을 넘어 ‘지역의 시간을 연장하는 사람’이다. 특히 지역건축사는 누구보다 현장을 가장 잘 이해하는 전문가이다. 지방소멸이라는 현실앞에 지자체와 협력하여 무분별한 신축보다 지역주민이 누릴 수 있는 공간을 새롭게 해석함으로써 지역만의 고유한 브랜드를 구축해야 한다. 건축사의 전문성과 깊은 통찰이 정부의 정책적 지원, 그리고 주민들의 적극적 참여와 결합될 때, 소멸의 위기는 비로소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기회로 전환될 수 있다. 권세란건축사 (전북특별자치도건축사회 / 꿈꾸는 건축사사무소)

  • 경제일반
  • 기고
  • 2026.03.11 18:41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장창영 작가-김신지 ‘제철행복’

좋은 음식을 한꺼번에 다 먹지 않는 것처럼 좋은 글을 만나면 서둘러 읽지 않는다. 이번에 만난 24절기를 다룬 『제철 행복』은 오래 두고 천천히 음미하고 싶은 음식과 같았다. 처음에는 봄 절기 중 곡우까지만 읽어볼 생각이었다. 그런데 몇 장 넘기다 보니 호기심이 일어 조금 더 욕심을 내기로 했다. 내친 김에 여름까지 읽어버렸다. 그동안 살면서 많은 글을 읽었지만 벚꽃을 이처럼 다룬 이는 처음 만났다. 대부분의 글이 벚꽃의 화사함과 눈부심을 다루지만 이 책에서는 우리가 익숙하게 보아 온 봄과는 다른 깊이의 봄을 보여준다. 벚꽃과 더불어 살지 않고서야 그 내밀한 아름다움을 이렇게 표현하기 힘들다. 문장을 따라가다 보니 한 편의 장면들이 저절로 그려졌다. 어떤 이들은 꽃과 나무를 책으로 보고 머리로만 이해한다. 이런 이들과 만나면 지식은 늘지만 재미가 없다. 지식은 늘지만 자연의 숨결은 느껴지지 않는다. 반대로 어떤 이는 현장에서 들려오는 자연의 이야기를 온몸으로 받아들인다. 그런 사람과 떠나는 여행은 언제나 즐겁다. 자연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더 많이 들리기 때문이다. 이 책은 후자에 가깝다. 이 글을 쓴 저자는 그런 점에서 숨은 고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삶에서 길어 올린 이야기를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말로 건네는 솜씨가 만만치 않다. 그가 들려주는 생활 이야기들은 솔직하고 담백하며 문장마다 생명이 흐른다. 친구와 가벼운 농담을 하는 느낌이 들다가도 자신의 속마음을 다 털어놓는 게 아닌가 싶었다. 저자가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는 사람에게 철마나 편지를 건네는 심정으로 썼다는 말이 빈말이 아니었다. 그래서인지 글에는 저자가 겪은 일을 독자가 함께 경험하는 느낌이 들게 하는 진심이 느껴진다. 책을 덮고 나서도 제목이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 아마도 ‘제철’이라는 단어가 주는 힘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글의 결이 고르게 이어진다는 점이다. 문장은 잔잔하지만 깊이가 있다. 다시 펼쳐보고 싶게 하고 오래 여운을 남긴다. 좋은 차를 마신 뒤 다른 것을 입에 대기 싫은 것처럼 책을 덮고 난 뒤에도 그 여운 속에 머물고 싶게 만든다. 아직 가을과 겨울편은 읽지 않았지만 이미 내가 읽은 부분과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 그가 만났던 봄과 여름의 이야기는 내게 가을과 겨울편을 아껴 두게 만들었다. 나는 서늘한 가을바람을 기다리며 가을편을 읽을 것이고, 흰눈 펄펄 내리는 추위를 기다리며 겨울 편을 읽을 것이다. 그가 들려준 24절기의 이야기를 내 몸 구석구석 채워 넣으리라. 바쁘다는 이유로 잠시 미루어 두었던 자연을 다시 찾아가야겠다. 자연이 내 곁을 스쳐 지나가는 순간을 오래 바라보고 싶다. 눈 밝은 이가 들려주는 절기 이야기처럼 앞으로 내가 만나게 될 계절도 또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기대가 된다. 장창영 작가는 전주 출신으로 2003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됐다. 불교신문·서울신문 신춘문예에도 당선돼 창작활동을 하고 있으며,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지원사업과 전주도서관 출판제작지원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시집으로 <동백, 몸이 열릴 때>, <우리 다시 갈 수 있을까>, <여행을 꺼내 읽다>, <나무의 속살을 읽다>가 있으며 인문서로 <나무의 문을 열다>, <디지털문화와 문학교육>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6.03.11 18:41

[사설] 새만금 국제공항, 법적 불확실성 걷어내고 ‘비상(飛上)’하길

어제 서울고등법원에서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사업 기본계획 취소 소송의 항소심 첫 변론이 열렸다. 지난해 1심 판결로 인해 사업의 동력이 급격히 위축된 상황에서 항소심 재판 결과는 단순히 전북 지역의 숙원 사업을 넘어 대한민국 미래 신산업 거점의 성패를 가름할 중대한 시험대다. 특히 최근 현대자동차가 새만금에 수조 원 규모의 투자를 약속하면서, 국제공항의 조속한 건설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필수 조건’이 되었다. 현대차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이 새만금에 투자하는 이유는 이곳을 단순한 제조 기지가 아닌, 세계 시장을 겨냥한 첨단 산업의 전초기지로 보고 있다. 수조 원을 투자한 기업들에게 ‘공항 없는 산업단지’에 들어오라는 것은 엔진 없는 자동차를 팔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사법부와 정부도 이 ‘변화된 경제 지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물론 환경보호의 가치는 존중받아야 한다. 1심 판결의 핵심 논리는 조류 충돌 위험성 저평가와 전략환경영향평가의 부실이었다. 하지만 환경보호라는 가치가 국가 균형 발전과 미래 산업 인프라 구축이라는 거시적 목표를 완전히 멈춰 세우는 근거가 되어서는 안 된다. 국토교통부와 전북자치도는 이번 항소심을 통해 1심에서 지적된 조류 충돌 위험과 생태계 영향에 대해 과학적이고 입증 가능한 보완책을 제시해야 한다. AI 기반 탐지 시스템 등 현대 기술을 접목한 안전 대책은 이미 글로벌 공항 운영의 표준이 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환경과 안전의 공존이 가능하다는 점을 재판부에 적극 설득해야 한다. 이와 함께 정부는 재판 결과만을 기다리며 행정 절차를 무기한 중단할 것이 아니라, 법적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도 사업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투트랙(Two-Track)’ 대응에 나서야 한다. 환경영향평가 보완 절차를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실시설계와 예산 집행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행정적 패스트트랙을 가동해야 한다. 이미 1심 판결과 행정 지연으로 인해 당초 목표였던 2029년 개항 일정은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사법부도 절차적 엄중함을 지키되 국가 균형 발전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깊이 고찰하길 바란다. 전북도민은 이제 소모적인 논쟁을 끝내고 새만금의 하늘길이 열리는 결단의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6.03.11 18:39

[사설] 군산시의회 소송비 지원 확대 조례 ‘어이없다’

군산시의회가 전·현직 의원의 소송비용 지원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셀프 특혜’라는 지적 속에 지역사회에서 적절성에 대한 논란이 거셌지만 의원들은 개의치 않았다. 지난 9일 본회의를 통과한 ‘군산시의회 의원 의정활동 소송비용 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안의 핵심은 소송비 지원 범위를 기존 재판 단계에서 수사 단계까지 확대하고, 현직 의원에 한정됐던 지원 대상을 임기가 만료된 전직 의원까지 넓힌 점이다. 우선 조례 개정 시점부터 문제가 있다. 현 의원들의 임기 만료를 직전에 두고 전직 의원까지 지원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의 조례를 서둘러 처리한 것은 누가 봐도 적절치 않다. 설사 필요성이 인정돼 조례안을 통과시키더라도 선거가 코앞이고, 현직 의원들이 수혜 대상인 만큼 조만간 선거를 통해 구성될 다음 의회에서 논의하도록 의결 시기를 미뤘어야 한다. 또 수사 단계에서부터 비용을 지원할 경우 책임 소재가 가려지기 전부터 소중한 세금을 동원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군산시의회는 의원들의 정상적인 의정활동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라고 해명했다. 어이없다. 각종 일탈행위로 지역사회에서 강도 높은 자정노력을 요구받고 있는 지방의원들이 신뢰회복 노력에 앞서 스스로 자신의 특권을 확대하는 일에 앞장섰다. 자정노력을 기대한 시민들에게 허탈감을 넘어 분노를 유발하는 행위다. 지방의회는 시민의 신뢰 위에 존재한다. 지방의원들이 시민의 지탄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가장 먼저 보여야 할 모습은 신뢰회복을 위한 자정노력이다. 게다가 지금의 군산시의회는 회기 중 동료의원 폭행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모습까지 보여줘 지역사회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다. 그런데 군산시의회는 지금 의원 개인의 소송비 지원범위를 스스로 확대했다. 시민의 소중한 세금이 들어가는 일이다. 아무리 명분을 내세운다 해도 ‘셀프 특혜’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제 공은 군산시민들에게 넘어와 있다. 시민의 뜻과 동떨어진 결정이 반복된다면 시민들은 목소리를 내고 적극적인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감시하고 비판하며, 필요하다면 분명한 의사를 표현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기본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유권자의 힘을 제대로 보여줘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6.03.11 18:39

[오목대] 전북지선 화두 정동영과 윤준병

DJ의 분신과도 같았던 권노갑 김대중재단 이사장(96세)이 지난 6일 국회박물관에서 출판기념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동교동, 상도동계를 떠나 이름만 대면 알만한 정치권 인사가 총출동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홍익표 정무수석이 대독한 축사에서 “그 우직한 헌신이 우리 정치·사회가 숱한 시련을 딛고 지금의 굳건한 토대를 만드는 힘이 됐다”며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의 현실감각을 일깨운 가르침은 역경과 고난 속에서도 앞으로 나아갈 길을 밝히는 든든한 나침반이 됐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이날 행사에서 유독 눈길을 끄는 이가 있었다. 2000년대 초 동교동계 좌장인 실세중의 실세, 권노갑 최고위원의 2선 후퇴를 요구했던 정동영 의원이었다. 그로부터 4반세기의 세월이 흘렀다. 출판기념회가 열린 이날 정동영 의원은 “저는 당신을 향해 비정한 칼날을 던졌고 당신은 그 칼을 맞고도 저를 끌어안고서 정치의 품격이 무엇인지 온몸으로 보여주셨다”며 “정치는 칼로 베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품어 안는 것이다. 정치는 과거를 징벌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향해 화해하는 예술이라는 것을 배운다”고 말했다. 권노갑 이사장이나 정동영 장관 모두 주마등처럼 흘러간 장면 하나하나의 감회가 새로울 거다. 정동영 의원은 이제 고희를 넘어선지 3년이나 지났고, 5선 국회의원에 통일부 장관을 맡고 있는 정계 원로다. 그래서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더욱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지방선거를 앞둔 요즘 전북 정치권에서 가장 화두가 되는 인물이 바로 정동영 장관과 윤준병 민주당 도당위원장이다. 한 장면을 상기해보자. 지난달 27일 군산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새만금 9조 투자협약식 장면이다. 전북지사 후보군인 김관영 지사, 안호영, 이원택 의원은 물론, 도내 대다수 국회의원, 시장군수, 시군의원, 기업인 등이 대거 참석한 자리였다. 평소 잘 보이지 않던 조배숙 의원이나 이춘석 의원의 얼굴도 보였다. 지방선거 후보군들은 이날 정동영 장관과 윤준병 도당위원장에게 아주 각별하게 인사했음은 물론이다. 공천과정에서 상당 부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윤준병 도당위원장은 적어도 이날 만큼은 실세라는게 확연히 느껴졌다. 전북을 넘어 정치권의 원로 반열에 든 정동영 장관 또한 지선 과정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에 더 깎듯한 대접을 받는듯 했다.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다. 윤준병 도당위원장은 적어도 공천과 관련해 공정성, 투명성 부분에서 일말의 잡음도 있어선 안되는데 자꾸 이런저런 파열음이 들린다. 단호한 공천관리가 아쉬운 대목이다. 전북정치권의 맹주격인 정동영 의원도 지금 시험대에 올랐다. 지역의 정계원로로서 선거과정에서 그가 대도무문의 자세로 임해야만 따르는 후배들이 있다는 점을 염두에 뒀으면 한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 오피니언
  • 위병기
  • 2026.03.11 18:39

[타향에서] 유장(悠長)한 새만금의 역사를 알자

서울에 있는 전북 출신 인사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새만금의 기본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아 놀라는 경우가 적잖다. 여의도 140배의 규모, 세계 최장 33.9km 방조제, 공사 기간 19년(1991~2010년)이라는 기본 수치조차 낯선 이들이 많다. 새만금은 단군 이래 최대의 단일 국책사업으로, 1988년 정부 확정 이후 38년간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환경단체의 소송으로 공사가 두차례 중단되기도 했지만, 전북의 미래를 건 사업이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새만금 구상은 박정희 정부 시절이던 1970년대 초에 시작돼, 1980년대 초 냉해로 인한 쌀 부족 사태 이후 본격적으로 재검토됐다. 1987년 ‘새만금 간척 종합개발사업’이 발표되면서 국가사업으로 격상됐지만, 1988년 2월 취임한 노태우 대통령은 당초 공약을 미루며 추진이 지체됐다. 그러나 같은 해 4월 총선에서 여소야대가 형성되고, 평화민주당 원내총무였던 김원기 의원이 등장하면서 새만금은 새로운 전기를 맞는다. 당시 김 의원은 김대중 총재에게 “이번 영수회담에서 반드시 새만금사업을 확약받아야 한다”고 강하게 요구했다. 그는 “균형 명목으로 전남에 사업을 나눠주면 안 된다”며 전북 민심의 절박함을 강조했다. 실제로 당시 호남 정책의 대부분은 전남으로 향하고 있었고, “김대중 총재 아래 전북이 얻은 게 무엇이냐”는 불만이 팽배했다. 그런 분위기에서 김원기 총무는 전북의 살 길을 모색하다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대고 ‘새만금’을 다시 꺼내들었다. 결국 1988년 7월 16일 열린 노태우 대통령과 김대중 총재의 영수회담에서 새만금이 논의되었고, 이로써 ‘죽어 있던 사업’은 되살아났다. 김 전 의장은 이를 자신의 정치 인생에서 가장 의미 있는 성취로 여겼다. 그는 “새만금을 옥동자로 낳지는 못했지만 유복자는 낳은 셈”이라며 각별한 애정을 표현했다. 그 후에도 새만금은 긴 세월 난관을 거쳤다. 그러나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언급, 현대자동차의 9조원 투자, 김민석 총리의 현장 방문으로 새만금이 다시 국가적 비전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올해 구순을 맞은 김원기 전 의장은 그런 소식을 들으며 “감격스럽다”고 했다. 전북인들은 새만금을 통해 지역의 미래를 꿈꾸게 되었고, 그 시작점엔 김원기라는 인물이 있었다. 새만금의 현대사적 의미를 잊지 않기 위해서는 정부와 전라북도가 김 전 의장을 찾아 당시 영수회담의 막후 과정을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나아가 새만금은 이제 간척지를 넘어 AI,에너지, 수소산업의 거점으로 발전해야 한다. 윤석진 전 KIST 원장은 9일 “새만금이 한국형 AI, 그린에너지 통합산업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재생에너지 생산–그린수소–AI 수소도시–로봇·SDV 산업이 연결되는 순환형 모델을 제시했다. 38년 전, 정치적 혼란 속에서도 새만금의 길을 뚫었던 한 정치인의 결단이 없었다면 오늘의 변화도 없었을 것이다. 새만금 성공을 다짐하는 이 시점에서, 김원기 전 국회의장에게 늦게나마 감사의 박수라도 보내면 어떨까. 김기만 정론실천연대 대표·전 청와대 춘추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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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3.11 18:38

[의정단상] 전북의 현재와 미래 성장동력은 하나다

봄기운이 도는 3월 입학 시즌이다. 새로운 계절이 시작되면 움츠렸던 어깨도 펴지고 일상의 움직임도 활발해진다. 학교 앞 문구점과 음식점, 카페 같은 작은 가게들도 분주해지고 골목상권에도 활기가 돈다. 골목의 작은 가게들은 주민의 일상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역경제를 지탱하는 생활 인프라다. 골목상권이 유지될 때 지역의 삶도 함께 유지된다. 전북은 국가식품클러스터와 농촌진흥청, 농업 관련 연구기관이 집중된 전국 최대 수준의 농업지역이다. 농업 기초연구부터 농식품 가공, 생활 식재료 산업까지 이어지는 구조는 지역의 일상과 경제를 긴밀하게 연결하고 있다. 전북의 현재 성장동력은 골목상권을 지키는 소상공인이다. 그러나 최근 지역 상권을 둘러싼 환경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인구 감소와 소비 위축에 더해 대형마트 온라인ˑ새벽배송 허용 논의까지 겹치면서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은 생존의 기로에 서 있다. 대형마트의 온라인ˑ새벽배송 허용 문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같은 지역 안에서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골목상권은 고객층이 상당 부분 겹친다. 「유통산업발전법」은 대형마트가 거대 자본을 앞세워 지역 상권을 잠식하는 것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상생 장치다. 이는 단순한 규제가 아니라 지역경제 균형을 지키기 위한 사회적 합의다. 100만 폐업자 시대에 대형마트 온라인ˑ새벽배송을 허용하는 것은 소상공인 보호 장치를 사실상 무력화할 수 있다. 대형마트는 온라인플랫폼과의 역차별을 주장하지만, 무분별한 출점과 소비 패턴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경영 전략 역시 문제의 원인이다. 지역경제가 위축된 상황에서 대형마트 온라인ˑ새벽배송 허용은 전북의 현재 성장동력을 약화시키는 결과가 될 수 있다. 전북의 미래 성장동력은 탄소중립과 재생에너지, 그리고 RE100 산업단지다. 새만금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기반 산업단지 조성이 추진되면서 전북은 새로운 산업 기회를 맞고 있다. 전기차 등 친환경 자동차 테스트베드 구축, 이차전지 시험환경 조성, RE100 산업단지는 전북 미래 산업 생태계의 핵심 기반이 될 것이다. 미래 자동차 산업과 재생에너지 산업이 결합하면 새만금을 중심으로 전북이 친환경산업의 중심지로 성장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RE100 산업단지는 「재생에너지 자립 도시 조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본격 추진이 가능하다. 아직 넘어야 할 절차가 많지만,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RE100 산업단지 유치를 위해서는 전북도 내 지역 간 균형발전을 고려한 전략과 도민의 하나 된 목소리가 필요하다. 전북의 현재를 지키는 골목상권과 미래를 여는 RE100 산업은 결코 따로 떨어진 과제가 아니다. 지금의 지역경제를 지키는 일이 곧 전북의 미래 산업을 준비하는 길이다. 동네 가게의 불이 하나둘 꺼질 때 사라지는 것은 단순한 상점 하나가 아니다. 지역경제의 기반과 공동체의 삶이 함께 약해지고 있다. 전북 부안 출신이자 소상공인의 대변인으로서 지역의 일상과 경제가 흔들리지 않도록 책임 있는 노력을 이어가겠다. 오세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비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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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3.11 18:38

[기고] 정책과 비전으로 치르는 전북교육감선거를 바란다.

전북교육의 미래를 결정할 교육감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이번 선거는 단순히 교육행정을 책임질 인물을 선출하는 절차가 아니다. 우리 아이들이 어떤 교육 철학 속에서 배우고 성장할 것인지, 학교가 어떤 가치를 중심에 두고 운영될 것인지를 결정하고 아이들이 미래를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선택이다. 학부모의 한 사람으로서 이번 선거가 다른 어떤 선거보다 공정하고 깨끗하게 치러지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러나 최근 과열되고 있는 선거 과정을 지켜보며 적지 않은 우려를 느낀다. 일부 후보들이 전북교육의 미래 비전과 정책 경쟁보다는, 상대 후보를 비방하거나 흠집을 내는 데에 더 많은 힘을 쏟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을 책임지겠다는 사람들이 보여주는 이러한 모습은 학부모들에게 실망을 안겨주고, 교육 현장에 혼란과 갈등만을 키울 뿐이다. 교육은 본질적으로 사람을 키우는 일이다. 경쟁과 배제가 아니라,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 그렇기에 교육감선거는 정책과 철학, 실천 능력으로 평가받아야 마땅하다. 어떤 교육관을 가지고 있는지, 학력 신장이라는 과제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 교사의 교육활동을 어떻게 보호하고 학생 인권을 어떻게 존중할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 지난 시간 전북교육은 ‘학생중심 미래교육’이라는 방향 아래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 왔다. 학생 한 명 한 명의 가능성과 다양성을 존중하고, 미래 사회에 필요한 역량을 기르기 위한 교육으로 나아가고자 꾸준히 노력해 왔다. 단순한 성적 경쟁을 넘어, 배움의 과정에서 학생이 주체가 되는 교육을 실현하기 위한 시도들이 곳곳에서 이어져 왔다. 특히 기초학력 보장을 강화하고, 학습 격차를 줄이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면서도, 교사의 전문성과 자율성이 존중받는 교육 환경을 만들어 온점은 높이 살만하다. 교권이 보호받아야 학생의 배움도 안정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고, 학생 인권 역시 교육적 책임 속에서 균형 있게 존중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점차 자리 잡아 왔다. 이러한 방향 속에서 전북교육은 3년 연속 최우수교육청으로 선정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는 결코 우연한 결과가 아니다. 학생과 학부모, 교사와 교육행정이 함께 만들어 낸 공동의 성과이며, 전북교육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하나의 증거이기도 하다. 이 소중한 성과와 흐름은 선거 국면에서 폄훼되거나 정치적 공격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어떻게 계승하고 발전시킬 것인지에 대한 책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 4년 연속 최우수교육청을 만들어 낼 교육감! 학부모들은 교육감 후보들에게 묻고 싶다. 전북교육의 성과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어떤 방향으로 이어갈 것인지, 그리고 학력 신장·교권·학생 인권이 조화롭게 존중되는 교육 문화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답을 듣고 싶다. 상대를 비난하는 말보다, 전북교육을 책임질 준비가 되어 있는지에 대한 진정성 있는 설명이 필요하다. 선거 과정에서의 무책임한 발언과 과도한 네거티브는 결국 교육 공동체 전체에 상처를 남긴다. 선거는 언젠가 끝나지만, 학교는 남고 아이들은 함께 배워야 한다. 지금의 말과 행동이 앞으로의 교육 현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후보들은 깊이 고민해야 한다. 학부모들은 더 이상 자극적인 언어나 감정을 앞세운 주장에 흔들리지 않는다. 우리는 아이들이 안전하고 안정적인 환경에서 배울 수 있기를 바라며, 학교가 신뢰와 존중 속에서 운영되기를 바란다. 이번 교육감선거가 갈등과 분열이 아닌, 정책과 비전으로 경쟁하는 성숙한 선거가 되기를 기대한다. 공정하고 깨끗한 선거, 그리고 전북교육의 성과를 존중하며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는 선택. 그것이 전북의 학부모들이 이번 교육감선거에서 바라는 진정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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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3.11 18:37

“시장은 뛰는데 군수는 발 묶여”…6·3 지방선거 ‘기울어진 출발선’

6·3 지방선거가 석 달도 남짓 않은 시점에서, 시 단위와 군 단위 기초단체장 예비후보 간의 ‘등록 시기 격차’를 둘러싼 형평성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현행법상 군수 출마 예정자들은 시장 출마자들보다 한 달 늦게 선거운동을 시작할 수밖에 없어 농촌 지역의 특수성을 무시한 행정 편의주의적 발상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11일 전북 지역 정가 등에 따르면 공직선거법 제60조의2는 자치구의 구청장과 시장 예비후보 등록을 선거 90일 전(2월 20일)부터 허용하는 반면 군수와 군의원은 60일 전인 오는 22일에야 등록할 수 있다. 이 30일의 ‘공백’은 현장에서 실질적인 지지율 격차로 이어진다. 예비후보로 등록하면 선거사무소 설치, 명함 배부, 어깨띠 착용 등이 가능해지지만, 등록 전인 군수 출마 예정자들은 공식 활동에 제약을 받는다. 특히 ‘활동 면적’ 대비 선거운동 기간을 따져보면 역차별 논란은 더욱 뚜렷해진다. 전주시(면적 약 205km²) 시장 후보는 이미 한 달 전부터 활동 중인 반면, 면적이 4배에 달하는 완주군(약 821km²)이나 고창군(607.48㎢), 부안군(495.17㎢), 순창군(495.93㎢), 임실군(597.16㎢) 무주군(약 631km²) 등의 군수 후보들은 여전히 발이 묶여 있다. 군 지역은 고령층 인구가 많아 대면 접촉이 필수적인데, 넓은 면적을 훨씬 짧은 기간에 소화해야 하는 모순이 발생하는 셈이다. 전북 지역 민주당 경선 일정이 오는 23일부터 시작될 예정이어서 현장의 불만은 임계점에 달했다. 군수 출마 예정자들은 예비후보 등록 바로 다음 날 경선에 임해야 한다. 전북도의원직을 사퇴하고 군수 출마를 준비 중인 A씨는 “시 단위 후보들은 이미 사무실을 열고 대형 현수막을 걸었는데, 우리는 후보 신분조차 얻지 못한 채 경선을 치러야 한다”며 “정치 신인들에게는 사실상 죽음의 조나 다름없다”고 성토했다. 과거 2018년 헌법재판소는 “군은 도시 지역보다 대체로 인구가 적어 선거운동 기간을 짧게 둬도 평등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며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하지만 지역 정치권에서는 헌재의 논리가 인구 밀도만 따졌을 뿐, 실제 선거운동의 난이도와 지리적 특성을 간과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는 이 같은 논란이 선거마다 반복됨에도 정치권의 개선 의지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국회에는 예비후보 등록 시기를 기초단체장 간에 일원화하는 내용의 선거법 개정안이 일부 발의되어 있으나 여야의 정쟁 속에 우선순위에서 밀려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격차가 지방자치의 질을 떨어뜨린다고 경고한다. 도내 한 대학 교수는 “선거운동 기간의 차등은 유권자의 알 권리와 후보자의 기회균등을 직접적으로 제약한다”며 “농촌 인구가 적다는 이유로 정치적 의사 표현 기회까지 축소하는 것은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국가적 과제와도 배치된다”고 조언했다. 육경근 기자

  • 정치일반
  • 육경근
  • 2026.03.11 17:46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빗방울처럼 던진 구도의 언어

최선을 다하는 행위가 때로는 본의에 어긋날 때가 있다. 중요한 일정을 위해 정성껏 고른 옷차림이 어색하게 겉돌고, 잘 써보려고 애쓴 문장들이 오히려 조잡해 보일 떄가 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잘해내고 싶은 마음으로 잔뜩 힘을 줘서 진행한 일들이 얼굴을 화끈거리게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도원 스님의 시집 <연잎에 조아리는 빗방울 소리>(신아출판사)는 놀라움의 연속이다. 스님이 써 내려간 150편의 시는 유난히 담백하고 절제되어 있기 때문이다. “먹고 자고 싸고/ 놀고 웃고 성내고/ 날마다 싫고 좋고”(‘산다는 것’ 전문)처럼 군더더기 없는 문장들은 읽는 이의 마음을 단숨에 정화시킨다. 스님은 이 시집을 통해 자신만의 우아한 사색이 담긴 필치로 일상과 맞닿은 마음을 관찰한다. 연민을 앞세우지 않는 담백한 시선은 일상의 장면을 직관적으로 풀어내며 독자를 일상 너머에 존재하는 다른 차원의 정경으로 안내한다. “사람의 사람/낮은 곳을 향하고/ 존중과 공존/자유로울 줄 아는 사람/무뚝뚝한 마음도 녹아드는/ 그런 사람이 그립다”(‘참사람’ 전문) 시집은 제법 골똘한 구석을 갖추고 있다. 먹고 자고 울고 웃는 삶의 행위부터 이상적인 인간상에 대한 바람까지 스님은 이 모든 것을 공들여 사유한 후, 최소한의 언어로 남겨놓았다. 그래서인지 정해진 양식에 맞춰 구구절절하게 배치한 행이 아니다. 힘을 뺄수록 오히려 선명해지는 삶의 이치를 짧고 함축적인 문장으로 표현한다. 김남곤 시인은 “도원스님은 좀처럼 자벌하지 않는다. 그래서 청하산 청운사 도량의 일상 역시 있다가도 없는 듯 없다가도 있는 듯 이런저런 일들로 크게 소란 떨지 않는다”라며 “소리내지 않고 우는 소리를 이 시의 흐름 속에서 찾아보는 의미도 연꽃향기를 듣는 만큼이나 경이로운 일이려니 싶다”고 밝혔다. 도원 스님은 평생을 불교 예술의 정수인 탱화(幀畵)와 수행에 헌신해온 구도자다. 1950년 9월 김제 청운사에서 태어나 1971년 전주 승암사로 출가하며 본격적인 수행의 길에 들어섰다. 이후 1990년 봉원사에서 비구계를 수지했다. 지난 2002년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27호 탱화장 보유자로 지정됐다. 김제 귀신사의 16나한 탱화, 제주 원당사의 각란탱화, 전북 한국불교 태고종 괘불탱화 등은 스님의 깊은 사유로 빚어낸 대표적인 성보로 꼽힌다. 현재는 청운사 회주(법회를 주관하는 승려)로 주석하고 있으며 불교 수업과 정진을 위한 안거(安居)에 전념하고 있다. 박은 기자

  • 문학·출판
  • 박은
  • 2026.03.11 17:44

[줌] 아흔 넘어도 멈추지 않는 소리… 20년째 판소리 배우는 김진섭 씨

“판소리는 가장 어려운 분야로 오랜 수련을 거친 사람들이 하는 예술이라는 인식이 있었습니다.” 전주 효자동에 살고 있는 김진섭(90·임실) 씨는 아흔의 나이에도 여전히 소리를 배우고 있다. 전북도립국악원 판소리 수업을 꾸준히 들으며 소리를 익힌 지 어느덧 20년이 훌쩍 넘었다. 김 씨가 판소리를 접한 것은 직장생활을 정리한 뒤였다. 그는 전주시청에서 근무한 뒤 다른 직장생활까지 이어가다 2008년 완전히 일을 내려놓았다. 그러나 막상 일을 그만두자 오히려 시간이 버겁게 느껴졌다. 김 씨는 “직장에 다닐 때는 시간이 없어 힘들었는데, 막상 일을 그만두니 하루 24시간이 모두 내 시간이 됐다”며 “하지만 시간이 남는다는 것이 오히려 큰 고민이 됐다”고 말했다. 그후 박 씨는 취미를 찾기 시작하며, 전북도립국악원에서 고법과 시조 등 다양한 분야를 접했지만 쉽게 마음이 가지 않았다. 그러다 우여곡절 끝에 마지막으로 선택한 것이 판소리였다. 김 씨는 “사실 처음에는 판소리가 가장 어려운 분야처럼 느껴졌다”며 “다른 분야도 연습이 필요하지만 판소리는 오랜 수련을 거친 사람들이 하는 예술이라는 인식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판소리를 하는 분들을 보면 모두 연륜이 깊어 보여 수십 년은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감히 시작을 못 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막상 시작해 보니 생각과는 달랐다. 수업 시간에 배운 대로 꾸준히 연습하다 보니 어느새 자신감이 생겼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김 씨는 “어디 가서 소리를 해도 ‘잘한다’는 말을 듣게 되니 재미가 붙었다”며 “그 힘으로 지금까지 계속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연습도 꾸준하다. 수업이 없는 날이면 공원을 찾아 최소 한 시간에서 길게는 세 시간까지 소리를 낸다. 처음에는 주변 시선이 신경 쓰였지만 이제는 자연스러운 연습 공간이 됐다. 그는 “처음에는 사람들이 싫어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들어보니 좋아하는 분들도 있었다”며 “그래서 더 즐겁게 연습하게 된다”고 웃었다. 현재 그는 판소리 다섯 바탕 가운데 네 바탕을 이어 부를 수 있다. 춘향가와 심청가, 수궁가, 흥보가 등이다. 길게는 한 시간 이상 이어 부를 수 있을 만큼 익숙해졌다. 판소리를 배우며 달라진 점도 있다. 무엇보다 자신감이다. 김 씨는 “막상 접해 보니 ‘나도 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괜히 어렵게만 생각해 시작을 망설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취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직장에 매여 살던 시간이 끝난 뒤 삶을 지탱해 주는 것이 취미라는 생각에서다. 김 씨는 “직장을 그만두면 할 일이 없어지기 마련”이라며 “의미 있는 삶을 보내기 위해서는 취미가 필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판소리로 이루고 싶은 특별한 목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두 다리로 걸어 다닐 수 있을 때까지는 계속 배우고 싶다”고 덧붙였다. 공원 한쪽에서 울려 퍼지는 그의 소리는 나이와 상관없이 배움이 계속될 수 있다는 사실을 조용히 보여주고 있다. 전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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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현아
  • 2026.03.11 17:43

빨라진 봄꽃 개화 시기에 축제 준비 지자체 ‘곤란’

전북 지역의 겨울철 평균 기온이 상승하면서 봄꽃 개화 시기가 더욱 빨라지는 등 불규칙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봄 축제를 준비하는 도내 각 지자체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11일 전주기상지청에 따르면 올해 전주 지역의 매화 개화 관측일은 지난달 25일로, 평년 대비 무려 16일이 빨라졌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13일이 빨라진 것이다. 또한 민간기상업체 웨더아이의 조사 결과, 전주의 개나리와 진달래 개화 예상일은 각각 오는 17일과 23일로 평년 대비 7일 빨라질 것으로 예상됐다. 벚꽃 역시 평년보다 6일 앞당겨진 오는 28일 개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도내에서 과거보다 따뜻한 겨울이 이어지고 있는 것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2월까지 전북 지역의 평균 기온은 1.1도로, 평년(0.4도)보다 0.7도 높았고, 이로 인해 식물이 개화하는 데 필요한 적산 온도가 빠르게 채워지면서 개화 시기가 당겨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꽃샘 추위와 강수 등으로 개화 일자에 변동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는 향후 기후변화로 봄꽃 개화 시기가 더 빨라지고 불규칙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경철 국립한국농수산대학교 작물산림학부 교수는 “개화 시기는 온도와 관련이 높고, 기후변화로 인해 기온이 계속 높아지면서 봄꽃 개화 시기가 계속 빨라지는 추세”라면서 “또한 겨울에 얼마만큼 저온 기간이 있었는지도 개화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겨울철 고온 현상이 지속된다면 개화의 불규칙성이 커지고 12월에 갑자기 꽃이 만발하는 돌발성 개화 현상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지자체는 봄꽃 관련 축제를 계획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도내 한 지자체 관계자는 “여러 사정을 고려해 축제 일정을 정했지만, 개화 예상일이 빗나가면서 진행에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다”며 “축제를 진행하기 전 관련 업체 섭외를 미리 마쳐야 하는 상황인 만큼 일정을 정하는데 고민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방문객들이 꽃이 피어있는 모습을 볼 수 있도록 개화 예상일보다 늦게 축제 일정을 계획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지자체 관계자는 “개화는 통제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며 “기온 변동 폭이 커 개화 일자를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기상 정보와 과거 축제 사례를 참고해 최대한 일정을 조정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이경철 교수는 “이 같은 상황은 단기간에 해결될 수 있는 문제도 아닐뿐더러, 전 지구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전반적인 패턴을 봤을 때 기후변화는 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판단되고, 개화 시기 역시 계속 당겨질 확률이 높다”고 전했다. 김문경 기자

  • 사회일반
  • 김문경
  • 2026.03.11 17:39

전주하계올림픽 사전타당성조사 경제분석 오류…전북도 “유치 지장 없어”

전주 하계올림픽 유치 사전타당성조사에서 경제성 분석 지표(B/C)가 기준연도 적용 오류로 1.03에서 0.91로 낮아지면서 용역 수행기관의 신뢰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유희숙 전북특별자치도 2036하계올림픽유치추진단장은 11일 도청 기자실에서 언론브리핑을 통해 “사전타당성조사 용역을 맡은 한국스포츠과학원이 경제성 분석 과정에서 기준연도 적용에 오류가 있었던 사실이 확인되면서 B/C 값이 기존 1.03에서 0.91로 수정됐다”고 밝혔다. 앞서 전북자치도는 지난달 스포츠과학원 용역 결과에서 B/C 값이 경제성 기준인 1을 넘어 1.03으로 도출되자 사업 추진의 경제성이 확보됐다며 큰 의미를 부여했지만 실제 값은 0.91로 낮아진 것이다. 이날 브리핑에 참석한 김상훈 한국스포츠과학원 책임연구원은 “중대한 오류가 발생한 점에 대해 도민들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변명의 여지가 없으며 어떠한 조치나 책임도 감수하겠다”고 밝혔다. 스포츠과학원에 따르면 경제성 분석 과정에서 비용 항목을 입력하는 엑셀 서식에 2024년 기준이 아닌 2021년 기준 값이 적용되면서 오류가 발생했다. 담당 연구원이 다른 연구 과제 파일에 전주 하계올림픽 관련 비용과 편익 데이터를 덧씌워 입력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하다 실수가 발생한 것이라는 게 스포츠과학원의 설명이다. 전북도는 오류 확인을 통보 받고 경제성 분석 결과 전반에 대한 재검토와 B/C 변경에 따른 종합평가(AHP) 재실시를 스포츠과학원에 요청했다. 재산정 결과 B/C 값은 0.91로 하향됐지만 사업 추진 여부를 판단하는 종합평가 점수는 0.620으로 나타났다고 도는 설명했다. 도는 정부 예비타당성조사 운용지침에 따라 AHP 점수가 0.5 이상이면 사업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AHP(계층화분석법)는 경제성뿐 아니라 정책적 필요성, 지역균형 발전, 사업 수행 역량, 주민 수용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방식이다. 이번 재평가에서도 기준치인 0.5를 웃돌면서 올림픽 유치 추진의 종합적 타당성은 유지됐다는 것이 도의 설명이다. 도는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1억 6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한국스포츠과학원에 전주 하계올림픽 유치 사전타당성조사 용역을 맡겼다. 국가적 대형 사업의 기초 자료인 경제성 분석에서 기본적인 입력 오류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용역 수행기관의 연구 신뢰성 문제는 물론 도의 사업 추진 과정 전반에 대한 검증 필요성도 제기된다. 특히 전북특별자치도의회와 정부 심의를 거쳐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 상대로 전세계 국가들과 유치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에 경제성 분석 오류가 지역 이미지와 행정 신뢰도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유 단장은 “경제성 지표에는 변동이 있었지만 종합평가 결과는 여전히 사업 타당성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며 “지역 균형 발전 차원에서 향후 예정된 정부 심의 등 유치 절차를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영호 기자

  • 정치일반
  • 김영호
  • 2026.03.11 17:13

시 전문 계간지 ‘유심’ 2026년 봄호 발행

만해 한용운의 정신을 계승하는 시 전문 계간지 <유심>이 2026년 봄호를 통해 독자들과 만난다. 이번 호 ‘유심 초대 시인’의 주인공은 남진우 시인이다. 권두에 배치된 신작시 ‘휘이휘이시마(詩魔)가 온다’와 ‘진공묘유’는 삶과 죽음, 존재의 본질을 통찰하는 시인 철학적 사유를 정교하게 담고 있다. 특히 이번 호에서 시인은 신작 에세이를 통해 침묵의 미학을 언어의 가락으로 풀어낸다. 그는 산문에서 “침묵은 너무 시끄러워 일체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이라 역설하며 시인이 지향하는 침묵의 진미를 우회적으로 드러낸다. 이를 통해 독자들에게 언어 너머의 세계를 탐구하는 깊은 지적 즐거움을 선사한다. 신작시조와 신작시 섹션에는 한국 문단의 현재를 대표하는 필진들이 대거 참여해 풍성함을 더했다. 김범렬·김연동·윤경희 등은 정형의 틀 안에서 현대적 변주를 시도한 시조를, 고영민·권혁웅 등은 봄의 생동감을 담아낸 신작시를 각각 선보이며 한국문학의 역동성을 증명한다. 인문학적 깊이를 더한 다채로운 기획도 눈길을 끈다. 신달자 시인과 이광형 카이스트(KAIST) 총장이 참여한 ‘내 마음의 시 한 편’과 우찬제 평론가의 ‘예술가의 산문’은 시적 언어와 산문의 문법이 교차하며 발생하는 통찰을 전한다. 무엇보다 <유심>의 정체성을 응축한 ‘다시 읽는 무산 시’와 ‘다시 읽는 만해 한용운’ 섹션은 묵직한 울림을 준다. 이승원 교수의 무산 오현스님 시 고찰과 1926년 발행된 시집 <님의 침묵> 후기를 재조명한 기획은 유심이 지향하는 이정표를 선명하게 제시한다. 이 밖에도 서평 섹션인 ‘이 계절의 책’을 통해 한국문학이 도달한 현주소를 입체적으로 조망한다. 박은 기자

  • 문학·출판
  • 박은
  • 2026.03.11 17:12

'연이은 실습생 사망’ 한농대 장기현장실습 재개···'안전관리 전문업체' 도입한다

연이은 실습생 사망·상해 사건으로 논란이 됐던 한국농수산대학교 장기 현장실습이 올해 다시 시행된다. 학교 측은 안전관리 전문업체를 도입하는 등 안전대책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학생 노동력화 및 처우 등 여러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어 우려의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11일 한국농수산대학교에 따르면 오는 3월부터 10월까지 8개월 동안 전국 150여개의 실습 농·어장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장기 현장실습 교육이 진행된다. 앞서 한국농수산대학교 현장실습은 사망·상해 사고가 잇따르면서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10년 동안 실습 과정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는 총 52건으로, 매년 평균 5건 이상의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사망사고도 2건 발생했다. 지난해 5월에는 축산학부 소속 2학년 실습생이 경남 합천의 한 돈사에서 장기 현장실습 도중 숨졌다. 이 같은 문제가 이어지자 한국농수산대학교는 장기 현장실습 안전대책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먼저 한농대는 공개경쟁입찰 절차를 통해 2월 중 실습 농·어장 안전점검을 담당할 전문업체를 선정하고, 실습장 점검계획을 수립했다. 또 실습생 사고에 대응해 마련한 장기 현장실습 개선대책에 따라 실습장 안전점검, 실습생 및 실습장 안전교육, 전공교수의 실습생 관리 등 실습 전반의 안전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다. 또 안전점검 전문업체의 점검 횟수를 기존 연 3회에서 연 4회로 확대하는 등 여러 조치를 강화했다. 다만 이 같은 안전관리 강화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농대 졸업생 A씨는 전북일보와의 통화에서 “학교가 말하는 취지는 교육이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교육보다 노동에 가까운 일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며 “실습을 통해 농업 현장을 배우는 취지는 필요하지만, 실제 배움인지 노동력 착취인지에 대한 고민을 학교가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환경이 일부 나아졌다고 하지만 내가 실습을 나갔을 당시에는 컨테이너에서 생활하며 에어컨도 없이 1년 가까이 예초기 작업만 했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이주명 총장은 “한농대 2학년 장기현장실습 교육은 정예 농어업인력 양성을 위한 특화 교육과정”이라며 “장기현장실습 개선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해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교육효과를 높이는 현장실습이 이뤄질 수 있도록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경수 기자

  • IT·과학
  • 김경수
  • 2026.03.11 17:12

초록의 시, 보랏빛 문장⋯진안서 시인 김춘기·박태건 북토크 열린다

박태건·김춘기 시인이 봄을 맞아 진안에서 독자들과 만나는 문학 북토크를 연다. 두 시인의 작품세계를 엿볼 수 있는 ‘초록의 시, 보라빛 문장: 김춘기×박태건’ 북토크가 오는 14일 오후 5시 진안읍 당산길에 위치한 책방사람에서 진행된다. 이번 행사는 지난해 나란히 시집을 펴낸 김춘기 시인과 박태건 시인이 한 무대에 올라 작품 세계와 창작 이야기를 나누는 문학 대담 형식으로 마련된다. 행사에서는 시 낭독과 함께 독자들과의 대화도 이어질 예정이다. 진안 출신인 김춘기 시인은 첫 시집 <상수리나무 책방>을 통해 고향과 부모, 유년의 기억을 정갈한 언어로 풀어내며 따뜻한 서정 세계를 선보였다. 시집에는 고향 풍경과 가족의 기억, 삶의 그리움을 담담하게 담아낸 시편들이 실려 있다. 박태건 시인은 익산 출신으로 시집 <이름을 몰랐으면 했다>로 불꽃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섬세한 감각과 깊이 있는 언어로 삶의 흔들림과 존재의 의미를 탐색하는 시 세계를 펼쳐왔다. 특히 이번 북토크는 진안에서 태어난 시인이 고향에서 여는 문학 행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날 행사에는 지역에서 활동하는 유순예 시인과 윤일호 작가도 함께해 지역 문학인들과 독자들이 교류하는 자리로 꾸며질 예정이다. 행사 참여 등 자세한 사항은 전화(010-6409-9318)로 가능하다. 전현아 기자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6.03.11 17:11

[현장] “작은 주유소는 문 닫으라는 거죠”···'석유 최고가격제' 주유업계 ‘우려’

“소규모 주유소는 문 닫으라는 거죠” 정부가 석유제품 최고가격제 시행을 예고하자 주유업계에서 시장 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1일 오전 전주시의 한 주유소에서 만난 운영자 A씨는 이날 공급가를 보여주며 혀를 내둘렀다. 이날 공급가는 휘발유 리터 당 1881원, 경유 2049원, 등유 1915원이었다. 반면 해당 주유소 판매 가격은 휘발유 1830원대, 경유 1880원대 수준이었다. A씨는 “아직 3일 전에 받아 놓은 기름이 조금 남아 가격을 유지하고 있지만, 오늘 공급가 기준으로 보면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는 주유소들이 폭리를 취한다고 하지만 카드 수수료와 전기료, 인건비 등을 제외하면 소규모 주유소는 리터당 5~10원 정도 남기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급가는 올라가 있는 상황에서 최고가격제로 판매 가격을 강제로 낮추면 손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보조금이 지급되기 전까지는 은행 대출로 버텨야 하는데, 이 경우 이자 부담이 수익보다 더 커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주유소 운영자 B씨도 가격 구조의 불합리함을 지적했다. B씨는 “시중에서 가격이 낮은 주유소들은 대부분 정유사 직영 주유소”라며 “정유사가 자체 마진을 조정해 공급하는 곳과 개인 사업자가 운영하는 주유소를 동일한 기준으로 묶는 것은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주유소 폐업률이 매년 증가하는 상황에서 최고가격제가 시행되면 직영 주유소를 제외한 상당수 주유소의 경영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가격을 억누르는 정책이 장기적으로는 시장 왜곡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는 정부가 주유소 판매 가격의 최대치를 설정해 시장 가격 상승을 제한하는 제도다. 정부가 리터당 최고가격을 정할 경우 주유소는 해당 가격을 초과해 판매할 수 없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석유 최고가격제는 2주 단위로 시장 상황을 점검하며 운영할 계획”이라며 “유류세 인하로 피해를 보는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필요한 경우 추가 지원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일부 직영 주유소를 제외하면 대부분 주유소는 공급가에 통상 5~10% 수준의 마진을 붙여 판매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공급가가 오르는 상황에서 최고가격제가 시행될 경우 주유소들이 손실을 감수하며 영업을 이어가야 하는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문기 한국주유소협회장은 “알뜰주유소나 농협 주유소, 대형 주유소 등 공급 규모에 따라 공급가격이 다른 상황에서 외곽이나 농촌 지역 주유소는 최고가격제 시행 시 운영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며 “단순히 소매가격만을 기준으로 정책을 시행할 경우 여러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영업 환경 악화로 상당수 주유소가 대출에 의존해 운영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정책 부담까지 더해질 경우 업계가 큰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경수 기자

  • 사회일반
  • 김경수
  • 2026.03.11 1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