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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발연 여성정책연 '전북여성 100년사' 북콘서트

전북발전연구원 여성정책연구소(소장 허명숙) 주최로 1일 전북대 내 오스스퀘어에서 열린 '전북 여성 100년사' 북 토크 콘서트. 전북 근·현대사 100년을 여성을 중심으로 조망한 최초의 통사인 '전북 여성 100년사' 출간의 기쁨을 나누는 자리에 전북 여성계를 일궈온 주인공들이 참석했다. 전북여성농민노래단'청보리 사랑' 회원으로 활동한 오은미 도의원은 '친정엄마' 등을 부르며 "딸이 농촌 총각에게 시집가고 싶다고 하면 잘 생각했다고 말할 수 있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전북도의 최초 가정복지국장을 지낸 오영순씨는 "노무현 대통령 공약인 여성부가 1998년 처음 생길 때 우여곡절을 겪었을 만큼 여성에 대한 관심은 뒷전이었다"고 지적했다. 전북 여성의 삶과 관련한 연구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이 책은 향후 여성사 연구의 든든한 토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가 부여됐다. 필진 오하근 원광대 명예교수는 "故 최명희 신경숙 양귀자 등 실력있는 작가들로 인해 전북 문단은 여성이 남성을 압도한다"고 평가했고, 또 다른 필진 김진돈 전주문화원 사무국장도 "숱한 남성들을 제치고 서예가 김진민이 백양사의 우화루 편액이나 금산사 미륵전 대자보전 편액에 글씨를 썼을 만큼 문화예술계에도 '여성 시대'를 이끈 인물들이 많았다"고 회상했다.패널 토크로 참여한 조선희 전북여성단체연합 공동 대표는 성역할에 충실할 것을 강요받았던 여성들이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며 가부장적 질서에 균열을 내고 선언해 나가는 과정이 곧 여성의 역사가 됐다는 점에서 이 책의 의미를 찾았다. 더불어 조 대표는 "전북의 여성사는 여성농민운동과 더불어 김부남 사건, 군산 성매매 화재 사건 등을 통해 우리나라 여성사에서 획을 긋는 역사를 만들어왔다는 점에서 더 많은 여성들의 이름이 발견되고 기록 돼 기억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참석한 김완주 지사는 "전북의 경우 여성 취업률이 남성 취업률을 앞서는 반면 지역 사회의 의사 결정 과정에서 여성들의 접근이 다소 차단돼 있다"면서 "이 같은 유리벽을 없애도록 힘 쓰겠다"고 약속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3.04.02 23:02

【동문예술거리 페스타 현장에서】'홍대거리의 활력' 전주서 맛보다

지난 30일 오후 동문예술거리 페스타와 전주시민놀이터 개관식이 열린 전주 동문거리 일대. 쌀쌀한 날씨에도 많은 사람들이 지나던 발길을 멈췄다. 인디밴드 '크림'의 노래에 하나둘씩 모여든 사람들은 손뼉을 치며 노래를 따라부르기 시작했다. 일부는 흥에 겨운 듯 춤을 추기도 했다. 공연이 끝나자 관객들의 환호와 갈채가 쏟아졌고 한 50대 남성은 "이렇게 노래 잘하는 사람이 어디에 숨어 있었던 거냐"라며 놀라움을 표했다.이런 모습은 크림의 공연만이 아니었다. 이날 동문예술거리 페스타에서 열린 '나인이얼스', '레인보우스테이지', '김여사밴드', '어부바밴드' 등 음악 공연에서도 마찬가지. 또 '안미로의 코믹 마술쇼', '인형극 퍼펫쇼'등 공연에서는 관객이 직접 참여하면서 즐거움을 더했다. 전주 농협 경원지점 주차장에서 열린 동문예술장터에는 '동문학계론', '나비부채', '자가발전소' 등 독특한 이름의 상점들이 문을 열고 음악인 연극인 미술가 사진작가의 개인 소품전물품 판매가 이뤄졌다.창작지원센터 2호에서는 전주 고교생 연합밴드의 공연이 이어져 눈길을 끌었다. 특히 'NO.165 밴드'는 탄탄한 실력을 기반으로 청소년들의 인기를 독차지했다. 좌석 없이 관객 모두가 일어서서 진행되는 공연은 자칫 청소년들이 소외될 수도 있었던 동문예술거리 페스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NO.165 밴드' 멤버 이동윤(전일고2)군은 "고교생들이 연합해 주말마다 공연을 열고 있는데 전주지역에서는 이 공간이 청소년들의 해방구로 불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한옥마을 쪽에서 동문사거리로 향하던 관광객들은 눈앞에 펼쳐진 다양한 공연체험을 즐기며 시간을 보냈다.김소영(46서울)씨는 "한옥마을을 관광하다 우연히 이곳에 오게 됐는데 재미있는 공연들을 볼 수 있어서 좋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페스타와 함께 전주시민놀이터 개관식도 열렸다. 개관식에는 김완주 도지사, 김성주 국회의원(전주 덕진), 송하진 전주시장, 신치범 도의원, 김남규 전주시의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개관식이 끝난 뒤 동문거리 일대를 둘러보며 시민들과 축제를 함께 즐겼다. 한편 토크카페, 방음 연습장, 다목적 연습장, 창작 공간 등이 마련된 전주시민놀이터는 6일까지 시민들에게 무료로 개방된다.

  • 문화일반
  • 김정엽
  • 2013.04.01 23:02

"전주 단오제, 콘텐츠 차별화 필요"

창포물맞이냐, 씨름이냐, 그네냐. 제55회 전주 단오(6월13~14일 전주덕진공원)가 정체성을 강화할 콘텐츠로 고민에 빠졌다. 전주단오기획연출단이 지난 28일 전주전통문화관 경업당에서 연 전주 단오 연구위원회에서 창포물맞이 외에도 그네·씨름을 활용한 프로그램 개발이 요구된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동영 전주시정발전연구원, 박일두 덕진공원명소화시민모임 사무처장은"슬로건이 물맞이를 강조한 데다 역사적으로도 창포물맞이를 내세운 대표 프로그램이 요구된다"고 주장했고, 김상휘 전북소설가협회장은 "창포물맞이는 창포물을 확보하기가 어렵고 행사장 관리가 어렵기 때문에 씨름·그네를 내세운 콘텐츠를 고민해보라"고 제안했다.매년 지적된 외국산 창포를 국산 창포로 바꾸면서 창포 군락지를 조성하는 일과 오염된 덕진연못을 깨끗하게 정화시키자는 주장도 나왔다. 최무현 전주예총 회장은 "정화력이 강한 국산 창포로 심어야 연못이 맑아진다"면서 창포 군락지를 조성할 것을 건의했고, 박일두 사무처장 역시 "지자체와 덕진공원명소화시민모임이 오수(汚水)를 걸러내고 우수(雨水)는 받아들이는 시설 건립을 검토 중이나 시민들의 관심을 유도하는 일도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는 전주 단오가 주말이 아닌 평일에 열리기 때문에 관람객 타깃층을 구분해 공략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장준철 전주시립국악단 악장은 "어린이·청소년·어르신들이 가장 많이 찾는 시간대를 공략해 프로그램을 차별화시켜야 한다"고 했고, 박일두 사무처장은 "유명한 씨름꾼을 불러올 게 아니라 각 동에 있는 동네 씨름군을 찾아내 경합시키는 시민대동제로 열 것"을 강조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3.03.29 23:02

【중고서점 '알라딘'】'새책 같은 헌책' 50% 넘게 할인

경기 불황으로 책을 싼 가격에 거래할 수 있는 대형 중고 서점이 급부상하고 있다. 알라딘 중고 서점이 전주 고사동 일대에도 뿌리를 내렸다. 깔끔한 내부에 다양한 책을 사고 파는 알라딘 중고 서점 전주점은 이곳을 찾은 방문객들의 입소문으로 점점 방문객들이 늘고 있는 상황. '문화, 경제로 읽다'에서는 대형 중고 서점에서 거래되는 책 가격을 알아본다.지난 13일 문을 연 전주 고사동 기린오피스텔 지하에 위치한 알라딘 중고 서점. 계단 입구에는 당일 온라인오프라인을 통해 입고된 책 수량을 알리는 팻말이 붙어 있다. 오늘 들어온 책은 1492권. 수십 여 권의 책들로 도배된 입구를 따라 들어가니 100평(330㎡) 남짓한 매장 안에 2~3명의 고객들이 있었다. "어, 싸네.""이 책도 있네." 중년 남성들은 매장을 쭉 둘러본 뒤 '찜'해둔 책을 바구니에 담아 계산대로 가져갔다. 총 1만500원. 이들은 "알짜배기 책들을 싸게 구입했다"며 흡족해했다. 길형원 알라딘 중고 서점 전주점 장은 "새 책인 줄 알고 왜 이렇게 싸냐며 놀라는 손님들도 있다"고 말했다.2008년 2월 인터넷에서 중고 책 판매를 시작한 알라딘은 예상보다 훨씬 많은 고객들이 몰리자 2011년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다. 경기 불황으로 책을 사보는 사람들이 줄고 있어 싼 가격에 책을 사고 팔 수 있도록 한 틈새 전략. 더욱이 이곳에서는 책은 물론 음반DVD까지 거래된다. 상태에 따라 객관적으로 가격을 책정하고인터넷스마트폰으로도 책 보유 여부를 검색할 수 있어 편리하다. 책을 일일이 찾아야 하고 주인이 눈대중으로 가격을 매기는 헌책방과는 거리가 있다. 현재 알라딘 중고 서점 전주점은 대략 7만5000부 책을 보유하고 있다. 대학어학교재는 구비가 돼 있으나 초중고 참고서와 동화책 전집, 주간계간월간 잡지류 등은 취급하진 않는다. 전주점에는 하루 평균 200여 명, 주말엔 700여 명이 다녀간다. 가장 많이 읽히는 것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소설, 어린이청소년 책 등이다. 가격은 보유 재고량, 출간 시점, 책 상태 등에 따라 달라진다. 표지속지 변색, 메모낙서 여부에 따라 최상상중매입 불가로 나누는 방식. 낙서가 5쪽 이상이거나 젖은 흔적이 있고 일부가 찢긴 책은 매입하지 않는다.이렇게 모아진 책은 1000원대부터 정가의 50% 이하가 상당수를 차지한다. 절판된 책의 경우 사려는 소비자들이 많을 땐 가격이 껑충 뛰기도 한다. 책이 서점에 들어오면 매장 내 코너'고객이 방금 팔고 간 책'에 1~2일 간 놓인다. 6개월 이내 신간이나 베스트셀러일수록 들어오자마자 바로 판매되는 추세. 전주점에 직접 방문하거나 통합콜센터(1544-2514)인터넷 홈페이지(http://m.aladin.c o.kr/m/off/main.aspx?offcod e=jeonju)를 통해서만 문의가 가능하다는 게 번거롭다.이처럼 호황을 누리는 대형 중고서점과는 달리 전주 동문예술거리 일대에 위치한 헌책방들은 거의 개점 휴업 상태다. 20년 넘게 터줏대감 노릇을 해온 일신서림, 한가서림, 태양서림 등 세 곳만 남고 다 폐점한 상황. 서점 주인들은 "거의 장사가 잘 잘 안 된다"면서 "동문예술거리를 활성화시킨다고 해도 헌책방은 늘 파리만 날리는 상황"이라고 했다. 알라딘 중고 서점 입점에 출판계는 물론 지역 서점가도 잔뜩 긴장한 상태다. 출판계는 신구간에 상관없이 50% 이하로 할인해 팔기 때문에출판 유통 구조를 흐리고 있는 데다 '도서정가제'(발간 18개월 이상 할인 판매 가능)를 무색케 하는 처사라며 반발하고 있고, 홍지서림 등과 같은 지역 서점가도 출판 시장이 더 위축될까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3.03.28 23:02

전주시 전통문화 콘텐츠 개발 미흡

가장 한국적인 도시를 표방한 전주시의 문화도시사업에 다양한 콘텐츠 개발과 저변 확대가 요구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6일 발표한 역사전통문화도시별 성과 및 과제에 따르면 전주시는 한국전통문화의 전당 등 1단계 핵심 기반 구축 사업과 '전주 한옥마을 문화적 경관 조성' 등이 마무리됐다. 특히 한옥마을은 문화도시 사업을 계기로 연간 약 500만 명이 방문하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문화 관광 명소로 자리매김했다.하지만 한식, 한옥, 한지, 한국음악, 공예, 한방, 서화, 기록문화, 종교문화, 역사문화, 축제 등 다양한 전통문화 콘텐츠 개발은 과제로 지적됐다. 올 하반기 문을 열 예정인 한국전통문화전당을 활용해 전통문화산업에서 1인 창조기업을 육성하고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과 인력양성 등이 제시됐다.더불어 대중이 쉽게 접근하고 즐길 수 있는 전통문화 체험, 전시, 공연 프로그램 개발운영으로 전통문화의 저변 확대도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문화도시의 이미지를 강화하고, 관련 사업의 민자 유치를 활성화해 도시 위상을 높여야 한다는 것.전주시 문화도시사업은 한국전통문화의 전당을 전통문화의 유통향유소비의 중추 시설로 키우기 위해 올부터 전당의 역할과 기능을 강화하는 프로그램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 문화일반
  • 이세명
  • 2013.03.27 23:02

【27. 황송문(黃松文)편】인욕 보살행을 닦는 수도승의 모습

소복(素服)의 달 아래다듬이질 소리 한창이다.고부(姑婦)의 방망이 딱뚝 똑딱학(鶴) 울음도 한 밤에 천리를 난다.참기름 불은 죽창가에 조을고오동꽃 그늘엔 봉황이 난다.다듬잇돌 명주 올에 선(線)을 그리며설움을 두들기는 오롯한 그림자떼 지어 날아가는 철새 울음은대야 하늘에 산월(産月)이 떴다. - '섣달' 전문임실 오수 출생 황송문 시인(1941~)은 전주대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1971년 '문학'지로 등단했다. 선문대학교 국문학과 교수 역임하고 현재 계간지 '문학사계' 주간으로 있다.섣달 하늘의 차가움과 그 하늘을 '떼 지어 날아가는 철새(들)'의 서늘한 모습들이 한폭의 수묵화를 보듯 선명하다. 특히 '소복- 달빛- 은대야 하늘'이 주는 하얀 색감의 시각적 이미지와, '다듬이질 소리- 학(鶴) 울음- 철새 울음' 소리에서 환기되는 청각적 이미지와의 결합에서 오는 공감각적 이미지는 어린 시절 고향 마을에서 한 겨울을 나던 그때 그 시절의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마치 정지용의 '향수'를 보듯 그 시절 고향 마을의 풍경과 그 안에서 다정했던 식솔들과 일가친척들의 모습까지도 떠오르면서 어디선가 다듬이질 소리가 들려온 듯 그립다. 우리 조용히 썩기로 해요.우리 기꺼이 죽기로 해요.토속의 항아리 가득히 고여삭아 내린 뒤에맛으로 살아나는 삶우리 익어서 살기로 해요...정겹게 익어가자면꽃답게 썩어 가자면속맛이 우러날 때까지는속 삭는 아픔도 크겠지오.잦아드는 짠맛이 일어나는 단맛으로우러날 때까지우리 곱게 곱게 썩기로 해요우리 깊이 깊이 익기로 해요죽음보다 깊이 잠들었다가 다시 깨어나는 부활의 윤회 - '간장' 일부시집 '메시아의 손' 후기에서 황송문 시인은 '요즈음 곱게 썩는 인생에 대하여 특별한 관심을 갖게 되었다. 결국 시란, 근원으로부터 뽑아 올린 진액의 이파리라면 나의 영혼, 나의 인생은 그 뿌리요 줄기임에 틀림이 없다.' 며 절대자나 대 자연의 순리 앞에서 겸허하게 옷깃을 여미고 좀더 겸손의 옷을 입고 구름 저쪽 보이지 않는 무한의 세계와 교신하고 싶어한다. 그는 '죽(익)어서 살기'를 희망한다. 죽어서 죽고, 살아서 사는 삶의 철학이 아니라 죽어서 다시 살아나는 끈질긴 생명의 철학론을 펼치고 있다. 그것은 나서지 말고 죽은 듯이 살자는 은인자중의 의미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자는 재생의 이중적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잦아드는 짠맛이/ 일어나는 단맛으로/ 우러날 때까지/ 우리 곱게 곱게 썩기로 해요'가 전자에 해당한다면, '죽음보다 깊이 잠들었다가/ 다시 깨어나는/ 부활의 윤회'는 후자에 해당된다 하겠다. 그러나 '죽어 살자'는 의미와 새로운 차원으로 '거듭나 살자', 이 둘을 동시에 수행하기 위해서는, 마치 니체의 '네 운명을 사랑하라' 하듯이 눈앞의 고난을 피하거나 외면하지 않고 그것을 자기의 업보로 받아들여 업장을 먼저 소멸하여야 함을 전제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염려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이미 이러한 깨침과 수행 의지를 바탕으로 이 시가 탄생하였으리라고 보기에 우리는 다만 그의 값진 결실을 지켜볼 따름이다. /시인·백제예술대학 명예교수

  • 문화일반
  • 기고
  • 2013.03.27 23:02

소리축제 프로그래머 인선 '시각차'

3월까지 마무리 지을 것이라던 전주세계소리축제 프로그래머 인선이 감감무소식이다. 전북도는 소리축제 조직위원회가 프로그래머를 아예 들일 생각이 없는 게 아니냐며 답답하다는 입장인 반면, 조직위는 왠만한 후보들이 고사해 설득 중이라며 뜨듯 미지근한 반응이다.도가 갑작스레 '프로그래머 카드'를 꺼내든 속내는 좀 복잡하다. 도는 박칼린·김형석 집행위원장 체재가 도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판단 아래 내년 임기가 만료되는 두 집행위원장 업무를 대신할 프로그래머를 뽑겠다는 것.도는 프로그래머로 인해 성장한 전주국제영화제와 통영국제음악제처럼 실력 있는 프로그래머를 통해 소리축제를 발전시키겠다는 복안이다. 더욱이 올해 프로그래머가 기용되면 커다란 변화를 줄 순 없어도 소리축제 전반을 이해할 수 있는 데다, 내년에 프로그래머를 추가로 들일 경우 '집행위원장 체제'가 아닌 '프로그래머 체제'로 전문성을 높일 수 있다고 봤다. 반면 조직위는 도가 강조하는 프로그래머 인선이 피부에 와 닿지 않는 눈치다. 일단 조직위는 국악연주가·前 국악방송 PD·KBS PD·타악 연주가 등 4명을 후보로 압축시켜 저울질하고 있으나 대다수가 고사하거나 응낙하더라도 현 집행위원장과 호흡이 맞지 않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조직위는 소리축제의 발전적 방향에 대한 고민이 먼저가 아니라 두 집행위원장과 호흡이 잘 맞을 수 있는 인물 위주로 후보군을 압축한 상태. 아직 임기가 남은 두 집행위원장과 전혀 맞지 않는 인물을 앉힐 수도 없는 조직위의 고충은 있겠으나, 집행위원장 코드에 맞는 사람들로만 섭외하는 것 자체가 과연 프로그래머 인선 의지가 있는지 의아한 대목이다. 박칼린·김형석 집행위원장은 소리축제 전반을 총괄하는 예술감독이 아닌, 일부 프로그램(개막 공연·김형석 With Friends)만 맡는 프로그래머 역할에 그치고 있다. 이는 곧 축제 전문가도 없고, 축제의 큰 그림을 그릴 줄 아는 사람도 없다는 뜻도 된다. 일각에서는 지역과 겉도는 축제가 되지 않기 위해 형식적인 수준에 그치는 연구자문위원회를 활성화시킬 것을 제안하고 있다. 지역의 축제 경험이 있는 예술인들로 연구자문위원회를 구성해 발전방안을 논의하다 보면 지역의 목소리는 물론 지역 예술인들의 참여를 유도해낼 수 있는 데다 각종 프로그램의 시행착오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처럼 지자체와도 불통하는 소리축제는 '그들만의 축제'에 갇힐 공산이 크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3.03.26 23:02

【 '꿈' 주제로 조형언어 창조해 온 미술가 유기종 씨】역동성 속에 숨은 느림의 미학 탐구

미술가 유기종(45)씨와의 첫 만남은 역설적이었다. 날렵한 몸과 얼굴. 나이보다 훨씬 젊어 보이는 겉모습. 이와는 대조적으로 행동과 말은 느렸다. 군산대에서 동양화를 전공하고 사진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 그의 작품세계도 그를 빼닮았다. 역동성 속에 숨어 있는 느림의 미학이 있다. 그의 작업은 돌이나 나무 등을 두드려 자연의 음색을 만들어 내는 것과 비슷하다. 자연에서 나오는 울림은 역동적이다. 하지만 자연을 두드리기까지의 과정 속에는 그가 세상을 천천히 바라보고자 하는 생각이 담겨 있다. 그가 자연을 탐구하기 시작한 것은 어렸을 적 겪었던 '원형체험'과 맞닿아 있다. 유년시절 시골에서 생활했던 그는 밭과 논을 걸으며 사색을 즐겼다. 자신을 발효작가, 몽상가라고 소개한 그는 이때부터 생각을 많이 하는 습관이 생겼단다. 그는 이런 '바라보기'를 통해 끝없이 새로운 조형언어를 창출한다. "나도 꿈을 꾸듯이 자연도 꿈을 꾼다. 모든 생명체는 고리와 고리로 이어져 있고 내가 바라본 세상도 그렇다." 그는 첫 번째 개인전 '이중의 꿈'에서 비록 거칠지만 자신의 작업세계를 풀어가기 시작했다. 꽃, 나무 등 자연의 이미지 일부분을 확대하고 재조립해 조형적인 실험을 감행했다. 그가 이미지를 해체하고 다시 이어 붙이는 행위를 반복한 것은 자연에 대한 그의 끊임없는 관찰의 결과다. 사진평론가 진동선씨는 '이중의 꿈' 에 대해 "인간이 꾸는 꿈, 자연이 꾸는 꿈, 작은 씨앗 같은 꿈을 통해서 그는 세상 천천히 바라보기를 시도하고 있다"면서 "그는 암실이라는 또 다른 재현의 공간에서 자신만의 꿈을 꾼다"라고 평했다. 그는 두 번째 개인전 '꿈에 대한 또 다른 생각'을 통해 동양화와 사진을 접목하는 작업을 시도한다. "관객들에게 조금 더 친절한 작업을 하고 싶었다"고 말한 그의 말처럼 전작에서 보여준 다소 난해한 해체나 재조립은 없다. 대신 인화지에 위에 동양화적인 붓 터치를 가미해 자연의 울림을 담았다. 전시를 연 뒤 주변의 반응을 중요하게 생각하던 그는 두 번째 개인전 후 전시제의, 인터뷰 요청 등의 반응이 없자 한동안 슬럼프를 겪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가 택한 방식은 여전히 느리게 걷기였다. 그는 "당시 어두운 터널 속에 있는 느낌이었다. 터널 끝에 있는 빛을 향해 가는 길이 멀게만 보였지만 '터널 밖 세상은 어떨까'라는 호기심에 걷고 또 걸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빛을 찾아 천천히 걸음을 옮기던 그는 마침내 새로운 조형적 실험을 통해 돌파구를 찾아냈다. 세 번째 전시 '보여지거나 혹은 보이지 않는 공간'에서 소리와 사진을 결합한 영상설치 작품을 선보이면서다. 차분하게 재현된 자연과 역동적인 소리의 조합으로 이전까지 없었던 공감각적인 느낌을 자아낸 것. 새로운 조형언어에 대한 그의 열망은 집요했다. 네 번째 개인전 '존재의 무게'에서 또 다른 실험에 나섰다. 그는 한 컷의 이미지를 얻기 위해 하늘에 풀, 나뭇가지, 광목을 던지는 행위를 수천 번 반복했다. 그는 "이전 작업은 결과를 중심으로 진행했지만 이번 작업은 이미지를 얻는 과정에 적극 개입했다. 하지만 이런 행위도 자연에 대해 끝없는 관찰을 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말씀 언' 프로젝트를 통해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조형언어를 창조하는 데 집중했던 태도에서 벗어나 식당, 목욕탕, 이발소 등 공간에서 지역민과 소통하며 그들의 일상을 기록했다. 그는 "예술의 근원은 멀리 있지 않고 항상 가까이 있다. 예술가가 해야 하는 일 중 하나는 가까이 있는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고 공유하는 것"이라며 작업의 배경을 설명했다. 달콤한 '외도'를 마친 덕분일까. 그는 씨앗의 발아 과정을 삶의 여정에 비유한 'Seed-점의 기록'을 내놓았다. 이전까지 실재하는 대상을 촬영해 왔던 그는 이 작업에서 대상을 지웠다. 씨앗의 실제 이미지를 사용하지 않는 대신 한지를 이용해 개화부터 결실까지 과정을 만들어냈다. 씨앗-싹-꽃-결실까지 모든 순간순간이 하나의 점이라고 보고 이 점들의 연결 과정을 삶의 여정과 연결했다. 그의 조형적 실험을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미술의 3요소는 점, 선, 면으로 현재까지 조형언어로 시도한 것은 점과 선으로 된 작업밖에 없다"며 "내가 생각하는 면작업은 입체와 평면이 결합해 또 다른 언어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런 작업들은 상호보완적이어서 평생 연구하고 작업해도 다 알기에는 부족하다"고 했다.

  • 문화일반
  • 김정엽
  • 2013.03.26 23:02

전북미술대전 상금 올리고 아트페어 원점부터 재정비

전북미술대전 수상금이 오르고 그간 차별성을 갖추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아온 전북아트페어는 재정비를 통해 새롭게 태어날 전망이다. (사)한국미술협회 전북지회(회장 강신동·사진·이하 전북미협)는 지난 23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대의원 총회를 열고 지난해 결산·감사보고와 올해 사업계획·예산안을 승인했다. 강신동 회장은 사업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올해부터 전북미술대전의 출품료를 6만원에서 5만원으로 낮추고 대상 시상금을 2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인상한다"며, "오랜 역사와 위상을 자랑하는 미술대전의 위상에 걸맞게 전북미술을 활성화하고 신진작가 발굴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강 회장은 또 2000만원에서 1600만원으로 도 지원금이 삭감된 전북아트페어도 원점부터 다시 점검해 활성화시키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초기에는 전북아트페어가 신선한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됐지만 이제는 식상해졌다라는 평가가 더 많다"면서 "올해로 10번째를 맞이 하는 만큼 화랑·관계기관들과 협의해 다시 태어나는 아트페어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총회에서는 117명의 대의원 중 61명(28명 위임)이 참석해 전철수 전북미술교사협의회장, 신희섭 전주대 지붕전 회장을 감사로 선출했다.

  • 문화일반
  • 김정엽
  • 2013.03.25 23:02

"전주국제영화제의 숨은 빛과 소금 되겠습니다"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 겸손의 미덕을 말하는 것이지만 요즘은 왼손이 하는 일 오른손이 알게 하는 것도 문화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왼손이 하나의 단체라면 그 안의 구성원 면면은 잘 알려지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그럼에도 단체의 목적을 위해 개인의 열정을 희생하는 이들이 있다. 전주국제영화제 JIFF지기들. 이들은 지난 23일 전주시청 대강당에 모여 영화제 성공을 위해 결의를 다졌다. JIFF지기를 대상으로 첫 공식 교육을 실시한 이날 현장은 젊은 열기로 가득 찼다. 어떤 이들은'젊을때니까 할 수 있는 거지', '시간이 남으니까'라며 평가절하하기도 하지만 이 자리에 모인 JIFF지기들의 각오는 세간의 평가가 잘 못 됐음을 말하고 있었다. 특히 황민연(25·원광대 건축학과) 황정혜(24·부산외국어대 독일어과) 남매 JIFF지기는 남달랐다. 황민연씨는 전주세계소리축제, 발효식품엑스포 등 도내 축제 현장이 있을 때마다 빠지지 않고 도우미 활동을 했다. 또 자신의 전공을 살려 아프리카 말라위에서 유치원 건축공사 봉사에도 참여했다고. '오빠 따라 강남 간다'라고 동생 황정혜씨도 부산지역에서 열린 각종 축제에 도우미로 활동했던 경험을 살려 이번 축제에서 외국인 손님들을 맞이할 계획이다. 이들 남매는 "자원봉사는 자신이 즐거워야 하는 것"이라며 "우리에게 맡겨진 일이 무엇이든 국제영화제가 잘 진행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직장을 다니며 JIFF지기 활동에 나선 공지혜(25·전주 전일초등학교 행정직)씨는 영화제를 위해 '피 같은' 연차까지 쓸 각오다. 공씨는 주말에 활동하는 JIFF지기로 등록했지만 평소 업무가 끝나는 5시 이후에도 나설 참이다. 그는 "2010년 처음 영화제와 인연이 맺은 뒤 나에게 좋은 일들이 많이 생겼다"라며 "늘 그래 왔듯이 이번에도 국제영화제의 숨은 빛과 소금이 되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 문화일반
  • 김정엽
  • 2013.03.25 23:02

"그 오페라 꼭 봐, 이 말 듣고 싶어요"

"(배우들이) 너무 뻣뻣해. 전공하는 나 같아도 재미 없어서 안 보겠다."귀국 후 성악가 허정회(바리톤·35)·이다미(소프라노·32)씨는 "한국 성악가들에게 실망부터 들었다"고 털어놨다. 이탈리아 밀라노 베르디 국립음대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이들이 그토록 그리워하던 고국에 돌아와 목도한 현실은 절망에 가까웠다. 실력이 뛰어나더라도 '안정된 간판'을 따기 위해 500~1000만원 씩 줘가며 서는 무대에 길들여진 상당수 선·후배들이 타성에 젖어 초대권 객석에 만족하고 있었다. 고민 끝에 이들은 화려한 귀국 무대 대신 멀리 돌아가는 길을 선택했다. 일단 '무소속'으로 광주오페라단이 올리는 '라보엠'(4월17~20일 광주문화예술회관) 출연을 시작으로 연고가 있는 전주에서 소극장 오페라로'정면 돌파'를 감행하는 것. 전주가 고향인 허씨와 부모님 고향이 익산인 이씨는 이곳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다미씨는 "이탈리아에서는 소박하더라도 감동이 살아있는 소극장 무대를 많이 만난다"며 오페라 대중화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고 했고, 정회씨 역시 "캐릭터 분석과 연기가 뒷받침된 소극장 오페라로 관람객들의 입에서 "진짜 재밌더라","그거 꼭 봐"라는 말이 나오도록 하겠다"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악역과 영웅, 코믹함과 비장미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표현하는 정회씨는 어떤 무대에서건 '약방의 감초'와 같다. 다미씨는 육중한 체구에 아름다운 목소리만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던 과거와 달리 외모와 탄탄한 연기력까지 갖춘 미녀 소프라노 전성기에 알맞는 인재. 유학 시절부터 찰떡궁합을 자랑하며 남매로 지내온 두 성악가는 "음역보다 중요한 건 감동"이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올해 하반기 15일 중 8회 이상 올리는 소극장 오페라 실험은 전북 오페라에 뜨거운 바람을 일으켜 줄까. 정회씨는 지난달부터 전주MBC의 라디오 방송 '그대 그리고 나'에서 '그 남자, 그 여자의 수다방'을 통해 클래식·뮤지컬 ABC를 흥미롭게 전하는 코너를 맡은 데 이어 올해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독주회 연주자로 선정 돼 6월 공연을 앞두고 있다. 정회씨는 전주 우석고와 한양대 성악과에서 고성현 교수를 사사했으며, 다미씨는 이화여대 성악과를 졸업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3.03.22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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